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가_외로움을_표현하는_방식은 : 외로움..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는 편이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왜냐면 익숙하니까... 하는 타입이라 꾸욱 누르고 있다가 어느 날 펑 터지고 혼자 앓으니까.. 그렇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아무말 없이 꾸욱 안고 안 떨어지기... 그냥 잠깐만 이러고 있으면 안 됩니까..? 하고 한 10초 뒤에 노이즈 위로 충전 완료 표시 뿅 떠오름...
자캐에게_의미없는_질문은 : "페이스 재머가 불편하지는 않아?" "이상향은 이상향이지 현실이 되는 게 아니지 않아?" "오늘은 커피 안 마셨어?" < 이거 되게 의미없음
자캐별로_웃기지_널_부순_사람은_바로_나인데_를_말해보자 : "우습지 않습니까.. 당신은 명석하니 잘 알고 있겠지요."
이스마엘은 당신을 내려다본다. 어둠에 가려져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연두빛이 감도는 시선은 어둠 속에서도 네온사인처럼 홀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904 저렇게 외로움을 참는 사람이 많긴 하지요. 정말로. 하지만 이젠 외로워하지 말기! 동료가 많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커피 안 마셨어? 라니. 하긴 확실히 그다지 의미는 없는 질문이기도 하네요! 음. 그리고 상당히 깔끔하군요. 손톱 발톱이. 물론 위생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큰 것 같지만요! 아앗...ㅋㅋㅋㅋㅋ 보검에 리본이라니! 하긴..예뻐지기는 하겠네요! 어떤 의미로는 말이에요!
들려오는 말에 간단히 답을 하며 그의 잔에 맥주를 따라주었다. 그 다음엔 병을 넘겨주어 그녀의 잔에도 술을 받았다. 거품이 스르르 올라오는 맥주를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따르는게 멈추자 잔을 앞으로 가져온다. 일단은 마시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왕게임에 참가할 때도 그랬으니까. 아스텔이 위화감을 느끼기 전에 좀더 그럴 듯 하게 굴고 싶었지만. 이미 위화감은 만연해 있었나 보다.
"아. 음. 좀 그런게 있기는 해..."
아스텔답게 정면으로 해오는 질문에 그녀는 이번엔 선명히 쓴 웃음을 지었다. 하긴. 잠깐도 아니었는데 못 느낄 리가 없겠지. 얘기를 해야 할까. 그러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 거품이 톡톡 터지는 술잔을 마냥 내려다보던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라라시아 때문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얘기하기에 앞서 술잔을 들어올렸다. 먼저 건배하자고 한 건 그녀였으니.
"...새해를 위해."
그냥 잔을 부딪히기는 아닌 것 같아 적당히 생각나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그가 내민 잔과 그녀의 잔을 부딪힌다. 맑고도 묵직한 소리가 울리면 잔을 도로 가져와 입술에 댄다. 쌉쌀한 맥주거품에 입술을 적시다가 조금씩 기울여 잔을 채운 술을 마셨다. 천천히. 잔이 완전히 빌 때까지. 차가운 술에 속이 조금 시렸지만 뭐 괜찮을까. 테이블 끄트머리에 빈 잔을 내려놓은 그녀는 무릎을 올려 두 팔로 감싸안았다. 품에 안은 다리에 상체를 기대 살짝 웅크리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저번에 나 외출 나갔다가 일이... 있었잖아. 이것저것. 그 이후로 좀. 감각이 이상해져서 말야. 분명 알고 있는 건데 낯설다던가. 내가 알던게 아닌 것 같다던가."
혼자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밖에서 누군가와 섞이면 더 크게 느낀다는 말을 하며 몸을 조금 더 웅크린다.
"라라랑 같이 있을 때는 오히려 괜찮아. 귀찮긴 하지만. 닿아있기만 해도 진정제 같은 효과를 주니까. 그러니까 괜찮겠지 싶다가도. 떨어져있으면 문득 치솟아올라. 지금 네 눈에 비치는 내가. 네가 알던 내 모습이 맞나. 제대로 그렇게 보이고 있나. 그런 불안이."
그... 뭔가를 더 말하려는 듯 입술을 열었던 레레시아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여 무릎에 기대었다가. 살짝 들고서 겨우 들릴 만치 작게 중얼거렸다.
"그 불안이. 내 감정도 제대로 된게 맞나 하는 의심까지 들게 해서 그래. 어쩐지. 그 이전이 신기루 같고 꿈 같고 그래서."
그런 기분이 드는게 비단 아스텔에게만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아스텔도 포함이었으니까. 어렵사리 말을 마치곤 맥주병을 집어든다. 스스로 잔에 술을 채워 또 단번에 반을 마셔버리고서 다발로 묶은 머리카락을 쥐어 만지작거린다. 시선도 머리카락에 향하고서.
