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10091>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34 :: 1001

지난 해, 새로운 해 ◆afuLSXkau2

2022-12-26 23:30:17 - 2023-01-06 21:26:18

0 지난 해, 새로운 해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23:30:17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버스트 - situplay>1596637073>908

2 아마데주 (I14cAX25cQ)

2022-12-28 (水) 00:14:59

안착!

3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00:15:05

그래서 선물은..선물은 어디에 있는가! (눈에 불 켜고 찾기)

4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00:15:57

아. 물론 이스마엘 커미션 이미지를 말하는거라면... 그건 봤었지요!

5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00:41:40

답레를.. 쓰면서.. 멍이 온다... (대앵) 큿 일해라 내 손..!

6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00:46:20

어..피곤하면 쉬시는 것이 좋아요. 레레시아주. 이번에야말로 밤에 제대로 자는 거예요!

7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01:01:11

머엉하지만 졸리진 않은 걸! 쌩쌩해! >:3

8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01:16:16

으아닛! 이번에도 밤에 안 주무시려고!! 8ㅁ8

9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01:26:55

아무튼 전 일단 자러 가볼게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10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01:28:52

히히 답레 마저 쓰고 더 놀아야지~~ 캡틴은 잘 자라구~!

11 레레시아 - 아스텔 (BRcfmJPxcw)

2022-12-28 (水) 03:05:21

지난 수일간. 혼자만 앓던 내심을 털어놓은 감상은 미약한 두려움이었다. 라라시아조차도 이해하지 못 한 고민을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그저 시간이 답이라 생각했었다. 조금만. 하루만 더. 기다리면 답을 내릴 수 있겠지. 누군가와 마주하는 건 그 후여도 괜찮을 거야. 그래서 줄곧 라라시아와 붙어 다녔다. 치유가 주는 일시적인 안식에 기대어 나중만을 기약했다. 언제 올 지도 모르는 나중을.

"어어...?"

그녀는 말을 끝내고 시선이 느껴져도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미약한 한숨 같은 소리가 들렸을 때는 역시... 라고 생각했지만. 대뜸 아스텔이 자리를 옮기며 하는 말에 눈이 자연스레 그의 움직임을 쫓았다. 거침없이 움직인 그가 그녀의 뒤로 갈 때는 나가려보다 했으나 뒤에 앉아 그녀를 끌어안는 것은 정말로 어느 예상에도 없던 행동이라. 밀어낸다던가 거부한다던가 그런 건 생각도 못 했다. 시선 내려보니 단단한 팔이 그녀를 안고 있고 등 뒤에 닿는 건 같은 체온이 느껴지는 품이었다. 싫지 않은 놀람과 더불어 다시금 울컥 올라오려는 무언가 있었으나. 바로 뒤에서 가깝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녀의 정신을 붙들었다. 마치 지금 그녀를 안은 팔처럼.

그대로 쭉. 아스텔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며칠 동안 스스로도 내리지 못 한 정의를 단번에 내려버리는 말을 들으며 그녀는 쓴 웃음을 지었다. 어째서 너는 그렇게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걸까. 어째서 너는. 그렇게 똑바로 마주해주는 걸까. 생각만 하며 얘기가 끝나갈 즈음 그녀는 살며시 아스텔의 팔에 손을 얹었다. 밀어내기 위해서가 아닌. 그저 닿기 위해서. 고맙다며 말이 끝난 후에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말했다.

"너는 너대로 살기 위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잖아. 네 말대로라면. 그러니 너도 너를 그렇게 비하하지 말아."

가라앉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그의 팔을 살짝 쓸어준다. 조금씩 손을 움직여 팔을 도닥이면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작게 숨을 내쉰 뒤 말을 이었다.

"며칠을 고민했는데. 네가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니까 그 며칠이 거품 같다. 왜 그렇게 고민했나 싶어. 이제는. 완전히 내려놓은 건 아니지만. 네 말대로 조금은 뻔뻔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자신감은 들지 않지만 너한테 책임을 떠넘기진 않을 거야. 뻔뻔해지기로 한 건 내 선택이고 그 책임은 고민을 끝낸 내 몫이니까."

