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81079> [1:1/HL/히빌] 되돌릴 수 없는 것 :: 01 :: 103

◆aDtWcqMpQs

2023-03-14 19:32:21 - 2023-05-26 23:09:27

0 ◆aDtWcqMpQs (qSuC5I7R2w)

2023-03-14 (FIRE!) 19:32:21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1 류 연
>>2 진도현

53 도현주 (cFPLZJMCho)

2023-03-25 (파란날) 16:33:12

조은 주말! 답레는 천천히 가져다 줘~~

54 연 - 도현 (Z.fPsNOkzE)

2023-03-25 (파란날) 18:41:58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연은 그곳으로 몸을 돌렸다. 보이는 것은 다행히 도현이었다. 연은 전에 만났을 때보다는 조금 더 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었다. 그 때 도현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느정도 느꼈으니까. 물론 해친다고 하도 자신은 원상복구 되버리고 말겠지만.

“오빠가 보고 싶어서.”

조금 장난스러운 어투일지도 몰랐다. 그렇다기에는 조금 힘이 빠진 투였지만. 아무래도 편하게 웃으면서 장난칠 정도의 에너지는 이미 고갈이 된 이후일지도 모른다. 몰래 만나기로 했잖아, 하고 입모양으로 도현에게 전한다. 가까이 다가와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뜻이려나.

“응. 정말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연은 도현을 따라 근처 벤치에 앉았다. 주변에 사람은 없었고 풀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한참을 멍하게 밤하늘만 바라보다가 연이 도현에게 물었다.

“왜 나를 안 잡아 가는 거야?”

가장 큰 의문이었다.

55 연주 (Z.fPsNOkzE)

2023-03-25 (파란날) 18:42:31

분명 올렸었는데 왜 안올라갔지....?
쫀 주말이야!

56 도현주 (jaeERJw12s)

2023-03-26 (내일 월요일) 16:02:16

아악 일요일이라니 말도 안돼 ... 갱신하고 갈께! 답레는 조금 이따가 줄 수 있을 것 같아!!

57 연주 (dmndjLxNsk)

2023-03-26 (내일 월요일) 16:24:00

일요일이 가고 있다....(두둥).... 다녀와! 답레는 천천히 줘도 오케이라구~

58 진 도현 - 류 연 (Jn5PpWmo.U)

2023-03-27 (모두 수고..) 01:17:54

" 이 주변은 아무도 듣지 못해. 내가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근처에서는 그 어떤 감시도 들어올 수 없었다. 정부에서는 몰래 몇번 감시를 붙인적이 있었지만 그들은 언제나 공원에서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에는 이곳에서만큼은 누구도 그를 감시할 수 없었다. 물론 시간은 정해져있어서 오랜 시간을 여기서 머무르긴 힘들었지만.

" 언젠간 만날거라고 생각했어. 다만 그 시점이 내 예상보다 좀 더 빨랐네. "

친근한 웃음을 지으며 얘기한 그는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벤치를 가리키며 가서 앉자고 얘기했다. 먼저 벤치를 향해서 걸터앉은 도현은 이어진 연의 질문에 잠깐 뜸을 들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잡아가지 않는 이유. 표면적으로 도현은 정부 소속의 히어로인만큼 그녀의 질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 네가 그 집단의 수장이라는 것을 정부에선 아직 긴가민가하고 있어. 수장으로 의심되는 인물은 점점 좁혀지고 있다곤해도 인적사항만 수십개에 달할 정도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널 잡아갈 이유는 없지. "

애초에 그들이 요구하는 최소의 것만 하고 있었으니 당연했다. 물론 아직 도현의 눈 앞에 있는 그녀가 트루스의 수장인걸 몰라서 하는 얘기이기도 하겠지만.

" 더군다나 연구소의 자료는 많은 부분이 소실 되었고 관계자들도 대부분 사망했어. 그러니 연구소에서 탈출했던 아이들을 알아볼 사람들은 이제 남아있지 않아. 정부도 남은 자료만 가지고 열심히 추적을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성과는 미미하니까. "

얼마 전에 정부 고위 인사들이 차례차례 죽어나가 도현이 경호를 섰던 적이 있었다. 그때 연구소에 관련 되어있던 인사들도 대부분 죽음을 맞이했고 남은 사람들도 자신들이 언제 죽을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59 연주 (0rrwofhl0U)

2023-03-27 (모두 수고..) 18:06:28

갱신할게! 월요일 잘 보내고 있어? 아마 답레는 오늘 중으로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3

60 도현주 (nfDZUYe0Zc)

2023-03-27 (모두 수고..) 19:31:30

좋은 월요일 저녁이야!! 답레는 언제나 그렇듯이 천천히 줘~

61 연 - 도현 (2fQiJ9HTMo)

2023-03-27 (모두 수고..) 21:32:07

다행히 도현에게도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 있는 모양이었다. 파이가 알려준 게 정확한 정보였던 모양이다. 도대체 어떻게 정보를 그렇게 잘 모으는 걸까. 나름의 전파를 이용한 방법이 많겠지 생각하게 된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없으니까.

