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 정말 마음에 들어! 그러자! 음... 첫만남에서 일어날 일이 두 사람이 같이 지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우연한 만남? 마녀를 본 것 같다는 누군가의 고발? 문제가 생긴 상대에게 베푼 도움? 둘이 어디에서 머무르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기는 한데... 만약 릴리의 집이라면, 릴리가 약초학을 하고 있으니 정신 잃고 쓰러져 있거나 다친 사람을 보면 돌봐줄 것 같지만... 루는 실력 좋은 사냥꾼이니까 이건 불가능 할 것 같기도 하고!
으음 어떤 상황이 좋을까~ 루가 릴리랑 그냥 마주치면 문답무용으로 사냥하려고 할것 같으니까(...) 릴리가 먼저 도와줘야 경계심을 풀텐데! 아무래도 릴리주 말대로 다칠 일이 없을거 같지... 아니면 루가 마녀랑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어서 도망치던 와중에 기습받아서 쓰러진걸 발견한다던가? 좋은 생각이 별로 안 떠오르네 ㅋㅋㅋㅋ...
문답무용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루와 릴리의 이야기는 끝이나고 2기가 시작되는데!(?) 아냐! 누명도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아~ 루주 말처럼 같은 사냥꾼이면 루가 다칠 일이 생기겠지...? ...만 처음부터 루가 아파야 한다니 마음이 찢어진다... ㅠㅡㅠ 루가 훌륭한 사냥꾼이라고 했으니까 그럼 반대로 마녀와 내통했다는 사냥꾼을 잡으러 보내졌다고 할 수도 있겠네! 충실한 태양의 아이여 변절자를 잡으러 가거라... 루가 누명을 썼다면... 루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곳에 있다는 걸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으니까 뭔가 더 아슬아슬해질 것 같고, 누명 쓴 사냥꾼을 잡으러 가다가 다친 거라면... 뭐야 루는 진짜로 마녀와 내통하는 게 되네??? 이것도 아슬아슬 할 것 같은데...? 어느 길로 가도 데굴데굴 굴러가는 캐릭터들의 하루...
어어 마음 찢어지지마...!(도담도담) 릴리주 말대로 루가 혐의 있는 사냥꾼을 사냥하러 간 쪽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러다 반격받아서 다치는거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ㅋㅋㅋ... 아무튼 릴리주만 괜찮다면 그런 상황으로 해도 될까? ㅋㅋㅋㅋㅋ 원래 캐는 굴려야 제맛이야...!
교황청이 마녀와 내통한 배반자 처리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마녀 사냥꾼을 보내 죽이거나, 생포한다. 그 일에 구태여 성기사 파견하지 않는 이유 역시 단순하다. 사냥꾼 잘 아는 자는 오로지 같은 사냥꾼 뿐이란다. 그리고 오늘, 마녀 사냥꾼 루 로슈포르에게도 이러한 임무가 주어졌다. 상대는 뛰어난 사냥꾼이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당부도 덧붙여졌다. 그 말 거짓 아닌지 변절자의 이름은 루도 언젠가 들어본 적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루는 큰 걱정 하지 않았었다. 비슷한 임무 이전에도 몇 번 완수해봤으니까. 사냥감으로 전락한 사냥꾼이라, 흔한 상황은 아니다. 태양 등지고 달 우러러보는 건 이교도들이나 하는 짓이지.
루는 그 즉시 변절자 숨었다는 곳으로 향했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마을이었는데, 그 뒷편에 숲 울창하게 나있었다. 보통 마녀들은 숲이나 산 같은 오지에 살곤 한다. 그러니 마녀 편에 붙은 변절자도 저 안에 숨어있을 것이다. 숲은 마녀 사냥꾼에게도 익숙한 장소다. 그 덕에 변절자 추적하는 일은 몹시 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변절자는 루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사냥꾼이란 직함 허투루 단 것 아닌지 변절자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 아니었다. 역시 경고받은 대로였다. 종종 상식 밖의 괴물 취급 받곤 하던 루였으나, 사냥꾼들 중에 그런 인재 어디 한둘만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자도 루와 비슷한 괴물이었다. 아니, 보다 한 수 위였다. 보랏빛 오러가 무자비하게 몰아쳤다. 끊임없이 쇄도해오는 공격은 흘려내는 것조차 버거웠다. 온갖 비열한 체술과 잔기술이 이어졌다.
