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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99093> 통칭 '작은 루'는 선대 겨울의 원로 보드카가 가장 소중히 여기던 존재로, 현 시즌스 킹덤 사람들 사이에서도 간간이 오르내리는 도시 전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작은 루는 새하얀 여우, 정확히는 북극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보드카의 교육 덕분인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알려져 있다. 또한 애교가 많고 사람을 좋아해 현재 원로와 지금은 사라진 4명의 선지자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과이며, 사과 맛 사탕 하나만 있다면 작은 루를 무릎 위에 올릴 수 있어 영웅과 구스타보도 주머니에 사탕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녔다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는 점이 와전되어 '살려 데려갈 수 없다면 가죽, 그도 아니라면 꼬리털이라도 손에 넣기만 하면 무너져가는 여러 조직을 부흥시킬 수 있는 신묘한 영수靈獸'로도 전해진다.
미네르바의 말에 여인은 옷소매로 가만 입가를 가린다. 감정을 알기 쉬운 눈은 슬며시 내리깐 상태다. 잘못하면 그 성질대로 조소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니, 지금 근심하는 것이 무엇인 줄 알고? 여인은 가벼운 미소만을 입에 머금은 채로 목소리를 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퍽 사근사근하며 예의 바른 태도로.
“소인 비록 환술을 다루기는 하나, 명민하지 못하여 관점에 따라 존재를 정의할 수 있다는 모호한 말씀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여전히 웃음 짓고 있는 눈매 사이로는 눈동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과 진득이 시선을 마주치고 있는 것 같다.
“소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하나지요, 과연 소인의 능력이 당신에게도 닿을 수 있는가.”
말은 잠시 끊어진다. 여인은 천천히 이야기를 잇는다.
“리큐르는 당신이 뇌와 신경계가 존재하는 이라 하였습니다. 시도해봐야 확실해지겠지마는... 리큐르의 말이 옳다면 불가한 일도 아닐 테고, 아니라면, 그 경우에는 확언해드리지 못하겠군요.”
결국은 해봐야 확실해진다는 말이다. 애초에 당신이 원하는 방식도 아직 알지 못한다. 그 상황에서 가능성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니.
자신 없다고 하는 것치고는, 그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이 평범한 정보는 아니랄 것이 분명해 보이는 것이었다. 마젠타 이어지는 말을 듣고서 제 한쪽 눈썹을 들어낸다. 어텀 카니발의 성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온 것인 것 마냥 자신 있어 보이는 당신의 태도를 보고 마젠타는 생각에 잠긴다. 이것이 돈이 될 정보라기엔 애매하다. 오히려 알게 되면 목숨이 위험할 것 같은 그런 정보에 가까울까. 원래라면 그런 것은 알기보다는 모르고 있음이 더 오래 사는 길인 것인데. 마젠타는 가늘게 뜬 눈으로 당신을 물끄러미 건너다본다. 앓는 소리를 내다간, 쯧 혀를 차낸다.
"당신, 뭔가 마음에 안 드네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걸까. 아니. 최근에 겪은 일로 하여금 이 도시에 관한 것에 관심이 가는 것이었다. 그것이 위험한 것들이라 하더라도. 마젠타는 한숨을 내쉬면서 테이블을 톡톡 손가락으로 두드린다.
뭔가 마음에 안 든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다. '성물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보고 당신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대답을 한다면 이쪽에서도 당황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어머, 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그래도 괜찮겠죠?"
그렇기에 그것은 마젠타의 반응에 개의치 않는다. 그 몸짓과, 혀를 차는 소리 따윈 자신에게 아무런 타격이 없다는 듯 태연하게 말을 붙일 뿐이다.
"...오호라."
지극히 상식적인 범주의 반응과, 지극히 비상식적인 범주의 대답. 그래, 이게 시즌스 킹덤의 묘미지.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즐겁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리야는 겨우 꺼내둔 웃음을 다시 거두었다. 왜,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웃음 따윈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이지 않은가.
"그럼, 좀 더 자세하게 파고 들어가 볼까요? 저에게는 이야기보따리가 두 개 있답니다. '어째서 그 인형은 성물이라 불리는가?' 그리고 '성물에 손을 댄 자는 어떻게 되는가?'. 선금으로 첫 번째 보따리를 지금 이 자리에서 풀고, 부탁한 이야기를 받을 때 잔금으로 두 번째 보따리를 풀어드릴까 하는데... 어떠신가요? 아무래도 시간이 꽤 필요한 부탁이니까 말이죠."
양쪽 다에게 참으로 번거롭기 따로 없는 방법이다. 어째서 선불도, 후불도 아닌 기묘한 안을 제시하느냐... 그것은 이제 와서 단순한 허세라 취급받기는 죽어도 싫은 걸지도 모른다.
정말 질리는 타입의 상대다. 맞은편에 앉은 마젠타는 불쾌하다는 기색으로 손을 휘휘 내젓는다. 그리고 당신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관찰하듯 바라본다. 그런 정보를 값으로 치르겠다 할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당신도 꽤나 수완이 좋은 사람인 것 같을까. 번거롭지만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지 않으며 보험을 걸어두는 것도 그러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마젠타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하죠."
