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23069> [1:1/HL] 내 소꿉친구는 약혼자 -1번째 :: 161

◆s4dr0VkPDk

2023-01-08 13:49:34 - 2023-01-26 19:20:05

0 ◆s4dr0VkPDk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3:49:34

>>1 최우주
>>2 이은화

2 은화 시트 ◆tWJvFsTYF2 (s2YEoZ5xSY)

2023-01-08 (내일 월요일) 14:33:43

https://picrew.me/image_maker/1458900/complete?cd=Tt1fz8BUr5
이름: 이은화

나이: 20

성별: 여

외모: 동그랗고 작은 얼굴형에 상아색 피부. 등 위까지 내려온 갈색머리는 잘 관리되어 찰랑거린다. 오른눈 아래에 눈물점이 하나 있고, 목 아래로는 작은 점들이 제법 많다. 몸선이 전체적으로 얇아 가냘픈 인상이지만, 근육도 나름 붙어있는 편. 평상복은 주로 블라우스에 스커트, 단화를 즐겨입는다. 얇은 금 목걸이를 차고 다니는데, 씻을 때도 벗지 않는다. 왼 허벅지 중앙즈음부터 고래 문신이 있다.

성격: 중학생때까지는 제법 개구쟁이었다. 자라면서 그런 기질을 겉으로 드러내는 게 피곤하다는 걸 깨닫고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어느 정도는 자제하는 편이지만, 친한 사이에서는 여전히 활달하다. 하지만 속은 제법 여린 편이고, 생각이 많은 편.

기타: 공부를 잘 하지만, 머리가 특출나게 좋진 않고 그냥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좋아한다. 최근 복싱을 시작했다. 고래를 좋아한다. 취향이 남다른 편이다. 시력이 약간 낮아 (0.5~0.6 가량) 공부할 때나 뭔가 집중을 요할 때에는 안경을 쓴다. 패션에 제법 관심이 많다.

3 은화주 ◆tWJvFsTYF2 (s2YEoZ5xSY)

2023-01-08 (내일 월요일) 14:33:58

야호, 안착!

4 우주주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4:41:07

어서 와! 은화주! 좋은 일요일 오후야!
음. 다시 한 번 시트를 읽어봤는데 고래 문신이라던가 고래를 좋아한다던가 그런 설명이 있는 것을 보면 은화는 바다를 좋아하고 그럴려나? 아니면 단순하게 고래만 좋아하는거야? 급 궁금해져서 물어볼게!

5 은화주 ◆tWJvFsTYF2 (s2YEoZ5xSY)

2023-01-08 (내일 월요일) 15:46:30

>>4 응응 좋은 오후~
음 은화는 바다나 바다생물 전반을 다 좋아해. 그중에서 특히 고래를 좋아하는거고. 고래의 역동적인 생명력을 마음에 들어한달까. 그래서 모비딕 뮤지컬도 좋아한다는 깨알같은 설정이 있답니다 후후. 그걸 연극화 시켜보려는 시도도 할지 모르겠네.
우주는 특별히 좋아하는게 있을까? 그러고보면 연극부에 들어온 이유도 뭔가 색다른것에 도전하기 위함이라고 되어있던데, 지금은 즐기게 되었으려나?

6 우주주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6:01:11

>>5 그렇구나! 은화는 바다와 바다생물 전반을 좋아한다..(메모메모) 그렇다면 아쿠아리움 이런 곳도 좋아하려나? 아니면 오히려 거기 생물들이 갇혀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안 좋게 생각하려나. 그런 것도 궁금해지네! 아무튼 모비딕 뮤지컬도 좋아하는구나!
우주는 독서나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야. 그래서 연극에 대한 것에서도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한번 도전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도전해본 것이기도 해. 약간 색다른 면도 있고 말이야. 지금은 충분히 잘 즐기고 있고 아직은 나이가 애매하지만 22살쯤에는 연극부 부장에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어.
추가적으로는 여행 다니는 것도 꽤 좋아하는 편이야.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도 많아!

7 은화주 ◆tWJvFsTYF2 (bTP2mGGWDU)

2023-01-08 (내일 월요일) 18:19:56

>>6 아쿠아리움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전제하에 좋아할거같네. 어쨌든 "기르는" 것 자체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니까
독서 영화 좋아하는구나 우주. 생각보다 은화랑 죽이 잘 맞을거같네. 은화도 일정 수준은 좋아해 (매니아까진 못되지만 호사가 정도)
여행 좋아하면 다음에 둘이 여행가라! 방 잡아놔! (등떠밀기)

8 우주주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8:23: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둘이 여행가는 것은 몰라도 방 잡아놓으라니. 우주는 철저하게 방 두 개 잡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둘이 같이 여행 갈 일이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살다보면 같이 여행 갈 수도 있기야 하겠지!!
아무튼 아쿠아리움 관리 잘되면 좋아하는구나. 그러면 아쿠아리움 같이 가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어!

9 은화주 ◆tWJvFsTYF2 (bTP2mGGWDU)

2023-01-08 (내일 월요일) 18:31:34

>>8 에이... 우주 아무리 철벽이래도 트윈베드 정도로 양보해줘라... 그래도 장차 부부가 될 사이인데 벌써부터 각방은 아니지 (?)
좋아 아쿠아리움 이벤트도 메모~

그러고보니 진행은 오늘부터 하면 될까? 선레는 누가 짜볼까요? 첫 이벤트로는 무난하게 "아무도 없는 동방에서 단 둘이 약혼 얘기로 열이 오르는 장면" 정도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다 중간에 다른 선배들 들어와서 괜히 오해 사고 ㅋㅋㅋ)

10 우주주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8:35:36

ㅋㅋㅋㅋㅋㅋㅋㅋ 연플은 일단 확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물론 열려있긴 하니까 그게 그거 같지만 말이야! 트윈배드라면 일단 어느 정도 생각은 해보지 않을까 싶어. 물론 절대 다른 사람 침대에 침범하지 않도록 서로 주의하는 가정하에.

좋아. 일상은 슬슬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싶네. 선레는 다이스로 정하면 되지 않을까? 아무튼 약혼을 통지받았고 졸지에 같은 집에서 살게 되어서 그 관련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 나도 좋은 것 같아!! 그럼 일단 다이스를 돌려보자!

.dice 1 2. = 2
1.우주주
2.은화주

11 우주주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8:36:12

은화주가 선레가 되는구나. 아무튼 슬슬 저녁시기이기도 하고 저녁밥도 차려야하는지라 바로바로 나도 잇진 못하니 그냥 천천히 편하게 써주면 될 것 같아!

12 은화주 ◆tWJvFsTYF2 (KAt4VytyWI)

2023-01-08 (내일 월요일) 18:47:34

>>10 엣 은화우주 같은 집에 살게되는구나? 집안 어르신들이 너무 진도가 빠른걸 ^-^
그럼 그런 내용으로 선레 짜올게요~ 저녁 맛있게 먹구~

13 은화주 ◆tWJvFsTYF2 (KAt4VytyWI)

2023-01-08 (내일 월요일) 19:21:10

고요한 복도에 발걸음 소리가 울린다.
"…"
석재 바닥 위, 발소리가 바쁘다. 발소리는 어느 문에서 멈춘다.

