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누사마, 오오카미사마(세보임... 늑대 간지. 신비롭고 아름다운 늑대님) 오구치 토요히라 군(학교의 이케멘― 고풍스러운 이름― 신비로운 은발미소년―) 대식이(맹?할 것 같음. 멍멍이? 같음. 요즘 슬램덩크 재유행 중인데 왠지 농구팀 멤버 중에 끼어 있어도 될 듯한 정겨움.)
>>445 유재호 짱 어울리잖아~~!!!!~!! 뭐랄까.... 진짜로 딱 어감이 자연스러운 느낌. 옛날 애니메이션 로컬라이징 같은 적절함... 100점 드리겠스빈다😉
발음하기도 어렵고 그것 말고 별다른 감상은 없다 미카는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눈 떼지 않으며, 무신경하게 대꾸한다 서운하다는 말에도 미동조차 없다 그런 미카의 관심을 사로잡은 건 다름아닌 고양이다 후배... 남궁 씨가 녀석을 가리키자 곧바로 시선을 돌리는 미카 말로 그렇지 않은 척해도 몸은 솔직하다 녀석은 기척도 없이 어느새 다가와선 코를 킁킁대고 있다
"..."
미카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고양이를 노려보듯이 응시하지만 그 눈빛이 결코 적의나 공포심이 아니라는 건 쉬이 알 수 있다
테이블에 퍽 엎어진 채로 입만 열어서 설명하는 모습이 습관이라도 됐는지 자동적이다. 그도 그럴 게 일본인이 듣기에는 퍽 낯설고 어려운 성이 맞으니 말이다. 린이라는 이름에는 복성(複姓)이 어울릴 것 같아서, 그중에서도 서문이나 선우나 제갈 같은 것보다는 남궁이 나아서 이 성으로 정했는데, 일본인이 발음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 이렇게 일일이 설명할 바에는 외국계나 귀화 설정이라도 넣고 쉬운 성으로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버린 일을 어쩌겠나. 엎드려서 한쪽으로 기운 시야에 고양이에게 시선 팔린 선배님이 보인다. 그는 벌떡 일어나 짐짓 기특한 것 본다는 듯한 얼굴로 실실 웃는다. 무엇이 기특하냐면, 예뻐하면서 아닌 척 손도 못 대고 노려보고만 있는 모습이 조금 우스워서?
"동물 좋아해?"
고양이는 아직까지도 탐색을 이어가고 있다. 냄새로 흔적을 파악하고, 행동을 살피고, 저를 예뻐해줄 부류의 인간일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저 짐승이 작은 머리통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그도 알지 못할 영역이지만, 그에게도 확실하게 아는 것은 하나 있다.
"좋아하면 아는 척 해 줘. 표현 안 하면 쟤는 실망해서 가버릴지도 모른다?"
다시금 손으로 턱 괴고 앞으로 비뚤게 앉은 그가 상대편 발치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턱짓하고는 가볍게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저도 그렇습니다. 와타누키 씨도 그런지 몰라요. 잔소리 듣기는 싫지만 보충 수업을 듣지 않는 거랑, 보충수업을 듣기 싫지만 듣기로 한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것보다 이번에도 잘못 생각한 모양이에요! 와타누키 씨에게 보충이 있단 걸 알려주는게 호의를 돌려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붙잡으면 안 됐던 것 같아요.
“안 아까워요?”
와타누키 씨는 결단력이 좋고 행동력도 좋은가봐요. 제가 와타누키 씨였다면 상냥하고 친절한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듣기 싫은 보충 수업도 듣고 땡땡이도 궁금은 하지만 궁금해하기만 했을 거에요. 아무튼 그럼 제가 와티누키 씨에게 돌려줄 수 있는 호의는...
“이거 가지세요.”
반창고입니다! 호신용 스프레이 같은 걸 갖고 다녔다면 좋았을텐데, 전 그런 걸 들고 다니지 않아서 와타누키 씨에게 줄 수 없습니다. 불량한 학생들을 만나지 않으면 그게 제일 좋겠지만, 혹시라도 밀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반창고가 조금은 쓸모 있을 거에요. 아르바이트를 할 때 옷핀과 시침핀에 꽤 찔리게 되어서 들고 다니는건데 이렇게 작은 쓸모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외국인? 그 말에 미카는 잠깐이나마 관심을 보인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본 적은 많아도 이렇게 직접 대화해본 적은 없기 때문 이름이나 생김새로 봐서는 같은 동아시아 쪽 사람일까... 하지만 미카가 잡념에 빠진 새에 뒤이어진 상대의 말은 몹시 단도직입적인 질문이었다
"아니, 뭐, 별로..."
