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3 불길이 확 오르는 것만 아니라면 가능하지요! 저번에 나온 진단 내용으로 냉장고 안에 레토르트류가 많기도 하고, 코코로오카시마츠리 때 선물용 월병을 구울 때도 요이카가 실력을 발휘했죠. 반대로 웍질은 불 내성과 완력 둘 다 부족해서 무리. 사실 이것 모두 핫플레이트나 인덕션을 장만하면 해결될 문제지만요. 요이카는 가전제품을 직접 사 본 적이 없답니다⋯.
눈송이가 성글게 흩날린다. 요이카의 되물음에 미유키는 답이 없다. 그저 아까보다 옅어지니, 거의 없어져가는 미소로만 건너다볼 뿐이다. 시선 마주하며 하는 이야기를 듣고서 미유키는 고개를 들며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본다. 번뇌. 열반을 가로막는 원인. 뒤돌아서 떠나지 못하고 당신을 망설이게 만드는 그 ' 알 수 없을' 번뇌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눈에 보이며 실존하는 것이었다면 날개 펼치며 겁줘 쫓아낼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을 두고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지. 말을 고르고 고르다, 미유키 천천히 입을 연다.
"문제가 없다는 것은, 답도 없다는 것. 뭐든지 답이 될 수 있고, 오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정답이며 오답이 무엇이 중요할까요? 난 내 스스로 답이라 생각하는 것을 적을 것이에요."
미유키의 노란색 눈동자가 너머에 있을 것을 보려 하는 시선으로 다시 당신에게 향한다.
"나는 어떠냐 물었지요. 번뇌란 내 마음에서 오는 것. 헌데 마음이라는 것이 일정하게 고이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계절처럼 항상 어느 방향으로 흐르려 하는 것인데. 찰나에 생겨나는 번뇌들을 두고서 나는 적멸에 요달하지 못하더랍니다. 또 역설적으로 번뇌가 있어 보리(普提)를 가지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니 나는 생사 열반에 집착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인연에 따라 오면 받아들이고, 가면 보내주면서. 그러면서 진리의 법은 버리지 않고 늘 그대로 유지하면서요."
생사가 즉 열반이요, 번뇌가 곧 보리이다. 얻음이 없지만 얻지 않음도 없다. 미유키에게 차안이며 피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머리카락 한 올에도 세상이 담겨 있는데, 육체야 죽을 수 있어도 마음만큼은 그러지 못하지 묶여 있으려 하는 것이 아닌지."
번뇌를 잊으려 하지 말고 받아들여 봐요. 미유키 이어 말하며 고요하니 요이카를 건너다 본다.
인연을 놓지 못하는 끈질김인가. 그래, 세상 모든 것이 연기(緣起)라면 마음이라는 무딘 칼로는 전부 끊어 버릴 수 없는 게 당연하겠구나⋯. 요이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번뇌를 지워 버렸다고 생각한 건 자기과신이었다고.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퍼즐 한 조각은 찾아내지 못했다. 자신은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붙들리려 하는지, 그 인력은 무엇인지⋯. 그건⋯ 이토이가와의 말마따나 스스로 생각해 낼 몫이다.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할 단 한 가지 이유, 그것을 찾아내야지만 세상에 남겨지지 않아도 된다. ‘어라, 어쩌면 그건 「성불」인가⋯.’ 요이카는 오래 전 기억을 잃고 세상을 떠돌 때 만났던 남만종 신자를 기억해 냈다. 말하기를 그들의 『성인은 세상에서 죽음으로써 천국의 약속을 이루었노라』고 했다⋯. 그 기리시탄은 에도 근처에서 막부에 붙잡혀 죽었다. 형장에 서 있던 요이카는 칼이 내려오고 피가 올라가는 것을 보기 전에 뒤돌아서 떠났다. 명복을 빌어 줄 이는 키구치 요이카가 아니었고, 그는 형틀에 올라서도 길 떠나는 여행자처럼 경쾌했다. ‘세상에 남아 있을 이유를 떠올리기 전까지는 줄곧 세상을 떠돌아야 한다⋯.’
