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어장은 영웅서가 시즌 2 : 헌터의 토론/토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어장입니다. 2. 분쟁이 발생할 경우 토의장을 찾아 서로간의 이야기를 나눈 후 해결하도록 하며 이 과정에서 어장주는 토의에 직접 개입하지 않습니다. 3. 관전자 역시 토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새벽엔 시윤주와 캡틴 그리고 모두에게 민폐를 끼쳤어. 잘 놀다가 혼자서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어가는 바람에. 시윤주가 좋게 해주는 말을 부정적으로 확대해석하고 시윤주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많이 쏟아내었어. 그것도 상당히 왜곡된 기억으로. 캡틴이 여러 차례 중재해 주었지만 나는 그런 배려를 무시하고 감정을 더 격앙시켜서 시윤주와 싸우려고만 들었어.
내가 갑자기 그렇게 행동한 원인을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 변명이 아니라 정말 모르겠어. 하나하나 짚어서 잘못했다 용서를 빌고 싶은데. 아무래도 스스로를 고찰해 보면 관심을 많이 받으면 너무 들떠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관심병인가. 관심병 맞는 것 같아.
은연중에 경고했듯 나는 일방적인 어리광이나 떼쓰는 것을 받아주는데 익숙하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나한테 그런걸 바라는 기색을 애써 들어주려고 노력했던건 내가 개인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기에 참았던 것일 뿐이고요. 그러나 어제의 행동은 솔직히 말해서, 정말 제멋대로였습니다. 거기에 대해선 어떠한 위로도 옹호도 하지 않을겁니다. 거기에 대해선 제대로 미안해 해야겠죠. 내가 뭘 잘못했냐던가 억울했냐던가 하는 말들 까지 보면서, 나는 정말 많이 참았습니다.
이런일이 반복되면 나는 당신이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긴다고 확신하게 될겁니다. 나는 그런 사람과 함께 취미를 즐길만큼 도량이 넓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번일로도 나에겐 꽤 실망과 충격이 큽니다. 이후에 이런 일을 결코 반복하지 마세요. 나는 아직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음에 이런일이 일어났을 때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진 모릅니다.
왜냐면 스스로의 부족함과 다혈질적임으로 자초하는 실수도 많고, 그럴 때 상대에게 사과로 용서를 구하는 입장이 된 경험도 많기 때문입니다. 저도 어제의 당신과 비슷하게 인간 관계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용서를 구한 경험이 많습니다. 딱히 제가 고결한 인간은 아니란거에요.
그러니까 그런 만큼, 이번에 그 사과에 진실성이 담겨있다고 다시 한번 더 믿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마무리 되면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할거고,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울적해하지도, 눈치보지도, 불안해하지도 말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됩니다. 말했듯 나에겐 아직 당신에 대한 호의가 남아있고, 관계의 파탄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나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그저 우울에서 나오는 자기 혐오에 가까운 사과를 정말로 싫어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정말로 미안함에 따라 행동이 변화하기 보단, 자기 자신에 대한 우울과 연민에 젖은 자기 방어적인 기제를 펼치는 것을 제 인생에서 잦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라임주의 지금 그 '미안' 이 거기에 속하지 않을거라는 이 믿음을 배신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런걸 동의를 구한다, 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제 설명했듯, 그 또한 일방적이고 불쾌한 이야기고요. 왜냐면 그런 주제를 꺼내면서 사유조차 제대로 언급하고 있지 않으니 말입니다. 나 싫다는 사람이랑 연애 운운을 떠들어봤자 스스로가 우스워질 뿐입니다만. 합의 이혼? 참 잘도 표현하더군요.
나는 오늘 안정을 위해 정신계 약물을 꽤나 다량으로 복용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솔직히 온전히 대화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 당분간 현실의 일정 때문에 애초에 어장에 그리 활발하게 접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 그 화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면, 어린애가 서류에 도장찍어 달라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가져오는게 아니라 좀 더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대화를 다듬어서 가져와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러지 못해도 합의 이혼은 해드릴겁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내가 최소한의 납득도 할 수 없다면, 당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던지 어장을 떠나던지 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스스로가 무섭다고 불편하게 무시하는 관계가 되자는걸 내가 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나는 당신에 대한 스트레스와 약의 기분에서 벗어나 잠깐 쉬고 싶습니다. 그 동안 알아 고민 해보시던지, 캡틴에게 상의를 해보시던지. 그 결과로 내린 답이 여전히 이대로 대화를 딱 끝내고 그냥 없는 사람 취급으로 불편하게 외면받고 싶다는거라면, 돌아왔을 때 자연스레 그리 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추가로 할 이야기는 없어보이니 이 글을 끝으로 쉬러 가겠습니다.
