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판이다~~! 이번 >>0에 있는거 저번 이벤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궁기오빠 멋.져. (가현주 나가)
situplay>1596827086>988 아나 저번 독백에서 봤던 그 따스한 아버지 어디로 사라졌어???? 뭐야 통수 짱 세게 맞은 기분인데 내 뒷통수 무사하냐며 (오열) 나 저번에 아회가 처음으로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 자연스럽게 궁기 떠올리기는 했는데 저거 보니까 아닐수도 있을거 같고..? 그냥 조용히 참고 참다가 확 터트려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고 :3 첫째 부인씨 계속 여유만만하던 게 의문이었는데 이번 독백으로 의문 해소된 기분이야 하 전부 알고 있었던걸까.. 화련씨 입장에서는 싸우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둘이서 작당모의하고 있던건 아닐까 하는 망상도 살짝 끼얹어봤어 오늘도 독백 완식 끝~~!
축시, 새벽부터 적궁은 소란스러우니 싸움 그칠 날이 없다. 다만 이번엔 구경꾼 제법 많았으니 그 조용한 아회가 싸움의 주체였기 때문이리라. 아니, 무슨 일이야? 가장 처음 목격한 어린 학생이 소곤거리기를 저 선배는 제사장 가문 사람이고, 아회 선배를 도발하듯 무가를 멸시하는 말을 하다 기어코 싸움이 난 것 같노라 하였다. 어찌 되었든 난장판이다. 대체 얼마나 세게 주먹을 주고받았으면 코피가 턱을 타고 흐르며 바닥도 미끈미끈하게 피가 묻었는지.
머리를 틀어올리게 도운 비녀는 싸우다 부러진지 오래고, 서로 나누던 주먹은 살갗이 까져 피가 배어 나왔다. 적룡 기숙사의 학생은 이미 주먹에 여러 번 얻어맞았는지 멱살이 잡혔던 옷깃은 너덜너덜하고 도통 일어나질 못했다. 아회가 비틀거리며 다시금 멱살을 쥐어잡았을 때, 학생이 발로 배를 거세게 걷어차 아회가 나동그라지자 주변 학생들이 동요했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아회는 입에 고인 피를 거칠게 뱉으며 손등으로 입가를 훔쳤다. 몇 번의 주먹이 더 오갔다. 옷고름이 풀리고 머리채를 쥐어잡히고, 코뼈 부러졌는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비명 났을 때 누군가 더 못 보겠다 싶었는지 뒤에서 아회를 붙잡았다.
"야, 이제 그만하는 게 어때?" "놔, 놓으라고." "아니, 쟤 진짜 위험하다니까─" "놔!!!"
아회가 어디서 난지 모를 힘으로 자신보다 체구 더 큰 남학생을 뿌리치더니만, 산발이 된 머리를 뒤로 짐승처럼 기묘하게 허리를 숙이더니 고개를 비뚝 기울였다. 황당하다 못해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달려나간 아회가 다시금 녀석을 붙들고 같이 나동그라졌다. 쿠당탕! 큰 소리와 함께 뒹구는 두 사람을 보며 비명과 환호가 울렸다. 마침내 학생을 깔아뭉개고 목을 손으로 짓눌러 제압한 아회가 손가락 한번 까딱이는 도술로 지팡이를 불러와 역수로 쥐었을 때, 환호성이 점차 작아졌다. 이거, 뭔가 잘못됐는데.
"너."
아회 지팡이를 높게 치들었다. 산발이 된 머리 때문에 학생만이 아회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초점 없이 홉뜬 눈에, 턱을 타고 흐르는 코피, 그리고 씨근대는 숨 뒤로 속삭이듯 광적으로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작아 학생이 아니면 들을 수 없었다. 네깟 것이 내 밑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어찌 하잘것없는 것이 본좌를 이기려 드냔 말이다……. 네 이번 기회로 본좌의 옥체가 네게 친히 닿는다는 것에 무한히 감사하고 겸손하며 순종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구나…….
퍽.
"야!! 사감 불러!! 사감 부르라고!!" "잡아!! 야, 아무나 눌러!"
피가 튀고 새된 비명이 울려도 팔은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사감을 부르기 위해 뛰쳐나갔고, 여럿이 겨우 달라붙어서야 아회를 떼어놓을 수 있었다. 바닥에 고인 피, 새빨간 피 묻은 지팡이와 함께 바닥에 끌리듯 제압된 아회는 히죽 웃으며 입에 고인 핏덩어리를 다시 뱉으며 중얼거렸다. 아깝다. 한 대만 더 쳤으면 됐는데.
이곳 저곳. 느긋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이젠 꽤 멀리 나온 모양이었다.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가현은 슬쩍 돌아보았다. 아. 이게 누구야.
"그렇게 눈을 꼭 감고 부르면. 내가 보이기는 해~?"
역시 대답하기도 전에 엉뚱한 이야기부터 먼저 꺼냈다. 자연스러운 미소를 걸치고서 친근하게 물어봤으나 그 속까지 동일하지는 못했다. 동갑이니까 모를 리가 있던가. 라는 말으로 넘어가기에는- 이 남학생이 이 곳에 없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 하고 그냥 지내고 있지 않았던가.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한가득이던 참에. 그 의문을 이런저런 소동으로 간신히 덮어두던 참에 찾아온 이 기회는 절대 흘려보낼수 없었다.
게다가 이 남학생은 자기 가문에서 그렇게 환심을 사고 싶어하는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이거, 잘하면 가문에 다시 이야기하러 가는 길이 즐겁겠는걸. 흑심을 한가득 품었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가현은 남학생의 눈 앞에 손을 흔들었다.
"자. 남들이랑 대화할때는 긴장하지 않는 게 중요해. ...이얍, 이게 몇 개일까~"
아마 자신을 부르고 난 다음에는 눈을 떴겠지만 가현에게 있어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듯 보였다. 저렇게 말했다고 딱히 손가락을 몇 개 접은것도 아니었다. 장난치기 딱 좋은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저 흑룡기숙사 다운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윽고 가현은 흔들어대던 손을 거둔다.
"정답~ 너는 백룡 기숙사였던가? 오늘은 꽤 조용한 편이지?"
그제서야 가현은 제 주변을 살폈다. 오늘 따라 바깥이 한산하다. 돌아다니는 학생이 자기네들을 제외하곤 하나도 없는 학당이라. 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이건 이것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북적거렸으니까 가끔은 조용한 날도 있어야겠지. 그 점에 있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무튼, 무슨 일이야~? 뭔가 도움이 필요한 거라도 있어? 아니라면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한걸까~"
연주 어서 오셔요...! 좋은 새벽이에요. 실례가 아니라면 예상하는 것을 들어도 괜찮을까요...? 다름이 아니구... 누군가 독백에 대해서 추리 해주시면... 글 주인인 아회주는 그 추리를 덕질하는 걸 정말 좋아한답니다... 내 글이 그렇게 누군가를 위해 재밌게 읽혔구나 싶어 기쁜 나머지 내적 댄스를 추거든요... 둠칫둠칫 샤바라두비두밥...👀
>>17 헉 어쩐지 읽을 때 뭔가 웹툰? 소설? 같은거 읽는 느낌으로 즐기면 찰떡이더라니 괜히 그런게 아니었구나~~! 순탄하지 않은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공존하는 그런 가정사가 나를 더 서사에 이끌어들이는 그런 맛이 있다 ^q^ 다음화를 기대하게 하기도 하고.. 하 그 전까지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번 독백으로 변한 느낌은
소유욕 때문에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 소유욕이 결국 불행이 되어버린 여주
사랑을 이루어버리고 집착하다가 애 낳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돌아서버리는 개나쁜 황제
여주에게 빼앗겼지만 여유를 잃지 않고 끝내는 자신이 원하는 뜻을 이루어버리고야 만 악녀 황후
이런 느낌이 되어버린것.. 아 이 꿀맛을 어찌하면 좋냐며.... (오열)
+ 조각글에서 드러나는 아회 오만함에 나는 또 치여죽었다. 한바탕 쌈박질하는 저 유혈낭자한 모먼트도 좋은데 거기다가 오만함 모먼트를 끼얹어준다고??? 임가현주 오늘부로 임가현 버리고 아회 팬클럽 회장이 될 것을 맹세합니다 아멘 ^Q^ 나도 본좌 밑에 들어갈래 (???)
>>22 (독백을 읽어보다 두뇌를 풀가동해요) 일단 사감님들은 인외의... 신수? 요괴?임은 분명한 것 같고... 늑대, 물고기... 어떤 요괴인지...🤔 혼돈?
>>24 세상에나, 세상에나...! 제가 상상하던 그 느낌이랍니다! 가현주께서는 정말이지, 콕 집어주시는 능력이 대단하셔요... 그래서 떡밥도 잘 캐치해 주시는구나...!!😳🥰 원하는 느낌을 그대로 받아주시니 고마워요...
오만한 친구는 좋지요... 하물며 조신하고 자신을 굽히는 아이가 돌면 오만해지는 그 모먼트를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요... 마치 연주의 말씀처럼 잿더미를 걷어내니 벌겋게 달궈져 있는 그 모습... 최고여라..는 저는 가현이 팬클럽 회장인데요...?!?!?!😳😳😳😳😳 (가현이 다시 주워서 잘 먹이고 예쁜 옷도 입혀주고 안아주기)(?)
제 레스를 다시 보니 오타하며, 아직 잠이 덜 깨었구나 싶어 편의점 다녀오며 정신 좀 차리고 왔답니다. 반겨준 새벽반 여러분 모두 안녕하세요. 좋은 새벽이에요. 캡틴은 안녕히 주무세요.
>>23 갑자기 제 예상에 자신이 없어졌어요..... ◐◐.... 음... 이전부터 독백이나 진단, 진행에서 아회가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있어 부정적이거나 불안하게 묘사된 부분에서는 항상 텍스처의 색상이 미묘하게 달랐던지라. 아회가 감추려 하고 있는 마음속의 분노라던가, 본성 혹은 과거 특히 궁기와 관련하여 무언가 트라우마가 도니 것이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예상이에요..
그 부분을 눈치채주시다니, 기뻐요. 정말 기쁘답니다!🥰 네에, 예상이 맞으니 자신감을 가지셔요...!👍 적룡임에도 어째 참 조용하다 싶었죠. 결국 아회도 독기 받아들이는 존재이니...😌 궁기의 트라우마도 많이 있답니다... 이 비설이 통과될 거라곤 예상을 못 해서 많이 맵지만요.🫤 나중에 풀릴 때를 기대해보자구요...! (이래놓고 연이 비설 풀리는 거 기대하고 있어요)
아. 얼굴 빨개졌다. 가현은 웃음을 애써 가린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면 너무 과하게 들이대는 것은 역효과가 나겠지만은. 가현이 어디 그런거 고려하면서 판단할 사람인가. 싫다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은 제 좋을대로 행동하고 마는 사람이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그래도 봐. 눈 뜨고 이야기하니까 훨씬 낫지?"
가현은 눈꼬리를 곱게 휘었다. 이 남학생이 정말 그 송씨 가문 사람이 맞단 말인가? 싶었으나 일단 거기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친해지다 보면 뭐든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편이다. 그저 지금은 만약 서로 동갑만 아니었다면 대화고 뭐고 한참 귀여워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을 뿐이었다.
이윽고 가현은 고개를 갸웃인다. 생각해보니. 그때 한참 자신이 제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이후로 사감님들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던 것 같기도 했다. 그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보면, 농질이 사감님들의 진명과 정체에 대해 알고 있다며 도발했던 것 같기도 했다. 그것과 관련이 있는걸까. 가현의 눈빛이 순간 호기심을 담는다. 제 가문 특유의 주체하지 못할 호기심은 항상 숨기기도 전에 불쑥불쑥 대가리를 치켜들곤 했다.
"어어~ 글쎄다. 동 사감님은 나도 그때 이후로 못 뵈었어. 언니가 했던 말 때문이었을까?"
확실하지 않은 의견은 일단 내놓고 본다. 속으로 한참 되읊어봐야 그것이 허인지 실인지 가려지지는 않는다. 일단 꺼내고 아니라면 다시 생각하면 될 일이니까. 거기까지 생각할 적. 정말 의외의 이야기가 들려와 가현은 의아하다는 듯 눈을 몇 번 깜빡거린다. 아니. 그 사감님이? 얘를? 어째서?
".... 에..? 왜? 우리 사감님이라면, 분명 모두를 사랑하고 포용하실 수 있는 분이실텐데?"
이것은 정말 순수한 부류의 의문이었다. 누군가를 두려워할 사람으로는 전혀 안 봤는데 어째서일까. 게다가 그 대상이 그때 본 시커먼 호랑이나 농질도 아니고 이 학생이라니. 들으면 들을 수록. 그리고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의문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서로 만나게 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 사감님을 찾으러 가볼래? 추 사감님께서 방에서 나오지 않으신다면, 동 사감님도 분명 방에 계실거야~"
두려워한다면 다른 사감을 찾으러 가면 되지 않느냐- 하는 당연한 결론은 가현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면, 서로 만나게 하고 대화를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으아아아아악 온화야!!!!!!!! 과거의 초상이라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요...!!!🥺🥺 피투성이 온화... 어린 온화일까요, 독백에서 보았던 그 보름달 뜬 날...? 눈이 죽어버려서, 우리 온화 안타까워서 어째요... ;-;...!!!! 이야기.. 이야기가 필요해요.... 이건 분명 킹갓서사일 거야...!!!!
>>47 전부터 유심히 보다가, 언젠가 올라왔던 진단에서 아 이거 같다 생각했던 것인데 맞다니 기쁘네요. uu. 그리고 매운 비설이라니 벌써부터 긴장될까요? 궁기 앞에서 왜 그렇게 쩔쩔대며 두려워하는 것인지 궁금한 것인데. 그것이 풀릴 때를 기대하고 있을게요. 연이 비설은..... ◐◐... 묵과의 일상, 그리고 저번 독백으로써 대부분 다 나온 것이라. 기대할 만한 것이 못 될 거예요.
>>48 온화 본인이 흘린 피라기보다는 다른 이의 피를 뒤집어썼다는 느낌이 들까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캡틴비설도 싹 긁어먹었다 ^q^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감님들 정체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물고기 비늘달린 요괴들은 많은데 늑대 특징까지 들어간게 없어서 당체 뭔지 모르겠고... 4도사 아니라고 해서 그냥 진짜 단순하게 각 기숙사 용인가 했는데 수업 이벤트때 비린내 관련된게 있었어서 이것도 아닌거같아 용한테서 비린내 난다는건 본 적이 없음.. 뱀 요괴인가...? 이무기? 🤔🤔🤔🤔 하 그리고 MA님.... MA님 부디 많이많이 눈독들여줘 ^Q^ ()
>>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다갓 정말 이러기야...?
>>63 그리고 나는 가현주의 추론을 뇸뇸한다~ 히히 :> 역시 도화 최고의 존버왕 가현주~! 너무 삶지는 말라구~ 질겨지니까(?)
>>64 (반창고 붙여줌) 더이상 같은 처지의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람이라. 음~ 나 여기서 한층 더 의심가는게 정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까...? 북부가 용서받은들 거기 사는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닌데... 흠터레스팅~ 최고의 복수일지도 모른다는 점도 흠~ 분명 답을 들었는데 더 모야모야 싶어져~~ 꺄아아악~~
온화의 눈은 정면으로 마주하면 붉은 홍채와 붉은 동공이 반 기운 달의 형상을 띄었다. 투명한 안경알 너머에서 나른히 내리뜬 눈은 대부분 아래를 향하기에 그 붉음이 도드라졌으나. 드물게 고개를 기울이고 위로 치뜨면 검은 그늘이 드리웠다. 휘감은 그의 말 들을 적 그 순간의 눈처럼.
"흐흠."
자신의 몸에 일의 가치도 없음이라. 순간 짧게 스쳐가는 기억 있다. 올해 3학년이 된 흑룡의 쌍둥이가 떠들었던 어느 기억이다. 흑룡에 속했으나 누구보다 흑룡 답지 못 한 쌍둥이는 그만큼 흑룡 다운 이를 멀리했다. 그런 쌍둥이는 종종 온화에게 저들이 본 것들을 떠들어주곤 했는데. 그래. 그 중에 있었다. 희멀건 머리에 오지랖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이. 기숙사도 안 가리고 사방팔방 도와주러 다니는데 제 몸은 전혀 챙기지 않는 것 같다는 이. 그의 행적을 한 보따리 풀어낸 끝에 쌍둥이가 내린 결론은 그러했다.
기분 나쁜 사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으이."
잠깐, 눈동자 굴려 다른 곳 보면서 중얼거린다. 혼잣말 같으나 가까웠으니 아니 들릴 리 없다. 어쩌면 절묘하게 그가 한 말의 대꾸처럼 들릴 법도 하다. 온화로서는 아무래도 좋으니 다시 시선 슥 돌려 그의 맑지 못한 홍빛 눈을 마주했다.
"사람 뚫린 것이 입이니 무슨 말인들 못 할까. 그래. 단 것 좋아한다면 되었지. 그럼 잘 따라오소."
어쩐지 안 해도 될 것 같은 말을 한 마디 얹어 그리 말하고 기울였던 몸 올곧게 세운다. 찻집에 가자 하였으니 오늘은 거기를 가야겠다. 허리 두른 팔을 통해 그가 따라오기 쉽게 몸에 힘 빼는 것 느껴졌다. 그에 맞춰 느릿하게 걸음을 떼는데 왠 묻지도 않은 이름이. 프흐. 앞으로 걸어가며 온화 대답했다.
"이름 모른다고 차 한 잔 못 할 것도 아닌데 거 성미도 급하소. 그리 먼저 말하면 내가 알려준다 하지도 않았네만."
온화 얼굴 여전히 웃고 있고 목소리도 평이하나 하는 말마다 낌새가 좋질 않다. 아니. 첫 말부터가 그랬으니 유별날 것도 없을까. 돌아본들 시선 앞으로 향하고 느긋히 웃는 얼굴 밖에 없다. 그 얼굴이 다시 말했다.
"가치 없는 것에게 알려줄 이름은 달리 갖고 있지 않아서 말이오. 소속은 적룡의 5학년이니 도령보다 한 학년 낮소. 그러니 알아서 대하시구려."
결국 이름 답해주지 않고 입에 곰방대 물 뿐이다. 습. 후- 짧은 호흡으로 한 모금 피우고 그를 이끌어 천부의 거리를 걷는다. 배려인지 무언지 온화 걸음 한없이 느긋하여 따르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차츰 사람이 적은 곳으로 접어들어 계속 걷고 있었다.
MA님을 알현하고 난 뒤에도 멀쩡히 수업을 진행하시던 사감님들이 도대체 무슨 바람이 든건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셨다. 농질 언니가 이야기했던 그 말이 그렇게도 신경쓰였던 걸까?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꽁꽁 숨어버리시니까- 의문만 늘어나잖아.
"그래도 몇몇 분들은 나오셨나보네~"
아마 저 수업들은 저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특정 기숙사만 들으러 갈 수 있을 테지만. 가현은 한참동안 고민한다. 항상 이럴때마다 자신의 몸이 여럿이 아니라는 게 아쉬울 뿐이다.
"으음~ 점술이나 한번 들어볼까?"
점을 친다. 그 단어 자체는 꽤나 혹하는 것이었다. 미래를 보는 점이든. 다른 점이든. 한번 들어보면 이득을 볼 수 있겠지. 처음 보는 도사님과 좀 더 친해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 사건 이후에도 멀쩡하게 학교가 돌아가는걸 보면 그들이 학교에 찾아왔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듯 했다. 하지만 사감님들의 수업이 없다는건 그때의 대화가 무언가 캥기는 것이 있다는 것이기에 그는 과연 그 진명이라는게 무엇일까, 하고 호기심도 들었지만 금방 머리에서 털어내버린다.
" 뭐 하나 들은 것도 없는데 고민해봤자지. "
자음 하나도 아는게 없는데 생각해봤자 나오는건 엉뚱한 단어들의 조합일뿐일테니 윤하는 그냥 수업이나 듣기로 마음 먹었다. 여러가지 수업들이 있었는데 ... 눈에 들어오는건 공격 주술.
습격을 이후로 수업을 하지 아니하겠노라 파업하는 모습에 아회 내심 부럽구나 생각했다. 나도, 정신격 충격 있었다면서 수업 안 하고 싶다고 파업이나 하고 싶다. 쉬고 싶다... 될 리가 없는 생각을 태연하게 하니, 아회 또한 아직 학생은 맞는 듯싶다.
"인간이 다 그렇지 뭐……."
다른 점이 있다면 수업 듣기 싫은데 우리 학교가 폭발해버리면 좋겠다……. 같은 극단적인 생각은 안 해서 다행이란 점이겠지. 애초에 이런 곳은 혼란스러워서 언제라도 폭발할지 모르는 세계니 마음을 접었을지도 모른다. 뺨에 남은 멍을 비롯한 여러 생채기가 남았고, 단안경은 부서져 잘 아는 장인에게 연통을 넣은 참이다. 비녀는 부러져서 새 비녀를 사기 전까진 대충 끈으로 아래를 향하게끔 내려묶은 모양새니, 평소보다 조금 더 조신한 인상일 터다.
그런 조신한 무말랭이가 체력단련을 택한 이유라면 이번 새벽에 벌어진 싸움 탓도, 습격 때문도 아니다.
>>109 아니아니 저랑 온화주 같은 생각이셨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체술 해금하고 웹박수로 질문 넣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체술 선택한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적궁... 쌈박질이 일상인 아이들이 모여서 그런지 누구보다 물리에 앞장서요...(대체) 무말랭이야 받아들이렴...!(아회: ((말...랑...)))
온화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서 작게 중얼거린 말을 그 또한 못들었을리 없었다. 그렇게 평소 같았으면 그 말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현재 상태는 평소보다 훨씬 좋지 않았기에 특유의 눈치도 별 도움을 주진 못하고 있었다.
" 쓸데없는 말은 잘 안하는 편이지만요. "
허나 이렇게 직접적인 언사는 아무리 그의 상태가 메롱이로서니 알아챌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하여 별거 아니라는듯이 웃으며 대답한 그는 상대가 이끄는 방향에 맞추어 걷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걷는 속도 정도야 따라가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단 것을 먹으러 가는 것이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지 아픈 걱도 잊은 것처럼 작게 흥얼거리던 그는 온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구태여 상대 이름을 알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그냥 내 이름을 알고 있으면 다음에 날 부를때 좀 더 편할테니까요. "
사실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그가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굳이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진 않고 자주 만날수록 이름을 계속 듣게 되어 기억하는 수준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지금 자신의 허리춤을 감고 있는 이 소녀의 이름 정도는 알고 싶었던게 맞았다. 어제의 사단에서도 같이 있었으니.
" 이곳에도 가게가 있나 봅니다. 여기까지 들어오는건 처음이네요. "
점차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며 그는 말했다. 사실 그가 천부에 나오는 이유야 부족한 재료나 읽을만한 책이 있는지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이었기에 이런 곳에 올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렇기에 그곳이 신기한지 주변을 연신 둘러보고 있었다.
수업 들으러 하나둘 모일 적. 유달리 시끄럽게 들어오는 둘 있다. 서로 명암 다른 적발에 하나는 고동색 눈이요 하나는 붉은 눈을 한 류 가의 남매는 익히 보인 듯 티격태격 했다.
"아 너 딴데 가라니까? 손 그 꼴을 하고 뭘 하려고!" "거참 말도 많소. 내가 이거 듣겠다는데 오라비가 뭔 참견이오?" "니가 다치면 내가 아버지한테 눈총 받는다고!" "언제부터 잔소리 걱정했다 그러나. 에이 시끄럽소. 계집애도 아니고 떽떽대긴." "아, 아 이런 X발!"
결국 울화 참지 못 하고 욕지거리 내뱉은 수일이 온화의 어깨를 잡아 밖으로 내밀려 했으나 그보다 온화 호다닥 달려가는 것이 먼저였다.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목표를 향해 다가간 온화 그 거리 좁혀지자마자 대뜸 팔부터 뻗는다. 오늘따라 단정히 머리 내린 아회 뒤에서 거진 들이받듯 휘감기 위함이다.
"무 도령! 이 왠일로 체술을 들으러 오셨나. 머리도 요로코롬 내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오셨구려?"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 공주님 안기는 하지 않았다. 수업이니 나름 배려를 한 것인지 여전히 붕대 두텁게 감긴 손 때문인지. 대신 뒤에 착 붙어서 능글하게 떠들며 히죽히죽 웃어대었지. 그 표정으로 그러고보니- 라며 한 마디를 소곤대는 것 잊지 않고.
"듣자하니 한 바탕 거하게 하셨다지요? 내 그 자리에 있지 못 해 아쉬우이. 무 오라비 성 내는 모습은 어떤 비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한 것인데. 이 담엔 꼭 직접 보고 싶으니 일 치를 것 같으면 미리 말 좀 해 주오. 응?"
킥킥킥. 조신하지 못 한 웃음소리 흘리고 슬쩍 앞을 본다. 일단은 수업을 들으러 왔으니 이쪽도 집중을 해볼까.
유튜브는 별 건 아니구... 제 혈육과 제가 한 계정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거든요:3c 근데 같은 계정을 공유하다보니, 제가 보던 요리 채널의 영상 하나가 혈육 쪽에 떴고 그 요리가 궁금해진 혈육이 일하면서 월루하려고 줄임말로 유튜브에 검색했다가...... 19금 영상들에 기겁했답니다.. ':3c
그는, 본의 아니게 이름을 들어버린 모 윤하라는 도령은 본인이 쓸데없는 말은 잘 안 한다 하였다. 허나 온화에게는 그리 보이지 않았다. 제가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닌 상대에게 일일히 참견하고 말을 걸고 다니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짓이다. 그런다고 무엇이 돌아오나? 쌍둥이로부터 듣기에는 그를 부탁이란 구실로 부려먹기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다고 했다. 사람은 절대 이득 없이 이타적일 수 없다. 그런 생각을 가진 온화가 어째서 그에게 말을 걸었을까.
일단 잡설은 밀어두고. 편안히 연기 한 모금 내뱉던 온화 문득 웃었다. 아주 작게 픽 하니 숨 새는 듯한 웃음이다. 뭔가 매우 우스워 참던 것이 샌 것 같은 웃음이었다. 웃음 샌 김에 남은 연기 후 불어 뱉고 느슨하게 든 곰방대 까딱인다. 앞을 향한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하는 말은 분명 옆에 낀 윤하에게 향해있었다.
"그저 도령이 편히 불리기 위해 알려주는 것이라면 더더욱 내 이름을 알려줄 필요는 없겠구려. 내 이름이 그렇게 대단하고 값어치 있는 것은 아니나 내게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한 것이라. 아쉽지만 모 도령은 일생 알게 될 일 없겠으이."
낄낄. 말 뒤에 따라붙는 소리 참으로 불순하다. 말려올라간 입꼬리 하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가늘게 접히다 나른히 풀어지는 눈 하며 언행 가지가지가 그를 놀리고 괴롭히려 불러세웠나 싶다. 그런 것 치고는 따르기 쉽게 걸음 느릿하고 허리 받친 손은 기대어도 좋을 만치 안정적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실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온화 능청스레 말하고 있었다.
"어딜 가나 별난 것을 찾는 별종들은 있는 법이오. 그렇다면 그런 별종들 받는 곳도 있는 것이 당연치 않나."
그 말에 따르자면 자연스럽게 온화도 별종이 되건만 그래도 상관없나보다. 태연히 말하고 이윽고 보이는 한 가게를 턱짓으로 가리킨다. 붉은 벽돌 차곡차곡 쌓아올려 지은 각진 건물에 녹색 천으로 된 처마 드리운 찻집, 으로 보인다. 조금 세월을 탄 듯한 외관이 이곳에 제법 오래 있었던 듯 하다. 가게 앞까지 다가가면 온화 먼저 팔 뻗어 문 열어준다. 먼저 들어가라고 허리 감싼 팔로 등 두드려주기까지 하고. 안에 들어서 둘러보면 고전적인 천부와는 다른 세련된 내부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연회색 대리석 깔린 바닥에 목재와 철재로 된 의자 탁자들이 띄엄띄엄 있고 매끈한 유백색 타일 붙인 계산대에는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중년 남성이 주인장인듯 들어온 손님을 향해 고개를 꾸벅인다. 마주 고갯짓을 한 온화는 저어기 창 옆이 볕 들어 좋다며 그리로 가라 말한다. 빛 드는게 싫으면 구석진 곳 가든가, 하며 또 키득대니 앉을 곳은 온전히 윤하에게 맡길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자리 골라 앉으면 단정치 못 한 자세- 그 훤히 벌어진 셔츠가 더 벌어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탁자에 팔을 괴고서 그를 보는 온화 있었다.
"불러세운 것 나였으니 찻값 내가 내지요. 먹고 싶은 대로 고르시게."
그리 말하는 사이 계산대의 주인장이 얄팍한 종이 두어장 들고 와 탁자에 놓고 간다. 하나는 차를 비롯한 마실 것들이요 하나는 빵과자들의 이름 적혀있다. 먼저 고르란 듯 윤하 앞으로 밀어주고 저는 그 모습 본다. 혹은 그의 어깨 너머 어딘가를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이름 모를 소녀가 도령이라는 말을 해주자 그는 속으로 몇번을 곱씹어본다. 상대의 붉은 눈은 자신의 결핍을 느끼게 하는 좋은 요소였기에 더욱 가슴에 남는 말이었다. 그저 자신이 평범하게 태어나기만 했더라면 들을 수 있는 말이지 않았을까. 자신이 기억하는 그 첫순간부터 들어온 것은 부정이기에.
" 이름은 원래 귀한 법입니다. 그러니까 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
그도 흑룡이라 상대방이 어떤 식으로 나오던 이해해줄 수 있고 받아줄 수 있었다. 혹자는 그것을 꺼림칙하다고 표현하였지만 그것이 흑룡인 것을 달리 부정할 방법은 없었다. 허나 지금의 그의 말엔 자신의 몸엔 어떤 가치도 없다는 것과 비슷한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의 만남이 일회성이 될지 다음의 만남이 또 이루어질지는 그도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소녀가 말하기론 별종들이 모이는 곳이라는듯 했다.
" 그렇다면 맘에 드는 곳이네요. "
자기 자신도 별종이라는걸 아는지 슬쩍 웃어보이며 소녀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지어진지 꽤나 되어보이는 가게는 특유의 정감이 도는듯 했다. 꾸벅, 하고 인사를 해오는 주인장에게 같이 인사를 한 그는 볕이 잘 드는 창가로 향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창가가 더 좋으니까 말이다. 상대방과 마주보게 의자에 앉은 그는 갑자기 쓰려오는 속에 잠시 얼굴을 찡그리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움직이지 말라고했는데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이렇게 아픈 것보다 가만히 누워있는게 더 답답한 그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사양하지 않고 ... "
라고 말했으나 그도 양심이라는게 있기에 적당한 가격의 화과자와 차를 주문한다. 화과자는 그가 만들어 먹기엔 좀 손이 많이 가는지라 나올때마다 사먹곤 하는 것이라 여기서도 변함없이 주문한 것이다. 소녀가 주문을 끝마치고 그것들이 나오기 전까지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려던 그는 그래도 맞은 편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시선을 다시 소녀에게 향하며 말했다.
" 그러고보니 동생들이 있으신가요? 비슷한 인상의 학생들을 본 기억이 있어서. "
다른 기숙사면 몰라도 흑룡 기숙사의 학생들은 대부분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에 할 수 있는 얘기였다. 물론 그냥 닮은 사람일수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온화는 적룡치고 타 기숙사를 향한 적의를 드러내지 않는 축이었다. 적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듯 굴었다. 그래보이게 굴 뿐 없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리면 그야말로 짐승처럼 상대를 물어뜯었다. 그 결과가 지금 제 손이었다. 하지만 건드리지만 않으면 서로 돌아설 때까지는 잠잠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지금 이 자리였다.
이전 한 아씨 품고 과자가게 돌아다닐 적처럼 제게 들리는 말 있어도 대답이 필수가 아니면 하지 않았다. 부러 말을 아낀 것도 있다. 어쩐지 말 하나 하나가 손끝으로 비늘 까뒤집듯 들렸으니. 그것이 고의 아닌 것 같음이 더욱 온화 입 무겁게 만들었다. 그만큼의 탐색하는 기색이 눈동자에 실렸지만은.
"마음에 들면 뭐 다행이로고."
그래도 아주 다물고 있지는 않고 그렇게 한두마디쯤 대꾸는 해주며 가게에 들어갔다. 그가 고른 자리는 창가였기에 볕 잘 드는 자리는 그에게 주고 저는 비스듬히 그늘 드리운 맞은편에 앉았다. 앉을 적 그의 얼굴 일그러지며 시린 숨 내뱉는 것 알았지만 본 티는 내지 않았다. 저는 저대로 앉아 탁자 한 켠에 곰방대 내려놓고 골라보라 종이 내밀어주기만 했다.
"사앙않겠다는 말 치고 너무 소박하지 않소. 뵈기보다 담이 작구려."
한 가득 시킬 것처럼 말하더니 고작 화과자와 차를 주문하는 것을 보고 실망스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래도 저것 먹겠다는데 제가 무슨 참견을 할까. 알았다 말하고 자리에서 슥 일어섰다. 무얼 하나 싶더니 계산대로 가 그가 고른 것과 제 것을 얘기하고 값을 치른다. 나갈 때에 내는 것 아닌 미리 값을 내는 찻집인가 보다. 돈주고 잔돈 받을 적 온화 일부러 소리 죽여 주인장에게 무언가 언질한다. 주인장은 잠시 온화 응시했지만 곧 고개 끄덕인 후 부엌으로 들어갔으며 그것 보고 온화 역시 자리로 돌아온다. 다시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비스듬히 기대어있는데 저 도령 입 심심한지 제게 말 걸었다. 동생이라. 그가 백궁이었다면 모를까 흑룡이니 이 쯤은 답해도 괜찮겠지, 싶어 대답을 입에 담았다.
"있고말고. 흑룡에 둘 있소. 키가 작달막한 쌍둥이인데 직접 마주친 적은 없을 거요. 아해들이 내게 그런 얘기 해준 적이 없으니."
그 쌍둥이는 흑룡이면서도 학당 내에서 타인과 얽히는 것을 제법 꺼리는 경향 탓에 그런 일이 있다 하면 당장 달려와 삐약삐약 떠들어댔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도령 관련해서는 보고 들은 것 외에 직접 얽힌 것 듣지 못 했으니 직접 마주친 적은 없을 테지. 그 아해들이 피하지 않았을 리도 없고.
