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만 아느냐고 발끈하긴 했지만 괜히 부려 보는 투정 같은 것이다. 그는 느리게 살아가는 존재이며 아직 무언가를 배워 가는 과정에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사실, 그 어떤 친밀한 관계라 한들 사람은 본디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법이라. 꽁꽁 숨겨둔 비밀은 비량에게도 있었다. 어쩌면 기만이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이면이다. 그런 생각에 기세가 한풀 꺾이다가도, 순순히 인정할 그가 아니다! "그래도 치사하니까 앞으로는 알기 힘든 아저씨가 돼 주마. 내일부터는 아주 건실하게 굴어 버릴 테다!" 대체 어느 지점에서 승부욕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고 건실해지려면 술 끊고 점잖아지기부터 해야 할 텐데 본인만 손해 아닌가. 기도에 대답을 돌려준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지적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제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앗, 그런가? …아니, '그런가?'가 아니라 맞는 말이다! 생각해 보니 기도에는 직접적인 응답이 돌아가는 경우가 드문 것이 당연했다. 답변해주면 그거 신탁이잖아! 워낙에 위엄 챙기지 않는 삶을 살았더니 신이면서도 이렇게 얼렁뚱땅이다.
"음, 이해했어. 그럼 되도록이면 수신만 받는 걸로. 그러니까 꼭 귀찮게 해 줘야 한다?"
그다지 대단할 것 없는 사소한 이야기를 할 뿐인데도 나란히 걷던 걸음이 들썩들썩 가벼워진다. 그렇지만 지금껏 열심히 에너지를 남발해댄 덕인지 인간이 하지 않을 법한 괴상한 행동이 더는 튀어나오지 않았다. 호들갑스레 간이 검진을 마친 그는, 수선 떠느라 구겨진 하네의 옷을 펴주려 하며 머쓱하게 시선을 피해 본다. 안 들겠다고 말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또 저질러 버렸다! 양심은 없어도 약속은 잘 지키는 신이라 한 번은 일부러라 해도 두 번이나 어기게 되니 조금 멋쩍어졌다.
얼핏 단호하게 들리는 말에 불만스러운 척 입을 삐죽 내밀다가도 물기를 닦아주는 손길에는 금세 헤픈 얼굴이 된다. 작정하고 본마음 숨기지 못하는 점만은 서로 꼭 같은 듯싶다. 얼굴을 톡톡 두드리는 옷자락이 떠날 무렵에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그래, 실은 겨울에 냉수로 씻어도 말짱하니 걱정 말려무나." 그리고는, 얼굴만 환히 웃기를 넘어 웃음소리까지 터뜨려가며 하네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들었으니 이러지 않겠어! 그게 예쁜 짓이 아니면 무어냐. 우리 꼬맹이, 이리도 마음씨가 고와서 어째."
기원은 마음으로 이룬다. 직전의 그 순간, 언어로만은 모두 표현하지 못할 마음이 보다 직접적으로 와닿은 것이다. 신으로서 짧지 않은 생을 살며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소원을 들어 본 경험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 소원의 대상이 되어 본 적만은 없어서, 그 짤막하고 꾸밈없는 소원이 닿았을 때의 기분은…… 그것을 무어라 표현해야 옳을지 스스로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언젠가 이 모호한 감각을 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을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눈 초롱초롱한 정도가 평소의 주책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수치를 측정한다면 이미 치사량을 훨씬 넘었을 거다. "아잇, 날 뭘로 보는 게야. 깜찍해서 깨물어주고 싶단 뜻이지!" ……밝히기 무엇한 역사가 꽤나 많았다지만 그래도 식인만큼은 안 했다! 사실 다른 사람이 상대였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괜히 겁주거나 골려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하네에게 경계를 사는 것만은 싫다. 못된 장난 풀어주자 올려다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비량은 그 얼굴을 마주보며 쾌활히 미소지었다.
"소원은 들어주마. 우야, 그러니 너도 행복해지렴. 네가 행복해야 나 또한 기쁠 것이니."
