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27086>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05. 蠪姪 :: 1001

이름 없음

2023-05-02 21:54:17 - 2023-05-09 01:19:04

0 이름 없음 (Im67E9X96o)

2023-05-02 (FIRE!) 21:54:17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으며, 수업 이벤트는 평일 full 진행입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7.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8. 본 스레는 데플이 존재합니다.


9.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12079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8F%84%EC%88%A0%ED%95%99%EB%8B%B9%20%EB%8F%84%ED%99%94%28%E9%83%BD%E8%8F%AF%29?action=show#s-4


동남방의 부려지산(鳧麗之山)에도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농질(蠪蛭)이라는 짐승이 있었는데, 사람을 잡아먹는 여우와 유사한 짐승이었다. 단, 이 짐승은 청구지산의 여우보다 훨씬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꼬리뿐 아니라 머리도 아홉 개에다가 호랑이의 발톱을 갖고 있다. 이 짐승 역시 아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당신들도 이 아름다운 여우가 그런 짓을 벌일 수 있을지 궁금하지?:)

951 아회주 (HfslasQ1EI)

2023-05-08 (모두 수고..) 13:17:21

다들 지긋지긋한 월요일 힘내시기여요...!!!

아아, 피로해요... 고작 며칠 주야역전 했다고 이리도 피곤하고 꾸벅꾸벅 걷다가도 졸아요... 그래도 자유...네요, 응. 대신 몇 주간은 금요일 내지 토요일마다 제가 친구 대신 새로 오신 분 교육...을 해야 하는 입장이네요. 난감하여라. 나도 기억 안 나는데 왜...🫤

952 윤하주 (a.yX31JjW.)

2023-05-08 (모두 수고..) 13:45:26

아회주 쓰다다담!!!

953 아회주 (HfslasQ1EI)

2023-05-08 (모두 수고..) 13:51:14

꺅! (맞쓰다다담!)

954 윤하주 (6epUOhMC1g)

2023-05-08 (모두 수고..) 14:44:14

아회주는 불타지 않는구나!! (만족)

955 ◆ws8gZSkBlA (fUOpBhIftE)

2023-05-08 (모두 수고..) 14:59:14

집에 가고 싶어요 일하기 싫어요(뿍)

956 윤하주 (6epUOhMC1g)

2023-05-08 (모두 수고..) 15:02:52

나도 집에 가고싶다 ... 사실 너무 졸려서 아무데나 뻗어서 자고싶어 ...

957 아회주 (SeI7cHEnyw)

2023-05-08 (모두 수고..) 15:18:50

다들...(뽀다담)

아아... 밖인데 정기 방문자께서... 어째서... (털썩)

958 ◆ws8gZSkBlA (fUOpBhIftE)

2023-05-08 (모두 수고..) 17:48:31

>>957 (뽀다다다담)

959 ◆ws8gZSkBlA (fUOpBhIftE)

2023-05-08 (모두 수고..) 17:53:18

아 그리고 이번 수업 이벤트는 이번주 화~목 이렇게 진행하도록 할게요!
제 현생 상 수요일은 오전에만 가능하며, 오늘 밤에 라인업 올려드리겟습니다;)

960 윤하주 (6epUOhMC1g)

2023-05-08 (모두 수고..) 17:55:20

>>959 라저 캡틴! >_<)>

961 가현주 (/pXdhS7tTY)

2023-05-08 (모두 수고..) 19:35:33

집이다~~ 갱신~~ 연휴 다음날이라 그런가 시간 엄청나게 안 가는것..

>>959 확인 완료~ 이번 수업은 뭐 들을지 머릿속에 이미지 그려놔야겠다 :3

962 ◆ws8gZSkBlA (fUOpBhIftE)

2023-05-08 (모두 수고..) 20:03:38

드디어 퇴근 시작합니다.....

만세....... :D....

963 윤하주 (5eU91fW0MA)

2023-05-08 (모두 수고..) 20:08:37

(쓰다담뽀다담)

964 아회주 (.HVUEJWBnQ)

2023-05-08 (모두 수고..) 20:40:27

갱신....할게요.... 0ㅇ<-~

965 온화주 (TSV0yHnuRQ)

2023-05-08 (모두 수고..) 21:49:17

ㅋㅋㅋㅋ 왜... 왜 일이 안 끝나지...? 이게 월요일...? (잔업에 끌려감)

966 윤하주 (5eU91fW0MA)

2023-05-08 (모두 수고..) 22:09:31

드디어 침대다 ...