"낯가림이 심한 아해들이니- 아니. 그렇다고만 알아두시게."
어떤 말인가 더 나오려다가 뚝 끊고 한 손 설렁설렁 내저었다. 낯가림이 심하니 가급적 멀리하라 덧붙일까 했지만 거기까지 말할 필요는 없는 듯 해서. 그저 그렇다고만 알아두라 하곤 다시 턱을 괴니 때맞춰 주문한 차와 과자가 나온다. 그가 주문한 화과자와 차는 그의 앞에. 제 것은 제 앞에. 다 내려놓고서 주인장 계산대로 돌아간다.
"오. 때가 좋구먼. 식기 전에 들게."
온화 앞에는 보통 찻잔보다는 크고 투박한, 머그잔이라 불리는 도기 찻잔과 갈색 액체 담긴 작은 잔, 그리고 조개 닮은 구움과자 담긴 접시가 놓였다. 먹을 것 나왔으니 비스듬하던 자세 조금 고쳐 앉고서 한 손으로 머그잔 들었다. 연한 분홍빛 머그잔 안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붉은 차가 가득 담겼다. 약한 훈연의 향이 나는 그 차를 입과 혀 데이지 않게 조심히 천천히 마시는 모습은 또 사뭇 얌전한 규수 같다. 딱 한 순간만이었지만.
현진 도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킬 적 온화 능청스럽게 어깨 으쓱였다. 마치 저와 아회 사이에 뭐라도 있는 양. 능청과 능글맞음은 제 특기 아니던가. 제 장난질에 휘말린 아회는- 나중에 맛난 것 들고 가자. 문 안 열어주면? 본래 문이란 두들기면 열리는 것이랬다. 아무튼 두들기면 열릴 거다. 응.
체술 수업을 들으러 왔더니 대뜸 실전으로 들어가잔다. 근래 농질이 직접 행차했으니 그럴 법도 하긴 한데. 부적도 챙겨서 덤비라고 하니 참 별난 도사 아닌가. 하지만 뭐, 덤비라고 한 건 저 쪽이지? 그럼 이건 제 잘못 아니다. 그렇고 말고.
"덤비라 해서 덤비는 것이니. 거 좀 세게 맞아도 군소리 마쇼?"
씨익 웃으며 말한 온화 품에서 부적 꺼내 위로 휙 날렸다. 부적은 너울거리다 동그르르 말리고 화르륵 불 붙어 거대한 구체가 되었다. 그 구는 현진 도사의 위로 곧장 떨어져 내리찍으려 했다.
오호라. 역시 동갑이니까 알아보는구나. 가현의 눈매가 순간 가늘게 휘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응. 맞아. 임씨 가문 사람. 제사장 가문이야~"
이번 기회에 한껏 어필하는것도 좋지 싶었다. 여기서 제사장 가문의 사람이라고는 흑룡 기숙사에 있던 아이 빼고는 못 보았으니까 뭔가 반갑기도 했다. 보통은 전부 흑룡 기숙사에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타 기숙사의 제사장 가문 아이라는 사실이 조금 신기하기도 했고. 이윽고 가현은 주위를 둘러보는 남학생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누가 들으면 안 되는 내용일까? 그럴 수 있긴 하지만.
"그래~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면 듣는 귀가 적어야지. 여기저기 소문이 다 퍼져버리면 난감해질 테니까~"
그건 그거대로 또 받아들일 가현이었으나 일단 지금은 이 남학생의 의견에 따르기로 한다. 사감님이 이 남학생을 두려워하는 이유. 그것을 알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걸 봐서는 분명히 뭔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것 같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따라가서 이야기를 쭉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겸사겸사 더 친해지기도 하고. 그렇게 된다면, 굉장히 기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야? 그런 이야기를 나한테 선뜻 해주다니.. 기뻐."
이윽고 가현은 다시 잔잔하게 미소짓는다. 마음만큼은 벌써 엄청나게 친해진것만 같았다. 듣는 귀가 많다고. 그리고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된다고까지 강조하는 그 이야기를 자신한테 해 주려는 것이니까. 게다가 낯을 심하게 가린다는 이 남학생이, 이렇게 따로 만나는 건 처음인 자신에게 직접. 가현의 마음 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기대감이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너가 그 송씨 가문 맞지? 너희 가문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어~ 현 제사장들의 수장 가문이니까."
역시 따라오란다고 그냥 얌전히 따라가면 가현이 아니다. 그 잠깐의 시간을 참지 못하고 또 쫑알쫑알 떠들어댄다. 어느 정도 파악하고는 있었지만, 아직 완벽히 아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는 목적도 없지 않았다.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것 같더니만, 아회는 오늘도 자신의 등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악, 하는 외마디 비명이나 놀라 몸서리 치는 것도 이 낡고 지친 존재에겐 버거웠던 모양인지, 뒤에 착 붙어 자신의 앞 끌어안은 붕대 감은 손 더듬거려 달래듯 다독였다. 본인의 몸을 소중히 여기며 낡고 지친 나를 놓아주시오……. 의 암묵적인 표현이겠다.
"……."
잠시 침묵. 아회 늘 그렇듯 5초 뒤에 대답하려드는 통에 입 벌리려다 소곤대는 목소리에 꾹 다물고는 다독이던 손 그대로 올려 더듬더듬 자신의 뺨 한번 덮더니, 슬금슬금 얼굴 전체를 덮어 가리려 들었다.
"들, 었구려. 그러니까, 그게."
부끄러운 것이 분명하다. 머리카락에 덮였지만 희미하게 드러난 귀 끝이 새빨갛다.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선배가 되어서 부끄럽게, 휘말려버려서, 그만……."
겨우 손 떼어 부끄러움 이겨내려 했다. 일단 수업에 집중함이 응당 옳으니. 그리고 고개 들기가 무섭게 선생의 반응 때문에 돌아오는 학생들의 키득거림과 따가운 시선 때문인지, 고개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야, 그런 사이 아니야……! 난 모솔이라 연애 해본 적도 없어!
"실전……?"
그래, 몰린 상황이면 좋긴 하지. 품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회 한숨 한번 쉬고는 부적 꺼낸다. 차라리 그게 낫지. 정신 차리자, 불꽃으로 된 검이 베어넘게는 상상을 하고는 입으로 고이 물어 찢는다.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이게 또 이렇게 되니 신기하다. 평소였으면 잔을 씻을때 말고는 거들떠도 안 보았을 잔이었다. 앞으로는 차 많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모양을 보는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동안 신선님의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았던 것은. 일단 그냥 넘기기로 했다.
"누군가와의 만남이라~ 설레는 이야기인걸요? 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보니 보여지는 미래가 꽤나 불투명하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점은 아니었다. 중요한 사람이라고 하면 한둘이 아니기는 하지. 소중하다는 뜻을 벗어나 또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면, 인생에 있어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었다. 그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면 아마 후자의 해석이 더 어울릴 것이다. 가현은 그 누군가를 떠올려보며 행복한 상상들을 이어갔다. 언제 찾아올까.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있어서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을까.
"꽤 만족스러운 결과네요. 퍼지듯이 뭉쳐져 있는 건 중요한 만남이라....."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찻잔 비우고 비슷한 모양이 나온다면 아는척이라도 해 봐야겠다. 이윽고 가현은 신선에게 시선을 돌렸다.
>>157 아무래도 역량 테스트였던것 같다. 보기 좋게 두번 다 피해버렸지만 얼추 아슬하게 합격점은 받은 것 같아 그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근데 몸으로 간다니 체력단련을 담당하는 현진도사의 느낌이 나서 윤하는 일순간 흠칫했다. 아아, 저학년때의 체력단련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 물을 부적으로 삼아서 손으로 그려보는게 어떤 의미인건가요? "
물 자체를 부적 삼아서 도술을 써보라는걸까, 아니면 이 물웅덩이에 도술로 부적의 문양을 그려보라는걸까. 아주 잠깐 헷갈렸지만 아무래도 전자의 의미 같아 윤하는 일단 부적은 손에 든채로 물웅덩이에 집중했다. 물웅덩이의 물의 형태를 뾰족한 고드름처럼 만드는 상상을 해본다.
오늘은 어째 달려들어도 놀라지 않아 조금 섭하려던 차에 아회 얼굴 벌개지는 것 보고 섭함 따위 사그라드는 불씨마냥 날아가버린다. 제가 들러붙는 것은 아무렇지 않으면서 쌈박질 한 것은 부끄러워 한다? 세상에 이런 모순된 맛 달리 어딨을까! 이 맛에 아회에게 치근대기 그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때마침 도사의 짖궂은 손짓으로 주변 시선 쏠려 당황스레 고개 젓는 모습은 나름의 별미다. 키득키득. 잘게 웃은 온화 손 슥 들어올려 아회 턱 쓸고 지나간다. 그럼서 또 두어마디 속닥 하고 떨어졌겠지.
"그리 필사적으로 고개 저으면 다들 참인줄 알 거요. 무 오라비야. 강한 부정은 긍정이란 말 있지 않소? 아, 혹시 그랬으면 하는 게요? 내는 싫지 않소만?"
으히히히! 장난기 가득 담김 웃음 소리가 옆으로 슥 멀어진다. 동시에 부적을 날리며 그 동태를 살폈다가 현진 도사가 급히 접근하며 날리는 주먹을 가볍게 고개 기울여 피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실전으로 하자면서 그냥 맞아주지 않을 것이란 예상 못 했을 리가 있나. 가볍게 피해낸 뒤 온화 역시 주먹을 지를 듯이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지척의 현진 도사를 향해 뻗을- 것처럼 보였으나, 온화의 몸 앞으로 확 기울었다. 순식간에 바닥을 짚고 물구나무를 서나 싶더니 다리 빳빳이 세워 뒤꿈치 혹은 다리로 현진 도사를 찍어내리려 했다.
꽤나 흥미롭다. 그냥 의미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한두가지가 아닌 듯 보였다. 점차 향상심에 불타기 시작하는 가현은 잠시 고민했다. 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듣고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음~ 만약 계획하고 있는 일이 틀어진다거나. 자신이 신체에 큰 상해를 입는다거나? 아. 아까 결과랑은 반대로,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형태로 보여질지도 알고 싶어요~"
이윽고 가현은 순간 눈을 빛냈다. 이 신선님.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할지도!
"정말요? 뭔가 로맨틱한걸요. 서로가 서로의 미래를 점쳐준다니. 꽤 많이 낭만적이네요..."
다시 눈꼬리가 휘어진다. 서로 그러다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그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분명 서로를 극한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끼리 그렇게 하겠지. 아ㅡ 나도. 신 님과 그럴 수 있었다면 좋겠어. 물론 자신 따위가 절대적인 존재에게 그런 불경스러운 짓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짧지만 꽤 행복한 상상이었다.
아니라고. 인간들이란 원래 이렇지. 아회 체념한 듯 아니라고 말하다가도 제 턱 쓰는 손길과 속닥대는 목소리에 눈썹 위로 휙 올라가더니 입 꾹 닫기도 잠깐, 외마디 비명처럼 웃음소리에 흘리듯 입 벌리고 만다.
"자네의 위신을 신경 쓰라니까……!!"
인간들은 원래 이런 거야? 왜!! 무말랭이는 그렇게 속으로 처절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각설, 제 공격 얕게 들어갔는지 불타는 소리 들린다. 아, 감이 기민하게 반응했으나 몸은 반응하지 못했다.
"?!"
흙내음, 발소리- 아회 뒤로 나동그라지듯 짧게 넘어져 구르더니만 재빨리 일어선다. 체계적인 교육이라도 받은 듯 빠르고도 절도있다. 특기는 불이요, 주로 쓰는 것도 원거리 공격이니 확실히 빈틈이 있기 마련. 아회 코를 위로 하게끔 고개 위로 슥 올리더니 감 잡았다는 듯 정확히 도사 있는 곳으로 고개 돌린다. 입천장에 혀 대었다 떼듯 똑, 하는 소리가 입에서 나돈다.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군. "육탄전은 영 꺼려지는데……."
새벽에 나뒹굴고 피까지 본 녀석이 할 말은 아니지만. 아회 낮은 자세로 달려나가 지팡이 축으로 삼아 땅에 짧게 박아 심더니, 그대로 다리를 움직이려 들었다. 아마 빙 도는 다리 끝이 도사의 발끝부분 걷어차듯 하며 넘어뜨리려 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가 얼핏 봤을땐 그렇게까지 어려운 집안에서 사는 것 같지는 않았으나 그건 가문의 재산이지 소녀의 재산이 아니므로 논외였다. 그리고 한번에 많이 먹는 것보단 적게 여러번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있었다. 아마 지금 티타임을 즐기고 돌아가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쿠키를 입에 물고 있을 것이다. (물론 한참 동안 혼나겠지만.) 소녀가 무언가 언질하는 것도 보았고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나 관계가 있다면 어련히 말해줄 것이라 생각이 되어 굳이 묻지는 않았다.
" 아아, 그 쌍둥이라면 기억에 있습니다. 같은 기숙사에 쌍둥이가 있는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
쌍둥이가 나란히 흑룡에 들어온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기억에 남았다. 다만 소녀의 말처럼 직접 대면한 일은 없었고 지나가면서 본게 전부이긴 했지만 흑룡에 들어온 이상 그의 기억 속에서 없어지는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다만 자신과 가현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져있는 것은 잘 알기에 쌍둥이들이 소문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물론 딱히 좋은 소문은 아닌지라 굳이 얘기할 필요성은 못느끼고 있었지만.
" 피한다면 일부러 다가가지는 않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
뒷 얘기가 이어지지 않아도 눈 앞의 소녀가 당부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채고선 동생들을 걱정하는 누나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는 보이지 않던 조금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분명 자신의 존재가 껄끄러운 사람이 있을테니 그런 사람들은 진즉에 파악해선 먼저 다가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은 안타깝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나-,
" 잘 마시겠습니다. "
이내 주문한 과자와 차가 나오고 그는 주문한 차를 집어들어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이름 있는 가문-이제는 몰락한-에서 태어났으나 예절에 대한 교육은 하나도 받지 못했으므로 그가 마시는 모습은 배운 사람이 보기엔 엉성해보일 수 밖엔 없었다. 그래도 외모가 수려하여 그것마저 덮어버릴 수준이긴 했지만. 차를 한모금 마시고 나온 화과자를 한 입 작게 먹자마자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화과자는 도통 만들어 먹기가 힘들어서 말입니다. 외출 했을때가 아니면 먹을 기회가 자주 없습니다. "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조금씩 말이 많아지고 있었다. 상대가 듣던 아니던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듯 했다. 그야, 흑룡에서도 유명한 두 사람 중에 한 명이었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네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부정당했다면?" 모 윤하: 하, 정말 재밌는 이야기지만 절대 부정할 수 없어. 누구도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같은 일을 겪을 사람은 없을테니까.
"맛없는 음식을 먹은 후의 반응은?" 모 윤하: 별로 티는 안내지만 동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식당에서 나온 뒤에 맛없었다고 한마디 하는 편. 혼자 먹으러 갔다면 마음 속의 블랙리스트에 저장해두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비추천.
"무도회에 간다면 복식은?" 모 윤하: 캐주얼한 정장에 외투만 따로 갖고 있는 붉은 수가 놓여있는 두루마기를 입고 갈 것 같네. 막 답답한 복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모 윤하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거짓말로_답하는_질문은 > 네 성씨는 무슨 가문이야? 너는 지금 행복해?
잊고_싶은_기억을_임의로_지울_수_있는_약을_얻게_된다면_자캐는 > 학당에 들어오기 전의 기억은 전부 지우고 싶어할 것 같은데 ... 그럼 살아온 인생의 절반 정도가 송두리채 없어지는 것과 다를바 없으니 딱히 사용하진 않을 것 같네. 오히려 남에게 사용해줄지도.
자캐의_말하지_못한_진심은 > 아프지만 말할 수 없어. 행복하고 싶었어.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모 윤하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소중한 사람이 자신을 해하고자 하는 걸 안다면?」 > 이유가 무엇일까 긴 시간을 고민해보겠지.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면 기꺼이 내 몸을 내어줄 수 있어. 다만 그것이 없다면 ... 나도 나름 이루어야할게 있기 때문에 유예시간을 달라고 하겠네.
2. 「스스로 애칭을 지어보라고 한다면 어떤 발음으로?」 > ... 모-하 (끌려감)
3. 「중요한 물건을 자신의 부주의로 잃어버렸을 때의 반응은?」 > 남도 아니고 내가 잃어버린건데 누굴 탓하겠어 ... 며칠은 끙끙대다가 결국 포기하고 살 수 있는거면 새로 사고 그런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겠지. 포기하는 것도 잘 못해서 계속해서 찾아보고 찾아보고 하겠지만.
집안에 작은 사건이 벌어졌다. 사용인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나돌았지만 일주일도 안 되어 조용해진, 고작 그 정도에 불과한 사건이. 그렇지만 변화는 있었다. 아회를 향한 사용인들의 행동이 변했다는 점이다. 여전히 사생아를 향한 멸시의 시선과 괴롭힘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지만, 적어도 아회에게 약초를 캐러 가자며 요괴가 많던 설산에 두고 가 홀로 내려오게 하거나, 의식주를 건드리는 등의 괴롭힘은 줄어들었다. 수업을 들으러 갈 때면 드문드문 작은 얘기가 나돌았다.
"저 사생아가 그때 어땠는지 보았나?" "봤지. 사실 마음에 걸렸던 차야. 내게도 여덟 된 딸이 있어서 그런지……." "어휴, 저 안타까운 것. 잘못 태어났지." "차라리 도망쳤으면 몰라." "그러게나 말이야. 이렇게는 안 됐을 텐데." "……태어남이 죄는 아닌데." "거 입 좀 조심해! 여긴 북부야, 이 사람아. 태어난 것도 죄인인 곳!" "아이고, 맞다. 누가 들은 건 아니겠지?"
아회는 유령처럼 고요히, 대화를 못 들은 척 다시금 어두운 복도를 지나쳤다.
"평균보다는 높구나." "……." "다만, 네 무가의 수치다. 고작 남들보다 조금 위를 웃도는 수준으로는 그 수치를 지울 수 없지. 도련님을 보거라. 곧 조기졸업을 하신다는데 너도 더 노력해야지 않겠느냐? 발끝은 따라야지." "……." "알았다면 다리 걷어붙여라." "알겠습니다."
묵묵히 수업을 듣고, 꾸지람을 들어도 침묵했다. 아회는 쐐액, 하는 회초리 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다리가 왜 이 꼴이람?" "……." "또 회초리 맞고 말을 안 했지, 내가 못 살아. 이런 꼴로 가주님을 맞이하면 도련님이 아니라 내가 죽는다고요!" "그럼 연고를 가져다주세요." "하아, 기다려 봐요."
돌아올 때도 사용인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니면 입을 다물어버렸다. 아회가 불러 세우자, 사용인은 덜컥 문을 열다 고개를 휙 돌렸다.
하여튼 이상한 애라니까. 어차피 불쌍해서 봐주는 건데 뭐가 그렇게 좋다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뒤로 쿵, 문이 세차게 닫혔다. 아회는 사용인이 덜컥 나가버린 별채 구석에서 아회는 작게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닐까? 형님께서도 연민에서 시작된 정임은 분명할 것이다. 저번에, 비가 오던 날에 내가 처량했으니까. 그 이후로 잘 대해주시는 걸 텐데…… 어째서일까, 형님을 생각하면 조금 다르다. 사용인들이 이따금 불쌍하다는 시선을 못 이기고 도와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으니까,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이런 애정이 절대 옳은 것이 아닌 건 안다. 마님은 날 싫어하니까. 형님께서도 가끔은 이상한 방법으로 도와주시긴 하지만.
"그래도……."
삭막한 곳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 주는 제 가족이었으니까. 아회는 사용인이 연고를 가지고 올 때까지 기다리듯 몸을 웅크렸다. 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떠나지 않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다. 진짜 가족이 되고 싶어. 형은 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듬직하고, 믿음직하고, 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형님을 떠나지 않을 거야……. 아회는 그렇게 사르르 잠들었다. 아회는 몸을 일으켰다. 숨을 쉬기 불편했던 나머지 몸을 뒤집고 한참이고 헐떡이다 밭은 기침과 식은땀을 줄줄 내뱉고 흘렸다. 베개를 짚은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쓰러지듯 몸을 다시 침대에 뉘곤 한참을 더듬거리며 얼굴을 더듬다 눈을 덮어 가렸다. 끅, 끄윽, 흐윽……. 고통에 가득 찬 신음과 함께 미처 내뱉지 못한 숨을 황급히 뱉고 들이켜며 몸을 웅크렸다.
>>176 아주 오랜만의 윤하 진단이어라! 부정할 수 없다면서 누구도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점에서 씁쓸한데도, 앞으로도 없을 거란 말이 소름돋게 다가오네요... 윤하의 목표를 생각하면 더욱이요. 식당에서 나온 뒤에 맛없다고 말하는 거 되게 귀여운걸요. 마음 속의 블랙리스트...ㅋㅋㅋㅋ 어쩐지 체계적으로 이건 이래서 별로였어. 라고 할 것만 같은 적폐가 있답니다. 무도회 복식...? 제가 살게요. 그 사진 사요!!! (지갑과 통장을 오픈해요!!) 나와라, 어른의 카드...!! 아아. 보고 말았어요. 보고 말았어요... 윤하야...(오열) 살아온 인생의 절반 정도가 없어지는 것도 안타까운데, 아아악... (또 긁어보고 마구 구르면서 오열중) 우리 윤하 행복하게 해주세요!!!!😭😭😭 진심을 얘기해!!! 진심으로 행복해지길 바라!!! 당위성이 있다면 몸을 내어주는 것도 안타깝지만, 이루어야 할 것이 있으니 유예시간을 달라고 하는 모습은 처절한 느낌까지 들어요. 모하... 모하모하! 모하!! 귀여운 어감이어요...!! 앗, 물건 때문에 골머리 앓는 거... 뽀짝한 느낌이어라. 물건을 잃어버리면 도깨비님 돌려주세요~ 하면 된대요..(소근) 윤하도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찾아야만 해요!!! >:0
쌍둥이의 얘기만 들었을 때엔 마냥 순진하거나 제대로 물들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잠시 마주해보니 알겠다. 아마 그 누구보다도 생각이 많겠지. 생각의 크기를 100이라 하면 100 전부 바깥에, 남에게 돌려놓았을 것이다. 제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다. 어쩌면 헛다리일 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헛다리인 편이 흘려넘기기도 편하겠지만.
"그런가? 그리 드물지도 않은 듯 헌데."
쌍둥이에 대해 말을 하니 기억에 있단다. 저 도령도 엮인 적은 없으나 본 적은 있는 것이겠지. 그 쌍둥이는 서로 밖에 모르지만 그렇다고 폐쇄적이진 않으니 이리저리 뽈뽈대다 한 번쯤 눈에 들었을 법도-
"프흣!"
별안간 실소 흘린 것은 그가 웃으며 그 말을 했을 순간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딱 그 문장 나온 직후다. 어디가 어떻게 웃겼는지 고개 돌리고 한 손으로 입가 가리며 키득키득 웃는다. 잠시 그리 웃는 동안 조소 명백한 눈동자가 한 순간만 그를 스쳐지나갔다. 마치, 가소롭다는 듯이.
갑작스런 웃음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때 맞춰 나온 차와 과자는 이지러진 분위기를 환기하기에 적절했다. 예절 베인 몸가짐으로 홍차를 한 모금 넘기고 마주 앉은 그가 마시는 모습도 본다. 차를 마시고 화과자를 먹자 조금 전보다 나은 표정이 되는 것도. 줄곧 응시하던 온화 잠시 머그잔 내려놓았다. 그리고 접시에 놓인 조개 모양 마들렌 집어 입으로 가져가며 말했다.
"여기저기 참견하러 다니는 것도 바쁠 터에 과자도 직접 굽는가. 하기사 그렇게 나도는 이라면 병상에 고이 누워있는 것은 좀이 쑤실 만 하지."
툭- 하니 말 던져놓고 마들렌 먹는다. 한 입 보다는 조금 큰 마들렌이었지만 온화 입에는 딱 맞았다. 얌전히 물어 넣고서 씹어삼키고 차로 입가심을 하고. 조금 줄어든 차에 같이 나온 갈색 액체를 붓고 티스푼으로 저어 섞는다. 맑은 적색이던 차의 색이 진해졌다. 다 저은 티스푼 내려놓았지만 머그잔을 들지는 않고, 비뚜름히 고개 기울이고서 마주 앉은 그 보았다.
"어째서 그렇게 사는지 내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으이. 가치 없는 것이 하는 참견 따위 터무니없는 민폐이거늘."
낄낄낄... 기울인 얼굴이 다시금 불온한 웃음소리 흘렸다. 올라간 입꼬리 내려올 줄 모르고 초승달마냥 휜 눈도 더 좁아지면 좁아졌지 풀어지지는 않았다. 그 얼굴에 내비치는 것은 악의 아닌 다른 것이었으나. 마주한 이가 무엇으로 볼 지는 모른다. 온화 그저 웃으며 줄곧 응시할 뿐이었다.
검은 개는 죽음을 목도할 때. 선인장 비슷한 모양이면 나쁜 소식. 가현은 이 부분에서 의문을 품었다. 나쁜 소식에도 더 나쁜 소식과 덜 나쁜 소식이 있기 마련인데, 신선님의 행종이 여간 예사롭지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나쁜 소식이길래 저리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걸까. 이것도 물어봐야지 했는데 사랑이라는 말 앞에 금방 지워진다.
"으응, 사랑이라...."
사랑. 짜릿한 울림. 특정 대상을 사랑한다는 개념은 가현에게는 무의미했다. 자신은 어차피 모두를 사랑하며, 절대적인 존재를 향한 해바라기같은 사람이기도 했으나 어찌 인간이라는 존재 따위가 신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가끔 그런 상상을 할 때면 행복해지기는 하나 가문 사람들이 안다면 당장 제 목이 달아날지도 모를 일이다. 기껏 제사장 후보와 차기 당주의 자리까지 앉혀놨건만 네까짓게 어찌 왕을 모독하냐면서 말이지.
"한번 찾아볼까요~ 이미 있을수도. 아직 없을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역시 궁금증은 못 참는다. 이런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다시 점을 치지 않는 게 이상하잖아.
발 잡혔을 적엔 어이쿠 하는 표정 슬쩍 떠올랐으나 밑에서 다리 거는 아회 보고 이건 빠져나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온화 발 잡힌 채로 바닥 짚은 손 움직여 빙글 몸 돌렸다. 거꾸로 있는게 썩 편치만은 않으니 일단 벗어나볼까. 잡힌 발은 내어주고 잡히지 않은 발 한 번 접어 그대로 현진 도사의 어깨를 걷어차려 한다. 성공한다면 그 반동으로 몸을 뒤로 빼내려 할 테고.
가현은 방 안으로 들어가는 남학생을 따라 들어갔다. 이야. 이렇게 또 타인의 기숙사 방에 초청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었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절로 의식하게 되는 달달한 향이 코 끝을 간질였다. 음. 방에다가 향수라도 뿌리는 걸까? 창문을 열어 놨으니 그건 아닌것 같다. 뭘 엎질렀나 하던 찰나 가현은 기어코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프흐흐... 너 엄청 귀여운 건 알고 있니? 배가 많이 고팠었구나~?"
맙소사. 이 무해함은 도대체 뭘까. 지금 모습만 보자면 도무지 남학생이 그 유명한 송씨 가문원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니. 그 이전에 자신과 동갑내기라는 게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낯을 엄청나게 가려서 자신을 먼저 불렀으면서 눈을 질끈 감고 있지를 않나. 그냥 좀 구워먹을 수 있는거 그렇게까지 얼굴을 붉혀가며 한껏 부끄럽다는 티를 내지를 않나.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고 포용해줄 수 있는 범위였지만 알면 알수록 조금 더 놀려주고. 괴롭히고. 삐지게 해 보고 싶을 만큼 귀엽게 보인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나눠준다면 나야 고맙지~ 입이 심심할때 먹을 간식거리는 언제나 환영이야~"
가현은 남학생이 가리키는 대로 얌전히 소파로 나아갔다. 처음 말한대로 사감님을 찾던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은 대화를 나눠보는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어차피 사감님들이 이 남학생을 피한다면 결국 자신과 같이 찾으러 간다고 하더라도 달라지는건 없을 것이었다.
이윽고 가현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폐하가 누굴 지칭하는 말인지는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몸을 내어준다는 이야기도 무슨 말인지 감이 잡혔다. 그러면 이 남학생은 그릇으로써 아주 적합한 인물일 터. 신의 그릇. 절대적인 존재의 그릇이기 때문에, 사감님들마저 겁을 집어먹고 피하는 것이겠지. 가현의 눈이 호기심을 담기 시작한다. 하지만, 순수한 호기심만 담은 건 아니었다. 마지막에 간택받는 것은 오직 자신이어야만 하는데. 어째서. 이 남학생의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역시 제사장들의 수장 가문은 타고난 혈통 자체가 다른걸까? 절대적인 존재가 이끌릴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이 남학생에게 있는 걸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아내야만 한다. 알아내서. 자신이 닮을 수 있는 부분만큼은 최대한 닮아가고 앞지를 수 있는 부분들은 따라잡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격차를 벌려주겠다. 그런 어두운 생각들을 품은 채 가현은 미소지었다.
"그렇구나. 이래저래 난감하겠는걸. 사감님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더라도 바로바로 못 풀고. 힘들었겠다~"
일단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친해지고 가까워져서 자신에게 필요한 걸 알아낸다는 목적 이전에 흑룡으로써 이 가여운 남학생의 고민거리를 이대로 그냥 넘어가고 모른 척 한다면 가현이 아니다. 가현은 남학생을 한참 바라보다가, 무심한 듯 머리를 몇번 쓸어주었다. 아까 전부터 쓰다듬어보고 싶기는 했기 때문에 사소한 사심을 채우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도와줄 생각이었으니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되겠다 하는 건 머릿속에 대강 그려져있던 상태였지만, 일단 사심 채우는 것에 열중하기로 한 가현은 일부러 앓는소리를 내며 한참 남학생을 쓰다듬고 고민하는 척을 했다.
"으으으음- 어쩌나-.... 아. 좋아. 그러면 내가 너 대신 사감님들께 네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물어보고, 알아낸 다음 들려줄게~ 어때?"
사감님들께서 나를 피해 다니지는 않았으니까. 가현은 그렇게 덧붙이며 남학생의 머리위에 올려두었던 손을 거둔다.
이렇게 난감할 수가. 센스가 좋다는 건 듣던 중 다행인 소식이지만. 낙법 취하려다 도사의 행동에 잠시 멈칫한다. 흙먼지의 매캐함이 자욱하고, 아회 비틀거리며 일어설 적, 휴식과 대련 재개에 한숨 돌리듯 고개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배려에 대한 짧은 감사를 뒤로 몸을 풀었으니, 슬슬 막아볼 준비도 해야겠지. 아회 흙먼지를 털어내듯 손 들어 툭툭 몸 가볍게 치듯 털려다 2차 습격에 무방비하게 당해버리고 만다.
"히잉이……. 낭자, 놓아주시오……."
드디어 반응했다. 움찔 떠는 것이 놀란 것이 틀림없다지만 히잉이, 큰 소리도 아니고 바람 빠지듯 기운 일절 없는 소리다. ……앙탈도 아니고 이 무말랭이 어찌하면 좋을까. 힘 다 쏟았다는 양 축 늘어진 채로 주변 소리에 몸 맡기기로 했다. ……그래, 기실... 지쳤으니까...
덥석 붙으니 아회 놀라며 내는 소리 있었다. 역시 이렇게 놀란 반응 나와야 재미지지. 놓아달란 말에도 딴청을 피우며 주변이나 보려 했다. 가까이에 수일이 있다면 불러서 머리나 다시 묶어달라 하려고 했는데.
"어......?"
없다. 아무도 없다.
갑자기 전부 사라진 이 상황이 쉬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다 어디 갔지? 사실 졸았나? 졸아서 저만 두고 모두 다른 곳으로 가버린 거야? 그런 거야? 오라비. 도령. 정말 아무도 없-
주변 살피다 숨이 턱 막혔다. 아무도 없지는 않았으나 저것은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작달막한 키, 단정히 빗어내려진 갈색에 가까운 붉은 머리. 어릴 적 자주 입던 옷.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시절의 자신.
어디선가 다닥다닥 울리는 소리 있다. 제 이빨 부딪히는 소리다. 떨림을 막으려 이를 악물었다가 입술이 깨물렸다. 하지만 아픔도 몰랐다. 단지 이를 악물었다가 바닥 가라앉는 감각에 저도 모르게 무릎이 꺾였다. 덜컥 몸 내려지고서야 깨달았다. 제 숨이 거의 단말마처럼 헐떡이고 있음을.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이 바닥에 삼켜지리라. 그러나 몸은 쉬이 움직이지 않는다. 시야 흔들림이 눈이 떨려 그런 것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더듬더듬 손으로 바닥을 긁어 이미 꺼진 곳에서 벗어나려 한다. 긁는 소리 사이 뜯기는 소리 있었다. 어떻게 해도 가라앉는 바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저 눈을 감고 부복하려 한다.
원래 이쯤 되면 호탕하게 웃으며 무 오라비, 그리 소리 낼 줄도 아셨소? 누가 들으면 토끼인 알겠소!라고 재잘재잘, 얄미운 어조로 떠들 터인데. 아회 작게 "낭자?" 되물어 보려다 더듬더듬 손 내려 제 허리 끌어안았을 팔 있을 부분 더듬다 굳어버린다.
없다.
일순 등골이 오싹하다. 무언가 이상하다. 아니, 이상할 수밖에 없다. 내 분명 낭자를 피해 도망쳐 혼자 이 수업을 들으러 왔는데, 어째서 낭자를……. 심장이 뛴다. 아회 고개를 든다. 따사로운 햇살이 뺨을 간지럽히고, 도사의 목소리는 경쾌롭게 울린다. 평화로움이 지천에 깔렸으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아찔함이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웃음에 멀미가 인다. 누군가의 행복함에 속이 뒤집힌다…… 여름은 아직 오지도 않았건만 어찌하여 나는 일찍이도 여름병 앓는가.
