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717079>492 [그동안... 내가 뭐가 문제였는지 생각해봤어.] [또라이 기질도 좀 억제하려 해보고, 이것저것 수련도 해보려고 하고, 그러다 다 잘 안 되고.] [너한테 널 위해 뭔가 했다고 말하려 했는데, 뭔가 한 게 없으니까 연락하기가 힘들더라고. 아무리 염치 없는 나라도, 아무 것도 안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었거든.] [하지만 미안해. 그게 아니었던 거 같아. 앞으로는... 자주 이야기할게.] [어쨌든, 오늘은 나에게 가르침을 줄 지도 모를 사람을 찾았어.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뭔가 한거 같아.]
" 제가 아는 현준혁 군의 목표는 '헌터의 인식 개선'일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겠죠. UHN이라는 단체는 투왕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기보다 과거의 헨리 파웰이라는 구심점에 더더욱 집중하고 있지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
남은 한 모금의 차로 입을 축이며, 이오시카는 음흉한 미소를 짓습니다.
" 투왕. 그러니까, 13영웅의 말석 중 하나라 하더라도 평범한 헌터들에겐 쫓을 수 없는 벽과 다르지 않습니다. 넘지 못할 산을 보여주곤, 노력을 하며 넘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투왕은 구심점이 될 수는 있으나. 상징은 될 수 없습니다. "
상징성. 헨리 파웰이라는 존재가 왜 지금까지도 헌터들에게 기억되는가. 그것은 그가 최초의 헌터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 넘을 수 없는 벽을 보며 사람들은 경외를 표하고 우러러보거나, 아니면 그 발치에서 넘어져 넘을 수 없는 벽을 두고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벽 아래에서 서로간의 새로운 벽을 쌓고자 할 뿐입니다. 최초의 길드는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으나, 지금에 다달라선 길드라는 이름은 결국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가 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서, 헌터는 서로 완전히 규합할 수 없습니다. "
아카가미 이오시카는 현준혁에게 묻고 있습니다. 가디언과 같은 위치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헌터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그러니. 이후의 헌터들에게 어떤 벽을 보여줄 것인지.
" UHN은 새 시대의 헨리 파웰을 원합니다. 그가 헨리 파웰처럼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며 지키라는 것이 이야기가 아닙니다. 헨리 파웰처럼, 그들이 성장할 이유가 될 수 있는 모습. 말하자면... "
상징.
" UHN은 특별반에서 상징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헌터들이 따를 수 있는 상징. 모두에게 살아남아 자신을 위해 살아가라 말했던 헨리 파웰처럼.. 그들에게 새로운 문장을 남길 수 있는 이들을 바라겠지요. "
이오시타는 그 말을 뱉곤, 준혁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과연 그가 어떤 대답을 할지 고민하듯 말입니다.
>>327 의문의 편지가 날아갑니다. 한참을 날아든 편지는, 아주 짧은 일렁임과 함께 거대한 인영을 불러들입니다. 한 손에는 원시적인 작살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밧줄과 같은 것을 쥔 남성입니다. 키는 일행 중 가장 큰 키를 가진 이보다 머리 한 개는 더 큰 듯 보였고, 특히 얼굴에는 심상치 않은 삶을 살아왔단 흔적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 .... 그쪽? "
웨이그닐은 토고를 바라보며 가볍게 작살을 흔듭니다. 그만의 인사인 듯 보이는군요!
>>329 강산이 인사를 하자, 그들은 적당히 받아주긴 하지만 아직 어색한 모양이긴 합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강산에게는 친화력 관련 특성이 없네요!
토고는 제법 큰... 아니, 상당히 큰 모습과 원시적인 작살, 그리고 얼굴에 새겨진 삶의 흔적에 고개를 까딱거렸다. 용병을 이런 식으로 고용하는 것은 상당히 낯설지만 나중엔 이런 방식도 익숙해져야겠지. 토고는 딱봐도 느껴지는 포스와 강함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곤 악수의 의미로 손을 내민다. 저쪽에서 작살을 가볍게 흔들어 자신 나름대로 인사를 하지만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이니 최소한의 비즈니스 매너는 해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우선 내 소개부터 하자믄, 내는 토고 쇼코다. 오늘 형아야를 부른 이유는 내가 쪼매 급한 사정 때문에 자리를 떠야 하는디, 여 추가 공략을 진행해야 케서 말이다. 형아야가 내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가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
" 넘을 수 없는 벽을 바라보고 경외, 질투, 선망 하는 건 좋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와 같은 벽을 세우려는 자 들도 있겠죠. 하지만 결국 똑같은 벽을 세우면 제 2의 헨리 파웰 이라 불리지 않을까요? "
제 2 의 이것은 헌터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이다. 결국 헨리 파웰의 마이너 카피 취급 당할 것 이다 그 벽이 아무리 높고 견고하여도, 이전의 설계도를 흉내내는 것 이라면, 폄하되기 마련이다.
" 저는 제 1 을 원합니다. 건방지고 무모하게도 말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저의 목표가 UHN이 바라는것과 일치하네요 "
" 상징은 스스로가 상징이라 칭하여 상징이 되는 것이 아닌, 타인이 선망하고 동경하여 상징이 되는 것 인 만큼. 지금으로선 UHN이 내려주는 숙제를 차근차근 클리어하여 능력과 경험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선망과 동경도 늘어나겠죠. 그리고 한참 먼 미래지만, 특별반은 UHN으로 부터 독립하거나, 일정한 권리를 이임받아서, 길드화 하겠죠. "
" 그런 저희가 이후 다른 헌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영광입니다 "
많은 범죄자들을 물리치고 더 많은 게이트를 클리어 하며, 헌터들에게 좋은 영향을 부여하고 싶다.
