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4개월간 진행되는 어장입니다. ◈ 참치 인터넷 어장 -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 만나면 인사 합시다. AT는 사과문 필수 작성부터 시작합니다. ◈ 삼진아웃제를 채택하며, 싸움, AT, 수위 문제 등 모든 문제를 통틀어서 3번 문제가 제기되면 어장을 닫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감정 상하는 일이 있다면 제때제때 침착하게 얘기해서 풀도록 합시다. ◈ 본 어장은 픽션이나, 반인륜적인 행위를 필두로 약물, 폭력 등의 비도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옹호하지 않습니다. ◈ 본 어장은 공식 수위 기준이 아닌 17금을 표방하며, 만 17세 이상의 참여를 권장하는 바입니다. ◈ 시선이 느껴져도 쳐다보면 안 돼.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85094> 사계의 원로 중 가을을 담당하는 '위스키'는 어텀 카니발에서 존재 자체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타 섹터에서도 원로의 존재가 크지만, 위스키는 아예 나서지 않거나 영향을 끼쳐도 간접적인 타 섹터의 원로와 달리 어텀 카니발의 통치에 당당히 일조하고 있다. 이는 어텀 카니발 자체가 명분과 전통을 중시하며, 위스키가 구스타보의 수양딸로 자랐다는 사실이 명분과 전통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위스키는 자신의 이 명분을 넘어서고 위스키 본인으로 서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으나, 어째 결과가 원로들의 실질적인 우두머리, 눈을 뜨면 일대가 초토화되는 최종 병기, 코냑 조련사, 리큐르 엄마, 마오타이 등짝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이 돼 최근 고민이 많다나 뭐라나…….
코냑의 몸이 흩어지고 다시 나타난 장소는 난색 기조의 등 하나가 위태롭게 매달린 플레이룸 안이었다. 은방울꽃과 붉은 꽃, 그리고 낡은 인형에 시선을 고정하던 위스키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코냑의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섰다.
"맙소사, 코냑!"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위스키는 황급히 뛰어 무너져가는 코냑의 몸을 부축했고, 코냑은 몸을 가누지 않으려 애쓰며 숨을 씨근댔다.
"옷, 더러워져요." "그게 뭐가 중요해. 안색이 안 좋아. 대체 무슨 일이야, 독 때문이야? 주치의를, 주치의가……." "괜찮아."
코냑은 겨우 몸을 지탱한 뒤 자신을 부축하는 위스키를 품에 안았다. 가느다란 떨림이 온몸에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더 흐트러지면 울겠구나. 버텨내기로 했는데. 코냑은 위스키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난 정말 괜찮아……."
괜찮아. 한 번을 더 속삭이는 목소리에 위스키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코냑을 마주 안았다. 어깨부터 목덜미에 기분 나쁜 축축함이 번졌다. 지금껏 이런 적이 있었나? 아, 있었다. 그 끔찍한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때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걸까? 다시금, 다시금─ 위스키의 입술이 벌벌 떨려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로지." "대체 무슨 일이……." "여보……."
위스키는 그대로 몸을 굳혔다. 코냑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 앞에서 초연하던 그가,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위스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왕이 강림했구나.
"왕이 당신이 신경 쓰던 아이들을 현혹하려 해서, 미안해, 미안해요……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했는데.."
위스키는 질끈 감았던 눈에 힘을 줬다. 왕이 강림했을 때 강제로 깨우는 법은 하나뿐이었다. 스스로의 몸에 큰 상처를 입히는 것. 이 미련한 사람은 분명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끔 제 몸에 독을 퍼뜨렸겠지! 어차피 이 도시의 사람이라 상처 입는 것 하나 본다고 타격도 없을 텐데, 아, 이 멍청한 남자!
"……당신." "그렇지만, 그대로 두면, 나, 당신을 잃을까 봐, 당신을, 제 손으로.. 내가, 내가……." "그래. 두려웠구나. 괜찮아, 괜찮아……. 나 여기 있으니까. 괜찮아……."
위스키는 코냑의 머리를 쓸어주며 애써 숨을 가다듬었다.
"마오타이에게.. 해독제를 가져와달라 할게." "……미안해요." "아니야, 잘 했어.. 잘 했어. 나야말로 그 아이를 구해줘서 고마워……."