967 ◆ws8gZSkBlA (Rw82b1o0lE)

2023-05-08 (모두 수고..) 22:11:34

드디어.. 드디어 집....(눈물)

968 윤하주 (5eU91fW0MA)

2023-05-08 (모두 수고..) 22:12:57

캡틴은 얼른 씻고 눕자!

969 ◆ws8gZSkBlA (Rw82b1o0lE)

2023-05-08 (모두 수고..) 22:15:15

얼른 씻...고..... 라인업 작성하고.....

올게요.. 이따만나요...

970 수업수업즐거운수업~◆ws8gZSkBlA (Rw82b1o0lE)

2023-05-08 (모두 수고..) 23:04:30

농질의 습격ㅡ그녀는 이것을 인사라 지칭했습니다ㅡ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춘하추동 네 명 사감들은 모두 수업 진행을 못하겠다며 일종의 파업 선언을 했습니다. 학당 측과 어떻게 조율은 되었는지, 春, 秋 두 명의 사감은 수업을 진행하겠다 했습니다.

이건 좀 심했다, 싶지만 어쩌겠나요. 특히 夏사감은 사감 일마저 지금 며칠 째 미루고 코빼기 조차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수업은 대폭적으로 많이 달라진 듯 보입니다. 신선 수업을 받고 있는 몇몇 도사가 직접 학당으로 출장 왔습니다.
당신들의 선배일수도 혹은, 마법사 사회에서 넘어 온 자들일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당신들은 그들을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황룡 기숙사 전용
황룡 기숙사생만 고를 수 있습니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실습]
[마법 기초]
[신비한 생물 돌보기]
[비행 수업]
[점성술]
[????]




그 외 학생들 전용
[체력단련]-현진 도사
[공격 주술의 기본]-지선(地仙) 토묘신
[요괴사냥]-수지 도사
[신수의 기원]- 김 서방
[점술]-지선(地仙) 봄
[대지를 이해하는 법]-秋사감
[구름 다루기]-春사감



//화~목까지 이어지는 수업 이벤트 라인업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두 개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단, 하나의 수업을 모두 종료해야 합니다.
-개인진행으로 이뤄집니다:)
-캡틴의 현생이슈로 수요일은 오전에만 수업 이벤트를 잇습니다.
-이벤트 진행 도중에 일상, 독백, 진단 모두 가능합니다.
-9일 00시~12일 00시까지 full 진행입니다.
-캡틴 일상하고 싶어요! 하면 일상도 가능해요:)
-SAN치를 대놓고 깎는 의도인 수업도 있으니 주의!(?)

971 ◆ws8gZSkBlA (Rw82b1o0lE)

2023-05-08 (모두 수고..) 23:04:49

일하고 공부까지 하고 올게요!(눈물)

972 아회주 (.HVUEJWBnQ)

2023-05-08 (모두 수고..) 23:23:58

이번에도 매력적인 수업이 한가득이네요. 캡틴 부디 무리하지 마시고, 열공하시고 오셔요...(보듬보듬) 이 시간까지 잔업이라니 고생이 많으셔라...😭

으음, 으으음.
.dice 1 100. = 87 80 이상

973 류 온화 - 모 윤하 (TSV0yHnuRQ)

2023-05-08 (모두 수고..) 23:34:43

그의 허리에 손을 얹을 적에 작게 앓는 소리 들렸다. 그 몸 뻣뻣해지는 것 제가 몰랐을 수가 있을까. 그렇다고 손을 거두지는 않았다. 붕대로 감겼어도 손가락은 기민하게 움직여 허리 휘감았다. 그리 절묘하게 붙들어놓고 한 소리 했으니 과연 무슨 말 돌아올까. 얄미운 소리 내뱉었던 온화 얼굴에 조소의 기운 어렸다.

"이리 굴어도 모난 소리 먼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흑룡은 흑룡이구려. 머리는 이리도 허여멀건 한데."