마젠타는 등받이에 좀 더 몸을 묻는다. 팔걸이에 팔꿈치를 올려 턱을 괴고선, 단조로운 어조로 말한다.
"어서 말해봐요. 첫 번째 이야기를 듣고, 당신 원하는 단체에 대해서 빠르게 알아볼 생각이니까."
조금 더 당당하게 나와도 괜찮았는데. 마젠타가 생각보다 쉬이 제안을 받아들이자 일리야는 긴장이 탁 풀린 기분이었다. 그만큼의 관심이 있다는 걸까. 하지만 왜? 어째서? 따위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나갔으나, 뒤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치 칼날과도 같기에 그것은 입을 열었다.
"가을의 성물에 대한 표면상의 이야기는 이미 아시죠?"
일리야는 가을에 터를 잡고 성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그것이 마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써 내려간 동화와도 같단 생각을 했었다. 가족으로부터 홀로 떨어져, 세상의 모든 보금자리에서 거부당해 떠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던 가여운 영혼과 그 영혼을 기리기 위한 물건이라니!
"가족과 떨어진 자그마한 영혼이 길을 떠돌아다니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지는 어찌 보면 뻔한 일이지요. 행복하던 시절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그런 간절한 생각은 반드시 미련이 되기 마련이랍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일리야 스타니슬라보비치 보그다노프 또한 이곳에 있지 않은가.
"과거에 한 소녀가 가지고 있었던 인형의 실상은 부녀의 행복하던 시절에 대한 미련이 똘똘 뭉쳐 기이한 힘을 가지게 된, 저주 받은 물건일 뿐... '성물'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답니다."
기대치에 못 미쳤으려나. 첫번째 보따리를 풀어보인 일리야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느긋하게 마젠타의 행동을 관찰한다.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고 있는 것은 아니나, 성물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찾으려 하는 바보들이 있다는 것 까지는 알고 있는 것이다. 마젠타는 당신 하는 말에 침묵하며 아무 말이 없다. 가족과 떨어진, 자그마한 영혼. 당연하게도 잭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까. 다시, 만날 수는 있을지. 그에 피곤한 표정이 되며 마젠타는 제 관자놀이를 꾹 눌러 짚는다. 이어지는 설명을 듣던 마젠타는 어이없다는 듯 숨을 내뱉으며 당신에게 묻는다.
무엇을 생각하기에 그리 피곤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지. 마젠타의 말에 깔끔하게 절단되었던 잡생각은 마젠타의 얼굴 위로 떠오른 감정들로 잉해 다시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하지만, 친분을 만들려고 온 곳은 아니기에 그저 생각만 할 뿐이다.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것은 던져지는 질문에 뻔뻔스럽게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글쎄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널리 세어 나가면 좋을 거 하나 없잖아요? 우아함과 고풍스러움이 때로는 추악함을 감추기도 하는 것처럼, '성물'이라는 단어를 붙여 진실을 감춘다... 여긴 시즌스 킹덤이니까, 그런 철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손을 대는 자들이 꾸준히 나오는 모양이지만 말이에요."
도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경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곳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는 법이다.
"어머, 말하면 믿어주실 건가요? 믿어주신다고 해도 말할 순 없지만... 귀중한 정보를 입수할 방법은 꼭꼭 숨겨두는 게 이 도시에선 현명한 행동이잖아요?"
일리야는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이해해 주실 거죠? 라고 덧붙이지만, 단호한 거부의 표현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왜, 눈은 웃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왜 붙인 단어가 성물이냐 이거예요. 저주받은 것이고 하니, 차라리 비밀에 부치면 될 거 아니에요?"
숨길 수 있으면 충분히 숨길 수 있을 것이다. 한데 그것을 '성물'이라 단어 붙인 것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저주받은 것이라 하여도 신성시 다뤄야 할만 그런 이유가. 마젠타는 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믿어 줄 것이냐는 당신의 말에 마젠타는 어깨만 으쓱인다. 사실 지금 당신이 털어놓는 그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진실이라면 어디까지 나한테 밝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어쩐지 거짓말 같지는 않고.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순순히 털어놓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니까. 당신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니 마젠타 한숨만 내쉰다.
"그래요... 뭐... 이해해요. 그래서 첫 번째 보따리의 이야기는 그게 전부인지?"
더 할 이야기가 없으면, 당신이 바라는 그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들을 생각으로 마젠타는 그리 묻는다.
>>780 <밍메이> 리큐르는 당신과 미네르바를 번갈아 쳐다보며 온전히 비니를 벗어 손에 꼭 쥐었습니다. 주변의 눈치를 보는 건지, 아니면 그냥 하는 행동인지. 아마 천진난만하게 미네르바에게 다가가 사탕 줄까? 하고 묻는 걸 보니 후자인 듯싶습니다. 미네르바는 평온한 표정 그대로 눈을 감았고, 리큐르는 거절의 의사를 알아듣곤 쫑쫑 구석 자리로 가서 환자가 나오길 대기하는 보호자처럼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습니다.