「똑!」
우박이었나? 요이카는 뒤돌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정수리에 무언가 떨어진 느낌이 들었는데⋯. 하지만, 허공에는 여전히 가루눈만이 흩날리고 있다. 눈 중에 가장 가벼운 눈이다. 시선을 내려서 다시 이토이가와를 마주보았다. 요이카는 머플러에 입이 가려 있었지만 아주 어렴풋이, 웃었다. 웃고 있었다.
“⋯정말 고마워, 이토이가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해서.”
추위를 감지하고, 한때 나무정령들이었던 원한들은 고요히 잠들어 있다. 요이카는 자기 심장 부근을 어루만지며 아직 죽어 있지는 않다고 나직이 이야기하는 그 맥박을 느꼈다. 「받아들여 봐요」인가? 이 맹렬한 원망과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는 번뇌는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으니 말이다. 비록 뿌리가 뽑히고 싹이 말랐을지언정, 속세에서 고고히 살아가는 옆자리의 신들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을 테니까.
“습관을 어기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 어디 한 번 확인해 봐야겠어. 과연 마음의 어느 자리에 돌부리가 생겨서, 잘 흘러가야 할 삶이 그대로 모퉁이에 가로누워 있는지 말이야. 지금까지는 마음에 파문 하나 일어나는 것조차 경계해서, 모든 기쁨도 슬픔도 잊어버리도록 노력해 왔는데, 한 번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겠지.”
벼락 하나쯤이야 제 손으로 막으면 그만이니까. 요이카는 가슴을 지그시 누르고 있던 손뼉을 외투 앞섶에 깊이 넣어서, 안주머니에서 단단하게 만져지는 물건 하나를 손에 쥐었다. 옷깃으로부터 빼내고 보니, 그것은 반짝이는 은행잎 장식이 달린 머리꽂이였다. 요이카는 별안간 이토이가와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이건 「새전」이야. 아니, 「상담료」라 해야 옳을까? 어느 알지 못할 기우와 인연으로 내게 온 물건인데, 너무나 소중한 한편으로는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늘 품속에 지니고 다녔어. 당신은 키도 큰데다, 그 어떤 키 큰 나무보다도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테니까, 나보다 널리 볼 수 있을 테니까⋯. 언젠가 이 물건의 주인이랑 가야 할 곳을 찾아낼 수 있겠지. 그러니, 부디 받아 줘.”
#자캐는_자신의_감정에_얼마나_솔직한지_말해보자 슈퍼ㅡ현학⋯. 아무튼 그 조만간은 벌써 시작되었습니다. 요이카는 마음 속의 원한이 사고를 칠까봐, 거의 감정을 닫아 잠그듯이 화도 짜증도 슬픔도 억제해 왔어요. 잘려나갈 때 생긴 수많은 원한과 그로 인한 재액을 혼자서 억누른 거죠. 그게 수백 년을, 심지어 멘탈이 나가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계속되었으니 일종의 습관이자 형성된 성격으로 변화해서, 요이카 본인은 ‘마음 속에서 번뇌를 없애 버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애써 감정을 차단하고 회피하는 상태에 불과했던 거지요.
그러니 감정에 솔직한가에 대해서는, 요이카 입장에서는 “나 솔직한데”이고 객관적으로는 “아니거든”입니다!
앗 미유키주 슬슬 막레 주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O ⩊ O。) 더 잇고 싶으시다면 물론 환영이에요! 사야카주도 어서와요!
>>684 표현하지 않고 닫아건 채 살면 마음에 병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래도 요이카가 인간들처럼 마음의 병이 생긴 건 아닌 듯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685 수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아 반가워 식물죽임이 동지~ 나는 일조량 조절을 못하는 타입! 건강은 아픈 것보다야 건강한 게 훨씬 낫지!! 괜찮아서 다행이야😊 앗 일정이 있는 건 아니고... 요즘 좀 비실비실해서 글쓰기에 집중하기가 잘 안 되고 그렇게 됐어ദി ᷇ᵕ ᷆ )
그리고.. 음. 뭘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아무래도 일상을 돌리기엔 다들 힘들어보이고 지쳐보이고 휴식모드인 것 같으니.. 제 N차 캡틴에게 이것저것 다 물어보세요. 같은 것으로 해볼게요. 별 건 없고 어차피 마지막 계절이고 그냥 느긋하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것으로..물론 스레 한정으로만.
