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오메가는 히죽, 웃었습니다. 목숨의 끝이라 한들 황제의 칭호를 이어받은 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전부 지옥으로 이끌고 끝내 집행인의 사명을 다 하는 것일 터이니.
거대한 용이 고개를 뒤로 천천히 치켜들고 아드레날린 수치를 조정합니다. 완벽하게 설계된 생체 안드로이드는 본인의 세븐스와, 내장된 세븐스, 복제한 세븐스를 서로 융합하기 시작했고……. 우르릉, 하고 이 안에서 들려서는 안 될 번개 끓는 소리를 뒤로 내리치듯 빠르게 돌진하려 들었습니다만.
독액으로 된 짐승이 오메가의 움직임을 막고, 아공간의 괴수가 입을 벌려 목을 물어뜯습니다.
"아니오, 나는 죽지 않아요. 나는 영원불멸한 과학의 산물이고, 나는, 나는.."
덜렁거리는 목과 함께 지독하게도 살아있는 모습. 그리고 마침내 그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울부짖을 적.
"아가씨, 주인, 님─"
붉은 섬광이 몸통과 목을 분리시킵니다. 용은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옵니다. 붉은 피가 고입니다. 생체 안드로이드라고 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군요.
《카스트로 '오메가'의 섬멸전이 종료됩니다.》
그리고 상황은 다르게 변해갑니다. 연구실 내부, 일어선 에르베르토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기에. 오메가의 죽음 때문에 상황이 조금 더 격변합니다! 에르베르토가 소름 끼치도록 감정 없는 눈으로 션의 자수정색 눈을 마주합니다.
"린."
션의 이름은 린이 아닌데도. 션은 지팡이를 쥐고 천천히 허리를 세웁니다.
"거기서 뭘 하겠다는지 난 이해할 수 없군요."
에르베르토의 목소리가 가라앉습니다.
"비서로 변장해서 반동분자 흉내 내기 놀이가 즐겁나요?" "……."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요. 당신이 지금부터 배신자인 건 알았으니. 우리는 갈라지는 거지요." "……아니."
션, 아니, 린이라 불린 자는. 천천히 자수정색눈을 휘었습니다.
"오늘을 이후로 안식은 끝이지, 늙은이."
당신들은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디서요? 이스마엘의 페이시 클라우드에서. 에르베르토는 더는 못 봐주겠다는 듯 눈짓했고, 린이라 불린 남성은 표본 사이로 처박힙니다. 손쉽게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에델바이스."
그리고 에르베르토의 모습이 지직거리더니, 사라집니다. 제는 바로 고개를 치켜듭니다.
"꼭대기다."
냄새를 쫓았군요.
《히든 루트 '가란'이 열립니다. 이스마엘의 제압전 이후로 에르베르토 섬멸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괴수의 목을 베어버린 후 그래플 건을 천장에 발사하여, 와이어를 풀어가며 천천히 바닥에 내려온다.
바닥에 닿자마자 중력이 그대로 어깨를 짓누르고, 아드레날린이 천천히 그 활동을 줄여감에 따라 고통이 밀려온다. 혈관 자체가 작살이 나 버린듯, 시퍼런 멍이 피부 곳곳에 드러난다.
"크윽...!"
격통에 몸부림을 치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무릎이 꺾이고 손발이 흔들린다. 그만. 제발 그만.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뒤덮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야가 흐려졌다. 부디 이 고통을 그만두어 줬으면 하는 애원을 혼신의 힘을 짜내어 차단한다. 스스로를 한번 더 다그쳐야 할 때다. 아직은 그만둘 수 없다.
거칠다 못해 아주 막혀버리기 직전이던 숨이 한 자락 토혈과 함께 뚫린다. 입가에 묻은 피를 소매로 대충 닦아내고서, 등에 멘 소총을 지팡이 삼아서 다시 일어난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군."
허리춤의 구급낭에서 진통제를 비롯한 약을 거의 한 움큼 집어 삼킨다. 절뚝이다가, 천천히 제 걸음을 되찾고 용을 살짝 지나쳐 걸으며 말한다.
네코미미의 헤드번팅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신디의 이상향을 외치는 목소리와 호소, 그리고 친구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슬럼식 우정인 주먹다짐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쥬데카의 질문 때문일까요. 어느 쪽이든 헤베는 잠시 멈칫 하더니만, "아니야." 하고 한 번 부정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이건 아니야. 그만 둬요, 나는 행복해요, 나는 지금- 이런 삶을 살길 바라니까요! 바라던 이상향? 개소리!!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세계는 말도 안 돼요. 사람들이, 그 개 같은 새끼들이 전부 틀려먹었는데 뭐가 다르단 거예요, 그건 틀린 거야. 행복하던 순간은 언제나 한때니,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고-? 그 또한 허울 좋은 소리. 진정 스쳐가나요? 스치지 않아요. 한때도 아니에요. 평생, 함께해야만 해요. 평생!"
헤베가- 작게 웃었습니다. 흐- 흐흐.. 바람 빠지듯 텅 비어버린 웃음을 뒤로, 체인이 사슬에 휘감길 적 말갛게 눈웃음을 지었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전부 아니야.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요. 그러니까, 그냥 나랑 함께 있어요. 여기에서, 평생……."
주먹을 쥐자 보이지 않는 힘이 휘감긴 체인조차 꽉 쥐어잡습니다. 저항하십시오! 다이스를 굴려 1은 회피, 2는 실패입니다. 실패의 경우 공격 다이스 값의 범위는 1부터 25로 줄어듭니다!
그리고는- 뒤틀린 것이 신디를 향합니다. 신디 또한 저항 다이스를 굴려주십시오.
"아?"
?
남은 턴: 1턴 《헤베》를 제압하는 요구값: 46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제압전에서 스페셜 스킬은 쓸 수 없습니다만. 1턴 증폭 효과로 결과값에 +7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흐흑... 소년만화식 주먹다짐을 생각하고 날린 박치기였지만 아마데우스는 소년만화 주인공을 하기엔 너무나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슬은 풀렸다. 그제서야 몸이 자유로워진 아마데우스는 다시 한번 소년만화식 화해법을 시전하고자 이스마엘에게 다가간 그녀는 자신에게로 또 다시 다가오자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는듯 회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