일단 저도 둘의 연플은 무르는게 낫다 봐요. 이건 누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고 원래 상황극판, 혹은 자캐커뮤에서는 합의 연플은 그리 흔하지 않아요. 있어도 준혁이와 시나타같이 계약연애 같은 느낌이거나, 린과 알렌같이 맞관이 맞는걸 오랫동안 확인했고 그럼에도 스토리상 이어지려면 너무 오래 걸려서 서로 허락을 받고 천천히 합을 맞춰나가는 경우입니다. tprg판에서의 캐릭터 간 연애는 제가 티알경험이 없다보니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으나 자캐커뮤에서 통상적인 연플은 대부분 캐간에 캐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에요. 아니면 아예 캐릭터 위치상 이어질 가망이 없어서 그냥 일방적으로 오너대 오너로 얘기해버리는 경우거나요(이쪽은 엄밀하게 말해서 연플은 아니죠 그냥 고백일 뿐,,,)
여기서 문제점이 드러나는데 라임이와 시윤이는 서로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나요? 혹은 라임주와 시윤주가 서로가 연플이라는 캐릭터간 관계를 중심으로 앤오로서 서로 소통이 잘 되는지 서서히 확인해 왔나요? 솔직하게 둘의 관계는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전에 지한과 준혁이 그리고 시윤과 유하가 연애를 할때도 실제 타임라인과 관계없이 캐릭터간 충분한 소통이 있었고 어느정도 패턴을 파악하고서 이루어졌어요. 심지어 npc연플까지 들어가서 빈센트와 베로니카를 예시로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라임주는 1년 이상의 공백을 겪고 복귀했고 어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아저씨 행세를 하던 시윤이가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요. 제가 최근 일상을 보고 생각한건데 라임주는 라임이와 시윤이의 관계를 예전에 1년전, 유하와 사귀기 전 부근 정도로 생각하고 빠르게 이어지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시윤이는 그렇지가 않죠. 시윤이 입장에서 라임이는 그런 텐션이 잠시 있었었던, 살짝 찝찝하게 관계의 끝을 내게 된 여사친입니다. 게다가 중간에 유하를 사귀귀도 했고 헤어졌으며 여러일을 겪어서 라임이에 대한 기억이나 마음이 그 때에 비해 많이 흐려졌을거에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관점의 차이가 너무 커요.
이제 캐릭터 간 관계를 중심으로 뒷사람 얘기를 해볼게요. 음, 좀 웃길 수 있는 얘기지만 시윤이는 다른 남캐들에 비해 여사친이 좀 많아요. 연애적 관계로 엮였던 유하를 제외하고서도 (200%친구지만)린하고도 잘 지내고 npc로는 에브나랑 같이 다니고 있죠 물론 이쪽은 오해할 여지도 없이 너무 여동생이지만요. 제가 장난식으로 하렘남주라고 불렀던 것도 그런 이유고요. 그런데 라임이는 시윤이를 두고 이미 유하와 연적 구도에서 한 번 밀린 적이 있어요. 게다가 뒷사람인 라임주도 시윤이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고 라임주 본인도 이번에 복귀하면서 언급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전에 라임주의 표현으로는 실례에 가깝게 시트를 내리고 나갔다가 돌아온 입장에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하니 빠르게 이어지고 싶어하면서 애정문제에 대해 자신을 안심시켜달라는 표현을 계속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번에 에브나에 대해 오해를 한 것도, 선을 넘는 표현도 그런 불안감에서 온 걸로 보여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빨리 사귀고 연인이 되어서 완전히 라임이의 남자친구 시윤이라는 위치를 정립하여 다시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게 되어야 안심할 수 있는 모습으로 보였어요.
이제 시윤주로 넘어가보자면 예전에 라임이와 유하가 있을때는 막 시트를 낸 상태이기도 했고 그 중간에도 휴학을 해서 나름 안정된 상태였던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하반기에 수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꽤 힘들어 했고 뭐...영웅서가 문제아 넘버완으로 등극했습니다. 저도 한창 수능을 준비할 때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이해하지만요. 그러니까 두 사람 모두 불안한 상태에서 불안한 관계를 합의하고 관점이 맞지 않는 연애를 준비했다는 거에요. 사실 이런 상황이면 일반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도 삐그덕거릴 수 밖에 없는데 뒷사람 둘 다 이런 상태면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해서 시윤주는 발열점이 낮은 것도 맞지만 상당히 상식이나 사람간 예의를 중시하기도 해요. 제가 여태껏 봐온 바로는 도를 넘는 장난이나 갑작스러운 행동을 아주 잘 받아주는 편은 아닙니다...솔직히 그래서 이번에 시윤주가 굉장히 참는 게 보여서 놀랐습니다. 라임주는 모르셨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 시윤주는 아마 다른 사람이 저런 행동을 했다면 이미 화를 냈을 거에요;; 게다가 캐릭터 시윤이는 다정한 것도 맞고 오지랖이 넓은 것도 맞지만 상당히 냉정하고 침착하고 점잖기도 합니다. 예시로 이번에(좀 되었지만) 알렌이 카티야에 대해 전달하며 일방적으로 도와줄 것을 바랬을 때 네 입장만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며 냉정하게 얘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캐릭터성을 요약했을 때 책임감이 강한 모범생 내지 반장 정도로 생각할 수 도 있겠네요. 그리고 대다수 모범생 류의 캐릭터들은 적당한 장난이나 명랑함은 모르겠지만 불안에서 기인한 상식 밖의 돌발적인 상황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라임이나 시윤이가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제 3자가 보았을때 서로 끌림은 있지만 맞지는 않는 관계라는 얘기입니다.
제가 볼때는 지금 둘의 상태면 성격이 맞지 않아요. 좀 맞춰가며 정말 두 사람이 서로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