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04088> [현대판타지/육성] 영웅서가 2 - 170 :: 1001

◆c9lNRrMzaQ

2022-12-20 21:30:24 - 2022-12-23 00:50:05

0 ◆c9lNRrMzaQ (L336ROaM8A)

2022-12-20 (FIRE!) 21:30:24

시트어장 : situplay>1596301070>
사이트 : https://lwha1213.wixsite.com/hunter2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8%81%EC%9B%85%EC%84%9C%EA%B0%80%202
정산어장 : situplay>1596571072>
망념/도기코인 보유 현황 : https://www.evernote.com/shard/s551/sh/296a35c6-6b3f-4d19-826a-25be809b23c5/89d02d53c67326790779457f9fa987a8
웹박수 - https://docs.google.com/forms/d/1YcpoUKuCT2ROUzgVYHjNe_U3Usv73OGT-kvJmfolBxI/edit
토의장 - situplay>1596307070>

" 불합리한 현실에서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지? 불합리한 현실에서 음악은 내가 원하는 내용을 선택할 수 있거든. " - 기파랑, 주강산

543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3:16:28

"아~....."

나는 그제서야 대충 상황을 이해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애인쪽이 아니라 본인도 문제가 많았던건가.
그러니까 둘을 붙여두고, 한명의 신변을 붙잡아 컨트롤 하려는거군.

"자네 보기보다 화려했나본데. 나랑 대화할 땐 그런 낌새를 못 느꼈네만."

나에겐 적당히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던지라(물론 교류가 많이 없긴 했다만)
조금 의외라서 놀랐다. 솔직히 떨떠름한 느낌이 없지는 않다만.
적어도 직접 본 것도 아닌걸로 여태까지의 관계를 무시하고 싹 경멸해버리는건 그거대로 이상하다.

"시원하게 인정하는거 보면 오해라는 것도 아닌 것 같고."

544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3:17:59

잠깐 일이 생겨서 답레ㅈ늦을거같습니다...!

545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3:24:16

"......"

실종되었다던 녀석이 간신히 돌아왔다길래, 과일이나 사들고 병문안을 왔다만.
나는 잠깐 입구에 서서 들어가지 않고 잠시간 그 얼굴을 쳐다보았다.
'초췌하다.' 라는 표현이 아마 가장 적절할 것이다.

주변을 한번 둘러본다. 부잣집 자식 답게 아주 고급 병원이다.
아마 매우 적절하고, 지극한 치료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몸 상태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얼굴도 멀쩡하다.

다만. 생기 없이 텅 잃어버린 눈동자와 힘빠진 면상은 감출 수가 없군.

나는 기억속에서 저런 얼굴을 봤다. 아주 많이 봤다.
왜냐면 군인의 기억이란 결국 그런 것이니까.

"심한 면상이로군."

따라서 나는 머리를 조금 신경질적으로 긁적이곤, 제대로 시선도 마주치지 않고 힘빠진 인사를 건네는 놈에게
근처 테이블 위에 이미 수 많게 올려져 방치당하는 과일 바구니를 보고 내 것도 대충 올리곤 옆에 가서 의자에 앉는다.

"전쟁터라도 다녀왔냐."

546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3:32:24

이곳에서 짧게 흐른 시간동안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저곳에서 보냈다
배신도 당해보았고, 오만의 댓가도 치뤘으며, 누군가를 죽이기도, 죽임 당하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처음 몇번있던 승전에 기세 등등하게 있다가 암살자를 보내준 덕 분에 한쪽 눈을 실명하기도 했다.

소년의 기억속에 강하게 틀어박힌 이 기억들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자리잡았다
하늘을 나는 존재는 높게 날수록 떨어질 때 아프기에, 몇번에 걸친 추락에 익숙해질법도 하건만
이상도 긍지도 명예도 짖밟히고 스스로가 불의가 되어보기도 하였으니 이 충격은 너무나 아팠다

" 모르겠어 "

스스로가 간곳이 지옥이 아니라 전쟁터가 맞는지
다녀온건 또 맞는지
전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한쪽만 남은 흐린 눈동자로 시윤을 보며, 도대체 그가 누군지 망가진 퍼즐을 하나씩 맞춰갈 뿐 이었다.

