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27086>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05. 蠪姪 :: 1001

이름 없음

2023-05-02 21:54:17 - 2023-05-09 01:19:04

0 이름 없음 (Im67E9X96o)

2023-05-02 (FIRE!) 21:54:17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으며, 수업 이벤트는 평일 full 진행입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7.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8. 본 스레는 데플이 존재합니다.


9.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12079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8F%84%EC%88%A0%ED%95%99%EB%8B%B9%20%EB%8F%84%ED%99%94%28%E9%83%BD%E8%8F%AF%29?action=show#s-4


동남방의 부려지산(鳧麗之山)에도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농질(蠪蛭)이라는 짐승이 있었는데, 사람을 잡아먹는 여우와 유사한 짐승이었다. 단, 이 짐승은 청구지산의 여우보다 훨씬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꼬리뿐 아니라 머리도 아홉 개에다가 호랑이의 발톱을 갖고 있다. 이 짐승 역시 아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당신들도 이 아름다운 여우가 그런 짓을 벌일 수 있을지 궁금하지?:)

308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2:11:33

앗 글구 연주 바쁜 하루 보내느라 고생했어~ 이제 주말인데 푹 쉬었으면 좋겠다 ㅎㅎ

캡틴 잘 자구~ 굿밤~

309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2:12:58

>>290 이게 얼마만의 온화 진단인가요! (와구와구) 특식이에요, 특식...!
온화의 특이한... 응, 그렇죠. 온화가 그 띠에 묘한 비밀이 숨어있는 것도 아회주는 알고 있어요...! 늘어나는 것도 떡밥일지도 몰라요...(메모) 온화는 늘 묘한 선을 긋는 것 같단 말이죠. 무거운 사랑 보다는 가벼운 채우기 용도, 아니면 그렇게 보이고자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세상에나, 처음 보는 사람마저 뜯어먹는 온화란... 대단하기도 하지, 남을 쉽게 휙휙 말려들게 하는 것도 재능이에요!😳
윽, 와, 와악, 보고 말았어요...(덜덜덜) 온화는 무서운 아이군요... 들어줄게요, 살려주세요...! 아프면 우는 거냐구요, 응, 너무 아프고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 뚝뚝 떨어지죠... 보듬어주고 싶어라. 아, 아악! 정리할래요!! 정리해줄래요!! (랜선 침구 정리를 시작해요!!)
미신은 취존은 해주는데 속으론 부정적이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요, 겉으로 티내지 않아서 참 배려가 깊단 느낌이고, 무심한 느낌 같기도 하고... 어라? 몸이 안 좋으면 치근대지 않나요...? 아회라면 단박에 알아챌 수 있겠어요...(뭔) 것보다 아프면 안 돼요! >:0 아는 사람은 찾아다니는구나, 상냥한 온화... 기억은 해두는 것도 아주 상냥한 편이랍니다!

여담이지만 진단 두개가 겹치는데 답이 다른 이 느낌... 너무 짜릿해요...!

>>299 그 이후를... 윤하의 목표는 복수였죠.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면, 어떤 느낌인 걸까요. 버티다가 결국 대가 끊기는 걸 눈으로 봐야만 하는 걸까요, 흘러가는 대로 평온히 살 수 있을까요...(빠안) 앗, 윤하의 날카로운 모먼트.. 맛있어요... 증오하는 사람에 대해서 여전히 그 감정을 불태우는 느낌! 세상에.. 세상에, 이건... 집착하는 윤하인가요? 이런 극상의 포상을 받아도 되는 건가요? 날 이렇게 만든건 너잖아... 드르륵 탁...
코코넛 음료라, 살짝 tmi지만 말리부라는 술은 코코넛향이 더해진, 대표적인 리큐르 중에 하나인데... 이 코코넛 특유의 단맛 덕분에 달달하고 향긋함을 넣기 위한 칵테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윤하도 무색무취의 사람이지만, 그만큼 달달한 매력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들면 신뢰한다는 점, 어쩜 사소하게 귀여운지. 자신에 대한 가치가 0이라는 점은 안타깝지만 말리부처럼 어디에서나 사랑 받기를 바랄 뿐이에요... 타인을 믿는 만큼 자신을 믿었으면...
세상에, 윤하는 요리도 잘 하는데 감까지 섞을 정도라니, 멋지기도 하지...
절망에 빠진다면, 아, 음... 응, 역시 그렇겠죠. 소중한 일이면 절박할 것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질 않기를 늘...
간곡하게.....

바라고... 있답니다!!!!!! (부릅!!!)

>>303 바다에 속삭이고 맹세하는 듯한 독백. 쓸쓸하고도 포말 사이에 섞여 제각기 흩어지는 모래알 같은 아스라함이 느껴져요. 나를 먼저 두고 떠나지 말라니, 많이 아팠던 걸까요, 가족일까요,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일까요, 어느 쪽이라도 안타까움이 가득해서, 저 끝이 좋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가슴을 졸이게 돼요... 연이야, 무슨 일이 있었니...?🥺 연주도 많이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해요...

캡틴 푹 쉬시길 바라요...!!

310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2:20:12

헤헤 아회 진단 맛있지만 아회주 반응도 맛있어~ (오물오물) 그치만 딱히 무서운 건 안 넣었는데~ 왜 다들 무섭다 그러지~? 난 모르겠네~ 휫휘~

311 윤하주 (aQ77Jw/gG6)

2023-05-06 (파란날) 02:24:48

(광역 쓰다다다다담) 내일은 일상 구해봐야지 ... 언제나 아회주의 반응은 최고야!! ><

312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2:25:31

(쓰다듬에 불타요!)

313 윤하주 (aQ77Jw/gG6)

2023-05-06 (파란날) 02:27:50

비 오니까 감기 걸리지 말라는거야 !!

314 가현 - 니오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2:28:39

만약 그대로 타 기숙사에게 하는 것과 동일한 반응이 나왔다면- 사실 가현은 얻어맞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힘이 좀 세다 뿐이지 순발력이 남들에 비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남들에 비해 주먹질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여학생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가현이 제 것으로 구분지은 사람을 점찍어두며 제 존재감을 톡톡히 각인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임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것에 만족했는지 가현은 순순히 눈을 가린 손을 풀어주었다.

