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15072> 자유 상황극 스레 4 :: 505

이름 없음

2022-12-31 16:48:08 - 2024-09-05 17: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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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파란날) 16:48:08

이 상황극은 5분만에 개그로 끝날수도 있고, 또다른 장편이야기가 될수도 있습니다.(물론 그때는 다른 스레를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다른 스레의 자캐가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도 상관없습니다.

자유 상황극 스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497 이름 없음 (0DPLlPJMGI)

2024-08-04 (내일 월요일) 23:55:02

(타닥, 타닥. 짙게 깔린 밤의 어둠을 밝혀주는 모닥불 위로 퍼지는 잔불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고찰에 잠겨있……다기보다는 자신 몫의 육포를 뜯어먹는 중이다. 모험을 해온지 어연 5년. 파티가 캠프에서 자는 동안 불침번을 서며 새벽에 까먹는 간식만큼 또 별미가 없더라지. 묘한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파티장인 내가 먹는다면 누가 막으랴. 친분있는 사이에서 짠 파티기에 탱커인 네가 해라 식으로 정해진 것이라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는 자리임은 알지만 대충 그런 당돌한 상상을 하며 불멍을 때리다, 뒷쪽 가까이서 들려온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 파티원으로 난입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ㅋㅋㅋ 판타지모험...?

498 이름 없음 (aQT55.J1Ac)

2024-08-07 (水) 00:54:40

"곤란하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다니. 어떻게 이럴 수 있지."

20대 정도로 보이는 사내는 조용한 골목길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몇 년 전, 세계를 구하기 위해 소환된 이였다. 오랜 모험과 싸움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지만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점이었다. 물론 이 세계에서 오래 살면서 나름 이 세계에 정도 들었고, 삶의 방식도 익숙해진데다가 고아원에 버려져서 쭉 고아로 지내온 탓에 딱히 원래 세계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은 없긴 했으나 그럼에도 원래 살던 세계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금만 근처를 돌아보면 수많은 이들이 축제를 즐기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그 분위기에 섞일 수 없었기에 그는 절로 한숨만 크게 내쉬었다.

"모든 것이 끝나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담. 그런 혼잣말을 하며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나. 아니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돈 걱정은 없다는 것이었다. 소설이나 게임을 보면 꼭 이런 상황 속에서 황제는 뒷통수를 치기 바빴는데 이곳의 황제는 평생 쓸 수도 없을 돈을 포상으로 줄 것을 약속한 덕이었다.

"돈 걱정이 없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어쩔까. 파트너."

자신이 차고 있는 검을 괜히 뽑으면서 사내는 그 검에 말을 걸었다. 당연하지만 검은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대답이 돌아오는 일 따위는 없었다. 이내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작은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라노벨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소환된 이야! 싸움이 다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지만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 어떻게 할까 난감해하는 상황!
가급적 같이 모험을 떠난 파티원이었으면 좋겠어! 사내와 같이 소환된 이여도 괜찮고, 이세계의 사람인데 같이 모험을 떠난 이여도 괜찮아! 황자황녀엘프드워프인간 기타 등등 다 괜찮다! 맥커터만 아니면 오케이

499 이름 없음 (Juv8uOjtCw)

2024-09-03 (FIRE!) 11:13:41

(둥그렇다. 어두운 밤 환히 뜬 보름마냥 둥글기만 하다. 따뜻하고 말랑해보이는 두 뺨도, 놀라서 크게 뜨인 두 눈도 마냥 둥글어서 적대심이라고는 티끌만치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눈동자는 영영 당신 모습을 비출 듯 하더니 한 번 깜빡거린다. 그러더니 샐쭉 입꼬리가 말려들어가고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이다.) 안녕! (어깨에 걸쳐 몸을 가로질러 메고 있던 가방에서 부산스레 책을 한 권 꺼낸다. 몇 년이고 몇 번이고 다시 본 듯 낡아빠진 표지가 없던 향수도 불러 일으킬 것만 같다. 책장이 촤르르륵 넘어가다 멈춘다. 멈춰진 페이지를 당신이 잘 볼 수 있도록 펼쳐들고서, 목소리 크기를 낮추고 당신에게 소근거린다.) 나는 이 괴물을 찾고 있어. 너도 그래?

