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리러 조용한 곳으로 나왔어요. 아르바이트는 비밀이니까, 누구에게도 비밀이니까 아직 하교하지 않은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게 조심합니다. 사장님에게 이렇게 조심조심 어렵게 전화드린 이유는 방과 후인데도 제가 아직 학교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예고없이 찾아온 보충 수업이 제 하교를 막았습니다. 쪽지 시험을 망친 탓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웠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들어주실 리가 없으니, 결국 저는 오늘의 아르바이트를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이 이해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이제 재미없는 보충 수업을 들으러 가야하는데...
‘...와타누키 씨?’
이제는 기억합니다. 붉은 머리의 같은 반 학생, 와타누키 씨. 같이 주번을 할 때 열심히 도와준 상냥한 동급생이에요. 제가 불쾌할 수 있는 오해를 했는데도요. 그런 와타누키 씨가 보여요. 붉은 머리가 눈에 띕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와타누키 씨도 오늘 보충 수업을 들어야 해요. 분명 선생님이 남으라고 호명한 이름 중에 와타누키 씨가 있었어요. 듣지 못했던 걸까요? 호의를 돌려줄 차례인 것 같습니다. 와타누키 씨에게 다가갔어요.
“와타누키 씨.”
조심조심 이름을 부릅니다. 제가 와타누키 씨를 기억하는 건 확실한데, 와타누키 씨는 저를 기억하지 못 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불쾌했던 일 때문에 잊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놀라게 만들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그 다음은 본론입니다.
고작해야 카페에서 한 명이 먹는 돈으로 쓰기엔 많은 금액일 테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눈치다. 요즘에야 들어오는 믿음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어엿한 부富의 신이고 재물신이라. 쪼들리기엔 아직 한창때다. 주문을 마치고 나서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창가에서는 적당히 떨어진 햇살 드는 자리다. 의자는 안락하고, 주변에 놓인 장식품과 인테리어의 질이 제법 괜찮다. 옆에는 작은 책장이 있어 책을 읽기에도 좋은 장소다. 조용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날에는 이곳에 오는 것도 제격이겠다. …남궁 린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고양이는 도망가 버렸지만 숨는 데 도가 튼 건 아닌 듯했다. 제 딴에는 안 보이는 곳에 숨었다고 생각하는 건지, 훤히 보이는 의자 밑에서 얼굴 빼놓고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노란 눈이 호기심을 담고 반짝거리고 있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낯선 손님들이 안전한 존재라 판단한다면 곧 슬금슬금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고양이는 됐고, 그는 의자에 앉아서는 곧바로 테이블 위에 팔꿈치 대고 턱 괴어 건들건들한 자세가 되었다. 와타누키, 라면 성이겠지. 이름을 몰라도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생각하니 그건 되었다. 보다 문제는 이것이다.
"아- 선배님, 이럴 때는 내 이름도 뭔지 물어봐 줘야지. 안 물어볼 거야?"
그래. 솔직히 얼굴 보니까 하나도 안 궁금한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고작 이 정도 철벽에 푸념 멈춘다면 린이 아니다. 눈썹 휙 들어올리며 치근덕거리기 멈추지 않는다.
안 듣는다는 말에 눈을 깜빡거리다가, 와타누키 씨가 그대로 교실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하길래 무심코 손을 뻗어버렸습니다. 정말 실수에요! 같이 주번을 했다고, 그 때 와타누키 씨가 상냥하고 친절했다고 조금 긴장이 풀린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붙잡을 생각을 감히 할 수 있었을 리가 없어요. 잡았더라도, 잡지 못 했더라도 바로 손을 거둡니다. 와타누키 씨에게 실례입니다.
“잔소리 좋아해요?”
아마 이대로 와타누키 씨가 보충 수업을 듣지 않으면 크게 혼날 지도 몰라요. 자신이 가르친 과목에 대한 쪽지시험 성적이 나빠서 보충 수업까지 하는데, 그 보충 수업마저 듣지 않는다니요. 밉보이고 잔소리 듣고, 혼나는 건 분명합니다. 와타누키 씨가 보충 수업을 듣지 않는 이유가 있는 지도 몰라요.
“선생님한테 말하세요.”