잠시 곰방대 놓은 손이 도령의 흰 머리 슥 스친다. 깊이 파고들지 않고 끝을 흩뜨리듯. 자세히 보면 손의 붕대가 딱 주먹뼈까지 덮고 있기에 손가락은 자유로움이 보일 것이다. 다시 곰방대 들자 입술 사이로 흰 연기가 흐른다. 맡으면 코끝이 알싸해지는- 마치 약쑥을 태운 것과 같은 향이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머금은 연기 다 흘려내면 그에게 슬쩍 더 가까이 하며 말한다.

"내 어디서 봤는지 기억하고 내 몸 성한 것이야 보면 알 것을 구태여 묻는 것이 참 별나구려. 익히 들은 말 있으나 이리 마주하니 더 가관일세. 피를 토한 것이 도령이라서 다행이라. 프흐흐!"

그 말에 악의 없지만 그렇기에 악질적인 말이란 있다. 딱 지금의 온화 언사가 그러하지 않을까. 킥킥. 감출 기색 없이 면전에서 조소 흘리고 그의 허리 감싼 팔 조금 더 깊이 얽어맨다. 투명한 안경알 너머 붉은 눈은 흐릿하니 의도가 불분명해도 하는 말은 참 직설적이었다.

"그래. 보아하니 곧 가다 주저앉아도 이상하지 않겠으니 내 따라서 차 한 잔 하러 가지 않을실텐가? 별 곳은 아닐세. 평범하게 차를 팔고 단 것을 내놓는 가게이니. 갈 텐가?"

아픈 사람 억지로 끌고 가지는 않을 건지 아니면 달리 방법을 쓸 지는 알 수 없다. 그저 하는 말 하는 태도로 보기에는 그에게 갈 건지 아닌지를 묻고 있었다.

//늦어서 미안해오 ;ㅅ;

974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13:42

으아아아악!!!! 더 이상은 공부가 잘 안 되네요!

975 온화주 (JzAf3RJ5bw)

2023-05-09 (FIRE!) 00:16:26

(캡틴 쑤담) 와~ 돔황챠~

976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17:32

우와아아~~~:3(푸쉬이이이익~)

으으음... 선착 3분 일상?(갸웃)

977 모 윤하 - 류 온화 (u/.LlCjzeo)

2023-05-09 (FIRE!) 00:25:21

상대의 손이 자신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며 하는 말엔 아무런 의도도 없었겠으나 그에게는 어쩔 수 없는 씁쓸함만 남겨주는 것이었다. 원래라면 그도 짙디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을 소유하고 있었을테니 말이다. 허나 그런 생각을 이제 와서 곱씹는 것도 곤란하기에 금방 털어내버린 그는 웃으며 답했다.

" 일의 가치도 없는 몸인데 싫어할리가요. "

상대방이 뭘 어떻게 하던 하고싶은대로 행동해서 괜찮다면 그걸로 본인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화도 나지 않았다. 예전엔 그도 이렇게까진 생각해본적이 없었지만 흑룡에 들어와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 생각이 바뀌었고 지금 이렇게 고착화 되어버린 것이다. 곰방대의 연기가 코끝에서 머물다 사라질즈음 조소와 함께 들려온 상대의 말은 기분이 나쁠법도 했으나 그는 그저 고개만 으쓱하며 얘기했다.

" 당신이 다치는 것보다야 내가 다치는게 더 좋은 일이니까요. "

다쳐도 그 누구 하나 걱정해줄 사람이 없다는건 이럴때 좋은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어릴때 폐병으로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기고나서부터 조금씩 든 생각의 방향성은 이리로 굳어져왔고 지금 와서는 극단적이라고 할 수준까지 이르렀으니 말이다.

" 단 것이 있다면 어디던 좋습니다. "

어차피 이렇게 천천히 걸어서야 천부의 길거리를 요만큼도 구경하기도 힘들테고 마침 이야기할 상대도 있으니 이런 몸상태론 돌아다니는 것보단 어디 앉아서 뭐라도 먹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만든 과자라도 줬을텐데 하필 지금 같은 상황이라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 서로 이름은 아는게 좋을 것 같으니 통성명이나 할까요? 저는 모 윤하라고 합니다. 흑룡의 6학년이지요. "

빙긋 웃는 모습과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그는 상대가 이끄는 방향에 맞추어 움직일 요량으로 몸에 힘을 약간 뺐다.