" 과일 고마워 "

무너져 버린 대화소재를 애써 찾아내듯 소년은 억지로 억지로 끌어올린 말을 하나 붙였다
자신은 괜찮다는 의미로 보였지만 억지로 끌어올린 그 말 한마디로 가리기엔 구멍이 너무나 커서
오히려 구멍에 빠져나가는 말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꼴이 되었다

547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3:40:54

"그러냐."

모르겠단 말에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답답한 대답이었지만, 예상할 수 있던 대답이었다.
오히려 여기서 뭔가 기세에 차서 당당하게 말했다면 더 심각했을 것이다.
왜냐면 그건, 잘못된 방향으로 망가졌다는 얘기니까.

"잠을 자면 악몽을 꾸나? 아니면, 잠을 자지 않아도 기억들이 떠오르나?"

나는 의자에 앉아 팔로 턱을 괸체 묻는다.
악몽과 괴로운 기억이 통제되지 않고 떠오르는 것은, 전형적인 PTSD 의 증상이다.

548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3:46:17

악몽을 꾸는가? 네
잠을 자지 않아도 기억들이 떠오르나? 네

" 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

눈에 띄는 형편없는 거짓말로 모면하려 한다
소년은 남을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이런 일로 여명길드에서 나오고 싶지도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여명길드.. 그러니까 특별반에서 나와선 안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 그 동안 잘 지냈어? "

얼굴도 못알아 보면서 억지로 짜낸 안부 인사
다른 의미도 있다, 대화하다 보면 그가 누구 였는지 생각 날 것 이다
생각 나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생긴거겠지

아니면 침입자인데 아는척 하는 것 이 아닐까?
소년은 반사적으로 창을 바라보았다, 손에 뻗으면 바로 잡힐곳에 이것이 없으면 불안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얼마나 망가진 걸까

549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3:52:19

"그러냐."

'그 정도는 아니야.' 아무 생각없이 답변한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보였다.
내가 방금 했던 질문은 객관적으론 상당히 무례한 종류의 것이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네게 정신적 질환이 있냐고 물어본 것이니까.
거기에 화내지 않고, 어느정도는 그런 경향이 있다는걸 인정한 것만으로도.

그는 심각한 증세를 앓고 있다. 라고 나는 판단한다.

"당연하지. 나 지운의 모토는 어린애 다운 활기참이니까. 너도 알잖아?"

덤덤하게 대답하면서 흘끔, 하고 그를 본다.
그는 침대 머리맡에 놓은 자신의 창을 보고 있었다.
그게 마치 송곳니를 잘 때 마다 손잡힐 위치에 놓는 내 모습 같아서,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550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3:52:53

"내가 왕년에 사람 잡기로 유명했다, 내가 사람 잡는 건 제일이다, 그런 걸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인기가 없고, 더욱이 실례니까요."

뭐 그렇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속이지는 않았지만 대충 멀쩡해보이는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도 않았다. 인간이 마트에 진열된 과자도 아니고 자기 내용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성분은 어떻게 되는지를 굳이 주르륵 늘어놓을 이유는 없다.

"모두가, 모두의 모든 면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그게 예절이고요. 그건 그거고..."

빈센트는 자조한다.

"뭐 어쩌겠습니까. 최소한 과격하다 소리 나오더라도 살려서 제압하고 다녔다면 이 꼴은 안 났을 것을. 이제는 잘 하려는데 못 하는 바보가 되었을 뿐이죠."
//11

551 ◆c9lNRrMzaQ (5eM3DbEkyQ)

2022-12-22 (거의 끝나감) 13:57:50

지운

552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3:58:26

"틀린 말은 아니로군."

그가 나에게 딱히 거짓말을 했던 기억은 아니다. 덤덤한 태도로 대했을 뿐.
거기서 자신에게 그런 본성이 있다고, 대놓고 '싸이코' 처럼 굴었다면.
지금 이렇게 평범하게 대화할 관계 조차 되지 못했겠지.