>>>>>>[연 극 부 ]
>>[외부인 출입 금지]

마카 글씨가 써진 A4 용지가 테이프로 붙어있는 문이다. 발소리의 주인, 은화는 문을 쾅 열어제낀다.

"…"
한참동안 멀거니 서있던 은화는 갑자기 과장되고 발랄한 동작을 하며 두 손을 마주잡아 제 볼에 갖다댄다.
"오, 우주 씨! 우리는 이상의 시대를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저의 이상은 우주라는 이름을 가진 사내와 결혼하는 것이었답니다~!"

은화가 하고 있는 것은 오스카 와일드의 '진지함의 중요성' 을 살짝 변주한 것이다. 필시 오늘도 우주를 놀려먹으려 이러는 것이리라.
"저는 우주 씨와 약혼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해, 사실은 가문의 의지였답니다. 흑흑."
그러더니 은화는 갑자기 마른 눈의 눈물을 훔친다. 그러다간 갑자기 작은 미소를 지으며 우주의 반응을 흘끗 본다.

"아, 너무나 가엾어라. 결국은 이런 초라한 필부와 결혼하게 되다니."
"하지만 이것이 운명의 장난이라면, 받아들일 밖에요."
그리고 힘없이 비칠거리며 고개를 떨군다.

"…에휴, 재미없다. 뭐, 여하튼 그렇게 됐대. 너도 얘기는 들었지?"
은화는 동방 소파로 달려가 풀썩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는 떠올렸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는지…


그것은 바야흐로 오늘 오전 10시 경,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4시간 전의 일이다.

기본설계1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노트필기를 하던 중,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당연히 수업에 전념중인 은화는 받으려고도 안 했지만, 전화가 연달아 10통이나 오자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내용인즉, 이전부터 약혼 관계였던 둘은 은화가 성인이 된 시점부터 결혼이 예정되어 있으며, 오늘부터 같은 집에 살게 될 거라는 것이었다.


"뭐?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은화는 스마트폰 너머의 상대에게 소리쳤지만 괜한 타박만 돌아왔다.

"아휴, 그러니까 욘석아. 너 어릴때부터 계속 얘기했잖아. 걔랑 결혼시킬거라고."
"그건 엄마가 그냥 장난치는 건줄 알았지!"
은화는 발을 동동 굴렀다. 이미 언성이 높아진 상태다. 강의실 바로 앞인 것도 까맣게 잊고.

"아무튼, 일은 그렇게 됐으니까 그런 줄로 알아. 이미 느이들 신혼집도 얻어놨다."
"뭐? 아니, 왜?"
"됐어, 더 물어보지마. 끊어!"


…이러한 회상을 마친 은화는, 마치 상념들을 일단 접어두려는 신호라도 되듯이 한번 크게 박수를 짝, 하고 쳤다.
"…음, 이것 참. 나도 무척 당황스럽네. 하하!"
은화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우주를 바라본다.

14 은화주 ◆tWJvFsTYF2 (bTP2mGGWDU)

2023-01-08 (내일 월요일) 19:46:55

나메실수했다! 😱

15 우주 - 은화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20:23:58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은화의 행동에 우주는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했지만 당장 무슨 말을 하면 좋을 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정말 핵심만 콕콕 찌르면서도 아주 잘 패러디를 하는 것에 우주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러다 연기가 끝날 쯤에 우주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것을 소재로 써서 그렇게 연기를 할 수 있다니. 어떤 의미로는 존경스러운 거 알아? 그래도 그 와중에 잘하네. 너."

딱히 비꼬거나 화를 내는 톤은 아니었다. 그저 허망한,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알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자신이 알게 된 것은 아마 어젯밤이었던가. 한동안 보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인, 그러다가 대학교에 와서 재회를 하게 된 은화가 자신의 약혼자라는 것을 알리면서 슬슬 마음 정하고 언제 결혼 날짜를 잡자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 것을 떠올리며, 그리고 일단 같이 살아보라고 하면서 거의 반강제로 동거를 시키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집을 얻어뒀으니 짐 옮길 준비를 하라는 그 말을 떠올리며 우주는 절로 미간을 꾹 잡았다.

"당황스러운 것으로 끝나면 다행이게? 받아들일 참이야? 그걸?"

자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우주는 곧 고개를 강하게 도리도리 내저었다. 자신 기준에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받아들일래야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는 절로 고개를 도리도리 빠르게 더 저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멈추면서 우주는 은화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이걸 이대로 받아들일 순 없어. 약혼자라니. 결혼이라니.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 아니. 물론 네가 싫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건 알지? 하지만 이거와 이건 별개 문제야. 갑자기 결혼이라니. 좋아. 우리 일단 생각해보자. 이걸 어떻게 할지. 일단 어떻게 해야 확실하게 거절하고 어른들의 생각을 돌릴 수 있을까?"

역시 이 상황을 받아들일수 없다는 듯, 우주는 은화를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밥을 먹고 와서 답레야!! 나메 실수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걸!

16 은화 - 우주 ◆tWJvFsTYF2 (KAt4VytyWI)

2023-01-08 (내일 월요일) 21:32:37

"에헷. 내가 좀."
우주의 칭찬에 은화는 머쓱하게 검지로 코를 훑는다.

물론 자신도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우선 그런 우주의 당혹해 허둥대는 표정을 즐기고 있다. 그 목소리에는 어딘가 모를 허무감같은 게 묻어나오는데, 평소에는 잘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라 제법 생경하다.

"으응? 왜에? 여보는 내가 싫어?"
그런 모습이 재미있어 은화는 공연히 더욱 치댄다. 장난을 가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벌써 손을 잡으며 놀리는 것이, 마치 어릴 때를 추억하는 듯도 하다. 조금은 치대다가도 반응이 시원찮으면 금방 그만두겠지만.

"후후, 우리가 무슨 민족이야? 동방예의지국,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어른들 말씀은 곧이곧대로 들어야 옳은거야. 엣헴."
은화는 팔짱 낀 채로 주먹을 입에 대고 헛기침 하는 시늉을 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은화도 내심 이 상황이 자못 못마땅했다. 여즉 연애와는 담쌓고 살았는데, 갑자기 결혼이라니? 그의 나이 스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성적이며 봉사활동이며 각종 공모전 참여같은 외부 활동 따위들을 해왔는데, 모두 입시 단 하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스스로의 자유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고 그 흔한 연애도 (자발적으로 거부했긴 하지만) 못하다가, 갑자기 이제와서 성인이 되니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가정을 꾸리라는 어른들의 강요가 어이없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거는 그거고 이거는 이거. 지금 당장은 우주의 이 반응이 재미있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장난도 많이 치고 그렇지만, 그래도… 너무 싫어하진 말아줘."
"나는 그래도… 너라면 좋다… 고 생각해…"
공연히 부끄러운 척을 하면서 약간은 서글픈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뻔히 보이는 연기지만, 이런 상황에는 말려들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은화는 속으로 쿡쿡 웃었다.

/ 그렇구나! 밥은 맛있게 먹었나요?

17 우주 - 은화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21:57:01

"여, 여보는 무슨 여보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마!!"