978 윤하주 (u/.LlCjzeo)

2023-05-09 (FIRE!) 00:25:50

답레 올려놓고 자러 간다!!! 다들 굳밤! :3

979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26:45

잘자요 윤하주!!

980 아회주 (SXFh3Gr9nw)

2023-05-09 (FIRE!) 00:28:14

윤하주 안녕히 주무셔요...!

독백 하나를 간만에 썼는데... 으음, 으으음. (갸우뚱)

981 온화주 (JzAf3RJ5bw)

2023-05-09 (FIRE!) 00:28:43

>>976 캡틴의 바람이 빠졌어...? (콕콕) 캡틴 일상~ 혹하지만 멀티가 안되는 몸인걸... (눈물)

>>978 답레 새벽 중에 올려둘게~ 잘 자 윤하주~

982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44:20

아회주 온화주 어서오세요!!

>>980 :D?

>>981 저는 이제 바람빠진 풍선이 되었어요...:3~ 저 멀리 발할라로 떠나겠어요~(?????(휘이이잉~

983 온화주 (JzAf3RJ5bw)

2023-05-09 (FIRE!) 00:45:58

>>980 (네가 본 걸 보여줘라 짤)

>>982 응 안돼~ 어림도 없어~ (소환술) ㅎㅎㅎ 어장 진행해야지 어디가 캡틴~

984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50:43

꺄아아아악 저는 다시 돌아왔어요!!!(소환에 응한 슬라임캡틴)

꺄아아악!!!!

985 온화주 (JzAf3RJ5bw)

2023-05-09 (FIRE!) 00:52:33

히히히 도망칠 수 없어 캡틴~ >:3

986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54:16

저는 이제 온화주에게 붙잡힌 캡틴이예요!>:3

987 가현주 (SiyW8rLRfw)

2023-05-09 (FIRE!) 00:55:51

월요일이.. 가고... 화요일이... 온다... (좀비) 하 게임 일퀘 맨날 하니까 집에서 과제하는 기분이야 크아악

>>976 좀 많이 늦게 보기는 했지만 가능할까!! :3

988 我懷 (SXFh3Gr9nw)

2023-05-09 (FIRE!) 00:57:36

6월에도 북부에는 눈이 내린다. 사시사철 낙상홍이 영글어 있고, 백일홍은 도술 덕분인지 시들지 않고 영원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화련은 창 너머로 하얗게 쌓인 눈과 얼어붙은 작은 연못을 쳐다봤다. 여전히 북부는 아름다운데, 마음은 그런 아름다움을 느낄 감상은 없다고 자꾸만 얘기했다. 도련님이 따뜻하고 아늑한 별채를 내어주시고, 바라는 모든 것을 들어주셨지만 그럴 때마다 기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기도 했다. 령도에서도 맛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난생 누리지 못했던 호사를 누릴 때도 자꾸만 첫째 부인이 눈에 아른거렸다. 누리는 모든 것이 그 사람의 자리와 사랑을, 온전한 가정을 뺏고 망친 값인 것 같았다. 그것도 열 달이나! 앞으로 얼마나 더 누군가의 행복을 망칠지 모르는데 시간은 훌쩍 가버리고 말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출산의 때가 다가왔다. 그간 첫째 부인은 화련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났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도련님께서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첫째 부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별채 안에서도 귀품 있고도 화를 눌러 참아 낮아진 목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오늘도 첫째 부인은 어떻게든 사용인을 물리고 별채를 찾아와 아이를 위한 선물이라며 상자를 주고는, 은밀하게 말을 건넸다.

"그대가 그리 호가호위하는 날도 머잖았습니다, 화비."
"네……?"
"상공께서는 잔인하신 분이십니다. 당신의 마음은 필히 갈기갈기 찢길 터이지요. 이건 내 잔인한 남편에게 휘둘린 여인에게 가진 마지막 연민으로 하는 말입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지우십시오."
"마님, 무슨 말씀이신지……."
"낳아봤자 불행할 거란 말입니다. 아이를 낳으면 나가지도 못할 터이니, 차라리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스스로의 삶을 찾아 행복하십시오."
"당신, 또 여기까지 와서 화련이를 괴롭히는 게요?"
"도, 도련님."
"상공."
"이젠 서방님이라 하여도 좋은데. 그래서, 이번엔 또 무슨 일이오. 아이를 죽이겠다 겁박이라도 하였소? 아니면 그 잘난 도술로 저주라도 걸었나?"
"말씀이 지나치셔요, 도련님! 마님께서는……."
"그건 무엇이지?"