"사실 자네가 정말 사적제재 살인마라면, 본래 나도 경멸하겠다만..."

흐음. 하고 눈 앞의 상대를 보곤 고개를 기울인다.
그렇다. 사실 그런 얘기를 들어도 '이 미친놈.' 같은 감상과 경멸이 쉽게 나오지 않는 이유는.
지금 상대의 말에서 답이 있었다.

"자네는 연인을 위해서 바뀌고 싶다고 얘기했었지. 적어도 조용한 곳에 도피해서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고 싶기도 하다는 전에 그 얘기, 나는 거짓말은 아닌 것 같거든."

553 태식주 (WoqidvLJK6)

2022-12-22 (거의 끝나감) 13:59:52

윤지운

554 시윤주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00:06

캡부하

555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4:01:03

다행히 무사히 넘어간 것 같다
라고 소년은 착각하고 있었다. 곪아터진 그의 마음속에 모든게 잿더미로 날려버릴 불이 타오르고 있음에도
그는 애써 무시했다
더는 남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은 척 흉내를 내었다

" ... "

소년은 안심했다. 아마 눈 앞의 방문객 이름은 지운인 것 같았다
기억속에선 흐릿하지만 비슷한 이름을 몇번인가 들은적 있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지인이겠지

" 응, 알지. 지운이 네가 활기찬 걸, 내가 모를리 없잖아 "

그렇기에 소년은 크게 의심하지 않고 푸른 창으로 부터 시선을 거두며 안심했다

556 준혁주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4:01:19

어서와 캡틴

557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04:47

"....그런가. 잘 아는거군."

나는 천장을 한번 보곤, 고개를 기울이곤.
한숨을 한번 더 내쉰뒤에 얘기한다.

예상대로, 였다만. 예상대로가 아니길, 바랬다.

"내 이름은 윤시윤이다. 군인이었던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 저격수지. 덕분에 나이에 비해 굉장히 애늙은이 같이 되어버렸고, 넌 날 노인이라 놀렸어."

적어도 특별반에서 내 이름이 지운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은 없고, 어린애 다운 활기참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놈도 없을거다.

"지금의 널 보면 말이야."

나는 그를 한번 더 본다.

초췌함과 피로함. 기억의 혼란. 인격의 변형. 정신적 트라우마에 의한 고통 호소.

이건....

"마치 기억을 떠올린 직후의 나 같군."

558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4:15:22

그랬던가?

지운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윤시윤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일종의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버린 소년은 불타버린 이성의 도서관 속에서 윤시윤이 누구였는지 기억을 대조하고 있었다.
누구였더라? 의념범죄자를 대리고 다녔던가? 주씨 가문의 아들이었나?
항상 훈련을 하고 있던 검사? 금발의 기사 처럼 보이는 독기 어린 녀석?
누구였지 . .

모르겠다

" 미안 , 노인이라니 못할 말이네.놀려서 미안했어.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다는건 어떤 느낌이야? 그것 참 슬프겠네 "

하나도 알아먹지 못해서
결국 대충 공감하는 흉내를 내보았다
물론 이것 역시 상대방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얄팍한 도망으로 보이겠지만

" ... "

결국 소년은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침묵했다

559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4:17:11

"...뭐, 그렇습니다. 정 안 되면 말씀하신 대로 물리적으로 죽일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고자 했죠."

빈센트는 바뀌고자 했다. 그런데 사람은 사람이지 트랜스포머 같은 변신로봇이 아니다. 바뀌는 건 그렇게 위잉치킨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뭐랄까, 너무 늦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늦은 건 확실한 느낌입니다. 내가 변했다, 이젠 중범죄자라고 덮어놓고 주장한다 해도, UHN이 그걸 덮어놓고 믿어줄 리도 없고, 스스로도..."

빈센트는 어깨를 으쓱인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계속 변하고, 계속 잘 하려고 노력해야죠."
//13

560 白 - 빈센트 (fsoSI15m8w)

2022-12-22 (거의 끝나감) 14:21:02

"추측에 지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돼."

소녀는 맞닿았던 손끝을 떼더니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말한다. 강함은 기본 소양. 협상력, 언변, 불가능하다고 평가될 실적, 교육 능력. 그러나 그뿐이지도 않다...