갑자기 여보라고 말하는 은화의 모습에 우주는 크게 당황해서 화들짝 놀라 두 손을 휘저었다. 갑자기 손까지 잡으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그로서는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야 옳은 것이라고 하는 말에 대체 은화가 언제부터 그렇게 어른들 말을 잘 들었는지 알 수 없어 우주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자신이 항상 그녀와 어울렸던 것은 아니었다. 분명하게 비어있는 기간이 있었고 대학교에 와서 올해에서야 다시 만난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그렇게 변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동안에 연락을 자주 한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졌었으니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그녀의 자세만큼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는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고 어버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싫어하진 말아달라니. 너라면 좋다고 생각한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순간 당황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아니. 아니. 내가 너 싫다고는 안 했잖아. 단지 너와 갑자기 약혼이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야. 뭐야. 너. 진짜 나랑 결혼이라도 할 참이야? 갑자기? 우리 연애 한 적도 없는데 진짜로 받아들이고 결혼하려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럴리는 없을 것 같지만 서글픈 표정을 지으니, 무엇보다도 크게 당황한 터라 좀처럼 냉정하게 판단을 할 수 없었기에 그는 시선을 회피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안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너 솔직하게 말해봐. 진짜 좋은거야? 아니잖아. 그럴리 없잖아!"

/고기 구워서 맛있게 먹었지! ㅋㅋㅋㅋㅋㅋㅋ 아앗. 은화. 벌써부터 너무 귀여워!! 이렇게 당긴다는 거였구나.

18 은화 - 우주 ◆tWJvFsTYF2 (zpQssiHjuM)

2023-01-08 (내일 월요일) 22:18:08

은화는 양 팔을 뒤로 한 채 소변이 마려운 마냥 몸을 연신 꼼지락대었다.
"하지만, 하지만…"

은화는 속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어깨가 들썩이는 것도 포함해서― 처량맞은 말투로 이야기한다.
"미안해… 나, 미움받는 건 너무 싫어. 혹시 네가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해서."
"이젠 더 이상… 미안. 나, 너무 바보같지?"

그 순간, 그 감정에 몰입하는 은화는 순간적으로 눈물 방울을 만들어냈다. 촉촉한 눈물이 맺히자, 그의 눈동자가 더욱 청명한 색을 발하고 있었다.
"사실, 나… 너를 오랜만에 보고 기분이 이상했어. 뭔가 가슴이 조이는 듯한…"
뒤로 간 손을 풀고,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은화는 이번에는 사랑에 빠져있는 소심한 여학생을 연기중이다.

"그,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은…"
그 여학생은 너무도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에 열이 올라 상대가 자신을 보는 시선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은화는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더니, 이내 우주에게 포옥 안겨버린다.

"미안… 조금 나중에… 말하면 안될까?"
아련하게 말하던 은화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우주의 옆구리를 마구 간지럽힌다.
"…왜냐면 너를 웃겨야하니까!"
간질간질. 마구 요동치는 은화의 작고 가는 손가락이 쉴새없이 바삐 움직인다.

이런 심각한 상황일 수록 계속 고민해봤자 소용없다. 일단 기분전환이 먼저다. 그런 것이 은화의 지론이었다. 더불어 너무나 좋아하는 장난도 겸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짖궂긴 하지만 완전히 쓸모없는 행위는 아니었다.
…고, 은화는 그렇게 속으로 합리화했다.

/앗 고기 맛있겠다~ 맞습니다. 이렇게 당기는거랍니다~ 후후 평정심 유지 못하고 말려들고 마는 우주도 너무 귀여워요~

19 우주 - 은화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22:25:45

왜 갑자기 고백 무드야?! 라고 우주는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이 모든 것이 연기가 아닌가 싶었지만 은화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확인하며 우주는 크게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진짜로? 진심으로? 진짜로 날 좋아해? 아니. 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며 우주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상당히 고민했다. 그 와중에 자신에게 포옥 안기자 그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빨개졌다. 그리고 고민하며 그는 겨우겨우 입을 열려고 했다.

"마,마음은 고맙긴 한데. 그래도 결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어? 뭐? 뭐?! 와하. 와하하하하하! 야! 야! 아하하하."

자신을 간지럽히면서 웃겨야 한다는 그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한 우주는 당했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제 품을 완전히 그녀에게 허락한 뒤였다. 바삐 움직이는 그녀의 손가락에 맞춰 그의 몸 역시 움찔거렸고 그의 입속에선 웃음소리가 크게 터져나왔다. 안 그래도 이렇게 품에서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니, 그것도 옆구리를 간지럽히니 그로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물론 몸부림을 크게 치거나 밀어내려고 하면 어떻게든 밀어낼 수 있겠지만 차마 그렇게 하진 못하며 그는 눈물이 핑 돈채로 몸을 부들거리면서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아하하하. 와하하하. 아니. 야! 진짜. 아하. 아하하. 그만, 그만해. 그만. 진짜. 와하하하."

그렇게 한동안 간지럼을 당하던 우주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은화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조심스럽게 두 팔로 잡아서 제 몸에서 떨어뜨리려고 하면서 그는 겨우겨우 다시 말을 이었다.

"아니. 진짜. 지금 진지하잖아. 아하하하. 너, 너도 진지하게 싫잖아. 결혼. 와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진짜 너무 귀여워. 진짜 예상치도 못한 매력덩어리다. 은화..와.

20 은화 - 우주 ◆tWJvFsTYF2 (zpQssiHjuM)

2023-01-08 (내일 월요일) 22:49:31

은화는 히죽 웃으면서 우주의 상냥하게 밀어내는 손길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뒤로 조금 물러난다.
그렇게 하자, 약간은 올려다보는 형국이 되었다.
"엣, 그치만… 딱히 싫진 않은걸?"
은화는 우주를 올려다보았다가, 조금 부끄럽다는 듯 양 볼에 손을 갖다대고선 고개를 떨구었다. 아직은 장난이 더 치고 싶은걸까.

하지만 그런 기색도 머잖아 지워버린다. 과장스럽게 혀짧은 '데헷' 소리를 내고 제 머리에 주먹을 갖다대면서.
"뭐, 갑자기 대뜸 애를 만들라고 그러면 싫기야 하겠지. 나도 하고싶은 건 많으니까. 그치만, 왜, 결혼도 계약이라고 생각하면 딱히 못할 건 없는 거 아냐?"
"글쎄, 어떨라나?"
은화는 괜히 눈을 게슴츠레 뜨고 음흉한 시선으로 우주를 바라본다. 아래 위로 훑는 모습은 마치 눈동자로 온 몸을 핥는 것 같다.

"그야, 나는 엄청 매력있으니까~ 가만 냅둘 수는 없겠지."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쿡쿡 웃던 은화는, 까치발을 들고 우주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네가 참 고생이 많구나, 응!"
은화는 가슴을 피고선,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양 양 손을 허리에 얹는다.

그런데 갑자기 힘이 푹 빠져버렸는지 비칠거리면서 주저앉아버렸다.
"하아… 근데 내 문제이기도 하잖아… 진짜 어떡하냐…"
혼잣말을 연신 중얼거리면서. 얼핏 설핏 들려오는 것은 '망했어…' 라든지, '당장 오늘 밤은 어떡하지…' 따위의 말들이다.

/핫핫. 우리 애 귀엽게 봐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림다~

21 우주 - 은화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22:57:55

"여기서 네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 너네 부모님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당장에 식 열자고 이야기할걸? 둘 다 저항한다면 모를까. 나만 저항하면 의미가 없잖아."

