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여선 씨는 저랑 맞는 면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빈센트는 불태우고 치료하고, 불태우고 치료하고~, 고통을 극대화하는 고문, 이라는 말을 상큼한 표정으로 상큼하게 이야기하는 여선을 보면서 이야기한다. 어쨌든, 망념계산을 잘 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았다. 이 도시 전체에 고블린이 깔려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 고작 고블린 네다섯마리를 죽이자고 폭발을 일으킬 수는 없었다. 빈센트는 데블 토큰 사용을 고려하다가, 아무리 폐허라도 재산권이 살아있는 곳에서 그런 짓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말씀하신 대로, 최대한 적은 망념으로 최대한 많은 고블린을 죽여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저놈들을 유인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빈센트는 슬금슬금 다가오는 고블린들을 바라본다. 고작 고블린 때문에 죽으면 얼마나 쪽팔릴까 상상하며. //9
바리케이드와 고블린이 싫어하는 향이라, 빈센트는 잠시 고민하더니, 손가락을 튕긴다. 어쩌면 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고블린이 바깥으로 못 나가게, 고블린이 싫어하는 것을 뿌렸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저도, 고블린이 싫어하는 걸 하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놈들을 유도할 수 있겠죠."
빈센트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주변에 있는 건물들을 본다. 일단 이 한복판에서, 충분한 수의 고블린들을 모을 때까지 버티는 건 무리다. 빈센트가 아무리 B랭크 마도사라도 고블린들을 모으는 마도를 구사함과 동시에 고블린들을 쳐내는 건 무리였고, 여선은 훌륭한 힐러 겸 서포터였지만 훌륭한 딜러...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니까. 빈센트는 여선에게 제안한다.
"일단 건물로 들어가는 게 어떨까요. 이대로는 유도하다가 고블린들에게 붙잡혀서 처형당하겠습니다." // //11
>>416-418 이게 그러니까...? 단순히 초반에 제시된 상황을 배경으로 일상을 돌리는 게 아니라... 초반에 제시된 상황 ->캐릭터 A와 B가 행동함 ->A와 B의 결과로 변화한 상황을 배경으로 캐릭터 A와 C 또는 C와 D 등등이 행동을 함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나갈 수도 있는 건가영? :0
일상 1 : A와 B가 임무 수행 중 기물파손 행위로 게이트 내의 원주민들에게 원한을 사서 쫓겨다닌다 ->A와 B는 추격을 따돌렸지만 그 결과로 원주민들의 경계가 심해졌다 ->일상 2 : C가 A와 B를 끌고와서 주민들에게 사과하게 하고 평판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 겸사겸사 클리어에 필요한 단서를 얻는다 -> 일상 3 : A, B, C가 얻어온 단서를 바탕으로 D, E가 주변을 수색한다
빈센트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간단하게 작전을 제시한다. 내용은 간단했다. 실행은 둘째치고, 일단 내용만 보면 말이다.
"여선 씨가 하이퍼텐션 스킬을 이용해 고블린들 중 일부를 자극시킵니다. 그리고 제가 마도로 고블린들 다수를 혼란시켜서, 흥분 상태와 혼란 상태가 합쳐져 서로 싸우고 치고받거나,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 되는 지경까지 몰아갑니다. 그렇게 하면 같은 길을 가더라도, 질서정영한 상태보다 훨씬 더 엄청난 시간이 걸릴 테고, 같은 문을 부수더라도 엄청나게 많은 힘이 들겠죠."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관자놀이에 검지손가락을 올린 채, 여선을 바라보고 말한다.
"준비되면, 고블린들 중에 좀 강해보이는 녀석 아무나 집어서 하이퍼텐션을 사용해 주십시오. 그럼 제가 바로 적들을 혼란시키겠습니다. 고블린들 수준의 정신상태면, 분명 다 무너질 겁니다." //13 늦어서 죄송합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ㅜㅜ 혹시 내일 더 이어도 될까요?
몇몇 고블린이 흥분해서, 순서를 무시하고 마구 짓쳐오르려다 다른 고블린들과 얽혔다. 빈센트는 그 녀석들을 딱한 눈으로 보다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한다. 광기와 혼돈은 절벽 끝에 선 누군가의 정신을 조금만 밀어줘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
빈센트는 눈 앞의 고블린들을 가만히 바라본 채, 그들의 감정을 뒤섞었다. 평온, 지루함, 분노, 기쁨, 슬픔. 그 모든 감정들은 음악의 마디와 높낮이, 악기의 특성이 조화를 이뤄 음악을 만들고... 또한 분절해서 보면 칠에 불과한 색깔과 선과 점과 면들이 그림을 만드는 것처럼 나름 정교하게 만들어져 균형을 유지하며 나오는 표현이었다.
"모든 걸 망쳐볼 시간이군."
음악에 무질서한 소음 하나가 끼면 바로 쓰레기 소음공해가 되고, 물감을 섞어버리면 그림은 쓰레기가 된다. 그리고 빈센트가 고블린들의 감정에 그리 하자, 고블린들은 혼란에 빠져 뒤섞이며 서로를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