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24084> [1:1/이능물/건볼트 기반] 매일매일 빨간날 :: 80

레이주 ◆LcYJQ58AHg

2023-01-09 21:41:56 - 2023-01-30 22:34:41

0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1:41:56

*어장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기반 1:1 스레입니다.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기반 스레 위키 https://bit.ly/3piLMMY


비슷한듯 안 비슷한 듀오의 어찌될지 모를 이야기
이전의 난리법석 가득한 삶에서 벗어났지만 근데 이제 뭐함?


>>1 레이먼드
>>2 아마데우스

1 레이주 ◆LcYJQ58AHg (5WeZQHVCzA)

2023-01-09 (모두 수고..) 21:56:56

기반 스레 위키 문서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0%88%EC%9D%B4%EB%A8%BC%EB%93%9C%20%EB%82%98%EC%9D%B4%EB%B2%A8

이름: 레이먼드 나이벨

나이: 29세

성별: 남성

외모: https://picrew.me/share?cd=hk0CM3xGcp, https://picrew.me/image_maker/10948
갈색 곱슬머리에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상당히 평균적인 신장과 체구를 지닌 남성.
다만 손은 거친 일을 많이 겪은 듯 흉터 투성이에, 양 다리와 등에도 화상 흉터가 있다.
거의 웬만해선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며, 흉터 자국을 가리기 위해서 옷은 좀 두텁게 입는 편. 드러난 손도 항상 붕대 등으로 감아뒀는데, 자주 갈지는 않는지 항상 핏자국이 남아 있다.

성격: 그때그때를 즐기며 살고, 미래를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는 성격. 경솔해보일수도 있고, 결단력 있어 보일수도 있다.
장난기도 있고 종잡을 수 없으나, 가끔씩은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과거 때문에 가끔가다 불안정한 모습도 보이나, 이제 기본적으론 목숨을 내던지려는 것 보단 '이왕 받은 삶을 즐기는'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세븐스 능력: 아드레날린 러시.
극한의 상황일수록 더 정도가 강해지는 일시적인 신체 강화 능력.
인지능력과 사고속도를 증폭시키고, 근육과 심폐기능을 증진시켜 평범한 인간의 선을 넘어선 신체능력을 구사함과 동시에 사용 중에 마치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감각도 불러일으킨다.
다만 신체를 억지로 강화시키는 것인지, 사용할때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겪는다.
장시간 지속 시 가벼운 현기증부터 시작해 탈진, 내출혈, 발작, 근육 파열, 심장기능 이상 등의 위험한 정도까지 부작용을 겪는다. 특별한 의료적 조치 없이 한계까지 무리하면 사망에 이를수도 있다.

기타:
한때 취미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특기는 목숨 걸고 도박하기인, 마치 빨리 죽고 싶어 환장한 것 처럼 살았던 남자.
일부러 몸에 안좋은 약품 같은것을 찾아서 복용하진 않지만, 그만큼이나 위험한 스릴을 즐기는게 낙이다.
그나마 안정적이고 도움이 되며,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을만한 취미는 파쿠르. 제발 그정도 선에서 멈추라는 소리도 자주 듣었었다.
이 또한 PTSD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행했으나, 재미붙인 건 가끔 요즘도 한다고.

무기는 주로 빠른 연사가 가능하고 가벼운 총기류를 선호한다. 자기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탄환을 뱉어내는게 좋다나.
사실 한손으로 사용이 용이한 총기면 거의 다 쓴다. 물론 정조준과는 거리가 멀다.
이후, 사실은 평범한 돌격 소총을 선호하는것으로 밝혀짐. 일부러 자신의 성향과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을 과거와 거리가 있는 이미지 메이킹 삼아 주로 사용한다고 밝힘.

상기한 능력의 부작용과 평소 행실 덕에 의무실에 상당히 자주 실려온다. 하지만 보통 자의로는 찾아오지 않는 편. '주사가 무섭다'는 유치한 이유를 농담삼아 핑계로 대며 피한다.
다만 정말로 무서워한다기보단, 삶에 대한 적은 의지 때문에 그래왔었으며 최근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에델바이스에 들어오기 전에는 가디언즈의 행동에 대항하는 조직에 소속되어 타격 팀의 팀장으로 활동.
U.P.G 정권이 들어서기 전 군인들 특유의 복장이나 장비, 전술 등에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에델바이스로서의 혁명이 끝난 이후의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한동안 느긋하게 살겠다고 다짐 중.

2 아마데우스 타루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07:57

기반 스레 위키 문서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5%84%EB%A7%88%EB%8D%B0%EC%9A%B0%EC%8A%A4%20%ED%83%80%EB%A3%A8

이름: 아마데우스 타루(amadeus tarrou)

나이: 30세

성별: 여성

외모: https://picrew.me/image_maker/42963

보라색의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실눈의 여인. 머리는 높게 올려 묶었음에도 허리 끝까지 내려온다. 특이하게도 앞머리보다 옆머리의 길이가 짧다. 머리에는 바보털 한 가닥이 있는데 무슨 짓을 해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한다. 눈썹은 팔자로 쳐져있고 눈을 지긋이 감고 있지만 눈을 뜨면 가늘고 길게 위로 째진 눈매다. 홍채의 색은 흰색. 그래도 흰자와 검은자의 구분은 된다. 본인은 이걸 가지고 마안이라는 드립을 치는 등 콤플렉스는 아닌 모양. 키는 182cm 정도이며 몸은 말라보이지만 꽤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있다. 여담으로 아스팔트 껌딱지. 흉부가 매우 빈약해 남성으로 오해받는 일이 잦다.

언제나 검은 정장을 입지만 신발은 워커를 신는 등 격식에 그리 연연하진 않는 듯 하다. 입가의 점에 대해서는 유명 배우와 같은 곳에 점이 있다며 자랑으로 여긴다. 안경을 쓰고 있긴 하지만 멋내기용에 지나지 않는 듯.

성격: 늘 예의바르고 나긋나긋한 말투를 쓴다. 원래 집사였나 싶을 정도로 남을 챙기는 걸 좋아하고 아이들에겐 더욱 더 친절하다. 놀라운 점은 이것이 가식이나 위선이 아닌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것. 너무 다정해서 사심이 있는 것으로 오해 받는 일도 많다. 남을 돕는 것을 삶의 보람이라 여기며 언젠가 반드시 인류가 한 치의 증오도 남기지 않고 모두를 사랑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 이상주의자이기도 하다. 약간 4차원 기질이 있는듯. 모두에게 존댓말을 쓰며 왠지 혼잣말을 하는 일이 잦아 모르는 사람들에겐 종종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세븐스 능력: Let It Bleed(피 흘리게 놔둬)

자신의 피로 검과 창같은 냉병기를 만들어내는 능력. 보통 삼국지의 장비가 사용한 장팔사모같은 장창을 구현해내며 가끔 채찍이나 단검도 만들어낸다. 만들어낸 무기는 양도가 가능하지만 사용자 본인의 실력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며 아마데우스의 몸에서 떨어지면 강도도 급격히 떨어져나간다. 한번에 한 개 이상 무기를 만들어낼 수 없으며, 예를들어 창을 만든 상태에서 단검을 만들고 싶다면 창을 거두고 단검을 새로 만들어야한다. 무기의 크기는 흘리는 피의 양으로 결정되며, 무기를 거둘땐 원상태(혈액)로 되돌려 피를 흘린 곳으로 집어넣는다. 무기가 클 수록 시간도 꽤 잡아먹는다. 강도의 경우 많은 피를 압축해 만들수록 더욱 단단해진다. 평소엔 보통의 창과 칼의 강도로 만든다.