나름 진지한 문제라고 이야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나오면서 딱히 못할 것은 없지 않냐는 그 말에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은화라는 존재를 싫어하거나 정말 같이 있기도 싫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어디 그 정도 감정으로 된단 말인가. 아니. 무엇보다 약혼이라는 것도 지금 시대에 이게 뭐하는 짓인지 알 수 없어 우주는 고개를 다시 한 번 강하게 저었다.

"너 매력 있는 것은 아는데... 확실히 어릴 때보다는 훨씬 예뻐진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지금 네 말대로 이건 남 이야기가 아니라 너하고 내 문제야."

주저앉는 은화의 말을 들으면서 우주는 한숨을 크게 내뱉으면서 천장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녀의 말대로 당장 오늘 밤부터가 문제였다. 일단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하며 우주는 은화에게 이야기했다.

"일단 같이 살라고 지시를 내렸고 짐도 당장 옮기도록 지시한 것 같으니 그것까진 따르자. 하지만 방은 각자 따로 쓰고 잠도 따로 자자. 그러니까 최대한 문제가 안 나오도록 우리가 힘내는거야. 그리고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부모님을 다시 설득해보자.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이야. 정 안되면... 정말 최후의 수법이지만..."

그래도 이것은 쓰고 싶지 않은지 우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로 우리가 크게 싸워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되었다는 식으로 연기하는 것은 싫지?"

22 은화 - 우주 ◆tWJvFsTYF2 (zpQssiHjuM)

2023-01-08 (내일 월요일) 23:20:11

"응, 그래… 저항해야지, 맞는데…"
은화는 주저앉은 채로 괜히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말면서 작게 혼잣말 한다
"예쁜건 알아가지고…"
고개를 돌리면서 툴툴대듯 입을 비쭉 내민 은화는 다시 기운을 차리고 일어나 스커트의 먼지를 툭툭 턴다.

"짐은 이미 이삿짐 차 와서 옮기고 있대. 이따 갈때쯤 되면 이미 다 알아서 되어있을거야."
짐은 이삿짐 센터에서 알아서 잘 옮겼을까, 같은 걸 걱정하면서 숨을 크게 마시고 뱉었다.
"뭐, 일단은 그렇게 하자."

하지만 우주가 고민 끝에 한 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싫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장난기가 아직 잔존해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거부할 때에는 너무도 완강했다.
"그건 안 할거야."
장난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지만, 아니 사실 의식조차 않았지만 그저 자연스럽게, 은화는 다시 한번 우주의 손을 잡았다.

은화는 우주의 손을 양 손으로 감쌌다. 마치 달걀을 쥘 때처럼 가볍고 적당한 세기로. 무심코 그 말을 하면서 손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다.
"아무리 연기라도 그런 건 안 되는거야."
"그건 정말 속이는거잖아."
"게다가, 그렇게 하면… 너도 나를…"

은화는 말을 하다가 말고, 손을 놓더니 갑자기 정리한다.
"아무튼, 아무튼.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응? 알았지?"
그리고는 부러 웃어보였다. 그렇게 웃을 때의 은화는 코끝을 일부러 찡그렸다.

23 우주 - 은화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23:30:50

생각보다 엄청나게 행동력이 빠르다고 우주는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좋건 싫건 한동안은 같이 살 수밖에 없다는 결론밖에 나올 수 없었기에 우주는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자신이 최대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와중 단호한 은화의 거절에 우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은화를 가만히 바라봤다. 연기라도 거짓말은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방금 전과는 확연하게 달랐고 완강했다. 제 손을 잡고 있는 은화의 모습. 그리고 은화의 손을 바라보던 우주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야. 그건. 실제로 나도 하고 싶진 않아. 이렇게 되면 그냥 정공법으로 거절하는 수밖에 없겠네. 일단 각자 부모님에게 가서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 해보자."

걱정하지 말자고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온전히 사라질 순 없었다. 혹시라도 어딘가로 퍼지게 된다고 쳤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 컸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퍼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은화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동거라는 것은 적어도 이 나라에선 절대로 가벼운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음. 당연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은 비밀이야. 알고 있겠지?"

비밀로 꼭 해야한다는 듯이 우주는 신신당부를 하며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제 입술에 갖다대며 작게 쉿 소리를 냈다. 뒤이어 그는 의자에 제대로 앉은 후 눈을 잠시 감고 뭔가를 생각하면서 그 상태에서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 앞으로 지킬 규칙 같은 것은 돌아가면 천천히 생각해보자. 우선 집에 들어가면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거기서 생활하는 식으로 각방을 쓰고. 그럼 당장에 문제 생길 일은 없을테니까."

이어 우주는 침묵을 잠시 지키다가 눈을 뜨고 은화의 눈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면목없다는 듯이 머리를 가볍게 긁적였다.

"그리고 미안. 어쨌건 우리 부모님도 절반은 책임이 있는 거니까. 내가 최대한 잘 말해서 지금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시켜볼게."

24 은화 - 우주 ◆tWJvFsTYF2 (KAt4VytyWI)

2023-01-08 (내일 월요일) 23:46:18

"그래… 일단은 나도 얘기는 해볼게."
뭐, 아까 통화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많이 어렵겠지만. 은화는 사실상 벌써부터 반 포기 상태였다. 하지만 달리 방도가 마땅찮지 않은가. 그렇다고 다 큰 외간남자랑 아무렇지도 않게 같이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응, 비밀."
똑같이 마주 검지를 입술에 갖다대면서 마찬가지로 쉿 하고 소리를 내자, 은화는 왠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어릴 적에 장난 놀던 때가 생각났을런지도 모른다.

"다른 규칙이 필요한가?"
곰곰히 검지를 볼에 찌르고 고민하던 은화는 머쓱한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아, 나 조금 더러울지도."
헤헤 하고 웃는 은화는 다시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다.

우주의 사과에 대해서는 새삼스럽다는 듯 놀란다.
"아니, 그야 그렇게 따지면 내 부모님이 한 것도 있는데 뭘."
그리고는 다시 천연덕스럽게 팔짱을 끼면서 말한다.
"우린 '친구'잖아? 그런 걸로 연연하지 말자~!"

그리고는 팔짱낀 손 반대쪽으로, 공연히 우주의 볼을 콕콕 찌르면서 다시 장난을 건다.
/ 나 오늘은 여기까지만~! 기상시간 때문에 늦어지면 곤란하네 미안. 그리고 이 장면은 닫아도 될거같은데, 이걸로 막레해도 되고 아님 더 이어줘도 좋아요~

25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00:21:32

"필요하지. 청소라던가 빨래라던가 그런 규칙도 정해야 할 거 아니야. 그리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것들이라던가."

은화는 그렇게 말을 했으나 우주는 정할 것이 많다는 듯이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도맡아서 할 순 없는 법이고 당번이나 식사, 그리고 다른 것들 역시 많이 필요했다. 그 와중에 더러울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허나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으며 나중에 제대로 정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일단 그는 말을 아꼈다.

한편 자신에게 팔짱을 끼면서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자 우주는 살짝 당황하면서 팔을 아주 약하게 흔들었다. 갑자기 팔짱을 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이었다.

"야. 야. 다 좋은데 꼭 굳이 이렇게 해야 해? 다른 부원들이 보면 뭔 소릴 할지 몰라서 그래? 너?"