아회 천천히 허리 더듬던 손 들어 입가 더듬는다. 내 환각 보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다. 아니야, 환각이라기엔 지나치게 정교하였는데, 어째서……. 아회 코 끝을 위로 하게끔, 고개를 위로 올린다. 잔향. 그 아스라한 담배 내음이 내 코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내가 그 냄새를.
"쫓지 못할 리가 없는데."
진실로 내가, 기어이 미쳤단 말인가. 기어이……? 너무 늦게 미친 것 아닌가. 아니지, 그걸 이제야 깨달았나, 아니, 아니지. 아닌가? 손가락이 지팡이 손잡이 두들긴다. 이후 혀 기묘하게 차는 소리를 두 번. 지팡이 짚으며 우아한 걸음으로 도사 있을 곳으로 향하더니만, 깊이 고개 숙이며 인사하고는 묻는다.
찻잔에 금이 가고, 예리한 모서리는 가현의 고운 손에 생채기를 내었다. 제 손에서 새빨간 핏방울이 흐드러지게 피어나지만, 지금 그런 게 눈에 들어올 리가 있겠니?
"아아.. 항상. 소녀, 채 준비도 하기 전에 찾아와주시다니..."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었다. 그리우면서도 한 없이 매서운 중압감이 제 목을 찍어누르는 듯 했다. 보고 싶었으나 봐서는 안 될 것. 황홀하지만 그 황홀경 너머 본질이 알려오는 순수한 불쾌함. 그 모든 것들의 뒤틀린 합주에 가현은 그저 고개를 조아릴 뿐이었다. 항상 그랬다. 자신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있었다.
"감히 이 장소에서- 당신을 알현하옵니다. 왕이시여."
눈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눈 앞의 백골이 웃고 있는것만 같았다. 묘한 기쁨에 휩쓸린 가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아. 저 웃음을 이렇게나마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쉬워. 하지만 자신은 절대 왕과 동등해질 수 없는 존재. 동등해져선 안 되는 존재일 뿐이다.
"...... 다시 이렇게 뵐 수 있게 될 줄이야.. 꿈만 같아서... 그저. 그 무한한 존엄성에 비하면 한 없이 보잘것 없는 몸이지만..."
저 때는, 그랬다. 아직은 소리 내어 울 줄 알았지. 아프다 무섭다 말로 할 줄 알았다. 울면 아버지 어머니 오라버니 언니 와서 저를 달래주었다.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그들의 품에 숨으면 전부 사라졌다. 허나 숨을 수 없는 순간 있음을 알아버렸다. 그 후론 모든 것이 그저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것 되어버렸다.
왜 그러냐니. 그러는 너야말로 왜 거기 있는 건데.
엎드린 바닥은 금방이라도 저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면 편해질까. 문득 입학식이 떠올랐다. 창제신의 장난질에 끌려갔다가 돌아와 겨우 존재가 드러난 도령 있었다. 저도 그렇게 되는 걸까. 여기서 돌아가지 않고 사라지면 그대로 사라질까. 그게 낫지 않을까? 제가 깨끗이 사라지면... 차라리 그러는게...
문득 손이 아파 눈을 떴다. 바닥을 긁다 벗겨진 손톱 몇이 뿌리만 겨우 달려있었다. 통증은 되려 이성을 끌어와 머릿속이 싸해진다. 이대로, 라니. 갈 때 가더라도 발악을 하고 가자 다짐하지 않았나. 겨우 다리에 힘 주어 일어서 앞으로 한 걸음 내딛어본다. 저 애처로운 뒷모습 한발짝 앞까지 다가간다. 숨 쉬는 것 힘들고 눈 앞 흐리지만 주먹 한 번 꾹 쥐면 버틸 만 해진다. 꿋꿋이 버티고 서서 뒷통수 내려다보며- 굳은 입술 열어 떨리는 목소리 내었다.
"어이하여, 저를... 예로 부르셨습니까."
뒤늦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먼저이지 않았나 싶었지만. 이미 늦었거니 싶어 그냥 그대로 서 있었다. 숨 좀 진정되면 소매로 얼굴 슥 닦아내고.
적에 붉은 머리 학생이 있었니…… 라고? 반응을 듣자 하니 전혀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이다. 분명 당신이 나와 낭자를 오해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리하여서─ 못 박듯이 혼자 거기 있지 말란 말에 아회 자신의 눈을 덮어 가린다.
"……아닌데."
내가 진짜, 혼자였나……? 진실로 내가. 아냐, 있었는데, 있었다고. ……있던 사람 하나 없어진다고 언젠 신경이나 썼나? 애초에 바깥 인간과 자신이 무슨 상관이 있지? 고작 면식 한번 있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냔 말이다. 아회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욱신거리던 눈을 짓누르듯 하다 뒤로 한 걸음, 두 걸음 물러났다.
"……."
그때처럼 신의 장난이라면 자신이 개입할 수 없다. 기다림이 능사다. 상관을 꺼야만 한다. 신경을 써서는 아니된다. 어차피 관여할 수 없는…….
주변의 공기가 일렁였지만, 그 무엇도 변하는 건 없었다. 시선은 그대로였으나 그 어떤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한참 고개를 조아리고 있던 가현조차도 그 의미를 모를 침묵에 잠깐 머뭇이게 되었다.
"... 왕이시여. 소녀에게 명하실 것이 있으신지요..?"
이런 것은 또 처음이다. 제 입을 오물거리던 가현은 기어코 한 마디 꺼내고야 마는 것이다. 행여 자신의 주접이 존엄한 존재의 심기를 거스르기라도 했을까. 만일 그렇다면 조금 많이 슬플지도 모르겠다. 아아.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시옵소서. 덧 없는 독백으로나마 제 불안함을 덮으며, 가현은 차마 앞을 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으음..."
소녀. 그렇게 지켜봐주신다면 조금 부끄럽사옵니다. 침묵 속에서 가벼이 신음하며 다시 독백하고, 살짝 시선을 올려 뼛가루가 날리는 것을 보았다. 감히 당신의 존엄성을 직접 두 눈에 담는 꼴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참. 제 얼굴도 가려야만 하는데.
들어보니 대화 내용은 쓸데없는 것이라 그는 관심을 끄고 쉬는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허나 눈을 감으면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지는 법. 그는 어디선가 불길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깨달았다. 떠들고 있는 남학생들은 듣지 못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는 그 웃음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아아. 내게 실망하셨겠지. 이제 죽을거야. 죽고 말거야. 심기를 거슬렀어. 해선 안 될 일을 하고야 말았잖아.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한다. 두려움일까. 죽기 전에 마주하는 그 광경이, 자신이 곁에서 모시지 못해 안달난 존재의 눈이라는 것이 그저 기쁠 뿐일까. 일단 제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
가현은, 그대로 머리를 꾹 조아렸다. 땅에 제 이마가 쓸려 생채기가 나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힘껏 고개를 조아려 제 모독스러운 짓에 대해 넘어가길 바랄 뿐이었다. 너무 조용해서 그때의 백일몽처럼 이 환상이 끝났다는 오판을 저지른 것이 원인이겠지. 이래선 안 되는데. 완벽해야만 하는데. 하지만. 잠깐이나마 마주한 눈은 영원토록 제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해서는 안될 일. 배덕감이 가져오는 그 짜릿하면서도 달콤한 기억을 제가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 소녀. 어찌 당신의 명에 거역할 수 있겠사옵니까."
"저의 잘못을. 사하여 주실 것은 바라지 않으나... 당신의 명이라면 그저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뿐이옵니다."
부디. 원하시는 만큼 기꺼이 어울려 드릴테니. 그 것을 찾는 과정에서, 제 몸뚱아리 부수어지고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개의치 않고 원하시는 대로 찾도록 해 드릴테니. 부디 소녀를 쳐내지만 말아주시옵소서. 제가 바라는 일일 뿐이옵니다. 제가 원한 미래일 뿐이옵니다. 그 미래가 부수어진다면, 저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가현은 그저 부탁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예. 기꺼이 하겠사옵니다."
당신의 말은 무조건 옳고, 자신은 그저 그 존엄성 앞에서 무한한 공감만을 표할 것이니. 천천히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린다. 가릴테니까 찾아 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로.
왕, 모두가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경외하는 이것의 앞에서 윤하는 날개가 잘린 모기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말하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그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주는 것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이 땅에 태어났으니 죽을 때까지 그의 손아귀 안에서 살아가야하니까.
눈두덩 꾹꾹 짓누르던 손길이 멈춘다. 내 거짓을 고할 사람으로 보이나. 아니, 인간들이 그렇지 뭐. 모두 옳은 말을 하여도 제멋대로 재단하고 결론짓는 주제에 내가 무얼 더 얘기한다고. 다행스럽게도 아직 아회 속내까지 불타기엔 모자란 모양이다. 그래, 내가 어떻게 하겠나. 사람 하나 사라지는 것이야 흔하고, 그걸 신경 써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지금 신께서 저번의 백궁 아이처럼 데려가신 듯싶다며 이유를 들먹이며 칼로 멱을 따봤자 불리한 건 과거 신을 배반한 가문을 이은 이쪽이란 뜻이다.
"……."
아회 결국 말 멈춘다. 느릿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 흔든다.
"아.. 그렇군요, 송구합니다."
지금이라도 고개 기울인 채로 눈 가늘게 뜨면 상대 노려볼 듯한 기묘한 자세지만, 제법 공손한 태도다.
"아무래도 또 뭔가에 홀려 헛것을 구분치 못한 듯싶습니다. 그렇죠, 붉은 머리의 여인이 있을 리가 없지요……."
자신의 말에 웃는 소녀를 보며 윤하는 자신이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건가, 하고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아니면 무심코 이 소녀의 개그코드를 건드린게 아닐까했지만 그 눈동자를 마주치자 그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허나 그 정도 조소는 그가 겪은 일상에선 손가락엔 끼지도 못할 수준이라 그저 이 소녀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이 궁금해졌을뿐이었다.
" 이래봬도 실력은 꽤나 인정 받는 편입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갖고 있는게 없으니 다음에 또 마주치게 되면 그땐 꼭 한 봉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맛으로 따지자면 이곳에서 구워내는 것보단 못하겠지만 이렇게 전문적으로 과자를 구워낼 수 있는 곳에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엄청난 재능일 것이다. 그래도 밖에서 파는 기성품보단 맛있다는 평은 계속 듣고 있으니 이 소녀에게도 비슷한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그는 소녀의 말에 잠시 눈을 마주쳤다. 여전히 눈은 웃고 있었지만,
" 남들이 어찌 생각하던 제겐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앞에 놓인 차를 한모금 마신 그는 창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곤 하나 길이 있으면 사람은 지나가는 법이니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창 밖을 지나고 있었다.
" 어차피 인간이란 도움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니, 그 역할을 제가 할 뿐입니다. "
모두가 그를 이타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고 호구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으나 그는 남을 돕는 것을 그저 자기 만족의 수단으로 사용할 뿐이었다. 시작은 그렇지 않았겠지만 흑룡에 들어와서 그 가치관은 섞이고 섞여 뒤틀리기 시작했으나 그 행동은 변하지 않았기에 그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 몇몇 뿐이었다.
" 학당의 모든 사람들, 저 창 밖을 지나는 사람들, 심지어 당신 마저도. "
빙그레 웃어보인 그 미소는 평소와 같았으나 어쩐지 뒤틀린 것 같기도 했다. 남에게서 가치를 찾기 시작한 어렸던 소년의 가치는 뒤틀리고 뒤틀려 더이상 꼬인 것을 풀 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린 것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이 아니다. 가현은 꽤나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설마 하니. 수업에서 다시 그 분이 존엄성을 이끌고 강림하시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일련의 일이 있었던 이후, 뭔가 조금 다른게 보이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게 된 것일까. 그 것과는 별개로, 가현은 제 왼쪽 눈 위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기꺼이. 언제까지나. 제가 그 것을 찾지 못해, 당신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드리지 못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저. 존엄한 존재의 손길이 직접 이 보잘것 없는 존재의 눈 따위에 닿는다고 생각하면. 이 황홀경을 주체할 수 없어서. 가현은 다시 입꼬리를 올려 한참을 웃어댔다. 모르는 누군가가 본다면 저 애는 뒤늦은 중2병이 돋았나 싶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가까스로 제 들떠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래서야 신성모독을 하는 꼴밖에는 안 된다는것을 다시 상기시킨다.
"... 보자. 다음 수업은 뭐가 좋을까~"
원하는 물건을 찾으려면, 밖을 나가 돌아다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외부 활동이 자유로운 수업이... 아. 이거다.
익숙한 모습이 보여 가현은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그때 그 엄청 귀여웠던 애. 기억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그때와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등에 뭔가를 주렁주렁 짊어지고 있다는 것 정도일까. 보이는 한 쪽을 가려준다는 의미가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의외로 유용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 이 수업을 들으러 왔구나?"
일단 잡담하러 이 수업을 들으러 온 것은 아니었기에 자신도 부적을 챙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주위를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수업 이외에도 다른 목적이 하나 더 있었으니까.
항상 볼 때마다 놀리고 싶어지는 것도 이 남학생이 가진 매력이라면 매력이겠다. 가현은 짓궂은 생각을 애써 감추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뭐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전에, 타이밍 좋게. 아니면 안 좋게 도사님께서 도착하셨으니까. 가현은 나중에 알려주겠다며 검지를 제 입에 가져다대고는, 눈을 깜빡거린다. 맙소사. 신께서 말씀하신 걸 찾으러 왔다가 자칫하면 뼈도 못 추리게 생겼다.
"그으. 제 이름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의 이름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들고 오신 요괴의 이름인가요?"
>>401 어땠냐구...? 비설보따리 덜컹덜컹 급발진 막느라 무서웠다? 어어 그리고 MA 난입 신선했어! 진짜... 진짜 1도 예상 못 했거든 설마 여기 뜨겠어 하하 했는데 진짜 떠버림 아 ㅋㅋ (이마짚) 그리고 진짜 그냥 놀러온 거라서 다행이다... 아니었으면 온화 그냥 목 내놨을지도 몰랐어서... 결론은 재밌었다~! 위태롭게 그런 것도 다 재미지! 그렇고말고~
가현은 남학생이 하는 걸 잠시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저기에 저런 것도 숨겨둘 수가 있어? 도대체 왜 저기에 먹을 걸 놔두는지는 고사하고, 이 남학생이 배고플때마다 저기서 뭘 꺼내먹을 것이라고 상상하니 퍽 귀엽지 않을 수 없었다. 맙소사. 너 내 동생 해라. 그 이야기가 목구멍 너머까지 나오려다가 말았다.
"으응. 그렇단 말이지. 서운했겠어~ 그냥 피하는것도 아니고 대놓고 싫은 티를 내는 거니까."
하지만 사감님이 너무했네-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모든 걸 포용했으니. 사감님들에게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남학생을 포용하지 못 하는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은 드러나는 감정에 대해 공감해주며 보듬어줄 뿐이다. 선과 악. 옳고 그름. 그 분명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은 이제는 꽤 지난 일이었다.
".. 아하, 뭔가 받기를 바라고 이야기한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고마워?"
이렇게까지 좋아하면서 자신에게 뭔가를 주는 저 남학생의 성의를 거절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가현은 잔잔하게 미소지으며 남학생이 건네어주는 빵을 받았다. 이런 귀여운 성의는 되려 환영이다. 고구마가 다 구워지기 전까지, 약간의 입가심도 할 수 있을테니까.
"너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다면 나도 기쁠거야. 나도 누군가를 도와줘서 좋고, 너도 그동안 모아두었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좋고~"
일석이조 아니겠어? 하며. 가현은 빵의 포장을 벗겨내어 한입 크게 물었다. 역시 이런건 뭐든 입안 가득히 채워줘야 제맛이지 않은가. 만족스럽게 빵을 오물거리던 가현은 다시 손을 뻗어 남학생을 쓰다듬었다. 친해지는 것도 자신의 우려와는 다르게 어쩌면 금방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낯을 좀 가릴 뿐이지, 접근하기 힘든 사람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하면서 제 궁금증도 채우고, 가문의 목적도 겸사겸사 달성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는 더더욱 큰 이득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지금 물어보고 싶은 건 그거지? 사감님들께서 밖으로 안 나오는 이유. 그게 아니면, 다른 이유도 있는거야?"
빵을 목구멍 너머로 넘기고, 다시 이야기를 한가득 쏟아내기 시작한다. 드디어. 지옥의 주둥아리에 시동이 걸렸다.
그러니까, 사람의 이름만 안 부르면 그만이다 이거지. 잊지 말아야겠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원하는 목적이고 뭐고 이루기도 전에 이 되도 않는 요괴에게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싫다. 다른 사람이나 절대적인 존재도 아니고, 이런 보잘것 없는 천한 미물 따위가 제 목숨을 앗아가는 꼴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아기 울음소리라. 조금은 소름돋네요?"
쉽지 않은 놈일세. 괜히 홀려서 따라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사냥꾼의 입장은 자신이 될 것이다. 아니. 자신이다. 인간을 사냥하기 위해 아기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녀석을, 진짜로 목숨 구걸을 위해 울어버리게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다. 이번 수업은- 충분히 재미를 볼 수 있겠는걸.
"그러면 범을 사냥할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오늘 수업에서는 이걸 잡으라고 하실 것 같은데~"
만약 아니라면 다른 요괴를 사냥하며 범까지 신경써야 하는 걸까. 조금 골치아프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회는 자라며 어머니를 많이 닮아가기 시작했다. 작달만한 체구에서도 청초하니 커다란 눈망울에 박힌 촘촘한 속눈썹이나 도톰한 입술, 가느다란 목의 선을 보면 어떻게 자라도 미인인 화련의 모습을 빼닮을 것이란 말이 사용인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드물게 퍼지곤 했다. 비록 화련은 연고도 없는, 길바닥에 나앉을지도 모르는 여인이지만 우아하니 청초하고, 뭇사람의 사랑을 가득 받을 모습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으니. 그런 화련의 아이로 자라는 얘기가 나오다 보면 꼭 다른 이야기도 나오곤 했다. 아회의 눈 이야기다.
아회의 눈은 부정할 수 없을 만치 무 씨 집안사람들의 것이었다. 정확히는 가주님의 눈을 쏙 빼닮았으니 사용인들 사이에서 아회가 사실 화련이 다른 남자와 정을 통했다느니 하는 헛소문은 사실상 소용이 없었다. 대다수의 사용인들은 부득이하게 아회와 시선을 마주할 때면 불편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쳐다보는 멀뚱멀뚱한 시선 때문에 죄책감을 갖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여기는 북부였으니까. 가주님을 쏙 빼닮은 눈동자 자체가 꺼림칙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 속에 담긴 감정을 마주하면 마치 가주님의 감정을 엿보는 것만 같아 두렵기까지 했다.
그리고 부엌에 옹기종기 여러 사용인이 모여 오늘 잔뜩 만들고 남은 전이나 잡채 같은 것을 주워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던 어느 날, 많은 사용인의 의견이 일치했다. 감히 마님을 욕보인 여자의 자식이니 잠깐만 혼을 내주자고. 그 여우 같은 여자의 아이라면 필경 일을 벌일 테니, 그 천한 피에 한 번은 골탕을 먹여보아야 하지 않겠냐고. 아회를 맡던 사용인은 산적의 파를 쑥 빼먹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다 물었다.
"기를 잡아두면 편하긴 하겠지. 그런데 어떻게 할 건데?" "내게 생각이 있지." "뭔데?" "이틀 뒤에 산으로 나갈 일이 생기거든. 그 유령 꼬마는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고. 그러면 약초를 캐자고 꼬셔보다가 산에 두고 내려오는 거야." "그러다 애가 죽으면 어떡해? 불똥이 나한테 튄다고!" "어차피 산지기한테서 나무 받으러 가는 거야. 그쪽 길은 낮은 부분인데다 안전하니 걱정 마. 그리고 그 꼬맹이는 우리 탓도 못해." "응?" "생각을 해 봐, 그 애가 우리 탓을 하면 우리가 가만있질 않을 텐데 그럴 것 같아?" "아~ 그러긴 하지." "그러니까 너는." "알아, 알아. 바람잡이 해달란 거잖아." "그렇지! 잘 부탁해."
바깥에 나가 장작을 얻어오던 일을 맡던 사용인이 당당하게 계획을 설명할 적, 사용인들은 서로 미심쩍은 듯 쑥덕거리다 어느 순간 서로 입이라도 맞춘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용인들의 의욕이 넘쳤을 때, 둘째 부인을 감시하기 위해 배정된 사용인이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첫째 마님껜 누가 허락을 맡을 거야?" "……." "없으면 내가 할게."
아회를 데리고 나가려면 첫째 부인의 허락을 맡아야 했다. 둘째 부인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고, 어차피 첫째 부인을 뵙기 위해 조만간 자리를 가져야 했으니. 남은 사용인들은 서로 결의를 다졌다. 좋은 계획이다. 이대로만 진행되면 우리는 마님의 실추된 명예의 티끌만큼은 복수할 수 있다. 아이도 길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왁자지껄한 부엌의 밤도 그렇게 지나갔다.
"그래서, 그 아이를 데리고 가게 해달라?" "네."
첫째 부인은 부채를 매만지며 눈을 굴렸다. 이것들이 머리 좀 굴렸구나.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내치자니 녀석들이 갸륵하기 짝이 없고, 그렇다고 낮은 확률로 일이 잘못되는 걸 보자니 그건 또 아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인은 느릿하게 부채를 펼쳤다.
"마음대로 하렴."
사용인의 표정이 밝아졌다. 나가보란 손짓에 허리까지 꾸벅 숙여 인사하고 경쾌하게 밖으로 나서는 걸 보고 나서야 부인은 혀를 차며 눈을 가늘게 떴다.
"어찌하겠느냐, 화련아. 네 아이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내가 제일 가엾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신께 빌어나 보거라…."
아회는 망토를 둘렀다. 어떤 동물의 것인지는 몰라도, 털이 복슬복슬 달린 망토는 낡았지만 참 따뜻했다. 사용인이 어릴 적에 쓰던 거라 했는데, 누군가는 모욕적이라고 말하겠지만 아회는 그런 걸 구분하기엔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다.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날. 어쩌면 오늘이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속죄를 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아주 오래전, 무가는 MA 님께 반기를 든 극악무도한 가문이었단다. 그럼에도 그 뜻이 틀리지 않았노라고 아버지는 주장하시고, 가문원들은 이미 굳건히 자리 잡고 있기에 용서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하고 있단다. 그럴 때면 아회는 그런 끔찍한 가문의 피를 이었구나, 그리고 이 끔찍한 피를 가진 사람들에게 경멸 받을 정도구나 생각했다. 저 치들의 입장에서도 나는 구제할 수 없는 죄인이구나. 죄인이니까 조금 더 노력하면 사람들이 봐줄지도 모른다. 아주 약간의 죄를 씻어낼 수만 있다면,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됐다.
"준비는 끝났어요?" "……네?" "그럼 빨리 좀 오세요, 그렇게 여유 부릴 시간에 나가면 벌써 열 걸음은 걸었어요!" "잠깐, 어머니께 말씀을……." "그건 다른 애가 어련히 했겠죠, 뭘 걱정해?"
아직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잠시 뒤를 돌아보며 별채를 쳐다봤지만, 아회는 결심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푹 숙이며 채 여미지 못한 망토를 손으로라도 꾹 쥐고 사용인의 뒤를 따랐다. 자박자박 눈이 가득 쌓인 길을 걷는 동안에도 눈이 내려 뒤에 남은 족적을 지울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와아."
아회는 바깥에 나와 가득 쌓인 눈과 우뚝 선 산을 마주했다. 여기로 오르면 이제 일이 시작된다. 사용인을 따라가서, 장작을 받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붉은 열매를 품은 약초를 따오는 일. 아주 쉽다고 했으니까 괜찮을 것이다. 척척 올라가며 쉴 틈을 주지 않는 통에 산을 오르는 일은 힘들었지만, 사용인의 발걸음이 느려지는 걸 보니 곧 일이 시작될 것인가 보다. 아회는 뽀얀 입김을 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겨울이라 생명체라 할 수 있는 건 적었지만, 적어도 처음 보는 것이 많아 온통 눈에 담아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다. 아회의 순수한 속과 달리 사용인은 속이 타들어갔다. 안전한 길이지만 가문이 있는 곳과는 정 반대로 가는 길목을 몇 번이고 돌아간 터였다. 나는 나쁘지 않다, 이건 정당한 일이다, 이건 마님께서도 묵인하신 일이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다……. 여기서 죽을 리는 없을 것이다. 산지기는 감이 좋으니까. 아니면 요괴가 데려다가 키울지도 모르지. 이 귀신같은 녀석을 보고 동족이라 좋아할 텐데. 난 죄가 없어. 결심한 듯 사용인은 산지기와 미리 약속한 곳에 다다르기 전, 발걸음을 돌렸다.
"도련님." "응……?" "이 근처에서 약초 냄새가 나요." "정말요?" "물론이죠! 제 코가 얼마나 좋은데요. 저도 장작을 받아올 테니까, 좀 둘러보고 계세요. 대신 여길 벗어나면 안 되고, 얌전히 계셔야 해요." "응!"
아회는 열정적으로 나무 근처에 가서 약초를 찾듯 웅크려 앉았다. 이 근처에서 약초 냄새가 난 댔으니까, 여길 찾아보면 되겠지? 눈을 파헤치다 푸른 풀잎이 보이기가 무섭게 아회는 눈을 반짝였다. 약초일까? 조심스럽게 눈을 털어냈지만 이건 그냥 풀이었다. 풀 옆에는 또 풀이 있었고, 그 풀잎 옆에도 또 풀이 있었다. 아예 무릎을 꿇고 다른 곳까지 고사리 손으로 파헤치던 아회는 고개를 들었다.
"어……?"
저기 있을 것 같은데. 아회는 금줄 너머를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는데, 그렇지만 여기 주변엔 약초가 없는데……. 아회는 눈을 부산스럽게 굴리다 결심한 듯 금줄을 넘어갔다. 발이 눈에 푹푹 빠졌지만 이 정도는 괜찮았다. 조금만 더 가면 닿을 것이다! 아회는 작은 몸의 종아리 삼 분의 일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헤쳐나가며 장갑 낀 손으로 조심스럽게 이곳저곳을 파헤치며 돌아다녔다. 어차피 금줄 있는 곳으로 돌아가면 될 거야. 그 정도는 알고 있어. 어차피 깊게 들어간 것도 아니고, 금줄 근처만 돌아다니니까……. 길잡이를 하듯 이따금 금줄을 쥐며 한참을 돌아다니던 아회는 빨간 열매 비슷한 것이 있는 나무 밑동을 파헤쳤다. 눈이 굳고 얼음이 얼어 손이 아팠지만, 아회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약초다. 조심스럽게 뿌리까지 캐서 품에 고이 안은 채 고개를 돌리다 눈을 홉떴다.
빠르게 쌓이기 시작하는 눈이 자신이 불과 몇 분 전에 푹푹 발이 빠졌던 족적을 새하얗게 지우려 들고 있었다. 아회는 허둥지둥 족적이 사라지지 않은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어서 가지 않으면 얌전히 있으란 말을 어기고 말 거야. 실망할 거야, 그건 싫어. 남은 체력을 쭉 빼서라도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아회는 다행스럽게 금줄 주변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처음에 있으라 했던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여긴 어디지? 내려가는 길목일까? 아니면 올라가는 길목? 온통 새하얀 곳에서 오도카니 서서 주위만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눈보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발자국도 지워지고 말았다. 아회는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없어진 걸 알았으니 장작을 받고, 찾으러 올 거야. 난 믿어. 아회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어깨에 눈이 쌓이고 어둠이 어스름하게 깔리기 시작할 때까지. 아회는 어둠이 내리 깔릴 적, 그제야 부정하고 싶었던 생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나를 찾으러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 이걸 쥐고 내려가면 되겠지. 다시금 금줄을 쥐었을 때, 아회는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단 걸 깨닫고 시선을 내렸다. 이건 금줄이 아니라 식물의 줄기다. 지금껏 금줄이라 믿은 것이 식물의 줄기라는 사실 보다, 대체 언제부터 그랬는지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보다도 먼저 치고 든 것이 있었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니구나.
만약 자신이 식물 줄기를 쥐어서 길을 잃었다고 해도, 지금쯤이면 사람을 풀어서라도 자신을 찾았을 것이다. 그게 당연한 일이다. 무 씨 집안의 사람들이라면 응당 그렇다고 들었으니까. 그렇지만 횃불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회는 차갑게 굳은 몸을 겨우 가누듯 움직였다.
"그래."
어차피 기대한 적도 없었어. 경멸 받기에 바쁜데 죄를 씻기는 무슨. 비틀비틀 걷던 아회는 발을 헛디뎠다. 약하고 어린 몸뚱이로 지나치게 오래 견뎠다. 망토로도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한 번 넘어지는 걸로 족하지 못했는지 대차게 몸이 굴렀다. 나뭇가지에 몸을 긁히고 나무에 부딪힐 땐 눈물이 울컥 쏟아질 것만 같았지만 울지 않았다. 아회는 진정하듯 숨을 씨근대다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어찌 되었든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난 살아."
난 살아서 할 일이 있어. 아회는 절뚝대며 몸을 옮겼다. 그렇게 아회는 여명이 밝아올 적에서야 대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남들은 30분이면 하산하는 것을, 아회는 몇 시간이 걸려서야 올 수 있을 만큼 어렸기 때문에. 문이 벌컥 열렸을 때, 아회는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끌어안는 몸짓에 반응할 힘도 없었는지 오도카니 서 있기만 했다. 귀에 각종 목소리가 내리꽂혔다.
"대체 어딜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에잉, 이제 올라갔는데 다시 돌아오라 해." "세상에, 꼴 좀 봐. 많이 다쳤네. 어쩜 좋아." "가주님께 보고드려. 찾았다고." "아회야, 아, 아회야. 어쩜 좋아, 몸이 이리도 차가워. 응? 어쩜 좋아, 우리 아회 어떡해…."
아회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장갑이 찢어진 손은 추위에 곱아지고, 망토는 구르다 잃어버렸으며, 뺨은 부르트다 못해 핏기가 싹 가셨다. 하물며 맨 마지막 구간에서 굴러 진흙투성이니, 사용인 중에서도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한 시선이 오갔다. 아회는 그 시선을 쭉 훑다 누군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자신을 두고 간 사용인. 이제 막 잠에서 깬 듯 허둥지둥 나오는 모습에 아회는 어머니의 품에서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고운 고개가 스르르 오른쪽으로 기울 때, 아회의 눈이 점차 서늘해졌다. 마치 사냥감인지 아닌지 재어보는 맹수와 같은 눈이었으나 아회 본인도 무의식적인 행동인지 본인이 어떤 모습인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미는 그런 아회가 추워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것으로 깨달았는지 고개를 품에 파묻게끔 했다. 사용인이 아회를 다시금 쳐다봤으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회는 품에서 가늘게 떨기만 했다.
"아회야, 어찌 그리 나갔어, 응?" "약초를, 약초를 드리면 어머니께서 조금이라도 덜 편찮으실까 싶어서…… 잘못했어요." "네게 그런 걱정을 주어서는 아니 되었는데, 어미가 미안하다, 미안해……." "잘못했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무 씨 집안의 가주는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손을 들어 제 턱을 쓸더니 흥미롭다는 듯 눈을 휘었다.
"게 있느냐." "예." "우리 화련이가 쓸모 있는 것을 낳은 것 같구나. 어여쁘기도 하지. 내 보상을 해야겠어. 그렇지?" "예?" "사건이 좀 마무리 되면 데려와라. 아들놈 둘이서 수업을 같이 듣게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무례한 조소 흘리고 듣기 거북한 말 연이어 늘어놓아도 저 흑룡 심성에는 생채기도 안 난다. 하기사, 6학년이라 하였으니 어지간할 거라 예상은 했다. 근래 비슷한 아씨 하나 상대할 적에도 그랬지. 헌데 과연 저것이 흑룡이기 때문일까. 검은 비늘 아래 무엇 깃들었을지 들춰보고 싶음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호기심일지라.
과자 만드는 얘기 할 적 다음에 만나면 주겠느니 어쩌니 하던 도령이었으나 제 말 듣고 눈 똑바로 마주해온다. 그 시선 피하지 않으니 잠깜 머물렀다 창 쪽으로 향하였다. 무슨 생각을 하던 말을 고르던 잠자코 기다리며 제 머그잔 들어올린다. 마시기 딱 좋게 식은 홍차 느긋히 마시고 있으니 이윽고 도령 말한다. 그마저도 우스워 킥킥 웃어버렸다만.
"이보게. 보소. 모 도령. 인간은 당연히 누군가와 상생하지 않으면 살지 못 해. 세상 나오는 것도 홀로 할 수 없는 미물이 어찌 혼자 살까. 그 당연한 굴레의 한 축을 도령이 맡고 있노라니. 우습구려. 참으로 오만하고 오만해서 내 웃음 참기가 어렵소."
흐흐. 흐흐흐흐흐. 박장대소 하고 싶은 것을 참듯 소리 한껏 죽인 웃음 소리는 되려 음침하다. 소리 뿐이었을까. 송곳니 끝 겨우 보일만치 가늘게 벌어진 입술이며 거의 감은 듯 하나 시선 만은 또렷한 눈이며 하나 같이 음산했다. 새빨간 머리, 새빨간 두루마기 걸치고 그리 웃는 그것은 흡사 괴이 같았을지도. 웃음기 거둘 줄 모르는 온화 다시 말 주절거렸다.
"그리고 말일세. 도령 실은 창제신의 온이라도 입은 몸이신가? 기껏해야 제 손 닿는 것 겨우 잡아내는게 고작일 것이 뻔한데 학당에, 저 밖에 거니는 사람에 나까지 그 입에 올리나."
기분 나쁘게.
"내 단언하지. 도령은 다른 모든 이는 도울 수 있어도 나는 결코 돕지 못할 거요. 도령의 도움 따위 설령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 해도 내게 아무런 가치 없는 것이니. 그 손에 건져지느니 차라리 도령 눈 앞에서 혀 깨물고 스스로 찔러 숨 그치는 것이 훨씬 의미 있을 테지!"
키득- 말끝이 올라갔던 것 치고 짧은 웃음 만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길게 주절거린 탓에 마른 목 축이고 심심해진 입에 넣기 위해 마들렌 집었다. 그것을 조금 전처럼 입에 넣으려다 아, 하고 덧붙인다.
"아까 다시 마주치면 직접 만든 것을 주겠다 했던가? 미리 사양하겠소. 도령 손으로 만든 과자라니. 상상 만으로 끔찍한데 그걸 어찌 먹겠나. 부디 내 말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하오."