"..... 어라, 그래~? 너가, 날. 찾아다녔다고?"

픗, 하고 김 빠지듯 웃음소리가 새어나간다. 제 것인 사람에 대해서는 자신이 얼마나 진심인지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잘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손을 떼고 여학생을 내려다보는 가현의 시선은 한 없이 은은했으나, 그 은은함이 이어지지 못함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짓말. 모순이야. 내가 지금까지 지켜본 너는- 전혀 그러지 않았는데. 내가 잘못 본거야?"

물건이든 사람이든, 가현의 집착은 끊일 줄을 몰랐다. 농질이 나간 이후로 그 괴이한 집착은 정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자신이 눈치채지도 못한 흑룡의 독기는 그 집착을 점점 뒤틀어버렸다. 그저 원래부터 그랬던 사람이, 적합한 환경에 녹아들어 더더욱 그 변화가 뚜렷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변화는 자신마저도 자각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제 물건에 대한 집착이었다. 잃어버리면 찾아야 석이 후련하고, 만약 찾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몇 시간동안 그것을 찾아다니느라 날이 저무는줄도 몰랐다. 그리고 그것은 점차 나아가 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집착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언제 자신을 떠나버릴까 걱정이 되어,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는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앞에 두고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여학생을 보고 있자니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왜 그랬을까. 이젠 너도 슬슬 내가 질리기 시작한거니? 언니가 나가버렸던 그때처럼, 너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려고 작정한걸까."

억양의 변화 없이 한 없이 나긋한 목소리였으나 그 뜻마저 나긋함을 품지는 않았다. 저와 친한 사람들이 곁을 벗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런 씁쓸한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 두번 다시는 그런 허무함을 겪지 않겠노라고, 자신이 그 날 다짐했지 않은가. 천천히 자세를 숙여 여학생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이윽고 가현은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절대 그렇게 놔두지는 않을텐데. 너도 날 잘 알잖아."

너가 벗어나려고 해 봐야, 내 손아귀 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줬으먼 좋겠어.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그런 이야기들을 자문자답 하듯이 늘어놓으며 여학생의 머리를 살살 쓸어준다.

315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2:30:27

(눈치)

다갓!!!!!!!!!!!!! .dice 1 100. = 49

316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2:37:17

신이 물었다.

『 류온화ˏ 너의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마. 』

류온화는/은 답하였다.

『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절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신은 조용히 속삭였다.

『 자신을 돌아봐라. 』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164474

따흑... 진단한테 뼈맞았어~

317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2:39:47

하 볼게 한가득이야 아주 훌륭해 ^q^ 게임 일퀘()하랴 톡하랴 왔다갔다중이라 반응을 전부 못 달기는 하지만 간만에 알찬 새벽 진단들이었다.. (만족)

318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2:42:52

ㅋㅋ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으라구 가현주~

319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2:55:48

하 체할순없지 이런 훌륭한 진단들을 보고 다시 게워내는건 상도덕이 아냐 ^q^ 그 뭐냐 나도 온화거 진단 살짝 긁어봣는데..? 이 새벽에 소름이 쫙 돋았단 말이야 흐흑 다 들어드릴게요 뭐든 말씀만 해줘라.. (엉엉) 이 와중에 자신을 돌아봐라라는 거 너무 단호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은 죽었어 이젠 없어. (?)

320 연주 (SmtPu6ResM)

2023-05-06 (파란날) 03:01:31


https://www.neka.cc/composer/12936

모래에 머리를 박고 숨었다가 다시 왔는데...
독백에 네카를 빼먹었네요. 원래 같이 올라가야 했던 네카에요.

>>309 과거의 이야기이니, 그 결과는 슬프게도 예정되어 있는 것이지요. 항상 긴 반응 너무나 고마워요.

321 니오 - 가현 (VtWp9WTtPo)

2023-05-06 (파란날) 03:01:31

" 아, 그게. 그러니까.. "

찾아다녔다는 말의 반은 사실이다. 어디있는지 알아야 피할 수 있을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가현이 싫냐고 물어보면 그 말에 니오는 대답을 피할 것이다.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 날 그 때, 대판 싸우고 나서 정신이 비몽사몽할 때 호의적으로 다가와주었고 쿠즈노하에 있었던 속얘기를 털어놓은 몇 안되는 사람이고 자기 속 얘기를 털어놔준 몇 안되는 사람이었으니까. 싫은 것은 아니다.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 과한 관심과 집착이 목줄처럼 목을 조여오는 것이 고통스러웠을 뿐이다.

" 그러니까 그게.. 언니야 오,오해가 조금 있..는것 같아.. "

전혀 그러지 않았다. 니오는 그 쯤에서부터 얼어붙었던 몸이 살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긍정적인 의미의 움직임이 아니라 그 독기와 집착이 몸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 이상하리만치 차가운 오한이 하반신을 휩쓸고 배가 뒤틀리듯이 간지러운 느낌. 손이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지고 뼛 속을 찬 바람이 뚫고 지나듯 오들오들 떨리는 느낌. 니오는 또 어색하게 '에헤..' 하고 웃으면서 올려다 볼 뿐이었다. 오늘따라 더 커보이네.

" 아,아니야! 아니야! 언니야 그,그런거 아니야! 질리다니! 누가? 니,니오가? 니오가 어,언니를? 아니야! 절대 아니야! "

머리 위에 손이 얹어졌을 때 니오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한 차례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물론 사랑과 애정이 결핍되어 있었고 그것을 바래 마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쿠즈노하에 있었을 때 자신의 취급은 밖에 내어놓을 수 없는 괴물이자 이단아였고 색이 다른 종이었으니까. 자신에게 사랑과 애정을 주던 것은 그 많은 사람을 중에 둘째 언니 단 하나 뿐이었다. 그래서 사랑과 애정이, 사람 냄새가 그립고 사람이 그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식의 과한 집착과 애정은 오히려 사양하는 바였다. 왜냐하면, 이유는 단 하나, 무서우니까. 그 독기와 집착이 한이 서릴만큼 무서웠으니까.