-덜컹

말이 씨라도 된 것일까? 갑자기 문이 살짝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우주는 정말로 황급하게 은화를 바라보면서 팔을 빼냈다. 그리고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낸 후에 그녀에게 조용히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일단 남은 것은 나중에 이야기해. 알았지? 다시 말하지만 절대 들키면 안되는 비밀이야. 이거."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우주는 은화에게서 아주 살짝 떨어진 후에,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다가 그는 살며시 고개를 돌린 후 은화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속삭였다.

"그래도 나도 너 싫진 않아. ...물론 결혼이나 약혼은 별개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잘 버텨보자."

/오케이! 일단 막레 비슷하게 써봤어! 이걸로 막레를 하면 될 것 같아! 1번째 일상 수고했어!! 은화주! 그리고 잘 자!!

26 은화주 ◆tWJvFsTYF2 (TQICWOeG4E)

2023-01-09 (모두 수고..) 12:01:58

안냥~ 월모닝이야
정신없이 있다보니 오전이 훌쩍 가버렸네 후후
우주주는 좋은 하루 보내고 있어?

27 우주주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18:55:46

난 이제 퇴근해서 갱신이야!! 마찬가지로 안녕안녕! 맞아. 시간이란 훌쩍 가기 마련이지!! 아무튼 1번째 일상 재밌었어! 설마 저렇게 귀여운 캐릭터일줄은 몰랐기에 특히나 더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28 은화주 ◆tWJvFsTYF2 (TQICWOeG4E)

2023-01-09 (모두 수고..) 19:11:28

>>27 나도 방금 회사 사람들이랑 밥먹고왔어. 퇴근 축하해~
응 ㅋㅋㅋ우주 반응이 더 재밌어서 나도 재밌게 이었네
우리 애 귀여워 해주셔서 언제나 고맙습니다 ~_~
다음 일상은 뭘로 할까 벌써 기대되넹!

29 우주주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19:16:36

아직 퇴근을 한 것은 아니로구나. 하루빨리 퇴근을 하길 바랄게! 아니면 밥 먹고 퇴근한거면 축하해!! 아무튼 실제로 귀엽긴 하니까!
음. 2번째 일상은 이제 동거하게 된 집에서 뭔가 이것저것 규칙을 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어쨌건 같이 돌아가서 이것저것 얘기는 해봐야 할테니 말이야. 혹은 그 전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얘기해도 괜찮아!

30 은화주 ◆tWJvFsTYF2 (TQICWOeG4E)

2023-01-09 (모두 수고..) 19:25:32

퇴근하구 밥먹으러 갔다가 인제 왔어~! 후후 누우니까 세상 좋다~
두번째 일상 좋은 생각이야~ 신혼집 꾸리기~~~ 후후 일단 집에왔으니 씻어야 하는데 팬티 막 걸어놓고 나왔다든지 그런 장난이 떠오르네 킥킥
이번에도 우주 많이많이 놀려먹어야겠다요~

31 우주주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0:10:16

나도 잠시 밥 먹고 왔어! 아앗. 신혼집 꾸리기. ㅋㅋㅋㅋㅋㅋ 그게 그렇게 되는거야?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은화가 괜찮을지가 걱정인데? 어쨌건 자기 팬티를 우주에게 보여주는 셈이잖아. 서로 당황하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무튼 놀려주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이야! 그럼 난 반대로 우주로 열심히 태클을 걸어야겠네!

32 은화주 ◆tWJvFsTYF2 (TQICWOeG4E)

2023-01-09 (모두 수고..) 20:16:08

앗 그게 그렇게 되나... 그치만 그건 은화가 그만큼 우주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인거라구~
아무리 그래도 당황하려나... 후후~
다음 일상은 언제쯤 해볼까? 난 오늘해두 조은데~

33 우주주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0:18:51

일단 우주는 엄청나게 당황할 것 같은걸! ㅋㅋㅋㅋㅋㅋ 음. 나도 지금 시작해도 상관없어. 1번째는 은화주가 선레를 썼으니 이번엔 내가 가져와볼까해. 일단 각자의 방에서 짐 정리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으로 괜찮을까?
그리고 같이 살게 된 동거방은... 어떤 느낌이 좋을까? 일단 지금은 개인주택 같은 느낌으로 해서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그런 집이면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원룸이나 그런 것은 조금 애매할테니까.

34 은화주 ◆tWJvFsTYF2 (TQICWOeG4E)

2023-01-09 (모두 수고..) 20:27:17

부모님이 오래전부터 계획하셨던거라면 적어도 방 네개에 화장실 두개 정도는 되어야! ㅋㅋㅋ 아무래도 원룸은 공간분리가 너무 안 되니 오히려 좀 재미가 없네.
복층이라든지 그래도 좋을거같음! 테라스 하나 딸려있고 ~.~ 얼마전에 모델하우스 갔었거든. 되게 재밌는 경험이었어.
응응 제시한 상황은 참 좋으네 선레 부탁해~

35 우주주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0:43:12

좋아! 그럼 2층 주택 같은 느낌으로 해서 써보도록 할게! 잠시만 기다려줘!

36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0:48:36

대학의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정말로 모든 짐이 새로운 집으로 옮겨졌고 우주는 그야말로 허탈함을 느꼈다. 일단은 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제법 큰 크기의 집이었다. 2층이 딸려있었으며 테라스도 있었고, 작은 마당과 방도 여러 개 있을 것 같은 그런 주택을 바라보며 우주는 순간 당황해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진짜 제대로 작정을 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우주는 미간을 꾹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현 상황을 한탄하며 안으로 들어와서 자신에게 주어진 방의 물건을 정리한 후, 우주는 먼저 거실에 있는 소파로 나와서 걸터앉았다. 은화와는 일단 짐 정리를 마친 후에 이곳에 모여서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기로 약속을 했고 그는 은화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처음엔 도와줄까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개인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것도 많을테고 남자인 자신이 봐서 좋을 것이 없는 짐도 많을테니 일단 정리는 스스로 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팔짱을 끼고 제법 푹신한 소파에 살짝 등을 기댔다.

"정말 여러모로 곤란하기 짝이 없네. 진짜."

물론 이런 집에서 사는 것은 좋긴 했으나 하필 제 소꿉친구와, 그것도 나이가 다 찬 여성과 동거라니. 정말 누가 들으면 그게 이치에 맞는 거냐고 잔소리를 하지 않을까 절로 걱정이 되어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일단 어떻게든 사고가 안 나게 버티도록 해야할텐데."

37 은화 - 우주 ◆tWJvFsTYF2 (hl4YxLpBHw)

2023-01-09 (모두 수고..) 21:32:52

"오오."
은화는 집을 보자 우선 탄성을 질렀다. 여즉 이런 집에 살아본 적은 없었으니까.

