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와타누키 군" 여기에 올때까지는 양산을 썼을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없고 꽤 가벼운 차림으로 미카를 봅니다. 미카의 머리카락이나 옷차림을 슬쩍 봅니다.
"(옷이나 외양적으로)조금 다른 느낌도 있고.." "뿌릴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서 그럼" "그리고....음. 아님." 저것도 나쁘진 않지만 와타군에게 잘 어울릴만한 향수를 잠깐 생각해보지만 선물에 의미를 담거나 하는 걸로 보일 수 있어서 그리고.. 라는 말 뒤에 머뭇거립니다. 별로인 건 아니라고 덧붙이긴 하네요.
"오늘만 가능한 거니까 등불 받는 거랑 불꽃놀이는 보고싶음." 근데 바로 가면 들고 다니기 힘드니까 노점상부터 보실? 이라고 미카를 바라봅니다.
종업한 지 한참 지났음에도 미야나기가 여태 이곳에 남아있었던 건 순전히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물론 축제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그녀는 매순간 마음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에 몹시 들떠있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거나 규모 있는 전시회를 보고, 혹은 돔에 가서 그녀가 사랑하는 거인들을 만날 수도 있을 테다. 고리타분한 전통 가옥에서 벗어나 쾌적한 타워 맨션에서 지낼 수 있다는 점 또한 대단히 중요했다. 당장이라도 마을을 벅차 떠나버릴 법도 한데 용케 얌전히 있었다니—그만큼 그녀를 호출한 장본인을 아주 좋게 생각한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도쿄에는 훨씬 자본을 크게 들인 여름 축제가 열려 ‘토모시비 마츠리’ 자체는 결코 미야나기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녀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자신을 가미즈나에 남도록 만든 목적을 기다렸다. 예상 외로 개인 레슨이 일찍 끝나 약속보다 이르게 도착한 탓이다. 긴 머리는 양쪽으로 종종 땋아 내렸고, 짙은 곤색의 유카타에는 빨간 허리 리본을 둘렀다. 곳곳을 장식한 일루미네이션은 검푸른 장막이 드리운 저녁 공기를 주홍빛으로 훤히 밝혔다. 인근에 자리 잡은 노점으로 들어간 미야나기는 또랑또랑 목소리로 말했다.
“링고 아메 두 개 주세요! 현금만 되나요?”
아니나다를까 카드 불가다. ······이래서 길거리 축제가 안 된다니까! 핸드폰 대신 구태여 지갑을 열고 값을 지불한 미야나기는 다시 입구로 돌아와 인파가 닿지 않는 곳에 멈춰 섰다. 양 손에는 앙증맞은 막대 사과 두 개가 들려있다.
좋은 건수 잡았다 싶으니 곧바로 활짝 웃으며 낯 펴지는 게 참 사악하다. 사에가 정말로 까무러쳤다간 곤란하니 실행에 옮기진 못했지만서도. 그나저나 그게 왜 소름 돋는 일일까. 청개구리 심보와는 별개로 이유는 궁금했다. 꼬맹이가 남자애가 됐다고 생각해 보면 좀 와닿으려나 싶어 그 역시도 잠시 엉뚱한 숙고에 빠져 버렸는데…… 무슨 헛소리, 우리 아가씨는 남자애였어도 깜찍했을 거다! ……늘 그렇듯 그다지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와, 싫어하는 사람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열 받을 일 많겠네."
미안하다는 말에는 일언도 않는 걸 보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사실 그는 딴생각하다 집중 흐트러진 참이라 얼른 대꾸하며 안 들키려 한창 눈치 보는 중이었다……. 앞서 생각했듯 이 정도 반응이면 심각하지 않아서 상관 없기도 하고, 성격 꼬인 양반이라 진심 어린 원망을 받았더라도 외려 좋아라 했을 게 뻔했다. 아니, 그보다는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나왔지 않은가! 뭇사람의 양심을 지녔더라면 눈치껏 캐묻지 않았을 말에 양심 없는 그가 반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얘기 자세히 해 주면 안 돼?" 시키는 대로 잘 따라오는 중이라 차마 종종 써먹던 아양을 부리지는 못하고 눈만 최대한 선량해 보이도록 하며 묻고 있다. 그러던 것도 이어지는 난해한 설명에 맥이 끊겨 버렸지만.
