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당신이 가진 감정을 알기에 제법 발칙하게 굴어본다. 허용하는 범위가 있는 만큼 내어주는 것도 있기 마련이요, 재하 본디 그 내어줌의 범위를 협소하게 하였으나 취기는 오늘 밤을 몽중으로 인도하되 오로지 꿈이니 괜찮노라 속삭이고 부추겼다. 결국 예까지 온다. 아, 나의 본성 이리도 추악하고 잔악하니 어찌 애정 없던 삶으로 돌아가랴. 그 추악함마저 덮을 만치 애정이 깊으니 괜찮다. 당신이 웃음 터뜨리니 괜찮다. 쥐는만큼 내어주고자 하니 괜찮다. 그 연유 당연하다. 재하 당신을.
"네에, 상공. 상공의 것이어요."
-하기에. 당신을 안았던 팔 중에서 하나를 들어 가느다랗고 길쭉한 손가락으로 뺨을 쓸어주며 속삭인다. 당신의 것이노라, 누군가에게 주어진다 한들, 지금 당장은 당신의 것임은 변하지 아니하노라. 그러니 스스로 새긴 이름 사라지기 전에 당신에게 묻는다. 어찌해야 할지 속삭이면서 욕심이 무어냐 간교로이 묻는다. 조심스레 바닥에 몸 닿으면 새하얀 머리카락 바닥에 맞닿아 둥글게 곡선 긋다 이내 퍼진다. 팔 뻗어 목덜미 끌어안고 당긴다.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소리 취기에 젖어 달뜨고 몽롱하다.
"이 재하 상공의 욕망이렵디다. 나를 원하십니까? 그리하다면 나를 품으십시오. 나를 품어 당신을 완전케 하고, 그릇된 허물을 벗어 진정 비룡으로 거듭나 천사를 누리소서."
귀를 살짝 깨물곤 턱과 귀를 이어주는 부분에 한번, 뺨에 한번, 그리고 눈을 온전히 마주한 뒤 갈 곳 잃었던 다리로 허리 끌어안으며 입술 달싹였다.
"부디 어여삐 여겨주시어요."
입 맞추려 하였다. 재하 눈 가늘게 휜다. 뜨지 않은 달이 있을 창가 눈 굴려 쳐다본다. 달아, 네 없어 다행이로다. 모든 일은 어둠 속에서 있어야 하니, 만일 휘영청 떴더라면 네깟 것이 나를 지켜보았을 것이 아니더냐.
그러니 오늘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이다. 재하 조심히 눈 뜬 것은 소란 때문이었다. 밤이 지나 새벽이 다가오고, 새벽이 숨어 아침이 다가오면 당연히 청소요 갖가지 잡일로 기루 내부 분주함은 당연하다. 아침까지 보내는 날은 잦지만 이때까지 잠든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지끈거리며 반 박자 늦게 딸려오는 듯한 머리와 함께 일어설까 생각하던 중, 머리 짚을 적 느껴지는 허전함에 제 팔목 쳐다본다.
"……?"
분명 나, 외투 입고 있지 않았나? 그것보다 바닥이 이리도 포근하던가? 원래 천장이 이 색조였나? 본디 야월루의 최상층 구석자리에는 목조 침대 하나 있었는데, 그 목조 침대 천장을 빼닮은 것 같다. 눈을 찌푸릴 적 머잖아 그것이 착각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 재하는 눈을 굴렸다.
"인간들은 다 무력으로 올라오는게 아니었나?" "가끔은 아닌 날도 있어야지." "가끔이 아니라 유례가 없는 일 아닌가?" "꼭 그렇지만도 않네. 쯔쯔...이래서 어린 것들이란."
이라고 신선들의 대화가 나와용. 무림인들은 무력을 통해서 등선하기를 추구하는 집단이고, 실제로 등선한 인간들은 대부분이 무력으로 등선했다고 추측할 수 있어용.
인간의 등선 성공 확률을 통계적으로 따졌을 때 무력을 택하는게 왕도적이지만, 가끔 샛길을 찾아내는 유형이 있어용. 물론 무력으로 등선한 인간조차 기나긴 역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니, 인간이 샛길을 통해 등선할 확률은 그보다도 극악이라고 할 수 있어용. 하란이는 어릴 때 주운 무공비급이(무공비급 특성 비급가챠) 등용문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무공이라 상대적으로 무력이 약함에도 등용문 루트로 등선에 성공한 케이스에용. 무공비급 가챠에서 남해용왕비급을 뽑아도 등용문 루트로 갈 수 있어용. 다른 케이스는 아직 등장한 바가 없어용. 미사하란/스토리/예은낭자를 보면..
세상에 요괴들이 넘치는만큼, 강력한 요괴들도 있기 마련이오.
남환진군은 촉수...를 움찔거리며 말합니다.
- 그렇다고해서 마냥 강한 요괴를 대요괴라 부르지는 않소. 대요괴라 불리우는 조건은 오직 하나.
그가 약간 으스스하게 입을 엽니다.
- 선계에 도전할만한 힘이나 권능이 있는가. - 필마온은 단신으로 선계를 한 번 뒤집어 엎은 전적이 있고, 백면금모구미는 선계의 인물들까지 유혹하였소. 그 외에도 선계에 도전할만한 많은 대요괴들이 숨죽여 살고 있소만. 그 이유가 참으로 웃기다오.
그리고는 피식 웃습니다.