"네 추측이 맞다면 갈 길이 무척 멀겠구나. 온 인생을 쏟아 부어야만 하겠어. 그러나 특별반에 들어온 이상 관철해 보여야만 하겠지."

주어져서 짊어진 것이 많다. 우액홍화재령신법憂厄訌禍災領身法을 제 몸과 같이 품은 이상 피쟁문避爭門을 재건해야만 할 것이며,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특별반에 들어선 이상 그 취지는 언제나 시야 한가운데에 뚜렷이 두어야 한다. 하지만 소녀는 사명에 두려워하고 무게에 이겨내지 못하는 위인이 아니다. 언제나 텅 빈 상태를 유지하며 하얀 껍데기인 채로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가볍다. 자유롭다. 선명히 지워진 흰 눈으로 비상할 각오를 한다. 날개가 없음에도 자신은 필히 날아오를 것이라 믿듯이.

흰 눈동자가 눈꺼풀에 감겼다. 금방 다시 드러났지만, 그 일련의 행위는 헛된 것이었다는 듯이 눈동자는 여전히 흰 상태의 그대로다. 앞머리가 흔들리며 흰 차림의 소녀가 언뜻 시를 읊듯 무게라곤 맺히지 않은 끝맺음을 고한다.

"언젠가 정확하게 알게 되면 네게도 공유해줄게. 오늘은 안내해줘서 고마웠어. 빈센트."

//20
수고 많으셨어요~!

561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22:48

"....."

서로의 침묵이 병실에 무겁게 가라 앉았다.

"어떤 느낌이냐라. 내가 떠올린 전생의 기억은, 1세대 군인. 지휘관이었던 남자의 기억이었다."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체로 가볍게 회상한다.
정말 많은 기억을 받았다. 흐릿하고, 탁하지만, 자신이란게 휩쓸릴 정도의 방대한 기억을.

"그 곳은 회색빛 지옥이었다."

나는 천천히 설명한다.

영문모를 괴물들이 사람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광기에 미친 사람들이 서로를 해했다.
불안과 두려움이 사회를 지배하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강자가 나타났다.
아이가 아이답게 울고 웃을 권리조차 없는, 생명의 가치가 천박한 농담처럼 통하던 때였다.

이 모든 것을 나는, 차분하게 녀석에게 전했다.

"그런 곳에서 지휘관이란 역할은 말이야. 정말 개같은 것이었지."

언젠가 녀석에게 해줬던 말이다.

그 때 녀석은, 분명 코웃음을 쳤다.
나는 현실을 봐야 할텐데 라고 속으로 우려를 표했지만.
현실을 절절히 보아서 폭삭 늙어버린 이 녀석을 앞두고선, 내심은 그렇지 않았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는다.

562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4:27:21

백주 수고하셨어요!!!

563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28:47

"늦었단건 사실이지. 좀 더 빨랐다면 더욱 좋았을지도."

별로 그 부분에 대해서 어설픈 위로를 하진 않기로 했다.
오랜 기간 스스로가 하고 싶은대로 해온 대가란건 존재하는 법이다.
업보란건 고리타분한 도덕적 설교가 아니다. 인과의 원리에 작용하는, 지극히 단순한 법칙이다.

"그러나 거기서 그렇게 말하는 시점에서, 자네는 결국 자네 생각만큼의 악인도 광인도 아니야."

전에 그를 만나서 얘기했을 때 내가 느꼈던건, '스스로를 악인이나 광인이라 여기고 싶은 남자' 였다.
그 말은 즉슨, 본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악인이나 광인은 되기 위해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가 마음속 깊이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면.
연인을 위하려는 마음도, 하물며 자신이 해온 일에 후회도, 하물며 어렵더라도 바뀌고자 노력 따윈 안한다.

"나도 연애중이라서 말이야. 바뀌고 싶었고,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그 마음에 대해선 꽤나 공감할 수 있어. 라고 덧붙였다.