그녀가 잔을 부딪치자 그 역시 그녀의 잔에 제 잔을 부딪쳤다. 쨍- 맑고 경쾌한 소리가 주변에 울렸다. 이어 아스텔은 술을 한 입에 담으며 꿀꺽 삼켰다. 맥주라서 그런지 묘하게 맛이 좋다고 생각하며 들려오는 말에 아스텔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감각이 이상해졌다는 말. 자신의 눈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이 자신이 평소에 알던 그녀의 모습이 맞나라는 느낌. 말 그대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기에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 같고 이전의 자신이 자신이 맞는가 싶어 고민하는 것일까. 아니. 정확히는 고민보다는 자신을 다르게 보지 않을까. 그런 불안함이 아닐까. 아스텔은 그렇게 판단했다.
"...사람은 살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고, 거기서 변해가기 마련이야. 적어도 내 눈에는 그런 거라고 생각해. 지금의 너도."
외출 나가서 벌어진 일. 자신은 가디언즈의 움직임. 정확히는 글라키에스의 섬멸부대의 움직임을 쫓고 추적하다보니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래도 보고나 그런 것으로 대충 들은 것은 있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정확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진 알 길이 없었다. 결국 당사자가 아니며, 그 자리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라라시아가 자신에게 말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조금의 쓴 표정을 짓다가 아스텔은 이내 말을 이었다.
"...너도 나에게 말한 거기도 하잖아. 이거. ...그렇게 따지자면 나도 어릴 때와는 달라. 설사 지금 네가 조금 바뀌었다고 해도, 변했다고 해도 아무 것도 이상하지 않아. 그렇게 성장하고 바뀌어가고 그 과정 속에서 또 앞으로 나아가는 거니까. ...무엇보다..."
말을 잠시 끊으면서 아스텔은 자신의 잔에 스스로 술을 따른 후, 또 다시 한 입에 꿀꺽 삼켰다. 입 안에 녹아내리는 약간의 쓴 맛과 시원한 맛. 그리고 특유의 향. 그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꿀꺽 삼키면서 아스텔은 레레시아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설사 내가 알던 네가 아니게 되었다고 해도 상관없어. 내 연인이고, 앞으로도 소중한 존재야. 그것으로 충분해. 적어도 나에겐. ...그래도 역시 불안해?"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말이 조금 서투르긴 했으나 그래도 언제나처럼의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야기였다. 이어 아스텔은 살며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손을 제 손으로 살며시 갑싸쥐려고 했다. 물론 그녀가 거부하지 않을 때지만.
"...그 이전이 신기루 같고 꿈 같다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도 좋다고 생각해. ...레레시아. 날 좋아해? ...나는 좋아해. 그렇기에 이 시간을 다른 이에게 양보하기 싫었고 같이 술을 먹자고 권했어. ...너는? 의무감 때문에 여기에 있는거야? ...과거의 감정은 아무래도 좋아. 지금은 어때? ...지금은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감정에 제대로 되고 잘못 되고 그런 것은 없어. 지금 그냥 그렇게 느끼는게 감정인 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미안해. 대장이나 에스티아라면 좀 더 쉽게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난 이런 것은 조금 서툴러서."
처음부터 말하기엔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기에. 뭉뚱그려 지금만을 말로써 꺼낸 것은 역시 부족했다. 그렇다고 전부를 꺼내면 감당은 되었을까. 이미 지나간 일은 모르는 일이다.
입을 다문 레레시아는 줄곧 아래를 보았다. 아스텔이 말을 하는 동안. 시선이 느껴져도 발치의 어딘가를 응시하며 손에 감기는 머리카락을 쥐기만 했다. 그래도 아까보단 말이 제대로 들렸다. 사람은 살면서 변해간다며. 그녀가 그가 알고 있던 그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그럼에도 소중한 연인이라고. 평소라면 없던 불안이 해소될 말이 지금은 왜 그저 스쳐가는 말처럼 들릴까. 아니라는 건 알지만 동시에 그 생각이 맞냐며 자문하게 된다.
"...나는..."
아스텔이 그녀의 손을 잡았을 적. 손을 피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손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가 손을 감싸쥐자 맞잡는 대신 주먹을 쥐어 손등과 손가락 마디가 희게 질린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나는. 난. 그러니까. 어물어물 소리가 나오다가 끊긴다. 꺼림칙한 고요함이 느릿하게 흐르고. 잡히지 않은 손으로 옷소매를 움켜쥔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일순 터지듯이 말했다.
"나는. 아스텔이 좋아. 하지만 이건 '내'가 느끼는 감정이 맞는거야? 과거가 아무래도 좋은 거라면 지금은 어째서 중요한 건데? 그래. 맞아. 감정에 구분은 없어. 하지만 내가 내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 하면. 그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여야 해? 그냥 지금 느껴지는 거니까 그렇게 느끼면 돼?!"