>>330 대답.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빈센트는 고민을 이어갑니다. 자신의 작은 생각과 해답이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안심이 되었으면, 또한 그녀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그 어지러운 마음.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한 내용을 서툴게 써내려갑니다.
답장은 금새 오지 않습니다. 오늘도 힘들다거나, 그 문자를 보고 참고 있기라도 할까. 빈센트는 그런 생각과 함께 천천히 몸을 돌립니다. 아직 할 일이 있었고, 해야할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준비를 이어가던 중에 헌팅 네트워크는 하나의 연락을 빈센트에게 보여줍니다.
[ 줄곧, 사랑하고 있어요. ]
그 대답은 빈센트의 답에 대한 베로니카의 답입니다. 또한 빈센트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빈센트의 괴로움에, 자신이 위로할 수 없다는 마음 역시도 같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서툰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더 긴 대화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목적을 바라며, 또한 누군가는 목표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해내야만 하는 빈센트와, 그녀를 구속해 빈센트를 해내게 만들고 있는 UHN. 그 중간에서 베로니카가 더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야 할 것입니다.
>>331 심장이 깜찍하게 마사지를 받을 뻔 했다는 앙증맞은 이야기는 넘어가도록 합시다.
치료가 이어짐에 따라 길었던 가사 상태도 점점 풀려오는지 환자의 피부가 다시금 선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살아있음을 증명하듯, 거세게 박동하는 심장을 바라보며 윤학은 한숨 돌렸단 표정으로 개봉한 그의 가슴을 천천히 쓸어냅니다.
살의 포옹
마치 살들이 일어나 서로를 끌어안으려는 듯, 개복부위가 아물어갑니다.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수술을 마친 듯 합니다. 천운이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 ... 수고하셨습니다. "
윤학은 가볍게 여선의 어깨를 건들고 바깥으로 나갑니다.
>>333 카하노 기사단의 이야기를 찾는다. 그녀는 그 말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을 아는 듯. 조금은 슬픈 얼굴로 고갤 끄덕입니다.
" 카하노 기사단은... 한 번, 완전히 무너진 적이 있습니다. "
조용한 목소리로 그날의 참상을 되짚는 제니아의 말을 시윤은 가만히 들어갑니다. 거점으로 활동하던 마을에서 시작된 분쟁, 당대의 범죄자를 끌어모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던 사람들, 그리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쓰러졌던 기사단.
" 공연의 밤 사건. 기사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삼지 않고, 자신만의 지역을 개척하기 시작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지켜야 하는 이들의 배신, 그리고 그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이들. 심지어... 죽어버린 이들의 가는 길마저 급하게 몬스터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 급히 태워졌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카하노 기사단.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이야기의 한 줄로 남고 말았답니다. "
왜 지금의 기사도에 약자를 수호한다. 라는 그 내용이 없는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인 듯 싶습니다.
현대 마도의 이용과 발전은 전투장면 뿐만이 아닌 비각성자의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으른 마도사라면 누구나 침대 안에서 목이 마를 때 물을 만들어내 마셔보고, 미지근한 음료수를 덥히거나 식히며, 겨울이나 여름에도 쾌적하게 지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상 장면의 마도는 이처럼 편리함을 선사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개인의 보신부터 환경에 대한 적응도, 유흥의 목적으로도 마도는 활용된다.
어떠한 기술은 그 자체로 우리의 역사에 큰 상징이다. 예를 들어 문자의 경우, 소수들만이 독점하는 기술이었으나 점차 보편적인 기술로 확산되었으며 그에 따른 이점을 누릴수 있었다. 사회상이 발전함에 따라 더 높은 기능을 수행하는 인구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생기고, 결국 모두에게 기초적인 자원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상징적인 기술은 그 자체로 역동적이고 보편적이다. 문자와 마도의 역동을 살펴보면 그 둘이 닮은 부분이 있는 서로 다른 상징임을 알 수 있고, 비슷한 역동을 보여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일상의 마도 발전은, 의념각성자들만의 고유한 기술이라 여겨진 부분이 점차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걷고 있고, 이는 우리 시대의 요구에 따라 더 다양한 방면에서 일상에 스며들 것이며 기초적인 기술로 나아갈 것이다. 현대의 기술적인 한계, 또는 마도의 발전 단계가 낮기 때문에 등 여러가지 요인이 마도의 보편화의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언젠가 대부분의 인류가 마도를 다룰 수 있어질 것이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금 우리의 삶은 커다란 도약을 이루어낼 것이다.
[...고마워. 또 연락할게.] [그리고... 자세한 사항은 말 못하지만, 엄청 위험하지만... 그만큼 큰 건을 하나 잡았어.] [내가 죽는 것까지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하지만, 널 거기서 당장 빼낼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건이야.] [날 위해서라면, 너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 그렇기에, 나도...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일 정도는 맡아야지.] [아무튼... 잘 할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기지개를 쭉 펴며 교신을 종료한다.
이제 남은 건, 의뢰가 들어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는 것뿐. # 통신을 종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