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게이트에 같이 들어온 강산은... 미리내고 교복을 입어본 적은 있지만 어쩐지 그것도 한참 전 일 같이 느껴진다. 하물며 낯선 교복도 뭔가 어색하겠지. 그래도, 그는 곧 그가 알던 학교 생활과 비슷한 듯 다른 학교의 분위기에 적당히 녹아든다. 어쩐지 뭔가 평소랑 크게 다른 점도 없구나 싶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이상하거나 특이한 녀석 같은 시선을 받는다는 점에서 말이지.
"여선이 하이~ 미안, 길을 조금 헤매다보니 늦었다."
방과 후, 어찌저찌 오컬트부실을 찾아온 강산은 고개를 내밀며 어선에게 손을 흔들고는, 안으로 들어선다.
"오오... 자료는 이정도인가.." 자료를 살펴보는 여선입니다. 강산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것저것 보네요. 1에서 6까지 문서가 존재하는 것을 가지런히 내려놓은 여선이 강산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듭니다.
"자료느은... 저기 있던 이상한 상자가 열려있고 그 옆의 상자에 들어있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 안에 뭐가 심상찮은 것이 들어있었음이 분명한 부적이 덕지덕지 븥은 상자는 안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선이 말한 상자는 위급 시 열 것! 이라는 말이 적혀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 상자랑 세트였던 모양입니다.
"그것도 그렇고요..." 오컬트부에서 풀어놓은 것 같으니 오컬트부가 해결해야 한다! 같은 느낌도 있어요. 라는 말을 합니다.
"일단 빠르게 다 읽어보고 하죠!" 동상은 간단한 괴담이었습니다. 그냥.. 밤에 동상이 일어서서 움직이다가 사람 발견하면 뛰어와서 친다는..
"원리만 따지면 교통사고인거 같은데용." 악의적인 것을 넣은 걸로요? 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는 2번을 열어보네요.
"중앙계단 옥상으로 통하는 마지막 층계의 계단은 12개인데 밤에 13번째 계단을 세면 누군가에게 밀려떨어져서 목이 부러진대요." 하긴. 옥상으로 올라가는 층계는 외지니까 있을 법도 한가.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나마 이 둘은 밤에 안 오면 상관없는 건가.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얘네 둘은 퇴치도 나름 쉽겠습니다.
나머지 괴담들도 확인해보면.... 있을 리 없는 거울-무용실이 귀신나온다는데 거기에서 밤을 샌 사람이 거울을 보고 밤을 샜는데 거울 없어요....말 듣고 그럼 내가 본 거울은..? 거울에 비친 나는? 지하실-지하실에 갇힌 학생이 굶어죽었는데 다른 희생양을 찾는다.. 음악실-음악실에서 아무도 없는데 연주되는 특정 곡을 3번 들으면 죽는다. 화장실-화장실에서 자살한 학생이 원혼이 되어서 어쩌구...
"그러게용. 왜 풀어서..." "기본 제령 수단은..." 저기 비풉창고에 좀 있어보이네요! 라며 가리킨 곳에는 자연스럽게 비품 창고가 존재합니다. 다른 큰 부처럼 큰 창고는 아니고 작은 장 정도였지만. 그 안에 나름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소금이라던가.. 복숭아나무 가지라던가... 부적 제조용 종이와 진사라던가.
"퇴치의 형태에 좀 섞어서 쓰는 거라면 자연스럽게 섞일 수도 있어보이긴 한데... 그 외에 그냥 막 마도를 쓰면 타격 클 것 같은 느낌은 있지 않을까요?" 나노머신이 삐삐삐 울린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라고 말을 합니다. 그나마 등장인물들 중에서 부딪힐 만한 인물이 없거나 거의 적어서 다행인지도 모른다. 근데 뭔가 이런 곳에서 진행 빡빡하게 하려면 수위선생님과의 한바탕 설득어쩌고가 필요해보였지만.
"위령제..는 잘 모르겠지만 동상 훼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닌가? 라고 고민합니다. 하지만 일단 해봐야 아는 거긴 하죠! 라는 말을 합니다.
"기본적으론 부적으로 봉인..? 되면 이 상자 안에 인형이 생긴대요." 인형이 생기고 각 신체부위에 부적이 변한 못을 박고, 그 못이 여섯개가 되면 상자를 봉하면 된다.. 라고는 써있네요. 라고 6번 뒤에 붙은 낡은 종이를 팔랑 흔듭니다.
여선이 비품 창고를 언급하자 가리킨 곳으로 가서 보관된 비품들을 둘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잘 이용하면 망념 누적을 줄일 수 있겠어. 그것 외에도 싸우거나 다치치 않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 편이 좋겠네. 아, 굶어 죽은 혼령에게 음식을 바치며 달래는 건...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아니지만 예전에 어떤 판타지 소설에서 봤어. 그 소설 주인공이 빵을 왕창 바치는 방법으로 아사한 혼령을 달래고 그 혼이 생전에 사용했던 이능을 계승받더군....그런데 이렇게 하는 건 돈이 많이 깨질 수도 있으려나?"
...그 소설의 주인공은 그 장면에서 아주 빵을 쏟아붓다시피 했었으니까 말이지. 금수저가 아니면 벌일 수 없는 일이긴 했다.
"아무튼 그럼 오늘은 부적부터 미리 준비해야 하려나? 혹시 하교길에 동상이랑 마주칠 수도 있으니까 부적이나 소금 같은 걸 조금씩 챙겨가는 것도 좋겠다. 혹은한 괴담을 봉인하러 가는 길에 의도치 않게 다른 괴담을 마주칠 수도 있지 않겠어?"
"그런 것 같아요." 복숭아나무라고 해서 샀는데 다른 나무라서 사기당한 것만 아니면요(?) 같은 말은 하지만. 의념을 느낄 수 있는 걸 보면 설정상 진짜 복숭아나무는 맞나 봅니다. 그에 따라 부적용 종이나 진사에서도 의념적인 느낌이 좀 나는 것 같습니다.
"부적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가나. 어떻게 봉인해야 하는지 나와는 있어서 다행이네요." 자세한 과정은 생략이지만.. 크게 보면 위령or특정 방법으로 제압or(할수있으면)무력으로 때려눕히고>봉인이라는 간단한 틀이었습니다.
"으음... 어쩌면 그다지 많지는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죽기 전 딱 하나만 먹고싶은게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막... 매점의 한정 황금돈가쓰곱빼기토핑야끼소바빵이라던가..요?" 설득력은 있어보이는 말이려나?
"부적도 여기 나온 대로 준비해야 하고.. 그래도 햇빛에 바싹 말린 소금은 있네용!" "하 이거 그림을 그려야하나.." 뭔가 양기가 풀풀 날리는 기분? 이라면서 소금이 든 통을 집어듭니다. 물론 천일염은 원래도 그랬(햇빛에 말리는)지만. 약간 오컬트적인 방식으로 옥상에서 말렸다나 뭐라나... 확실히 한 괴담을 봉인하러 갈 때 다른 괴담을 마주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 아마 지하실과 거울이 약간 비슷한 위치일 거고, 음악실과 화장실이 비슷한 위치일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