뻔뻔해지자. 전과 같길 바라는 자신을 긍정하자. 당장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처지지만 아스텔의 팔이 그녀를 잡고 있었다. 지난 며칠간 몸도 마음도 어긋난 것 같았는데 지금은 모두 이 안에 붙잡혀 있었다. 어쩜 이렇게 치사할 수가 있을까.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 하다가 그에게 기대어 어설프게나마 고민을 끝냈다. 치사한 인간이다. 자신은. 그가 말한 것처럼 착하지도 자상하지도 않은. 치사하고 뻔뻔한 인간이야. 나는.

"고마워. 아스텔. 나를 그렇게 봐줘서. 내 가장 큰 두려움이 네게 내가 어떻게 비칠지였는데. 그게 사라졌으니 맘이 꽤 편해지네. 정말 고마워. 지금 여기에 나를 붙잡아줘서."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한 그녀는 몸을 느릿하게 뒤로 기울여 아스텔에게 기대려 했다. 그냥 닿는게 아니라 편안히 몸을 맡기는 느낌으로. 푹 기대졌으면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며 몸의 긴장을 푸는 것이 느껴졌겠지. 비로소 내려놓고 안심한 것처럼.

12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07:36:20

좋은 아침~ 모두 좋은 하루 보내~!

13 쥬데카주 (Itsua.Cx8A)

2022-12-28 (水) 14:55:54

크악 생활리듬 개박살난 참치가 갱신합니다

14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16:07:14

갱신~!

15 이스마엘주 (6R3m.muaF2)

2022-12-28 (水) 16:26:03

퇴근시켜줘..

16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17:29:48

>>15 (토닥토닥) 화이팅..!

다들 저녁 늦지 않게 챙기구 찬바람 찬공기 조심이야~

17 아스텔 - 레레시아 (yX.7EeXYb6)

2022-12-28 (水) 19:13:08

"괜찮아. 뻔뻔해져도. ...지금껏 많은 것이 억압되고 많은 것에 눈을 돌리고 살았으니 조금 뻔뻔해진다고 해도. ...물론 그게 많은 이를 불행으로 이끄는 거라면 그건 조금 자제를 해야겠지만 지금 그 정도로는 뻔뻔해져도 괜찮아."

조금은 마음 속의 뭔가가 풀린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레레시아의 목소리에 아스텔은 그제야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허나 자신이 언령의 마법사도 아니고 방금 한 말들은 그저 자신의 생각을 논리없이 주절거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말이 어떻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거라고 생각하며 당분간은 그녀의 케어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자신에게 몸을 기대는 것을 그대로 뒤에서 받쳐주며 아스텔은 살며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제 얼굴을 내렸다. 물론 무게가 너무 실리지 않도록 살며시 띄운 후, 그 상태에서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바라봤다.

"...말한 적 있잖아. 너에게는 욕심 낼 거라고 말이야. ...몇 번이고 붙잡을거야. 나중에 귀찮아지거나 싫어지면 얼마든지 뿌리쳐. 그 전까진 붙잡을 거니까."

온전히 제 품으로 끌어당겨 자신에게 기대게 한 후, 아스텔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술을 먹긴 힘들지도 모르겠으나 어차피 술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둘이 붙어있는 시간이었다. 그래. 지금은 이렇게 있자. 크리스마스니까 이 정도는 괜찮잖아. 임무 때문에 자주 보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는 속도만큼은 그 순간 무엇보다도 빨랐다.

이내 잠시 침묵을 지키던 아스텔은 그 상태에서 살짝 고개를 그녀 쪽으로 좀 더 붙였다. 이어 팔 한 쪽을 살며시 풀어내며 그녀의 고개를 감쌌고 제 얼굴을 마주보도록 했다.

"...눈 감아. 시아."

일방적인 요구를 하며 아스텔은 작은 숨소리를 약하게 뱉어냈다. 따를지 말지는 이제 그녀의 자유겠지.