- 천마, 그 작자 때문에 대요괴들이 숨죽이며 살고 있소이다. 아직까지는 천마가 인세에 제법 관심을 주고 있으니 대요괴들이 날뛰지 않을테지만...
말끝이 흐려져갑니다.
- 글쎄. 천마가 하계에 신경을 조금이라도 덜 쓰게 되는 사건이라도 발생한다면 어찌될지 모를 일이오.
그도, 제 정인도.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은 달조차도 알지 못 했기에. 그저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보이지 않던 달이 저물고 해가 떠올라 날이 밝을 때까지.
"....."
반쯤 눈을 뜨자 그를 반긴것은, 술을 마시던 와중의 기억. 분명했던 중간까지의 기억이다. 무엇이었더라. 공자께서 들어와 술잔을 나누기 시작했고, 이야기가 물이 오르며 술잔을 나누는 속도도 빨라졌고... 그 다음은... 그래. 기억이 나긴 했다. 중간중간 페이지가 뜯겨버린듯 군데군데 비어버린 기억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빨라진 속도에 결국 둘 다 평소보다도 더 흥을 내버렸고, 술잔은 멈추지 않았고, 그리고... 공자가 내 무릎 위에 앉았었지..?
"...하..?"
그 다음 이어진 기억은, 너무나 짧지만 선명한 기억인지라 그만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반사적으로 그의 상체 역시 일으켜졌고. 언제 누웠는지 모를 푹신한 침대에, 어딘지 모르겠는 공간에, 내 겉옷은 또 어디갔는지. 너무나 급변해버린 주변 풍경에 당황하여 이리저리 눈 굴리다 결국 옆에 누워있는 이 발견했고.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재하 본디 심약한 면이 있어 평소에도 크게 당황하면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는 편이었지만 이번엔 그 궤를 달리한다. 굳다 못해 통나무가 되어버리고, 세상에 재하 혼자만 남겨진 듯 현실과 거리를 두려 들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은 새하얗게 물들어 의도적으로 기억을 밀어내려 애쓴다. 떠오르는 기억은 단편적이고, 취기가 가시는지 절절한 머리는 반박자 늦게 그걸 치우고자 다른 생각을 해내기를 몇 번. 기어이 욱신거림에 패배한다.
상스러운 욕설이 목을 타지 않은 것이 어찌나 다행인지. 어이를 상실한 듯 근처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 덕분에 재하는 이곳에 자신만 있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만일 욕이라도 했더라면 그대로 들었겠지. 몸을 일으키는지 부스럭대는 소리에도 차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
당신이 부를 적에 재하는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얼굴을 손으로 덮어 가릴 적, 이제야 옷의 감각이 온전히 느껴진다. 어깨까지 내려온 얇은 덧댐 옷, 그리고 풀어헤친 앞섶 사이로 들어오는 미묘하게 싸늘한 공기……. 지금껏 7년 전 전쟁 이후로 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
양물 되었구나!
내가 미쳤지, 아무리 생각해도 미쳤지, 기억나지 않아도 일단 여기 누웠단 사실 자체가 미쳤지!
"부, 르지, 마시어요……."
눈치가 있다면..!! 부끄러움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하곤 몸을 웅크리다 다시금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허리로 느껴지는 미묘한 통증 때문이다. 기억나지 않아도 세상은 늘 새로운 방법으로 재하 깨닫게 하니, 덮어가린 얼굴 사이로 부끄러움과 통증 섞여 자연스레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우, 우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소리를 뒤로 재하는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 생각했다. 이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가, 내가.. 내가, 내가…… 그러니까, 내가!! 뒷말을 생각지도 못하겠다. 생각만 해도 술김에 저지른 일이 떠오를 것만 같다. 손으로도 미처 가리지 못한 귀가 새빨갛고, 어둑어둑한 시야도 핑핑 돈다. 내가 진짜 미쳐! 속에서 울부짖는 소리 그대로 내보내지 않아 다행이다.
답이 돌아오지 않는동안 기억을 차츰차츰 더듬어봐도, 역시... 공자께서 무릎 위에 앉은 뒤가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문제가 있다면 기억을 떠올리는게 오히려 더 두려운 것일까. 모르는 것은 지독한 공포지만, 때로는 무지가 약이 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지금과 같은 짐작이 가는 무지라면 더더욱.
다행히도 제 정인은 깨어있었는지 그의 말에 대답해주었다. 물론, 엄청나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지만.
"...괜찮으십니까?"
정인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왔기에, 그는 잠시 고개를 숙여 제 정인 바라보았다. 그래봤자 이불 덮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걱정한 것과는 달리 크게 아픈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 자신의 짐작이 맞다면 저건 부끄러움 때문이었으니까... 온전히는 아니겠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그는 정인을 몇번 쓰다듬으며 속으로 한숨쉬었다. 내가, 내가 미쳤지. 그렇게 술 마구잡이로 들이키는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어쩌다가...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다는걸 알고는 있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나는... 하하. 이렇게까지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렸을적 할아버지 몰래 사고쳤을때 이후로 처음인가.
"만약 불편한 점이 있으시다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절 부르시길. 저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에게나, 정인에게나. 그는 아까 봐두었던 제 겉옷을, 어째서 침대 아래에 대충 널부러진채로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집어들고는 걸치며 이불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상의를 탈의한채로 바깥에 나가기는 매우, 매우 눈치가 보였으니. 제 정인에게 눈길을 한번 주고, 제 앞섬 여미며 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문에 기댄채 마른세수를 하며 생각했다. 다시는, 기억이 끊길 때까지 술 마시지 않아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