564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4:38:04

그 자가 해준 말은 많이 다르면서도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공통점이 아주아주 많으니까
소년은 천천히 눈동자를 굴려 그 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빛나는 성염에 정화되어 구원 받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어떤가 마음이 좀 놓이지 않는가?
누군가에게 절실히 기대고 싶은 지금이야 말로 너는 우리와 함께 해야한다

소년은 질끈 눈을 감고 머리를 잡아뜯을 기세로 움켜잡았다
심호흡을 한 번 , 두 번 , 세 번
너무나 빠른 속도로 폐가 커지고 작아지길 반복하길 잠깐

소년은 다시 길게 숨을 뱉었다

" 난 지휘관 감이 아니야, 누군가가 나의 말로 죽을 수 있다는게 너무 무서워 "

그 딴 자리가 뭐가 좋다고 허세를 부리면서 차지했던 걸까
결국 이 꼴인데

565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4:42:48

"..."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야. 한없이 맞는 말 투성이다. 토고 쇼코 때의 기시감을, 하지만 훨씬 신사적인 그 느낌, 동기부여가 되는 느낌을 느끼며 잠자코 듣던 빈센트는 연애라는 말에 근육클로스에서 눈을 떼고 시윤을 바라본다.

"아... 그렇습니까?"

연애? 연애라고? 뭐, 안 하는게 이상한 나이긴 한데... 연애 얘기는 궁금해진단 말이지.

"연애 상대는 누굽니까? 듣고 보니 궁금하군요."
//15

566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47:41

"현준혁이야."

나는 가능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과연, 오랫만이다. 이 이름을 부르는 것은.
스스로의 뚜렷한 눈동자로 그를 마주한다.
텅 빈, 공허한 시선속에 과연 내 시선이 담길지는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해야하는 것은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머리를 움켜쥐곤 거칠게 호흡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잡는다, 라기 보단. 얹는다. 가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아주 살며시 닿게 올려둔다고 표현하는게 가장 맞겠다.
갑작스러운 접촉이 공격 의사처럼 전해지지 않도록.

그러고선 나직하게 얘기한다.

"그걸 무서워하지 않는 놈은, 지휘관이 될 자격조차 없다."

이것은 위로가 아니다.

"네게 지휘관을 다시 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만서도."

다만, 그저 사실이다.

"지휘관이란 자리는, 위에서 편하게 명령하며 체스를 두는게 아니야. 남의 생명과 인생을 걸고 명령한다는건, 그 만큼 무섭고 무거운 것이다."

그러니까 네가 별로 겁쟁이인 것은 아니다.

567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4:50:00

"아. 아직 자네는 몰랐던가?"

숨긴 것도 아니니까 소문이 퍼졌을 법도 한데.
다들 그런 교류는 안하는건지, 서먹한건지 원.

"하유하라고. 같은 특별반의 여학생이야. 아마 자네도 알지 싶은데."

그 애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기저기 친근하게 사람 만나러 다니는걸 좋아하고.
어쩌면 빈센트에게 나보다 더 친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엔 오토나시가 그랬던가.

568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4:55:23

그 자는 소년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올라가는 손을 보고 소년이 황급히 푸른 창을 쥐었으나
가볍게 내려앉은 손에 떨리는 몸을 진정 시키고 그 자를 올려다 보았다
여전히 이목구비는 흐트러져 있어서 쉽게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이명으로 망가질 것 같은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 조차 물속에서 듣는 소리마냥 웅웅 거리며 흐트러졌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말해야할게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기엔 충분했다

" ... "

침묵

잠깐 동안 침묵하며 기다리단 소년은 그 자를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미안했습니다 "

이유는 모르겠다
소년이 그와 여러 방향으로 대립한 것에 대한 사과인지
그를 그저 여명 이후 특별반의 휘광을 얻고 싶어하는 소인배로 오해한 것에 대해서인지
멋대로 그를 자신의 명령에 따라야하는 존재로 인지하는 무례한 짓에 대한 사과인지

그가 누구인지도 명확하게 떠오르지 못하는 순간에서 소년은 그 자에게 사과했다

" 이렇게 사과하는 지금도 당신이 누구였는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지만 "

569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5:02:22

"그럼 사과하지 마."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 사과가 불쾌했다는게 아니라. 진심을 다하고 싶다면, 혼란스러울 땐 급히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머리에 얹은 손을 떼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내가 누구이고, 네가 누구이고, 어째서 사과하고 싶었는지가 확실하기 전까진 되돌려두마. 그 것을 언젠가 깨닫게 되면 다시 해다오."