자연석을 다듬어 만든 울타리와 장식적인 입구. 야트막한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 있는 작은 마당에는 파라솔과 작은 조경수, 그리고 여러 꽃이 심어진, 잘 가꾸어진 화분도 제법 있었다. 개방감 있는, 맑디 맑은 슬라이딩 도어 창 바로 앞에는 우드 데크 위에 안락의자가 하나 있었다. 정원이 바로 보이는 위치의 그곳에 앉아 황혼의 노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베이지색의 벽지가 발라진 현관과 중문. 어느 곳 하나도 인테리어를 흠잡을 데 없었다. 화장실은 비사자 타일과 유백색, 그린 타일로 꾸며져있는데 끝이 황동으로 마감된 수건걸이라든지, 글리터 처리된 샤워커튼 안에서 주백색으로 빛나는 꽃잎 모양 전등 빛이 새어나오는 등의 부분들이 그곳을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주방으로 나아가자 고급스러운 상아색 몰딩이며, 남색과 백색의 깔끔한 조합의 카운터가 먼저 눈에 띈다. 아일랜드 식탁 위로는 밝은 백색의 등 세 개가 나란히 갓을 쓰고 떨어져있다.
비록 각 방 안은 아직 휑뎅그렁하지만, 빌트인 수납장이며 시스템 에어컨 등 갖출 것은 다 갖춰져있는 상태였다.

"우와, 대박! 짱이다!"
우주의 그런 불편한 심정을 알기는 하는지, 은화는 난리법석을 피우며 집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야, 우리 여기 그냥 신혼집 하자!"
눈을 반짝이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은화는 뒤늦게 우주의 표정을 파악한다.

"으음… 일단, 먼저 짐 정리부터 하고!"

"읏차."
은화는 대형 캐리어 하나만 먼저 가지고 왔다. 속옷, 수건, 여벌옷, 위생용품 등… 당장 오늘을 해결할 짐으로는 충분하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면 ―우주보다는 조금 늦게 끝났다― 은화도 마찬가지로 거실로 나와 식탁의자에 앉았다. 등받이가 가슴으로 오게 하여 그곳에 기댄 은화는 왠지 심기가 불편한 듯 부루퉁하다.
"그치만, 나 이 집 좋은데…"
툴툴대던 은화는 우주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린다.

38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1:41:23

이 집이 좋다고 툴툴대는 은화를 바라보며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자신도 지금 이 집이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이 지금 '약혼'이라는 것만 아니라면 너무나 행복하게 이곳에서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역시 가장 문제는 약혼이라는 이 상황을 만든 자신의 부모님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우주는 표정을 찌푸렸다.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걸 받아들이면 넌 나랑 결혼을 해야 한다니까. 나랑 결혼하고 싶어? 진짜?"

분명하게 현 상황을 확실하게 찝어주면서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이 나이에 벌써 결혼을 생각하고 싶진 않았으며 그 상대가 은화라고 하면 더더욱 애매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상대가 누군가. 은화가 아닌가. 소꿉친구. 그냥 친근하게 느끼는 그런 이라면 모를까. 결혼이라니. 생각도 못한 일이었기에 우주는 약한 숨소리만 밖으로 뱉어냈다.

"일단 우리는 이 약혼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거 맞지?"

자신은 일단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은화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것을 알고 싶었는지 우주는 은화를 가만히 바라봤다. 일단 무슨 말이 나와도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눈치는 보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네 생각을 듣고 싶어. 난."

/너무 디테일학 고급스러운 집 아니야?! 와. 저런 곳이면 나도 살고 싶다. 진짜.

39 은화 - 우주 ◆tWJvFsTYF2 (hl4YxLpBHw)

2023-01-09 (모두 수고..) 22:18:33

"그럼 너는 어떤데?"
치사한 술수를 쓰는 은화는 세상 무구한 표정으로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크고 맑은 눈이 감기고 떠질때마다 무슨 효과음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내 의견을 듣고싶은거야?"
그는 천천히 곁으로 다가갔다. 살금살금, 마찬가지로 손을 뒤로하고, 아주 가까워졌을 때에는 상체만 내밀면서. 우주를 올려다보았다.
"글쎄, 너 하기에 따라 달렸지."
그리고 작게 윙크를 하고는 검지와 엄지를 세워 총으로 쏘듯이 하였다.

"혼인 어쩌구... 증명서에 도장은 안 찍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래."
"너는 나와 사귀고싶어?"
은화는 목이 빠져라 올려다보다가 어느새 고개를 틀면서 검지를 제 턱에 가져다 댄다.

"나랑 결혼하고 싶어?"
손가락은 점점 목을 타고 내려간다.
"나랑 가정을 이루고 싶어?"
점점 내려오다 블라우스의 목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옷을 나풀거린다.
"나랑… 고 싶어?"
말소리를 내지 않고, 중간에는 입만을 벙긋거렸다. 어느새 은화의 볼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훗 고급집에 살고싶구나~

40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2:32:00

"야. 내가 먼저 물었잖아. 지룸ㄴ에 질문으로 돌려주는 것이 어디에 있어!"

그보다 자신은 몇 번이고 결혼 생각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연극부 부실에서도 분명하게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갑자기 또 뭘 자신에게 대답을 해달라는 것인지 우주는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와중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와 상체를 내밀더니 뭔가 점점 심화되는 질문을 하는 것에 우주는 순간 당황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왜 갑자기 이러는거야? 또? 영문을 알 수 없어 뱀 앞에 선 개구리마냥 움직이지 못하고 은화의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눈이 천천히 내려갔다. 물론 마지막 부분의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다지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마, 말했잖아. 아무리 그래도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말이야. 나는 결혼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 강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의지로 분명하게 하고 싶어. 이건 그냥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내 인생과 네 인생을 희생하라는 거잖아. 마음에 안 들어. 절대로 못 받아들여! 난!"

아주 침을 꿀꺽 삼키며, 나풀거리는 옷을 바라보던 그는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며 은화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결혼을 해서 가장을 꾸리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아니라 은화에게도 좋지 않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제 소꿉친구를 바라보던 우주는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톡톡 쳤다. 정신을 차리고자 하는 제 나름대로의 행동이었다.

"그러는 너는 어쩌고 싶어? 나랑 결혼하고 싶어? 나랑 가정을 이루고 싶어? 나랑 부부가 되고 싶어?"

속을 보여주지 않고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은화의 모습에 우주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물었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하면서.

/...큰일났다. 진짜. 은화가 진심으로 우주를 유혹해버리면 버틸 재간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로.. 8ㅁ8

41 은화 - 우주 ◆tWJvFsTYF2 (7C7oMmX9S6)

2023-01-09 (모두 수고..) 22:57:15

"흥, 싫다는거구나."
공연히 토라진 ―혹은 토라진 체를 하는― 은화는 기이하게도 어린 아가씨같다는 인상을 줄지 모른다. 갈색의 찰랑거리는 머리칼에는 귀여운 검은 리본이 꽂혀있다. 가느다란 목선을 타고 내려가면 나풀거리는 분홍색 블라우스가 상반신을 감싼다. 프릴이 들어가있어 더욱 여성스럽고, 허리부분이 얇아 몸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엉덩이와 다리를 감싸는 검은 스커트는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데, 딱 달라붙는 종류였다. 오늘은 어째선지 평소보다 착장에 힘을 준걸까. 무슨 심경의 변화일까.

"다들 말하지. 자신은 누구라고. 무엇으로 이루어져있고 무엇을 할 예정이라고 말이야."
갑자기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 은화는 찬장에서 티백을 꺼내, 식탁 위 머그잔에 넣는다. 트와이닝의 얼그레이다.
"그러니까 재미없는거야."
포트에서 끓은 물을 부으려다, 식탁의자에 앉아 잠깐 생각을 하던 은화는 갑자기 일어나서는 우주에게 다가간다.

