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행복했던 적은 한 순간도 없었다, 라. 그렇지만 오늘 하루는 정말 즐거웠다는 말에 케이는 사에를 물끄럼 내려다봤다가 이내 저 너머의 물결을 바라봤다. 더 무언가 말을 얹기에는 앞으로 할 말 때문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소원이 담긴 등불이 강을 수놓으며 떠내려갔다.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을 띄우는 사에의 모습을 보며 케이도 잠시 말이 없었다. 달리 소원을 빌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의 떠들썩한 축제의 소리와 물결과 바람과, 그리고 자신과 이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를 이 소녀 사이의 거리감을 느낄 뿐이다.
이내 소원은 헤어지기 전에 얘기하겠다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사에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흘렸지만.
"그럼 후배님이 소원을 말하기 전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사실 이것 때문에 오늘 보자고 한 것도 있고."
제 말은 조금 진지한 투였을까.
사실 처음에는 정말 우연이었다. 그저 도와줄 수 있으면 좋지, 하는 가벼운 생각. 그리고 그 이후로는 다시금 서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이 소녀가 자신을 기껍게 여기고 다정하게 대할수록 이에 대해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후배님은 판도라의 상자가 있다면 열어보는 편인가요. 예를 들어 그대와 나 사이에 관계를 크게 변화시킬 만한 비밀이 하나 있다면......"
케이는 등불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사에를 내려봤다. 예를 들어,라고 표현했지만 그 말은 거의 직설적인 말에 가까웠다. 굳이 열지 않는다면 그것도 상관은 없다. 판도라의 상자 안에 있는 것은 굳이 알아서 좋을 것 없는 내용일지 모르고, 또 흩어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다름이 아니오라 내일까지 끝내야 하는 마츠리 일상 끝내지 못할 거 같아 미리... 적당히 헤어졌다고 해야 할 거 같아서 말씀을 드립니다.. ;ㅁ; 이게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제가 내일 새벽 4시 기상입니다... 끝나면 오후 4시이고... ;ㅁ;..... 도저히 끝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다면 말해주세여..(줄줄줄줄) 지금 저도 이게 뭔 상황인지 지금 알았고 지금 잠을 몇 시간 잘 수 있는지를 감을 못 잡겠고...(눈물)
방학하자마자 끝내주는 음주부터 달렸던 누구랑은 다르게 말이다. …그치만 술은 봄 동안 잘 참은 포상으로 금주했던 만큼만 마시고 치우려고 한 건데! 속으로 변명을 해 보지만 그 포상이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았으니 문제였지. 폐인 같은 생활은 맞았던지라 정말 말하지는 못하고 필요한 말부터 하기로 했다. "그래도 불편한 일 하나 정도는 있지 않겠어. 하다못해 벌레 잡아달라는 소리라도 좋으니 필요하면 꼭 말해야 한다?" 혹시나 해서 눈에 힘 빡 주고 당부한다. 사람 속마음은 잘 모르는 그라지만 하네가 좀처럼 손을 빌려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생각나는 한에서 가장 사소한 일로 예시를 들었으니 들어준다면 좋으련만.
시무룩하던 기색 슬슬 털어내고 이제 말짱해질까 하던 때였다. 반성했냐는 말에 퍼뜩 고개가 돌아간다. 이 흐름은… 용서해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앗, 기대감 드러내면 안 되지. 일관적으로 불쌍한 얼굴 유지해야 한다. 반짝 신나서 치고 나오려는 탄성을 꾹 눌러 참으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린다. 하나가 빠져서 텅 비었던 자리에 스티커가 돌아오자 시들거렸던 게 언제였냐는 듯 그는 다시 쌩쌩하게 팔딱거린다. 이로써 비량은 오늘 교훈을 하나 얻었다. 잘못하면 빠르고 순순히 반성을 하는 게 맞는 모양이다! 유치원생도 아는 당연한 상식을 오늘 처음 배운 사람처럼 생각하는 게 우습게 보이지만, 그간 머리로는 알았어도 오늘만큼 마음에 와닿은 적은 않았어서 말이다. 처음부터 잘못 안 할 생각은 끝내 하지 않는다는 게 괘씸해도 깨달은 점이 있으니 다행이라 봐 주자.
"바보는 감기도 안 걸린다는데 아프면 외려 지성을 증명한 셈 아니냐!"
이렇게 말하면 건강한 평상시의 자기 자신을 바보라고 인정한다는 뜻이 되는데. 하는 짓을 보면 바보 맞는 것 같으니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지금처럼 사람을 한 번만 물어보자며 들이대는 짓거리가 충만한 지성이 느껴지는 광경은 아니니까……. 그는 수월하게 한 입 하는 데 성공했다! 제대로 물었다기보다는 '와앙'이나 '냠' 같은 표현이 어울리게 입만 대고 마는 정도였지만. 정말로 팔을 내어줄 거라곤 생각 못해서 바보짓을 한 당사자도 꽤나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정말 깨물려 주면 어떡해!" 그대로 몇 초간 멍청하게 있던 것도 잠시, 그는 입 떼고 제 허벅지까지 팍팍 쳐 가며 크게 웃었다.
"나도 모르지! 그래도 네 덕에 진정 즐거웠으니 된 것 아니야."
덕분에 즐거워서…… 아마도 행복한 것 같다. 바로 이 순간도 그러하고 이제껏 언제나 그래 왔다. 행복이니 인연의 소중함이니, 그런 것이 무엇인지는 여태 잘 알지 못했고 지금도 사실은 막연하다. 하지만 이렇게나 사소하고 바보 같은 짓, 서툴지만 다정함이 드러나는 행동만으로도 진정 기쁜 마음이 들게 하니 이것을 행복이라 일러도 좋으리라. 그렇기에 이런 망종마저도 하네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는 하네의 미소를 보고 짓궂은 소리를 하는 대신 천연스레 말했다.
"저기에서 하는 것 같은데? 얼른 가자!"
소매를 끌면서 빨리 가자며 난리다. 걸음을 빠르게 옮겨서 탁 트인 강가에 멈추어섰을 무렵 먼 하늘 건너편에서부터 가느다란 불줄기가 느릿하게 솟아올랐다. 새까만 하늘로 오른 그것은 점차 흐릿해져 반짝 사라지더니, 펑! 시원한 굉음과 함께 한껏 부풀어 하늘하늘 떨어져내렸다. 불꽃놀이의 서막이 이제 막 올랐다. 화려한 불길이 연이어 밤하늘에 솟아오르는 동안, 그는 하네에게 슬며시 몸 기울이고 속닥거렸다.
"안 보이면 목말 태워 주랴?"
정말이지 한시라도 안 놀려먹는 때가 없다! 얼른 눈 찡긋거리며 그가 히히 웃고는 덧붙였다.
케이주도 어서 오세요! 그러니까 음. 가급적이면 이제 빨리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목요일 0시가 되면 정말로 얄짤없이 끊어버릴 생각이거든요. 그리고.. 다음 이벤트부터는 조금 기간을 변경하는 것으로 할게요. 그렇다고 막 월요일 0시에 끊고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너무 길게 하니까 약간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보니.. 화요일 0시에는 마무리를 하는 쪽으로. 그러니까 하루 정도의 기간만 더 주는 쪽으로 바꿀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