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빗나간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휴스턴의 총알이 그대로 이반에게 구멍 하나를 더 크게 만들어줬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어진 사격은 이반의 움직임에 의해 빗나간듯 보였다, 다행인건 이반의 철퇴도 빗나갔다는것. 더불어 저 사이에서 접근전은 힘들다고 판단한 머스티어가 빈틈을 노리고 휴스턴을 공격했으나. 아슬아슬한 차이로 빗나가고 말았다.
- "앞으로 20분정도, 남았어요."
머스티어는 하늘을 슬쩍 본 뒤, 무전으로 물었고, 거기에 대한 럴러비아의 답은 이랬다. 정말 앞으로 곧.. 인듯한데. 어느새 하늘은 더 어두워지고, 이제는 육안으로도 뚜렷히 운석이 보이고 있었다. 어림잡아도 마을 하나 정도의 크기, 저게 떨어지면 피해가 어떨지는 안봐도 뻔하다. 다만, 여기까지 다가와서야 저것이 평범한 운석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돌덩이지만, 중간 중간 기계로 된 줄이나, 이상한 장치가 군데군데 박혀있는것이다. 저것은 자연적으로 발생한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 벤자민의 공격이 이번에는 다시 노아에게 명중했다. 불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대로면 엘리베이터가 망가질 가능성도 보인다.
엎친데 덮친격일까, 그렇게 깊지는 않았던 바닥 늪이 요동치고 있다. 건물 안에서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운석이 접근함에 따라 반응하는것마냥 늪은 부글거리기 시작했고. 딱히 뜨겁다거나 한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깊어지고 있어서 잘못하다가는 그대로 가라앉아서 못 움직이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어쨌거나 이 자리에서 계속 전투를 하는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다만 뒤로 물러날 수 있는 벤자민에 비해. 노아는 움직일곳이 엘리베이터 말고는 벤자민을 넘어가야 한다는게 문제였다.
몸에 바람이 통하는 구멍이 또 생겼다. 재빠른 녀석 같으니. 공격을 헛치거나 하게 되면 바로 반격을 당하니 성가시기가 그지 없는 상대, 그러나 머스티어의 협공 때문인지 상황은 그에게 좀 더 유리하게 흐르는 듯 했다. 부상으로 피가 나는 건 그 쪽이긴 했지만. 그는 더 대화하는 대신 다시 한 번 철퇴를 휘둘러 휴스턴을 후려치려고 했다.
둔탁한 무언가가 창문에 휘둘리는 소리, 그 뒤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창문 쪽을 본다면 실신한 듯한 벙커의 이름모를 조직원이 얼굴에 피에 반절 가려져 있다. 이름모를 조직원의 몸뚱이는 깨진 유리조각이 득실했던 그 늪지대 같은 바닥으로 얼굴부터 고꾸라진다. 그 몸뚱이를 늪에 더욱 깊이 처넣는 것은 중력이 아닌 제3자의 무게였다.
"살아는 계시니까, 데리고 나가서 치료를 받는다면 괜찮을걸요?" "숨이 그때까지 붙어있을지는 모르지만요."
조직원의 몸통을 바닥삼아 밟아서는 무복 차림의 남성. 얼굴을 가린 고깔모자의 면 부근은 피가 튀어있다. 마찬가지로 옆구리도 찢어졌는지, 칼로 베인 흔적과 피가 그 부위를 축축히 적셔온다. 그의 몸체가 깨진 창문을 통해 온전히 넘어오면, 바닥의 부글거림으로 인해 약간 휘청이더니, 조직원의 얼굴을 밟아 딛어 노아 쪽으로 달려든다. 때문에 늪에 더욱 깊히 박혀버린 조직원의 얼굴. 그는 뛰어들던 궤도에서 자세를 바꿔, 노아를 걷어차 넘어뜨리려 했다.
"먼저 올라가 주실수 있을까요? 이 쪽은 제가 막아서겠습니다."
공격이 성공했던, 말든. 그는 벤자민에게 그리 물으며 노아의 앞을 막아서려 했을 것이다. 그의 까마귀는 건물의 윗층들을 순찰하려는듯 위로 날아든다.