" 아..알지.. 잘 알아.. 언니야. 니,니오는.. 언니를 피,피,피한적이 어,어,없어.. "

비언어적 습관이라면 니오는 긴장하거나 무서울 때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그렇게 긴장하고 무서워서 말을 더듬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려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심해졌고 특히나 거짓말을 할 때면, 말을 지어낼 때면 그게 더 심해졌다. 니오는 차렷자세로 서서 몸을 약하게 떨며 눈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다른 기숙사의 사람이었다면 아니, 다른 사람이었다면 '뭐, ㅆ발.' 하고 주먹을 꽂았겠지만 도저히 그럴 엄두도 나지 않았다.

" 니,니,니오가. 이 기숙사에 새,새로 옮,옮겨와서.. 그래서.. 아직 치,친한 사람도 없구.. 원래 기숙사 사람들은 니오를 시,싫어하구.. 그래서.. 매일 싸워서.. 매일 다쳐서.. 어,언니야가 보면 마,마,마음이 아플까봐.. "

머리 위에 얹어진 손이 머리를 쓸어주는 것은 다정했다. 지나치게 다정했고 지나치게 상냥했다. 거기까지 말했을 때 눈물이 터질 뻔 했다. 어떻게 해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쯤은 잘 알고있다. 이전에도 몇 번인가 이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다른 친구와 놀았을 때 기숙사까지 찾아와서 벽에 밀어붙여진 기억이 있다. 그 때가 기억나 눈물이 차오를 뻔 했다.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니오는 떨어지지 않는 두 팔을 들고 무게추를 단 것 처럼 무거운 두 발을 들어 천천히 다가가 가현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얼굴을 묻고 느리게 부볐다.

" 니오가 언니야를 떠,떠날리가 어,어,없잖아.. "

둘째 언니는 그렇게 말해줬다. 언니는 막내가 이렇게 애교를 부릴 때 제일 행복했다고. 그것이 부디 이번에도 먹히길 바랄 뿐이다.

322 니오주 (VtWp9WTtPo)

2023-05-06 (파란날) 03:02:05

진단 반응도 맛있게 말아서 올리고 싶은데 할 일이 조금 생겨버려서 왔다갔다 하다보니까 반응을 못하고 있지만 맛있게 먹었다는 것만 알아주시길 바라며.. 늦게라도 올리겠다는 다짐도 알아주시길 바라며...!

323 我懷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02:13

이따금 저것의 눈알을 파 버리고 싶은 때가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에게 품을 감정은 아니라지만 어쩔 수 없다. 저것의 시선을 마주할 때면 불편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날 쳐다보는 멀뚱멀뚱한 시선이 문제가 아니었다. 본능이 소리칠 때가 있었다. 저걸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저건 일을 칠 새끼의 눈이라고. 제 아비 쏙 빼닮은 눈동자 자체가 꺼림칙하게 다가올 때가 있었다. 그 속에 담긴 감정을 마주하기가 두려울 때가.

본인은 아예 모르는 것 같지만 가끔 나이에 맞지 않게 사색에 젖어있을 땐 평소의 총기 어리고 반짝거리던 눈이 아니었다. 저것은 음험한 저 밑바닥 오만 감정이 그득히 깔린 눈빛으로 세상을 쳐다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밑바닥 기어다니는 욕망을 채울 놈이냐면 아니다. 녀석은 그럴 객기까진 부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눈으로 세상 바라보는 것도 모르는 녀석이다. 아마도 그런 녀석일 것이다. 아니면 저게 사색에 젖을 리가 없다. 저건 수작질이지 않은가! 그래, 수작질이다. 감히 마님을 욕보인 여자의 자식이다. 그 여우 같은 여자의 아이라면 필경 일을 벌일 것이다. 그 천한 피가 어디 가겠는가!

나는 정의를 집행하는 것이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분명 사달을 낼 것이다. 그 이전에 기를 잡아둬야만 했다. 나는 나쁘지 않다, 이건 정당한 일이다, 이건 마님께서도 묵인하신 일이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다……. 나는 산에 약초를 캐러 나온 그 아이를 두고 도망쳤다.

죽을 줄 알았던 아이는 초여명 밝아올 적에서야 대문을 두드렸다. 아이는 상태가 엉망이었다. 어디 구르기라도 했는지 진흙투성이에, 손은 추위에 곱아지고, 뺨은 한기에 부르트다 못해 핏기 싹 가셨으니 사용인 중에서도 불편한 기색 비치는 사람 태반이다. 아이가 엉엉 우는 제 어미 품에 안길 적, 내가 정당하노라 믿었다.

봐라, 저 독한 새끼, 울지도 않잖아. 난 기를 잡았을 뿐이야.

그런데 방금 눈이 마주친 것 같은데.
……착각인가?

아이를 다시 쳐다봤으나 어미 품에 고개를 묻은 채였다. 그래, 착각이겠지.
아회에겐 좋지 못한 버릇이 있었다.
제 형님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좋지 못하는 버릇이.

324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03:59

사실은요, 제 에버노트와 네이버 메모에는 나중에 살을 붙여야지... 하고 써둔 500~1000자의 글이 수두룩하답니다...🙄 오늘은 하나 슬쩍 가져와 봐요. 응... 살 붙여야 하는데 귀찮아서 뇌에 있는 아회 설정을 남에게 강요하며 이해하리라 믿는 불친절한 독백을...

325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05:30

어어어, 여명인데 머선 소리고 초여명은 출판사다 임마(과거의 자신을 탓해요)

326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3:10:28

>>319 ㅋㅋㅋㅋ 아니 진짜 별거 아닌데 왜 다들 무서워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맞지 신은 없어 신은 주것어~ 살아있으면 온화가 주길거래(?)(온화 : 어이)

>>320 오오오오~ 네카 보고 다시 독백 보니 느낌이 사뭇~ 음~ 그래서 저 남정네는 누구지 연이의 숨겨둔 애인?!