기타: 이름인 아마데우스는 남성의 이름으로 쓰이지만 본인은 여성이다. 본인은 이에 대해 부모님이 아들을 바라셔서 그랬나? 라고 넘긴다. 사실 가명일지도 모른다. 문짝만한 키에 재빠른 몸놀림과 뛰어난 근력을 가졌으나 은근히 허우적댄다.

애칭은 아마데. 이름이 길어서 성인 타루로 불리는 것을 선호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라면. 그냥 면 종류면 다 좋아하는 듯. 다만 쓴 것에는 약해 다크 초콜릿은 입에도 못 댄다.

왠지 남성으로 오해받는 걸 즐기는 듯. 남성인 척 하다 정체를 밝히는 장난을 매우 좋아한다. 목소리도 중저음이라 오해사기 딱 좋은 인물. 어린아이들은 첫만남부터 그녀를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여담으로 혈액형은 O형. 모두에게 나눠줄 수 있는 피라고 자랑스러워 한다.

록 음악 매니아로, 종종 흥에 겨워 에어드럼이든 에어기타든 신명나게 뭔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작 다룰 줄 아는 악기는 없으며 그냥 악기를 다루는데 재능이 없다. 이름이 아마데우스임에도 음악에 재능이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 그래도 트라이앵글 정도는 연주할 수 있다며 합리화하곤 한다.

과거에 대해 말해달라면 아버지가 있었고 어머니가 있었다는 이야기만 해줬다. 그냥 알려주기도 싫고 생각하기도 싫은 모양이었던듯. 과거는 과거일뿐이라며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왠지 가족이 언급되면 주제를 돌리려고 했었다. 지금은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져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되었기에(여전히 부담스러워 하지만) 이야기는 짧게나마 해준다.

에델바이스의 혁명이 끝난 뒤, 새로운 꿈을 가지고 이루고자 준비하는 중이다.

3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09:32

오예! 드디어 안착!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4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10:58

하하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머리에 붙은 불가사리를 뗀다)

5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12:55

양쪽 다 혐생 때문에 빨리빨리 잇기 어려울테니 슬로우하게 서로 좀... 여유롭게 해보고 그럽시다
그런데 일대일이라는게 첨이다보니 이거 맨 처음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하하 하여간 대책이 읎어

6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16:33

굵고 짧게! 가 아니라 얇고 길게! 가도록 해요 우리는 혐생이 있으니까... 여유롭게! 천천히!

일대일 으아아 떨려 아마데가 또 죽빵을 날리면 안되는데(?:

7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18:27

그때 그 사건... 그거 빌미삼아서 '아이고오오 그때 맞은 광대뼈가 또 이렇게 아프네ㅔㅔㅔㅔ' 하고 엄살부려서 원하는걸 얻어내려 할지도...

여튼 그러면 본편 끝난 이후에 뭘 하고 있을지부터 생각해 볼까요?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둘 사이는... 그간에 진전이 있었을지 아닐지도 좀 생각해보고요.

8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21:59

아마데: (시선 피함)

아마데는 뭘 하고 있으려나... 왠지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지 않으려나 싶어요. 새로운 취미가 도시락 만들기 내지 요리였으니까...

으음... 둘의 사이라, 아마데는 레이를 재밌는 사람! 내친구! 즈음으로 생각할 것 같네요. 레이는 어떨까요?

9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36:37

의외로 조심스런 면모가 있어서 아마데에 대해선 '특이하지만, 신기한 사람. 이상하게 죽이 좀 맞기는 한데... 아직도 여자라는게 좀 안 믿기는 친구' 정도일거 같군요!

10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40:02

>>아직도 여자라는게 좀 안 믿기는 친구<<

아마데... 눈 감아... 지대안습...

그나저나 레이... 정 갈 곳이 없다면 아마데와 살아도 됩니다... 입혀줄 순 없어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비바람 피할 곳은 줄 수 있어요(레이주: 누가 갈 곳이 없대요

11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43:24

혹시 벌써부터 막 같은 방 같은 침대 그렇게 에스컬레이트 해버리는건 아니겠죠?
뭐 그런거 없이 각방이라면 아마 괜찮을지도...

그럼 아마데랑 같이 산다면 그렇게 같이 사는게 결정되기 전 한 몇주동안 노숙하고 살았다는 설정을 한번 넣어봐야겠군요 후후

12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45:10

엄멈머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당연히 각방이죠 어흑흑... 거기다 만약 같이 산다면 복층이라 위에는 레이가 살고 밑에는 아마데가 산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왜 노숙을 해요~~~!!!!! 아 삼촌~~!!!!!!

13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2:49:33

레이먼드는 현재 부잣집 아가씨댁 옥탑방에 세들어 사는거군요(아님)

그것은... 갈 데가 없음 + 사유재산도 없음 + 그나마 가진건 짐짝들이랑 팔아치우고 남은 최소한의 무기들 뿐이라 넝마주이라도 하면서 먹고살아야 하기에 그만...

14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2:57:00

이건 뭐... 거의 냥줍이군요...(아님)

그럼 아마데가 같이 살자고 안했으면 계속 노숙 했을거란 얘기...? 오마이갓... 삼촌 진짜 어쩌려고 이러세요(미역으로 찰싹)

15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03:02

이전에 한번 지나가듯 말했던 것 처럼... 총기를 든 부랑자들과 가디언즈 잔존 병력이라던가와 사투를 하면서 이것저것 돈될만한거나 무기 같은거 주워다 팔아넘기고
어디 굴다리 밑 같은 데 아지트 삼아서 노숙하고 있었겠지요 그 돈으로

그러면서도 남한테 손벌리는건 싫어해서 아지트 열심히 꾸려서 거기서 암호화폐 채굴하고 있다던가(?)

여튼 그래서 한동안은 거진 거지꼴이었을겁니다

16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06:18

이러다 아마데가 처음에 레이 못알아보는거 아니냐고요... 삼촌 어째서 평화가 찾아왔는데 평화롭지 모태

와중에 암호화폐 채굴로 돈벌이는 하고 있었군요... 아마데가 주워오면 눈물의 빠에야부터 먹여야겠습니다... 삼촌은 이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존재인 것인가...

17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11:15

태어나서 총 쏘는 것 외에는 밥 벌어먹을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그런 세상이다보니(눈물)

여튼... 레이먼드는 그러면 아마데 집에 얹혀 사는 현직 백수인걸로...

18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18:21

으흑흑 세상이 너무 가혹하다... 삼촌 지금이라도 대학 가서 기술 배우자(???)

그렇게 아마데는 반려 친구를 데리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

19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19:57

과연 반려친구가 될 것인지 아님 진짜 반려가 될 것인지는... 며느리도 모르지만!

여튼 본격적인 일상은 어떻게 할까요? 천천히 시작해볼까요?

20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23:09

반려가 된다면 처형 프란시스카와 면접을 봐야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장의 일도 아니니 천천히 생각해보는걸로!

천천히 시작해보도록 해요~ 물론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좀 밝을때에?

21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24:40

그러면 내일쯤? 오시면 한번 시작해보죠!
아마 저녁때가 될거같긴 한데...

22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25:44

좋습니다! 렛츠기릿!