도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친근한 웃음을 띄며 자신을 반겨준다. 연은 자신이 그런 반김을 받을 만한 존재일까 생각해본다. 물론 연도 도현을 만난 것이 좋지만......... 그래도 그는 히어로고 자신은 빌런이었다. 벤치에 앉아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어릴 적의 그와 함께 있었던 추억들이 드믄드믄 떠올랐다. 저 밤하늘에 보이는 별처럼.

“........”

자신을 잡아가지 않는 이유 첫 번째는 자신이 트루스라는 것에 대해 정부의 사람들이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소의 자료가 소실되어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는 그들이 모른다는 것이려나. 그건 정말 다행이었다. 도현의 말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연은 도현을 의심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계속해서 도현을 믿고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연은 도현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도현에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눈을 깜빡깜빡 감았다 뜨면서 그를 빤히 바라본다. 그렇게 하면 그의 마음속을 볼 수라도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연은 도현에게 묻는다.

“그럼, 오빠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내가 트루스의 수장이라고 생각해?”

62 도현주 (sEbLROCWm6)

2023-03-29 (水) 00:07:45

으으 바쁘다 바빠 ... 답레는 내일 중으로 줄께!!

63 연주 (lPrExRAt3w)

2023-03-29 (水) 15:40:09

쫀 오후~ 답레는 천천히 줘도 되니까! 무리하지 말구 일 힘내!

64 진 도현 - 류 연 (V7oGkGuyP.)

2023-03-30 (거의 끝나감) 00:47:24

도현이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와중에도 연은 그저 듣고만 있었기에 낡은 공원에선 그의 목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실을 개의치 않는듯 혼자서도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연의 시선이 하늘에서 그에게 옮겨오고 그녀의 질문에 도현은 잠시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 글쎄. 그런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거든. "

트루스의 수장일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얻었으면서 의중을 알 수 없는 대답을 해버린 도현은 씨익 웃어보였다. 예전 단 둘이 있을때 곧잘 지어보이던 미소였다. 정부 직속의 단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단체인 히어로, 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강한 그가 어째서 정부의 명령을 무시하려는걸까. 도현은 연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 네가 수장이던 아니던 별로 중요하지 않아. 나에게 중요한건 너를 다시 만났다는 점이지. "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일순간 비쳐진 눈빛은 어릴때의 도현의 눈빛이 아니었다. 광기가 반쯤 섞여있던 그 눈빛은 언제 나타났냐는듯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도현은 연에게 단 하나의 적의도 없다는 것이었다.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로 연을 바라보던 그는 역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 반대로 네가 트루스의 수장이라면 지금 나를 어떻게 해야하지 않을까? 트루스의 최대 적은 나니까. "

그들을 잡아서 넘긴 것만 벌써 십수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말단 조직원들이라서 그렇게 좋은 정보는 얻어내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트루스의 목적을 계속해서 방해하는 것이 도현이라는 점은 명백했다.

65 도현주 (V7oGkGuyP.)

2023-03-30 (거의 끝나감) 21:59:51

갱신!! 좋은 하루 보냈길바래!!!

66 연주 (TO4ENw9CMc)

2023-03-31 (불탄다..!) 20:50:27

아이고........ 답레 늦어져서 미안해 ㅠㅠ!!! 갑자기 일이 바빠져가지고...!! 답레는 천천히 써올게!!! 갱신이야 ><

67 도현주 (.18hFcMQgw)

2023-03-32 (파란날) 18:01:34

갸아악 좋은 주말이야 ... 답레는 언제나 천천히 써도 괜찮으니까~

68 도현주 (24jnsbC6PE)

2023-04-03 (모두 수고..) 22:02:59

갱신이야~~

69 연주 (vHOF2ERUUs)

2023-04-04 (FIRE!) 20:04:44

으악....... 아직 스레 초반인데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내가 일이 바빠져서 한 일이주 정도 잠수를 탈 것 같아.....ㅠㅠㅠㅠㅠㅠ 일이 끝나면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기다려줄 수 있을까?ㅠㅠㅠㅠㅠㅠ

70 도현주 (.twZQrk51I)

2023-04-04 (FIRE!) 20:49:35

그럼그럼~ 미리 말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걸! 할 일 다 해결하고 돌아와!