그녀의 톤 높은 목소리가 철판 찢어지듯 찢겼다. 뿌득. 악문 잇새로 이 갈리는 소리가 작게 나오고. 레레시아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막힌 목소리가 손 너머로 흘렀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중요한 거라면 나는 더 혼란스러워. 네가 좋지만 그걸 느끼는게 내가 맞는건지 몰라서 무서워. 그렇게 느끼는게 두려울수록 감각은 더 어그러져서... 감정과 감각이 뒤섞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해. 그냥 받아들이면 돼? 그냥 그런 거라고... 납득하면 되냐고..."
으흐윽... 얼굴을 가린 그녀는 억누른 흐느낌과 함께 고개를 완전히 숙이고 웅크려버렸다. 이미 충분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데. 횡설수설 꺼내놓고나니 재차 북받치는 감정은 이유 모를 서글픔이었다. 이러려고 온게 아닌데. 이러려고 마주한게 아닌데.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눈물도 울음도 쉬이 그치지 않는다. 아. 최악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막아지지 않는 눈물을 손으로 가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레레시아의 말에 아스텔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결국엔 자신이 그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감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그것에 대해서 자신은 뭐라고 답을 해야할까? 애석하게도 아스텔은 그 어떤 답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왜 중요하냐고? 적어도 아스텔에게 있어서는 자신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런 답을 한다고 한들 과연 눈앞의 그녀가 납득을 할 수 있을진 알 수 없었다. 흐느끼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스텔은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방 책상에 놓여있는 티슈를 몇 장 뽑아서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녀의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주려고 했다. 레레시아가 거부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나는 대장에게 구출받은 후, 살아가기 위해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혔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나 그런 것은 잘 몰라. 배운 적이 없고 나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뭐든지 행했던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나의 차이 또한 그저 살면서 변한 것이고 그렇게 변해간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경우고 타인이 내 기준과 같다고 할 순 없겠지. 역시."
말을 들어보면 마치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자신이 있고 지금이 아닌 이전의 것들은 모두 또 다른 자신이지. 자신의 자신이 아니라고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지금 이 상황을 조금 더 침착하게 파악하기 위해 아스텔은 애써 최대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아무것도 모른다. 바로 이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 자신이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때 그 장소에서 무슨 일이 정말로, 아무도 모르는 뭔가가 벌어진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정말 그것만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네 속에는 아무것도 없어. ...오로지 너밖에 존재하지 않아. 만약 내가 모를 뿐, 어떤 세븐스 능력자가 세븐스 능력을 네 속에 남겨둔 거라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제거할거고, 네가 네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내가 몇 번이고 이야기할게. 너는 너야. 레레시아 나나리."
어쩌면 정말로 다른 것은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인식하는 방향이 달라진 것이 아닐까. 어떤 계기가 되었건 많은 것을 다르게 보게 되었고, 다르게 느끼게 되었고 그것이 큰 차이와 혼란을 가져온 것이 아닐까. 이런 것이 심리적인 요인에 있던가. 그런 복잡한 생각들을 했으나 역시 아스텔로서는 알 수 없는 분야였다. 차라리 싸우고 죽이는 분야라면 무슨 말이라도 더 하겠지만. 역시 이런 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쓴 표정을 잠시 지었다.
"...굳이 내 생각을 좀 더 이야기하자면... 그래. ...나는 솔직히 말해서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니. 그럴 자격이 과연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해. ...어찌되었건 살기 위해서 아무런 죄도 없는 또래들을 그렇게나 죽였고 그 이후에도 명령이라는 이름 아래에 세븐스를 죽인 것도 적지 않아. ...마음으로는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감각적으로는 정말 그래도 될까? 라고 결국 생각을 해버리고 말지."
그다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정확히는 행복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처음이 아니었을까. 아스텔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뒤이어 잠시 숨을 끊었던 그는 조용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런 것처럼 너도 뭔가 가슴 속에 뭉친 것이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돼.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었지. 네 동생은. 그렇다면 알려줘. ...정답이 아니어도 좋아. 네가 지금 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논리적이지 않아도 되고, 주절주절거리는 걸로도 좋아. 그냥 생각하는 것. 생각나는 것. 말해야 할 것. 그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보자. 술도 많으니까. ...두렵다면 두렵다고 이야기해도 좋고, 내가 이렇게 있는 것이 불편하면 그렇게 얘기해도 좋아. ...결과적으로 네가 나를 멀리한다고 해도, 그것으로 편해진다면 나는 그것도 받아들일 생각이니까.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아함이야. ...네가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좋아."
/는 답레를 쓰면서 느낀 거지만 캐릭터와 오너의 간극에서 나온 무언가...라는 느낌을 너무나 크게 받아버린 캡틴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갱신하는 거예요!! 아무튼 로벨리아나 에스티아라면 뭔가 좀 더 전문적으로 이것저것 얘기하겠지만 아스텔은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서 무리였다고 합니다. (털썩) 답레를 남기고 이어 저는 식사를 좀 하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