저도 저녁때에야 시간이 될듯하네요

23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27:58

그러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과연... 우당탕쿵탕 하는 일상 개그물이 될 것인가...
혹은 남녀가 같은 집에 살아가는 러브코미디가 될 것인가...

는 그때 가서 보는걸로!

24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31:45

이 일상은 여러분의 태도에 따라 개그물이 될 수도 있고 로코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는 그때 가서! 오라오라!

25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33:37

하핫 관전하시는 관중들의 반응이 궁금하겠군요

26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37:46

그럴땐 대충 빠밤빰! 하는 효과음과 함께 씩 웃으면 만사 오케이입니다(아님)

27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40:22

빠밤빰!

여튼 오늘은 슬슬 자야겠군요 시간도 늦었고...

참 미리 좀 양해를 구해두자면... 저도 제가 언제 뻗어버릴지 모르니 시간 좀 늦었다 싶거나 하면 기다리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보통 다음날 도게자를 하며 잤어... 하고 찾아올테니...

28 아마데주 ◆hwI9Ie7vX2 (9czmueRvi6)

2023-01-09 (모두 수고..) 23:40:57

상관 없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즐겨주시지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레이주!

29 레이주 ◆LcYJQ58AHg (tu0IpsyrNo)

2023-01-09 (모두 수고..) 23:42:54

안녕히... 주무세요!

30 아마데주 ◆hwI9Ie7vX2 (Ko.6EV.a0w)

2023-01-10 (FIRE!) 19:36:22

갱신!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레이는 아보카도를 자를때 씨도 같이 잘라버릴 수 있을 것인가?

31 레이주 ◆LcYJQ58AHg (lhmKOCXujM)

2023-01-10 (FIRE!) 21:28:43

저도 갱신!

아마... 보검이나 능력을 써야 그런 짓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32 아마데주 ◆hwI9Ie7vX2 (Ko.6EV.a0w)

2023-01-10 (FIRE!) 21:43:56

안녕하세요 레이주!

참고로 아마데는 맨손으로 가능합니다

33 레이주 ◆LcYJQ58AHg (lhmKOCXujM)

2023-01-10 (FIRE!) 21:59:52

반갑습니다!

아보카도 씨를... 맨손으로...
자칫 말 안들으면 아주 큰일이 나겠군요

34 아마데주 ◆hwI9Ie7vX2 (Ko.6EV.a0w)

2023-01-10 (FIRE!) 22:14:13

아마데는 이게 가능하니 레이는 설거지를 꼬박꼬박 해놓길 바랍니다(네???

35 레이주 ◆LcYJQ58AHg (lhmKOCXujM)

2023-01-10 (FIRE!) 22:49:08

아드레날린 러시 키고 설거지를 해야 하는 셋방살이의 슬픔...

36 아마데주 ◆hwI9Ie7vX2 (Ko.6EV.a0w)

2023-01-10 (FIRE!) 23:05:56

떽! 몸 갈아가며 집안일 하면 아마데가 이놈합니다 이놈!

37 레이주 ◆LcYJQ58AHg (lhmKOCXujM)

2023-01-10 (FIRE!) 23:40:28

잠깐잠깐 켰다가 껐다가 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으억 딴짓하면서 잠깐 보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38 아마데주 ◆hwI9Ie7vX2 (Ko.6EV.a0w)

2023-01-10 (FIRE!) 23:59:11

아마데: 안돼요!(단호!)

이제 곧 자정!

39 레이주 ◆LcYJQ58AHg (XrzQAG/bTY)

2023-01-11 (水) 00:00:03

그러면 첫 단추... 어떻게 시작할지만 적당히 정해둘까요?

40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05:25

그럽시다! 그럼 시작은 어떻게 해야할까... 노숙하는 레이를 우연히 발견한 아마데...? 아예 처음부터 같이 살게된 시츄에이션?

41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07:52

그나저나 아마데는 일이 끝났으면 고향인 스페인으로 갔을텐데 어떻게 만났다고 해야하지... 스페인으로 가기 전 돈을 벌어두려고 아지트 근처 식당에서 일했다가 우연히 마주쳤다! 고 해야할까...

42 레이주 ◆LcYJQ58AHg (XrzQAG/bTY)

2023-01-11 (水) 00:15:01

으음... 아마 레이는 동유럽 쪽에서 넝마를 줍고 다녔을거 같긴 한데...
아님 넝마 주워서 모은 돈으로 그쪽 동네를 탈출해서 스페인까지 흘러들어갔다고 하는건 어떨까요?

43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19:42

오... 그럼 아마데 좀 놀라겠네요... 분명 연락하고 지내요! 하고 헤어진 친구가 스페인 길바닥에서 노숙을... 하지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44 레이주 ◆LcYJQ58AHg (XrzQAG/bTY)

2023-01-11 (水) 00:26:34

스페인쯤 와서 모아둔 돈이 떨어지고 만 노숙자(무장함)이 되어버린...
환란의 시대니 괜찮...겠죠?

45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28:36

괜찮...고 말고요! 환란한 시대니깐...! 그리고 그걸 보며 장 봐온 물건들 와장창 떨구는 아마데... 사실 아마데가 본명 안말해줬으니 레이도 얘가 왜 여기 있나 싶지 않을런지...

46 레이주 ◆LcYJQ58AHg (XrzQAG/bTY)

2023-01-11 (水) 00:30:51

아마 '내가 헛것을 봤나' 싶을지도...
그러면 시점인 노숙중인 레이를 아마데가 발견하게 되는 걸로 해볼까요?

47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33:37

좋습니다! 대신 시간이 늦었으니 일상은 날이 밝고 나서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48 아마데주 ◆hwI9Ie7vX2 (ishHGjtZuo)

2023-01-11 (水) 00:37:05

아, 아니면 제가 선레를 쓸테니까 레이주가 시간 날때 이어주시는건 어떨까요?

49 레이주 ◆LcYJQ58AHg (XrzQAG/bTY)

2023-01-11 (水) 21:07:28

으아아악 어 어느새 또 이런 시간이

그렇게 해 주신다면... 열과 성의를 다해서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지꼴이 되어있는 레이먼드를 발견하는 그런걸로... 아무쪼록...

50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djTVqJvLHs)

2023-01-12 (거의 끝나감) 15:09:42

아마데우스는 모든 일이 끝난 뒤, 잠시 아지트 근처의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었다. 그리고 돈이 좀 모였다 싶었을때 고향인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어릴 적 꿈 중에 하나인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기' 를 무려 16년 동안 이뤘으니 이제 슬슬 고향에 돌아갈 때가 된 것이다. 그녀는 본가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다른 동네에 자리 잡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본가에서도 아마데우스를 보고 싶어하지 않았으니 쌤쌤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어느 한 마을의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되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가 이어졌다. 그러나 아마데우스는 그런 일상이 좋았다. 자신의 손에 무기가 들려있지 않고, 피가 묻지 않는 일상이 이어져서 정말 좋았다. 하지만 이따금씩 함께 혁명에 임했던 동료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누구는 짝을 지어 나갔고, 다른 누구는 홀로 길을 떠났다. 아마데우스는 아지트가 있던 마을을 떠나며 종종 연락 하고 지내자며 손을 흔들었지만 아직 연락을 시도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녀도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세상은 의외로 좁고 좁으니 인연이 이어져있다면 반드시 재회하게 되리란 법칙은 알고 있었다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뜬금없이 만나게 될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아마데우스는 일이 없는 날 시장에서 장을 봐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종이봉투의 밑이 뜯어져 물건들이 이리저리 굴러가버리는 바람에 줍느라 정신이 팔려있던 그녀는 어느샌가 굴다리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굴다리에 굴러간 것이 그날 요리에 꼭 필요한 양파가 아니었더라면 아마데우스도 그냥 등을 돌렸을테지만, 굴다리에서 잠든 노숙인의 존재는 그녀를 굴다리 안으로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노숙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괜찮냐며 손을 뻗은 그녀는 얼마 안 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레이먼드...?!"