71 도현주 (Nwccp.8zhY)

2023-04-08 (파란날) 01:54:33

끌올 해놓는다!

72 도현주 (FzkCZve7JE)

2023-04-11 (FIRE!) 11:10:22

끌올~~

73 연 - 도현 (sMjB1l6eik)

2023-04-15 (파란날) 11:56:35

씩 웃는 도현의 모습이나 아무도 없는 밤중의 공원이나 어릴 적의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이 트루스의 수장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제게 더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말에 연은 눈만 깜빡였다. 순간 도현의 눈빛에 흐른 음습한 그림자를 연은 알아챘지만 아주 잠깐이라 연은 자신이 착각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이어지는 도현의 말은 지금의 현실을 끌어올렸다. 도현의 말이 맞았다. 트루스의 최대 적은 도현이었다. 트루스에 속한 이들은 꽤나 강했다. 연구소 출신이니까 어느정도 당연하기도 했고. 도현이 아니었다면 진작 작전들은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소중한 동료들이 잡혀가는 일도 사상자가 나오는 일도 없었으리라.

“...내가 오빠를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건 현실적으로도 사실이었다. 연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이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전투에는 하등 쓸모 없는 일이었고 신체 능력은 그저 일반인에 불과했다.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도현의 앞에서는 그에게 상처 하나 내지 못하리라. 그리고......... 실제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과연 도현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을까? 트루스의 사람들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겠지만....... 사실 자신이 없다.

“오빠가 나를 잡아가지 않는다고 하니 그건 다행이야.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모른다는 것도 다행이구. 나는 그냥 그것만으로 안심이야.”

얼굴에 조금 편안함이 깃들었을 것이었다. 다시 연구소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명제 하나만으로도 연은 이기적이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느정도 도현을 의심하고 있다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쌓여있는 신뢰감으로 인해 이미 감정적으로는 그 말을 거의 믿고 있다고 해도 다름 아니었다.

“...그 동안 오빠는 어떻게 지냈어?”

그제야 도현의 안부를 묻는다. 도현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눈길에는 따스한 걱정이 조금은 묻어나 있을 것이었다. 잘 지냈냐고 묻지 못한 것은 우리가 떨어져 있던 시간 동안 도현이 잘 지냈을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연구소는 그런 곳이었으니까. 아마 그 사건이 있는 이후로 그에게 더 가혹했을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당연했다.

74 연주 (sMjB1l6eik)

2023-04-15 (파란날) 11:57:05

갱신할게!!!! 바쁜 일을 물리치고 돌아왔어~!

75 도현주 (guPiHuqXhU)

2023-04-15 (파란날) 12:56:46

어서와!!!! (호다닥) 고생했어!!!

76 도현주 (sMjB1l6eik)

2023-04-15 (파란날) 20:57:24

기다려줘서 고마워~~~! 도현주는 별일 없었어?

77 연주 (sMjB1l6eik)

2023-04-15 (파란날) 20:57:44

앗ㅋㅋㅋㅋㅋㅋ 나메를 바꿔 써버렸넹

78 도현주 (guPiHuqXhU)

2023-04-15 (파란날) 22:13:57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저냥 지냈지! 답레도 후딱 가져와야겠네~~ 연이가 그리웠어~~

79 연주 (627UaAdUys)

2023-04-16 (내일 월요일) 20:27:41

나도 얼른 스레 돌아오고 싶었다구~ 별 일 없었다니 다행이네! 답레는 천천히 줘도 오케이라구~

80 진 도현 - 류 연 (s2dCrXUYAM)

2023-04-16 (내일 월요일) 22:28:33

연의 말에 도현은 씨익 웃어보였다. 그의 기억 속에서 연은 지금보다 조그마할때에 머물러 있었고 그때와 지금에서 연에게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연이 그를 속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런 가능성 자체를 생각하지 않는듯 했다. 이어진 그녀의 말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관련 자료들은 얼마 전에 많이 유실 되었어. 관련된 사람들도 이젠 대부분 남아있지 않고 말이야. "

