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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85094> 사계의 원로 중 가을을 담당하는 '위스키'는 어텀 카니발에서 존재 자체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타 섹터에서도 원로의 존재가 크지만, 위스키는 아예 나서지 않거나 영향을 끼쳐도 간접적인 타 섹터의 원로와 달리 어텀 카니발의 통치에 당당히 일조하고 있다. 이는 어텀 카니발 자체가 명분과 전통을 중시하며, 위스키가 구스타보의 수양딸로 자랐다는 사실이 명분과 전통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위스키는 자신의 이 명분을 넘어서고 위스키 본인으로 서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으나, 어째 결과가 원로들의 실질적인 우두머리, 눈을 뜨면 일대가 초토화되는 최종 병기, 코냑 조련사, 리큐르 엄마, 마오타이 등짝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이 돼 최근 고민이 많다나 뭐라나…….
엘의 어느 말이 농담처럼 들렸을까. 어느 말도 허투로 내뱉지 않았건만. 의문은 일어나나 엘은 구태여 되묻지 않았다. 그저 그러냐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리 듣는 것도, 어느 의미론 흥미롭다.
말과 말 사이에 이해를 위한 시간이 얼마가 걸렸건, 엘은 차분하고도 미동도 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이해와 해석을 요하는 말을 한 것은 엘이니까, 라기보단 가만히 있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가라시에게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건 엘에게는 셈할 순간조차 되지 않는다. 유유히 할 말을 하고, 손을 뻗었다 거두고, 그대로 기다리고, 그 다음은 다시 말할 차례였다.
"이가라시 씨는, 정말, 킹덤의 주민 같지 않으시네요. 양 손으로 꼽을 만큼, 그 만큼의 시간을 보냈으면, 물들어 빠질 법도 하건만."
기분 탓일지, 미소가 희미하게 가라앉은 표정의 엘이 말했다. 늘어뜨렸던 손을 움직여 다시 뒷짐을 지며 말을 이어간다.
"이깟 비가, 제 아무리 거세고 지독한들, 이가라시 씨가 저를 보는 시선에 비하면, 가랑비나 다를 바 없답니다."
이가라시의 시선, 경계와 모종의 의미가 담긴 시선, 그것에 비하면 이 억수 같은 비는 별 것도 아니라고, 엘은 말한다. 이 자리에서 가장 지독한 것은 그 시선이라고, 돌려말하기라도 하듯.
"그리 보지 않으셔도, 오늘은 정말, 비만 맞으러 온 것 뿐이니까요. 무언가 할 작정이었다면, 이가라시 씨를 만나기 전에, 당신의 주인께 진작 붙잡혀 내쫓겼겠지요. 아마도지만요."
그렇게 말한 엘이 훌쩍, 몸을 움직였다. 손으로 넘었던 천막의 경계를 몸으로 건너가자, 장대 같은 빗줄기 속에 푸른 신형이 일순 윤곽을 흐트러뜨린다.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채, 빗물 속 흐릿한 엘이 고개만 옆으로 돌려 이가라시를 보고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
"제 갖춰야 할 예는 다 갖추었고, 해야 할 말은 다 했다 여겨지온데. 이제와 제게 달리 물을 것, 더 듣고자 하는 말이 있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