첫째 부인이 손에 든 상자에 남성의 시선이 닿자 화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남성의 푸른 눈이 좁아지자 고개를 내젓는 모습이 더 세찼다. 저건 정말 호의였는데, 연민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눈으로 보실 수 있나요? 아니에요! 간절한 눈빛과 달리 남성은 상자를 손등으로 후려쳐 떨어뜨리곤, 검은 아기 비단신이 바닥을 구르자 기가 차다는 듯 웃으며 첫째 부인을 쳐다봤다.

"이젠 아이를 대놓고 죽이려고 들어?"
"진심이 담긴 호의일 뿐이지요."
"마, 맞아요, 진심이 담긴 호의예요, 마님께서는 그저 아회를 걱정하셔서─"
"화련아, 너는 너무나도 착해서 걱정이 되는구나. 저 악독한 여자가 어찌 너를 걱정하겠느냐, 남을 걱정하느니 자신을 걱정하게 만든 주체를 죽일 여자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
"들어가렴, 날씨가 춥지 않니."
"도련님!!"
"괜찮습니다, 화비."
"마, 마님…!"

첫째 부인은 미소 지었다. 그리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사용인들은 주변 눈치를 보다 화련을 어떻게든 별채 안으로 데려가기 위해 기를 썼다. 화련이 질질 끌려가다시피 별채로 향하면서도 첫째 부인을 돌아봤지만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대신 늘 그렇듯 고아한 목소리가 울렸다.

"상공, 후계자 자리를 주지 않겠노라 하지만, 이리 귀한 패물 보듯이 싸고돌면 내가 그 말을 어찌 믿겠습니까? 지금만 봐도 세상을 다 드릴 것 같으니, MA 님께서도 갸륵하게 여겨 상공을 용서하시겠습니다."

화련은 문이 닫히자 들리는 목소리에 창틀을 새하얗게 움켜쥐곤 고개를 푹 숙였다.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내 앙칼진 외침이 울렸다. 창틀을 쥔 손으로 이번엔 귀를 틀어막았다. 도련님, 마님, 제 아이가 후계자가 되지 않아도 돼요, 행복하게 자라게만 해주세요. 그러니 제발 싸우지 말아 주세요, 아이가 조금만 자라면 떠날게요, 과분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기적이라서 죄송해요……. 뛰쳐나가서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별채를 지키는 사용인들 때문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무력하게 두 사람을 볼 수밖에 없었다. 화련은 고개를 푹 숙이고 바들바들 떨었다. 난 정말 나쁜 사람이다, 답도 없고 눈치도 없는 한심한 사람, 누군가의 자리를 꿰찬 못된 사람…….

아! 이렇게 나쁜 생각을 하면 우리 아회도 힘들 텐데! 화련은 눈물을 꾹 참고 불룩 솟은 배를 매만졌다. 자꾸만 아이를 지우라고 하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안 돼, 이 아이도 빛을 보고 싶어 할 텐데, 그래서 내게 와준 걸 텐데……. 도술 때문에 들리는 큰 소란이 그치고 나서 한참 뒤에서야 다시 뜰로 나갔을 때, 아기 신발은 불타 있었다. 화련은 그 잔해를 손에 움켜쥐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못 지우겠어요, 죄송해요 마님, 이기적이라서 죄송해요…….

시간은 흘러 일을 만들어 내고, 후회는 그 많은 일 중에서 찰나의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고 찾아오곤 했다. 산파는 화련의 금방이라도 죽어갈 듯 초췌한 안색을 보고 혀를 쯧 차며 품에 아이를 안겨주었다. 아들이란다. 비록 조그마한 핏덩이지만 분명 나를 닮았을 것이다. 벌써부터 닮은 점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화련은 우는 아이를 품에 소중히 안았다. 사랑스러운 내 아가, 태어나 줘서 고마워. 나중에 네가 자라면 세상에서 제일 예쁠 거야, 북부에서 사랑을 알려줄게…… 가장 먼저 네 아버지를 보자.

"도, 아니, 서방님. 들으셨어요? 아들이래요…."