아프다던지, 해야하는 일이 있다던지요. 저도 오늘 원래 해야할 일이었던 아르바이트를 뒤로 미루었으니까요, 와타누키 씨도 그럴지 모릅니다. 그러고보니 이따금, 와타누키 씨가 반창고를 붙이고 오는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얼굴에 상처가 날 정도라면 엄청 힘들고 피곤한, 몸을 써야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제가 말합니다.”
어떤 사정으로 보충 수업에 출석을 할 수 없었는지 대신 말해주는 정도야 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으니까요.
2.샌드백 -> 하이디네 선물:먹으면 안돼요!'라는 포스트잇이 붙은 족욕용 허브솔트, 욕조에 쓸수 있는 작은 동물들이 음각으로 새겨진 연보라색 배스 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나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던가 하진 않으시나요? 이번에도 즉흥적으로 생각난 것이지만 선물을 몇가지 보내드리려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막 정하는건 아니니 안심하시길. 저번의 테마, 그리고 처음의 테마와 잇는다면 얼추 맞을지도 모르는 조합이라고 생각은 하네요. 그야말로 안락한 하루 보내기 최적의 세트인 셈이죠?
3.라무네 -> 오구치 선물:직접 만든 연분홍색 오마모리
다시금 강녕하셨는지요, 라무네입니다.
답신의 존재를 세 번째 편지를 넣은 날 눈치채고 말았으니, 아무래도 남아있는 겨울바람이 질투를 한 모양입니다.
아롱아롱 전하지 못한 말이 가득하다는 표현이 아직 라무네에는 탄산이 남았다는 뜻처럼 들립니다. 수줍지만 아롱아롱 맺힌 탄산 기포를 언젠간 다 풀어낼 수 있을까요? 그 순간을 고대합니다.
한동안 답이 없을 편지에 대한 질문은 마찬가지로 조바심이 샘솟기도 합니다. 어차피 익명인데, 아무도 모르는데, 자꾸만 기대하면 안 되는데 싶어도 설렘을 느꼈던 만큼 기대를 해버리는 마음 때문일까요. 게다가 알음알음 들려오는 소문으로 상대가 선물을 받아 기뻐한다면 그것만큼 들어차는 희열은 어디에도 없어 자꾸만 그 희열을 찾고자 하니, 저도 봄바람 속 벚잎만큼 쉽게 흔들리는 사람인가 봅니다. 하지만 누군들 어리지 않은 순간은 없으니, 귀하도 저도 아직 학생이니까요. 너무 애늙은이 같은 소리일까요?
언젠가는 서로 맞대어 보는 날에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사쿠라 모찌에 라무네를 곁들여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봄기운 가득 담아 겨울을 밀어내며, 라무네.
4.레이니어 체리 -> 이노리 선물:노란 무늬가 섞인 옥빛 비녀(칸자시/かんざし)
비녀는 계절과 상관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오늘은 한 개뿐이지만 대신 질이 좋아, 엄격하게 선별해서 샀으니 잘 사용해 주면 기쁠 거야!
머리카락을 색색의 실핀으로 꾸미면 케이크 위의 스프링클 같으니까 안즈쨩이 하면 분명 귀여운 딸기케이크 같을테니까
6.아카사 -> 미후유 선물:실크로 만든 머리 리본핀 두 개. 색은 녹색과 적색
무슨 색이 좋을지, 어울릴지 고민하다가 열두개 색을 다 사버릴 뻔ㅎ.. 아니 두개 다 사버렸어. 둘 다 어울렸으면 좋은 일이겠지. 뭘 줄지 고민하는건 나쁘지 않아.
7.덴스케 -> 료시 선물:분홍빛 상자에 포장한 딸기초코무스타르트 타르트지를 초코무스로 가득 채운 뒤 딸기를 아낌없이 올린 타르트. 엄청나게 달다.
달콤한 타르트는 평온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힘들고 지친 하루를 위로받기에도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해. 너의 하루가 평온했기를, 혹은 그렇지 않았다면 이 달콤함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보낼게.
8.물총새 -> 유우신 선물:합쉬다 고양이 거치대 시리즈' 5마리 세트(https://i.postimg.cc/SRbttzhV/Elj-OQ-a-Vk-AAAXFt.jpg)
등교합쉬다~(×5) 책상 앞에 두면 의욕은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을지도? 이거, 잘하면 사스케 플립백처럼 쓸 수도 있대. 열심히 해봐.