"그게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란 말이야, 바보야."
우주를 민다. 손가락으로. 살짝. 우주의 배를 찌르며. 탄탄하고 저항감 있는 살갗이 은화의 손가락을 튕겨내면, 은화의 전신은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빨갛게 달아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이런 말을 직접 해야 알아듣는거냐구."
하지만 고개는 떨구지 않는다.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고서 말한다. 그것은 아마도 은화가 표할 수 있는 최고의 용기이자 배려일 것이다.

"…어때, 내 연기? 전보다 훨씬 늘었지?"
조금은 거리를 벌린 채. 에헤헤, 하고 웃는 은화는 어째선지 다시 약간은 서글픈 표정이다. 그렇게 웃는 은화는 역시 코끝을 살짝 찡그렸다.

/과연 어떠려나 후후 제법 재미있어요.

42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3:12:06

"...싫어. 이렇게 우리 의지는 없는 결혼같은 것은."

이것만큼은 정말로 분명하게 우주는 싫다고 대답했다. 은화라는 여성이 싫은 것은 아니었으나 이대로 결혼까지 가는 것이 싫었기에 그의 목소리는 꽤나 단호했다. 토라진 목소리가 들려왔음에도 우주는 생각을 바꾸거나 하진 않았다. 여기서 흔들려서 동정으로, 혹은 어쩔 수 없으니까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국 은화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밖에 되지 않았다. 적어도 우주는 그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영문모를 소리를 하다가 다가와서 자신의 배를 콕 찌르는 느낌에 우주는 어?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살짝 뒤로 밀려났다. 물론 힘이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았으나 그럼에도 자신도 모르게 뒤로 살짝 밀려났고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에게 말하는 것에 우주의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었다. 허나 곧 이내 에헤헤 웃는 그 모습에 우주는 빤히 은화를 바라봤다.

"야. 야. 야! 진짜 순간 움찔했잖아!"

결국 평소처럼 약하게 발끈하던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와서 연기라니. 허나 진짜로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우주는 손뼉을 짝짝 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긴 하네. 진짜. 진짜... 아니. 아냐. 이건 뭔가 좀 그러니까. 아무튼 진지하게 사람이 말하면 너도 진지하게 대답해줘.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우주는 은화를 바라보면서 일단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냈어야 할 사안을 이야기하겠다는 듯 다시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 자리에 앉아. 어쨌건 우리 둘이 같이 사는 거니까 서로 지켰으면 하는 규칙이라도 이야기를 좀 나눠보자. 일단 너부터 말해봐. 내가 지켜줬으면 하는 것이라던가 그런 거 있을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화주의 손에서도 내가 놀아나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야?!

43 은화 - 우주 ◆tWJvFsTYF2 (7C7oMmX9S6)

2023-01-09 (모두 수고..) 23:32:45

"훗, 아직은 녹슬지 않았나."
스스로의 연기 실력에 감탄하는걸까? 어깨를 으쓱하며 제 코 밑을 부드럽게 훑은 은화는 또 다시 조용히 읊조린다.
"아직은… 그렇구나."
괜히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은화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밝은 미소를 장착했다.

"응, 알았어. 우주는 진지하다~ 천지신명의 말씀이요 우주의 의지이시다~"
은화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과장스레 두 팔을 벌리고 태양에 대한 찬양을 하듯 하늘을 향해 뻗었다.

"나 있어! 규칙! 제가 제안할게요, 은화가요~"
그러더니 갑자기 뒤를 돌아 한 손바닥을 펼쳐보이며 말한다.

"첫 번째, 들어오면 인사하기. 꼭이야. 얼굴을 마주보고 인사해야 해. 당장 못하면 조금 뒤에라도 해야 돼."
은화는 손바닥에 주먹을 쥐어보이더니, 자리에 앉으면서 손가락을 하나씩 펼친다.

"두 번째, 자기 전에 고생했다고 볼 뽀뽀 해주기. 안 그러면 다음날 피로가 안풀려~"
"세 번째, 먹은 그릇은 바로 치우고, 공용공간은 항상 청결 유지하기."
그렇게 세 가지를 제안한 은화는 제법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펼치고, 앉은 채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렸다.

"네, 이상입니다. 우주 선배는 의견 있으심까?"
마이크를 가져다대듯이 우주에게 발언권을 주는 은화였다.

/그것은 완벽한 허구입니다. 그렇구말구요~

44 우주 - 은화 (d1Q6xW0UwI)

2023-01-09 (모두 수고..) 23:43:29

첫째. 둘째. 셋째. 하나씩 들으면서 우주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은화가 요구하는 사항을 가만히 읊었다. 허나 첫째와 셋째는 그렇다고 쳐도 둘째는 또 뭐란 말인가. 볼 뽀뽀라니. 은화를 빤히 바라보면서 우주는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뒤이어서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너 그거 요구하면 진짜로 한다. 내가. 특히 두번째 꺼. 나중에 말 바꿔도 안된다고 한다. 진짜."

말 그대로 제대로 요구를 하라는 그런 나름의 오더였다. 물론 그럼에도 그녀가 그것을 요구한다면 우주는 한숨을 작게 내쉬면서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어찌되었건 자신의 차례였기에 우주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은화와 겹치지 않게 조절을 해야할테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우주는 이내 마찬가지로 세가지를 은화에게 요구했다.

"첫번째. 친구를 데려오면 서로 미리 이야기를 하고 각각의 친구가 집에 찾아오면 다른 한쪽은 나가 있기."
"두번째. 방에 들어올 때는 노크를 해서 들어온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세번째. 집안일은 번갈아가면서 잘하고 미루기 말기."

손가락을 하나하나 펼쳐서 숫자 삼을 표현한 후, 우주는 다시 손을 아래로 내렸다. 여섯개. 혹은 다섯개의 조건을 다시 한 번 곱씹으면서 우주는 팔짱을 살며시 낀 후에 은화에게 이야기했다.

"일단 오늘 저녁은 뭐라도 시켜먹자. 요리를 하기에는 서로 피곤할 것 같으니까. 먹고 싶은 거 있어? 이번엔 내가 사줄게."

그 정도 돈은 있다는 듯이 우주는 은화를 바라보면서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는 듯이 미소를 작게 지었다.

45 은화 - 우주 ◆tWJvFsTYF2 (7C7oMmX9S6)

2023-01-09 (모두 수고..) 23:59:55

"흐응? 나는 지켜달라고 하는 말이었는데? 안 지키면 규칙이 아니지 않아?"
쿡쿡 웃던 은화는 제법 도발적인 눈빛으로 우주를 흘겨본다.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는 것이다.

"으음, 알았어. 썩 알기 쉬우네. 집에 초대할 친구가 많나보지? …아니면?"
훗훗 하고 힐긋거리며 가볍게 웃던 은화는 이제 슬슬 재미없어졌는지 피식 웃고 그냥 만다.
"오올~ 돈 많은가봐? 웬일이래."
"그럼 나는… 회먹을래~"

우주가 앉은 곳 옆으로 식탁의자를 붙이고서 '개발의 민족' 앱을 켠 은화는 잠시 뒤져보더니 적격인 곳을 찾은 것 같다.
"여기 평도 좋고 가격두 괜찮은데? 선배는 뭐 먹을거야?"
"아, 그러고보니 회엔 소주인데에."
은화는 입천장을 혀로 차 딱 소리를 내며 한 잔 넘기는 시늉을 한다. 그 뒤에 이어지는, 짜릿한 청량감을 형상화한 것 같은 아찔한 표정연기도 일품이다.
"오늘은 동아리 사람들이랑도 못 만났구, 어때? 한 잔 하는거."