/답레를 하며.. 일단 저는 바로 저녁을 좀 먹고 돌아올게요!! 으아!! 배고파!

18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19:25:33

유후~ 눈감으면 머하려구~ (히죽히죽) 캡틴 맛저하구~

19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19:32:54

...어. 무한 쓰다듬? (갸웃) 아무튼 식사를 마치며 갱신할게요!

20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19:34:31

그리고 캡틴의 크라운은.. 그냥 정말로 단순히 운이 없어서 빠졌기 때문에 치과에 가서 다시 잘 부착하고 왔답니다. 흑흑. 잘 버텨줘! 크라운!

21 레이주 (/98S/ovK1k)

2022-12-28 (水) 19:51:32

(크라운에게 미역의 가호를 가하는 미역)

제가... 며칠을... 술을... 마셔댔는지... 모르겠어요...

22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19:52:46

어서 오세요! 레이주!! 아이고. 그럼 이제 좀 쉬셔야죠!! 8ㅁ8

23 레이주 (/98S/ovK1k)

2022-12-28 (水) 19:53:59

어장에도 막 온다 온다 해놓고 술병 나서 못오고 술병 나면 또 나았으니까 마셔야지 하면서 이리저리 술자리가 생기고 제가 한 해 내내 지킨 간 한꺼번에 혹사를 혹사를 아주

사실 아직도 골이 좀 아픕니다

24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19:55:10

....이게 바로 연말의 비극..(토닥토닥) 숙취해소제라도 좀 드시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25 레이주 (/98S/ovK1k)

2022-12-28 (水) 20:01:24

매 술자리마다 복용했지만
피로누적은 못 이기겠더군요...

26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0:03:21

으아아!! 그럼 어서 지금이라도 주무세요!! 8ㅁ8

27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0:29:49

앞으로 이틀!! 이틀만 더 시간아! 빨리 가라!

28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1:21:25

습 저녁 너무 맵게 먹었다아아악 갱신해~~

29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1:29:28

다시 어서 오세요! 레레시아주!! 그럴땐 어서 시원한 물을!!

30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1:39:51

후후 얼음까지 넣은 시원한 콜라를 가져왔다구~ 마시면 엄청 춥겠지만 그래도 마신다!

31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1:40:30

으앗?! 이 겨울에 얼음까지 넣은..(동공지진) 레레시아주! 얼면 안돼요!! 8ㅁ8

32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1:56:01

(이미 얼었다)(꽁꽁)

33 아마데주 (I14cAX25cQ)

2022-12-28 (水) 22:01:45

갱신~

그치만 콜라는 얼음컵에 마셔야 제맛인걸요! 레시주 맛잘알!

34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2:04:08

>>32 끙차. 끙차. (에델바이스 아지트에 장식하는 중)

>>33 어서 오세요! 아마데주!! 아니. 그건 그렇긴 한데! 그렇긴 한데!!

35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2:05:19

(대충 돈 많이 들어오는 마네키네코 얼음조각)

아마데주 어서오구~ 그치그치 콜라는 얼음이 있어야지~~ 으허 속 시리닷

36 레레시아 - 아스텔 (BRcfmJPxcw)

2022-12-28 (水) 22:18:04

몸을 기울이자 자연스럽게 받쳐온다. 뒤에서 감싸오는 포옹이 이렇게나 편안하고 안정되는 것이었던가. 은근히 전해지는 체온은 따뜻하고 자신을 감싼 팔은 든든하다. 줄곧 요동치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자 덩달아 몸의 긴장도 풀려서. 그녀는 힘껏 웅크리던 다리도 살짝 펴고 아스텔에게 몸을 맡겼다.

"응. 내 뻔뻔함으로 무고한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지는 않을 거야. 나는 그 사람하고 다르니까."