그리고 태연자약하게 마들렌 먹었다. 방금 전 그가 만든 걸 어떻게 먹겠냐며 몸서리 치던 모습 온데간데 없이. 혼당 얇게 입힌 샛노란 마들렌을 입에 쏙 넣고 가감없이 맛을 즐기며 입가심으로 차까지 한 모금 넘겼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치 않은 알현 이후- 잠시 방에 들어갔다 나온 낯빛 썩 좋지 않다. 눈빛 퀭한 얼굴은 당장에라도 누워 쉬어야 할 것 같았으나 온화 그럴 수 없었다. 제 무슨 망나니 짓을 하고 다니든 간섭하지 않는 대신 수업은 빠짐없이 들을 것 아버지와 약조했기 때문이다. 그게 지금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은 지난 4년간 꿈에도 몰랐건만.
약조한 것은 지켜야 한다. 손 들어 느릿하게 목 문질렀다. 얄팍한 띠의 감촉이 손끝에 선명했다.
후- 담배는 없지만 긴 숨 내뱉고 터덜터덜 걷는다. 수일은 홀로 다른 수업 들으러 갔나보다. 그럼 냅두고 저는 다른 수업 가야겠다. 얌전히 앉아서 적당히 들을 만한 것으로. 그러니까-
지칭대명사나 수신호라니. 굉장히 체계적이면서 신중한 사냥이 될 것만 같아 즐거웠다.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요원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겠다. 그와 동시에 수업을 잘못 선택한것 같기도 했다. 신께서 말씀하신 그 물건을 찾느라 주의가 흐트러져버리면 개죽음만도 못한 꼴이 될 것이며, 사냥에 집중한다면 분명 물건 찾는건 실패하겠지. 일단 제 발로 찾아온 수업이니 지금을 한껏 즐기기로 했다.
수지 도사님의 손짓에 가현도 가까이 다가가 설명을 열심히 듣기 시작했다. 만약 도술을 쓸 거라면 아주 정확히. 동맥을 끊어버리는 정도 이상으로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좋겠으나 거죽이 튼튼하다면 도술으로 숨을 끊어내는 것은 자칫하면 실패할 수도 있겠다.
"음. 숨통을 끊을 만한 날붙이는 있나요?"
목숨을 건 사냥이라면, 준비는 철저해야만 한다.
"귀여운 애. 나랑 팀 하자~"
이것도 예행연습이라면 예행연습일 것이다. 들어가기 전. 보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가현은 날붙이가 있다면 챙기려 했을 것이다.
그는 가만히 창 밖을 바라봤습니다. 그 모습에 케이크를 먹던 불가살이 고개를 들어 궁기를 응시했습니다. 웃고 있네? 무섭게?
' 뭐, 뭔데...? ' ' 이번에 농질이 쓸 데 없는 짓을 해서 고민이 되었거든요. ' ' 아하... '
불가살은 팔에 붕대를 감은 농질을 곁눈질로 바라봤습니다. 그녀의 팔에선 아직 피가 베어나오는 중이었고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 쓸모는 아직 있으니까요. ' ' 제가 신경 쓰는 그 아이는...... 음... 巫가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던 아이라..... ' ' 아. 그 동...? ' ' .... '
궁기가 불가살을 말 없이 바라봤고 불가살은 시선을 슬쩍 피했습니다.
' 날 따르는 게 얼마나 귀여웠는데요. 그래서 너무 과하게 괴롭히지 않게 잡아두곤 했었어요. 지금은 머리를 굴리는 게 제법 귀여워서. ' ' ....... '
그가 조용히 물을 마셨고 불가살은 자신의 입에 케이크를 밀어넣었습니다. 목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자, 그 역시 황급히 물을 들이켰습니다. 궁기는 잠깐 말 없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 그래서, 그렇게까지 한 거야? ' ' ..... '
불가살의 물음에 궁기가 대답 대신 짙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 날 똑바로 보며 그렇게 말했는데, 성장하는 걸 보는 게 퍽 즐겁거든요. 마침, 농질이 인어를 데리고 가서 한 짓이 완전 쓸 데 없는 짓이 아니었네요. 그 아이가 쓸모에 따라 사람을 나눠서 보는 눈을 키워야 할텐데.... ' ' ? ' ' 여기서 살짝 당기는 게 좋겠죠. 인어, 일이예요. ' ' ....? '
' 그러니까, 다른 곳에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태어난 기린을 만들기 직전에 MA님이 직접 자신 안에서 개념을 떼어 만들었지. '
김 서방이 씩 웃으며 말했습니다. 마치, 그 때를 회상하기라도 하듯 잠깐 말이 없던 그가 고개를 돌려 온화를 바라봤습니다.
' 모든 신수는 MA님 안에서 개념을 하나씩 받았어. 다섯 용은 이 곳에서 자연을 맡고 있지. 청룡은 날씨, 적룡은 불, 백룡은 대지, 흑룡은 물, 황룡은 그들을 조율해. 다른 곳으로 넘어 간 신수들의 대용품으로 만들어져서 너희들은 그들의 독기를 받게 되었어! 물론, 그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암, 그렇고 말고. '
김서방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가 쪼그리고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당신들을 내려다봤습니다.
' MA님 안에서 나온 개념들과 다른 곳으로 넘어간 신수들과 비슷한 것들을 그러모아서 만든 거라, 인간들에게 치명적인 독기를 내뿜지. ' ' 그 이상을 말하면 내 목이 달아나서 안 돼. '
다른 신수들에 대해서 질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454 가현
' 당연히 있지! '
수지 도사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뒤를 가리켰습니다.
' 날붙이는 하나씩 가져가렴. '
오, 뒤에 쌓여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챙겨가면 됩니다. 당신이 부르자, 보리가 화들짝 놀라며 두 손을 꼭 모아 쥐었습니다. 그는 굉장히 놀란 것 같군요.
'어, 어...? '
놀란 거 맞습니다. 그가 눈을 데굴데굴 굴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으, 으응... 가, 가자...! '
그는 손에 작은 단도를 쥐었습니다. 도끼, 창, 칼 등등 다양한 것들 중에 작은 단도를 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흘러가지는 않을 정도로 듣고 있으니 드는 생각은 하나다. 뭣하러 그리 많은 걸 만들었나. 신의 의중이나 의도나 생각 따위 제가 알 길은 없지만 너무 많은 것을 만들었기에 되려 신 본인이 뒤집히는 모순이 일어난 것 아닐까. 아. 역사 공부도 좀 해둘 걸 그랬다. 다음 수업 땐 기원이나 역사 관련된 걸 들어야지...
김 서방의 설명은 간단하고 짧았기에 남은 것도 듣기로 했다. 에구구. 늘어진 몸 일으켜 반대로 늘어져선 다시금 심드렁하게 말했다.
안 물어보고 그냥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역시 수업이니까 필요한 건 전부 있을텐데 그걸 안 챙겨주면 서운하지. 가현은 적당히 제가 쓸만한 걸 고르기 시작했다. 도끼? 이건 찌르는 목적으로 쓰기 힘들고, 베어내는 목적으로 쓴다고 해도 거죽이 튼튼하다면 정말 숙련된 사람이 내리찍어도 튕겨낼지도 모른다. 창? 찌르는 목적으로는 가장 적합하다. 끝도 날카로우니까 적당히 힘을 주고 찌른다면 푹 들어가겠지. 거리를 벌리고 다룰 수도 있으니 굉장히 편리하다. 칼?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하나, 자신의 손에 가장 익숙한 도구다.
".... 어머나, 맙소사."
가현은 남학생이 작은 단도를 쥐고, 고른 이유에 대해 말하자 놀란 듯 남학생을 보다가 미소지었다. 맙소사. 그저 귀여워서 그랬던 거야?
"너가 더 귀여워, 귀염둥이~"
그래도 어느정도 실용성이 있고, 이 남학생 역시 제사장 가문이지 않은가. 제물을 바쳐보았다면 칼 다루는 것에는 조예가 깊을 것이다. 도사님이 말한 지칭대명사인지 아니면 그냥 가현의 사심이 들어간 애칭인지 모를 호칭으로 남학생을 칭하며,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칼을 집었다. 역시 이게 나한테 최고라니까.
"자. 다들 두고 가거나 깜빡 잊은 물건은 없지? 출발하자."
3인 1조인 만큼 가현은 제 조원들을 챙기며 물건들을 다시 체크했다. 칼 오케이. 부적 오케이. 그리고 서로간의 이름을 부르지 말 것. 어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면 주의해서 접근할 것. 모든 걸 숙지했으니 이제 문제가 될 건 없겠다.
"그래? 그럼 다행이야~ 나중에라도 필요한거 생기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줘. 들어줄 수 있는 건 다 들어줄게~"
정말 자신은 충분히 그럴 의향이 있었다. 흑룡 기숙사였으니 당연한 호의였다. 아마 자신이 흑룡 기숙사가 아니었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무해한 남학생에게 어찌 호의를 베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현은 옆머리를 배배 꼬는 남학생을 보며 한결같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흐뭇하다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거 아닐까.
"근데 난 그게 의문이야~ 동 사감님은 흑룡 기숙사 뿐만 아니라, 이 학당 아이들이라면 다 좋아하시거든? 적어도 내가 아는 사감님이라면, 누굴 막 피하고 그러진 않으실 거란 말이야."
설령 MA님에게 몸을 자주 바쳤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한 흑룡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그것도 사랑이라면서 넘길 수 있을텐데. 가현은 눈동자를 도륵 굴렸다. 어쩌면 이유가 그 것 하나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남학생이 말해주지 않은. 어쩌면 남학생도 모르는 이유가 더 있지 않을까. 훗날 사감님에게 남학생의 궁금증을 여쭈어보러 갈 때 살짝 돌려서 말해봐야겠다.
"응! 당연 맛있지. 목은 좀 막히기는 하지만, 고소하고 폭신하고.."
물어보지 않은 것들까지 술술 이야기하고는 빵을 다시 한 입 가득 집어넣고 세상 다 가진 표정을 지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맛이다.
탈주자는 오늘도 즐겁게 머리를 푼답니다.😌 사실 어장 외적인 의미긴 하지만, 아회가 머리를 틀어올리는 이유는 제가 그런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이어요... 펜이나 빗으로 대충 틀어올리고, 나중에 그걸 풀어서 쓰는 모먼트나... 여성 황제 옆의 단정한 국서 느낌... 아니면 대충 틀어올린 나머지 완벽한 모습에서 관리가 덜 된 부분을 참 좋아해서...(?)
충격 받은 표정을 짓는 남학생을 보며 가현은 마냥 웃었다. 역시 귀여운 애들은 한번씩 놀려주면 재밌다.
"...."
그리고 숲에 들어오고 나서야 뭔가 좀 꼬였다는 걸 알아챘다. 들어가기 전에 수신호를 정할 걸 그랬다. 그 어느때보다 듣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렇게 되어버리면 조금 곤란한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즉흥적으로 그때그때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 역시 몸에 익혀두어야 하니 가현은 우선 나아가기로 했다.
"왜 그래. 뭐가 들려?"
이윽고 남학생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가현 역시 발걸음을 멈추고, 또 다른 학생에게도 멈추라는 손짓을 하며 챙기고 나서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평화로이, 기숙사 방 안 흔들의자에 앉아 깜빡 잠들었던 날이다. 온기가 뺨을 간지럽히자 눈꺼풀이 느릿하게 눈동자를 드러낸다. 잠결 뚝뚝 묻어 나오는 시선에 흐린 주홍빛이 일렁이는 것을 보며 아회는 다시금 눈을 감았다. 노을이 진다. 빠르면 유시酉時, 아니면 술시戌時겠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미시未時였는데, 나도 참. 이렇게 잠이 많아져서야 큰일이구나. 아회는 곤란하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긴 머리가 등을 타고 우수수 쏟아져 허벅지 중간을 간지럽혔다. 방에 불을 때지 않아도 이리 따뜻한 걸 보니 바깥 날씨도 참 좋겠구나.
"……나도 참 무뎌졌어."
오래간만에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해야겠다. 가급적이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무리에서 동떨어져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은 평화로운 한때에도 고개를 내밀며 자신의 주변을 맴돌기 마련이니. 아회는 선추 달린 부채가 숨어있을 소매를 가볍게 흔들었다.
역시나 날이 좋다. 노을이 져도 공기가 적당히 차가우니 괜찮은 편이구나. 채비한 모습은 일순 흐트러졌던 기숙사 안 모습과는 다르다. 단정한 옷차림, 마땅한 비녀를 구하지 못해 얇은 붓으로 헐겁지만 확실하게 틀어올린 머리, 그리고 부기는 빠졌지만 드문드문 남아있는 잔 생채기와 옅은 멍 자국. 바깥으로 나가는 발걸음 소리는 나지 않는 수준에 가까웠다. 하물며 짚고 다니는 지팡이마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유령처럼 기숙사를 빠져나가더니 당도한 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요 호수 주변이다.
"…날씨 참 좋구나."
아회는 고개를 들어 코를 위로 치켜올리곤 가볍게 바람 부는 방향을 파악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기분 좋은 싸르르 소리가 울린다. 사람은 없는 것 같으니 여유롭게 쉬어볼까.
기숙사에 아회 눈 뜰 적, 천부의 불 꺼진 주점에선 온화 눈 떴다. 얇은 비단 발 드리운 창으로부터 따순 노을빛 내리쬐는 방에 붉은 머리 한껏 흩뜨린 채 누워 고운 분내 나는 아씨 무릎을 베개 삼아 누운 그 모습이란. 고작 열여덟 먹은 계집애라고 보기 힘든 권태로움 있었다.
"아씨. 온화 아씨. 이만 일어나셔야지요. 곧 저희 불 킬 시각이어요." "ㅁ... 벌써 그리 됐소? 내 방금 눈 감은 듯 허이... 반 시진... 아니 일각만..." "그리 말하셔도 해는 똑똑히 움직였답니다. 자. 일어나야지요?" "에잉... 야박하긴..."
곤히 잠든 온화의 뺨을 무릎 내어준 아씨가 부드러이 쓸어주며 잠에서 깨웠다. 막 깨어 시간을 묻자 늦은 유시쯤 되었단다. 아직 해가 이리 환한데 유시라니. 계절이 바뀌긴 바뀌었구나. 제 어깨 받쳐주는 손길 받으며 미적미적 일어나 옆에서 내밀어주는 면경에 얼굴 비추었다. 헤- 한 제 얼굴 보고 피식 웃었다. 그 난리를 겪고 잘도 잤군. 마른 세수 하여 얼추 정신 차리고, 챙겨주는 옷 받아 걸치고 일어선다.
"가기 전에 잠시- 라 하고 싶지만. 더 있으면 이모님께 한소리 듣겠네. 한숨 잘 자고 가오." "예. 살펴가시어요."
배웅을 위해 따라 일어서는 아씨를 슬쩍 안고 얼굴 슥 가까이 한다. 그러나 익숙하게 태연히 웃는 그 얼굴 보고 다시 피식 웃으며 가겠노라 손을 흔들었다. 흔들흔들 떠나는 뒤로 대문에 붙은 종이 등롱에 붉은 불 켜졌다.
노을진 천부 거리엔 슬슬 하루의 고단함 적시려는 이들이 삼삼오오 걸어다닌다. 거리의 안쪽으로 들어오는 이들 사이를 붉은 두루마기 너울거리며 거스른다. 어느새 꺼낸 곰방대 물어 연기 내뱉으니 걷고 있음에도 나른함 배가 된다. 이대로 들어가기엔 아쉬우니 조금만 더 길을 새어볼까. 하여 가는 길에 보인 가게에서 주전부리 몇몇 골랐다. 종이와 노끈으로 포장된 따끈한 그것 받아들고 다시 설렁설렁 걸었다.
지나가세. 지나가세. 여는 어데로 가는 길인가. 괴이한 신께 가는 샛길이로세...
사람이 줄어들수록 조용해짐 채우려 홀로 흥얼거린다. 대충 걸친 안경알 너머, 멍한 눈으로 앞인지 허공인지 모를 곳을 보며 흔들흔들 나아간다. 이제 학당 안에는 들어왔던가. 기숙사는 저 앞이던가. 문득 물내가 스치듯 지나가 슬그머니 그리로 걸음 꺾었다. 멀지 않은 곳에 호수 정경 보일 쯤, 흐릿한 눈에 단정한 뒷모습 보이자 단박에 생기 빙그르르 돈다. 그 때부턴 발뒤꿈치 들고, 손에 든 것도 소리 나지 않게 들고, 조심조심, 살금살금, 치밀하게 그 뒷모습에게 다가가-
"와악!"
하며 덥석 안으려 했다. 혼자 어찌나 신이 났는지 달려들 적 긴 머리며 긴 옷자락이며 요란스럽게 펄럭였다.
호수 특유의 물내음에는 곧 여름이 다가온다는 듯 여름 습내를 같이 머금고 있고, 풀숲을 헤치는 바람에는 약간의 물기가 묵직하게 실려온다. 어느덧 여름이 다가오려는 모양이구나, 아회 여름이 익숙하지 못해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어째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여름이 제법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이마저도 짧은 감상이겠지, 언젠가 보았던 아지랑이처럼 쉬이 사라질 감상. 아회 고개를 내릴 적, 당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가만히 호수만 보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 호수를 보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니면 뒷모습이라 부적을 태우려는 것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나, 확실한 것은 하나 있었다.
"─!"
부적이 타들어가다 멈추었단 점이다. 어째 짐승소리 난 듯싶기도 하고. 사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뒤를 휙 돌아본 아회는 펄럭거리는 소리가 잦아들 때에서야 제대로 반응할 수 있었는지, 긴 손톱 곧게 뻗어난 손으로 당신이 끌어안은 팔 더듬거려 잡았다. 매캐한 남령초 내음, 그리고…… 분내? 웬 분내? 제 알기로 분 바르고 다니던 여인은 아닌데. 의문 들었으나 쉬이 얘기할 수는 없는지, 덤덤히 고저 없는 어조로 물을뿐이다.
"또 류 낭자로군, 오늘도 본인의 위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게요……?"
그리고 오늘도 흐느적, 힘 없이 빠져나가기 위해 바둥거리려 들었다. 제 나이가 이제 곧 약관이 다 되어가는데 어찌 인형처럼 품에 안길 수 있나. 사람 품에 안길 나이는 훨씬 지났는데……. 이 낭자는 부끄럽지도 않은 건지, 오늘도 인간이 다 그렇지 보다는 인간은 원래 이런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이 머리를 무수히 스쳐 지나간다.
칼 끝으로 고동이 전해진다. 바닥이 새빨간 피로 점점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고동이 멎을 때까지, 가현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날 생각이 없었다. 짜릿하고 황홀한 기분. 그 황홀경에 휩싸여, 움직임이 멎고 나서도 팔에 들어간 힘을 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느낌을 제사장이 된다면 꽤 많이 느끼게 되겠지. 그때는 지금 이상으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으음~ 이걸로 한 건 해결이야?"
한참 지나고, 칼을 요괴의 목에서 빼낸 가현은 언제 그랬냐는 양 다시 은은한 미소를 걸친 채 제 팀원들을 돌아보았다. 다른 학생의 뒤에 숨어있던 남학생을 보며 가현은 못 말리겠다는 듯 웃었다. 수줍음만 많은 줄 알았는데, 겁도 많았구나.
"응. 수업의 성과는 확실하게 보여드려야 도사님께서도 만족하실 테니까... 당연히 가져가야지?"
평소 느끼던 것과 다른 부류의 황홀경이 휩쓸고 가니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아. 하지만 자신은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지금 이 타이밍을 잡아 찾아본다면, 어쩌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으, 내가 좀 늦는다 싶으면 먼저 가 있어도 좋아~ 간만에 실력 발휘를 좀 했더니 몸에 힘이 빠지네.."
오호라. 저거구나? 저 쪽으로 가서 파 보려던 가현은 일단 현재 상황을 조금 직시하기로 했다. 이 애들을 먼저 보낸다고 해도, 여기에 요괴 사냥을 하러 온 것은 자신들만이 아닐 터. 뭐 하냐고 물어보면 둘러대기 적당한 말이 없었다. 쳇. 아쉬워라. 이걸 위해 여기까지 왔건만.
"..."
그래도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그 기회가 오기 전까지, 존엄한 존재가 친히 가려준 이 눈을 좀 더 써 보고 싶지 않느냐고 한다면, 당연히 써보고 싶다는 쪽에 가깝기도 했으니까. 장소를 기억해두었으니 왜곡된 시선을 한껏 즐기고 난 다음 느긋하게 가지러 오면 그만이다. 서두를 필요 없겠지. 그렇다면.
"좋아~ 그 대신, 나도 가져가야 할걸? 아까 힘좀 썼더니 지친단 말이야~"
가현은 되도 않는 앙탈을 부리며 남학생에게 제 몸을 기대었다. 한바탕 감정을 쏟아냈더니 몸이 지치게 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업어줘. 업어. 업어달라. 그런 뜻이 한껏 담긴 눈빛으로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가현은 방긋 웃고서 남학생에게 업히... 려다가 잠깐 멈췄다. 아니. 잠시만. 근데 아까 이 아이 등에 뭐가 있었지?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챈 가현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이거, 그냥 업혀도 되려나. 말을 또 번복해야 하나. 한참 눈동자를 도륵도륵 굴리며 어떻게 할 지 고민하던 일단 업히기로 마음을 굳혔다.
느닷없이 달려들 때에 무언가 탄 내 맡았다. 제가 든 곰방대에서 나는 것 아니었다. 뭔가 태우고 있었나? 확인은 나중이어도 될 것이다. 지금은 이 담담한 무말랭이 놀려야지.
"에잉. 내 아주 살금살금 왔구만. 놀라는 소리 하나 없으니 재미없으이."
소리는 커녕 어깨 들썩임 한 번 없는 아회 반응에 짐짓 흥 떨어진 듯 중얼거린다. 허나 말만 그러할 뿐 놓아주지 않았다. 항상 그랬지 않은가. 위신이 어쩌구 하든 흐느적 벗어나려 하든 그럴 수록 온화 두 팔은 슬금슬금 힘을 주기만 한다. 그것만 할까. 어깨에 턱 올려 버르장머리 없게 기대선 킥킥 웃어대었다.
"그리 말한들 내 들은 적 없음을 오라비도 알지 않소. 헌데 새삼 성씨를 부르고 그러오? 전번 수업 때만 해도 화 낭자야 하고 다정히 불러주었으면서. 새삼스럽게 선 긋고 그러면 내 많이 섭해-"
그렇게 다정하게 부른 적 없지만 능청스럽게 주절대는 것 보라. 히죽 웃는 눈이 저도 그런 적 없음 다 알고 있는 눈치다. 다 알면서 일부러 아회 목덜미에 제 얼굴 치대며 이이잉- 섭한 소리 낸다. 이것 앞에서는 나이고 남녀고 따질 것이 못 되나 보다. 성가실 정도로 치근대다 인형이 아니니 놓아달라 하면 슬금 고개 들고 눈 두어번 깜박인다. 고개 조금 더 드나 싶더니 제법 귓가 가까운 곳에서 중얼대는 말 있었다.
그 류 온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간드러진 목소리로.
"인형이 아니니 이리 가까이 하는 것이랍니다. 무 오라버니. 소녀, 딱딱한 인형 안는 취미는 없사와요."
천상 망나니가 나긋하게 구니 역으로 소름 쭈뼛하지 않았을까. 그걸 노린 것일지는 모르나 흐히히 웃는 것이 놀리려 했음은 자명해 보인다. 웃는 것만 있을까. 팔 하나 아래로 내리나 싶더니 손으로 아회 허리께 슬금 쥐었다 놓는다. 떨쳐질새라 냉큼 다시 두르곤 재차 턱 걸쳤을 테다.
" 창제신의 온이라니. 그 분이 들으시면 노하실지도 모릅니다. 내 몸의 그 어떤 구석도 그 분의 벌이 지나가지 아니한 곳이 없으니까요. "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던 그는 평온하게 차만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사실이고 알게 되더라도 같은 흑룡이 아니라면 반응은 가지각색이었으나 부정적인 반응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허나 자신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을 안두고 사는 사람이 남의 평판을 신경 쓰겠는가.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던 그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만 지은채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뿐이다.
" 인간은 상생해서 살아가는게 아닙니다. 상생이란 인간에겐 어울리지 않는 고귀한 단어니까요.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단 하나, 비교일뿐. "
평소에도 말을 많이하는 그였지만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일까 입이 자꾸 말라서 중간중간 차를 마시며 입을 적셔간다. 오고가는 대화의 모습만 아니었다면 그저 평범한 남녀가 볕 좋은 창가에서 차를 마시는, 아주 평화로운 모습처럼 보일 법했다. 차가 반쯤 줄었을때 그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지만.
" 밑에 있는 사람을 짓밟고, 위에 있는 사람을 질투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난 항상 짓밟히고 있었고 지금도 그들의 발밑에서 살아갈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을뿐입니다. 내가 그럴 자격이나 있는 사람이냐구요? 그럴리가요. 나는 당신보다도, 창 밖의 사람들보다도 저 한참 밑에서 살아갈 사람입니다. "
철저한 무시와 핍박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그에게 조금씩 심어진 뒤틀린 생각은 이미 벽을 뒤덮은 넝쿨처럼 그를 옥죄고 있는듯 했다. 누군가 보면 광기라고도 할만한 그의 말은 어쩌면 궤변이라고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남의 말을 듣지 않기에 소용도 없었다.
" 다만 하루는 그런 생각이 들덥니다. 잠깐이라면 이들의 위에 설 수 있지 않을까. "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이니 아주 잠깐이라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시작한 것이 남을 돕는 일이었다. 물론 그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독기에 물들어 그것이 뒤틀린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소녀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 제가 모두를 도울 수 있는게 아니니 그건 상관 없는 일입니다. 단지 당신도 언젠가 날 짓밟고 가리란건 확실하다고 말해두고 싶네요. "
과자는 굳이 받을 필요 없으니 괜찮다며 그저 웃어버린다. 너무나도 평범한 10대 후반의 소년처럼.
퍽 난감하기 그지없다. 하마터면 못 볼 꼴 보일 뻔했구나 생각 든 뒤로는 자연스럽게 이 낭자에게 건수 잡혔다간 1년은 고사하고 근 10년은 신명 나게 놀릴 거리 생겼으리라 떠오르니 절로 골이 아파지려 한다. 아회는 그렇게 감정 표현이 선명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당신은 아는데도 여전히 흥 떨어진 듯이 중얼거리니, 역시 인간이 원래 이랬던 것이 맞는지.
"……그래도 오늘은 반응이라도 있었지 않소."
잠깐 뒤 한번 슥 돌아본 것도 반응이라면 반응이겠다. 어찌 되었든 오늘도 놓아주지 않을 것 같으니, 아회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했지만 역시 무용지물이다. 힘주는 것이 어찌 느껴지지 않으랴, 하물며 어깨에 턱까지 올리니 오늘 잘못 걸렸다는게 느껴진다. 아니, 당신 입장에선 제대로 걸렸다! 분명 어떻게든 빠져나가 도망치면 쫓아올 테지, 이 잔망스러운 후배를 피해 도망치기도 글러먹었다.
"언젠가는… 들을 것이라 생각하였지. 그리고 그때는 낭자가 갑자기……."
당신이 얼굴 치댈 적 기어이 앓는 소리 낸다. 세상이 말세다, 말세……. 그런 생각을 했는지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짚는다. 끙, 앓는 소리 한 번. 그리고 이마를 짚은 손으로 제 안면을 슥 훑으며 수업 때를 떠올리곤 잠시 말이 적어진다. 당신이 사라졌음에도 본인만 알고 있던 그 상황을. 어쩌면 자신도 잊어버렸을 그 상황. 당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기나 할까 싶었건만, 귓가에 내리 앉는 간드러진 목소리에 그 생각도 쑥 들어가 버린다. 방금 뭐라고? 잘못 들은 건 아니지? 내가 방금 MA 님의 장난에 휘말리기라도 한 건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칠 뻔한 것 애써 눌러 참지만 몸 움찔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세상이 말세로구ㅁ─ 히이이…!"
결국 입 밖으로 세상 말세임을 주장하다가도, 허리 슬금 쥘 적에 결국 제 딴엔 최대한 비명이랍시고 외마디 힘없는 소리 내지르며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썹 미묘한 각도로 휠뿐이다.
"방금 장난은 수일이 왔어도 다시 뒷걸음질 쳤을 게요……"
이게 아니지. 말은 여전히 느릿느릿하니, 아회 애써 속으로 온몸에 돋았던 소름 애써 갈무리하듯 몸 파르르 떨더니만 평온하게도 묻는다.
"그래서, 또 장난을 치겠다고 예까지 온 것은 아닐 터인데…… 어인 일로 호수까지 온 게요?"
>>573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부바는 오너 사심 한가득이었던 것.. 지쳤다! 날 업어라! 이 선택지 보자마자 어떻게든 임가현 지치게 만들고 싶어졌고 (?) 크아앗 내 자유가 억압되어버려~~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 나를 가지고 살아가라 온화주~~~ (자리 펴고 눕기)(??)
"……너는 ─할 것이다." "형님께서 무 가를 엎을 것이며, 너는 그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일말의 증표마저 잃을 것이다." "너는 자라가며 마침내 네 숙원하던 것을 이룰 단서를 찾을 것이다."
아회 화사하게 웃었다.
"그럼에도, 네 삶이 제법 아름다울 것이니 더는 두려워 말거라. 이리 자란 넌 두렵다고 꼬리를 말 녀석이 아니야."
자신의_이상에_배신당한_자캐는 : 아프다니까요...!
"북부에 봄을 불러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이 한마디와 함께 아회는 고개를 저을 거예요. 그럴 리가 없다면서요. 계속 그 이상은 헛된 것이라고, 배신 당한 것이라고 얘기하면 그때는요. 응, "그래도 나는 나의 이상을 믿소. 해보지 않고서야 모르는 일이지 않소……." 라며 볼을 붉히면서 웃을 걸요. 볼을 붉히면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배시시 웃음 지을지도 모르겠어요…. 황홀경에 젖은 비틀린 황천과 맑눈광의 미소……🙄
자캐는_트위터파_페이스북파_인스타그램파 : sns를 안 한다 파에 가까울 것 같지만... 음... 인스타그램...?
1. 「친구가 자신에게 시시콜콜한 상담을 계속 한다면?」 : "저번에도 말한 것 같소만… 어차피 소인은 대답을 잘 하지 아니하는 터라, 입을 다물고 다른 생각을 해도 타인들은 본인이 할 말을 하고 후련하게 가버린다오." "그래서 딱히 신경은 쓰지 않는단 소리요."
2. 「일정이 없는 날에 갑작스런 당일 약속을 권유받는다면?」 : "……거절하는 편입세. 나가는 건… 기운이 영 없어서."
3. 「자신이 맞다고 알고있던 지식이 알고보니 잘못된 것이었다면?」 : "그런 것이야 있지. 받아들이는 편입세. 세상은 보기 보다 잘못된 것이 많으니." "…인생도 잘못된 것이 있는데 지식이야 뭐."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그리고 이건 덤이랍니다. 아회의 성을 붙였을 때 나온 맛난 진단...
자캐를_표현할때_신경쓰는점 : 아회를 표현하는 순간이면, 늘 신경 쓰는 것이 많아요. 캐릭터의 잿더미 같은 성격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유하게 만들어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할 수 있는지 고심하기도 하고, 아회가 지금 당장 느끼는 점에 집중을 하려는 것을 신경 쓴답니다…. 만일 호수가 있다면 물이 햇빛에 반사되는 반짝임이나, 물새가 느긋하게 움직이는 모습과 같은 겉치레의 아름다움 보다는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 그 사이에서 대화할 적 느껴지는 혼란한 세상에 느슨해지지 않도록 분위기에 집중하려 하는 성격을요. 그리고 다른 것에도 집중하고 있긴 한데, 음, 다들 아실 거라 믿어요..😊
>>598 아회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진단! 그 말은 현재 아회는 궁기가 무 가를 엎은 걸 알고,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일말의 증표(이게 몰까…)를 잃었다는 거네요 🥲 숙원을 이룰 단서는 찾았다는 것 같고… 저건 아회가 현재 삶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희망의 징조……인 것인가! 대행이다 다행이야………. 그래도 해보겠다는 아회가 사랑스럽지만 그 눈빛이 맑눈광이었다고?! 북부에 봄을 불러오는 게 마냥 건강한 목적은 아닌걸까요 어떻게든 봄을 불러와버리겠다는……? 아회 인별 당장 팔로해. 아회 인별… 셀카 잘 안 올릴 거 같은 느낌이… 많은 건 풍경이나 음식 사진…?이라고 한번 궁예해봅니다. 다른 생각을 해도 타인은 후련하게 풀고 간다라… 아회는 대나무숲………? 아회야 잘 먹고 잘 자야한다~ (어깨주물주물) 이렇게 깊게 신경쓰시니 아회가 매력적인거군요🤔 어떻게 신경 쓰시는지 비유적으로 표현해주셔서 좋아요, 감각으로 이해하는 느낌👍
>>604 연주 어서오세요! 으아아앙 우리 연이 바닷속에 있네 이것이야말로 ‘바닷속에 바다’ 아닌지요? 연이 하면 생각나는 것 음양 중 음, 낮밤 중 밤, 물불 중 물, 냉온 중 냉……. 말랑 물같은 우리 연이 찬 바다에 오래 있음 안된다~(엄마냐)
아직도 그 아찔한 피비린내를 지울 수 없다.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너무나도 생생하기만 했다.
그것이 의미 있는 죽음이든, 의미 없는 죽음이든. 사람의 형상을 닮은 범을 찔러 죽이며. 사람을 찔러 죽이는 것과 같은 희열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익숙한 희열이었다. 이미 자신은, 많은 혈육의 피를 손에 묻힌 채 미소짓지 않았는가.
어린 가현은 가문 내에서도 유독 별난 존재였다.