엄하다고 말하다면 반박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눈먼 사과는 받지 않는 주의다.
혼란속에서 잃어버린 자존감에 일단 내뱉은 사과를 받고 정신적 위안을 얻을 정도로 썩어빠진 인물이 될 생각은 없다.

"....그래서. 이후에 하고 싶은 것은 있나? 역시 이 정도 되면 가문에서 헌터를 하라고 내몰진 않겠지."

이렇게 말하면 조금 그렇지만, 그가 명가의 아들이라 다행이다.
이대로 은퇴하더라도 충분한 휴양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

570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5:03:30

"아... 하유하 씨. 잘 알죠. 이거, 주변에 더 관심을 가질 걸 그랬습니다."

빈센트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경험을 하면서도 미소를 유지했다. 하유하란 어떤 사람인가? 빈센트가 알기로는 빈센트의 (문자 그대로) '킬링' 조크에 숨은 본뜻을 100% 이해하고 빵 터진(다행히도 이건 문자 그대로가 아니다) 몇 안 되는 사람이고, 빈센트가 대책없이 열고 대책없이 들어간 게이트에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심정으로 따라가서 위험했던 사람 아닌가.

"사람 가까운 곳에 우정도 싹트고 사랑도 싹트죠."

부디 그 사랑 잘 되길 바랍니다, 빈센트는 손가락을 튕겨 하트 모양의 불꽃을 만들며 축하해준다. 방금 생각했던 건, 빈센트가 아까 스스로에게 말했던 것처럼 그냥 나만 알고 있으면 그만이다.
//17

571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5:07:27

"오, 그런가? 잘 됐군. 이후에도 그 애랑은 잘 지내줘."

역시나 그녀는 발이 넓은가보다. 잘 안다는 빈센트에게 나는, 이후에도 잘 부탁한다고 서글서글 얘기하면서 웃었다.
이러한 발언이 '연인' 보다는 '아버지' 에 같다고 오토나시에게 한번 지적 받기는 했으나.
가장 자연스럽게 먼저 튀어나오는건 이러한 종류의 발언인걸 어쩌랴. 내 성격이려니 생각하기로 했다.

"우린 사람이니까. 지내다보면 정이 든단거지."

우정과 사랑이라는건, 별로 그렇게 계산기를 딱딱 두드려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지내다보면 어느샌가 슬그머니 자리잡는 것이지.

572 준혁주 (No..LP9aV2)

2022-12-22 (거의 끝나감) 15:08:08

답레 좀 늦을것 같아
금방 올게

573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5:35:43

"요즘 유하씨를 통 못 보긴 했는데, 짐작컨대 제가 봤던 대로 잘 지내시는 것 같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시윤과 유하라... 듣기만 해보면 시윤이 유하의 장난스런 행동을 요놈 하고 제지하면서도 지켜볼 것 같았다. 그 역시 유하의 일면이라 생각하며. 어쩌면, 빈센트가 알던 유하의 일면이 지금까지 남아있다면, 그것까지 받아들이는 걸까...?

"네. 물론이죠. 이전에는 잘 지냈고, 지금도 잘 지내고, 앞으로도 잘 지낼 겁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이 자리에 앉아있다가는 웬지 유하에 대한 안 좋은 소리 내지는 나와선 안되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 나중을 기약하기로 한다.

"어쨌든... 전 '변하러' 가봐야 할 것 같군요."

유하가 변하건 숨기건, 시윤이 알고 받아들이건 모르고 살건, 그건 그 둘이 선택하고 나아갈 일이지 이 관계에서 잘 해봐야 같이 아는 사람인 빈센트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으니..
19
막레 가능할까요?

574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5:36:52

늦어서 죄송함다 ㅡㅡ;
기대값 바탕으로 추정결과 매일 일상이 4번 돌아가야 근육클로스를 조진다고 했는데 오늘 반 채운 느낌이네요!