꼭 다른 사람으로 다른 삶을 살 거니까. 가까이 들려오는 말에 조금은 꿋꿋하게 말을 한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를 마주보았다. 아직 울었던 흔적이 남아 붉음이 남은 얼굴이었지만. 눈물이 촉촉히 적신 눈동자는 더이상 서글프지도 울 것 같지도 않았다. 약간은 반짝이는 것 같은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네가 귀찮아질 일도 싫어질 일도 없을 거거든? 너야말로 나중에 딴소리 하기만 해 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릴 거야. 다신 못 보게."

품으로 당기는 그에게 얌전히 몸을 맡기면서도 입으로는 괜히 툴툴거려본다. 사라진다던가 진심 전혀 담기지 않은 말을 하면서. 그녀를 당겨 안고서 미소를 짓는 그를 보며 어어? 웃어? 하고 금방이라도 뿔이 날 것처럼 굴기도 한다. 그렇게 조금씩 평소와 같은 모습을 되찾아가는데. 어느샌가 그의 얼굴이 더 가까워지고 그에 의해 완전히 마주보게되자 얼굴이 단번에 화르륵 붉어져버렸다.

"누. 눈은 왜 감으라는 건데. 갑자기. 우리 술 마시던 중이었잖아? 저렇게 두면 술 다 식는데..."

얼굴 빨갛게 물들이고서 어버버 거리는 그녀는 방금 전과는 또 사뭇 다르다. 마음 변하기만 해보라며 엄포를 놓을 땐 언제고. 이제는 금방이라도 눈에 뱅글뱅글 표시라도 뜰 것 같다. 고개는 아스텔에게 잡혀있으니 돌리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빠져나가기는 싫고. 싫지 않은 혼란함에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려가며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결국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딘가 결심한 말투로 작게 중얼거리는데.

"나... 처음. 이니까... 그. 어... 부드럽게 해... 줘...?"

대체 머릿속에서 어디까지 생각이 굴러간건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말이었다. 아무튼 참 수줍게도 말을 한 그녀는 물었던 깨문 입술을 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시야가 점점 가려질수록 등 뒤의 그의 존재감이 더욱 선명히 느껴져서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이 더 붉어진 건 두말 할 것도 없었다.

37 아스텔 - 레레시아 (yX.7EeXYb6)

2022-12-28 (水) 22:28:29

"...적어도 내가 딴소리 한 적은 없었어. 앞으로도."

라라시아가 아주 좋아할 전개일지도 모르나 그 뜻에 맞춰줄 생각은 없다는 듯 아스텔은 조용히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쯤 다른 이들은 다 뭘 하고 있으려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어 아스텔은 괜히 궁금증을 품었다. 다들 제대로 놀고 있을런지. 아니면 적당히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갔을런지. 그것도 아니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아스텔은 이내 생각을 버렸다. 나중에 에스티아에게 물어봐야겠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에스티아는 정말 많은 것을 보는 아이였으니까. 그 대신 자신이 뭘 했는지 에스티아에게 추궁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때의 일로 미루기로 하며 아스텔은 그녀에게 집중했다.

"...상관없어. 어차피 술은 많고, 시간은 많아."

아주 잠깐. 그렇게 잠깐. 술을 안 먹고 다른 것을 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그리고 어디 오늘만 날이겠는가. 다음에도 이렇게 같이 먹을 날은 있을테고 그때 또 한잔을 해도 상관없었다. 애초에 자신은 술을 못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날이야 얼마든지 잡으면 될 일이었다. 자신이 죽지만 않는다면야. 다시 한 번 제 몸의 안전을 중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들려오는 말에 피식 웃었다.

"...이쪽도 처음이야. 그러니까 부드럽게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노력은 할게."

말을 마치며 아스텔은 레레시아가 눈을 감는 것을 확인한 후, 살며시 그녀의 입술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이대로 자신답지 않게 장난이라도 쳐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아스텔은 가만히 안주를 바라봤다. 이대로 안주를 한 입 크게 먹여주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 하지만 후폭풍도 만만치 않겠지. 계산을 마치며 아스텔은 장난은 치지 않기로 하며 아주 짧게 제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조용히 덮었다. 술 기운인지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인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특별한 뭔가를 하진 않으며 입술만 천천히 움직이던 아스텔은 살며시 입술을 떼어냈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죽지 마. ...나도 죽지 않을 거니까. 방금 그건 그러니까... 약속 같은 거야. ...그리고 처음은 일단 내가 아니면 안돼."