노숙인의 정체는 그녀와 함께 혁명에 임했던 에델바이스의 일원인 레이먼드 나이벨이었다.

//
올려늫고 갑니다~~ 괜찮을때 이어주세요!!

51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eWd9Hk4Dpk)

2023-01-12 (거의 끝나감) 19:36:38

내 꼴 한번 보라지. 이가 다 나간 면도기로 수염을 깎으며 매일 아침을 파상풍과 싸우면서도 똑바로 면도도 못 하고 있지 않나.
수천 달러가 넘는 비싼 장비들을 다루다가도, 지금은 내 몸뚱아리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기들밖에 없고 걸친 것도 방탄 장비는 커녕 바람도 못 막아주는 거적때기들 뿐이다.

물론 처음부터 대충 예상은 했던 말로다. 혁명에 참여해 목숨을 걸고 싸운 이가 먹을 것 하나 구하지 못해, 객지에서 이렇게 아사하다니 참 우스운 일이다.

처음엔 혁명이 성공한다면, 혁명 이후에 군사 조직들을 이끌거나, 훈련을 시키는 그런 자리를 예상해본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그것이 끝난 이후에는 더이상 나와 같은 군인들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길 바랬다.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이미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어느 도시로 가 숨어살길 택했다.

하지만 그곳은 여전히 지옥이었다. 피난하지 못한 이들, 폐허를 뒤지며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무기를 들고 다른 이들이 가진 걸 빼앗으려는 이들. 그 셋이 한데 뒤섞여 아비규환을 이루는 곳이었다. 나는 결국 다시 총을 들어야만 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심플하다. 의뢰도 받고, 돈도 모으고. 모은 돈은 사람들 피난하는데 지원하고, 마침내 나 자신의 피신에도 사용하고. 이후 그 지옥같은 도사를 탈출해, 여기 저기 나라를 건너가서...

마침내, 대륙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스페인으로 와서, 어딘지도 모를 마을로 흘러들어와 이렇게 아무도 찾지 않을 굴다리 밑에 숨어 살고 있다.

그간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채.
혁명 이후 떠난 뒤로, 나는 단 한명도 당시 동료였던 이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래. 그 이후로는 지금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다.

"...오랜만인데, 내 꼴이 지금 말이 아니군."

아마데우스 타루. 나와 같은 목적으로 행동했던 전 동료.
그, 아니 그녀라고 강조해야 할지. 어찌되었든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52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94beklym1I)

2023-01-12 (거의 끝나감) 21:59:23

아마데우스는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진정 참인지 헛것인지 분간이 안 돼 눈을 몇 번이고 비볐다. 그녀의 가늘고 쭉 찢어진 눈이 어리벙벙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모습이 꽤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녀는 이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하나, 어째서 이 사람이. 둘, 어째서 스페인에. 셋, 어째서 이런 몰골로? 아마데우스는 들고 있던 종이봉투가 바닥에 떨궈지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레이먼드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거예요?"

그녀는 레이먼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잡는다면 일으켜서 식당이건 목욕탕이건 자기 집이건 하여튼 이 곳보다는 나은 곳으로 데리고 갈 것이다. 아마데우스는 14살 때 집을 나간 뒤의 상황이 떠올라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저랑 같이 가요. 밥 해줄게요."

가지 않는다면 들쳐 업어서라도 데려갈 기세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차차 듣기로 하고... 어서요."

53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eWd9Hk4Dpk)

2023-01-12 (거의 끝나감) 22:32:13

이쪽에서 오히려 묻고싶은 일이다. 스페인. 고향이 스페인이었던가?
그러한 것은 완전히 잊고서 그냥 '그 도시에서 최대한 멀리'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탄 기차 행선지가 스페인이었던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최근 뭐 먹은것도 없는지라, 뻗은 손을 잡을 기력조차 모자랐다.
그저 이 상황에서도 기어코 팔지 않고 남겨둔, 이젠 군데군데 기스가 나 제대로 작동은 하는건지도 의심될 소총을 지팡이 삼아 짚고 일어섰다.
에델바이스 때 사용하던 그 총이지만, 그 때에 비해서 훨씬 때가 타고 낡은 느낌이다.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 총으로 한번에 보여주는 듯 했다.

"아직... 걸을 순 있어."

가지 않겠다고는 말 못하겠다. 이런 곳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거절하는 것도 그렇고...
지금 내 상태가 말이 아니니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지.

54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94beklym1I)

2023-01-12 (거의 끝나감) 23:38:04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아마데우스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꾹 참았다. 그가 자신의 손을 잡는 대신 이리저리 흠집이 난 소총을 짚고 일어서자, 곧 그 소총이 낯익은 물건임을 깨달았다. 그가 에델바이스에 속해 있을때 사용한 것이지만 아마데우스의 기억 속에 그 총은 지금보단 덜 닳고 낡아있었다. 그리 긴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닌데 이 지경이 될 정도면 분명 큰 일들을 겪은 것이 분명했다.

"힘에 부치면 업혀도 돼요."

아마데우스는 떨어진 물건들을 집고 자신의 어깨에 기대라는 듯이 손을 뻗었다. 그녀는 지금 레이먼드를 데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먼저 몸부터 씻도록 해야할지, 아니면 뭐라도 먹여야할지. 고민 끝에 무언가를 결심한 아마데우스는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식사랑 목욕 중에 지금 가장 하고 싶은게 뭐예요?"

그 대답에 따라 그녀의 행선지가 결정될 듯 싶었다. 식사를 택한다면 그녀의 집으로, 목욕을 택한다면 속옷 가게와 옷 가게로 가려는 듯 했다.

55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Jl/XcOwvXs)

2023-01-13 (불탄다..!) 02:25:23

"사양하지. 처지만 보면 내가 오히려 짐을 들어다 줘야 할 판인걸."

그리 많은 짐도 들어있는 게 아니지만, 여지껏 방랑길 내내 함께...하진 못했고, 적당히 다른 시체에서 벗겨낸 튼튼한 배낭을 한쪽 어깨에 걸친다. 아직도 다른 이의 이름표마저도 떼지 않은 채, 여러 나라를 건너 온 소중한 짐이다.

"일단... 좀 씻어야겠어. 뭘 먹든 이런 상태면 입맛이 떨어질테니까."

킁, 하고 팔을 들어 스스로 냄새를 맡더니 얼굴을 찌푸린다.
바디워시고 뭐고, 비누라도 쓸 수 있으면 감사할 지경이었으니까. 물론 여행길 내내 이런 꼴은 아니었다. 돈이 좀 있으면 여관 같은데에서 씻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막바지에 다다른 차였다.

56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P/W.xGb2e2)

2023-01-13 (불탄다..!) 14:32:15

그 말을 들은 아마데우스는 먼저 목욕부터 하시겠다고요? 라며 재차 확인하고는 레이먼드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옷 가게에 들어갔다. 레이먼드가 자신이 옷을 고르는 동안 문 밖에서 어색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니 옷과 속옷을 고르는 손길이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니 속옷은 이 정도면 되겠고, 티셔츠랑 바지는... 그렇게 적당한 옷을 고른 아마데우스는 계산을 마치고 레이먼드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어서오세요. 레이디의 하우스에."