변절자는 루에게 치명상 입히고 현장 급히 떠났다. 추적자의 숨통 완전히 끊을 여유도 없었던 모양이라. 만신창이 된 루는 그럼에도 변절자 쫓으려 애썼다. 중요한 임무 실패했으니 책임 면치 못할 것이다. 쓰라린 패배 맛보았음에도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치욕과 분노 따위가 아닌 우려와 초조함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루는 더러운 흙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다시 일어설 힘조차 나지 않았다. 온 몸이 피투성이였다. 사냥꾼은 마지막 이성 한 줄기를 붙든 채 속으로 읊조렸다.
태양이시여, 이 가여운 어린 양이 부디 당신 곁에서 안식 취할 수 있게 해주소서. 참 허무한 결말이지만, 이대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분명 오늘도 평범한 하루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 릴리, 사냥꾼들이 왔어! 사냥꾼! "
멀리서 까마귀가 부산스럽게 울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뒷마당에서 약초를 돌보며 상태를 살피던 릴리는 사냥꾼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났다. 약초밭 한 가운데서 머리를 내민 릴리의 모습은 꼭 풀숲에 숨어 먹이를 먹다 작은 소리를 듣고 놀라 고개를 치켜든 사슴 같았다.
" 하나는 살았고 하나는 죽어가! 내란이다! 내란이 일어난 거야! "
까마귀는 도시에 있을 적 주워들은 단어를 사용하며 사냥꾼이 처한 상황을 표현했다. 언뜻 들으면 추상적이고 모호한 말이었지만 오랜 시간 까마귀와 소통하며 이런 화법이 익숙했던 릴리는 그 뜻을 곧잘 이해하고 다른 이유로 다급해졌다. 저곳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건 이 마녀가 기꺼이 사냥꾼에게 제 발로 찾아갈 이유가 되기 충분했다. 릴리는 흙 묻은 치마를 대충 털어내며 집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망설임 없이 가장 가까운 방으로 들어가 작은 상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녀가 막 방에서 나와 로브를 걸치고 있을 즈음엔 어느새 까마귀가 그녀의 집 창틀에 앉아 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다 챙겼어? 어서 가자, 릴리! 여기 있다간 들킬지도 몰라! "
그녀는 평소처럼 머리를 올려 묶어 가릴 새도 없이 급하게 후드만 눌러 쓰고 까마귀를 재촉했다.