제사장이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된 제 오라버니들 대신 제사장의 후보에 앉혀지게 될 것이라는 이유 하나로 제대로 된 사랑도. 제대로 된 애정도. 그 무엇도 받지 못한 채 컸건만, 그 모든 것을 마치 제 숙명이라도 되는 양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항상 그 나른한 웃음을 낯짝에서 지우는 일이 없었다.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는 이유 하나로 어린 가현은 제 눈 앞까지 다가온 시린 칼날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으며, 제사장이 되고 산제물을 바칠 때에는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로 어린 나이에 아끼던 애완동물을 제 손으로 직접 죽여야만 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도 없지 않았으며, 그 모든 것은 가문원들과, 당주인 아버지의 감시 및 시행 하에 철두철미하게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가현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내었다. 눈 앞으로 시린 칼날이 들이닥칠 적이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라보았으며, 제가 아끼는 애완동물을 해할 때에는 그 어떤 눈물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내는 것보다, 이것들 중 하나를 이겨내지 못해 끝내 쓸모 없는 실패작 취급을 받는 것이 가현에게는 더더욱 어려웠고, 버티기 힘들었다.
그랬기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어떻게든 예쁨받고 싶다고. 잘 했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한 없이 바래 왔으나, 돌아오는 것은 냉담한 평가 뿐이었다. 칼날이 들이닥칠 때 조금이나마 주춤하지 않았던가. 애완동물을 해할 때 망설이지 않았던가. 아주 미세한 오차마저도 임씨 가문에서는 용납되는 일이 없었다.
그 모든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자신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잔혹하고, 더욱 강경하게. 고통과 슬픔이라는 어둠마저 옅어지게 만들 만큼 자신이라는 존재가 강인해야만 했다는 것을 어린 가현은 금방 알아채고, 변화하며, 결국 정말로 그들이 바라는 것 하나하나 흠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이렇게 되어야만 했던 운명이었으니, 스스로 나침반의 바늘을 비틀어버려 옳은 길을 버린 셈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인정받을 무렵. 마지막으로 왕을 알현하러 갔을 때, 가현은 울부짖는 어린 혈육들 사이에서 끝까지 고개를 조아리고 그 어떤 불필요한 동작도 취하지 않았다. 방계 직계 할 것 없이 MA를 알현한 제 혈육들이 미치고, 공포에 휩싸여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끌려나가 그 장소에 끝내 저 혼자만 남게 될 적에도 가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실 이 때부터 왕에게 매료된 것일지도 모르지. 어린 가현이 왕을 알현하기 전, 그 장소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내려다보았던 풍경은 그토록 잔혹하고 냉정하던 가문원들 모두가 MA라는 절대적 존재 앞에 벌레만도 못 한 존재로 보이게끔 고개를 조아리고, 그저 경외하며, 두려워하고 있었던 풍경이었으니까. 이 존재라면. 자신이 지금껏 느꼈던 고통과 두려움을 전부 감수하고서라도 모실 만한 존재라고 느꼈다.
끝내 남아있던 마지막 인간성조차 어둠에 잠식되는 순간을. 모두가 반겼다. 가문원들도. 가현 자신도.
가문원들에게는 순종적인 장기말이 되었고, 그 장기말은 제 신념 하나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던가. 그 어떠한 의문도. 반발심도. 저항심도 품지 아니한 채로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짓밟았다. 제 부모가 산제물을 바칠 적이 되면 항상 따라나가 곁을 지켰다.
인간의 급소는 생각보다 여러 곳이었다. 그 곳을 제 부모가 찍어내릴 때마다 새빨간 선혈이 사방으로 튀었고, 가려진 얼굴 너머로 유심히 그 꼴을 지켜보며 그 소리를 속에 담았다. 저길 찌르면 어떻게 되고, 또 다른 곳을 찌르면 어떻게 되는지. 그 과정 속에서 어떤 비명이 제일 간결하며 잡음이 없는지.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이 신에게 있어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일지.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은- 그 마지막마저도 고운 모습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 그 절대적인 존재가 자신을 좀 더 어여삐 여길 것이기에.
그렇게 지켜보기만 하던 자신이 처음으로 산제물을 바칠 적.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오빠라고 부르며 아련한 울림을 담은 채 따르던 그 사람을 제 손으로 찔러죽이며. 가린 얼굴 너머의 가현은, 웃고 있었나. 당신도 기쁠 거야. 신에게 바쳐지는 과정을 내가 수행해주니까. 당신을 예뻐하던 그 사람이 끝내 당신을 그 존엄성을 품은 존재의 곁으로 보내줬잖아?
그러니까, 오빠도 웃어야지. 행복하게.
차가운 금속이 살갗을 찢는다. 뼈를 부수고 속을 헤지는다. 칼 끝이 떨린다. 미세한 떨림. 피의 선율. 그 모든 과정은, 신을 위한 합주일 뿐일지어니.
저는 당신에게 인간성을 바치고. 인간이라는 덧 없는 존재로써의 삶을 포기한 채- 오직 이단을 벌하며 만족을 채워 줄 칼날으로써의 삶을 약속하겠나이다. 어린 가현은 끝내 웃음을 터트렸다. 환희에 가득 찬 웃음을. 황홀경에 잠긴 광소를. 더더욱 짙게 머금으며, 제 혈육들을 바쳤다.
. . .
피를 취해 축복을. 꽃을 찢어 영원을.
종언을 고하는 손짓으로 저물어간 못다 핀 꽃은 몇 송이째인가.
깊은 밤이 끌어온 먹구름에 덮인 세상 속에서 빛을 갈망하며 저물어간 꽃은. 시듦에 의미가 있는가.
>>614 아니 세상에 어디 구린 게 있는 가문이란 건 떡밥 줏어먹고 알았는데 이 정도의 가문이었다니 :ㅁ...... 산제물, 살인, 칼이 목에 들이밀어지는 실험?! 경찰 불러 경찰! 처음엔 버려지고 쓸모 없는 취급 당하는 게 견디기 힘들어서 그랬다가 MA님 알현하고 NA교에 입성........ 소중한 것들까지 제 손으로 죽였는데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 많은 생각이 들게해요 🤦🏻♀️ 제목도 희생인데 이게 가현이 손에 죽은 이들을 뜻하는건지 가현이의 심리적인 무언가들을 말하는건지 🥹🥹🥹마지막에 그 무엇에도 의미를 담지 않겠노라 다짐했다는 말에서 정신이 버티기 위해 도는 걸 선택해버린 것은 아닌지
>>620 사실 나도 짜고나서 이건 너프 좀 먹지 않을까 싶었는데 통과돼서 놀랐어 ㅋㅋㅋㅋㅋ 하 이런 무리수 설정이라도 오케이 콜 해준 캡틴에게 그저 무한한 감사를.. 그래도 이번 독백으로 이게 모지 싶었던 건 대부분 메꿀 수 있으니 안심이라며(나쁨) 제목은 사실 전자를 노렸어! 근데 후자의 의미도 맞네...? (이제 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지 히히
그가 온화 하는 말들 잠자코 들어주었던 것처럼 저 역시 그랬다. 머그잔 들고 간간히 마셔가면서 이윽고 도령 웃으며 괜찮다고 할 때까지. 웃음기마저 싹 거두고 다소곳하고 얌전한 것이 되려 소름 끼친다.
하나의 목소리 조용해진 후엔 얼마간의 침묵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찻집의 안쪽에서 들리는 물소리. 창 밖의 지나가는 사람의 소리. 희미한 바람 소리. 그것들의 소리의 전부였다. 영겁과 같은 수 분이 지나 겨우 그 탁자 위에 새로운 소리 돋았다. 달각. 빈 머그잔 내려놓는 소리. 그건 침묵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 이제는 빈 손을 포개 제 무릎 위에 올린 온화, 그 입을 열었다.
"그래. 도령의 의중은 긴-하게도 잘 알겠소. 사람은 각자 태생 다르고 육신과 혼도 가지가지이니. 음.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지. 그 생각 입 밖으로 낼 권리 또한 당연한 것. 그것에 내 감정 드러낼 이유 하등 없지. 그렇고 말고."
마치 그가 한 말들을 그대로 납득한 듯이 고개 주억거리며 말하는 모습 사뭇 진지하다. 그러나 직전의 태도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에 생기는 이질감 있다. 줄곧 그 응시하던 붉은 눈이 아래로 깔려 그에게 향하지 않고. 목소리 쾌활함 그대로이나 말투에 경박함 없다. 적잖이 비뚤어졌던 자세 또한 올바르다. 순식간에 달라진 태도는 마치-
"그럼 나는 마실 것 다 마셨고 먹을 것 다 먹었으니 먼저 일어나겠소. 값은 이미 치렀으니 여유로이 즐기시게."
일방적으로 자리를 끝내는 말을 내린 온화 그 즉시 일어섰다. 일어서 그에게 고개를 숙인 뒤 옆으로 비켜나 뚜벅뚜벅 걸어간다. 탁자를 지나 그의 옆, 바로 옆을 지날 때까지도 붉은 눈은 오로지 앞만 보았다. 큰 보폭으로 성큰 걸어가 곧 출입구에 다다랐으니. 이변이 없다면 붉은 두루마기는 즉시 찻집을 떠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눈에 비치지 않을 방향으로 걸어갔겠지.
놀래킨 것에 고개 돌린게 반응- 이라면 반응이라 할 만 하긴 하다. 다른 이라면 모를까 상대가 아회이지 않나. 그래- 기척 느끼고 고개라도 돌려준 것이 어디냐. 그 온화가 그리 생각할 만큼 많은 장난 걸었었고. 그만큼의 시간이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와 고분고분 말 들어줄 온화 아니었지만.
벗어나려 바르작거리는 몸 더욱 단단히 옭아매고 찰싹 들러붙어 치근대고. 연이어 그러니 기어코 아회 입에서 앓는 소리 새었다. 필시 세상 말세야 하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간에 기묘한 침묵 있었다. 본래 말도 반응도 한 박자 느린 것이 아회라 그 정도 침묵은 별 것 아닐 것이나 어쩐지 감이 아니라 하는 듯 했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버리자. 제게 할 말이면 어련히 알아서 할 사람이니.
"히히히히! 고작 요걸로 세상 말세요? 순진한 오라비야. 내 노는 것 보면 아주 까무러치것소."
제 목소리 꾸며낸 것은 참더니 허리 쥔 것은 못 참겠는지 쭉정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 내길래 한껏 놀려준다. 또 움직이길래 팔 굳은 것 마냥 단단히 하고 있으니 금방 포기한다. 때리던가 꼬집던가 하면 풀어줄 지도 모르는데 그러질 않는단 말이네. 눈깔 뒤집히면 정도를 잃을 만치 불타면서. 제 장난은 그럴 가치도 없나보다. 에이 서운타. 파르르 떠는 몸 괜히 더 그러안고 희게 드러난 목덜미에 제 뺨 찰싹 붙인다. 그만큼 고개 숙인 탓에 한데 모아 묶은 새빨간 머리가 아회 어깨 앞으로 흘러내렸다. 제 이런 행동들이 수일마저 뒷걸음질 치게 할 거라 하길래 잠깐 생각해보니 어라, 정말로 그럴 것 같아 푸흐흐 웃었다. 실없이 웃던 온화 눈동자가 그 다음 물음에 살짝 내리감겼다.
"음- 무 오라비. 그거 아는가? 내는 백리 밖에서도 무 오라비 살내음이라면 귀신 같이 잡아낼 수 있다오. 헌데 그 살내음이 오라비 방 아닌 곳에서 나니 무얼 하나 궁금치 않겠나. 하여 이리 왔다 이거요."
실실 웃음 섞인 말에 당연히도 장난기 다분하다. 노골적으로 굴어 그렇게 보이려는 것 같기도 했을까? 그런 의문 들 틈조차 주지 않을 듯이 온화 다시금 뺨 문대고 손 닿은 허리 만지작댄다. 한 차례 장난 친 후엔 그리 소곤댔다.
"그래서 말이오. 오라비. 내 여 오기 전에 잠깐 천부 지나왔는데. 때마침 김 모락모락 나는 찜통 여는 시간이었지 않나. 그 하얗고 뽀얀 김이 어찌나 군침이 돌던지. 그 찜통 안에 무엇 있었을지 궁금하지 않소? 오라비가 순순히 무릎에 앉아준다면야 그것 무엇이었는지 내 가르쳐주지 못 할 것도 없으이."
제가 아는 아회라면 아마 십중팔구 거절 못 할 얘기를 삭 흘려놓고서. 조용히 입 다물고 대답 기다린다. 이럴 땐 또 얌전히 기다리는 것이 얄밉기 그지없을 터였다.
약 3년의 시간 동안 변함 일절 없으니, 그 시간 동안 철이라도 들까 싶었건만 웬걸? 얄미움만 더 늘었다. 한 번이라도 고분고분 말 들어주는 일 없으니, 아회 입장에선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그 일을 겪어놓고도 이렇게 구니, 아무래도 자신이 괜히 신경을 썼던 건 아닐까. 아회 상대에게 무슨 일 있었는지 알지 못하니 그리 퉁치고 넘어가버린 터였다.
"……내 거기까진 알고 싶지 않소."
답이 여전히 느렸다. 말을 고르고 고르기라도 하는지, 당신이 얘기를 하면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고야 만다. 그 세상만사 달관한 건지, 아니면 반응할 기력도 없는 건지 모를 어조와 더불어 행동도 영 미적지근하다. 누군가는 벗어나기 위해 장난으로라도 팔을 찰싹 치든지, 아니면 살짝 꼬집기라도 할 터인데 그런 기미라곤 일절 보이지 않고 흐느적대기만 하니, 그래. 불탈 때가 아니라면 기어다니는 개미가 더 강할 듯싶은, 종잇장 체력을 가진 인간이다. 적룡 기숙사의 사람답다기엔 영 미덥지 않은 태도라 그 뜻이겠다. 그나마 행동 보이는 것이라면 당신의 팔 슬쩍 붙잡고 낑낑, 벗어나려 몸 앞으로 기울고자 하는 것뿐인데 그마저도 당신이 목덜미에 뺨 붙이자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목 끝까지 차오른 한숨을 삼키듯 잠시 목에 힘 들어가더니만, 결국 제 자신에게도 지고 말았는지 한숨 푹 쉬었다.
"낭자 그리도 기민하니 내 어디 맘 편히 갈 수가 없겠구려……."
나의 움직일 자유는 어디로 갔는지, 내 살 내음은 당최 또 무엇인지, 이 인간은 대체 왜 이러는지 의문 가질까 싶으면 또 목덜미를 문대는 뺨이요 머리카락 스치는 소리에, 허리 만지작거리기까지 하니 어떻게든 손길이라도 피해보고자 앓는 소리 내며 몸 움츠린다. 아이고, 내 이런 종잇장 몸으로 도망칠 수도 없으니 세상 서럽다.
"……."
잠깐의 침묵. 입을 꾹 다문 아회는 속으로 여럿 갈등하는지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상이 서러운 수준을 넘어섰다. 안 그래도 어디선가 희미한 분내 넘어 좋은 내음 나더니만 이것이었나, 이런 것에 넘어가면 버릇이 더 안 좋아지는데, 거기다 남은 존엄성도 박살이 나는데, 그렇지만 천부로 자주 나가지 않는 자신에게 있어 벽난로 간식을 제하면 따끈한 주전부리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지 않은가. 속내에서 여럿 의견을 나누다가도, 아회는 결국 느릿하게 입 벌린다. 하아…. 짧은 한숨 먼저 푹 쉬는 것으로 시작하고.
"……마지막 자비라도 베풀어 부디 자존심만큼은 지켜주시오… 소인 곧 약관이니."
입학식 당일 당했던 것을 기억하는지 아회의 눈썹이 쓱 내려간다. 내 곧 20살이 다 되어가는데 어찌 전교생 보는 앞에서 무릎에 앉을 수 있었는지, 그때 어찌나 부끄러웠는지 알기나 할까! …모르겠지. 알고도 그랬으면 이번에 자비 베풀어 달라 요청한 것도 묵살되는 건가? 아회 다시금 흐느적, 바둥바둥, 열심히 품에서 나가보고자 몸 뻗는다. 에잉, 이놈의 종이 몸뚱이……!
북부는 영원한 겨울이었기 때문에 삶이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었다. 호수는 반질반질 얼어있고, 바다는 엄두도 낼 수 없으며, 산에는 그런 환경에 적응한 요괴가 득실득실했다. 가끔 요괴가 민가를 습격하기도 하니, 무씨 집안에서는 사냥꾼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간혹 몇 사람이 나가 소탕을 하는 등의 연례행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어린 아회가 처음으로 요괴를 잡는 날이다. 물론 어린 나이에 그 척박한 설산을 밟을 수는 없을 테니, 어미 요괴 죽이고 홀로 남은 작고 연약한 새끼 요괴를 가문에 데려와 처리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아회에게 있어선 의미가 깊었다. 가주님께서 직접 명한 일이거니와 사용인이나 방문하는 객이 아닌, 온전히 '무 씨' 성 쓰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가문에서 그 사건이 있고도 유령 소리를 들었는데, 무 씨라고 당당히 공인되면 그런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으니, 오늘 아회는 평소보다 더 억세게 당기듯 머리를 빗겨주는 사용인의 손길에도 기대에 가득 찬 눈을 하며 웃을 수 있었다.
"나 참, 그렇게 좋아요?" "응." "그렇구나. 뭐, 지금을 즐겨두세요."
아회는 동글동글, 보석을 빼닮은 것 같은 눈망울로 거울 너머 사용인을 쳐다봤다. 다른 것은 청초한 미인이던 어머니를 많이 닮았지만, 눈동자만큼은 아버지를 쏙 빼닮아 있었다. 한때 화련의 자식이 사실 가주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닐 거란 헛소문이 돌았지만, 아회의 눈동자를 본 이후로는 그 소문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사용인은 그런 눈이 거울 너머로도 부담스러운지 시선을 피했다. 아무렴, 첫째 도련님은 눈을 감고 계시니 영 모르겠고, 가주님은 그 위압감에 눌려 차마 눈을 마주칠 수 없고, 요 작은 아이는…… 그래,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눈망울이었다. 음울하고 슬픔을 끌어안은 빛이 서렸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러운 눈. 무 씨 집안에 자그마한 소동이 일어난 뒤부터 자신이 괴롭힌다는 것도 짜증이 나 그만두게 만드는 저 빌어먹을 눈 때문인지, 사용인은 한마디를 더 붙일 수밖에 없었다.
"각오한 것과 현실은 늘 다른 법이라잖아요." "그렇구나……." "자, 머리도 다 빗었어요. 웬일로 머리를 묶어달라 하지 않았는진 몰라도." "……고 싶어서…." "응? 뭐라고요?" "아니에요, 마음에 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나가요, 이제 좀 쉬게!"
사용인의 툴툴거림을 뒤로 아회는 몸을 일으켰다. 한 바퀴를 빙그르 도는 자그마한 몸을 비추는 거울에는 좋은 비단으로 만들어진 새하얗고 정갈한 옷을 걸친 자신이 있었다. 허름한 옷이 아닌 건 가주님 덕분이다. 가계 도술을 배우기 위한 수업을 듣기 시작한 이후부터 가주는 아회의 처우를 조금씩 개선해 주기 시작했으니까.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 나서는 충분히 오랜 나날 동안 기다렸던 작은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눈을 오래 마주칠 수 있고, 아회라고 이름 불리는 것. 그간 아회에게 있어서 가주님이 아버지인 건 알지만 어떻게 생겼는지는 늘 고개를 조아려야만 하기에 볼 수 없거니와,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과거와는 거리가 약간이나마 있단 뜻이다. 하물며 제가 가장 의지하는 형님께서도 남몰래 자신을 도와주는 것을 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좋아하는 우리 형님. 아회는 그런 형님을 닮고 싶은 나머지 머리를 풀어달라 했는데, 이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형님께서도 요괴를 잡아본 적이 있을까? 다음에는 꼭 물어보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때 얘기를 해달라고 해야지. 과람한 욕심인 건 알지만, 아회는 아직 충년이 가까워가고, 따라서 조금은 욕심을 내어 보고 싶단 마음이 덜컥 치솟을 나이였으니.
오늘은 누구도 귀찮게 만들지 않고 열심히 해내야지. 꼭 해내고 말 거야. 어린 아회의 다짐은 그로부터 불과 한 시진도 안 되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으, 흐으, 흐……."
아회는 숨을 헐떡였다. 각오한 것과 현실은 달랐다. 방계를 비롯한 무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눈 가득 쌓인 마당에 나앉은 아회를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 발붙일 적에도 그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따갑고, 차갑고, 아팠다. 누구도 이 순간을 돕지 않는다. 내게 주어진 사냥감이니 아무도 돕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니 홀로 해내야만 한다고 가주님, 아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참 처절한 사투였다. 작달만한 몸을 가진 데다 병약했고, 요괴는 새끼라고 해도 요괴였다. 저 앙칼진 것이 발톱을 내지를 때 어찌나 두려웠는지! 도술 배우지 못했기에 무구라도 주잡시고 작은 손도끼 받았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비명횡사했을 것이다. 도끼를 휘둘러본 적도 없는 작은 손으로 도망치고, 휘두르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를 수십 번. 아회는 결국 녀석의 머리를 한 대 치는 것에 성공했고, 지금은 벌벌 떨며 자신 앞에 축 늘어진 요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가주의 무기질적인 시선이 아회에게 내리 꽂혔다.
"아회야, 무엇 하느냐. 어서 끝내지 않고." "그, 그, 그것이."
덜, 덜덜, 덜덜덜……. 몸의 떨림이 그치질 않는다. 힘도 없는 작고 연약한 새끼 요괴를 잡는 것도 이 몸으로는 힘들었는데, 끝내는 것도 내 몫이라고? 그래야만 하는 거야? 요괴는 알아듣기 힘든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고, 눈밭은 피로 흥건히 젖어가고 있었다. 아회는 주변 눈치를 이기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작은 손도끼를 집어 올렸다. 고민하듯 떨리는 손과 눈동자는 이성과 비이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실을 직시하고, 비현실적인 도피를 바라듯 흐려졌다 돌아오길 반복했다. 죽음이란 걸 개념으로만 배웠다지만 본능은 알고 있었다. 이미 이대로 내버려 둬도 저건 죽을 것이다! 그런데 왜 끝내야 하는 거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대체 왜, 왜 무기를 들라고 하는 거지?
"으, 아으."
이성과 비이성이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내버려 둬도 될 거야. 이 요괴는 죽을 거야. 자비를 베풀어주자. 그렇지만 멈추면 안 돼, 알잖아, 가주님이 무슨 뜻으로 말한 건지! 본보기를 보여야만 해. 난 아직 약하잖아, 사용인에게도 괴롭힘을 당하잖아, 하물며 가문 사람들을 실망시키면 안 돼! 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나도 무가의 일원이 되고 싶어…… 이건 하나의 시험이잖아…… 받아들여! 아니지, 내가 바라는 건 괴롭힘의 중단도, 무가의 일원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솔직해져. 솔직해져. 네 욕심에. 아아, 어머니, 죄송합니다─
마침내 눈동자에 들어찬 건 확신이었다. 홀린 듯이 자그마한, 무딘 날의 손도끼 자루를 잡은 아회는 요괴를 향해 설설 기어갔다. 무릎발로 기어가, 새끼라고 해도 커다란 덩치를 가진 것 위에 올라타듯 하더니 한 손으로는 아직 맥 뛰고 뜨거운 몸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도끼를 내리찍었다. 콰직! 끔찍한 소리와 요괴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울렸다. 망설이지 않듯 쉼 없이 팔을 올렸다 내리길 반복했다. 콱, 퍽, 푸욱, 콱, 콱, 콱, 즈북, 철벅, 촥, 촤악, 촥…….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가문원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소?" "아까 친 것으로만 해도 충분히 합격선이오만……." "가주님, 어떻게 하면─" "내버려 둬 보거라."
수군거리는 목소리에도 소름 끼치는 소리와 피비린내는 짙어져만 갔다. 팔을 더 쓰기 힘든지 한 손으로 쥐던 도끼를 양손으로, 마침내 몰아쉬는 뽀얀 숨과 함께 내려둘 적엔.
"……."
요괴는 형체도 없었다. 가문 사람들은 어째서 아이가 멈췄는지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너덜너덜해질 것도 없었으니까. 그 위에 올라탄 조그마한 녀석이, 피와 뭉개진 살로 범벅이 된 도끼와 요괴였던 너덜너덜한 핏덩이를 오가는 어른들의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몇 가문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서로 불안한 눈치로 시선을 교환했다. 그 모습을 보던 녀석의 입과 눈매가 설설 휘었다. 고이 눈을 접어 웃는 모습에 속닥거리던 목소리도 뚝 끊겼다. 붉게 물든 긴 머리카락은 핏물이 뚝뚝 흐르고, 조그마한 몸에 퍽 어울리던 흰 비단옷은 원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을 정도의 핏덩이와 색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 잘못 보면 두 존재가 서로 이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팔을 들기도 버거운지, 어깨가 벌벌 떨린다. 그 때문에 이마부터 턱까지 흐르는 피를 닦지도 못하는 주제에, 물 찬 제비처럼 호선을 긋는 눈이란. 그런 아이를 유일하게 마주하는 것은 턱을 쓸며 흥미로운 듯 아회를 보던 무씨 집안의 가주였다.
"옳지, 잘 하였다. 어여쁘기도 하지." "……." "북부에서 사냥하는 법을 아주 잘 아는구나."
끌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가주의 눈이 휘자 주변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곤 재빨리 시선을 교환했다. 교육, 특히 사냥에 관해선 가주의 칭찬은 드문 것이었으니 주위에서 제각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마지막 칭찬은 누구의 것이었더라? 그래, 무려 무 가의 천재라 불리는 첫째 도련님이다. 그런 칭찬을 사생아에게 쓴다는 것은……. 가문 사람들의 시선이 조그마한 핏덩이에게 몰렸다. 정확히는 눈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아이의 밑에 깔린 끔찍한 고깃덩이로, 그 아래의 흥건한 피 물든 눈밭으로.
"요괴란 말이다. 자신이 이 혹독한 설산에서 살아남은 주인인 것이라 믿는단다. 그래서 늘 기고만장하지. 자신의 영역이라며 신명 나게 날뛰며 다른 요괴를 짓밟으며, 상대를 따지지 아니하려 든다만…… 기실 그런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가주는 자리에서 일어서 아회를 향해 다가갔다. 조그마한 몸을 덥석 집어 피가 묻든 말든 개의치 않으며 품에 안아 들자, 많은 사람들이 기함했으나 그는 놀랄 만큼 여유로웠다. 피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두어 가닥 넘겨줄 적엔 어린 아회의 눈이 온전히 드러났다.
"놈들도 감정이란 것이 있고, 감정을 안다면 이질감이라는 것을 알 지능도 있으니 말이다. 이질감을 심어주면 결국 공포로 이어지는 법. 제아무리 설산을 헤집는 존재라 해도 공포 앞에서는 꼬리를 말고 목을 내어줄 녀석들이니, 보거라."
가주는 그간 제사장을 호위하느라 굳은살 가득한 손가락으로 고깃덩이를 가리켰다.
"전장이라면 모를까 이곳은 북부다. 이질감을 통한 공포를 주는 범주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너는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아주 잘 아는구나, 장하다, 장해."
예쁘기도 하지. 그 목소리가 제 아들을 사랑하기보다는 길들인 짐승 새끼 어여쁘다 하는 어조에 가까웠으나 아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굴려 모인 인파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자신도 무씨 집안사람이라는 듯, 제 어미 유일하게 닮지 않은, 가주를 빼닮은 눈으로.
"보아라, MA 님께서 내게 좋은 아들을 둘이나 주셨으니 정녕 무 씨 집안이 용서받은 것이 맞단 생각이 드는구나! 그리하지 않더냐!"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 눈이 가문원에게 선포하는 가주를 향했을 적, 가주는 만족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며 한 팔에 안은 아이를 어르고 달래듯 몸을 가볍게 들썩였다. 녀석, 욕심도 많긴.
"네 찾는 사람 여기엔 없다. 찾으려면 학당에 가야 할 터인데. 그래, 지금이라도 돌아오라 전령을 보내주랴?" "……ㅇ, 아뇨, 형님은 바쁘실 텐데…." "이 어여쁜 것. 너도 무 씨 집안사람이로구나. 그래, 잔치라도 열어야겠어."
가주는 아회를 보며 마냥 어여쁘다는 듯 뺨을 간지럽혔고, 자리를 떠나듯 발걸음 돌렸다. 가문 사람들 모두 눈치 보다 제각기 자리 떠나고, 살덩이를 치우기 위해 몰려든 사용인은 피 낭자한 현장에서 일방적으로 흥미 쏟던 가주와 요괴였던 것의 처참한 모습을 기억하지 않으려 하며 언젠가 당도할 이질적인 공포를 지우려 애썼다.
누군가 세상 만사 달관한 듯 흘려버린다면. 누군가는 스스로에게 닥친 일 그리 흘려보내려 함이라. 그러함 보이지 않는 것은 당사자조차 그러길 바라기 때문임을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눈 감고 귀 막은 것 달리 새어나갈 일 없으니.
"흐흐. 알아서 나쁠 것은 없을텐데 말이오."
익숙하다. 느린 반응, 모든 것을 물에 흘려보내듯 무상한 태도, 지난 3년여간 겪고도 여전함이 온화에게는 되려 편안하다. 저를 적극적으로 떨구어내지 않는 것이 서운하면서도 이 한 때를 허락해줌이 달갑다. 실없는 소리 해도 나름대로의 답을 해주는 것도. 그것이 제가 그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이라 할 지라도. 모순이 안정을 불러온다. 참으로 모순적이게도.
팔에서 품에서 벗어나려 하다가도 제 행동에 굳는 아회 낌새에 웃음 참았다. 밀어내지는 않으나 어째 이 발악은 여전하다. 이 행동 보면 아회도 적룡이거니 하는 생각 깊어진다. 그러니 저도 적룡스럽게, 가늘은 허리 두 팔로 감싸고서 키득키득 웃는 것이다.
"무얼. 백 리 밖으로 나가면 되는 것을. 별 걱정을 다 하소."
백 리 내를 감지할 수 있으면 그 밖으로 나가면 되지 않느냐. 단순명쾌한 결론이나 과연 그런다고 실로 벗어날 수 있을까 싶을까. 그건 스스로 해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니 온화 그저 웃는 낯으로 말 이어간다.
"마지막 자비는 오라비 졸업할 적에 쓰겠노라 정해두었으니. 안타깝구려. 얌전히 앉아주셔야겠소!"
대뜸 기운찬 목소리 들리나 하더니 아회 감싼 팔이 그 가는 몸 훌쩍 들어올리려 한다. 아무리 키가 훌쩍하고 무예를 익혔다고는 하나 계집애 치곤 과하리만치 힘이 강하다. 딱 한 순간, 팔 풀어지는 순간 있으니 아회가 적절히 빠져나가지 못 했다면 영락없이 온화 팔에 휘감겨 무릎 위에 안착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품에 따끈하고 고소한 내음 나는 종이 꾸러미 투욱 떨어졌을 것이고. 빠져나갔다면? 홀로 앉아 쿡쿡 웃는 온화 있었겠지. 데리고 앉았든 아니든, 때마침 근처에 있던 앉기 좋게 평평한 바위가 의자 대신했음은 자명했다.
설마 해서 물어보았던 게 진실이 되었다. 제가 알기로 백룡 기숙사 학생들은 호기심이 꽤 많은 학생들이었다. 사람에 대해서 아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었고, 그 호기심은 학년이 갈수록 어째서인지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았는데. 저와 동갑인 이 남학생은 그 부풀어오른 호기심을 숨겨야만 했으니 오죽 힘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렴. 이해할 수 있지. 부드럽게 남학생의 등을 토닥여주며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응. 당연히 알아볼 수 있지~ 나만 믿어. 네가 궁금해하는 건 최대한 알아보고 이야기해줄게?"
제가 궁금해하던 것도 알수 있게 될것이고, 지금은 알지 못했던 이 남학생의 또 다른 점들에 대해 알수 있게 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힘들어보이는 사람을 못본척 할 수는 없었다. 이유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가현이 그 이유에 대해 따져묻고 그렇게 학생을 무시하고 피하는 건 옳지 않다고 제대로 타박을 줄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소통과 정보를 위해 자신이 직접 제 발로 뛰는 것을 택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왔다갔다 한다면 분명 송씨 가문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겠지.
이윽고 가현은 대답 없이 그저 잔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신은 자비롭지 못하기에 신으로 불리는 것. 제아무리 몸을 자주 내어준 너라고 하더라도, 그 분께서 친히 답해주실 리 없지 않겠니. 감히 여쭈어볼 수 없다고 한 것을 보아서는 이 남학생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했으나 가현은 그저 냉소적인 생각을 이어갈 뿐이었다.
"그래도 이젠 내가 네 궁금증이랑 의문들을 풀어줄테니까. 조금은 걱정을 덜어놔도 좋아~ 맞다. 고구마 다 타겠어~"
잠깐이나마 질투심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 질투심을 가리기 위해 가현은 자연스럽게 이야기 주제를 돌렸다. 드러낸다고 한들 하등 좋을 게 없는 질투심이며, 신께서 자주 몸을 빌리실 만큼 마음에 두고 있는 남학생을 자신이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시간을 들여 지켜보며, 아주 느긋하게. 서두를 필요 없이 차근차근 압도해버리면 그만 아닌가. 이런 일에 한해서는 치밀하게 나와야 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도 이런 간식거리 자주 먹어? 내가 너한테 이야기 들려주러 오면서 조금씩 만들어와도 될까? 간식 만드는 건 일가견이 있거든."
수업이 전부 끝난 늦은 오후. 각자의 할 일을 하러 학당의 학생들이 흩어지는 중에는 윤하의 모습도 있었다. 수업을 하루종일 듣는 것은 지치는 일이지만 이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그의 얼굴은 밝았고 방에 들어가서 쉬다가 휴게실에서 창 밖 사람들이나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기숙사로 들어섰다. 그러다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 그는 뒤로 빠르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선 말했다.
" 수업 지금 끝났어? "
피처럼 붉은 눈이 인상적인 그녀는 윤하와 같은 학년의 여학생으로 학생들에게 둘러쌓여있던 것을 자연스럽게 빼내와 데려간 이후로 알게 된 사이였다. 가현이 흑룡 기숙사에서 그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라고 한다면 이 학생과는 좀 더 특별하게 만난 사이라고 해야할까. 어디서 보아도 왼손에 감겨있는 붕대로 그녀임을 확인할 수 있기에 그가 못알아보는 일도 없었다.
" 시간 있으면 나랑 놀자. 쿠키 좀 줄테니까. "
마침 심심하던 찰나에 잘됐다는 생각과 함께 그는 웃으며 말했다. 본디 휴게실에 앉아 사람 구경이나 하고 있으려 했는데 마침 시야에 그녀가 들어왔으니 말이다. 쿠키 말고도 아침에 내려둔 차도 있으니 그것까지 가져오면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상대의 답을 기다린다.
