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1 사랑. 알렌에게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단어는 단 하나로 귀결됩니다. 썩은 빵과 온전한 빵이 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온전한 빵을 내밀며 썩은 빵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불만이라는 것을 가지지 않을 만큼 당연한 것. 그에게 받아온 것을 돌려주고자 손을 뻗는 것을 알렌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규정했습니다.
카티야 지마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상한 음식을 내어준 식당의 인물에게 불만을 말하지 않지만 그것을 먹은 이들에게 약을 내어주는 사람. 썩은 빵을 숨기는 자신에게, 그것을 뺏어 온전한 빵을 쥐여주지 않고 따뜻한 빵도 같이 내미는 사람. 그 결과로 자신이 굶는다 하더라도 웃으며 받아들이는 사람. 주린 배를 참으면서도 썩은 빵이 아니라, 따뜻한 빵을 먹는 것에 기뻐하는 사람. 평범하지 않은, 바보같은 사람.
그런 바보가 돌아왔습니다. 그런 바보는 여전하다는 듯이 사람들의 웃음을 바라고 살고 있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서로를 묶어 가족이라 규정한 곳에서 어른을 표현하면서, 그들의 하루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단지 쫓아가기 바빴던 알렌은 그 순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왜 그녀를 좋아하는지,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서야, 나는.
달리지 않더라도 괜찮구나. 되려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그녀는 그 곳에 있으니까.
나는 다시 그녀를 쫓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나. 라고 스스로 안심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두려웠습니다. 그녀가 죽음을 바랐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요. 자신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던 채로, 기억 속의 자신으로 남기 위해 죽여달라고 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만약 내달려 도착한 알렌에게 누군가가 '가장 기억에 남은 이가 있느냐'고 물었다면 알렌은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저는, 카티야 지마라는 한 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요. 아무리 자신이 쫓아가더라도 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요.
그래서 감정을 뱉어냅니다. 숨겨놨던 추악한 감정들도, 발을 붙잡아 비는 마음들을 뱉어냅니다.
" ...... "
고개 숙인 알렌을 바라보던 메리는 천천히 걸음을 내딛습니다. 숨을 쉴 수도 없는지. 그 공포에 질린 것인지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끌어안은 그녀에게 다가간 메리는 천천히 그녀의 입 속에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습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카티야를 바라본 알렌은, 발악하듯 순식간에 검을 꺼내들어 휘두르지만 순식간에 나타는 살덩어리의 거인이 알렌을 짓밟습니다. 움직이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는 카티야를 바라보면서 알렌은 소리를 지릅니다. 날 것의, 그런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말입니다.
곧 버둥거리던 카티야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떨어집니다. 살덩어리 거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알렌은 카티야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검마저 내던져버린 채로 메리의 목을 붙잡습니다.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조르려 하면서, 머리에 쏠린 분노를 토해냅니다.
" 죽일 수 있나요? "
그러나 그런 행동에도 메리는 얼마든지 더 해보라는 듯, 뇌쇄적인 목선을 드러낸 체 알렌을 바라봅니다. 붉은 바다를 담은 눈동자가 알렌을 바라보다가, 곧 그의 뺨을 후려칩니다. 얼얼한 고통에 의해 겨우 정신을 차리곤 알렌은 급히 손을 떼어냅니다. 불쾌한 표정으로 메리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여하간 남자들이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꼭 날 죽이려 하더라요? "
뭐. 그래도, 하고. 이야기를 잠시 끊은 메리는 기분 나쁘다는 듯 몸을 돌립니다.
" 됐어요. 하긴. 바보들이 뭘 알기나 하겠어요. 참 나. "
곧, 카티야의 입에서 검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 적어도 당분간은, 죽은 심장의 태아가 장난을 치진 못 할 거예요. 그래도 영원한 것도 아니고 난 이후에는 연장해줄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 기간동안 행복하게 살던 말던, 사랑의 도피라도 떠나던 그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
알았나요? 하고 부루퉁한 표정으로 메리가 걸음을 내딛자 주위의 풍경은 천천히 교실의 풍경으로 돌아옵니다. 급히 알렌은 카티야를 향해 다가갑니다. 고통스럽던 호흡도, 이상한 박동을 뛰던 심장도 지금은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따뜻한 피를 가진 아이의 피부처럼. 혈색이 피부에 선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카티야 지마의 상태가 호전됩니다! 일정 기간 동안, 죽은 심장의 태아는 카티야 지마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현대 마도의 이용과 발전은 전투장면 뿐만이 아닌 비각성자의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으른 마도사라면 누구나 침대 안에서 목이 마를 때 물을 만들어내 마셔보고, 미지근한 음료수를 덥히거나 식히며, 겨울이나 여름에도 쾌적하게 지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상 장면의 마도는 이처럼 편리함을 선사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개인의 보신부터 환경에 대한 적응도, 유흥의 목적으로도 마도는 활용된다.
어떠한 기술은 그 자체로 우리의 역사에 큰 상징이다. 예를 들어 문자의 경우, 소수들만이 독점하는 기술이었으나 점차 보편적인 기술로 확산되었으며 그에 따른 이점을 누릴수 있었다. 사회상이 발전함에 따라 더 높은 기능을 수행하는 인구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생기고, 결국 모두에게 기초적인 자원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상징적인 기술은 그 자체로 역동적이고 보편적이다. 문자와 마도의 역동을 살펴보면 그 둘이 닮은 부분이 있는 서로 다른 상징임을 알 수 있고, 비슷한 역동을 보여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일상의 마도 발전은, 의념각성자들만의 고유한 기술이라 여겨진 부분이 점차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걷고 있고, 이는 우리 시대의 요구에 따라 더 다양한 방면에서 일상에 스며들 것이며 기초적인 기술로 나아갈 것이다. 현대의 기술적인 한계, 또는 마도의 발전 단계가 낮기 때문에 등 여러가지 요인이 마도의 보편화의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언젠가 대부분의 인류가 마도를 다룰 수 있어질 것이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금 우리의 삶은 커다란 도약을 이루어낼 것이다.
" 그는... 유럽의 기사라는 존재가 생겼을 때부터 존재했던 기사 중 하나에요. 수많은 기사들이 각자의 사명을 쫓던 것처럼 그는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희망을 나눌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찾는다. 는 목표로 유럽 전역을 방랑하던 기사였죠. "
하지만.. 하고 침음을 내뱉은 제니아 기사단장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돈 지오는 벌써 25년이 넘는 시간을 활동하지 않던 기사에요. 아주 오래된 기사이지만.. 갑작스럽게 존재를 감췄던 것도 이상했는데. 그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니...... "
>>449 로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로카 바니예르의 이사벨라 클라크의 호감도가 '약한 호감'으로 변경됩니다!
>>463 쾅!!!
그 행동에 분노가 담긴 것은 왜일까요. 역시 어색합니다. 조금의 말을 높이는 것도, 그가 어떤 이유로 자신을 그렇게 대답했을지 생각하는 것도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단한 사람. 자신의 길을 관철해 나아가는 사람에게 받은 인정은 정말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틀렸다고 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걸 인정하기라도 하면, 자신을 믿어준 권왕을... 욕보이는 느낌이었으니까요.
" 거 참. "
흉선은 머리를 박은 오현을 바라보다가 말합니다.
" 일어나. "
그 말에도 머리를 박고 있던 오현에게, 그는 소리를 지르듯 목소리를 높힙니다.
" 일어나!!! "
뇌를 흔드는 것 같은 소리에 겨우 일어난 오현을 바라보면서, 흉선은 천천히 검을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