>>323 아회의 좋지 못한 버릇... 왠지 알 것만 같고... 아아무튼 짧은 독백 맛있게 념념했습니다~

(흠터레스팅)
몬가 몬가~ 막 떠오르기는 하는데 몇자 적어봐~?

327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22:18

주세요!!!!!!!!!!!

(연이 네카에 성불해요)

328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3:31:12

오오~ 아회주 주세요를 외치며 네카와 함께 성불하다~ 는 어림도 없지~! (부활주문서)

살짝 매운 맛이 땡기는데~ 다갓의 의향은 어떠한가~

.dice 0 100. = 89

329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3:32:31

아ㅎㅎ(매워주금)

330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34:59

(부활하며 먹을 준비를 해요!) 조!각!글!

331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3:38:52

ㅋㅋㅋㅋ 아니야~ 조각글 나중에 먹고 이제 잘 시간이야 아회주~ (이불덮어줌)(수면등)(자장가) 안 그래도 느린 손 새벽이면 배로 느려지니까 말이지~ 이벤트 시작 전에나 올리는 걸로 목표를... ㅋㅋㅋ...

332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41:40

앗... 오늘이 이벤트였죠...! 힘내시길 바라요...! 저는... 오늘까지 일이라...🥲 제 몫까지... 부디... (이불+수면등+자장가에 녹아내려요)

333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3:44:02

아유 더워... 딴 짓 끝~~~ 더워졌어요🔥🔥🔥

334 연주 (SmtPu6ResM)

2023-05-06 (파란날) 03:46:52

>>323 눈이 마주친 것 같다는 부분이나, 울지 않았다는 부분도 그렇고 아회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이 느껴져요. 어떤 식으로든 분명 당한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것으로 상대에게 되돌려 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요. 그리고 세상에 에버노트와 네이버 메모에 수많은 글들이 있다니. 아직 나오지 않은 글들을 몰래 읽어보고 싶네요.

>>326 아쉽게도 여자분이랍니다. 애인일까요. 애인일지도요.

매운 맛의 조각글인데 다이스 까지 높다니... 00

335 연주 (SmtPu6ResM)

2023-05-06 (파란날) 03:47:03

아회주 안녕히 주무세요.
니오주 어서 오세요.

336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3:48:44

지금의 기력으로 다 반응하기는 무리라서 눈으로 열심히 읽었어요 조각글에 진단에 네카에... 역시 새벽에 깨어있길 잘했어요 이걸 라이브로 보다니..🫠🫠🫠🫠🫠
연주 안녕하세요~~~ 아회주는 꿀잠 자세용!

337 가현 - 니오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3:48:56

떨고 있는걸까? 두려움일까? 자신이 무서운걸까. 아니라면 그 속에 숨긴 거짓이 들통나는 것이 무서운걸까. 한 번 시작된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지만, 절대 그것을 섵불리 드러내지 않았다. 뭐든 서둘러서 좋을게 없다는 것을 이미 저번에 적룡 기숙사의 여학생과 천부를 거닐면서 깨달았지 않은가. 서두를 필요 없다. 자신은 그저 기다릴 뿐이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답이 들려오게 될 테니까.

"응. 그렇지? 나는 내 생각에 대해 부정하거나 하긴 싫지만.. 부디 지금만큼은 내가 오해한 거였으면 좋겠어."

만약 그런게 아니라면, 나는... 뒷말을 채 잇지 못하고 흐렸지만, 그 결과가 어떨지는 이 여학생도, 자신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한번 기숙사에서 제 집착의 끝자락의 극히 일부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기숙사가 아니라 타 학생의 기숙사에서. 그 때문에 한번 대판 뒤집어졌던 일이 있었지만, 그때 이후로도 제 그런 면모를 고칠 생각이라곤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 자신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기숙사 외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하게 말을 더듬는 여학생의 머리를 그저 한결같이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손길이 멈추고. 가현은 자세를 낮춰 여학생과 시선을 마주했다. 눈을 마주하는 것은 속내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중 하나라고 했다. 제 속내도 한 없이 드러나겠지만 이미 알 건 다 알고 있는 사이인데 뭘 굳이 숨길까 싶다. 아까 전에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여학생의 말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마냥 집착하고 들러붙지만 그 감정이 그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그만큼 아끼고, 믿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 누가 우리 니오를 싫어해? 누구야. 누가 널 다치게 하는건데. 괜찮아, 나한테는 전부 이야기해도 된단다..?"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허나 그 속에 담긴 감정만큼은 확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이 여학생은 자신의 사람이다.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즉 자신의 소유와도 같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누군지도 모를 것들이 감히 자신의 소유물에 손을 대었다. 사랑받아 마땅한 이 자그마한 아이를 싫어하고, 다치게 하고, 상처받게 하고, 외롭게 만들었다. 누가. 도대체 어느 기숙사의 몇 학년 짜리가.

감히.

내 것에.

손을 대는거지?

"이야기하기 꺼려진다면.. 안 해도 괜찮아. 그래. 너가 이야기해주지 않더라도 금방 알 수 있을테니까..."

평정심은 이미 부수어진지 오래였다. 목소리에서는 여실 없이 괴이한 소유욕이 묻어났으며, 친근함이라는 허상은 기어코 거두어져 그 추악한 속내를 드러냈다. 포용심의 한계는 생각보다 뚜렷했다. 첫 번째는 그 사람들이 신에 대해 부정하거나 모독하는 것. 두 번째는 자신의 것에 다른 사람들이 동의도 무엇도 없이 손을 대고 아파하게 하는 것. 경계선이 모호했던 것이 한층 뚜렷해짐과 동시에 가현은 제 품에 안겨오는 여학생의 머리에 다시 손을 얹었다.

"응. 그래. 내가 의심해서 미안해? 우리 니오 이야기대로, 약간의 오해가 있었나봐~ ..... 그러니까. 내가 오해하지 않게 해 줬으면 좋겠어."