" 다친 사냥꾼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 "
" 무슨 소리야! 여길 떠나야지! 이러다...! "
릴리는 까마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집을 나오더니, 직전까지 까마귀가 날고 있던 곳을 눈대중으로 가늠하며 사냥꾼이 있을 만한 장소로 뛰기 시작했다. 까마귀는 안절부절못하며 까악 까악 울더니 어쩔 수 없이 릴리를 따라 사냥꾼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남아있는 사냥꾼 하나에게 들킬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환자가 위험해질 것이다. 그녀는 실수로라도 상자를 놓치지 않도록 단단히 품에 안고 빠르게 뛰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그녀가 더 이상 달리는 것도 어려워할 즈음이었다. 저 너머에서 진득한 피 냄새가 선명하게 풍겨오기 시작하자 릴리는 자신이 지쳤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다급하게 바닥에 쓰러져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환자의 상태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릴리는 남자의 상처를 보기 위해 조심스러운 손길로 코트와 셔츠를 조금 들쳤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처가 더욱 심각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큰일이 날 것 같았다. 까마귀가 쓰러져있는 남자의 얼굴 근처 바닥에 내려앉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 어떻게 됐어 릴리? "
" 다행이야, 아직 죽지 않았어.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거야. "
릴리는 가장 급한 지혈부터 해두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품에 있던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뚜껑을 열더니 그 속에서 접힌 손수건 크기의 하얀 천과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곧 능숙한 손길로 병의 마개를 열고 속에 있던 액체를 천에 묻혀 대충이나마 피를 닦아낸 다음, 얼추 상처를 분간할 수 있을 때가 되면 또 다른 병을 꺼내 이번엔 상처에 직접 붓기 시작했다. 이번 액체는 천에 묻힌 액체와 다르게 꿀처럼 약한 조직감이 있었다. 상처에 닿은 액체가 그 위를 덮듯이 감싸며 흐르자 그녀는 새로운 천을 꺼내 그 위에 올리고 힘을 주어 눌렀다. 조금 느리지만 서서히 피가 멈추기 시작했다.
" 가서 늑대를 불러주겠니? 이분을 집으로 데려가야 할 것 같아. "
그녀 혼자서는 힘이 부족해 기절한 남자를 데려갈 수 없었다. 릴리의 말을 들은 까마귀가 한 번 길게 울더니 나무 사이로 날아갔다. 마법을 쓸 수 있다면 그를 좀 더 쉽고 빠르게 옮길 수 있었겠지만, 그녀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선택지니 릴리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곧 까마귀가 거대한 몸집의 늑대와 함께 돌아오자, 그녀는 남자를 겨우 늑대의 등에 태운 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뒤로는 모든 일이 정확하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남자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힌 릴리는 숲에서 미처 씻어내지 못한 흙과 피를 전부 깔끔하게 닦아내고, 다른 방에서 약초들을 가져와 가루를 내어 섞거나 물에 풀어 상처 위에 꼼꼼하게 발라 주었다. 마지막으로 붕대를 감아 치료를 마무리한 그녀는 피를 많이 흘린 그를 위해 투명한 색의 액체를 작은 티스푼으로 떠 그의 입에 한두 방울 흘려 넣었다. 회복이 빨라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약은 그녀가 만든 약 중에서도 그 효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처치가 끝난 뒤에는 밖에 놓아두었던 그의 무기들을 들고 와 침대 옆 작은 탁자에 기대어 두고, 그의 옷가지와 신발, 모자는 전부 통에 잘 넣어 세탁을 위해 방문 앞에 두었다. 크기가 맞는 옷이 없어 그를 갈아입힐 방도를 찾지 못한 릴리는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결국 이불이라도 목까지 잘 올려 꼼꼼하게 덮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늑대에게 숲의 흔적들을 지워 달라고 부탁한 다음 깨끗하게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사냥꾼이 깨어났을 때를 위해 부엌으로 가 스튜를 끓일 준비를 했다.
쓰다 보니 심각하게 길이가 늘어난 일에 대하여... 부디 부담 가지지 말고 가볍게 소설 읽듯이,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읽어줘...! 내가 쓰다보니 너무 신났나봐...! ㅠㅡㅠ 답레 길이나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말고 써줘! 내가 지금까지 1:1은 거의 안 해봐서 잘 모르지만... 1:1이니까 같이 즐기면서 원하는대로 편하게 굴려보자!ㅋㅋㅋㅋㅋ 돌리다가 혹시 원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말해줘! ^ㅡ^
그러나 사냥꾼이 눈뜬 곳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반듯한 침대 위였다. 무거운 눈꺼풀 힘겹게 뜨니 낯선 천장 보인다. 알 수 없는 기시감 또한 든다. '분명 나는 숲에서...' 그가 기억하던 마지막 순간과 현재 상황이 충돌한다. 처음엔 단순한 꿈이거나 주마등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몽롱했던 정신 점차 돌아오고 나니 현실임을 완연히 깨닫게 되었다. '그럼 상처는?' 루가 이불 들춰내며 제 몸 상태를 확인한다. 역시라고 해야할지, 의외라고 해야할지, 다친 곳엔 전부 깨끗한 붕대가 감겨있었다. 미약한 통증은 느껴지지만 그것도 약간 쓰라린 수준이고. 또 어쩐지 아까부터 입에서 쓴 맛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제서야 루는 상황 파악 완료했다. 숲에서 의식 잃은 자신을 누군가가 구조해 치료해준 것일 테다. 분명히 그땐 반쯤 죽어가고 있었는데, 이리도 말끔히 처치해준 걸 보면 은인은 꽤 훌륭한 의사이리라.