9.팝콘 -> 리오 선물: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쿠키 상자, 안에는 벚꽃 모양의 버터쿠키
자주 가는 다과점의 벚꽃 한정 버터쿠키입니다. 봄날이 따뜻하고 꽃 피는 나날이 아름답지 않나요. 벚꽃 아래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 거에요 :)
10.원시 고대 서브웨이 -> 하네 선물:파란색 깡통에 든, 다양한 색깔과 맛의 사탕.
물건에 담긴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 연속으로 군것질거리만 주고 있지만 이가 썩으라는 뜻은 아니야. 가끔 생각날때, 고민거리가 있어서 당이 떨어질때 하나씩 꺼내먹어도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즐거움을 느껴도 되도록 깡통에 들어있는 걸로 골랐어.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렴.
11.시미즈 -> 사야카 선물:아사히야마 벚꽃 분재, 키우는 방법이 적힌 작은 책자 https://postimg.cc/XXpWkbs3 (이미지는 개화 했을 때의 모습)
보낼 때보다 더 따듯해진 마음이 돌아와서 심장이 쪼개질 것 같은, 충만한 기쁨에 설레게 됩니다.
당신과 마주하지 못했던 것은 큰 슬픔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부끄러운 제 표정을 보이지 않아 다행일까요.
제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이번엔 오래 두고 볼 수 있을, 그런 봄을 당신에게 보냅니다.
꽃망울 맺혀 있으니, 볕 좋은 곳에 놓아두면 될 것입니다. 꽃 개화할 때에 만나 뵐 수 있길 바랍니다.
12.메멘토 모리 -> 노아 선물:잿빛의 양초
야수의 눈으로 세계의 진의를 살피는 자여 가지고 있는 고민은 없는가? 진실을 통찰하는 것은 사리분별에 도움을 주지만 때로는 괴로운 일이 되기도 하지 그런 그대를 위해 현자의 영혼으로 직접 굳혀낸 사념을 죽이는 양초를 동봉하네 사사로운 생각에 사로잡히지 아니하고 진정 바라봐야 할 것만을 보게 해주는 물건이네 그대가 언젠가,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가야 할 순간과 직면했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추신... 이 초에는 색과 향이 없으니 향초로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네
13.윌리 -> 미야 선물:https://postimg.cc/CBW9RCqq
항상 머리 묶고 다녀서 귀가 드러나니까 선물하고 싶었어. 평소에 하고 다니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라 샀는데, 이것도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유치하진 않지? 하하, 내가 하면 진짜 바보 같겠지만 무쿠루마 씨는 귀여운 이미지니까 괜찮지 않을까.
ps. 귀 안 뚫어도 착용할 수 있는 거야.
14.오마모리 -> 린 선물:고급 털을 써서 부드러운 오목눈이 펠트 인형
귀엽지요? 마니또를 시작하고 전부 돈으로 해결한 감상이 있는데 이제라도 정성이 담긴 선물을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최근 손을 쓰는거라면 사양않고 익히는 중이랍니다. 만들기 시작한 건 마니또가 시작하고 나서부터인데 지금에서야 완성합니다. 결과물을 보니 잘 만들어져 뿌듯합니다. 전부 유튜브 덕분이죠.
+) 왜 오목눈이라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실수로 주문한 흰색 털이 많이 남아 고민인 때 눈에 띄었달까요.
물어봐 달라고 사정을 해 듣고 싶은 말 뜯어내는 데 성공한 그가 피식 웃음소리 흘린다. 엎드려 절 받기라도 응해주는 게 어디야. 대책 없이 치근덕거리기 좋아하는 성격이니 뻔뻔스레 이러고는 있지만, 사실 상대에게 이쪽 행동에 응해줄 이유가 없다는 것도 알기에 순순히 대답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렇다고 입 다물고 얌전히 있을 생각을 하고 있을 리도 없지. 그는 아직 빈 테이블 위에 퍽 엎어져서는 와타누키 씨의 얼굴 앞에 휙휙 손 흔들며 방해를 했다.
"에이- 에이- 그렇게 폰만 보고 있으면 나 서운하다?"