괜히 그렇게 이유 모를 고집 같은 것을 부리면서 아스텔은 붉어진 얼굴을 살며시 돌린 후, 제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 어쨌건 술 마시던 중이었으니까.

38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2:38:52

아스텔 귀여워... 귀엽다 귀여워.... Ψ( ̄∀ ̄)Ψ

39 Amadeus Torrou 2 - [실연] (I14cAX25cQ)

2022-12-28 (水) 22:39:57

파티마, 아니 아마데우스는 그 후로 앰버와 꼭 붙어다녔다. 마침 나이가 같았기에 그들은 날때부터 함께였던 쌍둥이처럼 같이 자고, 같이 먹고, 같이 웃으며 우정을 나누었다. 아마데우스의 귀를 뚫어준 것도 앰버였다. 그녀는 앰버가 처음 옷핀의 바늘 부분을 라이터로 지질때 기겁했지만 막상 귀를 뚫고 언니가 선물한 청금석 귀걸이를 착용하게 되자 뛸듯이 기뻐했다. 아마데우스의 15년 인생에 앰버만큼 그녀와 오래 우정을 나눈 이는 지금껏 단 한명도 없었다. 에스메랄다라는 불안요소가 있었지만 앰버와 함께 할때엔 세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아마데우스가 앰버에게 위안을 얻은 것처럼 앰버 역시 아마데우스에게서 위안을 얻었기 때문이다.

아마데우스는 앰버의 짙은 녹색 머리카락과 깊고 진한 노을빛 눈을 좋아했다. 왠지는 몰라도 앰버의 몸에선 소나무처럼 청량한 향이 났기에 아마데우스는 그 향을 맡고 싶을때마다 장난치는 척 그녀를 와락 껴안고 깊게 향을 들이마셨다. 앰버에게 너의 체향이 맡고 싶으니 목덜미에 얼굴을 묻게 해달라고 하는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음습하게 속내를 밝히지 않고 아닌 척하며 향을 맡는게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두 소녀는 동고동락하며 종종 미래를 상상하기도 했다. 아마데우스의 미래엔 늘 앰버가 있었고, 앰버 역시 그랬으나 언젠가 아마데우스가 없는 다른 미래의 자신을 상상한 적도 있었다. 이에 아마데우스는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으나 자신도 사랑하는 언니 프란시스카가 없는 혼자만의 미래를 상상한 적도 있으니 무어라 불평할 수 없었다.

아마데우스는 훗날 앰버를 회상하며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아마데우스는 앰버를 볼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간질거리는 기분을 느꼈다. 앰버의 상처와 자잘한 흉터가 가득한 손등을 보면 입을 맞추고 싶었고, 나중에는 눈꺼풀에, 그리고 머리카락에, 나아가 앰버의 작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때 그녀가 가진 감정은 언니 프란시스카에게 느끼는 사랑과는 다른 종류였다. 그러나 그 당시의 아마데우스는 사랑과 우정을 구분하지 못할만큼 미숙했고, 인간관계가 넓지 않았으며, 스스로의 감정 하나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린 나이였다. 그 당시에 감정을 자각했다 하여도 앰버는 아마데우스를 친구 이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가슴 아픈 짝사랑으로 끝날 것이 뻔했다. 우정으로 착각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에스메랄다에게 쓸만하다고 인정받을 정도로 무력을 쌓은 아마데우스와 앰버는 암살테러부대 벤데타에 편입되었다. 정확히는, 앰버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나 자진하여 벤데타에 입대했다. 아마데우스는 앰버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으니 당연히 그녀를 반겼지만 얼마 안 가 자신이 암살테러부대에 편입됐음을 알고 큰 혼란과 반발심을 느꼈다. 아마데우스는 자신이 암살테러부대 벤데타가 아닌 대(對) 가디언즈 전투부대 살바토르에 편입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녀는 몇번이고 에스메랄다에게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매서운 폭력이었다. 아마데우스가 좋든 싫든 그녀는 에스메랄다의 눈에 띈 이상 에스메랄다의 사병이 되어야했다.