지친 기색으로 땀으로 범벅 진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과거 첫째 부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련님께선 잔인하신 분이라서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라고. 화련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꾹 안았다. 새파란 눈이 아이와 자신을 슥 훑었을 때, 본능적인 감이 곤두섰다.

"그래, 아들이라……. 고생 많았소, 화련."

맹수가 사냥감을 보다가도 먹을 가치가 없다고 내버려 두는 포식자의 눈. 화련은 멍하니 남편의 뒷모습을 응시하다, 닫히는 문을 보며 작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마님, 저는 역시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죄송해요…….

"아회. 아회야."

그래도 엄마가 네 편이 되어줄게. 서럽게 우는 아이는 점차 울음을 그쳤다.

화련의 세상은 그 이후로 뒤집혔다. 가문의 어르신들은 화련이 혼인하기 이전에 품은 아이였기 때문에 적통도, 서자도 아닌 사생아라고 못을 박아버렸고, 내정은 다시금 첫째 부인의 손아귀로 돌아왔다. 가주는 더는 첫째 부인을 말리지 않았다. 온전히 모진 시선과 행동을 보일 수 있는 명분이 생겨난 이후, 화련은 부인임에도 불구하고 실권 하나 잡지 못하고 겉도는 변두리의 꽃이 되었다. 실권을 쥐었으니 그나마 화련을 가엽게 여기던 편 또한 사라지고 말았다. 과거, 화련과 함께 일했고, 그 이후 화련의 사용인으로 고용된 벗들도 모두 해고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이 별채를 채워나갔다. 새로운 사용인들은 화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첫째 부인에게 고했다.

나날이 늘어가는 사용인들의 괴롭힘은 곧 무시가 되었고, 방치가 되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별채 안에 고립된 새장 속 새가 되었다. 화련은 자신을 향한 방치에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아니,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자신은 감히 마님께서 주신 기회를 걷어찬 사람이었으니까. 이건 벌이었다. 응당한 벌. 감히 누군가의 행복을 망쳤으니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냈다.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고, 가끔은 자신이 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지식과 뜻 모를 단어를 동원해서라도 말을 이어가려고 애썼다. 자신의 아이만큼은 행복해야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 내 아이, 사람 취급도 못 받지만 누구보다 아름답게 자랄, 사람들이 언젠가 인간으로 인정해 줄 내 아이. 잔병치레 잦고 병약한 내 양심. 북부의 사람들은 모질지만 자연은 너를 사랑할 거란다, 세상은 너를 사랑할 사람으로 넘칠 거란다…… 그 순간까지 엄마가 지켜줄게. 화련은 굳세게 버텼다. 어미의 마음을 알았다는 듯 아이는 불안정하긴 해도 제법 잘 자랐다. 잔병치레가 있긴 했지만 사경을 넘진 않았고, 날이 갈수록 의지에 보답하듯 사랑스러이 컸다.

다만 어린 아회가 본 것은 많았다. 자신의 허름한 방에 가끔씩 장난감도 아닌 나뭇가지를 휙휙 던져주는 사용인들은 아회를 제대로 된 자녀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어머니가 있든 말든 제각기 떠들었고, 어머니가 없는 날에는 손가락질을 하며 불륜으로 태어난 죄인이라 하였다. 나름 명문가에 태어났으면서도 좋은 옷 한 번을 제대로 걸친 적이 없었다. 좋은 옷을 입는다손쳐도 다음날 일어나면 누군가 입고 허름해진 옷이, 아니면 도술 때문에 갈기갈기 찢긴 비단만 남아있었다.

아버지는 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사랑 또한 쏟지 않았다.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물질로 해결이 가능하다 믿었는지 가끔 사용인을 통해 툭툭 값진 것을 던져주곤 하였다. 그마저도 사용인이 가져가는 것이 절반이었다. 그럼에도 아회는 거만해지거나 하는 법이 없었다. 패악질을 부리지도 않았다. 단지 어미 곁에 딱 달라붙어, 입을 무겁게 했다. 마치 자신의 처지를 일찍이 깨달았다는 듯, 자그마한 유령처럼. 아회가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을 적, 아회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어머니를 제외하면 자신의 편은 없다는 것이었고, 자신이 이렇게 조용히 사는 것이 어머니를 더 괴롭게 하지 않을 일이란 것이었다. 아회我懷는 태어난 이후로 아회我悔 해야 함이니.