그래도 그와 정부를 연결하는 커넥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 남아있었다. 엄중한 보호를 받고 있는데다 애초에 누구인지도 밝혀져있지 않았다. 연구소의 핵심 인물들이었던 것은 확실한데, 도현조차도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행인 점은 실험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연구원 출신이 아니라 일종의 자금줄이었는지라 그 당시 남아있던 아이들의 면면을 다 알고 있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 끔찍했지. "

연과 아이들이 탈출하던 그 날, 도현은 같이 가지 않고서 진압하러 오는 경비들을 막아내고선 그대로 제압 당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탈출하다 다시 잡혀갔으며 그 날 이후로 실험의 강도와 통제는 더욱 심해져서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은 아이들도 많았다. 그나마 도현은 능력이 강대해서 대우가 조금은 더 나았다는 점이 위안일까. 물론 통제는 곱절은 심했지만.

" 그래도 너를 다시 만난다는 일념하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었으니까. "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그것 하나로 지금까지 도현은 버텨왔다. 그리고 그것이 도현의 마음 속에서 어떻게 변했을지 연은 알 수 있을까. 도현은 연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갔다. 그리고선 잠깐 눈을 마주 봤다가 연이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 앞으론 떨어지지 말자? "

나긋나긋하면서 평온한 목소리였지만 왜인지 달라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81 연 - 도현 (627UaAdUys)

2023-04-16 (내일 월요일) 23:17:16

관련 자료도 관련자들도 이제 없다는 말은 확실히 와닿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찾는 느낌이 줄어들었던 것일까. 하긴 십년이 지난 일이었다. 시간이 꽤나 지난 것은 확실했으니까. 그래.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던 도현은 17살에 머물러 있었고 지금에 비하면 꽤나 어린 티가 났었다. 아마 자신도 그랬으리라. 하지만 지금의 도현은 어엿한 남자의 태가 났고 그 때에 비해 키도 더 크고 몸도 더 단단해 보였다. 사실 조금..... 낯설다.

하지만 끔찍했다는 그 말에 연의 마음은 무장해제 되듯이 녹아버리고 만다.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을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전혀 모른다. 자신은 그곳으로부터 벗어났지만........

“나도...... 기억하고 있었어.”

다시 만나자는 그 약속. 하지만 그가 히어로ㅡ정부의 개ㅡ가 되면서 한때는 배신감도 느꼈고 그곳에 그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도 느꼈었다. 그가 히어로가 된 이후부터 그 약속은 사실 마음 속에 묻어두고 말았다. 정부는 자신을 어떻게든 데려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도현은 정부의 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정부가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니. 이제야 알게 된 사실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조금은 혼란스러워졌다.

그 와중에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도현의 모습과 말에 연은 본능적으로 벤치의 끝으로 물러나며 말했다.

“무, 무슨 소리야. 오빠는 이제 다시 오빠가 지내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고 나도 내가 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예전하고는 다르니까. 떨어지지 않을 순 없는 거잖아.”

당황한듯 한 말은 조금 톤이 높아졌을까. 지금까지보다는 조금 빠르게 말을 뱉으면서 연은 눈동자를 굴렸다. 연구소에서 같이 지냈을 때와는 달랐다. 게다가 도현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히어로였고 자신은 이제 제 능력을 정부가 모른다고 하더라도 숨어 살아야하는 도망자였다. 게다가 빌런이기도 했고.

82 진 도현 - 류 연 (29yrhQQL6I)

2023-04-17 (모두 수고..) 00:49:11

" 잊었으면 조금 슬펐을지도 몰라. "

방송에서 나오는 도현의 모습은 예의 바르면서도 쾌활한 이미지가 상당히 강했지만 지금 연의 앞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꾸며냄이 없는 도현 본연의 모습은 조금 지쳐있으면서도 자상함이 가득했다. 연구소의 아이들 사이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쪽이었고 그때 아이들을 챙겨주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듯 했다.

" 혼자 살면 더 위험할 것 같은데? "

연의 말에 도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답했다. 어쨌든 정부의 감시망 안에 들어간 것이니까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하면 잡혀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심각한 표정은 재밌다는듯이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표정이 되었다.

" 장난이야. 그런 의미로 얘기한게 아니라 서로 어딨는지 알고 있자는 의미였으니까. "

갑자기 연이 도현과 가까워지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다. 둘의 사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관계니까 말이다. 정부에서 보기엔 도현이 저번에 찾아갔을때가 처음이라고 생각했을텐데 며칠만에 사이가 가까워지는게 더 수상해보일 것이다.