농담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집에 들어가자 현관 앞에 머리의 물기를 털때 쓴 수건과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발로 대충 밀어내고 레이먼드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 방금 전의 허물(...)을 제외하면 설거지도 밀린게 없었고 소파와 탁상 등 가구들도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의 집은 다른 동거인 없는 1인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큰방과 작은방으로 이루어진 투룸 형태였는데, 정황상 친구에게 뭔가를 대접하길 좋아하는 그녀의 성격상 작은방은 손님용 방 같았다.

아마데우스는 욕실을 가리키고 안에 있던 물건들을 가리키며 수건은 여기에, 그리고 양치가 하고 싶다면 이걸 쓰라며 새 칫솔과 방금 전 구매한 옷가지들을 그에게 주었다.

57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Jl/XcOwvXs)

2023-01-13 (불탄다..!) 19:57:27

생전 처음으로 겪어보는 수치심이었다. 그간 내 인격을 모독하거나 하는 종류의 수치심은 수도 없이 겪어보았기에, 이젠 내게 그 어떠한 흠집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것은 확연히... 달랐다. 무력감이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뭐라 말하기 복잡한 새로운 종류의 수치심이었다.
훈련 중에, 생전 처음 보는 이들과 샤워장을 같이 쓸때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는데.
그리고 새삼,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게 이렇게나 싼 물건이었다는 것을 재차 느꼈다.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그곳에선 방탄장비나 군복이 아닌 입을만한 옷 하나 사려면 거진 총 한자루 값은 써야 했으니까.

"이 와중에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레이디의 하우스에 이렇게 막 데려와도 되는거야?"

라고 하는 것 치고는 이미 손님 맞이가 준비가 된듯한 집이었다. 아마 아마데우스는 친구들을 자주 초대하곤 하는거겠지.
성격상 그럴거라는 생각이 좀 들기는 했다. 조용히, 정색하고 있으면 썩 고고해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만인에게 친밀한 사람이었으니까.
아직도 그러한 성격이 변하지 않았음에 조금 놀랐다. 사람은 상당히 자주 변하는 생물이니까.

"일단... 이 때 묻은 짐부터 현관에 좀 둬야겠어."

행여 먼지가 묻을 지 모르니까. 조금 있다가 밖에 나가서 털어 버리든 할 생각이었다.
먼지, 흙, 심지어는 말라붙은 핏자국도 약간 있는 배낭을 현관에 내려놓는다. 조금 걸을만해진 시점부터 총기는 분해해버려서 배낭에 넣어뒀다. 이제 한동안은 이 안에 든 물건들을 쓸 일이 없길 바랬다. 아마 분명 그렇게 되겠지만.
금이 간 싸구려 방탄판이 든 방탄복도 그 위에 얹어두고서, 본격적으로 '비무장'이라고 할만한 상태가 되고 나선 욕실로 향했다.

잠깐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에, 아마데우스에게 한 마디를 남기고서.

"이봐. 정말 고마워. 이 일은 내가 꼭 사례할게."

58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YxYvWzhZAA)

2023-01-13 (불탄다..!) 20:57:39

"뭐 어때요? 그리고 어차피 여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그와의 첫만남을 떠올리며 농담조로 말했다.

"별 말씀을요. 우리가 남도 아니고."

그녀는 레이먼드가 욕실로 들어가자 현관에 둔 짐의 먼지라도 털고자 그것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나 먼지와 흙은 물론 핏자국까지 있는 짐을 보자, 많은 사연이 느껴지는 외관에 심상찮음을 느껴 그가 허락할때까지 그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사실 선의라도 함부로 손 대는 것은 실례이기도 했고.(아마데우스는 핏자국을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상기한 듯 했다)

내가 스페인으로 돌아온 뒤로 그는 대체 어떻게 살았던 걸까. 아마데우스는 그가 벗어놓은 방탄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에델바이스 시절 입고 쓰던 물건들을 처분하지 못할만큼 거칠고 치열한 시간을 보낸걸까. 그녀는 언젠가 책에서 본 전쟁과 싸움에 중독되어 전쟁터를 떠나지 못하는 군인을 떠올리곤 그가 목욕을 마치고 나왔을때 내놓을 식사를 요리하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가 식사를 며칠, 혹은 몇끼를 걸렀을지는 모르겠지만 빈 속에 기름진 것을 넣으면 배탈이 날게 뻔하니 계란죽처럼 가벼운 음식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냄비 속의 죽은 순조롭게 끓고 있었다.

59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Jl/XcOwvXs)

2023-01-13 (불탄다..!) 21:50:16

샤워기에서 쏟아져내리는 따스한 물을 맞으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이것이 꿈은 아닐까? 여러모로 현실이라기엔 믿기지 않았다.
객지에서 친구와 만나고, 그 친구 덕에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되어 최근 얼마간은 상상도 못했던 문명화된 요소를 모자람 없이 취하게 되었으니까.
어쩌면 이건 내가 머리에 총이라도 맞고, 죽기 전에 꾸는 마지막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러기엔 이 온기는 아무리 되새겨봐도 혈액의 온기는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만약 정말 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식으로 꿈만 꾸며 마치는게 낫지 않을까.

욕실에서 나와 몸을 닦는다. 흉터 투성이의 몸을 편안한 복장으로 가리고, 마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욕실을 나선다.
이 일련의 행동을 마치는 과정에 가까워질수록, 정말 오랜만에 취해보는 진짜배기 '식사'의 향기가 나 미칠것만 같았다.
정말로, 미칠 것만 같았다. 무슨 요리이든 간에, 깡통에 들어있거나 진공 팩에 들어있거나 하지 않은 요리가 너무나 절실했다.
이제 타이어 냄새가 나는 소고기 통조림 따윈 두번 다시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에 괜시리 흥분되었다.
인간은, 이런 사소한 것만으로도 쉽게 뇌가 돌아버린다.

"세상에. 반나절도 아닌 사이에 갑자기 거지에서 왕이라도 된 기분인데."

한동안 겪었던 일에 비하면 이런 취급은 임금님이나 받을만한 대접이라 생각했다.
편안한 공간, 따뜻한 물, 깨끗한 옷, 따스한 식사, 그리고 안전함.
이 모든 것들이 결여된 환경에서 보낸 시간에 비하면야, 지금은 말도 안되는 호사를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왕은 아니니까, 밥값은 해야지. 식기 정도는 내가 가져다 놔야겠어. 어디 있지?"

60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mPQ9WSQqOA)

2023-01-13 (불탄다..!) 22:49:01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아마데우스는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죽을 담기 위해 그릇을 꺼냈다. 계란의 고소함이 담긴 따끈한 죽. 빈 속에 첫끼는 이게 제격이다. 아마데우스는 레이먼드의 물음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그를 부엌으로 불러 접시와 식기가 들어있는 통을 가리켰다.

"자, 뜨거워요. 조심해서..."

레이먼드가 식기를 식탁에 다 놓았을때즈음 아마데우스는 죽이 담긴 냄비를 가지고 나와 그에게 국자를 내밀었다. 레이먼드 혼자 묵묵히 먹는걸 지켜보면 그가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해 아마데우스도 자신의 그릇을 가져왔다. 죽은 두 사람이 먹을만큼 충분히 있었다.

"식사 마치고 나면 숨 좀 돌리는 건 어때요? 잠시 눈 좀 붙인다던가."

