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산: 147 울 때의 모습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입을 막고 조용히 눈물을 흘립니다. 그것도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요.
095 앉아서 졸 때 어떻게 조는지?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앞으로 꾸벅꾸벅. 옆으로 꾸벅꾸벅. 기댈 벽이나 엎드릴 책상이 있으면 사양하지 않습니다. 대중교통 안이라든가 해서 옆사람 쪽으로 고개가 기울라치면 화들짝 놀라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283 캐릭터가 내세우는 점에 대한 타인의 평가는? 강산이가 스스로 내세울 만한 것... 연주 실력과 의념기 정도일까요? 강산이 연주 실력은...연주를 들은 npc들의 반응으로 볼 때 객관적으로 엄청까지는 아니어도 제법 듣기 좋은 수준인 것 같고... 의념기는 아직 강산이 의념기를 본 사람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나는 잠깐 굳어있다가, 큰 가지를 주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노목의 통찰력은 내 상상 이상인 모양이라, 내 비밀 중 하나는 순식간에 간파 당했다. 물론 꽁꽁 숨길 만한 것도 아니고(반 친구들에겐 직접 떠벌리고 다녔으니) 오히려 말해봤자 이상한 녀석 취급 받을게 분명해 숨기고 있을 뿐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거의 이렇게 한 눈에 정확하게 간파한 것은, 과연 이 노목이 처음이다.
"....정말 그렇네요. 저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돕고 싶어요. 어떤 곳에서도 인간의 정은 남아있다고 믿어요."
겨울 왕관이 자격을 가진 이에게 넘어가지 못했다....
어쩐지 신경쓰이는 얘기였지만, 지금은 자세히 물을만한 때는 아닐 것이다. 다만 나는 나뭇가지를 한아름 전부 주워안고는,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연다. 이 곳에서 직접 찾는 것만으로 이만한 장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감사한 일이지.
"감사합니다, 상냥한 노목님."
그렇게 말하곤, 조금 부끄럽다는듯 아이같이 솔직하게 웃었다.
"이 온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호의란 거래가 아니다. 따라서 이 말은 기브 & 테이크의 논리는 아니다. 손익관계는 따지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올 것을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정과 호의란 돌고 돌아와 자신과 상대를 기쁘게 하는 법이니. 온정이란 불씨는 그런식으로, 약하게나마 서로와 서로에게서 이어지며 타오르는 것이다.
현명한 고목이 보기에, 나는 꽤 특수한 녀석....인걸까. 하기야 전생의 기억을 가졌으니 정상적이라곤 할 수 없겠으나. 요 근래에는 너무 익숙해져서 스스로도 자각이 옅었다. 그러나 '화신'의 모습과 닮았다는건 조금 놀라운 이야기다. 그게 현재로썬 분풀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기는 했다마는...
나는 겨울의 풍파를 맞아 나뭇잎 없이 메마른 가지들을 보며 조금의 안타까움을 느낀다. 상냥한 그 고목의 태도와 말라버린 나무는, 어쩐지 약해진 부모를 보는 듯한....그런 감정을 남겼으니까.
>>610 손에는 가지를 들고 걸음을 옳기다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오두막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만큼 잠깐의 걸음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낡은 집의 문을 열었을 때 고신은 흔들의자에 몸을 맡긴 채 잠에 빠져 있었다. 그 옆에 있는 아기 역시도 이전에 보았던 활기완 달리 잠에 깊게 빠져든 채였다.
" ..... 으음. "
입을 다시던 그는 무거운 몸을 천천히 일으키면서 시윤을 보곤, 시윤이 쌓아온 나무를 바라봤다. 그 표정이 잠시 일그러졌지만 곧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가볍게 손을 움직였다. 그 손짓에 따라 허공에 엉성히 만든 듯한 나무 의자가 만들어졌다. 그것에 앉으라는 듯 가볍게 눈길을 준 고신은 다른 의자를 당겨 앉으며 시윤에게 물어왔다.
" 누가 자네를 보냈나. 이즈란? 호릐? 아니면 아직도 죽지 않은 존재신이 그대를 보냈던가? 겨울의 존재를 계승하라고? "
솔직히 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로썬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죽지 않은 존재 신' 이 뒤에 이어져서 나온거 보면, 아마 신적 존재일지도. 또 어쩌면, 나뭇가지를 본 반응을 보건데 고목과 관련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겨울의 존재를 계승' 이란 것은 아까전 들었던 '겨울 왕관의 계승' 과도 이어지는 얘기니까.
다만 다행인 점은, 그가 엉성하게나마 의자를 만들어 앉으라고 손짓해줄 정도로. 우리에게는 아직 대화의 여지가 열려있다는 부분이겠지. 나는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의자에 천천히 앉아 눈 앞의 늙은 고신을 마주본다.
"둘 다 아닙니다."
나는 고요히 잠든 아기를 부드럽게 살펴보곤, 깨지 않도록 주의하듯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저는 처음에 말씀드렸듯, 이 길게 이어지는 혹한 속에서 묻혀 있는 이야기를. 거기에 온정을 전달할 수는 없을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을 뿐입니다. 물론 그 결과 이어지는 겨울에 대한 해결이 된다면 좋겠습니다만."
따뜻한 콘타 씨를 꺼내서, 겨울 호수를 이용해 가볍게 물을 꺼내 콘스프로 만든다. 그리고는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건네며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아이가 곤히 자고 있는 동안, 말벗 삼으심은 어떠십니까? 추위와....여러 사정으로 인해 경계할 수 밖에 없으심은 알지만. 기회가 될 땐 따뜻한 스프와 함께 대화의 온정을 나눠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솔직히 무언가 음모를 꾸미기엔, 저는 이 곳의 사정은 잘 모릅니다. 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