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처럼 터지는 불꽃이 귓가를 태워 먹먹한 기분이다. 붉게 짓물리는 눈가와 코끝은 어둠이 장막처럼 커튼을 드리워 가려줄 테니 그나마 안도했다. 침묵, 그게 저를 속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인간은 언제나 진실만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 때로는 모르는 것만 못 한 사실들도 그녀의 생에 있었다. 미야나기는 차마 상자를 열 수가 없다. ······아니. 상자에 대한 권한이 그녀에게 없었다. 열지 말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니. 그런 건 애초애 불가능한 일이다. 고개 숙인 얼굴은 바닥을 향해 일그러져 있다.
“······언제부터. 내게 언제부터 선택이라는 게 있었지? 어떤 일이 닥치든 난 항상 기다려야만 했어. 늘!”
목소리에 담은 감정이 분노인지 설움인지 모호했다. 눈앞의 그림자는 분명 다정하고 상냥하다. 기다리게 하는 대신에 먼저 기다려 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과분한 고념이다. 미야나기는 그런 호의를 받을 만한 사람이 전혀 못 됐다. 선택이란 건 해본 적 없고 할 수도 없다. 차라리 뭐든 강제 당하기를 바랄 정도로. 붙잡힌 손은 애초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맥없이 아래로 끌어내려졌다. 동시에 미야나기가 고개를 들었다. 얼굴 위로 파랗게 타오르는 불꽃이 빛을 밝혔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아마 흐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야 알 것 같아. 당신이 누구인지. 그래서, 그렇게 그 이야기를 자주······.”
어째서 몰랐을까. 그동안 이토록 가까이에 있었다. 두려운 건가? 멀리하고 싶은 건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결국 변해버릴까? ······잘 모르겠다. 여전히 적이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밖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죠. 돌아갈까요.” 원래 그랬다는 듯 태연한 목소리는 미약하게 떨리고 있다.
이미 노인들도 쓰지 않을 법한 말투를 구사하는 주제에 중간중간 섞이는 어휘가 어째 요즘식으로 저렴하다. 평소에는 찔리는 게 있어서 제 발 저리곤 했는데, 이제 보니 찔리는 구석 없으면서도 괜히 수상하게 구는 재주도 있었던 모양이다. 안심이 되고 나서야 그는 슬며시 손 내리고는 다시 쫄래쫄래 가까이에 딱 따라붙는다.
"응? 아니다. 이제 보니 바보란 핑계를 대는 것이 두루 편하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바보를 하는 쪽도 어쩌면 나쁘지 않겠군……."
이른바 컨셉으로 삼아버리면 그만이라는 뜻이다. 지금껏 평생을 꿋꿋하게 '못말리는 이상한 자식'으로 밀고 나가고도 잘 사는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본인이 이미 충분하게 바보 같다는 걸 알려나 몰라. '반성할까'라며 하찮게 굴었던 건 그새 없었던 일이라도 되는지, 그는 대번에 당당해져서는 하네의 이마를 장난스레 손가락으로 꾹 누르려 했다. "내 평생 먹은 마늘이 네가 이제까지 먹은 쌀보다 많을 거다." 와, 진짜 엄청 꼰대 같은 발언! 그러나 반박하기엔 이 아저씨 나이 네 자릿수니 별 수 없다…….
하네의 얼굴을 보며 그도 잠시 할 말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평소 같았더라면 지금 같은 때에 딱 짓궂게 굴기나 했을 텐데, 이번에는 왜인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껏 직감을 따라 살았던 신답게 그는 막연한 느낌을 따르기로 했다. 다시금 솔직해지고자 용기 낸 아이의 세심한 사유를 방해하기보다는, 이렇게 번쩍이는 하늘 밑에서 스티커를 주고 받는 편이 더 나으리라. 약간의 비평도 곁들여서 말이다.
"그런 게 있겠느냐! 평가는 농담이야. 같이 즐거우면 되었으니 싫은 것은 없어."
아니, 좋은 점만 말하고 싶었으니 비평은 못 된다. 그는 고개를 휙휙 저으며 열성스레 부정했다. 애당초 즐겁게 놀러 나온 날인데 평가가 왜 필요하겠나.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평가라는 말 하지 말걸. 농담이라 해도 단어 선택을 조심할걸 그랬다! 그러나 후회는 이미 때늦었기에 후회인 법. 저를 가만히 쳐다보는 얼굴을 마주하며 그는 또 한 번 침음했다.