코냑의 벌벌 떨리는 몸을 뒤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위스키는 코냑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피인지 눈물일지 모르는 것이 어깨를 적셨다. 어두운 플레이룸 안, 훌쩍이는 소리는 마오타이가 도착하기 전까지 그치지 않았다. "얘, 불만스러운 표정이구나."
아지랑이 꽃이 만발한 곳, 꽃대는 노란색이요 꽃은 초록색과 하늘색, 심지는 분홍색, 하늘은 연보라색인 기이한 공간에서 누군가 다리를 꼬며 제 앞의 존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망령이라기엔 더 이상 몸을 가눌 수도 없고, 금세 사라질 것만 같은 덩어리에 불과한 그림자를.
"그렇게 봐도 내 잘못이 아니란다. 테드가 스스로 독을 퍼지게끔 선택한 거지. 나도 곧 나가려 했다고!"
…….
"응? 그게 아니라, 망령 공주에게 왜 도발을 했냐고?"
존재는 그림자를 무릎 위에 앉히며 마법을 부리듯 손으로 아치를 그렸다. 각종 꽃과 나비, 종이 조각이 어울리지 않게 우수수 쏟아지다 사라졌다.
"으음, 너도 들었겠지만 이 도시는 죄악 그 자체인데, 그 아이가 날뛰어 절망 하나 더 생긴다고 달라질 것은 없잖니?"
낙원은 끔찍하게 부패했어. 존재는 눈을 감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낙원을 사랑하지……."
존재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이 의자로 쓰던 것에 시선을 내렸다. 몸이 뒤틀렸어도 자아가 멀쩡했는지 고통 어린 신음이 꺾인 목 너머로 새어 나오자, 얼굴이 경멸로 일그러졌다.
"그런데, 내 낙원에, 쥐가 너무 많이 들어왔잖니……. 내 낙원을 부패하게 만든 녀석들이 보낸 쥐가."
그 녀석들은 내 낙원을 망치다 못해, 이젠 존립하지 못하도록 망칠 거야.
"나는 그 아이들을 사랑해서 그렇게 말한 거란다. 차라리 처음부터 내가 다 삼켜버리면, 아이들은 안전해질 테니까……."
구스타보의 아이들이,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존재는 그림자를 쓰다듬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Humpty Dumpty sat on a wall, Humpty Dumpty had a great fall, All the king's horses, And all the king's men, couldn't put Humpty together again…….
까만 머리카락에 맺혀 있던 빗물이 떨어져서 이가라시의 안대를 적셨다. 제 부름보다 조금 빠르게 멈춰서는 모습은 아름답다기보다 기괴하게까지 느껴지는 건, 아마도 이런 도시이기 때문이다.
"...처음보는 것처럼 구는군."
처음 봤을 때는 이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머리에서 떨어진 빗물이 얼굴을 적시자, 이가라시는 손으로 제 얼굴을 문질러 쓸어내며 영 인사처럼 느껴지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 말과 함께 허공으로 퍼지는 숨에 연기가 섞이는 게 꼭 헛웃음이라도 짓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조용히, 하지만 명확하게 경계하는 빛이 어른히 떠오르는 외눈이 천막 그늘 아래에서 순간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가라시의 외눈은 천막 그늘 아래로 비를 피해 서있는 자신을 보는 푸른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설마 하는 의심은 이어지는 말에 확신으로 바뀐다.
"일부러 처음 보는 것처럼 군다고 생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농담은 아닌 모양이네. 괜찮은 술집을 안내해달라고 해서, 말수가 적은 주인장이 있는 술집을 알려줬었는데 말이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그날 신기루라도 경험한건가. 하고 특유의 음울하고 침울한 얼굴로 이가라시는 각련을 태웠다. 쏟아지는 비에 소리가 묻힌다. 언제 선명하게 드러났냐는 듯, 안개가 낀 녹색 눈이 바닥에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응시하다가 빗속에 멈춰서있는 존재를 아래에서부터 훑는다.
근데 박물관 간 것도 맞아. 마오 담뱃대 묘사를 위해서 직접 담배 형태를 보고 싶었고 청나라와 무역했을 당시의 유물들을 보고 싶었거든 ':3 그 시기엔 유물 뿐만 아니라 전설의 동물 같은 것들도 새겨져 있으니까 그거 보는 묘미도 있고 만약에 마오가 여름 대표조직 보스가 된다면? 하고 보고 싶은 것도 있었고...(당시, 용생구자를 모티브로 한 조직을 만들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