휴스턴을 공격하려던 이반의 철퇴를 무언가가 막는다. 적의 증원이라던가 그런게 아니었다. 운석에서 기계로 된 코드 같은게 쭉 뻗어온것이다. 허나 그것은 휴스턴이나 이반과 관련된게 아닌. 그저 우연이었을 뿐으로. 코드들이 하나 둘 빠른 속도로 뻗어지며 땅에 박히고 있었다. 빌딩쪽도 예외는 아니었고, 빌딩 곳곳에 코드들이 박히더니. 마치 와이어를 설치한것마냥 눈으로 보기에도 확연하게 운석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외부지역 다이스 전투 종료, 이벤트 상황 돌입) - 노아는 벤자민에게 공격을 명중시키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일단 타기라도 해야할테니 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것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깊어진 늪지대 때문에 코앞인데도 시간이 지체되었고. 그 사이를 끼어든 세이메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은 피할 수 있었으나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길이 막히고 말았다.
벤자민은 그 틈을 노리고 노아를 지나쳐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려 했으나, 밖에서 부터 코드 같은것이 들어와 박히느라 순간적으로 앞이 막히고 만다. 물론 피해서 지나갈 수 있지만,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체되어 노아에게 약간의 기회가 돌아왔다. 허나 상대는 둘이고, 공격을 명중시켜야만 계속 제지할 수 있을것이다.
엘리베이터의 입구가 막힌 것을 보아하면, 지나려 하면 시간이 꽤나 걸릴것 같았다. 말과는 달리 그걸 내뱉는 투는 가벼워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운석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으니, 이대로 노아를 저지하기만 한다면 임무는 성공일 것이다. 발차기가 빗나가 늪지대에 박혀있던 다리를 그대로 두고, 그것을 반대로 축 삼아 하반신을 강하게 지탱했다. 현재 바닥에 고꾸라져 쳐박혀 있는 이름모를 벙커의 조직원한테서 뺏었던 총을 소매 안쪽에서 꺼내, 노아의 어께죽지를 겨냥해 쐈다. 이것은 그의 움직임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 그 후에 총구를 머리 쪽으로 조정해, 다시금 방아쇠를 당겼었다.
그러나, 발포된 것은 단 한발. 불발 이후로도 몇 번의 빈 철컥거림이 들려오더니, 그는 이내 탄창이 빈 총을 대충 떨궈버린다.
철퇴가 부딪혔다. 분명 부딪혔지만 애초에 노린 것과는 다르다. 기계로 구성된 코드 같은 것이 뻗어나와서는 그 궤적에 놓인 철퇴를 튕겨낸 모양이었다. 누군가의 방해? 그러나 고갤 들었을 때 그는 그런 게 아님을 알았다, 저 운석에서부터 뻗어나온 것으로, 어떠한 구분도 없이 이곳저곳 땅에 박혀들고 있었으니, 안 그래도 떨어지는 중인데 땅에 박아넣은 코드로 뭔가 더 하는 게 목적인가 싶었다. 그러고 보면 운석은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었지.
"아무리 그래도 저걸 보고 있자니 어쩔 수가 없구만."
그제야 그는 럴러비아에게 무전을 시도했다.
"아 아가씨, 이거 떨어지는 거 맞는 건가? 그러면 슬슬 빠져나가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 먼저 벗어나도 상관은 없다며 말하는 무전소리에는 타닥 타닥.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간간히 섞여오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로운 시간은 짧다고 했던가. 철푸덕- 하고 무언가가 뒤에서 떨어진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했다면 전신이 새카맣게 되어있는 인간형태의 무언가가 보였을것이다. 처음에는 코난의 범인같은 모양새였으나, 비척 비척. 일어나면서 점점 몸에 붉은 문양이 떠오른다.
첫인상은 뭐랄까, 순수하게 저건 좀 위험하다. 라고 느껴졌다.
- "저건 위허 ㅁ-!!" [우-]
럴러비아의 다급한소리, 그리고짧은 단말마 비스므리한게 들리는가 싶더니 그것은 엄청난 속도로 이반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노리고 손을 뻗고 있었다. 어느샌가 코앞이다, 이대로 붙잡힌다면.
확실하게 위험하다는 경고가 몸속에 울려퍼진다. - 노아는 벤자민이 올라가는것만은 막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지에 모든 생각을 집중한 노아는 공격을 피하지 못했고. 세이메이의 총탄과, 벤자민의 아까와는 다른 화력이 그대로 직격해 순식간에 중상 이상의 데미지를 입고만다. 목숨의 위협이 가까이 다가오자, 몸은 투쟁의식을 불태운다 - 패시브 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