그로부터 시간은 얼마 지난 거지? 은인에게 감사를 표하고 서둘러 수도로 갈 채비를 해야겠다. 간략히 계획을 세운 루는 몸을 일으키고, 무심코 방 안 둘러보다가, 창문 너머의 풍경을 보았다. 나무가 빼곡히 자라 빛조차 잘 들지 않는 숲이었다.
그래, 이곳은 마을조차 아니었다. 그 순간부터 사냥꾼의 직감이 불길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외진 숲에 사는 자들은 대개... 마녀 아니었던가. 그렇지만 그 가정은 금방 빗나가고 말았다. 만일 정말 이곳에 마녀 살고 있다면, 사방에 마력 서려있어 그 기운 어렴풋하게라도 감지할 수 있을 것인데. 헌데 루는 이 방에서 그 어떤 마력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 그럼에도 의문은 아직도 남아있다. 마녀도 아닌 이가 굳이 깊은 숲에 살 이유 없는 것인데. 마녀라 한들 어째서 사냥꾼에게 구원의 손길 내밀었는지도 알 수 없고.
의미없는 추론이 계속 이어진다. 루는 한참을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어버린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릴리는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스튜를 만들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를 위해 삼키기 좋게 채소들을 잘게 썰고, 오랜 시간 끓여 씹기 쉽도록 부드럽게 만들었으며 간을 적게 해 위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했다. 릴리는 냄비의 뚜껑을 잘 덮어두고 재료들이 푹 익도록 잠시 그대로 두었다. 불가에서 멀찍하게 떨어져 이를 구경하던 까마귀는 그녀가 국자를 내려놓자마자 크게 탄식했다.
" 스튜에 고기가 없다니! 이건 범죄야! "
" 아픈 사람을 홀로 남겨 두고 고기를 사러 갈 수는 없는걸. "
까마귀의 지적에 릴리도 그 점이 마음에 걸리는 듯 눈썹을 늘어뜨리며 아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영양을 생각하면 고기도 함께 다져 넣는 편이 좋았지만, 하필 고기를 잘 먹지 않는 그녀에 의해 지금 집에 있는 것은 채소를 제외하면 과일이 대부분이었다. 하다못해 마을까지도 제법 거리가 있어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환자를 두고 다녀오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릴리는 스튜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일을 했다. 문 앞에 두었던 통을 가져와 그의 옷에 있는 상한 부분을 확인하고 조심히 세탁한 다음, 집 앞 나뭇잎 틈으로 햇빛이 잘 비추는 곳에 널어 마르도록 했다. 사용한 약을 정리하고, 부족한 약은 채워 넣고. 미처 끝내지 못한 바느질을 하거나, 꺼내두었던 책을 책꽂이에 돌려놓고. 그렇게 그녀는 조용하지만 바쁘게 움직였다. 물론 일을 하는 중간마다 방으로 가서 그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릴리, 사냥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거야? 역시 지금이라도 도망가는 게 좋지 않겠어? 그 사냥꾼은... "
약초밭을 마저 다시 확인하고 온 릴리는 흙 묻은 손을 씻고 그가 있을 방으로 향했다. 거실 의자가 자기를 위해 마련된 횟대인 것 마냥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까마귀가 이번에도 그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풀 꺾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릴리는 아이를 달래듯 작게 미소를 지었다. 루 로슈포르. 사람과 거의 마주함 없이 지내는 자신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유능한 사냥꾼. 사냥꾼의 유능함이 마녀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잡고 있는 문고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 알잖아? 아픈 사람을 홀로 남겨두고 갈 수는 없는걸. "