제법 다정해진 투로 대꾸하며 머리를 쓸어주다가도, 마지막 이야기는 또 그것과는 반대의 느낌을 담았다. 자신의 믿음을 자신 스스로가 부정해버리는 것은 썩 유쾌하지 못했으니까. 그것과는 별개로, 조금은 아련해지기도 했다. 자신이 졸업해버리면. 이 장소를 떠난다면, 이 아이는 누가 신경써줄까. 언니. 언니가 모두를 죽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 모두를 사랑하니까. 그래서 언니가 졸업하고 나면 모두와 떠나야 하니까, 그게 싫었던거지? 언니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던거지? 그런데 왜 언니는 나를 그냥 놔두었던걸까? 그게 아직도 의문이야. 다시금 눈빛에 담긴 나긋함이 모든 것과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힘든 일이 있다면 나한테 제일 먼저 이야기해주는 걸 잊지 마. 너도 알잖아? 나랑 너는.. 남들한테 말하기 꺼려했던 속내도 서로 스스럼 없이 털어놓았던 사이라는 걸."

그러니까. 절대 날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338 아회주 (s6I0c8wIr.)

2023-05-06 (파란날) 03:50:12

자기 전에... 하나만 다급히 외치고 갈게요...

도화 학당에는 갓캐만 모여있다!!!!!!
(쓰러져 잠들어요...)

339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3:54:41

아 미치겠다.. 상냥한데 무서워... 승천한다 이거는.....😌

340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3:55:38

ㅋㅋㅋㅋㅋㅋ 아회주 잘자 푹자~~ 하 간만에 알찬 새벽이잖아 조각글도 네카도 아주 최고야 맛있다 행복해 ^q^

>>326 규칙적이고 반복되는 문장은 임가현주를 두렵게 해 (?) 아니 죽임으로써 없애버리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좋아 전에 했던것처럼 뚝배기를 뽀샤버려~~! (임가햔:(오열)) 핵불닭맛 다이스라니 오늘 새벽은 다갓의 가호도 함께하는군 ^-^

341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3:57:58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집착 모먼트.. 여한없이 써먹는 중... ㅋㅋㅋㅋㅋㅋ 아주 흐뭇하구만~~

342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4:02:03

아 한 번 지르고 싶은데 이걸 질러말아.. 불 한 번 질러말아..! 으아아아아아악🔥🔥🔥🔥🔥🔥🔥🔥🔥🔥🔥🔥🔥🔥🔥🔥

343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4:09:24

아늬 불이라니 뭐야 궁금해지는데 ^-^?? 감당 가능할 선이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열심히 진압해주마~~ 🚒🚒🚒

344 니오 - 가현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4:27:00

거짓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면 곧잘 얼굴에 몸에 티가 나는 타입이다 보니 거짓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리 순탄치 못했던 어린 시절 이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해야하는 순간은 항상 찾아왔었다. 가령 연습은 제대로 하고 있느냐던가 오늘도 싸웠느냐던가 같은 질문에 사실대로 답했다간 무슨 사단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거짓을 고해야했다. 그래서 선택하고 개발하고 연습한 방법은 조금은 교묘하고 악랄하게 부풀린 거짓 사이에 진실을 끼워넣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사건의 톱니바퀴가 굴러가게끔만 만들어서 그렇게 거짓과 진실을 섞어서 말하면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일 싸우고 상처입고 다치고 한 것은 진실이다. 원래 기숙사의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것도 진실이다. 거짓은 혹시나 언니가 걱정할까봐 그것이 걱정되어 일부러 조금 티 안나게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니오는 그렇게 연습한 거짓을 말하고 그것이 티가 날까 싶어 얼굴을 묻어 가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 으응.. 오,오해야 언니야.. 오해를 만들어서 니,니오가 미안해.. "

이 세상에 니오가 입에서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몇 없다. 대부분은 사과하라고 억지로 시켜도 '미안해' 대신 '미친ㄴ아 니가 먼저 지랄했잖아!!'로 이어진다. 니오가 사과를 한다는 것은 세 가지 부류였다. 자기가 생각해도 이건 자기 잘못이 맞아서 사과하지 않으면 찜찜하고 잠자리가 좋지 않을 것 같을 때, 그 사람이 정말 좋아서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을 때, 마지막은 순수한 감정의 공포. 이러다간 제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순수한 공포가 몸을 지배했을 때. 굳이 따지자면 지금은 마지막의 두 개가 적당히 섞인 느낌이었다.

" 에..? 누,누가 그랬..냐고..? 에, 아니, 그게.. 어,언니한테는 물론 다 말하겠..지만.. "

선택지는 둘이다. 하나. 진짜 전부 말한다. 적룡의 누가 시비를 걸었고 황룡의 누가 심기를 거슬렸는지. 이걸 말하게 되면 그 후폭풍은 감히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그 기숙사에서 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몸이 살살 떨리고 감정이 격해져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만큼이나 자신을 아껴준다는 것이 감사하고 또 너무 기쁜 것도 사실이지만 한 편으론 죽을만큼 무서웠다. 둘. 말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처리할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말하는 것. 보통이라면 이것을 선택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또 이것이 거리를 둔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면 거기서 다가올 후폭풍도 감당하기 힘들다. 결국 최악과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 응..네.. 오,오해하지 않게 니오가.. 니오가 조심..할게요. 네. 그.. 네.. 언니랑 니오는 특별한 사이니까.. 둘 도 없는 특별한 사이.. 소중한 사람이니까.. 속내를 다 털어놓은.. "

머리가 조금 복잡해졌다. 니오는 최악과 차악이라는 선택지 앞이서 겁을 집어먹고 말이 조금 꼬여버렸다. 머리를 쓰담아 주는 손길이 시리도록 다정했고 따스해질만큼 무서웠다. 그리곤 그 말에, 행동에, 감정과 분위기에 넘어가 니오는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특별한 사이를 넘어서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와중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 말하지 않는 것은 둘째 언니의 존재 때문이었을까. 니오는 천천히 안았던 팔을 풀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말했다.