노인은 누워있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제법 해지기는 했지만 좋은 비단을 쓴 것을 보면 분명 좋은 집의 아이가 아닐까? 이내 마을에서 유력가라고 할만한 사람들을 몇몇 떠올린 노파였지만 정말 그런 사람들의 아이였다면 벌써 수십년은 살아온 자신이 모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노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쯤 아이의 입에서는 괴로운 듯한 신음이 옅게 흘렀습니다. 제 심장을 쥐어뜯으려고 하는 듯이 가슴께로 올라간 아이의 손위에 주름이 진 손이 겹쳐지자 이내 아이는 안심한 듯이 다시 잠에 빠지는 듯 했습니다.
‘그래, 이 아이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상관없어.’
노인의 도움으로 목욕을 마치자마자 무언가 지탱하는 것이 무너지듯이 쓰러진 아이였습니다. 어린 아이가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런 의미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 노파는 아이가 눈을 뜰 때까지 가게 문도 열지 않은 채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이가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대여섯시간이 지난 후였습니다. 달이 머리 위에 걸려서 사람들은 오히려 잠이 들 시간, 눈을 뜬 아이는 느껴질 수 없는 감촉에 위화감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정돈된 다다미방. 구석 한 켠 불당에는 작은 액자에 어떤 남자의 사진이 모셔져 있었으나 누운 채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아이는 상반신을 들면서 손에 느껴지는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습니다. 나이 지극한 노파가 아이가 일어날 때까지 그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것입니다. 아이가 움직이는 것을 느낀 것인지 노파는 이내 잠에서 깨서는 아이를 보며 환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좋은 아침이구나.”
아이는 고개를 돌려서 바깥을 바라보고는 비어있는 눈으로 말했습니다.
“이미 한 밤 중이야.”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아이에게도 은인에게는 눈을 보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 분명했지만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노파는 괜찮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는 짐을 챙길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석상처럼 굳은 채 바깥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아직은 온기를 찾지 못한 세상은 오히려 불투명한 것 따위는 없이 선명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느 새 비는 그쳐서 멀리서 울리는 부엉이의 울음소리와 그에 맞추듯 조그마한 바람이 정원의 나무를 훑고 지나갔습니다. 아이는 노파가 돌아올 때까지 변하지 않는 풍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떠오를 것 같기도 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애초에 자신이 무엇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으나 이 품에 놓여있던 길다란 막대기만은 놓아서는 안된다고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고심하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서 생각에 잠기려는 그 때, 노파가 드르륵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들고 온 작은 쟁반에는 오래 된 것 같은 다기와 몇 안되는 다과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생강차를 좀 끓여 왔단다. 비를 그렇게 맞았으니 몸은 따뜻해야 하지 않겠니.”
노파는 잔에 따른 생강차를 아이에게 건네고는 자신의 몫을 따라서 마셨습니다. 아이는 한참을 차가 담긴 잔을 바라보다가 정돈된 모습으로 잔을 입에 갖다 대었습니다.
“맛은 어떠니.” “…맛있어.”
노파는 어쩐지 아이의 얼굴이 조금 풀린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전과 같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 사이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것처럼. 노파는 필시 인기 있을 터인 웃음으로 화답하며 아이에게 계속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자기가 게이트 볼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얘기부터 몇 번 가보지 않은 해외의 이야기. 재미 없는 이야기였지만 아이는 아무 말 하지않고 그 이야기를 계속 들으며 마치 평범한 사람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자신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특기 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도 조금은 했지만 아이는 이내 체념하 듯 가능성을 접어 두기로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가 사라지는 경험은 처음이었으니까.
◆ 어릴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뒤로 넘어져도 코에서 피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 비를 조금이라도 맞으면 사흘 정도는 감기로 고생하는 일이 다반사. 덕분에 임신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마도 남편이 아직 살아있던 시절이었지.
남편과 만났을 무렵, 내가 일하던 곳은 교토의 자그마한 찻집이었다.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옛날 분위기를 물씬 풍겨서 또래에게는 쉰내가 난다던가 하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나는 그곳이 마음에 들었으니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동생까지 그런 말을 했을 때는 조금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그 온화하고 평범했던 시간이 나는 좋았다. 그 안에서는 남녀노소가 모두 같은 색이었으니까.