두려움에 꺾여 선을 베풀기 주저하지 않으리라. 말을 마친 그녀는 소리 없이 방문을 열고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새 일어나 앉아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토끼처럼 눈을 크게 뜬다. 막상 무방비한 상태로 사냥꾼을 앞에 두니, 포식자 앞에 놓인 사냥감이 된 기분이 어떤 것인지 그녀는 깊이 이해했다. 릴리는 마음을 다잡고 평소처럼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같다. 그녀는 목소리가 긴장으로 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바깥의 인기척 점점 가까워지는 게 느껴진다. 루의 고개 퍼뜩 들린다. 방문 열고 들어온 건 낯선 여인이었다. 말끔한 용모며, 놀란 듯하다가도 차분히 미소짓는 모습이며. 얼핏 보면 무해하기 짝이 없는 숙녀라. 하지만 사냥꾼은 감지할 수 있었다. 여태껏 마주해온 마녀들의 것보다도 더욱 거세게 요동치는 마력을. 그리고 그것이 눈 앞의 여인에게서 흘러나오고 있음을. 한참동안 대꾸 않던 루가 기어이 입을 연다. 그건 질문에 대한 답도 감사 인사도 아니었다.
"당신... 마녀로군."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에 담긴 감정 명확하다. 강렬한 적개심. 그럼에도 침착하리만치 냉정하다.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루는 마녀 노려본다. 먹잇감 압도하는 포식자의 기개다. 그 속에 명확한 살기 어려있다. 곁에 무기 있었다면 당장에 겨누었을 거다. 기실, 그녀는 마녀이기 이전에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나 루에겐 그런 것 중요치 않다. 외려 그리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치욕과 분노 밀려든다.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여 견딜 수 없다. 사냥감에게 목숨 빚진 사냥꾼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무슨 속셈이지?"
마녀가 한 말 다시 곱씹어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그렇다. 도대체 어떤 마녀가 사냥꾼 돕는단 말인가. 이 사냥감은 겁 없다 못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이다. 그러니 필시 그 속에 다른 꿍꿍이 감춰두었을 거다. 쏘아지는 붉은 시선이 마녀의 의중 파악하려 애쓴다.
이리될 줄 알고 있었지만, 마녀라는 단어를 직접 듣는 것은 생각보다 더한 무게감이 있었다. 티를 내지 않고자 했지만 그녀의 두 손이 겁을 먹은 듯 움찔한다. 낮은 목소리와 살기 어린 시선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에게 다가왔다. 릴리는 손끝이 떨리지 않도록 두 손을 겹치고 강하게 맞잡았다. 덕분에 온갖 걱정으로 가득한 속과 다르게 겉으로 보기엔 그저 공손하게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아무리 감추고자 한들 몸에 담긴 마력은 숨길 수 없다. 마법도 다루지 못하는데 마력이라고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었다.
" 없다고 하면... 믿어 주실 건가요? "
겁먹은 사람 치고 대답으로 나온 말은 꽤 당돌했다. 그녀의 의중은 상대를 향한 비꼼이 아닌 눈치 보는 아이의 것에 가까웠지만 상황도, 상대도 그리 좋지 않았다. 지금은 말을 아끼거나 변명을 해봐야 소용없으리라 판단한 릴리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결국 그의 시선에 못 이겨 가지고 있던 생각을 술술 불기 시작했다.
