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4개월간 진행되는 어장입니다. ◈ 참치 인터넷 어장 -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 만나면 인사 합시다. AT는 사과문 필수 작성부터 시작합니다. ◈ 삼진아웃제를 채택하며, 싸움, AT, 수위 문제 등 모든 문제를 통틀어서 3번 문제가 제기되면 어장을 닫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감정 상하는 일이 있다면 제때제때 침착하게 얘기해서 풀도록 합시다. ◈ 본 어장은 픽션이나, 반인륜적인 행위를 필두로 약물, 폭력 등의 비도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옹호하지 않습니다. ◈ 본 어장은 공식 수위 기준이 아닌 17금을 표방하며, 만 17세 이상의 참여를 권장하는 바입니다. ◈ 우리는 언제까지고 함께일 거야.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91079> 사계의 원로 중 겨울을 담당하는 '리큐르'는 유일하게 비상시가 아니더라도 시즌스 킹덤 내부의 모든 섹터의 조직에게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데, 이는 리큐르가 악의를 품은 것이 아닌 순수하게 같이 놀고 싶다는 이유로 낸 안건이 원로와 이전 섹터 보스의 만장일치 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섹터를 이곳저곳 쏘다니는 것이 리큐르의 중요한 하루 일과가 되었는데, 활기차고 고분고분한 면모 덕분인지 타 섹터에서도 큰 문제를 삼고 있지 않고 예쁨을 받고 있으나 가끔씩 나타날 때 타고 다니는 한쪽 눈이 푸른 해골 로봇이나, 사람만 보면 본인을 올라프에 대입하며 따뜻한 허그가 좋다며 안아보려 하는 행동과 더불어 마오타이만 보면 업히려 드는 귀여운 수준의 말썽들이 여러 섹터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보통, 이라는 말에 엘의 낮은 웃음소리 따라붙는다. 보통, 그 단어만큼, 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말도 없을 것이다.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올리는 이가라시를 보는 눈동자에 검푸른 빛이 감돈다. 그러나 엘은, 달리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짧게 웃고, 작은 루를 쫓아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했다.
하얀 여우, 작은 루는 이가라시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가고픈대로 가버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일어난 엘이 지나치며 흘린 말에, 이가라시 역시 말이 한 번 끊긴다. 어색한 정적을, 엘은 개의치 않고 멀어졌다. 거리가 생겼으나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기에는 충분했으니, 적절하게 말을 받아넘겼다.
"말하시는 것 치곤, 뵐 때마다 참 가까이도 오시는 것을, 아, 혹시 자각이 없으신가요? 후후후!"
길게 늘어뜨린, 검푸른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은비녀의 종소리를 같이 울린다. 그 소리에 여우가 게임기 두드리는 걸 멈추고 엘을 보았다. 어느새 여으의 앞까지 간 엘이, 검지로 코 끝을 건드려주자, 하얀 털뭉치가 파르르 떨린다. 그러곤 다시 스틱이며 버튼 눌러대는 여우를, 엘이 바라보았다. 다정한 미소와 함께.
엘도 이가라시도, 잠시 서로 등을 돌린 사이, 달콤한 연기를 흘리던 담뱃불이 슬그머니 사그라든다. 다 태운 것도 아니건만, 누군가 건드려 털어버린 듯이, 반쯤 탄 채로 식은 담배만이 이가라시의 손가락 사이에 들려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후에는, 이가라시의 발치에서, 하얀 실루엣이 아장아장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것이다. 가끔, 바짓단을 툭툭, 건드리는 앞발의 감촉도.
보통. 거대하며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이 거대한 도시의 모습을 한 수용소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쯤 이가라시도 자각하는 사실이다. 도시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또한. 그 보통이라는 단어를 듣고 웃는 엘의 모습에 이가라시가 별다른 말을 덧붙히지 않는 건 당연했다. 무슨 말을 붙히더라도 그건 변명도 되지 못할테니.
"타인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 아니 뭐 좋아. (ええよ) . 지금으로서는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든지 변명도 되지 않을 것 같으니 그렇다고 치지 뭐."
각련을 쥐고 이걸 어디에 버려야할까 고민하면서도 엘의 말에 꼬박꼬박 이 도시에서 보기 드물게 예의있는 태도를 취하며 대꾸하던 이가라시는 그렇게 굴고 있는 스스로를 자각하자마자 멀어진 거리만큼 꽤 담백하게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뽑기 기계 앞에 멈춰서 안의 내용물 중 뽑을 만한 걸 골랐는지 이가라시가 손을 움직였다.
살아온 인생을 통틀어보면 평탄한 삶이다. 아니, 재미없는 삶을 살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이가라시는 일정하게 흔들리는 크레인의 움직임을 응시한 채로 생각에 잠긴다. 크레인을 목표 위에 정지시키고 버튼을 눌러 내려가는 크레인에 이가라시가 뽑고자 하던 물건이 단번에 낚인다. 크레인의 흔들림에 목표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태였으나 이가라시는 반쯤 타다 만 각련에 다시금 불을 붙힐 뿐이다. 물건이 떨어지는 것과 바짓단을 건드리는 앞발- 정확하게는 제 근처로 다가온 하얀 털뭉치를 본 건 거의 동시였다.
"..안녕."
껑충한 키를 구부려서 이가라시는 물건을 꺼내들었지만 구부정하게 숙인 상체는 들지 않고 다가온 하얀 털뭉치에게 인사를 건넸다. 뽑은 건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크기의 동그란 털뭉치가 달려있는 키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