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방의 부려지산(鳧麗之山)에도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농질(蠪蛭)이라는 짐승이 있었는데, 사람을 잡아먹는 여우와 유사한 짐승이었다. 단, 이 짐승은 청구지산의 여우보다 훨씬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꼬리뿐 아니라 머리도 아홉 개에다가 호랑이의 발톱을 갖고 있다. 이 짐승 역시 아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한산한 밤이었다. 덩달아 묵의 사위도 한적했다. 묵이 발 딛고 선 인적 드문 곳에서마저 둘 이상씩 다니는데 홀로 혼자였다. 거기엔 제- 인성 탓도 있겠지만 대체로 태도에 있었다. 자기의 것 구분 없이 공평한 태도는 분명 많은 호감 샀으나 도리어 거리감을 느끼게 했으니. 물론 그런 걸 신경 쓸 인간이 아닌지라 묵은 별 감상 없는 낯으로 굴러다니는 풀떼기나 꽃 따위를 구경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곧게 곡선을 그리는 얄쌍한 눈썹이 미세하게 일그러진 건 순간이었다. 천천히 일어선다. 발치에서 팔랑이는 치맛자락이 그 뒤를 졸졸 쫓는다. 묵은 비명이 들린 곳으로 향했다. 오늘이 그날일까, 아닐 것 같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며.
한 손이면 모를까. 양 손에 붕대가 감겨 있다는 건 생각보다 부자유하고 힘들다. 곰방대 드는 것만 해도 손이 욱신거리니 허리에 손 얹는 건 오죽할까. 덕분에 외유 없이 일찌감치 방에 들어와 의미 없이 시간을 죽였다. 창 밖이 어두워지는 것도 모르고 늘어져 담배를 태우거나 하고 있으니. 느닷없이 터진 비명소리가 갑작스레 귀를 찔러왔다.
음?
덕분에 늘어진 몸을 일으키기는 했으나 나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마 남매들도 그럴 것이다. 류 가의 아이들은 모두 그렇게 배우니까. 대신 온화는 창문을 열고 걸터앉아 밖을 내다보았다. 무슨 일인가- 궁금은 하니까.
>>411 전 또 비를 30분동안 맞으셨다는 줄(??생각해보니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음) 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 끼야아아아악 내가 자고 있을 때 올리시면 어케요(이게무슨소리니묵주야) 보여드리죠, 진행과 독백읽기 동시에 하는 멀티 스킬을(이러고 장렬히 실패하는거아니겟지)
당신들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뛰어갔습니다. 학당의 정문 앞. 빗장마저 풀린 문 바깥에 서 있는 여인이 보입니다. 여우 자수가 놓인 흰 소복 차림인... 한 쪽 머리를 푸른 리본으로 살짝 땋아내린.. 머리가 끝으로 갈수록 백발로 흐드러진 여인이, 당신들을 보며 미소짓고 있습니다.
아.
' 후배님들, 안녕하세요~ '
당신들과 함께 나온 사감들 역시 그녀를 발견하고 미간을 좁혔습니다. 특히, 夏사감이 더욱 표정을 구겼습니다.
' 저 X은 왜 여길 다시 기어와서..!!! ' ' 학생이 스승님들과 후배들을 보러 오는 게 잘못인가요? '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처럼 두 눈을 깜빡이며 물었습니다.
농질 H.p: 100,000
[무시한다]-side. 온화
~~~♬
당신은 비명소리를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귀에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이 소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말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그 노래는 당신에게 오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노래가 들리는 쪽으로 가야만 합니다.
[>가야만 해] [>가야만 해] [>당장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 [>서둘러 가] [>가] [>가] [>가] [>가] [>가] [>가]
불구경이나 하려는 생각으로 뛰어갔는데 되려 제 마음에도 불이 붙어버릴줄은 몰랐다. 아. 그때 잠깐 스쳐가듯이 만났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표정을 구기는 사감님을 잠깐 바라보던 가현은 이윽고 미소를 머금었다. 어째서 오붓한 해후를 즐길 기회가 이리도 없는건지 원.
".. 다시 와줬구나? 언니. 보고 싶었어~"
이미 표정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환한 미소를 띄고 있으면서, 목소리에는 애써 차분함을 담는다. 응. 역시 다시 만날거라고 믿고 있었다니까. 제 아버지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지만 간만의 해후인데 지금은 멋대로 굴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에도 금방 떠나갈거야? 또 한참 있다가 나 보러 찾아와줄거야? 그런 건 아니지? 아니라고 이야기해줘. 내가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언니니까, 또 떠나버리면 조금 슬플거 같아서..."
정말 미치도록 허탈할것 같단 말이야. 만약 이번에도 떠나버리려 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잡아두겠다고 마음먹으며, 가현은 방긋 웃었다.
-어머. 부채 뒤편에서 붉은 입술이 작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눈앞 상대가 간만에 보는 얼굴이기도 하며, 곤경에 빠진 이만 구해주고 기숙사로 돌아가려 했던 계획이 산산조각 남을 직감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 친우들을 도륙하고 신체 일부를 가져갔다던- 백 서화잖아.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별다른 감상은 없었지만, 여기서 또 그래준다면 이번에는 기꺼이 맞붙을 준비가 되었다. 여기서 선배님을 잡으면 명성이 어느 정도 올라가려나, 하고 퍽 오만하게 부채 뒤에 숨어 가늠하던 묵은 상냥하게 눈을 휘어 접었다.
"선배님께서 여긴 어인 일이시람."
아무래도 먼저 선수 치기엔 태가 안 산다. 명분 없는 전쟁은 반발을 살 뿐이니,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353 쫄래쫄래 일러바치러 온 아기 두명 뭐야아! 이 귀요미들 아주 볼 늘어트려버려. 쭈와아아아압. 온화 어릴 때 너무 사랑스러운데요(물론 지금도 사랑스럽지만 다른 매력으로 사랑스럽다는 뜻) 🥰 자기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오라버니들 좋아하는 간식 들고 같이 먹자고? 이건 진짜 간식 회사 통째로 인수하는 수밖에 없는데. 하룻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처음엔 온화 싸움이 그 하룻밤을 뜻하나 싶었는데 이번에 붕대 감은 거 보면 시간대 상 아닌 것 같고 분명 분명, 숨겨져 있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추리 하는 묵주) 거기에 배 다르다는 언급이 있었으니 그것과 관련된 일인가 싶기도 하고요…… 🤔🤔 와중에 속살! 온화야 속살! 싸우면서도 팜므파탈기질을 풍기다니 이 엄청난 여인…………. 사랑할 수 밖에 없. 다. 😤 온화 흐트러진 모습 보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하나? 비틀거리니 수일 오라버니(누가 니 오라버니냐 묵주야)가 모른 척 해주네요. 그러니까 왠지…더…약한 모습 보여줬을 때 아는 척 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묵주………. 검은 띠랑 연꽃이랑 하룻밤 풀릴 날만을 고대하고 있슴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