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클랩을 좀 더 세게 터뜨릴 걸 그랬다고 후회한다. 약한 각성자였다면 그대로 손목이 떨어져나가고, 일반인이었다면 잿더미가 되는 그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빈센트는 굵은 물방울이 흩뿌려지며 자신의 시야가 차단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몸을 공기 주머니로 감싸 심해로 들어간다.
"이게 통해야 할 텐데."
빈센트는 실패할 경우 물고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준혁이 물에 관련된 아이템이나 신기한 스킬을 배우지 않았기를 기도했다.
다른 바닥을 부수고 내려온 알렌을 지켜보던 준혁은 밑에 층에 있던 여러 잡기나 가구들을 집결시켜 하나의 바리케이트를 만들어두고 있었다. 곧 푸른색 창이 반짝이면서, 서서히 창을 회전시키며 자신의 앞에 수류를 집중시킨 그가 숨결을 쓰기 위해 정신을 집중한다. 알렌이 지금 이곳에 크게 관심없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 스스로가 지금 이 싸움에 진심이니까 괜찮다
준혁은 입술을 깨물며 정신을 집중하더니 한발자국 앞으로 내밀며 눈앞에 뭉친 수류를 압축했다.
빈센트는 도망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준혁에게 가까이 가는 게 좋을지 잠깐 고민한다. 빈센트는 자신의 능력으로 어디까지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뇌도 회복하면 그만인 장기라 생각하고, 좀 무리를 해보기로 한다. 빈센트는 망념 중화제 두 병을 꺼내 입 안에 문 채로, 뇌에 망념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흙은 모든 것을 품고, 세상으로 돌아가게 한다..."
빈센트가 그렇게 생각하자, 빈센트가 숨어있던 물 속이 땅에 붙잡혔다. 빈센트는 땅 속으로 들어가고, 빨라진 준혁의 창도 물보다야 단단한 흙을 파고들려면 꽤나 저항이 거셀 것이다. 빈센트는 무리한 탓에 코피까지 엄청 심하게 흘렸지만, 이 정도는 대련하면서 언제나 있는 참사였다.
땅 속으로 들어온 것까지는 좋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빈센트의 생각이었다. 빈센트는 무엇을 할까 생각해보았다. 어차피 피도 흐르겠다. 피 좀 더 흘린다고 문제도 없겠지.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다. 생각해보자, 지금 준혁은 필드를 바다로 설정했다. 그리고 빈센트는 땅 속에 들어와있다. 그런데... 바다라는 건, 약 3%의 염도를 지니는 소금물이고, 그 이야기는...
"번개."
빈센트는 가르웨난의 가르침을 생각한다. 어떤 것의 특성을 생각하고, 그 특성을 고찰하라, 그러면...
"번개는... 내리치고... 퍼지고..."
번개는 그리 익숙하지 않았지만, 한번 시도나 해보기로 하고... 빈센트는 하늘에서 번개를 내리친다.
준혁의 창 던지기 솜씨가 개판은 아니니 아마 흙 속에서 빈센트를 찾으려고 열심히 달려올 것이고, 빈센트는 이번 한 방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 생각하고 남은 가용 망념을 전부 끌어모은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몰?루 타시기가 오토나시에게 했을지도 안 했을지도 모르는 슈뢰딩거의 길드화 이야기.. .... . ..
