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고니안... 드래고니안...? 그 친구가... 아 드래고니안이었죠. 그래서 제가 뜬금없이 황소를 떠올렸나 봅니다."
(사실 드래고니안의 뿔과 황소의 뿔은 달라도 너 무다르다는 것은 잠시 제쳐두고) 상황에 맞지도 않는 소리를 하던 빈센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이제야 좀 머리가 돌아가는 것 같았다. 빈센트는 유하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 묻는다. 요즘 유하가 어떻게 되었더라...? 살아는 있나? 살아있으니까 대련을 했을 테니 이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
"요즘 유하 씨는 무엇을 하시고 계시던가요? 마지막으로 듣기로는 어디에 수련을 하러 갔다는데..."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다른 날을 알아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누가 대련하자고 시비 걸어도 그냥 한방 맞고 바닥에 누워서 잘 것 같습니다." //11
"저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만...따로 스승님 밑에서 가르침을 받다가 서울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잘 지내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괜찮은건지 그도 조금은 확신이 가지 않긴 했지만 강산이 생각하기로는 그랬다.
"형님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오늘은 대련 상대도 그다지 없을걸요. 시윤 씨처럼 특수 의뢰를 수행하러 간 인원도 있고, 준혁이는 맞선 본다더니 학교에 안 온 걸로 봐선...맞선 장소가 좀 먼 모양입니다. 그 외 다른 개인적인 용무로 바쁜 학생들도 있는 듯 한데, 다들 통 말을 안 해주니 저도 잘 모르겠군요."
요즘 단톡방이 조용해진 것을 봐서는 확실히 다른 특별반 학생들이 바쁘긴 한가 보다 싶었다.
빈센트는 가르웨난을 생각한다. 이런저런 짧은 팁을 받았지만, 스승이라 생각하기는... 빈센트가 생각하기에도 마음 속으로 찔리는 것이 많았다. 그냥 솔직하게 부럽다고 이야기하는 게 최선이다.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지금 사람들의 현황을 들어본다. 특수 의뢰며, 맞선이며, 개인적인 용무... 개인적인 용무...
"다들 무사히 돌아오겠죠. 항상 그러지 않았습니까."
빈센트는 그간 사라진 이들을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들은 작전 중에 전사하거나 실종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무거워져서... 단서를 붙인다.
주강산: 159 집에서 혼자있을 때의 모습은? 활발한 녀석이니 밤이나 저녁 즈음이 아니면 외출복 계속 입고 있을 것 같네요. 공부를 하고 있다든지, 간식이나 밥을 먹으면서 인터넷을 보고 있는다든지 할 것 같습니다.
260 캐릭터가 겪은 좌절은 외부영향과 본인문제 중 어느경우가 더 많을까요? 여태까지는 외부 영향도 있긴 하지만(준영웅의 아들이라서 사람들이 갖는 기대감 but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 본인 문제의 비중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인 열등감)
149 처음보는 사람이 본인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평소에는 딱히 수상한 요소가 없다면 평범하게,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느낌?) 마찬가지로 친절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감사인사도 하고 하겠죠. 그래도 완전히 경계를 풀진 않고 자기 귀중품은 잘 간수하는...? 게이트 안이나 낯선 외지라면 환경에 따라 생각과 반응이 달라지겠지만 대체로 상대를 잘 살피려고 할 것 같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거나 혹은 단서를 가지고 있을까?하는 그런?
빈센트는 미리 해두라는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이 일은 그렇다. 굳이 미리내고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가디언이건 헌터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 모른다. 그리고 빈센트는 만약에 제 명에 못 죽는다면, 적어도 가는 순간만큼은 깨끗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렇기에, 강산이 말한 대로 최대한 정리해두고, 최소한 정리란 걸 하긴 한 듯한 꼴로 만들어두는 게 중요하겠지.
"이 일은... 항상 신변 정리를 해두는게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 세상에 남겨질 베로니카를 생각하면 속이 쓰려지는 경험을 하면서, 강산의 도움 요청을 사양한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집안일만큼은 알아서 해결해야죠."
라고 말하고, 빈센트는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말한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하마터면 거기서 죽을 때까지 커피나 들이킬 뻔 했군요." //19 막레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