" 그..그치만.. 이건 니오가 알아서 하,할게.. 니오가 알아서 할테니까 언니야, 니오를 조금 놔줘..? 조금.. 그러니까.. 조금 떨..어져도.. 니오가 알아서..하게.. "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 보았다. 바다처럼 파랗던 눈동자가 맑은 진한 자수정색의 눈동자를 마주보았다. 그 진한 맑은 눈동자의 조금 탁한 부분을 보고있자니 파란 두 눈도 탁해지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최악과 차악 중 차악을 골랐다. 어떻게든 말이 통하게 말하면, 잘 설명하면 될 것 같아서. 거기까지 말했을 때 니오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놓아달라는 말은 함부로 하면.

" 아. 그,그게 아니라..! 니,니오가 말실수를.. 노,놓아달라는건 그러니까..! 언니야랑 거,거,거리를 두고 싶다는게 아니고..! 그,그게, 그러니까.. "

다시 오들오들 떨린다. 이건 진실이다. 아하하, 하고 웃으면서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건 거짓이고.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진실이다.

345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4:27:16

바로 풀어줘 선언🔥

346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4:31:20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사실 소방차가 필요한 건 내쪽이 되어버렸고~~ 브레이크 꽉 밟아라 임가현주 새벽이라고 폭주하면 안돼 임가현 미성년자라는거 잊지마 (자기암시 500배)

347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4:36:42

요새 소방차는 길 막히면 차 밀고 나간대요🔥

348 가현 - 니오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5:00:13

"어머나~ 미안하긴. 그럴것까지야 없는데~"

그래도 네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는 잘 알고 있구나? 비틀린 미소를 지은 채 한 없이 지금의 짜릿함을 만끽한다. 이렇게나 임씨 가문의 밑천을 다 드러내버렸으니, 이젠 더이상 물러설 자리도 없다. 조신함이라는 건 그저 의미 없는 허상일 뿐이다. 그저 두려워서 꺼내는 말이라는 것이 어렴풋이 비쳐 보이는데도 오히려 즐거웠다. 아아. 당신이 아니고서야 자신이 누구의 앞에서 이런 본색을 드러내겠는가. 훗날의 일은 모르는 것이라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그랬다.

대답이 시원치가 않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뒷맛이 이어진다. 이런 망설임을 바라고 건낼 질문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진심을 담지 않았을텐데. 혼자서 진심을 다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별의 별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물론 다 이야기한다고 말해줬으니까, 기다린다면 분명 자신이 원하는 답이 들려올 것이다.

"그럼. 그럼. .... 으응, 거기까지는 내가 말한 사이가 아니기는 한데~ 그래도 니오가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나는 참 기. 뻐...?"

그런데 어째서 너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끝내 들려주지 않는걸까. 여학생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기뻐하고,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내색을 보이는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양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한다. 끝내 그렇게 나오는구나. 응. 그 앞의 것들은 그저 구실 짜맞추기었던 것일 뿐이구나. 결국에는 또 내 믿음을 네가 져버리는구나.

"... 아하하하핫...! 놔줘...? 떨어져.....? 기어코 나를 그렇게. 쳐내시겠다는 뜻이지, 응?"

인내심은 끝내 바닥을 보이고, 가현은 광소를 삼키지 못한 채 내보낸다. 모순이다. 모든 것이 모순일 뿐이다.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그저 구실 맞추는 용도로 자신을 가지고 놀 뿐이다. 아아. 신이시여. 어째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렇게나 덧없고 완벽하지 못한 존재란 말이옵니까. 당신의 존엄함에 감히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의도를 알지만서도- 한 없이 비통해지는 이 현실을 저는 그저 즐길 뿐이랍니다.

"변명할 생각은 집어치우는게 좋을거야. 니오가 이 언니를 그렇게나 못 믿고, 특별하니 소중하니 하는 말들으로 연막을 치고 이 언니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걸, 이제 깨달았거든."

자. 내가 어떻게 하면 네가 나를 더 신뢰할수 있겠니. 내가 무슨 짓을 해야 네가 나를 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겠니. 사랑스럽다는 뜻을 한껏 담은 눈빛과, 그렇지 않은 정반대의 말들이 이어진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가현은 평소 위해가 갈 만한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이 장소가 기숙사였다면, 거울이라도 깨어 그 파편을 가지고 당장 무엇이라도 하고도 남을 사람이 가현이었다.

"내가 허용할 수 있는 선에서- 내게 답을 들려주지 않을래?"

그럼에도 허용할 수 있는 선이라고 명확히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문원들이 바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며, 자신 역시도 마지막에는 왕의 곁에서 평생을 몸바치기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말이든 복종하고 순종하는 것은 오로지 왕의 명령에만 국한될 뿐이다.

349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5:01:38

>>347 아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큭 아니야 그래도 아무 차나 다 밀고 지나가지는 않아....! (브레이크 500배 밟으며)

350 니오주 (BcOXhw5BqA)

2023-05-06 (파란날) 05:02:47

저질렀으니 이제 수습할 차례인가~
으윽 하지만 눈이 막 감기는 것이에요... 답레는 제가 내일 드리겠습니다. 이렇게나 짜릿한데 잠이 오다니 원통하다..

351 가현주 (5YCypn9FBU)

2023-05-06 (파란날) 05:21:47

시간이 시간이니까 어쩔수 없지! 푹 자고 내일 이어주면 나도 확인하는대로 이어둘게~ 잘자 푹자!

352 윤하주 (aQ77Jw/gG6)

2023-05-06 (파란날) 09:03:03

좋-아 :D

353 류 온화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9:34:45

청적백흑. 학당의 뚜렷한 네 색채 중 적색의 기숙사에 난데없이 흑빛 두루마기 들이쳤다. 자그마한 몸집에 긴 두루마기 자락 파닥거리며 뛰어든 이는 둘이었다. 서로 손 꼭 잡고 발 동동 구르며 적룡 기숙사 헤집고 다니던 둘은 이내 한 사람을 발견하고 냅다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타다닥! 가볍게 뛰는 소리에 이어 새된 아이들 목소리 높게 울렸다.

"수 오라버니!"
"수 형님!"