어른의 세계는 아직 알고 싶지 않았다. 알아도 모른 척하고 싶었다. 열아홉 나이라면, 아니, 그 이전의 나이에도 호기심은 왕성할 터이지만 아회는 주, 색, 연을 모두 멀리했다. 학생인데다 도사의 길을 걷는데 어찌, 어찌 그런 파렴치한 일을 할 수가 있는지……! 몸이 다시금 파르르 떨릴 것만 같았다. 물론 3년 동안 보았으니 이제 온화 나름의 표현이겠거니, 이해는 하지만. 그래, 이런 표현 하는 연유 있겠지. 그의 뒤틀린 유교사상이 그럼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 소리를 치지만 달관한 속내가 이기고야 만다. 인간이 다 그렇지 뭐.
"…내 학당에서 백 리 밖으로 나갈 방법이 적은 것이 문제요."
학당 내부라면 입소문 퍼지는 것은 당연지사요 아회 낚아채러 올 터인데. 조용히 있고 싶은 마음인데도 어쩜 이리 얄궂기도 한지! 아회 불안함을 직감하고 그 자비 좀 많이 베풀어주면 덧나나, 싶은 생각과 함께 후다닥 도망치려 했지만 때를 놓쳤다. 괴력 때문에 훌쩍 들리는 몸은 고사하고 팔에 휘감겨 안착하는 감촉 딱 봐도 사람 허벅지다. 아, 이 빌어먹을 몸뚱이. 속으로 생각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일이니 아회 다시금 끙 앓았다.
따끈하고 고소한 내음이 난다지만 이리도 얄미운 날 있었나. 아회 손을 올려 자신의 얼굴을 덮어 가렸다. 오늘도 사내는 고사하고 인간의 존엄성 지키지 못한 것 같으니, 어찌 이래서야 무 가의 사람인지……. 이 와중에 솔솔 올라오는 고소한 내음 때문에 더 환장할 노릇이다. 나는 그런 수모를 몇 번이나 겪어놓고 아직도, 어째서, 왜 이런 간식거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지…….
"아주 잔인하기 짝이 없어. 적룡 사람은 확실하구만 그래……."
한숨을 푹 쉰 아회는 수치심 애써 갈무리했다. 그래, 수치심은 수치심이고 간식은 간식이지. 손 틈 새를 계속해서 콕콕 찌르던 고소한 내음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손으로 종이 꾸러미 느릿하게 풀어내고자 했다.
>>692 그 누구야.. 농질이 떠나버린걸 생각하면 아마 남겨지는 쪽이 아닐까~ 하는 적폐해석도 살짝 첨가해보고 싶네요 호호호 향수 이름을 보자마자 다 떠올라버려.. 몇 개는 시향도 해봤던거라 이미지가 그려져서 좋네요 오호호... 오늘도 떴다 빨간글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붙이 들이밀고 저런 대사 칠 때마다 니오주 가슴엔 불이 나요... 긴 말 필요 없고 '일단 이리 와 봐'이게 너무 좋습니다.. 자꾸만 오들오들 떨면서 무서워서 싫은데 일단 오라니까 또 걸어가는 니오도 떠오르고.. 막줄도 맘에 드네요! 다 같이 했으면서 이제와서 나만 나쁜놈 만드냐! 신께선 다 알고 계신다! 하는 그런 느낌이 광신도적인 느낌이 팍팍 드러나서 좋습니다.. 오늘도 미-식 이네요!
상대방이 어떤 반응이던간에 윤하는 신경 쓰지 않는듯 했다. 사실 소녀가 생각하는 것도 응당 맞는 말이기에 그것에 대해서 부정할 생각도 없었고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관철시킬 의도도 없었다. 다만 조금 신나서 이것저것 얘기해버렸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달까. 태도가 달라진 상대의 모습에도 그는 그저 남아있는 차만 조금씩 마실 뿐이었다.
" 싫어도 또 다시 만날 것을. "
소녀가 지나가는 것을 살짝 바라본 그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어차피 같은 학당이니 마주치고 또 마주칠 것이었다. 상대가 자신을 혐오하던 증오하던 그것은 그에겐 그다지 큰 일은 아니었으니 다음에 본다면 다른 이들과 같이 반갑게 인사를 할 것이다. 여전히 천부의 거리는 평화로워보였고 그도 혼자서 그 평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 ... 생각해보니 갈땐 혼자 가야하네. "
몸 상태가 말이 아닌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여기서 학당까지 거리가 꽤 되어보이는데 ... 그는 난처한듯이 웃었다가 결국 턱을 괴고 다시금 창 밖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중의 일이니 지금부턴 고민해봤자 걱정만 늘어날 뿐이니 말이다.
>>697 헐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오늘도 꿀맛 적폐해석 한스푼 감사하다. 오케이 땡큐! (츄릅)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래 걸릴거같아서 라인업 내에 있는 향수들까지 세밀하게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이미지가 그려진다면 니오주 당신은 향잘알~~ 진단 돌릴 때마다 빨간글씨 넣을만한 질문이 하나 이상은 나와줘서 너무 행복하고 아늬 진짜로 오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임가현 농질엔딩은 안되는데~~ 그래도 와주는데 무시할수 없지 날붙이 여전히 손에 꾹 쥔채로 니오 쓰담쓰담 해주면서 아직 어리면서 그런게 왜 궁금해? 하고 샥 웃어주기도 하고.. 하 맞아 딱 그런 느낌으로 썼는데 정확하게 캐치해주니 아주 기쁘구만 ^-^!!
자캐의_귀신의집_반응을_말해보자 > 처음엔 되게 놀랄 것 같은데 금방 패턴 파악해버려서 종반부엔 살짝살짝 놀라는 정도로 변할 것 같은데 ... 재미 없다고 귀신의집 같이 안가줄듯 ...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껴?" 모 윤하: 가치가 0에 수렴하는 그저 한가지의 목적만 갖고 살아가는 인형과 다를바 없는 인간. 다만 그 목적을 이루면 나도 없을테니 불쾌하더라도 참아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 지목!" 모 윤하: 내가 어찌 다른 이를 사랑하겠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불행하고 불쾌할테니. 소중한 사람들 중에서 고르라면 역시 가현이가 아닐까. 6년 동안 나랑 잘 놀아줬으니까 말이야. (여느때와 다르게 밝은 웃음)
"어떻게 죽이고 싶어?" 모 윤하: 너무 다양해서 여기에 나열하긴 힘들 것 같은데.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았으니까 직접 보는건 어때? 물론 내가 직접 손을 쓰진 않지만 말이지, 언젠가 답답하면 직접 나서게 될 수도 있잖아?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모 윤하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가까운 사람의 부정적인 소문을 듣게 된다면?」 > 자기 맘에만 들면 솔직히 신경 안쓰고 행동할꺼 같은데. 남 평판 신경 썼으면 지금의 모윤하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말이야. 근데 그 부정적인 소문의 내용으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면 그땐 빠른 손절.
2. 「서점에 들어갔을 때 자연스럽게 먼저 발이 향하는 곳은?」 > 소설쪽으로. 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책을 읽기 때문에 소설 위주로 많이 보는 편이야. 그래도 베스트셀러가 재밌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그건 장르 안가리고 보는 편이야.
3. 「자신이 악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알게 된다면?」 >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지 않을까. 이미 어떤 이들에겐 충분히 악역이고.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악이라고 한들 고치진 않을테니까. 그걸로 벌을 받는다해도 자신이 한 행동에 후회는 절대 하지 않을 윤하야!
>>699 그런 느낌 있죠~ 항상 집착하고 속박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혼자 남겨지는 그런거.. 아 여기서 더가면 진짜 적폐해석이라 끌려나갈지도 모르는데 결국 남겨져서 미쳐버리는 그런 것도 생각나버립니다.. 아 ㅋㅋㅋㅋㅋ 그러니까요~~ 빨간 글씨 볼 때마다 가슴에 불이 나는 이 기분을 아십니까.. 농질엔딩은 절대 안됩니다~~~~ 응 ㅋㅋㅋ 그거 너무 .. 맛잇죠 .... 반쯤 죽은 눈에 어색한 미소 짓고 오들오들 떨면서 가현이 무릎에 앉아가지구.. '언니야가 오라그래서 왔어.' 하는 그런 완전히 잡아먹혀버린 이상한 순수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무것도 모르지만 언니야가 오라고 했으니까 왔을 뿐이다 그런..!
>>700 아늬 일단 임가현 이름이 저기 올랐다는 것에 그저 감사를 표하고 싶을 뿐이고 (오열) 나 임가현 진짜 밑도끝도 없는 극대립캐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완전 의외잖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밝은 웃음.. 밝은 웃음... 새벽에 이런 거 던져주면 주접킹 임가현주 고장나요 젠장 (쾅) 애정에 면역력 없는 거 흑룡이라는 거 생각하면 의외인데 윤하 배경까지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납득되는 부분이고.. 텐션 올라갈때랑 귀신집 반응도 너무 귀엽다 뭔가 같이 가면 든든할것 같은 느낌! 앞으로 가문 사람들 어떤 방식으로 죽일지 기대 한가득 품고 있다며.. 악역질문 임가현이랑 완전 정반대라서 맛있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는 저 모먼트... 새벽진단 완식 완료 이게 미식이지 음음 ^Q^
>>702 아 당연히 있지 없을 리 없지~~!! 니오주 이미 임가현 캐해 500%로 완벽하게 한 거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내 에버노트를 훔쳐봤다던가(?) 일단 농질 나간 시점에서.. 남겨져서 미쳐버린거나 다름없는 애기 때문에 그 적폐 공식이라는 것을 미리 알림 ^q^ ㅋㅋㅋㅋㅋㅋㅋㅋ 농질엔딩은 안되나 이미 머릿속에서는 음 음 흐흐 () 하 저번 일상 이후로 완전 순종적인 느낌 되어버린게 나를 더더욱 미치게 만들어버리는거 알아??? 아무것도 모르는 니오 무릎에 앉혀놓고 날붙이로 안 베이게 찌르면서 '내가 이래서 니오를 싫어할 수 없다니까. 예쁘다~' 이따위 대사 치고 황홀한 미소 짓는 임가현..
>>700 애정이라.. 니오식 애정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겉으로는 틱틱대면서 뒤에서 알게모르게 행동으로 챙겨주는 그런 것들..! 아니 근데 가치가 0에 수렴하는 것도 슬프고.. 슬픈데 어떻게 죽이겠다는 건지 저것도 궁금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전체적으로 다크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고 자기 걸어갈 길 묵묵하게 걸어가는 느낌이 잔뜩 느껴집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불쾌하다고 말하니까 역시 니오식 애정을 좀 부어주고 싶네요.. 겉으로 틱틱대면서 행동으로 의리 보여주고 뒤에서 챙겨주는 그런 애정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달까요~
>>703 사실.. 어젯밤에 몰래 봤습니다.. 그냥 쭉 정독하고 해석하고 정리하고 공부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악 농질엔딩은 안돼요~~~ 가현이 못 잃어~~~~~ 진짜 마지막으로 혼자 남겨지는데 그 남겨지게 된 원인이 자신이 행한 집착과 여튼 그런 것들 때문이라면.. 가현이가 그걸 인지해버린다면... 어떻게 되어버릴지도 궁금하구용..ㅋㅋㅋㅋ 만약에 농질 엔딩이 난다면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니오는 농질엔딩이 난 가현이를 전력으로 말리겠지만 한 편으로는 '이렇게 되면 나 해방아냐?' 라는 생각에 미친듯이 갈등하는 그런것도 떠오르네요 ㅋㅋ 응 맞아요~ 저번 일상 이후로 그런 느낌이 더 강해졌죠! 속 깊은데서 올라오는 공포때문에 그리고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반씩 섞여서 사람 미치게 하는 순종적인 태도에 저도 환장합니다.. 칼로 쿡쿡 찔릴 때마다 '읏, 읏,' 하면서 움찔움찔 하는 그런거.. 눈물 또륵또륵 흘리면서 웃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뻐해줘서 고마워 언니야. 니오 기뻐. 그런데.. 이제 가면 안돼..?' 하는 그런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게따 미식이다 미식!!!!!!!!!!!!!!!!!
>>692 헉 향수 다양하네 ... 윤하가 문득 생각나서 향수 하나쯤은 선물해줬을 것 같기도 하네! 물론 자긴 잘 모르니까 가현이랑 같이 어디 갔을때 물어보면서 샀을 것 같긴 하지만~~ 의외로 어르신한테 얌전한거 명문가 규수에 잘 맞는 것 같아! 그리고 얀데레 모먼트는 언제나 최고지 ... 하 가현이 최고야 정말루. 악역 반응은 정반대라서 재밌네 ㅋㅋㅋㅋ 그래도 가현이답다!! (야광봉)
>>703 왜냐면 가현이가 뭘해도 윤하는 묵묵히 받아들일 사람이라서 ... 흑룡즈라서 커버 범위가 넓은 것도 있지만 말이야. 윤하랑 대립하려면 가문원들을 지켜주는 수준이 아니면 안돼. 윤하는 받은 애정엔 정말 서툴고 주는건 그래도 곧잘 하는 편이니까~~ 귀신의집은 같이 가면 정말 든든할 것 같지? 가문 사람들은 이미 천천히 죽어가고 있어~~ 어장이라서 묘사가 안되고 있을뿐이야 ...
>>704 니오의 츤데레 윤하말고 나한테 ... (안됨) 그런식의 애정도 좀 익숙하지가 않아할 것 같은데 그래도 적극적인 것보단 좀 더 수월하게 반응할 것 같은데? 익숙하지 않다 뿐이지 자기 챙겨주는건 잘 아니까 자기쪽에서도 더더 챙겨주려고 하고. 윤하한텐 니오식 애정이 좀 더 잘 맞는 편일지도 모르겠네 :3 윤하에게 후회는 없지! 사실 개인 서사는 다크다크에서 빠져나오는게 목적이니까 말이야~
>>70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어쩐지 캐해가 완벽해도 너무 완벽하더라~~~ 딥하게 들어가버리면 바로 수위넘고 시트 삭제당할 좀 많이 이상한 캐릭터성을 가진 임가현이라며.. 결국 혼자 남겨지게 된 원인이 자신 때문임을 인지하면 그때부터는 진짜 광년 포스 뿜뿜하면서 입으로도 MA님을 읊고 다니지 않을까.. '신이시여. 신께서는 저를 떠나지 않으셨으리라 믿고 있답니다. 항상 이 소녀의 곁에서 가여운 소녀를 한 없이 굽어살피고 계심이라 믿고 있사옵니다...' 하면서 한참 웃어재끼고 극에 달하면 스스로 칼 푹찍하는 엔딩이 나지 않을까.. 농질식 엔딩이라면 진짜 하나하나 다 찾아다니먄서 칼로 찔러가면서 '신 님의 곁으로 보내줄게. 기쁘지, 두렵지 않지? 곱게 죽을 수 있게 해줄테니 두려워하지 마..' 이러다가 지가 칼맞을지도..? 피 한모금 토해내면서 이젠 자신도 MA님을 영원히 보좌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광신도모먼트 한가득일듯 하 어쩌다 이런 캐가 나온거지?? ()
음음 역시 니오주 갓캐잘알 ^Q^ 세게 찌를 생각 없으니까 힘조절 하면서 한참 그러고 있다가 가면 안되냐고 하면 '너가 먼저 왔잖니.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이러고 절대 안 놔주겠다는 뜻 한껏 어필하면서 목에다가 칼 들이밀고 ㅋㅋㅋㅋㅋㅋ 미.식.좋.아.
>>705 그나마 비슷하면서 포괄적으로 이것저것 쓸 것 같은 라인업들으로 추려봤지~~ 향수 선물까지 해주는거야?? 하 임가현 향수 선물받으면 지금 머리띠 쓰고 다니는것처럼 나가기 전에 항상 뿌리고 나갈것같은 느낌.. '전에 산거 뿌려봤는데 어때? 내 느낌이랑 잘 맞는 향이야?' 이러고 물어보기도 할 것 같고! 예의범절 같은 건 임씨 가문에서 타 가문 만나러 갈때 따라다니면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을거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하 맞아 임가현=절대 순순히 못 받아들이고 투쟁함/윤하=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고칠생각 없고 후회도 없음 이 상반되는 모먼트 최고라며... ^q^
ㅋㅋㅋㅋㅋㅋㅋ 하 임가현이 다른 가문원들 감싸고 들 일은 절대 없을거기 때문에 윤하랑 대립각 세우는건 얘 데플찍고 새 캐릭 들고오는게 아닌 이상 쌉불가능임 이건 또 이것대로의 맛이 있다..!! ㅋㅋㅋㅋㅋㅋ 받은 애정에 서툰거 진짜 넘 자극하고 써먹고싶은 모먼트야 뒤틀린 애정 한가득 얹어주고싶다 ^Q^ (?) 응응 완전 짱 든든하다 귀신 뭐 나오든 담담하게 받아줄것같기도 하고~~ 헉 그렇구나 하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도화학당 세계관으로 내가 직접 들어가야(?)
>>708 하 향수까지 뿌려준다니 가현이 왤케왤케 갓캐인거야 ... 그러니까 윤하가 자꾸 사주려는게 아닐까 선물해주는 맛이 있어서? 사실 최대한 언급 안하려고 하지만 윤하 입장에선 가현이가 특별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왠지 나중에 피투성이 된채로 가현이 만나는 상황도 보고 싶네~~
만약에 가현이가 가문원들 감싸고 도는 상황이 발생하면 세상 다 무너진 표정으로 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하면서 실성한듯이 웃다가 역시 너도 다를 수가 없구나? 하고 외칠듯 ... 하 가현이의 뒤틀린 애정 환영이야 ... 윤하는 또 이게 맞는건줄 알고 좋다고 흡수할 예정! 의외로 백지인 부분이 많아서 말이야. 윤하가 심리적으로 가문 사람들한테 압박 넣는 것도 있고 위해를 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심의상 불가야 ...
>>692 일단은, 반응이 참 늦었어요. 충격이 아닌 희열로 다가오는 살육이라는 주제의 독백은 늘 아찔하고 위험한 맛이 있기 마련이죠. 가현이의 가문도 악습이 있었군요, 그 끔찍한 훈련 속에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냉담한 평가가 돌아왔으니 얼마나 슬펐을지. 그렇지만 결국 MA 님을 만나고 나서 그 모든 것이 무의미했노라 생각하는 그 부분이 참. 그래요, 광신도 캐릭터의 가장 아름답고 처절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오빠라고 부르던 사람을 제물로 바칠 때 망설임 없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아찔하네요. 신의 이름 아래에서 무엇이든 내던질 자여라. 덧없는 목숨이 지닌 무게보다 가벼운 것이라. 직접 비틀어버린 광신도라. 참 매력적인 독백이라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어요...
진단, 떠나는 쪽이로군요. 귀여움의 면역은 유동적이라니, 음, 귀여움의 정의는 넓기 마련이니까요. 와아, 성숙한 향 위주로 찾는 느낌 최고여라. 구체적인 예시도 참 좋아요. X메테르 머스크.. 저도 참 좋아하는데. 유교 가현이로군요. 거기다 신성모독이라 하는 점에서, SL인 이유는 사실 Super MA Love가 아닐까 생각해요.,, 응. 마지막은 참, 언제나 보아도 매콤한 뒤틀린 애정의 가현이... 저는 가현이의 이 모습을 아주아주 사랑한답니다. 정말로요!😘 악역은 아니로다, 난세요 혼란한 세상에서 아무렴 악인과 선인의 구분이 어디 있겠냐마는 실존하는 신을 믿는 자가 어찌 악인이겠나요. '네까짓 놈들'이라는 부분에서 맹목적인 모습이 보여요. 망설임 없이 부적을 펼쳐내고 태우겠구나. 맛없없 조합이라, BLT는 늘 옳아요, 노멀한 것도 옳아요. 샌드위치를 먹는 가현이가 보고 싶어졌어요...!
>>700 아아, 윤하의 진단. 애정에 면역력이 없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려요... 남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도 견디지 못한다니, 우리 윤하는 언제쯤 익숙해질까요...🥺 텐션이 높을 때 손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니, 귀엽기도 하지. 그런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신난? 모습이 참 좋아라. 귀신의 집 같은 경우에는 그렇군요, 확실히. 익숙해지는 것이 빠른 편인 걸까요... 가치가 왜 0이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목적을 이루면 사라진다니 무슨 소리람! 안 돼요! 우리 윤하는 저랑 평생 살아야 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행하고 불쾌하다니,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는지가 보여요. 그래도 소중한 건 가현이군요, 마망과... MA망... 아니아니, 이게 아니죠. 잘 놀아줬다는 이유 뿐인걸까요, 윤하의 속내는 늘 깊고 잔잔하니, 들여다 보는 것이 겁이 날 때가 있답니다. 죽이고 싶지만 기회가 남았으니... 어라. 이거, 떡밥, 같은데요...😱 부정적인 소문이라도 신경 쓰지 않지만 피해를 주면 손절... 확실해서 좋네요. 소설을 읽거나, 베스트셀러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윤하의 포용력이 살짝 느껴지는 느낌이라 재밌는 진단이어라. 그렇지만 악역에서 단호하게 후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를 품어주나 그 안이 한없이 깊고, 스스로의 자신감은 낮지만 누군가를 보는 시선은 너른 바다 같은.
>>706 아 이건 떡상이다.. 생각해보면 윤하도 니오도 정작 자기 가문하고는 안 친한 사람들이라 니오 혼자 동질감 느끼고 뒤에서 슬쩍 챙겨줄 것 같기는 해요 ㅋㅋㅋ 그 무게감이 말도 안되게 다르긴 하다만.. 역시 앞에서 대놓고 쳉겨주는 건 부담스러워하니 니오식 애정으로 챙겨주다가 한 번 훅 들어가보는 것도 맛있을 것 같구요 ㅋㅋ
>>707 하 씨 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미식이네요😛😛😛😛😛 스스로 칼 푹찍하면서도 뭔가 고통을 이기는 그런 광적인 믿음 때문에 미소지을 것 같아.. 찔리면서도 진심으로 기뻐할 것 같아.. 나중에 혼자 푹찍하고 싸늘하게 식은거 발견하면 굉장히 복잡한 기분에 한 동안 멍해있다가 '언니야?' 한 마디 하고 얼음이 돼버리는.. 잠깐이나마 해방이라는 생각에 기뻐했다는 것 때문에 지독한 자기혐오에 빠져서 가현이 따라갈래요🫠🫠 하 가현이가 마지막으로 찾아온게 니오면 좋겠다. 남들 죽은거 보고 피칠갑하고 도망친 니오면 좋겠다. 옷장 속에 숨어있다가 문 벌컥 열리고 손에 칼 쥔 채로 들키면 좋겠다.. (잡혀나감) '언니야 무서워. 이,이러지마 제발. 사,살려줘. 나,나 죽이지마 언니야..'같은거.. 그리고 칼찌 당하는 순간에 니오도 으악! 하고 같이 찔러서 같이 짜게 식으면 좋겠다....🫠
아니 저는 왜 '한참' 여기에 꽂힌거죠 ㅋㅋㅋㅋ 한 한 시간 동안 콕콕 찔리면서 읏, 읏, 하고 움찔움찔.. 목에 칼 대면 또 눈물 흘리면서 웃겠지... '응. 언니야가 오라고 했으니까.. 여기 있을게.. 그런데 칼은 치,치워줬으면.. 좋겠어..' 같은거..🔥
"내가 네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네가 조금 더 행복해졌을까 싶구나." "내 자신이 미련하기도 하지." 이렇게 얘기하면서 쓰게 웃는 아회가 있고요.
"내 그대를 마음에 담지만 않았더라면. 그대를 나의 삶에 들이지만 않았더라면." "그리하였더라면, 내가 내려놓을 일은 없었을 텐데…… 어찌 나의 삶에 들어와 나를 충동질하고 흔들며 목적의 길을 잃게 하는지,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는지, 당신에게 동조하려 하는지." "그럼에도 내 그대를 원망할 수 없어서……." 비참한 듯 무릎 꿇는 아회가 있어요... 편한대로 골라드셔요...(?)
자캐가_신경_쓰고_있는_미신은 : 아기의 신발을 준비해 두면 아기가 건강하게 자란다. 독백에서 한 번 보았지요?
자캐에게_의미없는_질문은 : "너 진짜 적룡 기숙사 맞아?"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네가 하는 산책의 방식은?" 아회: "밤에 남몰래, 인적이 드문 곳으로." "조용하고,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니 말이오."
"자신을 살려 달라 애원하는 악인에게?" 아회: "……차라리 죽여달라 하는 것이 더 편했을 터인데. 내 어떤 식으로 살려둘 줄 알고?" "농이오." "죄인은 심판하는 자에게 맡겨야지, 내 아직 학생이지 않소."
"너의 가장 작은 꿈이 뭐야? 사소한 것들." 아회: "조용히 사색을 즐길 시간이 필요하오." "……가배차와 케이크도."
2. 「자신이 바라온 것이 눈 앞에서 파괴되어버린다면?」 : "어쩔 수 없지." "어찌, 울부짖으며 화내고, 절망하길 바란 게요? 그러기엔 인간의 삶은 늘 유동적인 법. 어차피 바라는 것은 절대 내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나이지 않소. 조금은 섭섭하고 안타깝겠지." "그렇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바라는 것을 비틀 수는 있는 법이요."
3. 「자신이 악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알게 된다면?」 : "잘도 알아보았군. 내 악역이 맞소. 무려 죄인들이 산다는 북부 태생이요, 그 많은 북부 사람 중에서도 MA 님께 직접 반기를 들었던 무 가의 핏줄이지. 그러면서도 뻔뻔하게 고개 들고 다니며 제사장 호법하니, 내 어찌 신자 사이에서 악역이 아니겠소?" "익숙하오. 앞으로도 익숙하겠지."
>>710 아회주의 반응은 항상 정성이 가득 느껴져서 좋아~~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러닝하면서 점점 더 익숙해질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인간관계도 점점 다채로워질테니까 말이야. 지금 윤하가 카운트하는 사람 수에는 본인도 포함이니까 말이야 :3 실제적으로 남은건 이제 19명이고~~ 다만 어린 아이들도 있어서 윤하가 남모를 고민도 하고 있지. 마망과 MA망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MA님과 같은 취급을 해버리면 데플 각이라구!! 윤하의 신념 같은거야. 자기가 당한게 있다보니 남에겐 그 잣대를 절대 들이밀지 않겠다는.
>>711 니오가 챙겨주면 처음엔 좋아하겠지만 계속되면 부담스러워하면서 왜이러지? 뭐 원하는거라도 있나?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ㅋㅋㅋㅋ훅 들어오면 능글 맞게 받아치는척하면서도 평소랑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바로 들킬 것 같은데~~?
>>70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그저 선물받은 거=이제 내꺼! 이러면서 짱 소중히 여길 뿐인데 갓캐라니 그저 고마울 뿐이고.. '너 이러다가 나한테 집도 사주는 거 아니야?' 이러면서 마냥 고마워하는 임가현 볼 수 있을거야! 하 괜찮아 많이많이 언급해줘도 된다구~~ SL캐라 막 반응이 알콩달콩하고 달달하고 그러지는 못해도 임가현주는 한껏 뿌듯해할 수 있어 ^-^ 맙소사 피투성이 된 채로 만나러 오면 임가현 진짜 드물게 눈 땡그랗게 놀래가지고 뭔 일 있었냐면서 누가 그랬냐고 한참 물어볼것 같네 ㅋㅋㅋㅋ
헐 뭐야 배신당한 모먼트도 개짜릿하잖아?? 얘가 그럴 캐가 아니라 생각한 적 없는 모먼트기는 한데 뭐야 이거 맛집느낌 물씬이야 ^Q^ '아냐.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하면서 어떻게든 해명하려 할것 같은데 다 무시해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 아니 좋다고 흡수해버리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손에 날붙이 들고 너가 좋으면 나도 좋은거라면서 마냥 황홀한 미소 짓고 윤하 올려다볼 것.. 아늬 심의상 불가라니 어느 정도일지 감이 안 잡히지만 망상회로로 커버하겠어~~!
>>710 앗 독백 봤구나! 맞아 임씨가문이 가문원들한테 독하고 제사장 후보로 등극된 애들한테는 더더욱 독한 가문이다 보니까 :3.. 광신이 진짜 맛난데 요즘 현생에 휩쓸려서 독백이고 진단이고 못 돌리다 보니까 글로 풀어내지를 못하겠어가지고 한 며칠내내 썼다 지웠다 하면서 고민했는데 잘 녹아든것 같아서 다행이야! 얘한테 있어서 MA님이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은 느낌이지 ^q^
그치 귀여워할 땐 한 없이 귀여워하다가도 그렇지 않아야 할 땐 귀여움이고 뭐고 눈에 안 들어오는 그런 모먼트! 헉 아회주도 향잘알이야 나는 머스크 라인업은 파우더리만 써 봤는데 언젠가는 조이로즈도 도전해보고 싶더라구 넘.. 넘 만족스러워 ^-^ ㅋㅋㅋㅋㅋㅋㅋ 하 SUPER MA LOVE 인정하며.. 임가현 이런 모먼트 사랑해준다니 그저 감격스럽고 고마울 뿐이야 (오열) 한번 악역으로 몰리면 진짜 악역이 되어주겠다 하는 그런 맛이지 후후.. 부적 펼치고 필요하면 체술도 적극 이용하고! 맘에 드는 샌드위치 하나 골라서 적당히 벤치나 방에 들고와가지고 입 안 한가득 넣고 행복해하는 그런 모습이지 싶어~~ ^-^
>>712 헉 뭐야 처음부터 분위기 장난 아니고 ... 어째서 저렇게 기품 있는 분위기를 낼 수 있는거지! 하 ... 아회 무릎은 귀하니까 골라먹을 수 없어 ... 아껴먹어야지(?) 아회의 산책길에 온화가 나타나는 모먼트도 보고싶어!!! 가배차와 케이크 ... (메모에 별표 다섯개) 안돼! 받아들이지마!! 먼저 선수쳐야해!!! 그리고 북부라서 악역이라니 말도 안돼 ... 의외로 아회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편이구나 :3
>>714 그래도 선물해준 입장에선 해준 보람이 있어서 더욱 주고싶은 모양새랄까 ... 집이라니 윤하가 듣고선 내가 사주는 집보다 너가 사는 방이 더 비쌀거라면서 막 웃을 것 같은데? 하 그럼 다음부터 1일 3창으로 가현이 이름 외쳐야겠다 안되겠다. 피투성이 상태로 그렇게 물어보면 웃으면서 자기 피 아니라고 흐뭇하게 새옷 구경하듯이 몸 둘러볼 것 같은데!
가현이 해명해도 아마 윤하 들은척도 안하고 광기모드로 바뀌어선 그대로 가문 사람들한테 찾아가서 해코지하는 그런 엔딩으로 ... 뒤틀린 애정 마음껏 뿌려대면 윤하도 그게 정말 애정인줄 알고 같이 뿌려대는 것 ... 날붙이 들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날부분 잡으면서 웃을 것 같은데?
>>712 저는 저 아회 말투에 항상 치인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앗 그나저나 오늘은 드래그해도 나오는게 없네요~?ㅋㅋㅋ 악인대답 저거 농 아닌 것 같아요.. 농이라곤 하는데 농 아닐 것 같아서 무섭구 근데 그 밑에 반항할 수 없다는 것에도 한 번 더 치이고..😌😌 근데 그 전에 타닥대는 소리 지팡이 소리지요..?음..!ㅋㅋㅋ!! 비참하게 무릎 꿇는것도 치이고. 오늘 진단은 살짝 눈물 짠 맛이네요. 여기도 미식이야..
>>713 오다 주웠어. 너 먹어. 하고 과자같은거 챙겨주거나 누가 윤하 뒷담까거나 시비거는거 보이면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찾아가서 줘팸해주고 그런 것들이지요~~~ 앞에서 직접 따뜻한 말 한마디는 못 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니오식 애정👊👊 그런데 나중에 혹시라도 윤하도 니오처럼 가문하고 사이 안 좋다는거 알게되면 동질감 느껴서 '너도? 나도!' 하면서 내적 친밀감 잔뜩 쌓을 것 같네요. 윤하가 부담스러워서 밀어내도 내적 친밀감이 쌓여버리면 니오는 니오식으로 직진이에요~~~~
>>7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임가현주 임가현 고통받는 거에 진심인 편. (진지) 고통스럽고 아프지만 그것 따위는 MA님을 처음 보았던 때의 느낌에 묻혀갈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을거야.. 스스로 푹찍하기 전에 '제가 제 손으로 바치는. 마지막, 산 제물...' 하고 말 못 잇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광신 모먼트 안 놓을것 같고.. 아늬 그 임가현 따라오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ㅋ 하 안된다 니오 해방되었으니까 그 해방감 실컷 즐기란말이라며 (오열) 하 모먼트 너무 맛있잖아 가볍기 콧노래 부르면서 방문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끝내 옷장 문 열면서 '찾았다. 숨바꼭질은 끝이야?' 이러면서 방긋 웃겠지 근데 니오 대사 진짜 짱 맛있음 이게 진짜 찐 미식이지 뭐냐며 ^Q^ '두려워하지 마. 내가 죽여주는 거잖아? 기쁘게 받아들여줘. 나는 기쁘니까.' 이러고 한껏 몰아붙이다가 같이 칼찌해버릴거라곤 상상도 못 해서 좀 당황타고 있겠지..? 그러다가 이제 상황 받아들이고 씩 웃으면서 니오 팔 잡고 일부러 더 끌어당기면서 '네가. 내 끝을 장식해 주는거야? 나. 기뻐...' 하면서 흐릿해지는 시선 끝까지 니오한테 맞추고 웃겠지...? 하 오늘 임가현주 망상 폭주한다 어캄
아늬 거기에 꽂힌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애정표현. 싫어? 이젠 싫은거야?' 하면서 또 집착 한가득 하고 끝까지 칼 안 치워주는 그런 모먼트.. '너가 나한테 명령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또 상하관계 확실히 하고..