"음, 그래도 비판이 필요하다면! ……난 억빠나 하련다. 네가 뭘 하든 예쁘다 장하다 한 경력이 벌써 17년이야……. 어떻게든 잘했다 해 줄 테다!"
비판하지 않으려는 생각은 제대로 말하고 싶었는데, 생각하다 보니 그냥 말하기 싫어졌다! 결국 늘 하던대로의 주책맞은 소리나 하고서는, 그가 하늘을 가리키며 다급한 투로 말했다.
"에이, 몰라! 우선 저거나 마저 보자꾸나! 좋은 장면 다 놓치겠어! 얼른!"
말 돌리려는 이유만이 아니라 진심이기도 했다. 대화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불꽃놀이를 제대로 못 봤다! 하네가 얼른 위를 보지 않았다면 본인이 손수 고개까지 번쩍 들게 해 주었을 것이다. 아, 정말. 조금 훈훈해지려나 싶어도 끝까지 가는 법이 없다. 마무리는 역시 엉성하지만 세상사 원래 다 그렇게 굴러가는 법. 비록 놓쳐버린 장면이 길었어도 불꽃놀이는 아직 절정에 절정을 거듭하고 있었다. 구경에 전념하느라 한동안 말이 없던 그가 문득 물었다.
"나는 즐거웠단다. 우야, 너는 즐거웠니?"
그리고 대답도 듣기 전에 불쑥 손으로 하네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려 했다. 해도 졌고 행사 거의 다 끝났으니까 이제 쓰다듬어도 되겠지! 역시나 또 마지막이 얼렁뚱땅이다!
// 이렇게 막레로 받아도 되고 하네주가 막레를 줘도 되고! ...그런데 막레 주기엔 내가 너무 늦은 것 같지...🥲 아무튼 마츠리 일상 엄청 즐거웠고 하네주도 수고 많았어~!!! ヾ(๑ㆁᗜㆁ๑)ノ”
아~ 완전 여유롭게 낮에 답레 올리기 쌉가능이지~😎 ←이러고 있었는데 역시 현생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것이었고.... ◠‿◠ 그렇지만 막레는 쓸 수 있었으니까 다행이야~ 다들 안녕안녕!!! 이번주 절반이 벌써 휙 지나갔네! 다들 이번주도 잘 보내고 있었어? ( •̀∀•́ )✧
이건 회사의 문제일까요 제 문제일까요... 후후후후후후후... 우히히히히힛 으헤헤헿!!!! 이따위 오류가 뜨는 게 100명이 넘는 사람들 중에서 저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믿겨지십니까..!? 내일.. 내일까지만 갈리면 모레 미라전을 보러 간다.....(부릅) 다들 지듣노 멋져요!!! 오늘 제 노동요로 듣겠읍니다!
저어가 원래 신화나 전설 같은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국립박물관 입장료가 무료라는 거 알고... 졸업하고서 툭하면 국립 박물관에 갔었어요. 거기 조각이나 전시품에 있는 신화 생물들 보는 게 좋아서:3 이번 미라전은 단 하나.. [사자의 서] 때문에 갑니다!!!!!! 기다려라 사자의 서! 두 눈에 널 담기 위해 내가 간드아!!!!!!
케이는 숨을 내쉬었다. 불꽃놀이는 누군가에게 무척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겠지만, 아니 자신의 말이 아니었다면 눈 앞의 이 또한 기분 좋은 마무리 혹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었다. 욕심이었을지도 모르고 혹은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 선택지를 제시하는 척 하면서 이미 자신이 말을 꺼내는 순간 그것은 선택이 아닌 통보였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마는 것. 그것은 본래 자신이 신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러게요.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어느새 불꽃은 멈추고, 케이는 사에의 떨리는 목소리를 모른 체 하며 걸음을 옮겼다. 마치 아무 말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그대로 있자는 그 소원처럼. 하지만 그 말을 꺼낸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지금까지 봐왔던, 코타로를 포함한 수많은 미야나기들 중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