/우주는 술 잘 마시나요~?

46 우주 - 은화 (PUnynSWMqU)

2023-01-10 (FIRE!) 00:14:37

"지, 진짜로 한다! 너! 정말로 할거야! 그렇게 말하면! 후회하지나 마!"

이것만은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 우주는 그 도발을 받아주며 도전적으로 이야기했다. 나중에 말 바꾸기만 해보라는 말을 굳이 다시 한 번 하면서 우주는 마찬가지로 그녀를 살짝 흘겨봤다. 정말로 뽀뽀를 해주면 어쩔 참인건지. 그것도 매일 자기 전에. 자신이 못할까봐 저러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긴 하나 우주는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들려오는 또 다른 장난스러운 도발에 우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해두는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거든? 물론 여자친구가 생기면 이 약혼 바로 깨달라고 요청하긴 할 거지만 아무튼 네가 생각하는 거 아니야. 어디까지나 친구를 데리고 오면 같이 있어서 좋을 것이 없잖아.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어디까지나 그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것을 분몀하게 이야기를 하며 우주는 그녀가 요구하는 회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히 치킨이겠거니 했는데 회라니. 이건 또 생각도 못한 메뉴였다. 살짝 당황하면서 우주는 두 눈을 깜빡이며 잠시 생각을 하다 결국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조, 좋아. 회! 나쁘지 않지! 그런데 거기에 술도? 야. 너 괜찮아? 짐 정리한다고 피곤하지 않아? 술 먹으면 바로 잘텐데?! 뭐, 네가 괜찮다고 한다면 나쁘지 않긴 한데."

정말로 괜찮은 거 맞나 싶어서 우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은화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결국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 설사 술을 먹어서 취해서 잠든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침대까지만 데려다주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아. 그럼 시켜봐. 돈은 내가 바로 보내줄테니까."

/술이라. 중간 정도로 먹는다는 설정이야! 막 엄청 술고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 먹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적당히 마시다가 취한다 싶으면 끊어버리는 스타일!! 은화는 어떠려나?

47 은화 - 우주 ◆tWJvFsTYF2 (wIT2rvzaaY)

2023-01-10 (FIRE!) 00:30:10

"알았어, 원 참."
은화는 툴툴거리며 양 검지로 네모를 만든다.
"너무 이렇게 살지 말라구, 선배."

"에이, 내 주량 알잖아. 그리구 반주 정도로만 마시면 되니까 괜찮아~"
은화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주문을 완료했다.
"음, 그러고보니 씻는 건 마시기 전이 나은가, 마신 후가 나은가?"
은화는 그렇게 혼잣말을 한다. 아무래도 피곤할테니 미리 씻는게 나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오늘 하루 안 씻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다.

여하튼, 주문한 것은 생각보다 금방 배달되었다. 필시 배달부의 숱한 신호위반과 과속으로 이루어진 것이리라.
"잘 먹겠습니다~!"
은화는 물고기 모양의 간장 병을 그릇에 따라 와사비를 아주 조금만 타고 초장을 준비했다.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가르고 첫 점을 먹는데, 광어의 지느러미 부분이었다.
"으음, 맛있어!"

눈을 반짝이면서 요란스럽게도 먹던 은화는 술의 뚜껑을 따고는 각자의 잔에 따른다.
"선배야, 그냥 마시면 재미없으니까, 술 게임이라도 할래?"
공연히 음흉하게 '흐흐' 하고 웃으면서 우주를 바라보는 은화.
"진실게임이야. Truth, or Dare! 어떻게 하는 지는 알겠지? 유학파니까~"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은화는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관찰하는 데에 온 신경이 집중한 듯 하다.

/은화는 생각보다... 잘 못 마시는 편이야. 어느 정도까진 마시지만 갑자기 확 올라와서 금방 취한달까요. ㅇㅅㅇ 다행히 술버릇은 그냥 자는거같슴다... 후후.
참 그리구 밤이 늦었으니 저어는 이만 자러가보려구요. 우주주도 잘자!

48 우주 - 은화 (PUnynSWMqU)

2023-01-10 (FIRE!) 00:40:02

"그러니까 걱정하는 거야. 안 그래도 피곤할텐데."

짐을 정리하는 것은 절대로 적은 체력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상당히 많은 체력을 쓸 수밖에 없었고 피곤할 때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금방 취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잠들거나 하면 자신이 침대로 데려가서 눕혀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절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로 했다. 아무튼 은화가 주문을 하는 것을 확인한 후, 우주는 자기 나름대로 자리를 만들면서 가만히 메신저를 이용해 은화에게 딱 회와 술 값 정도의 돈을 보냈다. 뒤이어 먹으면서 인테리어 구경하긴 딱 좋겠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회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이내 회가 도착하고 세팅하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며, 음식을 나르기도 하며 우주는 일단 자리에 앉았다. 꽤나 신선해보이는 것이 상당히 맛이 좋겠거니 생각하며 우주는 맛있냐고 가볍게 물으면서 회를 한 입 집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그 특유의 탱탱함. 그리고 신선함. 꽤 맛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우주의 시선은 절로 가게의 이름을 기억하려는지 포장한 봉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편 술이 따라지자 우주는 자연히 건배를 제안하려고 했으나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 술게임을 제안하는 것에 으잉?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살짝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무슨 진실게임이야? 우리 사이에 못 할 말이 뭐가 있다고."

방금 전에 그렇게 된통 속았으니 이번에도 뭔가 꾸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우주는 살며시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진실게임으로 지금 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좋아. 응해주지. 어차피 내가 말 못할 것은 없어. 뭐, 특별히 동생이니까 선공권을 줄게."

어디 올 테면 와보라는 듯이 우주는 빤히 은화를 바라봤다. 어떻게 나와도 자신은 받아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두 눈에 품으며.

/아앗. 그렇구나! 그렇다면 역시 여기서는 우주가 잘 챙겨야겠네!! 아무튼 시간이 시간이니까! 잘 자길 바랄게! 은화주!

49 은화주 ◆tWJvFsTYF2 (C69zQxsjVg)

2023-01-10 (FIRE!) 13:04:51

안녕~ 우주주 간밤에 잘 잤나요?
드디어 우주가 공세에 나서네 킥킥 과연 어떻게 되려나~

50 우주주 (PUnynSWMqU)

2023-01-10 (FIRE!) 19:06:30

나는 간밤에 잘 자고 퇴근한 참이야!! 은화주가 뭔가를 준비중인 모양인데. 대체 뭘지 궁금해지는걸?

51 은화주 ◆tWJvFsTYF2 (UDAEUyEv8U)

2023-01-10 (FIRE!) 19:52:10

준비야 많이 했지 후후...
나는 퇴근후 회식에 끌려갔다요 ㅠㅠㅠ 말잇못...

52 우주주 (PUnynSWMqU)

2023-01-10 (FIRE!) 19:56:21

ㅋㅋㅋㅋㅋ 갑자기 무서워졌어! 아무튼 회식이라니. 하긴 연초에도 회식 많이 한다고 하니까. 8ㅁ8 조심해서 들어와!! 일단 갔으면 맛있는 거 많이 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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