"……그거 비유적 표현이야, 아니면 진짜로 횡격막이 있어야 하는 거야?"
그,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었다기보다는 일종의 존재론적 고민에 빠진 것이다. 사실 겉만 그럴듯하게 보여서 그렇지, 영적인 존재로서 지금 이 몸 안에 횡격막이 멀쩡히 달려 있는지 없는지 본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하다가 엉뚱한 지점에서 천착하는 게 참 비량답다.
"잘 모르면 기본적인 것만 해도 괜찮음." 이런 옷은 가볍게 꾸며도 다른 분위기를 내긴 하니까. 라면서 본인의 옷과 미카의 옷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등불을 띄우면 악한 기운이나 나쁜 거는 거둬가고 같이 띄운 이들의 인연이 더 나아가거나 깊어질 수 있다고 함" 무신경하게 그런 전승도 있으니까 해보고 싶었음. 이라고 말하면서 와타누키군은 그런 거 알고 있었음? 이라고 잠깐 바라보네요. 대답을 원했다..기보다는 난 그랬다. 같은 말이네요.
"뭐부터 하지." 고민하는 듯 다트와 금붕어뜨기와 군것질거리를 둘러봅니다. 여름인 만큼 얼음을 갈아낸 빙수도 보이고, 꼬지 종류도 보입니다.
"와타누키군은 씁쓰름한거라 했나" 카페트럭 같은 곳의 자리를 가리키며 사서 저기에서 아이스커피랑 먹자고 제안을 합니다.
>>271 오홍홍 좋와용~ ☺️☺️☺️ 내일 차근차근 해보자구! 나도 캐릭터 데리고 놀다 그럴 때가 종종 있었어 ㅋㅋ큐ㅠㅠ 🤣 특히 너무 발랄하거나 너무 조용하거나! 아니면 너무 사차원이거나! 그게 아니어도 가끔 컨트롤을 거부하기도 하더라구... 그러다가 또 몰입이 엄청 잘 되고 그러는 거겠지! 😆
여름방학이 되고 난 이후에 케이는 늘 그렇듯 여름 휴가 상태였다, 라기에는 겨울에 비해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지만. 그 이유는 여름은 덥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가부키도 계속 보고 있고, 사에의 공연 일정도 챙기고 있었는데........
나중에서야 사에의 콩쿨 일정이 토모시비 마츠리와 붙어있다는 것에 조금 아차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본인이 괜찮다는데 약속을 취소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인 것 같아 그만 두었지만.
약속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다. 서류를 볼 일이 없으니 굳이 안경은 끼지 않은 채였다. 검은 면바지에 흰 셔츠, 그 위에 얇은 소재의 여름용 검은 하오리를 걸친 채였다. 평소 신계에서의 차림새와 유사하여 조금은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길지도 모르나, 고3이라는 나이로 인해 앳된 티를 벗지는 못했을 것이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잔뜩 멋을 낸 사에가 보였다. 여름 축제라고 했지만 유카타까지 입고 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은 놀라기도 했을까.
"하나는 제 것인가요?"
하며 웃는 얼굴로 다가가 말을 붙인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뒤이어 오는 것은 짧은 사과였다.
"콩쿨 일정이 빠듯한 것 같던데 미처 신경을 못 쓴 것 같아 미안해요. 이건 사과이자 시간을 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선물."
눈치 챘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한 손을 등 뒤에 숨기고 있었다. 신력으로 선물을 가져온 것은 방금이었지만. 어쨌든 한 손에 잡혀 있는 것은 붉은 매화 모양의 머리장식이었고 거부하지 않는다면 사에의 귓가에 꽂아주었을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이 있다면 링고 아메를 하나 받아들고 그 손바닥 위에 올려주었을 것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