#인외를 찾아헤매는 중~ ㄹㅇ 인외가 나타나도 그냥 우연히 마주친 평범한 인간이어도 아무상관없당

500 이름 없음 (vDIeHui9do)

2024-09-03 (FIRE!) 15:53:41

>>499
(아까 전까지만 해도 산들산들,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위가 고요합니다. 어슴푸레한 어둠을 뒤로하고, 이 곳에서 마주칠 줄 몰랐던 사람이 당신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걸어나온 이 사람은 키가 퍽 크지만 중성적인 외양을 하고 있어 외양만으론 성별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동굴에서 만나기엔 치렁치렁한 옷차림입니다.)
반갑구나, 여행자여. 나는 그저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란다.
(상냥하고 온화한 남자 목소리입니다. 당신의 무해함이 통한 걸까요, 아니면 당신의 손에 들린 그 책에 흥미가 있는 걸까요. 당신이 펼쳐든 책에 그려진 그것은, 어떤 거대한 날개를 지닌 무언가입니다.)
멋진 책이구나. 어디서 얻었느냐?

501 이름 없음 (Juv8uOjtCw)

2024-09-03 (FIRE!) 19:50:16

>>500

(당신같은 옷차림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보물을 찾다가는 분명 십분도 채 안되어 옷이 다 상할 것만 같다. 같은 목적을 지닌 친구라도 만날 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닌 것 같아 고개가 살짝 기울었다. 아주 살짝.) 친구 기다려? ...요? (여행자라는 호칭에 넓은 바다를 누비는 해적이라도 된 듯해 들뜬 목소리가 어색하게 맺어진다. 어둠 속 인영이 드러나 마주하고 나니, 생각보다 고개가 뒤로 꽤나 젖혀지는 탓이다. 무심코 친구를 기대하며 내뱉은 반말이 계속되어서 늦은 존댓말을 띄웠다.) 우리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는 하늘을 나는 섬도, 예쁘게 노래하는 인어도 보았대. (책 이야기에 들떠 금새 툭 반말이 나온다. 자각도 못하곤 당신에게 책을 잘 보여주려는 듯 팔을 쭉 뻗는다. 어둠이 무색하게 두 눈이 반짝거린다. 동경과 호기심, 설렘과 기대, 그런 것들을 가득 담아.) 나는 이 괴물의 이름이 궁금해. (이때만큼은 다시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목소리가 낮아지며 소근거렸다.)

502 이름 없음 (lMhgkV8lB6)

2024-09-04 (水) 01:22:07

>>501

친구를 기다린다... 그 표현이 훨씬 더 시적이구나.
(당신이 건넨 말이 우연히도 마음에 들었던 듯, 키큰 사람은 환히 웃으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친구... 그렇게 부를 수 있었어. 내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이라면, 친구라고 불러도 좋겠지.
(그 사람은 당신이 내밀어오는 책을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그 눈에는 호기심 또한 반짝이고 있지만, 그 눈에 어린 것은 호기심만이 아닙니다. 추억을 되짚어보는 그리움 또한 묻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책에 살며시 손을 올려보려다, 당신의 질문에 눈을 깜빡이며 당신에게로 눈을 마주쳐옵니다. 새벽에 뜬 달을 떠오르게 하는 눈동자입니다.)
아아, 그렇구나.
(마치 비밀 이야기를 나누자는 듯한 당신의 어조가 꽤 친밀하게 느껴졌던지, 그는 흡족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가 당신의 귓가에 입을 갖다대어 나직이 속삭입니다.)
이 괴물에겐... 남아있는 이름이 없단다. 잃어버렸지.
(그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 덧붙입니다.)
어떠니, 네가 하나 지어주련?