북부를 사랑해야 할 아이는 그렇게 설원을 떠도는 유령으로 자랐다.

989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0:58:54

가현주 어서오세요!!

원하는 NMPC를 말해주시져!!>;3 없다면 랜덤을 돌릴 건데, 랜덤이면 MA와 4도사도 포함이랍니다!

990 아회주 (SXFh3Gr9nw)

2023-05-09 (FIRE!) 00:59:25

하아, 드디어 아회의 어린 시절의 서막을 열 수 있게 됐어요... 이걸로 5화는 우려먹을 수 있다...

아회: 5화나 우려먹으면 별점 1점 테러 받고 전개 느리다고 욕먹기 딱이오.
아회주: 아아아아...(파사삭)

991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02:01

아회야 아회야..!!!(눈물)

992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02:51

.dice 1 100. = 17-70이상

993 가현주 (SiyW8rLRfw)

2023-05-09 (FIRE!) 01:04:43

어머나 잠깐만 일단 조율 끝나고 맛보기로 하고.. 별점 5점 테러로 모든걸 상쇄해주마 >:3 (?)

>>989 약간의 내적갈등이 있었지만.. 랜덤으로 할게! 보리든 4사감님이든 4도사든 MA든 아무나 와라 떡밥 한가득 가져가주지 ^Q^

994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05:24

.dice 1 11. = 2

돌아라 다이스!!!!

995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05:57

:3! 건물 내를 돌아다니면 MPC가 뿅! 하고 나타날 거랍니다:3!

996 가현주 (SiyW8rLRfw)

2023-05-09 (FIRE!) 01:07:06

핫 좋아좋아 간다~~! 선레 가져오면 되는거지! :D

997 아회주 (SXFh3Gr9nw)

2023-05-09 (FIRE!) 01:08:01

(일상에 팝콘을 뜯어요...!)

곧 판도 옮겨야 하니 쓰던 조각글도 슥 던질..?까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글감이 너무 과격한 걸 봄...)

998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09:51

>>996 네 가져오세요!>:3

재공지 드릴게요!! >>970에 수업 라인업도 있으니 한 번씩 보세요!

999 ◆ws8gZSkBlA (EzjEgVmZws)

2023-05-09 (FIRE!) 01:11:04

>>997 조각글만이라도 좋아요!! ^u^

1000 온화주 (JzAf3RJ5bw)

2023-05-09 (FIRE!) 01:17:37

(아회 어릴적에 눈물만 뚝뚝) 가문이 나빴다... 북부 개너무하누...

1001 임가현 (SiyW8rLRfw)

2023-05-09 (FIRE!) 01:19:04

항상 이 학당에서는 짜릿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 포목점에서의 해후. 수업을 들으면서 잠깐이나마 느낀 미묘한 느낌- 가현은 그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 했다. 그리고 누가 두고 간 것인지 알 것 같은 만쥬 소동과 이번에 농질과 본격적으로 합을 주고받은 것까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졸업해서 이 곳을 떠나는 것이 아쉬울 만큼 매 순간순간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것이다. 어쨌든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따로 정해두고 있었으니까. 가현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간혹 너무 제 기분에 휘둘리는 일이 있기야 하지만. 그것 역시 신이 허락하는 인간미 중 하나일 뿐이라고 어떻게든 정신승리를 하며 버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뭐든 진보하는 게 중요하지. 인생이든. 사랑이든~"

늘 그랬듯 아무도 안 물어본 걸 입 밖으로 꺼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 또한 가현의 오래된 버릇 중 하나였다. 의미가 담겨있는지 담겨있지 않은지도 애매모호한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가현은 제 방 밖으로 나선다. 머리띠는 이젠 버릇처럼 챙기게 되었다. 자신의 물건이기도 하고. 제 친구가 선물해준 것이니까. 그 만큼 소중한 물건이니까.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 밖으로 나가볼까?"

세상 꽃밭인 것도 여전하다. 느긋하고 느릿한 발걸음을 옮기는 것만 해도 한참 걸렸지만 뭐 어떠한가. 가는 길에 아는 얼굴들이 보이면 인사하고. 그리고 또 중간중간 창 밖도 내다보고. 서두름이 없는 걸 넘어서서 나갈 생각이 있는걸까 싶은 모습으로 가현은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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