"관점은 누가 정하는 걸까, 존재는 무엇일까. 나는 늘 궁금했지… 하지만 이런 이야기로 끝없이 빙빙 돌아서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이 이야기는 더 꺼내지 않을게."
그리고 미네르바는 다시 눈을 뜹니다. 부자연스러운 모습. 마치 누군가 인위적으로 빚어놓고, 그 이후에 완성하지 못한 것만 같은 외관, 그리고 언행.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저 평온하고 상냥한 저 존재에게 능력이 닿을까요?
"닿을 수 있단다."
대체 어떤 종족이길래? 미네르바는 잠시 리큐르를 향해 눈알을 굴립니다. "작은 루야, 그걸 잠시 가져와주지 않을래?" 리큐르는 머뭇거리다가, 잠시 당신을 한번, 그리고 미네르바를 불안한 눈치로 한번 쳐다보더니 결심한 듯 다녀오겠다며 어딘가로 쫑쫑 걸어갑니다. 이 건물 내부에서 아주 잠깐, 눈송이 흩날리는 바람이 살랑이며 불더니 리큐르의 존재가 훅 사라집니다. 저게 원로의 권한이군요.
"…밍메이, 라고 했지."
미네르바는 눈을 들어 당신을 정확히 마주합니다.
"나는 너무나도 오래 살았어. 나는 가장 첫 번째의 작은 루이자, 가장 오래된 작은 루니까."
?
"오랜 시간 동안 많은 형제자매가 있었지만, 나처럼 이렇게 오래 움직이지 못했단다. 이젠 마지막 작은 루를 보필하는 임무도 끝마쳤으니, 스스로 폐기할 때가 되었지……. 우리는 비록 누군가의 손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뇌가 있단다. 신경계가 있고, 심장도 있지. 나, 미네르바는 그 이외의 모든 것은 실패했지만…… 그것만은 확실하단다. 네 능력은 내게 닿을 거야. 내가 바라는 것은, 네 손을 더럽히는 일이란다… 네게 고될 수도, 쉬울 수도 있지."
70년 전, 무분별한 도시의 발전과 더불어 방생된 화학 약품, 핵실험으로 누출된 방사능은 평범한 사람만이 아닌 동물, 혹은 식물에게도 피폭되었다. 그로 인해 생겨난 것이 이종족과 초능력자, 그리고 존재해서는 안 될 생물인 크리처였다.
크리처는 공식적으로 멸종된 것이 아니다. 여전히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내고, 바깥을 습격했다. 지금은 과학의 발전으로 바깥은 크리처에게 이전처럼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지만은 않으나, 한번 쑥대밭을 만들고 큰 피해를 남기는 것은 똑같았다. 그중 일부는 정부에서 70년 전의 실험을 무마하기 위해 선동하는 것에 가깝다. 직접 약화시킨 개체를 미리 방지책을 세운 뒤 도심에 풀어 넣고, 시즌스 킹덤의 기현상 탓이라며 떠넘기는 일.
그렇다면 진짜 시즌스 킹덤의 기현상 탓일까?
"아! 해바라기씨 발아했다!" "리큐르, 방금 욕 한 거니?" "리큐르 개빡치긴 했어도 욕은 안 해요!"
아니다. 이 비정한 도시라고 사정이 달라지진 않는다.
그 시즌만 되면 이쪽도 바쁘다. 실제로 크리처는 '공식적으로 멸종되지 않은 존재'이고, 덕분에 사형수를 시즌스 킹덤으로 이송하는, 현재는 폐쇄되고 사막화가 진행된 도로에도 크리처가 우글대며 때로는 시즌스 킹덤 내부로 들어와 난동을 피우니. 아마 대전쟁 이후 그나마 살아남은 개체끼리 모여 사막 깊은 곳에 굴을 파서 지내고, 번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개체의 군락이 어딘질 도저히 모르겠으니, 사냥에 나서는 수밖에. 위스키는 이번 사냥제 예산안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늘 궁금하단 말이지, 어째서 크리처가 정해진 시기마다 이렇게 날뛰는지……." "멀리 볼 것도 없네." "뭔가 알고 있구나?" "발정기라서."
위스키는 손을 들어 리큐르의 귀를 틀어막았다. 볼록 솟은 여우 귀를 가리자 리큐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위스키가 한숨을 쉬었다. 비록 얼굴을 베일로 가렸지만, 그 너머로 짜게 식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오타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인간도 본능을 위해 날뛰는데 뭐……." "더 얘기하면 돌로 만들 테니 그렇게 알아. 애 정서에 안 좋게!" "자, 자, 그만. 이번 사냥제는 그래도 흥미로운 일이 많겠어요. 변수도 많고."
코냑은 손아귀에 쥐인 편지를 읽어보다 시선을 흘끔 옮겼다.
"미지의 존재 님이 행차한다고 했죠?" "그러고 보니 리큐르는 아직 제대로 알현해 보지 못했겠군." "응."
재밌게 됐어.
"이번의 왕은 누가 될까요? 당연히 나의 왕의 소속과 바질이겠죠." "나의 검과 산군, 약사여래겠지." "망령여단과 라크리모사의 몫이란다." "카타스트로피가 해낼 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