575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5:37:33

스스로가 누구인가를 성찰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사실 소년은 알고싶어하지 않았다.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알아서 돌아가는 것 보다, 지금 이렇게 있는게 어쩌면 훨씬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자는 소년에게 자신이 누구고 소년이 누구였는지 천천히 파악하고 나서 말해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년은 여전히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

" 응 "

그래도 또 폐를 끼칠까봐 마음에도 없는 소릴 뱉은 소년은 얌전히 고갤 끄덕이며 창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블라인드는 내려가 있었다.

" 헌터 "

헌터, 물론 그만둬도 괜찮을 것 같았다
소년에게 다른 길은 많으니까, 헌터는 가장 괴롭고 아픈 손가락이며 마음이 아린 부분이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사람의 얼굴을 못알아보고 머릿속은 혼란스러운 와중에 헌터를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 아니. 나는 여전히 헌터를 하고 싶어. 여명길드의 헌터가 하고 싶어 "

이것은 몇 없는. 소년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진실이었다

576 시윤 - 빈센트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5:39:13

"뭐....그런 모양이야."

전에 통화로 듣기로는 잘 지낸다고 하기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들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나도 자세한 사정을 아직은 모르고. 확실하지 않은 얘기를 떠벌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니까. 어느정도는 적당히 대답했다.

"그럼, 서로 힘내도록 하지."

얘기가 얼추 마무리 되었음을 느끼고, 나는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 수고 했어.

577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5:44:56

시윤주 수고하셨습니다!

578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5:46:18

".....헌터?"

나는 예상외의 대답에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헌터라고? 아무리 봐도 그걸 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다.

"이유를 물어도 괜찮나? 이렇게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다른 선택지가 많은건 스스로도 알텐데."

그것도 '여명길드의 헌터' 라.

왤까. 알고 지내던 누군가 마저 잊어버리고 자아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그는 이 특별반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과연 그것은 예상 외라서, 나는 스스로도 모르게 이유를 물었다.

579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5:52:06

" 이유 "

소년은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무엇 때문이었더라, 흐릿한 기억속에서도, 무너져 버린 이성의 도서관 속에서도
이것 만큼은 지키고 싶었는지 소중하게 보관된 것 같은 낡은 책 속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헌터가 좋으니까 "

그리고

" 여명길드를 좋아하니까 "

서리벌판 속 에서, 피로 범벅이 된 지옥 속 에서
소년이 끄끝내 버티고 기어 나온 이유
스스로를 버러지라 평하고 비겁자이자, 애송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런 비겁자라도 갈망하는게 하나 둘 있어도 나쁘진 않다고 여긴다

580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6:01:51

"....그러냐."

이성적인 대답은 '가능할리가 있겠냐. 쉬기나 해라.' 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힘 없는 말속에서 느껴진 의지가, 지금의 그에겐 실낱같은 희망일지도 모르니까.
그런걸 내 손으로 부정할 필요는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럼 일종의 선배로서 하나 조언해주마."

다만 이렇게 망가진 꼴로는 역시 무리다.
나는 그가 복귀하고 싶다면 필수적인걸 알려주기로 했다.

" '이전의 너' 로 돌아가는건 이제 불가능하겠지. 왜냐면 나도, 결국 근본적으로 변해버린 것을 되돌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순수한 물에 매우 진한 잉크를 타서 마구 뒤섞으면. 더 이상, 기존의 색으로 되돌아갈 순 없다.
전생의 기억을 다량으로 받아버린 나는. 결국 그 이전의 나와 완전히 같아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아마 눈 앞의 그도 그럴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다.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애매할테고. 친구였던 자들도, 가족이었던 자들도. 모두 남처럼 느껴지겠지."

나는 아직도 부모와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고, 변화도 하지 않았던 그들을.
어디선간 '남' 처럼 거리감을 느껴버리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나' 를 시간이 걸려 인식했다. 과거와는 다르지만, '나'는 '나' 답게 안정을 찾았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럼, 바뀌었다면 바뀐 지금의 상황 속에서 다시 적응해라. 네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관계를 맺는지."