그런 연유일까? 나이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어머니가 되어갈 때에도 나는 그저 일에 매진하며 보낼 뿐이었다. 가게에 오는 단골들은 자주 “후미코쨩은 만나는 남자라던가 없어?”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것뿐. 언젠가는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지. 노력하지 않았으니, 이루어질 일도 없었다. 좁은 세상에서는 운명적인 만남 따위 존재하지 않았어. 그러니 전부를 포기하려 했었다.
처음 만났던 날도 이 아이를 만났을 때와 같았다. 가게 앞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 그이를 가게 안으로 옮겨서 간호했었다. 병원에는 갈 수 없다며 한사코 거절하던 그를 단골이었던 의사의 도움으로 꾸역꾸역 살려 놓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방에서 사라졌던 것이다. 제 갈 길을 갔겠거니 하고 신경은 쓰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돌아오는 것이 여섯 번을 넘기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기껏 살려 놓았더니 어느새 다시 피를 흘리며 오는게 아닌가. 두번째에는 외려 한숨이 났고 세번째에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었다.
그렇게 그는 스며들었다.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도 모르는 남자였지만 가끔 시간이 비면 가게 일을 도와주기도 하다 보니 호감이 생겼고 어느새 다치고 오는 일도 없어졌으니까. 내가 꿈꿔온 것과는 다르게 정말 무미 건조하게 부부가 되었다. 여기까지가 대략 3년. 선을 봐서 결혼했다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연애기간이 길었던 편이겠지. 그것도 연애라고 쳐도 된다면 말이지만. 그래서일까 가끔은 사랑한다는 말에 의심도 해보고, 여느 신여성들처럼 까탈스러운 척도 해보았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싸워도 바보처럼 웃으면서 저녁에는 내가 좋아하는 옷이며 먹을 것을 사오는 남자였으니까. 화를 내는 쪽이 오히려 바보같잖아.
그래서였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이에 대한 미안함이 먼저였다.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있는 주제에 그이에게 미안할 일을 해버렸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렸던 것이다.
◆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나를, 주위에서는 항상 동정의 시선으로 봤었다. 때로는 악담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무어라 하지는 않았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그 말에 동의했던 거겠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남편은 전보다 상처를 입고 돌아오는 일이 늘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조금 굴렀다고 답할 뿐이었지. 평소에는 즐겁지는 않아도 느긋한 얼굴로 있는 일이 많았다.
내가 처음으로 어두운 표정의 남편을 본 것은 어느 날 밤이었다.
나는 평소에 등을 끄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는 어떤 소리도 나를 향하는 것처럼 들렸으니까. 나는 그게 싫었다. 하지만, 차라리 등을 꺼버렸다면. 그이가 울면서 사과하는 것은 보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고 생각하고는 했다. 쫓기는 그이를 따라서 동으로 서로, 때로는 구라파에도 가보고 불란서나 화란에도 발을 옮겼었다. 그 사이에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겼더니 이렇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겠지. 우리 부부는 항상 그랬다. 서로에게 미안해하고 호의에는 어떤 감정을 품어야 할지도 몰라서 바보같이 지내면서 때로는 그것 자체에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고. 사향 장미처럼 변덕스럽게 서로 사랑했다. 그래도, 그런 건 내 생일날 말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 노파는 그대로 눈을 감은 아이를 내려보았다. 주름 하나 없지만 어째서인지 세월이 느껴지는 얼굴. 세상 모르고 잠들어있는 아이. 마치 그것이 그이처럼 느껴져서
앗, 케이가 나무에 쪽지를 묶었다! 미야나기는 얼른 두 눈을 반짝이며 그 모습을 열심히 구경했다. 마침 가장 원하던 장면을 운좋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이것도 중길의 영향이었을까? 그러면서 자신의 종이도 묶을지 짧게 고민했지만 금방 그만두었다. 처음으로 뽑은 운세였으니 소중히 간직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케이를 따라 쫄래쫄래 걸으며 한편으로는 조잘거리기도 했다.
