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 현중석은 조용히 준혁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니, 듣는다기보다는 마치 감상을 듣는 듯한 표현이 더욱 가까울 것 같습니다.
" 의념이 발견되고, 그에 따라 기술의 발전이 가속됨에 따라 인류가 선택한 것은 창을 가다듬기보다 방패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언제 게이트가 열릴지 모르니 게이트의 관측을 강화하고, 게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도주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부터 만약 게이트에 휘말렸을 경우를 대비하기까지. "
달칵. 찻잔이 소리를 내며 그릇에 내려앉습니다.
" 그 과정들을 하나하나 다듬고 쌓아올린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네가 알아낸 것처럼 사람이란 존재는 꽤나 쉽게 죽기 때문이다. "
준혁은 그 말에 현중석을 바라봅니다. 만약 그 자리에 준혁이 아닌 현중석이 있었더라면 어떘을까요? 대형 길드를 만들어낼 정도의 수완과, 무력이라면. 그였다면 모든 것을 해치우고 부족의 통일을 이뤄내지 않았을까요?
" 허나. 그 간격을 메우는 것도 결국 해내는 것은 사람이다. "
현중석은 준혁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 겁니다. 아마도 그 눈빛에는 자신에게 무언가 답을 달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서툰 듯한 아버지와 서툰 아들은 그런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 혼자 답을 얻어낼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지. "
그 말을 꺼내면서 현중석은 조용히 한 장의 사진을 내밉니다. 준혁은 그 사진을 받아들여 살펴봅니다.
윤이 나는 긴 머리카락은 표현에 있어 고귀한 존재를 상징하는 요소로 사용되곤 하였습니다. 그런 표현처럼, 사진 속 여인의 모습은 그런 고귀함을 담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꽤 날카로운 형태의, 여우를 닮은 듯한 눈매와 선을 그려내자면 알맞은 선을 그려내고 있는 오똑한 콧대, 살짝 도톰한 입술이 합쳐져 그대로 어울리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특히 하얀 피부는 그 자체로, 그런 분위기를 어울리게 만드는 것이,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에 어울리는 인물이었습니다.
" 일본의 아카가미 社의 금지옥엽이다. 아카가미 시나타. 가디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임관한지는 3년 차. 그럼에도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다더군. "
그는 그 의중을 알 수 없는 표현으로 준혁에게 묻습니다.
" 네게 들어온 혼약이다. "
>>942 결국 시윤의 대답을 듣곤, 지온은 웃음을 터트립니다.
" 크크크크크크...... 그 이름만큼이나, 귀여움도 흉악한 놈이구만. "
잠시 웃음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생글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창을 가볍게 두드립니다.
" 남의 무기에 대해 들었으니 내 무기도 알려주는 게 좋겠지. 이놈의 이름은 미쉴라그. 그린 코스트의 한 종류다. 한 번 꿰뚫은 녀석에 한해서는 공격력에 보정을 주는 흉악한 놈이지. "
여선=걱정인가?!(직설) 윤학노사님=어. 너무 참견인가?!(당황) 이 간극이 역시 차이인건가..! 이 사람과 사람 간의 선을 어떻게 가늠하는지 조금은 흥미로운 느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 선자리 들어왔어..! 자동문 파티도 마무리되어가는 것 같고요.. 열심히 고민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보조는 들어갈 것 같은..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