Q.4기 생각 있습니까? A.4기 생각은 없고 아마 3기 열기 전에 멀티버스 식으로 해서 1:1 가능하게 한 것도 있고 1:1 스레 소재로서 소재를 기부할 생각이니 내옆신 세계관으로 1:1하고 싶으면 1:1에서 내옆신 세계관으로 해요. 하고 조율해도 괜찮아요.
>>689 내옆신 4기를 누군가가 다인스레로 열겠다고 한다면 말인가요? 하겠다고 한다면 제가 반대할 이유는 없지요. 하고 싶다면 누군가가 해도 괜찮아요. 제가 참여할지의 여부는... 그건 그때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네요. 바쁘거나 혹은 다른 할 일이 있거나 그 외 이런저런 기타 등등의 이유로 참여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안할테고 여건이 된다면 참여할 수도 있고.. 이 부분은 그냥 할 수도 있다 혹은 할 수도 없다..로만 답할게요.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딱히 내가 그때 그 캡틴이다! 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요.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 아무래도 일단은 연애 스레이기 때문에 시리즈마다 누군가가 고백하고 받아주거나 혹은 페어이벤트 일상을 할 때 좋은 분위기나 즐거운 분위기가 나오면 굉장히 즐겨보고 기억에 많이 남는 편이에요. 이번 시리즈도 마찬가지고... 사실 이번 시리즈는.. 역시 페어이벤트때 여러분들이 돌리던 이런저런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아이자와 치아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배틀로얄에_강참된다면_살해_자살_생존_중_어느_쪽 ->아마도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살해당하는 쪽이 아닐까 싶어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거나 자살해주거나 그런 타입은 절대로 아니에요. 치아키는 이마 다들 아시겠지만 적어도 막 엄청 선하고 착한 캐릭터는 아니랍니다.
TV에서_귀신이_기어_나온다면_자캐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가족들을 불러서 다 같이 구경하는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이미 가족이 신이니까 딱히 귀신을 봐도 막 엄청 놀라거나 무서워하기보다는 이 신은 또 어디 신이야? 라는 느낌으로 생각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해를 끼치려고 하면 가족이 지켜줄거라고 분명하게 믿고 있거든요. 할머니와 아빠가 일단 고위신..(옆눈)
자캐식으로_당신은_날_좋아하잖아요 ->치아키:말 굳이 돌릴 필요 없고.. 나 좋아하잖아. 그렇지? 치아키:인정하면 편한데 말이야. 응? 하핫.
"이것도 다 인연이니까요. 오히려 해줄 수 있는 것이 말뿐이니. 큰 도움이 못 된 것 같아 미안하네요."
번뇌가 눈에 보이는 것이었다면, 호오-호오 겁주어서 쫓아낼 수 있었을 텐데. 무릎을 펴고 일어나 팔을 살짝 벌려, 날개를 펼쳐 보이듯 시늉하며 말하는 미유키에는 얼굴에는 웃음기가 얕게 배어있다. 자신의 말이 당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는 것이었지만. 정말로 조금이나마, 그 영향으로 인해 당신에게 변화가 생긴다면. 그 번뇌의 이유를 알고, 마음의 결을 따라 고요히 흘러갈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었다. 다음번에 인연이 되어 당신을 만난다면 그 때엔 열반에 도달해 있기를. 생각하던 미유키는 당신이 머리꽂이를 내밀면 눈을 동그랗게 떠낸다.
"하지만 난 잊혀가는 존재고, 미약한 것인데.... 내가 이걸......"
미유키는 뒷말을 삼킨 채, 한참 말을 않다가, 천천히 입매를 끌어올린다. 번지듯 눈가에도 웃음이 밴다. 비약이 필요한 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겠구나.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들면 크기에 비해 너무나도 무거운 것처럼 느껴졌을까. 그렇지만 이는 감당해야 하는 무게인 것이었다. 미유키는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보다 말한다.
"나 역시도 고마워요. 소중히 하고,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느리게 내리고 있는 눈송이가 더 커지고 있다. 미유키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 위에 쌓였을 눈을 털어준다.
>>708 주식이라. 대충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하는 것들은 조금 있긴 한데 솔직히 말하자면 기력없음 콤보로 인해 그냥 엔딩까지 별 소식이 없지 않을까..정도로 예상 중이에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주식도 그렇게 막 진하고 두껍고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조금 분위기가? 삘이? 이런 느낌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