그렇게 테러 일정이 잡힌 날까지 항명을 이어가던 아마데우스는 앰버의 설득에 겨우 발걸음을 떼었다. 그러나 그녀는 바라는대로 임무 첫날부터 에스메랄다의 눈밖에 나게 되었다. 테러로 건물에 갇힌 비능력자 시민들을 구해준 일 때문이었다. 에스메랄다에게 죽기 직전까지 얻어 맞았지만 그녀의 행보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데우스는 계속 비능력자 시민들을 구출했고, 암살 대상자를 죽이지 않았으며, 명령을 비웃듯 모든 활동에 진심을 다 하지 않았다. 결국 아마데우스는 에스메랄다에 의해 살바토르로 편입되었다. 살바토르의 대장은 에스메랄다의 심복이었으니 여전히 그녀의 영향력 안에 있었지만 이제 아마데우스는 가디언즈와 부딪히며 박해받는 세븐스들을 구출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녀는 만족했다.

물론 나쁜 일도 있었다. 아마데우스가 살바토르로 편입된 시기부터 앰버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앰버는 아마데우스를 피하기 시작했고, 방도 따로 쓰게 되었으며, 나중엔 그녀의 말도 모두 무시했다. 영문을 몰라 앰버의 이름만을 부르짖던 아마데우스는 언젠가 날을 잡고(머릿속으론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보다 덩치가 작은 앰버를 힘으로 몰아붙인뒤 어째서 자신을 무시하는지 물었다. 얼마동안 안봤다고 앰버의 얼굴과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앰버는 한참 아마데우스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더니, 아마데우스가 양쪽 어깨를 꼭 부여잡고 가볍게 흔들자 경멸이 비치는 눈으로 그녀를 쏘아붙이곤 소리쳤다.

"넌 뭐야? 넌 나보다 가진 것도 많으면서 왜 내가 갖지 못하는 걸 손쉽게 가지는 건데? 왜 자꾸 비참하게 만드냐고! 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그 미친여자 눈에 띄어서라도 아득바득 기어올라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데, 넌 아무 노력도 안하고 바로 에스메랄다 눈에 들어놓고선 네 발로 출세길을 걷어찼잖아!"

아마데우스는 앰버의 눈에 비친 자신을 향한 경멸에 한번 놀라고, 그녀의 폭언에 두번 놀라 멍청이마냥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했다. 그저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으려 애쓰면서 고장난 라디오마냥 뭐? 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앰버는 아마데우스를 밀쳐 넘어뜨리곤 말했다.

"사랑이니 자비니 뭐니 하면서 고결한 척 하지마! 강하고 추하지 않으면 짓밟히는게 세상의 이치니까! 어차피 너도 약해빠지고 별 볼일 없는 날 업신여보고 있잖아!"

그대로 발길을 돌려 떠나려는 앰버를 놓칠뻔하다가 정신을 차려 그녀의 발목을 잡은 아마데우스는 당혹스럽고, 또 정신나간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야! 난 단 한번도 널 그렇게... 넌 내 친구야!"

갑자기 발목을 잡힌 앰버가 발을 세게 잡아끌어 아마데우스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이거 놔!"

끝끝내 발목을 놓지 않으려던 아마데우스와 빨리 떠나고픈 앰버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아마데우스는 큰 목소리로 애절하게 외쳤다.

"나는 널 사랑해!"

그 말을 들은 앰버는 잠시 놀란 얼굴로 아무런 대꾸도 못 하더니, 울음이 터져 땅바닥에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마데우스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다시 응시하고는 힘이 빠진 그녀의 손아귀에서 발을 빼냈다. 그리고는 아마데우스에게 화를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는 아니야."