떨떠름한 듯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조금만 눈치가 있어도 그 언행이 거짓이라는 걸 알테지 유감스럽게도 미카에겐 연기 소질이 없으니... 아니나 다를까 뒤이은 남궁 후배의 말에 주저하던 미카는 고양이에게 손을 내민다 냄새 맡기 쉬우라고 주먹까지 쥐고서 ...행동과 말이 모순되어도 너무 모순된다
아깝지 않냐, 그 말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뭐가 되었든 미카에겐 아까울 거 하나 없다 문득 타카나시 씨가 뭔가를 건네오는데... 반창고다 제가 어디서 주먹질하고 다니는 걸 알기라도 하는 걸까? 어쨌든 미카는 내밀어진 반창고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걸 받아들고선 몸을 홱 돌린다 그러고서도 잠깐 멈칫해있다가
오, 반응. 내내 고양이 빼고는 시큰둥하거나 관심 없다는 듯 굴던 태도에서 그나마 관심 생긴 듯한 반응이다. 그런 주제를 놓치면 섭했다.
"어느 나라 사람이게에."
…라며 엎드려서 볼 눌린 발음으로 대꾸하는데, 그러고 보면 문법에 어색한 부분은 없었지만 힘주지 않고 대충 뱉을 적에는 특정 발음이 조금 어정쩡했던 것도 같다. 뭐, 그런 건 크게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 고양이 가 버릴지도 모른단 소리에 곧바로 손 내미는 모습 보고 있으려니, 새삼스럽게도 하네 그 꼬맹이가 생각났다. 이 무렵 애들은 왜 죄 솔직하지 못해고 아닌 척을 하는지 모르겠다. 뭣이 그리도 수줍어서는……. 다른 반응보다도 놀리는 말이 먼저 나온 것은 그런 상념에 빠진 탓이었다.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는 사람이 있어서 부끄러워? 음, 그럼 내가 눈 감고 귀 막고 있을게! 흡."
아니, 눈 감는데 흡 소리는 왜 내는 건데. 그는 괜히 호들갑스러운 소리를 하며 정말로 눈 감고 귀도 막았다. 그러기를 몇 초. 슬쩍 한쪽 눈 뜨고서 손도 떼고서는, 열심히 하라는 듯 휙휙 고양이를 두고 눈짓한다. 그러는 동안 한쪽에서 식기와 컵, 그릇들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뒤에 주문한 것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아직 다 됐다는 말 들리지도 않건만 가져올 준비 하겠다며 그는 벌떡 일어나 후다닥 떠났다. 일부러인가? 이유야 몰라도, 귀여워할 기회라면 지금이지 않을까.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아서 뭐 하나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미카는 다시 예의 그 관심없는 태도로 돌아온다 그러더니 후배의 놀림엔 한숨을 작게 내쉰다 어설픈 연기를 들켜버렸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애쓴다
그 뒤 남궁 씨가 뭐가 그리 급한지 먼저 카운터로 가버리자 미카는 다시 고양이에게 시선을 돌린다 탐색전을 겨우 끝마친 고양이는 이 인간이 무해하다고 결론내렸는지 곧바로 탁자 위로 뛰어오른다 그러더니 떡하니 자리잡고 앉는데 털찐 몸뚱이가 퍽이나 탐스럽다 미카는 저 멀리 걸어간 동행인의 눈치를 살피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녀석의 배를 만진다 축 늘어진 뱃살이 그야말로 말랑말랑 따끈따끈 보들보들 예민한 곳을 공격당한 고양이가 곧바로 미카의 손을 가볍게 문다 정작 이 인간은 녀석을 실컷 귀여워하고 있는 주제에 표정이 경직되어서 영 어울리진 않았지만
"저는 분명, 당신이 저쪽 세상에 대한 지식을 원하고 있었기에 틀림없이 사령술사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어쩐지 실망한듯이 보이는 말투다. 원채 조용조용한 목소리이기도 하지만, 말꼬리를 흐리며 중얼거리자니 그녀는 아무래도 당신이 사령을 다루는 술사이거나, 혹은 그에 인접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물론, 가미즈나는 평범한 고등학교이고 따로 술사를 양성하는 수업따위는 없다. 아니, 그 전에 이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당신이 그런 종류의 연구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필멸자, 이제 사령에 대한 탐구는 그만 두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뉘앙스와는 별개로, 의외일까? 퍽 단호함이 묻어나는 어조로 당신에게 '취미를 그만두어라'고 그녀는 말한다. 처진 눈으로 바닥을 내려다보던 그녀의 눈꺼풀은 슬며시 감겨서 자색 눈동자를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