지금까지 있던 일은 천천히 듣도록 하고요. 말씀하기 부담스러우시면 얘기 해주지 않아도 돼요. 죽을 숟가락으로 저으며 식히던 아마데우스는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맛은 괜찮아요?"

61 아마데주 ◆hwI9Ie7vX2 (mPQ9WSQqOA)

2023-01-13 (불탄다..!) 23:38:16

https://picrew.me/image_maker/1806920

30살의 아마데는 머리카락을 짧게 쳤습니다. 더욱 더 오해받을 외관이 되었죠...

62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RvtE.oshEk)

2023-01-15 (내일 월요일) 00:49:27

아직 뜨끈뜨끈한 저 계란죽을 득달같이 달려들어 한 입 떠넣고 싶다는 욕심이 소화기관의 중심부에서부터 느껴졌으나, 그것은 곧 뒤에 이어질 파멸적인 고통을 불러올 것이라는 걸 이미 알기에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버티고 있었다.
사실 버티는 건 아니었다. 죽을 숟가락으로 한술 떠서, 천천히 입김을 불어가며 식히고 있었으니까.

"그래... 괜찮다면 좀 앉아서 쉬고, 그간의 무용담도 풀어볼까. 맨날 흙바닥이나 아스팔트 위에만 앉느라 엉덩이가 파업을 할 지경이거든."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좀 이야기하려 했다.
괜히 다시 잠드는 것은 두려워졌다. 어쩌면 이 꿈을 깨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일까?
아니면 그간의 일 때문에, 가장 최근에 가진 잠자리인 굴다리 밑에서 탈진하여 잠든 시간이 오래라 그랬던 것일까?
왜인지 잠이 오진 않았다.

천천히 식힌 죽 한 숟갈을 입에 넣는다. 따끈하고 부드러우며, 고소한 죽이 들어오자 온몸이 착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아, 진짜배기 요리를 먹어본 게 대체 얼마만인지.

"살면서 이렇게 맛있는 죽은 처음 먹어봐. 고마워."

이후 그릇에 있는 죽도 천천히 먹기좋게 식기 시작하자, 숟가락을 놀리는 속도도 점점 빨라졌다.

63 레이주 ◆LcYJQ58AHg (RvtE.oshEk)

2023-01-15 (내일 월요일) 00:59:27

레이는... 적당한 피크루를 찾기 힘든데
오히려 아마데보다 머리가 길어져버린데다가 수염도 똑바로 못 밀어서 더럽게 더럽게 듬성듬성 남아있고
심지어 그마저도 똑바로 된 면도기가 아니라 막 상처가 아직도 시뻘겋고...

여튼 그런... 거지꼴이 되어 있습니다...

64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osxaTsO1jo)

2023-01-15 (내일 월요일) 16:04:22

그가 간접적으로 말하는 그간의 행적에 아마데우스는 이미 레이먼드가 거친 나날을 보내왔음을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새롭게 놀라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스페인으로 돌아와 직업활동을 하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동안, 같은 동지였던 누군가는 여전히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구나. 느릿느릿 숟가락으로 죽을 휘젓는 손길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정말요? 영광이에요. 아직까진 직장에서 이런 칭찬 들어본 적 없거든요."

그녀의 요리 실력을 말하자면 누구나 한 입 먹어보고 맛있네. 라고 할 수준이었으나 '살면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마데우스는 지금껏 살기 위해 스스로 요리했지 남을 위해 요리한 것은 최곤의 일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레이먼드의 칭찬에 큰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

천천히 조금씩 먹다보니 아마데우스의 그릇은 점점 바닥을 보였다. 이제 레이먼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다시 밖을 떠돌아다니게 될까? 아니면 이 동네 어딘가에 일자리를 얻어 정착하게 될까? 그녀는 레이먼드에게 제안하듯 물었다.

"당분간 우리 집에서 푹 쉬는게 어때요?"

65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RvtE.oshEk)

2023-01-15 (내일 월요일) 23:21:30

직장이라. 아마도 식당에서 일하는거겠지? 먹는 것 가지고 이야기 한거니까.
사실 나도 번듯한 직업을 가지는게 싫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게 문제였지.
나는 사실상 일평생 총만 잡은 거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았다. 이제와서 다른 걸 해 봤자, 내 목숨을 연명할 정도로 벌이가 되는 직업을 가지긴 힘들 것이다.
내 몸도 예전같지가 않고.

"...딱히 선택지가 있는 거 같지는 않네."

몸을 뉘일만한 곳이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바람 막아주고, 비 피할 수 있고, 따뜻하고, 총 맞을 일만 없으면 그 어디든 간에 낙원인 법.
물론... 여기에 아주 뿌리를 박고 살 순 없고, 어느정도 돈이 모이면 또 어딘가로 떠나야지.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도 없으니, 정처 없이 떠돌 수 밖에...

"그럼 당분간 신세를 좀 져야겠어. 몸 상태가 괜찮아지면, 이 근처에서 뭐라도 좀 해보고. 공사판 정도는 있겠지, 그래도."

뭘 하든 막일이라면 그냥 힘을 쓰면 될테니까. 가진 게 몸뚱아리 뿐이니 할만한 게 이런 것 뿐이군.
그렇다고... 내 총을 팔아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젠 그게 없으면 살아남을 자신이 없어졌다.
이제 더는 날 위협할 만한 것도 없는데도.

66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dflZzZveDs)

2023-01-16 (모두 수고..) 00:11:39

레이먼드가 잠시 신세를 지겠다고 하자 아마데우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녀는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그가 이 제안을 받고 기분 나빠하면 어쩌나, 그가 또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면 어쩌나 하면서 말이다. 아마데우스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당분간 여기서 지낼테니 상점에 가서 옷이라도 보는건 어때요? 아까 전엔 너무 급해서 꼼꼼히 보지 못했고, 또 지금 남성복이라곤 레이먼드 씨가 입고 있는 옷이 전부거든요... 씻고 입을 옷 밖에 못 샀어요."

그리고는 뭔가 잊은걸 떠올렸다는 듯이 작은방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생활은 작은방에서 하시면 돼요. 그럼 이불이랑 베개도 다 갈아놔야겠네요. 아하하... 청결면에선 걱정하지 마세요. 평소에 청소할때마다 작은방도 쓸고 닦아서 걸레질만 하면 바로 쓸 수 있어요."

말을 마친 아마데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커피 좀 마실래요? 아니면 코코아? 코코아 마실거면 마시멜로도 넣어줄 수 있는데..."

67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eHYBk70332)

2023-01-16 (모두 수고..) 22:50:49

"그래. 옷은 좀 갈아입고 살아야지. 그래도 통합 정부가 잘한 건 있군. 화폐 원일화."

새 옷. 얼마나 훌륭한 울림인가. 진짜로 공장에서 나온 채 그 누구의 손길도 타지 않은 옷을 접하지 못한 지 얼마나 되었던가.
슬슬 물건을 하나 또 팔아치울 때가 온 것 같다. 배낭 안이 텅텅 비어있는 것도 아니므로, 뒤져보면 뭐라도 팔만한 게 있겠지.
여지껏 그래왔다. 그 난리법석에서 주워온 물건을 팔아서 먹고 사는 장물아비 같은 삶. 뭐, 힘들긴 했지만 취향에는 맞았다.

"작은방이면... 윗층이지? 이거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거야? 나는 해봤자 어디 헛간 같은델 빌려주려나 싶었지."