“등불 띄우고 싶어서 온 건데 어쩐지 축제만 잔뜩 즐겨버렸어요······. 아마 여기 사람들 중에서 우리가 제일 잘 놀았을 거야!”
막대 사과도 샀고, 사격도 했고, 물풍선 낚시도 했고, 운세도 점쳤고······ 충분하다 못해 정말 알차게도 놀았다. 오랜만에 유년기로 돌아간 기분이라 미야나기는 꽤 즐거워 보인다. 어른스러운 케이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내 손에 등불을 받아든 미야나기가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 감사합니다!” 잠깐 돌아 다른 길로 새긴 했지만 무사히 목적지까지 다다른 듯했다. 그녀는 등불을 조심스레 두 손으로 들어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이유가 어떻든 아저씨가 건실해진다는 건 괜찮은 이야기일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인간들 사이에서 신이라는 걸 들킬까봐서 조마조마할 일도 없어질테니까요.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오히려 아저씨를 응원하는게 맞을 지도 모릅니다. 비록 ‘알기 힘든 아저씨가 되겠다’ 는 잘 이해할 수 없는 목표가 있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저는 비아냥거리듯이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말았습니다. 아저씨가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였어요. 건실한 아저씨는 잘 안 웃고 다닐 것 같아서입니다. 쾌활하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모습들은 건실함과는 조금 거리가 머니까요, 그런 걸 못하게 된 아저씨가 웃을 지 잘 모르겠어요.
“.........네. 귀찮아서 잠도 못 자게 만들 겁니다.”
이게 아니었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가끔씩이라도 아저씨에게 소원이나 기도를 올리게 되면, 그게 아저씨에게 들린다면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그랬을 때, 아저씨에게 둘러댈 만한 변명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귀찮게 할 거라고 한 거였는데, 귀찮게 한다는 말은 듣지도 못 한 것마냥 아저씨가 들떠하셨습니다. 잘못 됐어요.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됐어요. 그것보다... 아저씨도 알 것 같은데요.” 구겨진 옷자락이, 평소였다면 신경쓰였을 거예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볼까봐 그게 의식되어서 민망해했을테니까요. 분명 오늘도 아저씨랑 있으면서 뛰어다니고, 들려지고, 머리카락도 옷매무새도 처음과는 달리 흐트러졌을 겁니다. 근데도 왠지는 모르겠지만,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아요. 제 차림보다는 아저씨가 스티커를 하나 반납해야한다는 것 밖에 생각 안나요. 스티커를 붙여줬던 아저씨의 손등을 바라보며 제 손등을 내밀었습니다. 두번이나 들어올렸잖아요.
“네. 혹시 아프게 되면 바보라고 놀릴 거니까, 꼭 말해주셔야 합니다.”
걱정 안 해줄거라 말했고, 걱정 말란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설마, 혹시라도 아저씨가 아픈 날이 오거든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 않을까 문득 의문이 든 거예요. 신이 아플 정도면 큰일일지도 모르고, 정말 감기라고 해도 혼자 아프면 두배로 더 힘든 기분입니다. 숨겨버리면 안 되니까, 저런 달갑지 않은 이유라도 붙여서 말해달라고, 알려달라고 당부했어요.
“아저씨가 귀찮게 하라 했잖아요. 귀찮은 짓입니다!”