헌터란 목숨을 걸고, 길드란 서로의 목숨을 맡기는 것.

돌아오고 싶다면 정립해야 한다.
'변해버린 것' 이라면 괜찮지만, '망가진 것' 이라면 받을 수 없다.
바뀌어버린 스스로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서의 인간관계를 쌓을 준비를 마쳐야만 한다.

"....물론 일단은 좀 휴식을 취하고. 넌 지금 지쳐있어."

581 빈센트 - 시윤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6:15:18

빈샌트갱신

582 빈센트주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6:16:07

늙고병든빈샌트를 위해 텀늦는일상이라도돌려줄 착한참치 어디업나

583 린주 (7zz6ZNkv3.)

2022-12-22 (거의 끝나감) 16:17:28

>>582 마찬가지로 텀늦는 일상밖에못하는 린주는 어떻소

584 준혁 - 시윤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6:17:32

조언
시간의 낙차에 표류한 사람들이 선후배라고 불릴 정도로 낭만스러운 존재 였던가
소년은 망할 게이트 덕분에 정신병을 호소하고 있다
사람의 얼굴 조차 제대로 식별이 불가능하고 자신이 누구였는지는 더욱이 기억하지 못한다
가족마저도 가족이었던건가? 라는 식으로 히끄무리하게 흩어진 기억들 속에서
소년은 자신이 그들이 부르던 현준혁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차라리 게이트에 있는 몬스터가 현준혁을 먹어치우고 그 모습을 복제하다가 뇌를 덜먹어서 기억이 흐트러진다면 이런 존재가 아닐까?

망가져있고 지쳐있다

지금 당장도 가끔씩 빌어먹을 광신도들의 헛소리가 떠오르는데
이런 상황에서 조차 헌터가 되고 싶다면 이전의 소년은 도대체 얼마나 멍청했던건가

소년은 한쪽 만 남은 눈을 쓸며 마른세수를 하더니 그 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 고마워 "

소년은 그 자의 말을 곱씹었다
이대로 새로운 나로서 변화되어 살아간다면
이전의 자신이 저지른 모든 민폐에 대해서 피해갈수 있는 면죄부가 되는걸까

아닐 것 이다

" 윤시윤...이었지. 정말 고마워요 "

585 시윤 - 준혁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6:24:21

"밥 잘먹고. 건강해져라."

나는 감사에 고개를 끄덕이곤 일어섰다.
어쩌면 피폐해진 애한테 너무 무거운 얘길 한걸지도.
스스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자신이 무거운 인간이란건 안다.

....

과일은 건네줬고, 얘기도 할 만큼 했다.
환자를 이 이상 붙잡고 있어서 좋을건 없겠지.

"그럼 나중에 또 보자."

그게 과연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본인이 그러길 원했기에, 나는 그런 인삿말을 하고 나섰다.

어쩐지 요 근래에는 피우지 않는 담배가 끌렸다.

//막레로 해도 좋고, 막레를 줘도 될듯?

586 태식주 (WoqidvLJK6)

2022-12-22 (거의 끝나감) 16:25:39

준혁주 지운주 고생했어

587 준혁주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6:26:10

고생했어 시윤주 막레로 받을게

태식주 어서와

588 시윤주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6:28:13

수고했으.

>>586 고마워 TASIGI

589 시윤주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6:30:05

아~ 근데 신입은 공격 다이스 2밴데. 준혁주는 2배인가?
그걸 몰라서 어제 정산 잠깐 넘겼었는데

590 오토나시주 (skEttna4e.)

2022-12-22 (거의 끝나감) 16:32:02

591 시윤주 (WiwFgH9QBc)

2022-12-22 (거의 끝나감) 16:33:50

또오리또리주!

592 준혁주 (1Zr0IMmk0s)

2022-12-22 (거의 끝나감) 16:34:48

어서와 오토나시주

593 빈센트주 (uLn6s0PNlk)

2022-12-22 (거의 끝나감) 16:37:54

>>583
13인의빈샌트가골목을질주하오
일상은무슨상황이적당하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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