“ 음. 다들 별로 친하지는 않다는 ‘ 인상 ’인거지. 하지만 이건 ‘ 길드화 ’가 성공적으로 진행 된다면 오히려 ‘ 장점 ’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 길드의 이익 ’보다 ‘ 개인의 이익 ’을 중요시 하는 사람을 쳐낼 수 있다. ‘ 의욕이 있는 신입 ’을 데려올 수도 있다. 그런식으로 ‘ 길드원 ’의 유연한 변경이 가능해지는 셈이니까. ”
준혁의 찌릿찌릿 일레트릭 쇼크(라고 쓰고 강선의 마도라고 읽는다)를 걷어낸 오토나시는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을 화상까지 치료의 의념으로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강산에게 보여도 괜찮도록 완벽한... 완벽한 치료를 해야한다;
“ 다만 그렇다면 ‘ 나 ’도 정리되는 쪽의 사람인걸까. 응. 나는 ‘ 공동의 목표 ’보다 ‘ 올바른 결말 ’이 중요하니까. ”
번개란 무엇인가?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방전 현상이라. 비가 내리며 발생한 대량의 양전하와 음전하가 전자를 주고받으며, '번개'라 부르는 무시무시한 현상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전기가 잘 흐르는 전해질(대표적으로 바닷물)이라면, 더럽게 잘 퍼질 것이라는 정도. 빈센트는 가르웨난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주문을 외우듯 자신에게 명령했다.
"내리쳐라, 퍼져라, 내리쳐라, 퍼져라..."
준혁이 어디 있는지는 몰랐다. 아마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냥, 빈센트가 당장 올라온다면 보일 법한 어딘가에 있을 테니, 그거면 됐다. 번개는 이 주변 어딘가에 내리칠 정도로, 정확성을 대폭 희생했다. 그 대신, 위력을 미친듯이 높였다. 만약 이 필드에 물고기가 있었다면, 단순히 기절하는 것도, 익는 것도 아니고 형체도 남기지 않고 터져버릴 정도로. 너무 거한 마도를 구상한 나머지, 빈센트는 마도를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뇌혈관이 끓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모든 마도는 완성을 해야 했고, 빈센트는 손가락을 튕겼다.
...아마 번개가 거하게 치고 나면, 빈센트는 반 죽은 듯한 상태로 땅 속에서 기어올라와, 눈에서 피눈물을, 코에서는 뇌척수액인지 코피인지 모를 것을 잔뜩 쏟으며, 준혁에게 말했을 것이다.
>>126 왜냐면 지금의 강산이는 '특정한 결말'을 피하는 것을 목표이자 꿈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말이란 바로 특별반의 몰살 엔딩 및 소수만 살아남는 와해 엔딩이고요. 강산이는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반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강산이가 저 대사를 듣는다면 오토나시가 말하는 '올바른 결말'이 무엇인지 흥미를 가질 거에요. 어떻게 보면 그것은 오토나시의 꿈 혹은 신념이라고도 볼 수 있을테니까...개인적으로 궁금해서가 6할, 포섭할 여지가 있을지 파악하고자 하는 생각 4할 정도 있을 겁니다.
이겼다, 그런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겼다, 는 게 "기쁘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야 당연했다. 빈센트의 꼴이 워낙에 말이 아니었던 탓이다. 빈센트는 지금 부상자 상태였다. 전투도 아니고 고작 대련에 이 정도로 힘을 쏟고 나니, 후회가 막심했다. 적당히 진지하게 싸우는 척하고 져줄 걸,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준혁이 어떻게든 서 있었다면 모르겠고 양호실에 후송이나 제대로 해달라고 했을 텐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반대 아닌가.
빈센트는 준혁을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좀 더 버티지 그랬습니까. 전 늙고 병든 마도사라서 제 몸 이끌고 양호실에 기어가기도 힘들단 말입니다. 제기랄..."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전투가 종료되며 자동으로 필드가 보통 수련장으로 돌아가자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그리고 헌터 네트워크로 구조 신호를 보내고는 눈을 감는다.
"1972년 11월 21일... 빈센트는 오랜 지병이었던 오버질로 쓰러졌다..."
//20 막레! 수고하셨습니다. 대련은 거의 처음인 느낌이네요 --;(옛날에 했을지도 모르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사실상 처음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을 맞출수 있을까, 어케해야 일방적인 완성형 문장이 아니라 배려하면서 할수 있을까 하다보니 좀 많이 걸렸습니다. 그건 죄송합니다! 어쨌든, 잘 끝나서 다행이네요. 다시 한번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