503 이름 없음 (IP6MYCDHDs)

2024-09-04 (水) 20:48:25

>>502

(칭찬은 낯간지럽고, 환히 웃는 당신의 미소는 반가우니 마주 웃고 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웃음소리가 다시 한 번 더 새어나오고, 뺨은 밝다.) 자유? 여기 갇혔어요? (갇혔느냐 물은 건 이쪽이다만, 아무리 보아도 갇힌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고개가 또 기운다. 이번에는 확실히 갸웃거리듯 움직였다. 혹시 보이지 않는 곳에 당신이 묶여있기라도 한가 살펴보듯 당신 너머를 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당신의 책구경에 방해되지 않게 팔은 잘 뻗어야하니 관찰은 짧았다. 아니, 다른 곳으로 이어졌다. 당신의 눈동자에 비출 제 모습이라도 찾는 듯 깜빡깜빡 바라보는 시선이 노골적이다. 불쾌하지는 않을테다.) 눈 되게 예쁘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니. 곧 당신이 귓가에 속삭이자 비밀 이야기가 간지러워 까르륵 소리내어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질문에 또 다른 질문을 내거는데, 달님같지도 별님같지도 않은 두 눈이 반짝거린다.) 어떻게 알아? 친구에요? 기다리는 친구가, (또 목소리 크기가 낮아진다.) 이 괴물이었어요?

504 이름 없음 (DDDVwLOg6Q)

2024-09-05 (거의 끝나감) 15:11:55

>>503

오, 그런 셈이지.
(그의 너머를 바라보면, 치렁치렁한 옷자락이 그저 바닥에 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둠 속으로 계속, 계속 뻗어있다. 어둠 속으로 뻗어갈수록 직물의 직조 구조가 기괴한 프랙탈 무늬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명백히, 그는 이 옷에 매여있다. 왠지 예전에 할아버지의 방에서 본 것 같은 무늬다. 뭔가를 한창 연구중이셨더랬다.)
별말을 다 하는구나. 너야말로 예전에 만난 친구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는걸.
(그는 손을 뻗어 책을 쓸어본다.)
이 책을 쓴 사람 말이다.
(자신의 할아버지보다는 한참 어려보이는, 명백히 할아버지의 나이보다 당신의 나이에 더 가까운 외양을 하고 있는 이는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과 시선을 맞춘다. 파르스름한 눈동자에 담겨, 당신의 모습이 옅게 비친다. 그 뒤로 보이는, 마름모꼴의 동공.)
그건 아니란다. 이제는 끝난 시대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잔재일 뿐이니, 이름도 없어진 게지.
(그는 고개를 살래살래 젓는다.)
이 괴물을 찾는 거니?

505 이름 없음 (HiIqeDd3w6)

2024-09-05 (거의 끝나감) 17:41:22

>>504

(그런 셈이라는 대답은 퍽 이해하기 어려웠다. 갇혀있다기에는 이곳에는 쇠창살도 없고 문에 걸린 자물쇠도 없으니 의아할 뿐이었다. 하지만 곧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생경 처음 보는 풍경 속의 오래된 낯익음. 짧은 관찰 속에서, 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느껴진 그것은 뱃속에 자리 잡았다.) 앗, 아름답다? (당신의 말을 듣자니 순간 예쁘다는 말은 초면에 실례인가 싶었더라. 다른 단어도 떠올려둬야 할까 잠시 몰골하자면 당신의 말에 주의를 빼앗긴다. 책을 쓴 사람과, 당신의 옛친구와 같은 눈을 하고 있다는 말은 뱃속에 자리잡은 것이 움트게 했다. 당신의 손길이 스쳐간 책을 이제는 품에 안았다. 그러다 펼쳐서 보여주었던 그 페이지를 한 번 눈에 담았다 당신을 바라본다. 아무말도 못하고 있던 사이 새벽달을 닮았던 눈동자가 가깝다. 움튼 것이 꿈틀거리며 심장을 건드는 것 같다. 쿵쿵 두근거리는 박동이 어지럽다.) ...응. (움튼 것의 이름은 의심이었다. 그것을 뿌리뽑기 위한 질문.) 이미 찾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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