가축들 먹일 짚단을 침대 삼아서 자거나, 그러다 가끔씩 자다가 갈퀴에 한번씩 부딪히거나...
비만 피할 수 있으면 별 상관 없었다. 물론, 아마데우스가 그렇게 사람을 대할 성격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사람이 사정이라는게 있으니까.

"코코아. 좀 뭔가... 설탕이 필요해. 그리고 카페인은 당분간 피하고 싶어서."

언제나 자극적이고 열량 높은 것을 먹으며 하루 한끼로만 버텨오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높은 당분을 취하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며, 카페인은...
음. 자다가 총 맞는 건 싫고, 피할만한 구석은 없어서 카페인 알약을 씹어대며 총질을 했다면 자연히 피하고 싶을 것이다.

68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dflZzZveDs)

2023-01-16 (모두 수고..) 23:48:34

"농담도 참. 내가 그렇게 심술쟁이로 보여요?"

레이먼드의 말에 아마데우스가 푸흐흐,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농담임을 알기에 그녀도 진지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애초에 여긴 아파트인데 헛간이 어디 있겠는가. 진짜 헛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식주 중 주(宙)로 차별 당하고 살아온 아마데우스였기에 야박하게 굴지도 못했을 것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단 아래에 방을 그에게 준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제대로 된 침구는 마련해줬을 것이다.

"알았어요. 코코아... 잠시만 기다려요."

아마데우스가 부엌으로 들어가자 냄비의 우유가 보글보글 끓어오는 소리, 그녀가 냄비에 코코아 가루를 넣고 휘젓는 소리, 컵에 따르는 소리 등등 잡다한 소리가 들렸다. 잠시 뒤 레이먼드의 앞으로 살짝 녹아서 흐물흐물해진(아마 토치로 지진 듯 했다) 커다란 마시멜로가 3개 정도 들어있는 코코아 컵이 놓여졌다.

코코아는 흔히 생각하는 모양새가 아닌, 숟가락으로 퍼서 먹어야 할 정도로 걸쭉했다. 익숙하지 않은 모양새였지만 맛은 있어보였다. 아마데우스는 커피를 내린 듯 커피잔과 함께 작은 스푼을 들고 오더니 스푼을 레이먼드 앞에 놓았다.

"스페인식 코코아예요. 여기선 걸쭉하게 먹는걸 좋아하거든요. 여기에 추로스 찍어먹으면 맛있는데, 안타깝게도 추로스가 없어서... 다음에 추로스도 같이 먹어요."

69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ksfHrG3Cbw)

2023-01-17 (FIRE!) 22:23:47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자기 집에서 얼마간 재운다는게 생각보다 간단한 일은 아니니까."

잠깐 앉아서 기다리고 있자니, 벌써부터 달큰한 향이 콧잔등을 간질였다. 곧 가져온 컵 안의 걸쭉한 액체는 그야말로 그간의 고생을 저 마시멜로처럼 한꺼번에 녹여낼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잔을 들고 감사인사를 한 후, 천천히 저어가며 식혔다가 스푼으로 떠서 한 입, 입에 머금었다.
아, 이 강렬한 단맛. 그야말로 살아있다는 기분이다.

"우와, 이거 정말 동맥을 막아버릴 것만 같은 맛이군. 최고야!"

이 정도는 달아 줘야 사람이 힘을 쓰지 않겠는가. 따끈하고 달달한 이 코코아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나는 그 많은 고생길을 헤쳐왔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흙탕물을 걸러 마시는게 고작이었는데."

감격스럽다는 투로 컵을 감싸쥐었다. 아직도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에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70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eq9ZEEfMJ6)

2023-01-17 (FIRE!) 23:38:20

"정말요? 기쁘다. 요리사에겐 최고의 칭찬이에요. 그저 평범한 코코아일뿐인데."

최고의 칭찬을 들은 요리사의 어깨가 묘하게 으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보람차다는 듯이 뿌듯한 얼굴을 하던 아마데우스는 자신의 커피잔을 비우고 그가 코코아를 다 마실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했다.

"식사를 다 마쳤다면 이제 생활에 필요한 걸 마련하러 갈까요?"

그녀는 종이를 가져와 글을 적어내리며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냄비나 프라이팬, 식기나 샴푸, 비누 등은 같이 쓰면 되니까 굳이 살 필요는 없겠지만 샴푸는 새 식구가 늘었으니 하나 더 사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레이먼드 씨가 생각하기에 생필품 중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뭔가요?"

71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s6xGkfUFQQ)

2023-01-20 (불탄다..!) 01:21:32

"일단 가장 절실한 건... 옷도 옷이지만, 면도기 정도려나?"

'면도'라기보단 길어진 부분만 적당히 칼날로 끊어낸듯한 부스스한 수염을 가리켰다.
이 꼴을 유지하고 있으면 위생상으로도, 외견상으로도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수염을 '기른'것은 사실 어느정도는 힘을 쓰는 직업에선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수염은 보통 마초스러운 느낌을 풍기니까, 힘도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니.
하지만 수염이 더러운 것은 완전히 인상이 바뀐다. 그냥 부랑자 그 자체로 보일테니...

"흠, 워낙에 여기에 갖춰진 게 많아서 막상 뭘 구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뭐 특별히 쓰는 브랜드가 있는것도 아니라서."

뭐가 되었든 실수로 머리 감을 때 썼던 그 락스인지 몰랐던 아무개 액체보단 나을 것이다.

72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tfdL8uu6fs)

2023-01-20 (불탄다..!) 16:29:34

레이먼드가 가리키는 수염을 본 아마데우스는 욕실에 면도기가 없었음을 상기하곤 빠르게 메모장에 글을 써내려갔다. 면도를 하려면 쉐이빙 크림도 필요하겠네. 그외에 필요한 것을 적고 다 되었다는듯 펜을 내려놓은 아마데우스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더니 레이먼드에게 밖에 나갈 준비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가 되었다고 한다면 장바구니와 지갑을 들고 그대로 밖에 나갔을 것이다.

아마데우스가 거주하는 동네는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상가가 있었고, 농가도 있었고, 그렇다고 시골이라기엔 꽤 개발이 진행된, 말하자면 중소도시였다. 차를 타고 좀 나가면 대형 쇼핑몰도 있고, 동네에 영화관도 있고, 없는 브랜드도 있지만 있을건 다 있는 그런 동네였다. 사람들은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지라 그중에선 낮잠 시간인 시에스타를 지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곳곳에 올리브 나무가 심어진 광장 주변엔 시장도 있었다.

그렇게 여차저차 대형마트에 도착한 그 일행은 카트를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생필품 쇼핑부터 시작해볼까요?"

73 아마데주 ◆hwI9Ie7vX2 (eytK4xYAs6)

2023-01-22 (내일 월요일) 23:46:38

설날!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74 레이주 ◆LcYJQ58AHg (AHtQ9xqGtc)

2023-01-23 (모두 수고..) 02:32:3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얼른 이어드려야 하는데 며칠째 몸살이 나서 잘 써지지가 않네요... 죄송합니다!

75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AHtQ9xqGtc)

2023-01-23 (모두 수고..) 06:04:21

"총을 챙기거나, 기척을 숨기지 않고 외출을 할 수 있다니. 내가 이게 당연하다는걸 너무 오래 잊고 있었어."