치사한 걸 알지만 아저씨 탓을 해버립니다... 그래도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무사히, 소원의 주인에게 잘 가닿았다는 건 다행이지만 아저씨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어요. 아무도 아저씨에게 소원을 안 빌었을 리도 없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누군가 자신에게 소원을 빌었다는 사실이 반가운 걸까요? 아무튼 또 이렇게 칭찬으로 세례를 받게 되니 낯 붉힐 수 밖에 없어요. 여름이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해요. 부끄러운게 아닙니다. 여름에는 해가 뜨거워서 금방 더워지고 빨갛게 익어버리고는 하니까, 그래서입니다. “안 잡아 먹어요? ...아니, 깨무는 것도 안 돼요! 안 깜찍합니다!” 잡아 먹지 않는다고 해서 깨무는게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
행복한 사람을 그리라고 하면 웃는 얼굴을 그릴 거예요. 제가 행복해야 아저씨도 기쁠 거라는 말에 양 입꼬리 끝을 손가락으로 찌릅니다. 손가락으로 콕 눌러 올리면 웃지않아도 입 모양이 웃는 듯이 그려져요. 아저씨처럼 활짝 웃는 건, 예쁘게 웃어보이려는 건 부끄러우니까요, 이런 건 할 수 있습니다. 정말요, 누가 마음씨가 곱다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의 행복을 자신의 기쁨으로 삼는 쪽이 더 마음씨가 고운게 당연하잖아요!
493 최근_자캐가_외로움을_느낀_순간이_있는가 -최근은 없고 과거에는 몇 번 있긴 했어요. 자신만 인간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꼈을 때라던가. 혹은 이건 선관으로 인해서 따로 생긴 설정이지만 사쿠라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을 때라던가. 물론 다른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마 사쿠라는 치아키도 꽤 친근하게 생각하고 그랬을 것 같기에!
267 현재_자캐의_삶의_이유_중_가장_큰_부분을_차지하고_있는_것은 -즐거움! 치아키의 가치관이기도 해요. 어차피 한 번 있다가 가는 세상이니 즐겁게 살자..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서 일부러 짓궂은 장난이나 웃음소리를 내는 것도 있답니다. 덧붙여서 다른 이들과도 즐겁게 보내려고 하고요.
425 자캐에게_더_어울리는_하의는_긴바지_vs_반바지_vs_긴치마_vs_짧은치마_vs_기타 아이자와 치아키, 이야기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신사의 사람들이 입는 그런 전통복 바지 혹은 츄리닝 긴 바지가 아닐까 싶네요.
302 자캐는_자신의_치부나_약점을_소중한_사람에게_끝까지_숨기는가_솔직하게_드러내는가 숨기는 편이죠, 아무래도? 현재로썬 가장 소중한 사람은 쌍둥이 형제이니만큼 숨기지는 않습니다!
467 자캐의_이름에는_어떤_의미가_담겨_있는가 큰 의미는 없어요! 쿠로사와 라는 성 자체는 굉장히 흔한 성이기도 하고.. 쥰 이라는 이름도 潤 이 한자인데, 윤택할 윤이라는 뜻으로 저는 쓰고 있어요. 시트 내기 전의 초창기 성 [카시와기]였다면, 신의 나무 뭐 이런 뜻이었을 겁니다 네! 쿄쿄쿄쿄!
323 자캐의_말버릇이_있다면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말버릇은 아니고 늘 사기치는 건 있어요. 자기 이름이나 성 혹은 둘 다 반대로 말하는 버릇이 있어요. 자신의 쌍둥이가 있으면 그게 더 무의식적으로 잘 나오는데, 발걸음과 버릇 말버릇 목소리톤까지 전부 바꿔서 흉내내요:3 쥰과 레이의 마네마네쇼! 인 느낌!
>>276 아 헐 마따 천천히 정주행햇는데 미카탸… 세상에 사야카랑 연플 터졋자나…!!! 나 주식은 사놓긴 햇는데 진짜 터져서 박수쳣다고 어~~~이 👏🏻👏🏻👏🏻 당연히 호구마파일 줄 알앗는데 의외로 밤고구마라니 미카탸 밤고구마 쪄주기 메…모
>>281 끼엑 농담 잘 하구 맨날 장난으로 사탕 주고 다녔던 데 그런 비하인드가……!!! 끄악 하긴 챠키 빼고 가족들이 신이니까 외로운 순간이 종종 있었겠구나 ㅠ ㅇ ㅠ 이벵 기간은 끝났지만 아직 나는 축제 벼락치기 중이니까 전통 의상 입은 치아키 볼 수 잇다고 정신승리할 수 잇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