동시에 튀어나온 여아와 남아의 목소리에 지칭된 이 돌아보았으나 그보다 빠르게 아이들이 달라붙었다. 졸지에 허리춤에 검은 두루마기 두른 것 같은 모양이 된 그, 수일은 아이들을 알아보고 놀란 눈을 했다.

"야! 니들이 왜 여기까지 왔어?! 내가 밖에서 부르랬지 여기로 들어오지는 말라고 몇 번을"
"그렇지만 화 누이가!"
"화 언니가 시비 붙었단 말이에요! 빨리!"

수일이 화를 내며 아이들을 혼내려 했으나 다급한 목소리와 그 내용이 말을 뚝 잘라먹었다. 혼내는 것보다 먼저인 일이 생긴 것이었으니. 그는 당장 두 아이를 앞세워 기숙사 바깥으로 나갔다. 보기보다 날랜 아이들의 걸음을 바삐 쫓으며 수일은 문득 옛날이 떠올랐다.



온화. 맑고 따듯한 날씨 혹은 그러한 성품을 이르는 단어.

18년 전, 겨울 문턱의 바람이 서늘한 어느 날 태어난 여자아이에게 그 단어가 이름으로서 붙여졌다. 남아는 어머니를 닮고 여아는 아버지를 닮는다는 어느 말처럼 그네들의 아버지와 같은 적갈색 머리와 눈을 가진 고운 아이였다. 이름과 함께 류 가의 성을 받은 아이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부모의 사랑과 가문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엊그제 갓난쟁이였음에도 시간은 금새 흘러, 순식간에 자란 아이는 스스로 또박또박 말을 하고 제 발로 걸어다니며 천방지축으로 놀러다녔다. 그러면서 얌전해야 할 때는 차분히 얌전하기도 하여 뭇 사람들로부터 영리하다며 많은 이쁨을 받았다.

류 씨 가문은 항상 또래 아이들이 많아 서로 서로 어울려 놀기에 좋았지만 아이는 종종 제 오라비들을 찾았다. 조그만 손으로 두 오라비 한 손씩 잡고 종종걸음으로 뒤뜰이나 그늘진 처마 아래 같은 곳으로 가, 치마폭에 숨긴 주머니를 꺼내 같이 먹자며 베시시 웃었다. 작은 두 손이 꼭 쥔 오색 주머니 안에는 오라비들이 좋아하는 주전부리 앙증맞게 담겨있었다. 그 날 간식으로 나온 것이나 아버지 어머니 몰래 부엌으로 가 조금만 더 주세요 하고 얻어온 것이었다. 그것을 내밀며 같이 먹어요- 하는 아이의 얼굴은 봄날 햇살보다 환하고 어여뻤다.

비록 어머니는 다르나 한 아버지 아래의 자식들이니. 이 아이도 어릴 적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배다른 남매들을 대하는 것이 조금 더 각별했다. 온화라는 이름처럼 아이는 남매 사이에서도 가문 아이들 사이에도 늘 중재자가 되어주고 먼저 손 잡아주는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그 날이 올 때 까지는.



수일이 두 아이를 쫓아간 곳은 학당 내 드넓은 정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기묘하게 그늘지고 어둡고 으슥한 위치였다. 근처까지는 갔으나 섣불리 들어가지 못 하고 손짓만 하는 아이들 대신 수일이 정원수 하나 걷으며 성큼 발을 내딛자, 익숙한 연초향 물씬 풍겼다. 씁쓸한 향에 비릿한 혈향 섞인 탓에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리니. 짓밟힌 잔디 위에 축 늘어진 몇몇 푸른 두루마기와 그 위에 걸터앉은 붉은 두루마기 하나 보였다. 피가 튄 안경을 코끝에 걸치고 애용하는 곰방대로 담배 태우던 온화가 수일을 보고 빙긋 웃었다.

"오라비 왔소? 이를 어째. 내 간만이라 신이 나 혼자 다 해버렸는데."

저와 비슷한 덩치의 사내애 서넛을 정신이 나갈 때까지 때려 눕힌 것을 그저 해버렸다, 한마디로 정리한 온화는 참으로 쳥온해보였다. 물론 머리는 다 풀어져 귀신 산발이요 붉은 두루마기와 검은 옷에는 핏자국이 드문드문 튀어 새로이 물들인 옷 마냥 되었다. 거칠게 뜯긴 웃옷 탓에 무방비를 넘어 속살 훤히 내비치지만 가릴 생각도 없이 그저 기분 좋게 담배만 태운다. 핏물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곰방대 휘적이는 제 누이 꼴을 단번에 훑은 수일은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고함을 지르려 했으나.

"너어! 하! 됐다 됐어. 옷 여미고 일어나."
"에엥. 지금 기분 딱 좋은디. 이것만 마저 태우고 가면 안 되오?"
"어. 안 돼."

고함 치는 대신 화 꾹 누르며 온화 팔 잡아 일으켜세웠다. 미적미적 가기 싫어하는 온화를 상냥하게 달래- 주진 않고 붉은 두루마기 팍팍 당겨서 앞이 가려지게 꽉 멘 다음 손목 덥석 잡고 끌었다. 쓰러진 것들? 알게 무어냐. 수일이 온화 데리고 나오자 저만치서 발 동동 구르던 두 아이가 다가와 괜찮냐 어쩌냐 떠들어댔지만 수일의 걸음은 그것도 아랑곳않고 곧장 적룡 기숙사로 향했다. 그 기세에 눌린 아이들은 자기네들의 흑룡으로 돌아갔고, 기숙사로 돌아온 수일은 제 방에 온화를 밀어넣고서야 손목 놓아주었다. 놓을 적 손이 미끌거려 펄쳐보니 시뻘건 피가 흥건하였고 온화의 손 역시 마찬가지 였다. 수일은 이 뿌득 갈고 온화를 보며 세면실 가리켰다.

"가서 손이라도 씻고 와. 당장."
"에이. 손만 씻어서 되나. 내 머리도 옷도 이 모양이구먼."
"걷어차서 넣기 전에 알아서 가라."
"워메 살벌해라. 알았소. 씻고 오면 될 거 아니오. 씻으면."

