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대한 환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귀여운 사람이 불러주는 언니는 좋았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외투를 챙기더니 수줍게 웃으며 손을 쓱 내밀었다.
"길이 복잡하니 손 잡으실래요?"
남이 보면 기겁할지도 모르지만, 샐비아는 두려움을 잃었고 그건 샐비아가 원초적으로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불구덩이가 있어도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들어가버리고 만다. 지금도 앞에 있는 유토가 아발란치에 리더라거나 능력이라거나 전혀 생각하지 않고 손을 잡고 싶어서 내밀었다.
살로메: 182 캐릭터의 피부의 특징은? 하얗당...네..그리고 점이 볼에 하나밖에 없어보이는데 의외로 안보이는곳에 콕콕 있다는 설정.... 243 맷집이 좋은가요? 조아용,, 맷집... 아니 자존심이랄까용.... (゚∀゚ ) 065 무의식적으로하는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머리 어깨 너머로 넘기기..거짓말할 때나 당황할 때 눈 깜빡깜빡하기
지금까지 유토와 이야기(일방적으로 샐비아가 말하고 있지만)를 한 입장에서 유토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같았다. 유토에 대한 호감을 차곡차고 쌓아갔다. 아발란치에 유토 같은 사람이 많으면 좋을텐데. 아발란치 조직원들과 화기애애하게 티타임을 즐기는 상상을 하며 유토의 손을 끌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 앉으세요. 주문은 주인장이 곧 받으러 올거예요."
메뉴판을 펼치며 유토가 보기 편하도록 돌려준다. 당연하게도 꿀케이크가 메인이고, 다른 케이크도 종류가 다양했다. 식사류로 먹을만한 빵도 있고. 디저트 위주로 운영되는 가게라 음료의 종류는 비교적 적었다.
"같이 어울려주시는 보답으로 오늘은 제가 지불하도록 할게요. 관심이 가는 게 있으신가요? 부디 편히 즐겨주세요."
다소 뜬금없는 질문에도 긴 머리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귀 뒤로 넘겨 고정시킨다. 곧 주문을 받기 위해 테이블로 온 주인장에게 꿀케이크 두 개와 무난하게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주문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대로 가득차서 어지간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감정을 숨기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지만.
커피머신이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난 후, 금방 케이크와 함께 커피가 나왔다. 미리 잘라둔 케이크라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다. 층층이 쌓인 케이크 단층 사이로 꿀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반짝이던 샐비아는 유토 앞으로 케이크를 놔주었다.
유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유토의 웃는 얼굴과 긍정적인 반응에 그저 기분이 좋았다. 신나서 말을 하려다 이런 자리에서 많은 말을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걸 재빨리 떠올렸다. 이미 집안하고는 연을 끊었지만, 가끔씩 그 집안에서 배웠던 것이 생각난다. 인정하기 싫어도 자신에게 영향이 컸던 시절이다. 그걸 인식하니 살짝 기분이 나빠질 뻔 했지만 유토에 목소리에 다시 밝은 얼굴이 되었다. 짧은 순간에도 시시각각 감정이 변했다. 좋은 것만 떠올리고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 포크를 들고 제 몫의 케이크를 잘라낸다.
"유토 님도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가벼운 목소리로 기분을 환기시키고 케이크를 입안에 넣었다. 진득하게 느껴지는 단맛에 볼이 발긋해진다.
"아발란치에 단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까요? 모두에게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요."
조직의 특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게에 어떤 영향이 있을 줄도 모르고 앞쪽의 가게를 아무렇지 않게 소개 시켜주고 싶어하는 것. 순수라고 부를 수 있지만 결국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배려없는 태도였다.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것을 보고 있는것도, TV를 보고 있는거 같아서 꽤 재밌네. 라고 생각한 그녀였지만. 그녀는 지나가던 종업원의 시선이 살짝 닿는것을 보고서 일부러 호칭에 힘을 주었다. 아마도 키만 두고보면 10~13세 정도의 아이에게 님. 자를 붙여서 말하고 있는걸 보고 주의를 끈 모양.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크게 문제될건 없었으므로 그녀는 여유롭게 케이크를 한입 잘라서 먹었다.
"글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만. 아마도 싫어하는 사람도 많긴 할거야."
아무리 그녀라도 조직원 입맛까지 다 알고있는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성향이 성향이다보니 여성 조직원이 그렇게 많은건 아니었다. 남자라고 단거 싫어하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라는 이야기.
이번에는 옅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 같이 좋아해주고, 자신이 같이 싫어하는 건 같이 싫어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기분이 좋으니까. 싫어한다고 해도 계속 데리고 다니면 언젠가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케이크에 시선을 고정한 채 포크로 작게 자르다 고개를 들어서 유토를 응시했다.
"재밌는 일이요? 저도 낄 수 있는 일인가요?"
말하는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유토가 저리 말한다면 평범한 일이 아닐 게 분명했다. 어쩌면 능력을 쓸 수 있는 일일지도! 선물을 뜯기 전 기대하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고 유토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는 종업원이 멀리 떨어지자마자 사정없는 이야기를 하며 씩 웃었다. 이것이 농담일지 진담일지는 둘째치고. 어차피 샐비아가 조직원을 마음 내키는대로 죽일만큼 압도적인 강자도 아니었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도 진지하지 않은 표정으로 케이크를 먹으며 이어진 말에 답할 뿐이다.
유토의 말이 감명 깊지는 했지만, 싫어하는 사람을 죽이는 건 이미 예전에 했다. 지금은 그렇게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냥 제 마음에 들게 행동해줬으면 하는 건데. 역시 사람은 다루기 어렵다. 모두와 친하고 다정하게 지내고 싶어도 그걸 따라주지 않으니.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편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불꽃이 튀던 그때를 생각하며 달아진 입을 커피로 가라앉혔다.
"그렇다면 준비를 해둬야겠네요! 화려한 건 자신 있어요. 최선을 다 할게요."
큰 의욕을 보이며 포크를 내려놓았다.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축복이다. 게다가 저의 능력을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으니까. 만일 제 능력을 싫어하는 사람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자신에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