어쩌면 그것을 배우지 못했던 것일 지도 모르고 말이다.
머리가 조금이나마 돌아가기 시작했던 때 부터 세상은 위험 투성이었다. 철이 들어갈수록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언제나 남들의 눈을 피하거나, 혹은 해코지를 하려는 이를 단호하게 쓰러트려야만 했던 때도 많았다.
늘 그렇게 살다보니, 간신히 찾은 평화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했던걸지도 모르겠다.

평화로운 삶이라는 걸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고.
기껏 배운게 투쟁이라니. 참 기구한 삶이군.

썩 괜찮은 동네다. 특히 있을 건 다 있으면서 너무 붐비지 않은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직까지는 사람으로 가득 들어찬 도시에서 살아가기엔 버거울지도 모르니.

"이런 곳엔 정말 오랜만이라서 뭐부터 사야 할지 모르겠네. 길이나 안 잃으면 다행이겠어."

76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gNuZgIkl9.)

2023-01-24 (FIRE!) 17:46:55

아마데우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총을 챙기지 않고 기척을 숨기지 않아도 외출을 할 수 있음에 낯설음을 느끼는 레이먼드의 모습에 씁쓸함과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피로 무언가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일상, 칼을 늘 지참하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일상. 그녀 역시 투쟁의 역사였던 청소년기~청년기를 보냈기에 가끔 자신이 누리는 일상이 꿈만 같아 불안할때가 있었다.

아마데우스는 길이나 안 잃으면 다행이라는 말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저만 믿어요! 그리고 길 잃어버리면 방송 꼭 틀어줄테니까 걱정마시구요?"

29세 건장한 성인 남성이 마트에서 길을 잃어버려 보호자(30세)가 부랴부랴 미아보호소에 달려가 방송으로 그를 찾는 모습이라... 확실히 낯간지러운 모습이었다. 아마데우스는 목록을 살피며 카트를 끌었다. 곽티슈, 물티슈, 샴푸, 쉐이빙 크림과 면도기 등을 카트에 담은 아마데우스는 얼추 다 샀다는 듯이 이번엔 식재료를 구할 시간이라며 식자재 코너로 향했다.

"집에 가서 맛있는거 해드릴게요. 빚이 있기도 하니까요..."

아아. 아무래도 그때 레이먼드의 턱에 큰 데미지를 준 그 사건을 말하는 듯 했다. 턱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데미지를 줬었지...

"뭐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
몸살이라니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언제가 되든 상관없으니 컨디션이 괜찮아지셨을때 이어주세요!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77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v2Z.xPBO8o)

2023-01-26 (거의 끝나감) 15:20:03

"...절대로 길 안 잃어먹게 주의해야겠네."

솔직히 미아 찾기 방송으로 아홉수 어른을 찾는다고 하면 좀... 쪽팔릴 거 같다.
아니면 내가 어딘가 하자 있는 녀석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겠는가. 뭐 아주 하자가 없느냐고 하면 그것도 아닌데, 그래도 나름 멀쩡한 편이다.
물론, 탈출로 못 찾아서 위험 지대에서 며칠씩 자고 그런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같진 않을테니까!

빚. 뭐, 그 일을 아직까지도 빚이라 생각하고 있었군.
뭐 그래도 이미 지난 일이니까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그 턱주가리 얻어맞은 걸로 영구적인 부상이나 후유증이 남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오해 때문이라곤 해도, 그때는 갑작스러웠기에 당황했지만 곱씹어보면 나름 좋은 구ㄱ 야니 아무튼.

"냉동건조된 물건만 아니면 솔직히 뭐든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맞아, 이왕 스페인에 온 거 현지 요리는 어떨까?"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해외여행 와서 현지인 친구네 집에서 잠시 지낸다고 생각하는게 좋겠다.
일종의 워킹 홀리데이 같기도 한, 그런 자세로 임하는 것이 이쪽이나 저쪽이나 좀 더 편할거다. 아니 좀더 편하면 좋겠다.
뭘 하든, 어디로 떠나든, 베이스 캠프는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꽤 괜찮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8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D9wXFdXQy2)

2023-01-26 (거의 끝나감) 19:28:46

"현지 음식? 그럼 하몽멜론은 어때요? 만들기 쉬우면서도 맛은 있는 현지 요리예요! 얇게 썬 하몽을 풋멜론에 얹으면 하몽의 감칠맛과 짭짤함이 멜론의 달콤함과 어우러지고, 멜론의 풋내와 하몽의 비린내가 절묘하게 섞이는게 중독적이죠."

무언가 요리 프로에 나올 장황한 설명을 마친 아마데우스는 레이먼드가 보라는 듯 손으로 멜론이 쌓인 가판대를 가리켰다. 멜론을 양손에 하나씩 쥐고 어느것이 하몽멜론에 적절한지 살피던 아마데우스는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그리고 토르티야(밀로 만든 얇은 빵이 아니라 스페인식 오믈렛)랑 가스파초(채소 냉수프)면 될까요? 그건 집에도 재료가 있으니까 당장 살 건 하몽이랑 멜론이면 되겠네요."

덜 익은 멜론 한 통, 얇게 저민 하몽 한 봉지. 올리브유는 집에 있으니 생략. 이제 살 건 다 샀으니 계산을 마친 아마데우스는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레이먼드에게 말했다.

"자, 이제 다시 집에 가볼까요?"

//
지금은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79 레이먼드-아마데우스 ◆LcYJQ58AHg (BXWY8w8pNE)

2023-01-29 (내일 월요일) 20:06:14

"뭔가 설명만 들으면 굉장히 고급스러운 물건 같은데."

그냥 간단하고, 값도 싼... 인스턴트만 아슬아슬하게 벗어날랑말랑 한 그정도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좀 커진다.
막 엄청 부담스러워서 그러지 말아줬으면, 하는 건 아니다만 역시 객식구 입장에선 눈치가 보인단 말이지.
뭐, 그냥 환영 파티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려나?

"어떤 음식들인지 모르다보니 잘 모르겠는데... 먹어보면 알겠지!"

물건이 가득 든 장바구니를 가볍게 들어올린다. 물론 아마데우스도 덩치가 좀 있긴 하지만, 이런건 내가 들어야지.
밥값은 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내 몸 상태가 이런 장바구니 하나도 못 들어올릴 정도로 약해진 것도 아니고.
집, 집이라.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이 잠시나마 생기다니... 이거 좀 생소한데."

그간 정말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이 내게 있었던가?
아니. 엄밀히 말해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대부분이 병영이나 은신처 정도였지.
집이라... 참, 가져본적도 없는데 그리운 울림이다.

80 아마데우스-레이먼드 ◆hwI9Ie7vX2 (ErHSWMDf5M)

2023-01-30 (모두 수고..) 22:34:41

"그렇게 고급스러운 음식은 아니에요. 산후조리 음식으로도 쓸 정도이니까요. 말 그대로 만들기 쉬운 간단요리 그 자체예요."

레이먼드의 말에 고개를 살짝 젓던 그녀가 활기찬 목소리로 외쳤다.

"맞아요! 다 맛있는 것들이니까요!"

그리고 레이먼드가 장바구니를 들자 생각지도 못했다는듯 살짝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겠어요? 아직 많이 지쳤을텐데..."

다만 아마데우스도 레이먼드의 마음이 어떤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를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은 레이먼드의 뜻을 말리지 않기로 했다. 물론 조금 힘들어한다면 바로 말리겠지만.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 돌아온 아마데우스는 장바구니는 부엌 싱크대에 놓으면 된다면서, 레이먼드에게 금방 요리할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며 소파를 가리키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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