※ 본 어장은 < 붉은 바다를 위해 > 어장의 2기격 커뮤 준비어장입니다. ※ 본 어장은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기반으로, 해당 작품을 감상하지 않았을 시 러닝이 불가능합니다. ※ 본 어장은 러닝 중 / 엔딩 이후 연공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진행 도중 사망 및 부상당할 수 있습니다.
외모 한마디로, 첫인상은 “어리다”. 그는 소년의 이미지를 가졌다. A씨는 그와 시선이 마주치는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앳된 얼굴, 평범한 이목구비, 흐릿한 인상. 하지만 그가 고개를 들어 올릴 때, 이국적인 푸른 눈동자만은 명징하게 안광을 발할 것이었다. 짙은 흑발과 대비되는 흰 셔츠 및 흰 실험 가운. 포켓에는 펜 두 자루가 꽂혀 있다. 하나는 예비용이라고. 실크 재질 하늘빛 넥타이, 슬림한 핏의 검은 슬랙스, 캐주얼한 로퍼 조합이 부자연스럽다. 꼭 어른 흉내를 내 보겠다며 나이에 안 맞는 옷을 차려입은 듯이 보였으니까. ‘도 내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몇 개나 따라붙는 그의 차분한 스트레이트 흑발은 단정했고, 고집스럽게 닫힌 입매와 꼿꼿한 자세가 샌님 같았다. 차트 넘기며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는 순간, 음영이 만들어지는 턱선에선 엄연한 청년의 태가 엿보였다. 시뮬레이션은 끝났다. A씨는 긴장한 채로 문고리를 잡았다. 그와 대면할 시간이었다.
성격 교토대학교 이공학부 3F 세미나실에선 한창 발표가 진행 중이었다. 벽면에 매달린 선풍기가 끼드득 돌아가는데다가 발표자의 목소리가 작아 뭐라고 하는지는 불분명했으나, 느린 어투로 같은 말이 반복 강조 되고 있어 귀 기울이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발표의 요지는, 비판이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공어초 투입 프로젝트의 비효율성을 꼬집는. 세미나실에 모인 연구자들은 안경을 고쳐 쓰거나, 팔짱 끼거나, 그도 아니면 발표자를 노려보았다. 저마다 정부 기관에서 한자리씩 꿰찬 이들인지라 본인들이 관여한 프로젝트의 문제를 일삼는 자리가 불유쾌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트집 잡을 구석을 찾고자 배부받은 자료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우선 도표는 손수 그린 수제인데, 정밀했다. 데이터의 출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었고. 언뜻 훑어만 봐도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성격이 엿보였다. 상대가 얼마나 고루하고 보수적일지 상상하자니 골이 아파오기도 했다. 벌컥, 앞문이 열린 건 그때였다. 반듯하게 양복을 갖춰입은 A씨가 큰소리로 외쳤다. “박사님,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박사님’. 그렇게 불린 발표자에게로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박사님’은 전공 분야에서 두뇌 회전이 빨랐지만,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행동이 느리고 굼떴다. “은사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입니다. 급히 병원으로 가 보셔야 할 것 같은데, 태워다 드릴까요?” 발표자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이국적인 푸른 눈동자, 총명한 눈빛…. 굳게 닫힌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주세요.” A씨는 멍청하게 되물었다. “예?” “손에 들린 CD, 해상보안청에 요청했던 2012년 하반기 데이터 아닙니까?” “아, 예. 맞습니다.” A씨는 그제야 허겁지겁 CD를 건넸다. 발표자는 건네받은 원판을 컴퓨터 본체에 삽입했다. 연구자들은 꼬투리 잡으려던 것도 잊고선 혀를 내둘렀다. 나이답지 않은 초연함이라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학력 2001.04.06.~2005.03.10. 교토대학교 이공학부 생명공학 학사 졸업 2001.04.06.~2005.03.10. 교토대학교 교양학부 문화인류학 학사 졸업 2005.04.01.~2008.03.15.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 이공학부 해양생명공학 석사 졸업 2008.09.03.~2012.12.15.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 이공학부 해양생명공학 박사 졸업
경력 전무
병역사항 미필
사용 가능 언어 일본어 모국어 영어 상 독일어 중
기타 수신: 일본 해양 생태계 보존 연구 기관 참조:
제목: 신입사원 채용에 코후쿠 요우 씨를 추천합니다.
‘천재 소년 요우 군’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1999년 세기말 신예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TV에 등장해 미적분을 암산했던 영재였죠. 예, 무더운 날 고생이 많으십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연구실의 우수한 인재를 추천하고자 이메일 띄웁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석박 학위를 취득한 요우 군은 영특합니다. 나이가 무색하게도 해양생물 분야에 정통하죠. 긴말 않겠습니다. 첨부 파일을 확인하면 알게 되실 겁니다. 여기서부턴 사담입니다만, 가끔 돋보기 마냥 두꺼운 안경을 쓰곤 하나 알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착용하는 이유는 ‘어리게 보이는 것이 싫다’는 모양이에요. 본래 나이란 감출수록 티 난다는 걸 알지 못하는 거죠. 알코올도 니코틴도 즐길 줄 모르는 애송이에 불과하니 그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괘념치 마시길. 아, 덧붙여 전자기기는 잘 다루지 못하더군요. 요즘 애들답지 않게 아주 고지식하다고요. 뜻하지 않게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아끼는 인재다 보니 직접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위 사항에 허위사실이 전혀 없다는 점 보증하며 마치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