참 거슬리고 귀찮은 양반이다……. 게다가 시커멓게 다 큰 녀석이 이러고 있는 건 또 뭐람. 설렁설렁 흔들던 손이 본격적으로 거슬리게 될 만큼 오랫동안 그러고 있던 찰나, 손모양이 갑자기 휙 바뀌며 아래쪽 한구석을 가리켰다.
"여기, 고양이도 서운하대-."
수줍고 숨는 머리 나쁜, 바보지만 귀여운 고양이가 드디어 판단을 마친 모양이다. 고양이는 어느새 미카의 발목에 몰래 코를 들이대고 있었다.
" 원하는 진로.. 응. 그것도 다들 생각하고 있겠지- 졸업하면 대학을 갈지, 하고 싶은 일이라던가 꿈이라던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
학교에서도 가끔 진로상담이라던가 하고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처음에는 그렇게 얼버무리다가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가 그 말을 훔쳐서 말하곤 했다 저도 일단은 대학에 가려고 생각해요- 라던가 공무원이 되고싶습니다- 라던가 하는 이야기들. 막상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는 아직도 잘 모르고있다. 3년짜리 기간한정 브랜드는 끝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꼭 급하게 정해햐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리오는 순간 울적해질 뻔 했다. 영원히 이대로 지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 응. 둘도 없는 친구. 그래서 좋아- "
빈 말이 아니었다. 항상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주제에 사람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좋아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며 늘상 어리광을 부렸다. 그걸 받아주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밝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다. 리오는 보이지 않게 살짝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 아냐. 나야말로 와줘서 고맙지.. 가끔은 그렇거든. 나, 혼자 지낸지 꽤 되었지만 가끔 엄청나게 외롭다구할까- 혼자 자기 힘든 날이 있거든. "
그게 마침 오늘이었다. 리오는 느리게 눈을 깜빡이는 것을 본다거나 목소리가 나른해지는 것을 보곤 '졸려?' 하고 물어보며 슬슬 잘까 하고 덧붙였다. 똑바로 누워서 자야한다고 말하면서 미야를 톡톡 친 리오는 올바른 자세로 누워 베개를 베고 하나를 건네주었다. 평소에 안고 자는 베개인데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을 테니까.
" 그래서- 오늘 미야미야가 와줘서 고마워.. "
불이 꺼지자 이상하리만치 갑작스럽게 고요해진 기분이었다. 리오는 천장을 보고 누워선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갑자기 조용해지자 차분해지는 느낌. 리오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잠시 추억에 빠졌다. 공연도 성공적이었고 미야를 만났다. 말하지도 않은 공연을 보러 와주어서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뻤다. 게다가 교환일기도 쓰자고 제안해주어서 머리가 핑 돌 것 같았고 오늘 이렇게 옆에서 같이 자주기까지 했다.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 나, 항상 어리광만 부리고.. 이상한 말만.. 하는데.. 항상 친구로 지내줘서.. 응, 고마워.. 미야미야, 고마워.. "
천천히 말이 느려지고 숨이 섞인다. 리오는 몸을 옆으로 돌려누워 미야의 한쪽 팔을 꼭 끌어안았다. 안고 자는 베개가 없으니 오늘은 더 좋은 것으로. 따뜻하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으로.
보충 수업에서 잔소리가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보충 수업을 듣지 않은 다음의 내일은 잔소리가 배가 될테니까요. ...바보냐고 심한 말 해버린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그러고보니 사탕은 먹었을까요? 버렸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염치없이 사탕을 받아주고 사과도 받아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그냥 땡땡이?’ ‘땡땡이?’
제가 아는 땡땡이는 수업을 듣지 않고 노는 것입니다. 근데 그 땡땡이를 와타누키 씨가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상냥하던 와타누키 씨가 땡땡이라니 매칭이 잘 되지 않아요! 땡땡이 무늬 머리끈이 갖고 싶다는 말이 낫습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은 탓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와타누키 씨가 땡땡이라니, 아! 하나 짐작 가는게 있습니다. 원래 안 해본 건 해보고 싶은 법이에요. 그래서 땡땡이가 치고 싶어진게 분명해요!
“땡땡이 치면 안 들킬 거라고 생각해요?”
놀러 가는 걸까요? 한 번 땡땡이를 치고 나면 다음에는 한 번 해봤으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번 보충 수업 한 번을 희생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럼 저는 땡땡이를 숨길 거짓말을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와타누키 씨가 땡땡이를 들키지 않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