" 상처가 너무 깊어 그대로 두면 죽을 것 같았어요. 여긴 마을과 거리가 멀어 병원으로 데려갈 수도 없어서... 그래서, 제가 가진 약을 사용해 치료하기 위해 이곳으로 온 거예요. 약초를 기르고 있어 제집에는 약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피를 많이 흘리셨으니 일어나면 체력을 되찾으실 수 있게 스튜를 만들었고요. "
잠시 말을 멈춘 릴리는 그가 말한 자신의 진짜 속셈을 밝히기 전 크게 결심한 사람처럼 숨을 들이쉬더니 그와 눈을 마주하려 하며 입을 열었다.
"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돕는 것이 마땅하니까요. "
그녀의 목소리는 잔잔한 호수 같았지만 믿음을 이야기하는 신자와 같은 오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마녀가 할법한 말이 아니라는 건 자신도 잘 알고 있었기에, 용감하게 그와 마주하려 한 눈은 그 뒤로 점점 낮아지며 멀어지더니 끝내 판결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땅바닥만 응시했다.
나중에 괜찮으면 루 진단도 보고싶다~ ^ㅡ^ 루 썰도 떡밥도 마구마구 먹고싶어!!(광기) 나도 저렇게 찰떡으로 나올 줄은 몰랐어... 달빛+쪽빛+아침+석양 4박자가 맞아 떨어지다니... 릴리는 꽃이 되어서도 루를 부르는 구나...!(?)ㅋㅋㅋㅋㅋ 괜찮아! 그럴때는 잡담하거나 푹 쉬거나 하면서 있는거야! 일상은 잘 안 써지거나 피곤하거나 하면 나중에 편할때 써서 줘~ 일상이 과제가 되면 안되니까! ㅋㅋㅋㅋㅋㅋ ^ㅡ^
전혀 부족하지 않아... 오늘 하루 피로가 싹 풀리며 군침이 ㅆ...(?)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ㅡ^ 선물 받으면 잘 돌본다니 정 많은 루 성격이 잘 드러나는 거 같아서 좋다! 그럼 작은 꽃 한송이 피는 화분 같은 거 선물 받으면 물도 주고 하면서 돌봐주려나? 루가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 꽃이랑 같이 있는 루... 상상하면 할 수록 좋다 ㅠㅡㅠ 루는 손재주가 좋으니까 과학 배우면 진짜 엄청 잘할 것 같다! 과학 썰 보니까 궁금해졌는데, 그럼 기계 같이 무언가 물건이 고장나거나 하면 루는 고치는 쪽? 아니면 버리는 쪽? 와! 그럼 약은 릴리가 챙겨주면 되겠네!!(루:싫은데요) 그럼 루는 쓰거나 한 약도 주면 잘 먹는 편인가?
사냥꾼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 침묵 의미하는 바는 모호하다. 명확한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그러나 마녀의 당돌한 발언에 미동조차 없다는 건, 스스로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본래 마녀가 하는 말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 그들은 사탕발린 간언으로 타인 꾀어내는 데에 능하다. 그러니 루도 눈 앞의 마녀 믿지 않으려 했다. 마녀 포함한 밤의 권속들은 인류의 잠재적인 위협이다. 질서라는 굴레 그들에게 무용하다. 그들은 오로지 욕망 따라 행동한다. 그만큼 위험하다. 이는 누구라도 익히 아는 상식이라. 성직자들이 매번 들먹이는 내용 아니던가. 하지만 그녀의 언행 범인凡人이나 다름없다. 진실된 마음과 의지마저 우러나온다. 겉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속내까지 철저히 숨기는 건 불가하다. 무엇보다도.
"사냥꾼이 두렵지 않은 건가? 내가 당신을 죽일지도 모르는데."
