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겨울이 가미즈나 마을에 찾아왔다. 하얀색 입김이 절로 흘러나오고 모두의 옷이 두껍게 변하는 옷차림은 그만큼 주변 온도가 낮아졌고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때로는 하얀색 눈이 하늘에서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였고, 마을에 흐르는 강은 어느새 꽁꽁 얼어붙어 그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거나 빙어 낚시를 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한 해의 끝이 찾아온만큼 가미즈나 고등학교는 한적한 분위기였다. 학생회의 인수인계 작업이 끝이 났고, 내년 학생회 활동을 위해 새롭게 조직을 꾸리는 이들도 있었으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입시 마무리에 들어섰다. 누군가는 이미 입시를 마치고 자유를 누리는 이도 있었을테고, 또 누군가는 아직 끝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한 해가 완전히 지나가기 전에 누군가를 마음에 품은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밝히려고 했으며.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그 해를 기념하여 자신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하려고 하는 이도 있었으며. 친구, 지인, 가족과 모여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가미즈나의 일년의 끝이 찾아오고 있었다. 모든 것을 마무리지으며, 그리고 또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려고 하며.
자신의 한 해를 뒤돌아보며 움직이려고 하는 이도 필시 있었을 것이다.
다양한 아쉬움과 새로운 두근거림을 담으며 차가운 바람은 가미즈나를 부드럽게 덮어나갔다. 차가운 겨울 공기와 함께.
/4월 24일부터 5월 28일까지 가미즈나의 겨울을 마음껏 즐기실 수 있어요. 이 말은 즉, 5월 28일이 바로 이 내옆신 3기의 엔딩날이라는 이야기랍니다. 계절 세 개를 지나친다고 지금까지 수고 많았고..이제 정말로 마지막 계절이고 앞으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만큼 아쉬움이 없도록 마음껏 즐기다가 갔으면 해요. 마지막 날은 5월 28일이나 그 이전에 엔딩을 내고 싶으신 분들은 엔딩을 내고 가셔도 되고 아직 마음을 전달하지 못했거나 눈호관이 있으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움직여서 좋은 관계를 형성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건 마지막 순간까지 느긋하게, 그리고 천천히 여유롭게 놀다가 가는 내옆신 스레가 되었으면 해요!
>>81 페브리즈라도 뿌리는 것이 어디인가요. 요즘 그런 것도 안 뿌리는 사람이 많은데. 고기냄새..으윽!! (아냐) ㅋㅋㅋㅋㅋㅋ 아앗..ㅋㅋㅋㅋㅋ 신의 나이의 위엄. 16xx살.. 엄청나!! 아무튼 나쁜 어린이라. 안되겠군요. 고위신 중에 교육의 신을 불러야겠어요! (안돼) 아무튼 제대로 된 파자마라. 뭔가 되게 편안한 느낌의 파자마를 입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막 화려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뭔가 좀 수수하면서도 되게 부드러운 그런 느낌? 대충 그런 뇌피셜이 여기에 있어요!
빗방울이 가지 끝에 매달려 있었다. 키구치 요이카는 코를 훌쩍이면서 숲의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신도 감기에 걸리는군.’ 기억을 잃고 속세를 떠돌던 동안에는 한 차례도 앓아누워 본 적이 없건만, 별안간 며칠 전부터 소슬바람이 창문으로 조금 들어온 탓이었는지 열이 훅훅 오르고 목이 가렵고 코가 막혀 왔다. 오늘도 이른 새벽에 기침과 함께 눈이 뜨이고 보니 이불과 잠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대단히 쓴 가루약을 먹자 기침은 약간 멎는 듯 싶었다. 이렇게 해서까지 기침을 멈출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썼지만. ‘신도 약을 먹으니 낫는군. 신, 아니 유령, 아니 나무인가⋯.’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숲 속에는 가을비가 내렸다. 어쩌면 비를 내리게 하고 있는 건 요이카 자신인지도 모른다. 몸이 쇠약해지고 의식도 덩달아 약해져서 몸 속 원령들이 뇌운을 불러모으는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거라면. 애초에 이런 날씨에 가미즈나 시내에서 꽤나 떨어진 곳까지 걸어서 나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억지였다. 왜 이제 와서 이런 억지를 부리는 거지? 왜 이제 와서 미련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는 거지? 왜 아픈 몸까지 이끌고⋯ 하지만 적어도⋯ 요이카는, 은행나무 숲을 찾아서 걸을 때는 한 번도 길을 헤맨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미련은 아니라고⋯. 빗물이 이마를 타고 내려와서 열이 떠나갔다. 머릿속에서 차가운 어지러움이 흔들린다. 어깨에 걸친 블랭킷이 축축해졌다.
요이카는 더 이상 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때까지 왔다. 어떤 은행나무가 서 있었다. 주저앉듯이 몸을 낮추었다. 바람이 스산하게 일렁거리고 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빗방울은 가늘어서 바람에 날릴 정도다.
만신창이군요. 라고 말했다. 내가? 그럼요. 잘려나가고도 살아왔고, 열이 나면서도 걸어왔지요. 마음을 잃었지만 가슴이 뛰고, 미련이 없지만 간혹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던가요? 뒤죽박죽이네. 나는 만신창이가 맞나봐. 오래되신 아기씨, 우리는 당신의 자손이요 백성이니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당신에게 바칠 수 있어요. 하지만 귀하신 분이여⋯. 정말로 그것만으로 모두 나으리라 믿으시나요? 나도 알아. 무엇도 원래대로 돌아갈 순 없어. 그러면서도 부탁하러 온 거야. 난 지금⋯ 뒤죽박죽이니까. 수많은 원령을 품에 안고 살아가면서도, 고작 환절기 날씨로 감기에 걸리는 아기씨께서는 뒤죽박죽이지요. 하지만 과연 그게 전부인가요? 귀하신 분, 가장 뒤죽박죽인 일이 남아 있어요. 한낱 이름 없는 은행의 종자보다도, 아기씨를 진정으로 오래 살아가게 만들 일이요. 그 은유는 목숨의 끝을 말하는 건가? 아니요. 그보다 아름답고 아리송하고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예요. 하지만, 그 광경을 아기씨께서 꼭 보셨다면 좋겠어요.
요이카는 바닥에 처박힌 주먹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을 펴자, 그 위에는 은행나무 씨앗이 하나 올라가 있었다. 아무런 악취도 나지 않았다. 어지럼증 때문에 눈이 자꾸만 감겼다. 찬물이 휘감은 목에서는 쇳소리가 났다. 부축이 필요한 길을 혼자서 걸었다. ‘신도 떼를 쓸 때가 있는 거야.’ 집으로 돌아와서, 은은히 빛나는 물병 속에 씨앗을 빠뜨린 뒤, 요이카는 쓰러져 잠들었다. 한숨 자고 나서 감기는 씻은 듯이 나았다. 지금도 요이카의 책상 위에 올라간 물병 속에는 씨앗이 꿈꾸듯이 떠올라 있다.
모우⋯ 모우⋯ Mow⋯. 쥰주, 캡틴, 미카주, 존밤입니다! 이래저래 써 놓은 건 많지만 결국 냉장보관해 뒀던 성수의 쓸모 공개였네요.
>>92 땀으로 흠뻑 젖은(?) 잠옷썰! 요이카의 잠옷은 정말 무난해요. 화려하지 않은 투피스 파자마, 추울 때면 거기에 샛노란 한텐. 간혹 엄청 오래된 하오리를 꺼내 입을 때도. 파자마 파티라는 단어는 “잠옷 마츠리라고⋯?”라는 정도의 문화충격이라서인지 무슨 행사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