" 그래도 번호는 교환해둘까? "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핸드폰이었다. 전화는 전부 도청 당하고 있고 데이터도 감시 당하고 있지만 감시 대상의 번호를 알아둔 것뿐이다, 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83 연 - 도현 (LCgtSh67fQ)

2023-04-19 (水) 19:32:52

“아니야. 나 지금까지도 혼자 잘 지내왔고......”

잘 지내왔다? 단어의 뜻을 생각해보면 잘 지낸 것은 아니었다. 노숙도 했고 위험 천만한 일도 많았다. 사실 몇 번 죽은 일도 있었다. 자신을 쫓아온 연구원들이나 능력자를 상대하다가 그랬고, 눈덮인 추운 산을 올라가다가 또는 먹지 못한 배고픔으로 아무거나 뱃속에 집어넣었다가 독이 든 것을 먹어서 죽었다.

다시 복구 되었지만.

그것은 마치 저주같았다. 사실 죽고 싶었다. 동생이 눈앞에서 쓰러졌고 나 혼자 도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계속 살아오면서도 미치지 않았던 것은 아직 도현이 살아있기 때문이었을까. 언젠가 만나자고 했던 그 약속을 상기하며, 이후에는 티비에 나오는 도현을 훔쳐보며. 그렇게 살았다.

“오빠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알지만 나는 오빠가 어디 사는지 모르는 걸.”

연은 도현의 휴대폰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자신은 이미 도현의 전화번호를 외운 상태였지만. 어쨌든 이미 정부의 눈이 자신을 향하는 이상 이사를 가도 손바닥 위에 있는 것과 다름 없을 터였다. 이제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기도 글렀으니 일자리라도 알아봐야겠다. 제대로된 일자리를 잡지 못했던 것은 혹시나 정부로부터 잡혀갈까봐 두려워서였지만. 이제 자신이 연구원 출신이라는 것 정도는 알더라도 자신의 진정한 정체에 대해서는 모르니까. 굳이 자신을 잡아가지는 않으리라.

84 진 도현 - 류 연 (gfDumih6wg)

2023-04-20 (거의 끝나감) 23:28:11

" 내가 찾아오는게 더 나을 것 같지만. "

연이 자신의 핸드폰에 번호를 입력하자 그는 자신의 주소를 그녀에게 보내려다가 주소를 알려주는건 수상하게 여길 것 같다 생각해 자신의 명함을 꺼내서 여백에 주소를 적어서 건네주었다. 때론 아날로그가 더 나은 법이다. 사적인 연락을 하게 되면 괜히 감시망만 더 좁히는 일이라 따로 연락을 할 일은 거의 없었겠지만 유사시에 연과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건 다행이었다.

" 만약에 따로 만나서 할 말이 있으면 여기로 오면 돼. "

자신한텐 따로 말하지 않아도 엄연히 감시대상으로 등록 되어있으므로 향하는 곳 정도는 금방 입수할 수 있었다. 약간 스토커 같아서 꺼려지기도 했지만 연의 안전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도현은 웃어보였다. 정부의 개로 살면서 꿋꿋이 버텨온 이유는 연과 만나기 위해서였고 시간이 지나 결국 약속을 이루게 되었다.

" 꽤나 오랫동안 감시가 붙어있을꺼야.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도 항상 조심해야해. "

조금이라도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태세변환이 들어갈테니 말이다. 그땐 도현도 지켜주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막강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부에 대해서는 그는 약자가 되어버리니까 말이다. 시계를 한번 쳐다본 그는 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 오랫동안 있으면 또 의심할꺼야. 그러니까 이만 가볼께. "

보통 30분 정도 있다가 나오는 편이었으니 슬슬 나가볼 시간이었다. 그는 연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분명 그날도 도현은 이렇게 연에게 손을 흔들어보였으리라.

85 연주 (WBXE4UT6MY)

2023-04-23 (내일 월요일) 18:21:26

아이고...... 바쁘다......... 답레는 천천히 가져올게 ㅠㅠ!

86 도현주 (pcP3Z64gsU)

2023-04-23 (내일 월요일) 18:43:31

항상 답레는 여유롭게 가져다줘~~

87 연 - 도현 (ZtfSivUIGY)

2023-04-28 (불탄다..!) 20:06:04

“응. 그럼 다음엔 오빠가 날 찾아오는 거네.”

그 때도 이렇게 아무런 감시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따로 할 일이 있으면 도현이 말하는 것처럼 이곳으로 오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늘 조심할게. 오빠도 항상 조심해야 해.”