>>712 음음 역시 휴일 새벽은 진단먹기 딱 좋은 날~~! 아늬 서로다른 두가지 맛의 아회를 준비해주다니 나는 편식같은거 안 하니까 두가지 맛 전부 즐긴다 ^q^ 아회도 SL캐인데 이렇게 맛있는 대사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갓캐라인 1위 등극 확정이라며.. 쓰게 웃는 아회는 담담하면서도 아련한 그런 맛이 있고 비참한 아회는 놓아줄 마음 없는데도 어쩔수 없이 놓아주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 한껏 묻어나니 이 어찌 미식이 아닐 수 일을까!! 하 맞아 저거 본 적 있어 그 본처가 아회네 어머니한테 인성질할때 봤다.. 임가현주 기억함.. (오열) 산책 방식이랑 원하는 것에서 아회가 바라는 휴식이 어떤 느낌인지 아낌없이 드러나줘서 넘 좋다 내가 가배차랑 케이크 한트럭 사다줄게~~! ()
아나 진단 왜 이렇게 애들 악역으로 만드는거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런 꿀맛대사를 볼 수 있다는걸로 만족한다. 익숙한 듯 담담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그래. 내가 악역이다.' 하는 포스 뿜뿜해주는 저 모먼트가 너무 좋다며.. 헉 바라는 것 비틀어버리는거 최고야 파괴될것 같은 바램이라면 그냥 아낌없이 비틀어서 절대 파괴될 일 없게 만들어버려..!!
>>716 오다 주웠어 왤케 귀엽지 ㅋㅋㅋㅋㅋ 윤하는 윤하대로 쿠키 같은거 잔뜩 쥐어줄 것 같으니까 그런데선 쌤쌤인가~~ 윤하는 뒷담은 자주 들리는 편이니까 니오한테 걸리면 걔네들은 큰일이겠네~~ 내적 친밀감이라니! 윤하도 니오가 그렇게 나와주면 좋아는 하는데 굳이 자기 같은 사람한테 그렇게 해줄 필요가 있나 싶어서 고민에 빠지게 되고 ... 니오식 직진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야! 안되겠어 내일도 일상 안구해지면 윤하랑 돌리는거야!
>>715 하 그렇다면 그 모먼트 앞으로도 많이많이 써먹어주지!! 선물들로 한껏 치장해버려라 임가현~~! ()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물건의 값 같은 건 사람의 마음을 대신할수 없는 거라며 방긋 웃을것.. 아늬 1일 3창은 좀 쑥쓰러운데 오케이 나 임가현주 이 어장 최고의 '가능충'... 대신 윤하 1일 7창은 감당해야 할 것 이라며 ^-^ 자기 피 아니라는 말 듣고서 '아 뭐야 놀랐잖아~' 이러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겠지 ^q^
하 좋아좋아 들은척도 안하고 광기모드 돌입해주면 나 임가현주 아주 행복해서 망상회로 잔뜩 돌려버리는 것~~ 헉 근데 이렇게 되면 윤하가 바라는거 다이렉트로 이뤄줄 수 있는거네? :0 좋아 임가현 반목해서 윤하의 꿈 한번에 이뤄주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역시 흑룡기숙사 TMI콤비 아주 훌륭하고 좋은데 에 날 부분 손으로 그냥 잡는다고?? 오케이 이륙허가. 임가현주 망상회로 풀가동 간다. 임가현 그 모습 보다가 똑같이 웃으면서 '너도 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게 행복한거야? 못 버틸 만큼 황홀한거야?' 이러고 한껏 황홀경에 겨워서 칼 겨누고 '나도 기뻐. 기뻐서 미칠 것 같아.' 하면서 쓱 미소짓는 그런 느낌..!
>>717 몸에 칼 닿는 순간, 조금씩 들어오는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고 '안돼,안돼,안돼!! 언니야, 아파..! 살려줘 언니야.. 하지마.하지마.하지마...!' 하다가 반쯤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같이 푹찍하는거.. 더 끌어당겨질때 피 주륵하고 그런거죵... 천천히 눈에 빛 꺼지면서 기쁘다고 해주는 말 들으면서 마지막까지 '살려줘 언니야..' 하고 나서 가현이 어깨에 머리 툭 기대고 같이 MA님 곁으로😌 나중에 사감님이나 다른 학생들이 발견했을 때 그 모습은 미식 그 자체😌😌😌😌
아니 한참동안 그렇게 잡혀있다니까 미식이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 그 얘기하면서 목에 날붙이 가까워지면 히익 하고 고개 들고 오들오들에 눈물범벅 미소짓고 '좋아하.. 언니야가, 니오 예뻐해줘서 좋아.'하고 그런거🔥🔥🔥 명령할 권리 말하면서 상하관계 잡으면 니오는 또 '재송해요..'하고 한 시간 동안 따끔따끔 하면서 '윽, 윽,' 하는거죠🫠 응. 가현이가 이만하면 됐다 할 때 까지 무한반복 집착의 굴레...
>>718 앗 뒷담 많이 들리는 편인가..! 나중에 그 친구들이 갑자기 윤하 찾아와서 '그 땐 미안! 우린 사과했다!' 하고 도망치는거 뒤에서 뿌듯하게 지켜보는 니오😌 네에 ㅋㅋㅋㅋ 내일도 없으면 돌려요~~~ 멀티로라도 니오식 직진 고속도로 부아아앙 입니다🔥🔥🔥🔥🔥 일상 돌리면서 알려주는게 재밌으니까 지금은 비밀이에요 히히 별 거 없겠지만😌
>>720 ㅋㅋㅋㅋㅋㅋㅋ 하 저 다급함 어쩜 좋냐며... 임가현 대꾸조차도 안 하고 기쁘게 미소지으면서 일부러 천천히 찔러넣고 있을건데 역으로 칼 꽂히면 반사적으로 힘 훅 들어감 이거 레알임.. 아 진짜 너무 최고다 얘도 니오쪽으로 몸 최대한 땡겨서 제 몸에 칼 더 들어오게 하고 니오 마지막 말에 대꾸조차 못 하고 그대로 MA님 알현하러 가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럭키 농질 모먼트.. 짜릿함 최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마음 좀 많이 아프지만 상하관계라는 게 이래서 맛있는 법이지..! 진짜로 찌르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무서워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극도의 무책임함 보여줄 것이라며... 저신이 만족할때까지 그러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양 날붙이 내려놓고 피곤할텐데 기숙사 들어가서 쉬라며 보내줄 것 같고~ 그렇지만 보내줬을 때 그대로 아무도 안 만나고 기숙사로 잘 들어가는지 감시할것 같고 ^Q^
아회 반응 늦음이야 늘 있는 일이라지만 거듭하여 같은 말 하는 건 흔치 않았던 것으로 안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수일도 일향도 주색을 즐기는데 이 희멀건한 오라비는 그 욕구란 것도 희멀건한가보다. 무색투명이라 하지 않음은 가끔 보여주는 잿불 같은 모습이나 그보다 드물게 보이는 기묘한 낌새 알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 그렇지, 세상 만사가 무상하네, 그리 말해도 결국 아회 또한 인간임을 그리 보아왔기에.
저를 피하려면 백리 밖으로 나가면 되잖느니 그럴 방법 적단다. 그 말에 온화 목소리 명쾌하게, 일순 눅눅히 가라앉은 듯 말했다.
"방법 적을 뿐이지 없는 것은 아니네. 무얼. 좋든 싫든 오라비는 올해가 마지막이지 않나. 이 해 넘으면 다시 볼 일 없을 테니. 조금만 더 견뎌 주시게."
이 해 넘으면 아회 졸업하여 학당을 나가니 이 안에서 보지 못 함은 맞으나 그것을 다시 볼 일 없다고 하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 듯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니 그것에 신경 쓸 겨를 주지 않을 듯 아회 들어올려 제 무릎 위에 턱- 올렸다.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 같긴 했으나 그보다는 제가 더 날랬다. 긴 다리 다소곳이 모아 앉은 자세 된 아회 보고 경박하게 낄낄 웃었다. 얼굴 가리는 모양 보니 또 자존심이니 존엄성이니 생각할 것 분명하다. 그런 생각 그만 하라고, 고소한 내음과 단내 같이 나는 종이 꾸러미 얼른 품에 얹어준다. 그 냄새에 못 이기고 옹알대며 지끈 푸는 모습에 또 낮게 웃어버렸다.
"아무렴. 내 적룡이기 이전에 사냥꾼의 자식이니. 먹잇감을 잡으려면 확실하게 잔인해져야 하지 않겠소. 그러는 무 오라비야말로 매-번 같은 수에 이리 넘어오니 이 짓을 그만둘 수가 없단 말이네!"
낄낄낄! 짖궂게 떠들고 웃은 온화 손 보태어 종이 꾸러미 펼쳤다. 지끈으로 둘 나뉘어 있던 것을 나란히 풀어놓자 하나는 아직 식지 않아 말랑말랑한 절편과 꿀떡이요 하나는 마름모꼴로 동강동강 자른 흰깨와 검은깨 강정이다. 묶여 있을 적 미미하게 새던 내음이 꾸러미 풀어지자마자 훅 하고 저와 아회 사이에 피어오른다. 편히 먹으라는 배려인지, 한 팔로 아회 등 받쳐주고 저는 곰방대 마저 물었다.
"마실 것 없어 목 메일지 모르니 천천히 드소. 내 안 뺏어먹을 거요."
주전부리 꺼내놓고 보니 먹다보면 필히 목 마를 것 같아 천천히 먹으라 하곤 고개 반대로 돌려 허공으로 연기 내뱉었다. 때마침 가는 바람 그리로 흐르고 있었으니 먹는 것에 방해될 만큼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아직 안 괜찮아진 것 같은데? 익숙한 거랑 괜찮은 건 다른 개념이니까~ 그래도 이제 괜찮을거야. 진작 나한테 이야기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자신이 해결사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흥미가 동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상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으로 떠올려보는 것 정도는 간단한 일이었다. 그 도움 속에서 자신에게 이득이 될 지도 모를 것. 그리고 알고 싶었던 것들을 챙길 수 있다면 그때부터는 자신이 직접 나설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6년 내내 호기심을 풀지 못한 이 남학생이 가엾다는 이유도 존재했다.
또 부끄러운듯 귀가 빨개졌다가, 안색이 금방 창백해진다. 뭔가 좋지 않은 걸 떠올리기라도 한 걸까. 가현은 고개를 갸웃였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은 것까지 알아챌만큼 감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뭔가. 이유가 있었겠거니 하며 프흐 하고 웃음을 새어보냈다. 맙소사.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여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어쩜 저렇게 귀여운 애가.
"그럼! 그냥 할 말만 하고서 가버리는 건 나랑 안 맞아. 그으, 인간미 없다고 하던가~?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
응. 정말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조금은 비틀려 보일지도 모를 미소를, 남학생이 제 시선을 피하는 동안 지었다. 자신이 MA를 알현하면서. 그리고 알현하고 나서 제일 먼저 버렸던 것이 인간성인 주제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 따위는 가현의 정신승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묻어갔다.
"네 말처럼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졸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때. 여기 있는 동안은 내가 조금이나마 궁금한 거랑 알고 싶었던 걸 해소해주면 그만이잖아?"
그리고 해소하면서 간단하게 입의 심심함을 달래줄 간식거리가 있다면 정말 끝내주게 완벽할거고. 가현은 방긋 미소지으면서 어느샌가 빵을 다 먹고 남학생에게 손을 뻗었다. 고구마 줘. 먹을래.
"그리고 나랑 있을 때는, 조금 솔직해져도 돼. 부끄러워 할 것 없잖아? 친구 좋다는게 뭐야~ 네 기분 내키는대로 막 표현해도 나는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까."
어떤 말이든 다 들어줄 의향이 있기도 했고. 방금같은 귀여운 반응을 더 보고 싶다는 조금 음흉한 사심 역시 존재하고 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저학년때부터 타 기숙사 학생들한테도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말 걸고 하는 거였는데. 그게 조금 아쉽기는 했다.
>>76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 그럼그럼 높은 점수로 좋은 등급 나오면 기분 업되는건 당연한 일이지! 기록 갱신같은 그런 느낌인걸까~~ (쓰다담) 히히히 많이많이 부끄러워해랏 🎉🎉🎉🎉🎉🎉🎉🎉🎉🎉
>>764 하 그치만 나가서 엔돌핀 뿜뿜하고 오는 것만큼 평일 스트레스 날려버리기 딱 좋은것도 없기 때문에.. 아늬 괄호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잘 자고 있어서 막 깨우지는 못하고 일단 자는거 구경할까 하는 생각이었대~~ 쿠키 맛나게 냠냠하고 잠 깼어? 깼으면 놀아줘~ 하면서 어떻게든 침대 밖으로 나오게 하려는.. 발암물질 같은 임가현.. ㅋㅋㅋㅋ
>>766 하 그건 맞지 ... 사실 난 어제 주말에 사용할 에너지 다 털어서 이제 없어 ... 금요일에 몰아서 쓰는 편이야 :3 헉 놀아달라니 가현이가 놀아달라하면 또 거절 못하는게 인지상정이지! 머리 부스스한 상태로 두루마기만 걸치고 하품하면서 방 밖으로 나가는 윤하 ...
>>769 맞아 불금은 못참지~~! 불금 달리고 나면 주말에는 기운이 없고.. 하지만 나 임가현주에겐 선택권따윈 없다며 (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런 침대의 유혹마저도 이겨내는 찐친모먼트 아주 좋은 것.. 임가현 또 신나서 '잘 잤어? 무슨 꿈 꿨어?' 이러고 tmi에 시동 걸어버렷
>>770 (쓰다다다담) 사실 나도 주말에 불러서 안나가면 다음에 만났을때 응징 당하지만 ... 그래도 참을 수 없다 나의 침대!! 하 꿈이야기로 시작하는 TMI 지옥 ... 휴게실 가면서도 쉴 새 없이 들려오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휴게실에 있던 학생들 초-비상!! 다들 경계태세 돌입해서 막 방으로 도망가는 아이들도 있을듯 ..
>>771 (만족) 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응징 당하는건 그때의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해줄거야! 그거 하나만으로 침대를 포기하는 것은 손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 아늬 이정도면 그냥 살아있는 폭격기 아니야?? 떴다 하면 일단 공습경보 울리고 비상 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위기 못 읽고 도망 못 친 가여운 신입생은 오늘도 TMI지옥의 희생양이 되고...
인간이란 본디 그런 법이지, 삶은 무상하니 봄날과 같아 명확히 정의할 수 없지. 그럼에도 아회 또한 인간이었고,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인간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초월적인 무언가처럼 있으면서, 당신의 장마철 눅눅한 공기 비슷한 목소리에는 느릿하게 고민하는 듯싶으니. 차라리 아예 신경을 안 쓰면 희멀건 사람으로 남지는 않을 터인데.
"그렇지, 올해가 마지막이었지."
더군다나 그의 반응은 어딘가 미지근하다. 이제야 6학년이구나. 드디어 학년의 끝이로고. 인생 여전히 무상하단 반응 같기도, 당신의 의도를 곱씹는 것 같기도. 적룡 사람에겐 퍽 어울리지 않는 배려인지 모를 것으로 점철된 양 아회는 느릿하게 입 다문다. 당신이 다시 볼일 없다 말하는 것이 옳을까, 어떤 사정이 담겼는지 섣불리 물었다가 상처를 헤집는 일이 되는 건 아닐까. 스스로 그런 고민하듯 다소곳이 입 다물고 있으면 당신이 분위기 바꾸듯 무릎 위에 턱 올려버리니, 다소곳함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이마저도 간식에 넘어가니, 이게 어딜 봐서 적룡답지 않은 우아한 자 소리 듣는 사람인지!
"내 살면서 먹잇감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오……."
하물며 같은 수에 매번 당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차라리 밀쳐낼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성미도 못 되고. 따뜻한 것은 고소한 참기름 내음 솔솔 나고, 다른 것은 그 자체로 달고 고소한 깨 특유의 내음도 살짝씩 스치니 음, 강정이겠지. 꾸러미 펴내기 이전에도 인내심과 기싸움하고 있었건만, 이렇게 훅 피어오르는 내음은 영 참기 어렵다. 등에 손 올려도 아회 강정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스치듯, 깨강정 하나 들어 올린다.
"……그래도 기껏 사왔는데 하나 정도는 드는 것 어떠하오."
혼자 먹기엔 민망했던 것인지, 아니면 진정 배려하는 건지. 아마 아회 성미로 보면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강정 잇새로 베어 물 적엔 당신 이야기요 희미한 남령초 냄새 코 스치지만 간식시간 방해하거나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다. 잇새로 느껴지는 감각이 제법 마음에 든다. 무작정 딱딱하지 않다. 적당히 끈적하게 떨어지고, 깨는 좋은 것을 썼는지 깨 특유의 흙 비린내는 희미하되, 고소함이 적당하게 단맛을 잡아준다. 마름모꼴 강정 반절 베어 물면 나머지 반입도 금세 입속으로 쏙 들어간다. 조용히 먹는 것 같으면서도 제법 야무지다.
>>772 (온화주 쓰다담뽀다담) >>773 하 맞아맞아 ... 이미 내 맘 속 손익계산은 전부 끝난 상태라고! 날 침대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선 소고기 정도는 사줘야지! >:3 아아 우리는 그것을 'TMI 폭격기' 라고 부르기로 했다구 ... 불쌍한 신입생은 둘의 이야기가 끝날쯔음엔 이미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라구 하지 ... 오늘 모윤하 자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있던 기숙사 학생들 화들짝 놀라 도망! << 흑룡뉴스 헤드라인
황룡 기숙사의 사감인 영 사감이 학생들을 이끌고 있었다. 본래라면 각 기숙사의 사감님들이 이끌어야 정상이나 영 사감이 모두를 이끌고 있는 모습에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요괴사냥이 진행되던 산에 도착했을때 사감님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얘기에 윤하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시간이 흘러 붕대를 거둔 손은 언제 까졌었냐는 듯 말짱하다. 자세히 보면 까졌던 것이 희미한 흉으로 남아 있으나 온화 손 본디 고운 편은 아니라 티가 안 난다. 마주 않아 붕대를 풀어주고 손의 상태를 살펴보아준 수일이 불안 반 불만 반의 표정으로 말했다.
"다 나았다고 설치고 다니지 마. 다음엔 뼈도 나갈지 누가 알어." "그 정도까진 안 가오. 내 어디 손만 있나. 하여간 잔소리만 많어-"
심드렁히 대꾸한 온화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휙 돌아 가버리는 뒷모습에 수일 무어라 말할 듯 하나 말 나오지 않았다. 그저 착잡한 눈으로 보는 그와 눈 내리깔고 성큼 걸어가는 그녀 있었다.
황룡 담당이라는 영 사감의 뒤를 따르니 곧잘 사냥 수업을 하는 산에 다다랐다. 어째 낌새 보아하니 뭔가 사달이 나긴 났는데. 생각을 더 하기 전에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에 쯔읏 혀를 찼다. 곰방대 청소한다고 두고 와서 피울 수도 없건만. 드물게 미간 찡그리고 영 사감의 말 듣자마자 선뜻 산으로 걸음 내디뎠다. 물론 부적 챙겼지.
참 이상한 일이지. 사감님들이 한동안 전혀 안 보임은 고사하고, 피의 잔향인지 뭔지 모를 비릿한 냄새가 계속 흘러나온다. 보자. 요괴 사냥은 분명히 끝이 났을텐데 어째서일까. 영 사감님의 이야기에 가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인다.
"어.. 지금 하 사감님께서 위험한 상태이신 거죠?"
살아서 돌아오라니 이건 또 왠 말인가. 일단 왠진 모르겠지만 지금 하 사감님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사감님을 우리가 구해야 하는 듯 하다. 이거 좀 쉽지 않은 일이 되겠는데. 가현은 슬쩍 저번에 기억해둔 장소를 머릿속으로 다시 그리며 여차하면 다친 척 빠져나와서 물건을 찾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두가 사감님의 구출에 신경쓰고 있을 지금이라면, 자신이 물건을 찾기 딱 적당한 타이밍이지 않을까?
"그러면 맡겨주세요. 제압하기 쉬운 상대는 아니시겠지만.."
일단 나서기로 한 이상 후진은 없다. 주어진 도움 요청을 거절한다면 가현이 아니다. 부적들을 챙기고 산으로 들어가기 전. 혹시 몰라 사감님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돌아보았다. 그 분께서 가려주신 이 눈으로는, 저 사감님들은 어떻게 보이려나.
윤하의 질문에 영 사감이 답했습니다. 그는 입을 다물어버린 세 사감을 노려보더니, 한숨을 작게 내쉬었습니다.
' 하 사감님이 자신을 잃지 않게 해야하거든. 최근 들어, 폭주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졌잖니. '
영 사감이 혀를 찼습니다.
' ... 피를 흘리지 않도록 조심해. '
춘 사감이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가현이 사감들을 살핍니다. 영 사감의 뒤로, 그를 붙잡는 수 많는 손이 보입니다. 춘 사감의 얼굴 절반이 사자를 닮은 모습입니다. 추 사감 역시, 머리 절반 위로, 뿔이 돋아난 게 보입니다. 용을 닮은 듯 합니다. 동 사감은 나방, 같습니다. 더듬이인지 뿔인지 모를 것이 까딱까딱 움직입니다.
당신들은 산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무언가, 부수는 것 같은 소리와 비명 소리가 아득히 멀리서부터 들립니다.
짐승들조차 겁을 먹고 도망쳤거나, 숨어 버렸으니 조용하다. 하 사감님의 폭주 상태를 자신들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연은 손에 들린 부적을 내려다보며 고민에 잠긴다. 이성을 잃어 대화로 해결이 되지 않을 상태라면 방법은 한 가지뿐일 것이었다. 피를 흘리지 말라는 사감님의 조언을 들으며 연은 소리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산으로 들어가는 이들을 지켜보다가, 연 자신 또한 뒤를 따라 산을 오른다.
폭주 상태라. 사감님들의 말에 윤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피를 흘리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듣고서 산으로 들어간 그는 짐승 우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적막한 산의 분위기에 한껏 긴장하며 나무 사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근데 모인 일행 중에선 분명 붉은 머리의 적룡 아가씨도 있던 것 같은데.
가현은 빙긋 미소지었다. 그렇게 놀라실 것 없는데. 어차피 사감님이니까 자신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을 리 만무하니.
산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심상치 않은 장면이 겹쳐 보인다. 만약 이게 환각이 아니었다면 꽤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지금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느냐 한다면 마냥 그런건 아니었다만. 그보다 그때 보았던 그 물건은 언제 찾으러 가면 좋을까? 머릿속으로 작전 계획을 간단하게 다시 정리해보며 앞으로 나아가던 가현은 잠깐 움직임을 멈추었다.
"... 으음~ 저기에 계시는 걸까."
누군가에게 말하는지 모를 중얼임. 그리고 우는 소리. 분명 더 나아간다면 사감님을 금방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현은 느긋한 발걸음을 옮기며 점점 앞으로 나아간다.
코를 찌르는 지독한 쇠붙이의 냄새. 냄새를 견디며 연은 허리를 수그리고서 요괴 시체를 살핀다. 물어 뜯긴 것 같이 끔찍한 모습들. 하 사감님의 흔적인 걸까? 아니면 다른 것의 흔적인 걸까. 사체들을 살펴보다 더는 냄새를 견딜 수 없어 허리를 편다. 뭐든 지금의 이 흔적을 따라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은 다시 걸음을 옮긴다.
우려하고 있던 상황이라, 우리를 알아보지 못함에 대화로 풀어 나가는 것은 글렀다는 것을 안다. 연은 답답한 마음으로 장검을 든 하 사감을 바라본다. 피를 흘리지 않게 조심해야 할 적에 이미 너무 많은 피가 흘러 있다. 연은 깊게 심호흡하고서 부적을 손에 든다. 저희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또 손에 든 장검을 놓치게 할 생각으로 바람을 일으키려 하며 부적을 날린다.
고드름을 보자 사감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했다. 그리고서 나온 이름은 ...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 누구의 이름인걸까. 하지만 이런 자잘한걸 생각할 새는 없었다. 상대방은 진심이고 그와 주변 사람들도 전부 위험했으니까. 하지만 어째서인지 사감님은 자신을 인간이 아닌 것처럼 여기고 있는듯 했다.
"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
어차피 대화는 통하지 않는듯 했으니 그도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듯 했다. 다시 한번 부적을 손에 쥔 그는 허공에 던지며 거대한 고드름이 사감님을 찍는 생각을 한다.
" 잊을만 하면 사건이 터지는 건 좋아하지만.. 학생들한테 살아돌아오라는건 너무하잖아. 사감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
니오는 엇차-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를 돌리고 그 다음은 목을 돌려주고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마쳤다. 가터링에 끼워둔 지팡이를 꺼내 만지작 거리면서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이 마법이라는 것과 지팡이 그리고 이것마저 익숙해져버린 자신이 신기했는지 피식 피식 웃음을 흘리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 그래도 조금 서운하네요. 언제는 언제까지나 자기 새끼라더니. 이래서 사람 속은 모르는거라고 하는건가~ "
주변을 둘러보면 전부 익숙한 얼굴들이다. 모두가 사감의 부탁을 받고 이 자리에 왔다. 살아돌아오라는 말은 역시 상대가 그만큼 강하니까 조심하라는 말이겠지.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뿐더러 목숨이 제대로 붙어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싸움이다. 평소에 하던 싸움과는 다른 싸움. 진짜 '강자'와 붙는 싸움.
"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말야, 역시 싸우는 건 재밌어..! 디핀도! " .dice 1 2. = 1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해야 했다. 안 그런다면 저 장검에 베여 피를 흘리고 말 테니까. 대화가 되지 않을 것이 더더욱 분명해지니 연은 말없이 부적만 손에 꺼내어 든다. 하 사감의 눈에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비쳐 보이고 있을까. 말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지. 연은 사감님을 공격하는 것에 있어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저희들이 다치지 않고, 더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막으려면 계속해서 공격 할 수밖에 없었다. 연은 번개를 내리칠 생각으로 하 사감에게 부적을 내던진다.
>>868 저어어어번에 하사감님 아회 싸운거 반응한 독백이었나? 그거 보고 캡틴 자러갔을때 도대체 뭘까 하면서 혼자 끄적인게 있었어 물고기 비늘 요괴는 많은데 늑대얼굴인 애들은 없고.. 그러다가 그냥 단순하게 기숙사 별 용인가 했는데 용한테서는 비린내 안 나니까 패스했단.. 말이지..? 근데 쟤랑 형제면?? 진짜 레알..??
이 놈의 부적은 말 들어야 할 때에 안 듣는 것이 참 얄궂다. 제 타고나길 도술 맞지 않음을 알고는 있었으나 저번도 그 전도 그 전 전 전 전...
"하-"
열 뻗치는구만.
조금이라도 몸 사려보려 검 먼저 떨구겠단 생각은 냉큼 접어버렸다. 주변에서 연달아 날리는 부적으로 하 사감의 신경 쏠린 듯 하니 그 틈을 파고들어볼까. 슬쩍 시야 바깥쯤 되는 곳으로 물러나 땅을 박차며 달려든다. 상체 숙이고 손으로 바닥 훑어 고인 피 한웅큼 쓸어다가 하 사감 앞에 뿌린다. 그 직후 무릎을 세게 걷어차 지면에 꼴아박 아니 수그러들게끔 한다.
니오는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고는 후~ 하고 숨을 골랐다. 제대로 들어가긴 했으나 조금 더 강한게 필요하다는 얘기렷다. 조금은 히스테릭하게 웃던 니오는 그 쯤에서 생각했다. 역시 싸우는 건 재밌다고.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고 언제든지 재밌는 일이라고
" 에? 지금 저한테 말한거? ..아닌가? 기억 못하는 건 괜찮지만 그렇게 알지도 못할 소리 하는건 좀 많이 별론데~ "
죽여버리자. 찢고 부수고 태우고 때려서 죽여버리자. 어차피 다른 사감들도 허락한 일인데다가 지금 하 사감님도 우리를 죽이려고 들고 있으니까 어떻게해도 상관없을테다. 그리고 이렇게 무시당하는 거 정말 기분이 뭣 같으니까.
" 응. 엿이나 쳐드셔. "
디핀도보다 강한 마법이 있었다. 배우긴 했었으나 직접 시도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잘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윤하가 날린 부적은 꽤 큰 위력으로 다가왔습니다. 夏사감의 팔에서 푸른 피가 흘렀습니다. 음, 그는 확실히 인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 따위가.
온화가 걷어 찬 무릎에서 제대로 중심을 잃은 하 사감이 기울어졌습니다. 그 때, 니오의 주문이 그에게 명중했습니다. 팔이 잘린 夏사감은 자신의 팔을 가만히 내려다봤습니다. 그리고 잘린 팔을 그대로 입에 넣고 먹어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잘렸던 팔이, 먹혔던 그 팔이.. 다시금 그의 팔에 온전히 붙었습니다. 몇 차례,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한 그가 당신들을 돌아봅니다.
인간아, 무얼 그리 거절하느냐
이해할 수 없다는 것처럼 그가 멍한 눈으로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왜 거절하는 건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인간들을 전부 죽여야했어 흉내 낼 필요도 없잖아
그는 당신들 중 한 명에게로 검을 찌르듯 뻗었습니다.
.dice 1 5. = 5 1. 온화 2. 니오 3. 윤하 4. 가현 5. 아회
.dice 1 2. = 2
쩌저적, 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이 갈라지더니 형형한 늑대 얼굴과 물고기 얼굴을 반씩 섞은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것을,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성공한 것은 좋았으나 그 뒤의 광경은 솔직히 보기가 힘들었다. 팔이 잘렸다. 지팡이 끝에서 나간 마법에 팔이 잘렸다. 니오는 멍한 표정으로 '저거 내가 한거야?' 하고 말하며 손을 덜덜 떨었다. 떨어진 팔을 주워서 먹어치우는 것을 보았을 때 니오는 우욱, 하고 입을 손으로 막더니 몸을 뒤로 돌려 몇 번이나 속을 게워내고는 거칠게 숨을 쉬면서 눈물을 닦아내며 뒤를 돌았다.
" 아이씨, 진짜 *같은 것만 보여주네. 아이씨... 꿈에 나올 것 같잖아... "
니오는 후- 후- 하고 숨을 몰아쉬면서 그 다시 보기 싫은 광경을 억지로 기억에서 지워내려 했다. 마법이라. 전공을 잘못 선택한 듯 싶다. 머리가 무거울 때 머리를 가볍게 비워내는 방법은 역시 본능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가장 잘하는 것. 그래, 그걸 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 아까부터 알 수 없는 소리만... 아, 아직도 속이 안좋아.. 아.. "
'진짜 싫다'라는 말과 함께 힘이 풀려 주저앉은 니오는 후- 후- 하고 또 몇 번이나 숨을 골랐다. 팔을 잘라내버린 것도 꽤나 쇼크였는데 그 팔을 집어먹고 다시 팔이 자라난 것도 쇼크였다. 인간 따위가 아니야. 저건 괴물이나 요괴 그런 것들이지.
" 인간아, 인간아. 아까부터 *같은 소리만 골라서 하시는데, 엿이나 쳐드쇼. 아.. 진짜 싫어.. 엑스펄소! " *폭발 마법
마지막 해. 올해 지나 아회도 수일도 학당에서 나가면 다음은 제 차례다. 말년은 누구에게나 감회가 새로운 것이나 저는 그에 하나 더 얹을 것 있었다. 앞으로 한 해. 문득 목이 말랐다. 습관처럼 목 문지르고 싶었지만 제 두 손은 이미 각자의 역할 다하는 중이라. 혀로 마른 입술 슥 훑기만 하였다.
"남들 쉬이 못 할 경험 하고 있으니 좋은 것 아니오. 지나면 다 추억이라지. 아. 그것 아오? 내 어지간한 아해들 다 건드려 보았건만. 그 중에서 무 오라비가 제일이더이다. 달리 없을 만큼 귀하다 이 말이오. 그러니 안심하시게. 먹잇감이라 하여 물 일은 없을 것이니."
그것 참 들어서 좋은 말인지 안심해도 좋을지 대체 이것이 뭐라 하는 건지- 혼란에 혼란 거듭할 말들 하고 이제는 없으면 이상할 헤픈 웃음 흘렸다. 킬킬 웃는 소리 나지만 표정은 어째서인가 씁쓸하다. 표정 숨기지 않고 그리 웃은 뒤에 담배 한 모금 태우니 언제 그랬냔 듯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온다. 제 표정 보이지 않아도 되는, 아회 앞에서만 간혹 그러곤 했다.
여하튼 연기가 식욕 망치지 않게 바람 잘 타고 가도록 내뱉고 있으니 강정 먹던 아회가 저도 먹지 그러냔다. 기껏 사온 것이지 않냐며. 그 말에 눈만 흘끗 내려 떡과 강정 보았다. 먹음직스런 간식이나 보고 있으니 목이 더 타들어간다. 제가 진정 원하는 것은 이런 감질맛이 아니거늘. 흐흐. 저도 모르게 실웃음 흘리고 그 기세를 타 능청스럽게 말했다.
"내 그러고는 싶으나 보다시피 빈 손이 없으니. 오라비가 집어 주면 맛이라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응?"
아까는 간드러지게 꾸며내었다면 이번엔 서넛 어린 아해마냥 채근하는 말투 흉내내었다. 어린 동생들 있으니 꾸미는 것 무얼 어려울까. 고개 슬금 숙여 아회 어깨에 뺨 툭 대고선 한술 더 뜬다.
"화야는 꿀 들어간 것이 좋사와요. 아회 오라버니이."
아주 어릴 적에나 쓰던 말투 쓰려니 저도 소름 돋을 것 같으나 꿋꿋이 태연하게 굴었다. 요 무말랭이 오라비 반응 보기 위해서라면 제 소름 돋는 것 쯤이야 별 것도 아니지.
살이 우그러졌던가. 뼈가 어긋났던가. 손에 어떤 감촉 들어와도 온화 표정 흔들리지 않았다. 착실히 제 목적을 위해 움직여 기어코 그 검 떨어뜨려냈다. 그에 하 사감이 으르렁대도 개의치 않고 다시 검 들지 못 하게 하려 연달아 옆구리에 발길질 날린다. 난리통에도 떨어질 줄 모르는 무색투명한 안경이 빛을 반사해 반짝였다.
발길질 날린 후에는 재빠르게 검 끌어와 제 손에 쥐려 했다. 뭔가 이상하긴 했으나 자세히 살피지는 않고 냅다 쥐어 제 무구로 쓰려고 들었을 것이다.