그 이후로 아마데우스가 앰버와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앰버가 피하는 것도 있지만 아마데우스가 그녀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 1년쯤 지났을때, 아마데우스는 앰버가 가디언즈에 투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뜬금없는 아마데 독백~

40 아마데주 (I14cAX25cQ)

2022-12-28 (水) 22:42:55

>>39
여담으로 저기서 아마데가 앰버한테 사랑한다고 한건 당시엔 어디까지나 친구로 사랑한다는 의미예요. 이땐 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마냥 친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 다시 앰버를 만난다면 확실히 말하겠지만요.

41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2:48:18

캬 다음편 떴냐구~~ (허겁지겁)(와구와구)(?)

아마데... 씁쓸한 첫사랑을 겪었구나... 저 뒤의 엠버 심정은 어땠을지도 궁금하네..

42 이스마엘주 (15zw2j4y6.)

2022-12-28 (水) 22:52:12

제발 퇴근시켜줘..

43 아마데주 (I14cAX25cQ)

2022-12-28 (水) 22:52:15

아마데의 첫사랑... 마치 에스프레소같은 맛이죠... 우유와 설탕은 없는...

앰버...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말은 그리 했어도 마음속 뼛속 깊이 아마데를 혐오하진 않았으니까... 언제 후회했는지 그 시기는 저만 알고 있겠습니다(?)

44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2:52:27

드디어 다음 편이! 아니. 하지만..(눈물 펑펑) 하필 저런 느낌이 되어버리다니요. 아이고.. 아마데우스의 맴 찢어진다! 이 앰버야!! 8ㅁ8

45 아마데주 (I14cAX25cQ)

2022-12-28 (水) 22:52:34

이셔주...!!!! 이셔주의 라이프가아앗!!!

46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2:53:43

어서 오세요! 이스마엘주. (토닥토닥)

47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3:33:24

아. 목요일이 다가온다! 아!

48 이스마엘주 (eTx93kFFoE)

2022-12-28 (水) 23:39:00

갱신.. 갱신할게..

49 레레시아 - 아스텔 (BRcfmJPxcw)

2022-12-28 (水) 23:42:40

그 시각 라라시아는 아직도 마시는 사람들과 어울려 밑 빠진 독마냥 마셔대고 있었다. 취하지도 않는데 그렇게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떠들어댔겠지. 하나 뿐인 언니가 제 말은 지지리도 안 들어준다던가. 왠 반반한 놈한테 푹 빠져서 이젠 저도 두고 가버렸다던가. 언니면서 맨날 귀찮은 일은 자기한테 다 떠맡긴다던가. 레레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라라시아도 그 과정을 겪는 중이었으니. 답지 않게 신세 한탄이며 하소연을 하는 라라시아를 주변에선 신기하게 보기도 하고 말리기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송년회 한켠에서 나온 이 말들이 어디로 흘러 어디로 들어갈지는 들은 사람만 알겠지.


떠들썩한 술자리와는 달리 잔잔한 분위기가 조성된 아스텔의 방에서는 레레시아가 일생 처음 겪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니. 오늘 자체가 생각하지도 않은 흐름으로 흘러갔다지만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게 맞겠다. 백허그까지는 좀 익숙해졌다지만 그 다음까지는 역시 마음의 준비가 아직이랄까. 당황과 혼란의 와중에 태연해보이는 아스텔이 조금 얄미워지려고도 하고.

"말만 잘 해. 아주."

그녀의 주절거림에 딱 잘라 분위기 제대로 잡는 그에게 종알대기도 잠깐. 곧 마음의 준비란 걸 한 그녀는 부드럽게 해 달라며 눈을 감았다. 그도 처음이라며 노력해보겠다는 말에 안심하는 스스로를 괜히 모른 척 해보기도 하고. 눈을 감아 시각 외의 감각이 예민해진 와중에 입술 위를 스치는 손길이 느껴진다. 아. 입술 거칠지는 않으려나. 아까 립밥은 안 바른 거 같은데. 잘 트니까 씻고 나면 꼭 바르라던 라라의 잔소리를 오늘은 잘 좀 챙길 걸. 얼굴은 이상하진 않을까. 엄청 홧홧한데 너무 빨개진 건 아닐까-