눈을 깜빡이며 도현을 보는 눈빛은 조금은 순진해 보일지도 모른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도현이 들으면 어이없을지도 모르는 말을 해 버렸을지도.

이제 가봐야 한다며 걸음을 옮기는 뒷모습을 보면서 연은 뒤늦게라도 손을 흔들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연은 오랫도록 그 공원에 혼자 앉아있었다. 손끝이 차가워지고 나서야 비틀비틀 걸음을 옮겼다.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지금의 상황이. 사실 아주 낯설다.

88 연주 (ZtfSivUIGY)

2023-04-28 (불탄다..!) 20:06:15

얍! 막레닷!!

89 도현주 (kLat0u02rs)

2023-04-28 (불탄다..!) 22:03:16

연주 오랜만이야!! 바쁜건 좀 어때? 8-8

90 연주 (8hErr.RPBA)

2023-05-10 (水) 19:18:57

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자리 비워서 미안해. 막 일이 너무 바빠서 들어올 짬이 없었네 큭..... ;ㅅ;
도현주는 잘 지내고 있어?

91 도현주 (PYA5f8EGt2)

2023-05-10 (水) 19:37:15

연주 어서와!! 오랜만이야 >< 나는 잘 지내구 있었지~~ 많이 바빴구나

92 연주 (8hErr.RPBA)

2023-05-10 (水) 19:55:57

흑흑 일이 너무 많아서 접속을 할 수가 없었어. 게다가 기력마저 쭉쭉 빨리다보니.........
그래도 오늘은 기력이 있는 편이니까! 글을 길게 적을 순 없을지도 모르지만 다음 상황 정도는 설정할 수 있을 것 같아!

93 도현주 (G66azaYdC2)

2023-05-10 (水) 20:13:48

그래도 이제 덜 바빠졌다니 다행이네! 바쁠땐 못오고 그럴 수도 있는거니까 너무 신경 안써도 괜찮아~ 다음 상황은 어떤게 좋을까 ... 이번엔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는 전개도 괜찮을지도~?

94 연주 (8hErr.RPBA)

2023-05-10 (水) 20:51:21

좋아~~ 우연히 마주치는 장소는 어디려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겸 거리를 돌아다니는 연이하고 마주친다거나?

95 연주 (OgZVRuJu6s)

2023-05-15 (모두 수고..) 23:39:49

갱신~!

96 도현주 (H6OrahwlRA)

2023-05-16 (FIRE!) 17:01:52

우앗 갱신!

>>94 아르바이트라~~ 이미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일하고 있는 연이를 마주치는건 어떨까!

97 연주 (U1pOyEfPec)

2023-05-16 (FIRE!) 19:15:24

와! 좋아~ 그럼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면 좋으려나~ 내가 선레 써오는 게 잇기 편할 것 같은데 어때~?

98 도현주 (H6OrahwlRA)

2023-05-16 (FIRE!) 19:19:00

>>97 만나기 좋은건 역시 카페?

99 연주 (NLXhbdaXQQ)

2023-05-17 (水) 16:39:00

오 좋다. 그런 건 어떨까? 나에는 커피 팔고 밤에는 술을 파는 크런 카페도 있더라고~

100 도현주 (c4pdayRqxQ)

2023-05-17 (水) 16:48:48

>>99 괜찮네~ 나중에 종종 일상 배경으로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럼 상황은 그렇게 가는걸로 할까~?

101 연주 (NLXhbdaXQQ)

2023-05-17 (水) 16:58:11

오케오케~~ 그럼 선레는 내가 천천히 써올겡~ 배경은 낮이 좋아, 밤이 좋아?

102 도현주 (c4pdayRqxQ)

2023-05-17 (水) 17:23:31

밤이 괜찮을 것 같네!

103 연주 (y6l1W9ZA.w)

2023-05-26 (불탄다..!) 23:09:27

아악......... 선레를 가지고 오기로 했는데 이런 소식이라 미안해. 지금 나 엄청 바쁜 상태라서 ;ㅅ; 당분간 접속을 못할 것 같아서 말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너무 길어져서 한두달은 물론 세네달 정도까지 될지도 모르겠어서. 혹시 도현주 생각은 어떠려나... 아직 백레스밖에 하질 않았어서 여기서 그만해도 괜찮고 기다려준다면 고맙구.... 나는 좀 더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도현주에게 부담이 될까봐 걱정되네. 편하게 이야기 부탁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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