>>935 예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주말에만 맛볼 수 있는 진단~~ 체하지 않게 천천히 드십쇼~~! (장사꾼 말투) ㅋㅋㅋㅋㅋㅋ 진행할때는 집중하느라 쓸 생각 못하는 스포나 글씨색 이럴 때라도 써먹어야지 ^-ㅠ 후후후 내가 진단에다가 언급 안 했는데도 아주 예리하게 잘 찝어냈어 이번학기 점수는 A+~~! (합걱 목걸이 걸어줌)
>>936 아유 여긴 맛이 한결 같아서 좋아~ 매콤살벌달달해서 매번 과식하쟎아~ (배 빵빵) ㅋㅋ 진단과 독백이야말로 스포와 린넨 넣기 딱이야~ 매번 흠칫하면서도 긁게 되는 그 마성이란~ 유후 합격 목걸이다~ (동네방네 자랑) 참... 진단이나 캐 설정들 보면 MA란 존재 하나의 영향력이 새삼 무시무시하게 느껴져~ 덕분에 맛난 설정 많이 나와서 좋지만~
"지나가다 싸우는 사람 둘을 목격하면 어떻게 할 생각?" 모 윤하: 말려야지. 근데 보통 길가에서 그렇게 싸우는 사람들은 누군가 말려주기를 속으로 기대하던데 말이지. 그 기대에 적극 부응해야지. 말리다가 맞는 일도 가끔 있긴해서 조심은 해야겠지만.
"네가 해 본 제일 미스터리한 경험은?" 모 윤하: 어느날 쿠키를 구웠는데 새카맣게 타버렸어 ... 한번도 그런적이 없는데! 누가 오븐의 온도를 돌려놨었어!!
"원하는 사람 한 명을 되살릴 수 있다면 누굴 살릴래?" 모 윤하: 만약에 아낄 수 있다면 아껴놓을래. 아직 내가 살리고 싶은 사람은 죽은적이 없으니까 말이야. 지금 당장 써야한다면 ... 우리 어르신이나 한번 살려볼까? 너무 얌전히 돌아가셨거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모 윤하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내_삶을_당신에게_줄게요_를_말해보자 > 본디 내 삶의 가치란 0이라 누가 가져도 상관 없었으나 너를 만나면서 조금씩 가치를 띄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나의 가치를 누군가에게 더해줄 수 있다면 너의 삶에 더하는게 가장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 보잘것 없는 삶이지만 부디 받아줄래?
자캐의_웃음을_참는방법 > 평소처럼 미소 띄고 있는데 눈이 지나치게 웃고있다면 그것은 웃참 중인 것이다!
자캐가_잊어버리고_만_것은 > 궁극의 쿠키 레시피 ... (아님) 중요한걸 잊어버린 적은 없으니까 말이야. 잠깐 알고 있었던 예전 가문 저택의 위치는 잊어버렸다네.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모 윤하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제일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의 이름을 하나 말한다면?」 > 흐음.. 한명이 아니라서 말하기 힘들어할 것 같은데 ㅋㅋㅋ 모 중연이라고 어장 시간대에서 가장 먼저 돌아가신 어르신이 윤하를 제일 많이 구박했으니 엄청 꼴도 보기 싫어할 것 같은데.
2. 「어떤 문화매체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은 이후의 행동은?」 > TMI 리스트에 추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다님 ... 윤하 주변 사람들은 며칠간은 그것에 대해서 얘기를 주구장창 들어야하는 것임 ...
3. 「외출 전 예상했던 것보다 날씨가 더 춥거나 덥다면?」 > 대충 기온 보고 일정을 취소할지 말지 결정하는데 ... 웬만해선 나가는 편. 진짜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게 아니라면 바깥을 더 좋아하기도 하니까 말이야.
>>938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변함없는 맛이야말로 고객감동 서비스의 비결이라며~~ 하 그럼그럼 공백이 좀 많아보인다=뭐가 숨어있다 이런 뜻이라 나도 남들 독백 읽을때 뭐가 없더라도 두줄이상 띄워져있으면 일단 긁어보게 되더라 ㅋㅋㅋㅋㅋㅋ 오직 MA와 흑룡 독기 두가지만 바라보고서 짠 설정이다 보니... 이런 설정 짤 수 있게 해준 캡틴에게 무한한 감사를 ^Q^
>>939 오늘도 찾아온 미식헌터 임가현주의 미식 탐방시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 공감이야 싸우기는 하는데 설렁설렁 대충대충 간만 보고 말싸움만 하다가 말리면 '하 씨 쒸익쒸익' 하면서 입으로 욕 한바가지 퍼부어가면서도 거리 멀어지는게 참 볼만하다며... 어르신 다시 되살리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만약 되살리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살해할지 기대되는 것!! 아늬 대사 넘 치인다 오백번 치여죽는다 응응 임가현주가 받아줄게 오늘부터 1일 할래..? (질척) 꼴도 보기 싫은사람.. 이름들 전부 다 모씨로 시작하는 그런 사람들일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기 시작함 ^q^ 며칠간?? 임가현이 그 기한 몇주로 늘려버릴것이다 잊을만 하면 물어보고 또 물어보면서 tmi 폭격기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며... 하 오늘도 변함없는 미식이군 완식 끝 ^Q^
말년. 차가운 북부로 돌아가는 해. 돌아가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사장의 호위로 숨죽여 살지, 다른 가문원처럼 범죄에 뜻을 둘지, 그도 아니라면 순응하듯 가문 내부에서 없는 사람 되어 가주의 명으로 그림자 되어 제사장이 시켰으나 감히 호위가 할 수 없고 자신만 할 수 있는 온갖 추잡한 뒤처리 하고 살지. 아니면 북부가 아닌 다른 곳 떠돌아다니며 때를 기다리다, 북부의 죄를 사할 방법을 찾고 발걸음 뗄 수도 있겠다. 요컨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단 뜻이다. 누가 알려 들겠냐마는.
"……."
잠깐의 침묵이 오간다. 내가… 제일 반응하기 좋았던 건가, 아마 그런 고민하는 것 같다. 스스로는 모르겠지만 조용하고 얌전하니, 뭘 해도 그러려니 넘어가는 사람은 좋은 표적이 되거늘 어째 표적 됨을 납득하기 어려운 건지 답이 한참 늦다. "이리도 짓궂구료. 내 물리지 않는단 말도 가끔은 경계할 수밖에 없으이……." 언제 또 와악 물어버릴지 모른다는 듯, 초연하게 얘기했으나 그 이후엔 얌전히 입 다문다. 그리고 한마디 하기를.
"인생 본다 무상한 법이지."
또 달관한 자의 언행이었다. 인간의 삶은 무상하여 봄날의 꿈과 같고*. 헤픈 웃음과 쓴 표정에 조언이라도 하는 것인지, 덤덤한 어조에 걱정은 담겨있지 않았다. 당신의 인생이다. 무상함에 의미 담든 아니하든 당신의 인생. 그저 느릿하게, 못 본 척하며 달관한 듯 이야기하고. 깨강정 하나를 냉큼 해치우니 입안에 달짝지근한 맛이 가득 남는다. 단 음식은 참 신기하다. 어찌 이런 맛이 좋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먹다 보면 그 끝이 아쉬워 하나를 더 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하나 더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회 급박히 시선 돌린다.
"……응?"
집어달라고? 빈손이 없음은 알지만, 그러니 하나 정도야 줄 수는 있지만. 그 뒤의 행동과 꿋꿋하게 장난치는 태도에 아회 말을 잃는다. 간드러지던 모습에 몸서리를 쳤다면 이젠 굳어버렸으니, 아회 기어이 가지런히 눈꺼풀 위에 놓였던 눈썹이 스윽 올라가고 만다. 내가 뭘 들은 거지? 마치 미지의 것을 조우한 것처럼, 아회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형님 보기에 나도 이랬나?아회 형제라곤 하나밖에 없어 애교 떨었던 입장이기에 더욱 지금의 상황이 곤혹스러웠다.
"…말세구만."
결국 또 나왔다. 위신, 무상, 말세. 이 3가지가 없으면 말도 할 수 없는 병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당신이 말세 메이커인지. 아회 당황한 듯 손 더듬거리다 둥근 윤곽의 꿀떡 조심스레 집어 든다. 옥춘당처럼 알록달록, 고운 색 가진 꿀떡 들고 망설이더니 한숨 폭 쉰다. 드는 것까지는, 입가 근처로 가져다주는 것까진 성공했지만 먹여주는 것까진 차마 양심이 허락하지 못한다는 듯.
1.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니오는 싸우는건 좋아해도 죽는건 무섭고 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두려워해서 언젠가는 이뤄지리라고 생각해요! 태어나면 죽는 법이니까 :)...... 히잉........
2. 「고난을 극복한 것이 신의 은혜라고 듣는다면?」 니오: 지*랄하네. 신의 은혜? 미친소리를 하고있어. 야. 이건 순전히 내 힘으로, 내가 죽을만큼 노력해서 극복한거지 신이 뭘 해준건 없어. 한 번만 더 내 노력을 신의 은혜같은 말도 안돼는 헛소리로 치부해봐. 이빨 다 뽑아버릴거니까. 알아먹었어?
쿠즈노하 니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찜질방에_간다면 누구랑 같이 갔으면 좋겠다... 온탕에 들어가서 100까지 세고 나오라는 소리듣고 얼굴 빨개져서 우으으....! 하고 버티다가 50까지 세고 나와서 못버텨!!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뜨거운 찜방 들어가서 누가 더 오래버티나 승부하자고 말하고 1분만에 나와버리는 그림이네요~
사탕을_한_개_주고_먹지않고_기다리면_두_개_주겠다고_한다면_어린_자캐는 사탕 손에 꼭 쥐고 앉아서 기다리다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결국 먹어버리고 울어버리기~? 두 개 먹고 싶었는데에에~~~~ 하고 울어버렸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내가 널 연기하려면 뭘 따라하는 게 제일 중요할까?" 쿠즈노하 니오: 아, 이거 부끄럽네.. 일단 나, 입이 많이 거칠어. 욕하는거 연습하고.. 싸우는거 좋아해? 그거 좋아하도록 노력해보고.. 뭐, 그 정도려나? 아, 그리고! ... 아니다. 아니야. 흑룡에, 검은 머리에 눈이 자수정같은 사람이 있어. 네가 날 연기하는걸 그 사람이 알면 안돼. 네가 날 좋아해서, 네가 나랑 친해서 날 연기한다는걸 그 사람이 알면 너랑 나, 둘 다 죽어.
"탐나는 사람을 발견하면?" 쿠즈노하 니오: 갖고싶은 사람을 말하는거지? 음.. 앞에 나서서 말하는건 잘 못해서, 뒤에서 많이 챙겨줄래. 행동으로 보여줄거야 나는. 대신 싸워주고, 적이 있으면 대신 죽여주고. 눈에 들도록 노력해서 그 사람이 날 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악셀 끝까지 밟고 직진이야! 나 없으면 못 살게 만들어 주겠어..!
"널 믿지 않아." 호감도 상 쿠즈노하 니오: 왜, 왜에에.... 나, 내가 한 거 아,아,아닌데... 내,내가 어떻게 하면 믿어줄거야? 내가 어,어떻게든 하,할게. 할테니까... 나 버리지마. 나 믿어줘 한 번만.. 왜에에... 왜 그러는데... 호감도 중 쿠즈노하 니오: 하씨, 미치겠네. 야! 나 진짜 아니라고! 내가 왜 그러겠어! 그런다고 내가 얻는게 뭔데? 아까 내가 아니라는거 다 증명했잖아! 호감도 하 쿠즈노하 니오: 그-래. 믿지도 않고 있고. 믿어달라고 말한들 믿어주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럼 우린 이제 적이네? ..... 이빨 꽉물어, 삼키기 싫으면.
아회주 안녕~~ 아회주도 많이 피곤하구나 ^-ㅠ 푹 자고 일어나도 일요일이니까 일단 한숨 자자..!
>>948 네에 미식헌터 임가현주를 부르는 손짓 느껴져 바로 찾아왔답니다 ^-^ 아늬 두려워하는 거 결국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거잖어 :0.. 히잉 넘 귀엽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의 은혜라고 들으면 그렇게 반응한단 말이지..? (가현:(희번득)) 그래도 맞는 말이야 결국 신은 해준거 없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진거기 때문에~~! 뜨거운거에 면역력 없는것도 좋은데 니오 존버랑은 안 맞는 타입이구나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탕 질문도 그렇고.. 하 울지마 내가 사탕 오백박스 사서 보내줄게 (?) 그보다 스포..가... 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너 따라하는 사람이 보여. 친한 사이라서 그런걸까~? 하고 웃으면서 물어보는데 눈은 안웃는 임가현 떠오르고.. 직진밟는 니오도 좋고 호감도 상중하별로 각각 다른 맛 느껴지는거 넘 치인다 호감도 상 상태에서 한가득 괴롭혀버리고 싶어지니 여기도 미식이구만~~! 진단 완식 완료 ^Q^
>>953 으악 미식헌터다 도망가~~~~~ 신의 은혜 저 파트는 니오의 생각 방식이자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가현이를 의식한.. 약간의 저격성 그런겁니다🤭 마침 질문이 딱 맞아 떨어진거죠~~ 맞아요! 존버는 안어울리죠. 답답한거 짱 싫어해서 무조건 들이받고 봐야해요. 고민하고 머리아프고 낑낑대는거 싫어해요! 단순무식이라🥲 우와 미-식.. 니오 동공지진에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 '니..오는 모르겠는데...? 아..? 누굴 말하는..걸까...?' 같은 그런거.. 눈 마주친 것 만으로도 오들오들 떨면서 주먹 꽉쥐고 간신히 미소짓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그냥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한가득<<이래.. 나주거.. 가현이가 자기 안 믿어주고 등 돌리면 곧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걸 아는 니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믿어달라고 히이잉ㅇ... 할 것 같네요! 무서운 건 무서운 거고 좋아하는 언니니까 상! 이에요~ 그런데 약간 목에 칼 대고 '호감도 뭐야?' 하면서 누칼협하면 그건 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상.. 그런 느낌의..!🫠🫠🤭
>>954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이미 완식했으니 도망따위 못 간다~~! 헉 저격도 어느 정도는 있었구나 ㅋㅋㅋㅋㅋ 앞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신 님에 대해 악평하는것도 그분에 대한 관심이겠거니 하면서 넘어갈텐데 말도 안 되는 헛소리 부분에서 해까닥 하겠지.. 난 우리 니오가 참 좋은데~ 내가 니오를 좋아하는 만큼 니오도 신 님을 부정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안 돼? 하고 어쨌든 자기 사람이니만큼 애써 웃는 임가현 볼 수 있을 것이라머 ^q^ 단순무식이라도 공감되는 부분이아 막 머리아프고 고민하고 해봐야 결국 속 시원하게 나오는 답은 없으니까~~!
아 식은땀+동공지진 너무 좋다.. 임가현 슬슬 미소 지워지면서 또 거짓말을 하는구나. 내 앞에서. 너가. 끝까지? 하면서 벽쾅하고 당장 누군지 말 안하면 좋은 꼴 못 볼거라며 냉랭하게 내려다보는 그런 모먼트.. 하 그치만 그만큼 미식인걸..? 무서운거랑 별개로 좋아해서 호감도 상인 건 그저 감동일 뿐.. (오열) ㅋㅋㅋㅋㅋㅋㅋ 무서워서도 호감도 상 좋아서도 호감도 상이구만 아 진짜 최고 맛있다.. 이미 모든 증거가 너라고 말하고 있어. 그런데도 발뺌할거야? 하고 쏘아붙이고 싶어지는 그런 맛.. ^Q^
>>955 영혼까지 쪽쪽 완식당했다요..🔥 애써 웃는 모습도 보여주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은 역전인가~ 그런 상황이면 니오도 좀 가볍게 '에이, 그래도 이건 내가 순전히 내 힘으로 이룬거지.' 하다가 '어쩌면 신이 내린 고난을 이겼으니 내가 신을 이긴걸지도?' 하고 선타기 마렵구요...🔥🔥🔥🔥🔥
아 눈 싸해져서 내려다보는거 너무 좋다 벽쿵 너무 좋다 아아아아악!!!!!니오 겁 먹어서 덜덜 떨다가 패닉해버리면 좋겠다.. 갑자기 가현이 확 밀치고 으아악!! 하고 뛰쳐나가서 자기 흉내내는 친구 집아와서 가현이 앞에서 막 때리고 멍한 눈으로 미소지으면서.. '언니야. 니오가 다 해결했어. 이제 예뻐해줘..?'같은거🥲
막줄도 미식이지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놓칠 수 없고 정말 무서워하는 사람이라 놓칠 수 없는 그런 것..! '왜그래에... 나 니오야. 언니야가 예뻐하는 니오..' 하다가 분위기 싸해지면 패닉왔으면 좋겠다.. 주저앉아서 가현이 다리 끌어안고 울면서 왜 안믿어주냐고 내가 어떡하면 믿어주냐고 울고싶다.. 그리고 이 상황은 이유는 알 수 없고 아무튼 학당의 적의 스파이가 니오였다는 그런 억울한 누명이었으면 좋겠다!!!!!!
>>956 음 영혼까지 미식이었어 ^q^ (입 닦으며) 맞아! 완전 부정은 아니니까 스위치 눌리지는 않았는데 또 그냥 넘기기는 뭣하고 이래저래 복잡미묘해질듯 ^-ㅠ 어쨌든 자신은 대행인이 아니니까 얌전히 들어주다가 '네가. 너 따위가? 그 분을 이겨? 말이 되는 소리를 하렴. 오만도 정도가 있는 법이란다.' 하면서 쎄함 500배 담아버리고.. 근데 임가현이 나서기 전에 MA님이 직접 강림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멍한 눈으로 예뻐해달라고 웃는거 왜이리 좋지?? 니오 쓰담쓰담해주면서 '응. 예뻐해줄게. 그래서, 어떤 사이인지는 끝까지 말 안할거야?' 하고 추궁하고.. ㅋㅋㅋㅋ
아늬 배경설정 최고야 ^Q^ 허리 숙이고 니오 턱 손가락으로 잡고 니오랑 눈 마주치면서 '운다고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아. 죄는 심판받기에 청산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얌전히 운명을 받아들이렴.' 하고 끝까지 몰아붙이는 그런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미식이잖아 아주 만족스럽군 ^q^
>>957 자기 세상에 빠져서 역시 나는 강해~ 하다가 또 쎄해지면 딸꾹질 하면서 '재송해요..' 하고 머리 부비적 거리기.. 안 그럴 테니까 용서해달라고🥲 MA님 강림해버리면 니오 신성모독으로 재가 되어버려 안돼~~~~
멍한 눈에 눈물자국이랑 입꼬리만 올라간 미소.. 패닉미소 표정😌 멍한 표정으로 머리채 잡고 끌고온 자기 연기한 사람 데려와서 가현이 보란듯이 주먹질 퍽퍽 하면서 '너 때문에 언니야가 날 의심하잖아. 죽어버려.' 하고는.. 머리 쓰다듬어줘도 패닉해버려서 죽은 눈으로 미소짓기...^^ '아무 사이 아니야. 언니야.. 관심없는 사람이야...' 같은거. 사실 속 마음은 여기서 본인이 줘팸 안하면 그 땐 칼춤일수도 있으니 선수치잔 생각도 좀 있으려나요~~~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턱 잡는거 환장하는건 또 어케 아셨대요... 니오 막 그 말 듣고 눈물 딱 멈추고 '으에...? 언니야...?' 하고 덜덜 떠는거.. 그리거 이건 진짜 아웃망상인데 가현이가 직접 그 운명.. 그거 처벌해줘버리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어제처럼 칼찌당해서 안돼,안돼, 하지마!하지마 하지마!! 언니야 사,살려줘 아..파... 하고 식어버렸으면 좋겠다... 눈물 흘리면서 MA님 알현하러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알고보니까 진짜 니오가 스파이여도 재밌겠다는 아웃망상을 남기고 전 잡혀갑니다...😌😌
>>958 ㅋㅋㅋㅋㅋㅋㅋ 자기 세상에 빠져있는것도 넘 귀엽다 고개 저으면서 '아냐. 넌 강한게 맞아. 그러니까 좀 더 이야기해보지 않을래?' 하면서 용서할 생각 없음을 티낼 것이라며.. 앗 MA님 한번만 눈감아주시옵소서..!(?) 하 니오주 내 환장모먼트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표정 그려지는게 진짜 최고 맛있고 그래 ^Q^ 한참 주먹질 하는 거 말릴생각 안 하고 무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가 관심없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나오면 그제서야 다시 잔잔한 미소 지으면서 '그래? 정말이지? 이번에도 나는 우리 니오만 믿을게?' 하면서 꼬옥 안아주는 그런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악 대신 차악을 택한다 그런 느낌인거지! 직접 말해주지 않는 이상 임가현 절대 그 사실 모를것...
그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심연도 똑같이 들여다본다고 나도 그런 느낌이 된게 아닐까 ^q^(??) 아늬 칼찌에 너무 진심인거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맛있으니까 아웃망상 말고 인망상 하자. '끝까지 잡아뗄 생각만 하는구나. 네 죄. 청산해줄게.' 하면서 망설임 없이 칼찌해버리면서 방긋 웃어라 임가현.. 칼 뽑고 손으로 상처 쑤시면서 '살길 바랬다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하고 속삭여주면서 눈 감겨줘라.... (같이 잡혀감) 하 이 아웃망상마저도 미식이면 어쩌냐며
석양이 기운다. 황금빛이 만물 위로 쏟아진다. 빈틈없는 검정이라도 피할 길 없어 희미해진 윤곽이 도화의 배경과 섞여들어갔다. 환경은 사람을 만들며, 삼라만상 중 대자연이라는 것은 유독 사람의 감성을 끌어올리는 기질이 있는지라 묵이 사색에 잠김은 자연한 현상이었다. 사색 속에는 농질과 그 일당이 침입한 사건 따위가 떠돌아다니고 있었고. 침입자들과 사감들의 정체에 대해 곱씹는 것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아니었다면 지속될 예정이었다.
"윤하."
대답 대신 고개를 주억이며 어깨를 두들긴 손 주인의 정체를 읊는다. 필름을 덧붙인 듯 선명하기보다 희게 샌 색채와 양쪽이 판이한 홍채가 인상적인, 같은 기숙사의 동급생. 지켜본 바 영문 모를 오지랖이 가득하고 그의 연장선으로 누구에게나 자상하여 평판이 좋다. 습관이라 짐작케 할 정도로 수많은 걱정에 귀 기울이는 편은 아니었으나, 의외로 민감한 곳까지 침범한 적은 없었기에 썩 나쁘지 않은 관계. 묵은 비스듬히 돌렸던몸이 윤하를 바라보도록 완전히 틀었다.
먹잇감이긴 하나 둘도 없이 귀해 물지는 않을거라 하니 한-참을 말이 없다. 저 감은 눈 너머 무슨 생각 하고 있을지 빤하다. 이제 와서야 아회 그리도 치근대기 좋은 상대임을 새삼스레 깨닫거나 하는 중이겠지. 생각을 거친 끝에 느즈막히, 짖궂다니 가끔은 경계해야겠느니 옹알대어 온화 재차 웃었다. 이번엔 피식 가벼운 웃음 흘리고 무어라 말 하려 했으나 그 입에서 나온 인생 무상에 하- 하는 날숨 내쉬었다, 숨 끝에 나온 말은 앞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말이었다.
"짖궂은 건 비단 내에게만 할 말은 아닌 듯 하오. 오라비."
정확히는 짖궂음이 아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라 하자.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여 있는 것 아니니. 그가 무어라 말한들 제 발로 찾아든 제 잘못이다. 그래. 쉬이 손 대었기에 데인 것처럼.
그래도 아회 무슨 소리를 하든 보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은 사람인 것은 맞는지라. 틈을 노린 장난질에 기어코 눈썹 올라가는 것을 보고야 만다. 뻣뻣이 굳은 몸은 또 별 재미다. 그리 놀리는 것 보다는 이리 구는 것이 조금 더 통하는 겐가. 옳지. 좋은 것 알았다. 잊을 즈음 또 이리 굴어야겠다 생각하다 툭 튀어나온 말세란 중얼거림 듣고 프히히 실소했다.
"내 오라비들에게도 곧잘 하는 것을 어찌 말세라 하나- 싶으나. 지금의 내가 그러면 아무리 오라비들이래도 이마를 짚긴 하더이다."
낄낄. 웃음 섞어가며 조잘대니 동그란 꿀떡 하나 든 손이 올라온다. 헌데 입 근처까지 다 와선 거기서 멈추었다. 아하. 또 속으로 고민 열심히 굴리는 중이겠구나. 씨익 눈 접어 웃던 온화 그 고민 끝내주려 친히 고개 숙였다. 마른 입술 벌려 아회 손에 들린 꿀떡 받아먹으려는가 싶으나 입술이 떡에 닿는 것보다 제 뾰족한 송곳니 끝이 아회 손가락에 닿는 것이 먼저였다. 붓끝으로 톡 짚은 듯 닿은 후에 가지런한 앞니가 꿀떡 물고 그 손가락에서 받아간다. 고개 뒤로 무르며 가져갔으니 자연히 닿은 이 끝이 짧게나마 손가락 긁었을 것이다. 뭐, 이건 문 것 아니라 긁은 것이니까. 그리 생각하며 싱글싱글한 얼굴로 아회 반응 살피었더란다. 물론 가져간 꿀떡은 설겅설겅 씹어 삼키고.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짙은 붉은색의 눈동자가 보인다. 본래라면 그와도 연관이 깊을 색깔이기에 볼때마다 그 눈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듯 했다. 자신이 어깨를 두드리기 전에 무언가 생각을 하는듯 했기에 그는 묵이 돌아보자 무언가 방해한 것이 아닌가 기색을 살펴보았지만 다행히도 그러진 않은 것 같았다.
" 놀자고 말했지만 그렇게 거창하진 않을텐데. "
명당이라고 할만한 곳이 있을까. 이리저리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그라고 해도 상대가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일지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논다고 해봤자 자러가기 전까지 소소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웃으며 손가락을 들었다.
" 지금 생각 나는건 저녁 먹으러 가기 정도? "
마침 저녁 시간이기도 했거니와 오늘은 자신이 요리를 하려고 이것저것 재료를 사놓은 상황이었기에 딱 맞는 상황이기도 했다. 누군가와 같이 먹으려고 사둔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같이 먹는게 더 좋을테니까. 평소엔 룸메이트에게 만들어주는 편이었으나 약속이 있다고 늦게 돌아온다고 하기도 했고.
날숨과 함께 이어지는 불평에 아회는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아회 천성이 고요하니 깐족거리는 사람이 아니지만 지금 상황과 행동으로 미루어 보건대 충분히 얄미운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눈웃음만 지을 줄 알았더라면 사람 복장을 뒤집어지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 다행스럽게도 웃음까진 가지 않았지만. 대신 그만큼 놀린 대가를 치렀다. 장난 때문이다. 세상만사 무상하다니만 이것도 무상한 건지, 원. 세상 말세다.
"…본인도 잘 알면서 기어이 행하는 걸 보면 말세가 맞지."
인간이란 본디 다 이런 건지……. 속으로 대체 인간은 어찌 이러는가 생각하면서도 손은 어느새 꿀떡 하나 집어준다. 친절함은 있으나 상냥함은 여기서 끝이었다. 스스로 먹겠지. 그렇게 안일하게 있었던 차였다. 정상적으로 받아먹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다시금 세상 말세구나 깨닫게 됐다. 아이고야, 세상은 역시 말세로구나!
"낭자."
송곳니 끝이 손가락에 닿을 적 나직하게 타이르지만 이걸로 끝나긴 이르다는 양 슥 긁고 지나가니 곧게 뻗은 손가락 움찔 떨린다. 아회 올라갔던 눈썹은 원위치로 돌아갔으나 미묘하게 거리 좁혀진 것 고사하고 무언가 얘기하려다 입 꾹 다물더니 다시금 벌리기를 몇 번 반복하고는, 결국 끙 앓는다.
"장난이 지나치오…… 소인이라 또 이러는구만 생각하지, 이러다 질 나쁜 사람이라도 마주하면 어쩌려고."
물론 알아서 하겠다마는 일단은 이 세상에서 질 떨어지지 않는 사람인 양 굴다가 돌변하는 사람 있으니, 그런 사람 잘못 걸리면 어찌하나 싶은 것이다. 제 몫의 강정 다시금 집으며 아회 낡고 지친 한숨 폭 쉰다. 틈 봐서 품에서 도망치려는 듯 슬쩍 자세 고치고.
>>934 가현이의 사는 재미는 평범한 것도 있지만 역시 MA 님께서도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군요...! 어떻게 보면 광신도에게도 인간의 면모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오싹하고 매력적이어라. 나락의 방법을 나열하는 것도 무섭지만 시신조차 못 찾게 하는 것도 좋다는 말을 태연히 하니 어쩜, 소름이 쫙 돋아요. 최고야... 장기적인 나락... 역시 가현이랑 척을 지면 안 되겠어요... 그렇죠, 죽을 리가 없죠! 가현이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데플 멈춰! >:3 내가 네 사람이잖아. 그렇지만 그 뜻이 네게 날 쥐여줬으니 너는 당연히 날 네 사람으로 받아줘야 해. 라서 짜릿해요. 긁었을 때 화룡점정인 대사까지, 가현이는 매콤한 맛 장인이야……! 형제남매는... 응, 독백에서 오빠라 부르던 사람을 찔렀다고 했던 부분도, 너희는 잇지 않아서 다행이란 뉘앙스의 대사도 떠올라서, 나이차의 간극을 생각하니 씁쓸해요. 네 품에서 죽고 싶노란 대사, 참 낭만적이에요... 끝내 신을 언급하지만 인간의 최후도 언급하는 이 모먼트... 진미네요, 응. 진미여요...(냠냠냠)
>>939 윤하는 역시 흑룡이구나, 싶어요. 말려주기를 기대하는 걸 알고 있다니, 포용력 강한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걸요! 쿠키를 태워본 적이 없는 윤하에게 있어서 오븐 온도가 돌려진 것은 확실히 미스터리한 느낌이겠어요...🤔 아아, 어르신…… 소름이 쫙, 달달하다가 매콤한 맛이 훅 들어오니 이 또한 진미여요. 아아아, 가치가 0이라니, 만나가며 가치를 쌓았다니, 받아줄게요, 받아줄래요...🥹 눈이 지나치게 웃고 있으면 웃참...(메모) 쿠키 레시피를 잊었냐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응? 예전 가문 저택의 위치...? 이건 떡밥의 냄새가... 킁킁... 아까 곱게 돌아가신 어르신의 성함일까요. 구박하셨다니, 너무하셨어요. 응. TMI 리스트에 추가... 추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익숙한 느낌... 주변에 꼭 있는 상냥하고 재잘재잘 말 많고 귀여운 유형의 친구군요... 바깥을 좋아하는 E 윤하... 늘 날씨가 좋길 바랄 뿐이에요... 제가 윤하 바깥에 나가는 걸 좋아해서요 귀엽고 말랑하고 따뜻한 윤하가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즐겁게 있는 모습... 참 좋은데...(사심)
>>948 지극히 사람다운 니오여라. 죽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두려워하는, 그 나이의 아이같은 니오. 그 모습이 늘 매력적이에요. 신의 은혜…… 여기는 신이 있는 세계라서 그런 얘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바로 반박하는 모습이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해요. 광신도가 있어도 굴하지 않을 느낌... 거짓말은 거짓말, 그렇죠. 살짝 심드렁한 이 느낌... 니오는 거짓말은 싫은 거겠죠, 응. 누구랑 같이 가서 온탕에서 버티는 것도 귀엽고, 오래 버티자고 해놓고 먼저 나오는 것도 귀엽고... 식혜랑 달걀도 주고, 양머리도 해주고 싶어라...🥰 기다리다 먹어버리고 우는 어린 니오 귀여워... 사탕 한 단지를 주고 싶어요... 울지 마, 사탕 많이 줄게! 연기... 스스로에 대해 참 잘 알면서도, 가현이에게 들키지 않게 경고하는 모습... 아득히 짜릿해요. 갖고싶은 사람을 많이 챙겨주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도 야무지지만... 대신 죽여준다는 점은 조금 무섭네요. 하지만 필사적인 모습 너무 대견하구 좋아... 응. 호감도 상중하로 신뢰에 대한 얘기도 참 좋고요. 안 버려요, 믿는 걸요. 화자가 나빴어요, 응. 그리고... 니오야...(강냉이가 털려도 행복한 아회주여요) 포상이란...다...(사망)
적룡 소녀의 일격에 검을 떨어뜨린 사감님은 여전히 모두에게 적의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공격하는데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단단히 미친게 아닌가 싶었지만 매가 약이라고 했는가, 결국 더 강하게 때리는 방법 밖엔 없는듯 했다.
" 나중에 원망하기 없습니다. "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듯 했기에 그도 망설임 없이 부적을 빼들었다. 지금까지 던진 부적은 전부 유효타. 앞으로도 그러길 빌 수 밖엔 없었다. 품에서 다시 부적을 2장 꺼내 허공에 내던지며 땅에서 바위기둥이 올라와 후려치게 만들어보았다.
재갱신~~ 공지 확인했어! 체크하면서 내 반응은 >>920에 있다고 알림~ 추가로 문맥 수정.. >>920 유지하고 있을 때와 => 유지하고 있을 때 겹쳐보였던 것과
>>991 예스! 어쨌든 인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즐길 건 즐기면서 MA님조아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얘 앞에서 대놓고 신은 없어 신은 무의미해 이런 말만 안하면 척을 질 일은 없을테니까! 후후 데플따위 임가현주를 막지 못함 그 어떤 데플이라도 다 회피하겠다며 >:3 어쩌다 보니 오싹매콤한 캐가 되었지만 굴리는 입장으로써 이 부분이 더 짜릿하니까 ^Q^ 형제자매 부분은 내가 세부적으로 짜둔 건 없어서 독백이랑 설정 이용해서 급조하기는 했지만... 그 부분이 잘 살아있다고 느껴줘서 보람이 있는걸!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서 삼키는거야~~ 오늘도 정성스러운 별점 5점 배민리뷰에 답글 달아주는 사장님 모먼트 완료~~! ^-^
자기 자신이 누구였을지 모를 정도로 망가져 있으니, 안타까움만을 느낄 뿐이다. 아, 어떻게 해야 당신을 원래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사감이었던 자는 이제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당신의 심정에 공감해 줄 수 없음은 슬픔이다. 눈물을 흘리며 연은 부적을 손에 든다. 마음에 몰려온 비구름의 번개로 당신을 내리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