끝까지 능청을 떤 온화는 수일의 손에 제 곰방대 들려주더니 피 범벅인 두루마기 풀어 내려두고 들어가 손을 씻었다. 솨- 하는 물소리에 깊은 한숨 내쉰 수일은 약이며 붕대며 하는 것들을 한 바구니 꺼내온다. 그것들 앞에 놓고 방 한 가운데 앉아있으니 손 씻은 온화 눈치껏 그 앞에 와서 마주보고 앉는다. 온화 손에는 물기를 닦았음에도 수건을 둘렀는데 수일이 이를 잡아 걷자 새로이 솟은 피가 금새 손등을 덮었다. 또냐, 하는 얼굴로 쳐다보자 시선 옆으로 피하고 휘파람 부는 능청 있다. 얄미우나 어찌 할 도리 있나! 재차 한숨 크게 쉰 수일은 다소 거친 손길로 지혈제부터 뿌렸다. 피 멎으니 보이는, 조금만 더 심했으면 뼈가 드러났을 상처에 또 한숨 내쉬자 눈치마저 없는 능청이 떠든다.

"아이고. 오라비. 한숨 그렇게 쉬어서 바닥 어찌 꺼지것소. 더 팍팍 쉬어야지."
"...그러게 말이다. 너 들어오고 몇 년째인데 아직도 구멍 하나 없는 걸 보면 내가 고생을 덜 했나 보다."
"히히히! 거참 듣던 중 다행ㅇ아야야야 오라비 아프오! 살살! 살살!"

상황 파악 못 하고 떠드는 주둥이를 막을 수는 없어 일부러 힘 꽉꽉 주어 붕대 감으니 이제야 앓는 소리로 살살 하란다. 그 애원 안 들리는 척 남은 손도 그리 처치를 해준 수일은 손수 온화의 머리며 들여다보고 더 난 것이 없나 살폈다. 헌데 겉으로 보이는 꼴은 참 요란하지만 다친 것이라곤 청룡 놈들 때렸을 주먹 뿐인 것도 참. 새로이 적신 수건 가져와 얼굴 벅벅 닦아주니 생채기 하나 없이 깨끗해 또 한숨만 내쉰 수일은 어릴 적을 조금 더 떠올렸다.



일상이 무너지고 평화가 흐트러지기에 걸린 시간은 딱 하룻밤이었다.

꽉 찬 보름달이 밤하늘 환히 밝히던 그 밤.

그 밤에 있었던 일은 류 가에게 있어 전례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단 하루의 밤. 그 밤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람도 물건도. 그 중에는 그 아이도 있었고.

다시 보름달이 뜰 적. 적갈색 머리와 눈을 가진 아이는 더이상 이전과 같지 않았다.



한숨만 푹푹 내쉬는 수일과 그런 수일을 멀뚱히 보던 온화. 둘 사이 먼저 말을 튼 것은 수일이었다. 잠깐의 소란으로 지친 듯 이마 짚으며 눈을 감고 피로한 목소리로 그리 중얼거렸다.

"어쩌다 그 예쁜 아가가 이런 쌈꾼이 됐는지."
"아 옛날은 옛날이고 지금은 지금이지. 같은 적룡이면서 무슨 소릴 하는가 싶소. 오라비."
"말이나 못 하면- 아이고 머리야."
"히히. 그러게 누가 그렇게 머리 싸매고 생각하랬나. 하여간 오라버니도 참. 생각도 걱정도 많아 탈이시어요."

순간 나긋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수일이 눈 번쩍 떴으나 보이는 건 언제 그랬냐는 듯 능글능글 웃고 있는 제 누이 얼굴 밖에 없다.

"뭘 그렇게 퍼뜩 놀라 쳐다보오. 음. 내 얼굴이 곱기는 곱지. 그래도 내와 오라비는 남매지간이요. 응? 안 되는 건 안 되야."

능글맞은 얼굴만큼이나 능실능실 구렁이 기어가듯 말하는 온화에 수일은 그만 헛웃음 흘렸다. 그래. 옛 일 자꾸 생각해봐야 무엇하나. 엎지른 물은 담을 수 있을지언정 말라버린 물은 어찌할 도리 없다. 됐다. 됐어. 혼자 중얼거리며 일어나 제 두루마기 벗어 온화 머리 위로 푹 덮어씌웠다.

"헛소리 그만 하고 네 방에나 가라. 손 그거 푸르고 다니는 꼬라지 보이면 알지?"
"아 거 잔소리 하곤. 알았수다."

수일의 두루마기 걸치고 제 것 집어든 온화는 일어나려 했지만 순간 힘이 풀려 비틀거렸다. 하지만 수일은 못 본 척 약 정리하는 시늉을 했다. 그것이 서로를 위하는 것이기에. 문으로 다가간 온화 문 열고 나가기 전, 힐끔 뒤 돌아보자 팔짱 끼고 서서 지켜보는 수일 있다. 남매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눈이 마주쳤고. 서로 닮은 웃음 피식 흘렸다. 그 얼굴에서 언뜻 옛 얼굴 비춘 듯 해, 온화 나가고도 한참을 눈 뜨고 있었다. 곧 감긴 눈에 그 얼굴 흐릿해짐을 뭇내 아쉬워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354 온화주 (uJn1LqYjZs)

2023-05-06 (파란날) 09:35:15

몇자 적어볼까 했던게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다~ 게에엑~

355 윤하주 (aQ77Jw/gG6)

2023-05-06 (파란날) 10:35:06

온화주 좋은 아침!!!

356 ◆ws8gZSkBlA (QwH8Pz3HUU)

2023-05-06 (파란날) 10:51:46

.dice 1 100. = 18-70이상
아회 .dice 1 100. = 60-70이상
온화 .dice 1 100. = 66-80이상

357 윤하주 (aQ77Jw/gG6)

2023-05-06 (파란날) 10:52:05

캡틴이다!!!! 몸은 좀 괜찮아? (쓰다담)

358 ◆ws8gZSkBlA (QwH8Pz3HUU)

2023-05-06 (파란날) 10:52:09

다들 독백이랑 진단 엄청나잖아요;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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