얌전한 몸과 달리 머릿속으로는 수십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데. 입술 위에 닿는 생경한 감촉에 모든 생각이 뚝 끊긴다. 이전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후에 무슨 생각을 하려 했는지. 전부 날아가 머릿속이 새하얗게 산화하고 느껴지는 건 가볍게 겹쳐진 입술 뿐. 그녀도 그저 그의 움직임을 쫓듯 달싹이는 것 말곤 더 움직이지 않았다. 서로를 쓸어주는 듯한 입맞춤이 지나가고 낮게 눈을 뜬 그녀는 잠시간은 멍하니 있다가 풉. 가는 웃음을 흘렸다. 그의 말이 다정하면서도 좀 귀여워서.

"응. 약속할게. 죽지 않기로. 그리고 꼭 처음은 로로인 걸로."

오랜만에 그의 애칭도 불러가며 말해주고 손으로 제 입술을 살짝 만져본다. 어쩐지 실감이 안 나서 말이다. 그런데 이걸로 끝인 걸까? 정말 그것 뿐인지 아스텔이 일어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하길래 얼결에 그의 손을 잡아 멈춰세운다. 그녀의 하얀 손이 투박한 손을 잡아 꼬옥 쥐고 위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살며시 깜빡이며 말한다.

"그. 음. 옆에 있어. 어차피 둘 뿐인데. 따로 앉을 필요 없잖아. 같이 앉고 싶어... 응?"

어려운 부탁은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까. 고개를 까딱 기울이며 반짝반짝한 눈빛을 보내는... 나름의 애교 비슷한 무언가를 해본다. 진심이기도 했고 말이다.

50 레레시아주 (BRcfmJPxcw)

2022-12-28 (水) 23:43:32

이셔주 어서오구 오늘도 고생했어~~ 아이고 연말이 우리 이셔주 잡는다아아 8ㅁ8 좀만..좀만 더 화이팅...!

51 ◆afuLSXkau2 (yX.7EeXYb6)

2022-12-28 (水) 23:47:33

아이고. 이스마엘주. 죽으면 안돼요!! 8ㅁ8 일단 어서 오ㅔㅅ요!

52 아스텔 - 레레시아 (yX.7EeXYb6)

2022-12-28 (水) 23:54:53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 그녀가 손을 잡는 것이 느껴지자 자연히 아스텔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냥 옆에 있으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부탁에 아스텔은 입을 꾹 다물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 이내 소리를 내어 피식 웃으면서 다시 그 자리에 앉았다. 이내 자신의 손을 살며시 뒤집어 그녀의 손을 깍지껴서 잡으면서 아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부탁하는 것은 반칙이야."

반짝반짝한 눈빛에 애교 비슷한 무언가. 연인인데 이것을 거절하는 이라면 정말로 상대를 사랑하는 이인지 조금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아스텔은 지금 그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부탁하는 법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레레시아에게 붙잡힐 때는 붙잡힌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반대편 손을 뻗어 자신의 잔을 가지고 온 후, 아직 남아있는 술을 가볍게 홀짝이며 비어있는 잔을 아래로 내렸다.

"...하지만 네 부탁이니까."

여기서 안 떨어지겠다는 듯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아스텔은 괜히 자유로운 손으로 레레시아의 머리카락을 살살 쓸어내리려고 했다. 거부하지 않았다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천천히 몇 번 쓸어내리다가 손을 다시 놓아줬을 것이다. 이어 아직 남아있는 맥주병 속의 맥주를 제 잔에 따른 후 그녀의 잔이 비어있다면 그 안에도 천천히 따라주려고 했을 것이다.

"나중에 라라시아가 나에게 따지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 ...아니. 따지겠지. 얼마나 갈 거라고 생각해? 그 투덜거림은?"

한 달? 아니면 평생? 평생이라고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는 정말로 태연하게 이야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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