목숨 잃을 위험 감수하면서까지 적 돕는 행위가 어리석은 것임을 모를리 없다. 도대체 뭘 믿고, 무슨 배짱으로? 마녀는 대부분 교활하고 계산적이다. 속셈이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겠지, 구태여 선인 흉내 내면서까지 속이려 들지 않을 거다. 루는 미간 찌푸린다.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져있는 그녀의 존재 탓이다. 애초에 이 여인이 마녀 맞긴 한가? 분명 마력은 감지되는데 마법 쓴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여태 수많은 마녀를 베었지만 마법 쓰지 않는 마녀 본 적도 없다. 시선 내리까는 마녀를 한참 쏘아보던 루가 마침내 다시금 목소리 낸다.
"당신을 완전히 신뢰할 순 없어."
아무리 악의 없고 결백하다 한들, 사냥꾼에겐 다 똑같은 사냥감일 뿐이라. 그리고 사냥꾼과 사냥감은 항상 서로를 경계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녀는 사냥감이기 이전에 은인이다. 딴생각 품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구태여 무기 들 필요 없을 터. (물론 교황청에선 그리 생각하지 않겠지만.) 마녀 사냥꾼은 어디까지나 '사악한' 것들 물리치는 자니까.
>>43 아무래도 그렇겠지?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은 직접 확인해보는걸로 ㅋㅋㅋ 릴리도 꽃이랑 같이 있자 ㅋㅋㅋ 릴리는 무슨 꽃 좋아하려나? 중요한 물건이라면 남한테 수리 맡기지 않으려나~ 손재주가 좋아도 지식이 없으니까 간단한게 아니라면 직접 손보진 않을거 같네~ ㅋㅋㅋㅋㅋ 왜 완전 좋은데! 쓴 약도 잘 먹어~
와... 5월 말 너무 바쁘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일이 많을 수가 있지...? ㅠㅡㅠ 답레는 열심히 써올게!! 틈틈이 쓰고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ㅠㅡㅠ
>>47-48 으와!!!!으아악!!!!!!ㅇㅘ악!!!!!아!!!(들뜸) 꼭... 꼭 확인하고 말겠어... 꼭(광기) ^ㅡ^ ㅋㅋㅋㅋㅋ 꽃과 릴리...! 릴리는 사실 꽃이라면 다 좋아할 것 같아서 하나만 고르기 어렵네! 하다못해 이름 없는 들꽃도 좋아할 것 같아...! ㅋㅋㅋㅋㅋ 그래도 하나 골라보면~ 자기 이름이랑 비슷한 백합꽃 받으면 엄청 기뻐하지 않을까! 수리 맡기는 쪽이구나! 그럼 하나 더! 루는 물건이 잘 고장나는 쪽? 아니면 잘 고장내지 않는 쪽? 쓴 약을 잘 먹는다니 루는 참어른(?)이구나! ㅋㅋㅋㅋㅋ 좋다니...! 그럼 세상 모든 몸에 좋은 약을 다 가져다 바쳐야...!(?) 쓸데없는 tmi라니...? 루의 tmi 중에 쓸데없는 건 하나도 없다!! ^ㅡ^ 모자 멋있다!! 진짜 사냥꾼이라는 느낌이 딱 나는 것 같아! 루랑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안녕 루주!! 고마워! 최대한 빨리 써올게!! ㅠㅡㅠ 맛있게 먹었구나~ 다행이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지!
ㅋㅋㅋㅋㅋ 그렇겠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ㅡ^ ㅋㅋㅋㅋㅋㅋㅋ 루한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변에 꽃을 한가득...!(사심) 아하! 그럼 루는 무기 종류도 섬세하게 다루겠네! 꿋꿋이 ㅠㅡㅠ 루 다정해... 그리고 너무 귀여워!! ㅠㅡㅠ ㅋㅋㅋㅋㅋ 픽크루나 네카에 저런 모자 있었으면 좋겠다... 모자 쓴 루 진짜 멋있을 것 같은데...! 저 모자를 보니까 뭔가 해군? 해적? 생각도 난다! 어라...? 이것도 좋은데...? *ㅡ*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