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의 팔을 스치는 불길의 감각은 바치 바람을 두른 듯이 강렬했으나, 동시에 팔은 가볍고 날렵했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치솟는 불길이 마치 서풍처럼 경쾌하고 기분 좋은 감각이라고 서화는 생각했다. 다만 그건 서화의 생각일 뿐이었다. 맞은편의 남자는, 그러니까 할머니의 지갑을 훔치고 서화의 앞에 나자빠져 있는 남자의 얼굴은 괴물을 본 듯이 경직되어 있었다. 뒤로 주춤대며 물러나는 남자의 옆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두려움, 그건 서화를 향한 시선들이었다.
그 시선에 주춤하기도 전에 서화가 휘두른 팔에 바람이 불길을 더욱 부추겼다. 타오르는 불길이 위협적인 기색을 하고 서화의 체온을 감싸안았다. 그렇게 불길이 된 서화의 팔이 사내에게 달겨들기 직전, 사내가 차량 아래쪽으로 숨어들었다. 불길이 하늘을 붙잡을 듯이 타오르는 채 서화의 주먹이 차를 향해 곤두박질쳤다. 주먹의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서화의 불꽃이 더욱 크게 타올랐다.
"으아악! 이게 뭐야! 미안해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불길이 거세질수록 사람들의 표정과 서화의 표정이 같아지기 시작했다. 쾅!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차에 들이받은 주먹이 차를 녹일듯이 태워 나갔다. 이제 스스로 다스릴 수 없을 만큼 커진 불길에 서화는 긴장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가 안 오려나... 하는 서화의 앞으로 차 밑에서 빠져나온 소매치기를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서화는 저도 모르게 팔을 거세게 휘둘렀다.
"거기 서! 이 소매치기 자식아!"
곧이어 불꽃이 하늘을 찌를듯이 피어오른다. 바벨탑을 무너뜨린 신도 지금 이곳에는 없는 듯 하다. 서화는 걷잡을 수 없는 불길에 당황하면서도 소매치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타오르는 인간 화재가 되어 불꽃을 사방에 피어올리던 순간이었다. 서화는 누구도, 심지어 자신조차도 이 힘을 다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같은 학교의 저지먼트 부원과 이야기를 나눈 수빈은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평소 사건사고에 휘말리거나 하는 것 때문에 서화의 감시를 맡고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인만큼 그는 서화와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저 편에서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수빈은 오른팔에 저지먼트 완장을 찼고 그곳을 향해 단번에 달려갔다.
그가 도착했을 땐 이미 불꽃이 사방에서 피어오르고 있었고 불길도 상당히 거세지고 있었다. 또냐. 작게 중얼거리면서 수빈은 제 손을 앞으로 뻗었고 불꽃이 치솟아오르는 곳을 향해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했다. 타오르는 곳 주변은 건조해지기 마련이라 수분이 적기 때문에 다른 공기 속 수분까지 동원해서 불꽃이 치솟아오르는 곳마다 얼음을 생성해서 그는 불꽃을 막아내려고 했다. 얼음이 녹아내릴지도 모르나 그렇게 되면 자연히 얼음이 물로 변환되고 차디찬 물은 자연히 불을 끌테니 이 정도로 충분하겠거니 생각하며 수빈은 사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멈춰. 이서화. 능력을 당장 멈춰!"
짧고 낮은 목소리를 내며 수빈은 서화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일단 멈추면 자신도 특별한 것을 하지 않겠으나 만약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다리 쪽을 얼려서 그녀의 움직임을 멈추게 할 생각이었다. 그와는 별개로 그녀가 쫓고 있는 사내 쪽을 바라보면서 그는 그 사내의 다리를 얼려버리려고 했다.
서화는 목소리가 나온 방향을 구원처럼 바라보았다. 드디어 인간의 오만한 힘을 제어할 신이 내려왔다는 것 처럼. 타오르는 불길은 여전했지만 불길의 방향이 바뀌었다. 수빈의 냉기에 불길이 이동을 멈춘 것이다. 서화는 기적을 본 듯한 표정으로 수빈을 보았다. 그리고 서화는 불길을 뒤로한 채 웃었다. 마치 행운을 얻은 사람처럼 아주 기쁘게 말이다. 그러자 불꽃이 감정에 감화하듯 일렁였다.
서화의 표정에 기쁜 기색이 감돌았다. 수 겹의 화마가 여우의 꼬리처럼 기분 좋게 흔들렸다. 그 열기가 강렬해 그 앞에 있던 자동차의 외형이 조금 일그러져갔다. 결국 그는 기쁠 때에도 자신의 능력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순간 동시에 수빈의 냉기를 느꼈다. 마치 그 냉기가 이 가열찬 열기를 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건 서화에게 기적과 같은 일이었고 때문에 그는 기쁘게 수빈을 맞이하며 말했다.
"최수빈, 도와주러 왔구나! 정말 다행이다... 네가 온다면 안심이야!"
불꽃이 흥분해 열기를 더하며 자신을 불태워 갔지만 서화의 표정은 밝았다. 무엇도 그 기분을 망칠 수 없는 것 처럼 웃고는 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불길에 바람이 거세져 더 큰 불을 일으켰다. 서화의 문제점은 여럿 있었지만 그 중 제일은 자산이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서화는 불길을 일으키는 채 수빈에게 다가갔다. 이윽고 수빈이 내뿜는 냉기가 가까워지자, 본론을 이야기했다.
"정정하자.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니라 또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막으러 온 거야. 일단 그 상태에서 멈춰."
서화의 이야기를 근거로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수빈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소매치기가 할머니의 지갑을 훔치려고 했고 그녀는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허나 능력을 마구잡이로 써서 지금 이 사태를 만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갑을 되찾으려다가 통째로 다 불태워먹을 생각인건지. 물론 나쁜 뜻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기에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수빈은 자신의 냉기를 키워서 불꽃을 일단 집어삼키려고 시도했다. 설사 얼음이 녹아버린다고 하더라도 물이 남아 불꽃을 끌 수도 있을테니까.
"그리고 그 이상 다가오지 마. 그 자리에서 멈춰. 다가올거면 연산을 멈춘 후에 다가와. 주변 사람들이 불꽃에 휘말릴지도 모르잖아."
수빈의 목소리는 꽤 단호했다. 상대는 저지먼트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바람에 레벨4인 자신에게 감시를 맡긴 이였다. 물론 수빈의 눈에는 딱히 서화가 문제아는 아니었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문제였다. 이대로는 불꽃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이가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한편 서화가 지목한 남자가 도망치지 못하게 수빈은 손을 뻗어 그 남자의 다리를 더욱 꽁꽁 얼려버리려고 했다. 방해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단번에 무릎까지 얼음 속에 둘러쌓여 더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이어 수빈은 머리를 긁적이며 서화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있잖아. 할머니의 지갑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 그대로는 그 되찾고자 하는 지갑도 다 불타겠어. 문제를 일으키려다가 문제를 더 키우잖아. 저지먼트에서 왜 널 주목하고 있는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면서 수빈은 가만히 서화를 바라봤다. 그 표정은 상당히 무뚝뚝했고 동정의 감정은 찾기 힘들었다. 물론 수빈의 입장에선 일부러 눈에 힘을 꽉 주고 표정에 힘을 준 것이었으나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물론 눈썰미가 아주 좋다면 눈 끝자락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어 수빈은 침묵을 지키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도와주려는 마음이 다 허사가 되버리잖아. 불꽃에 탄 잿더미처럼."
/아앗. 아니야! 미안할 거 없어! 천천히 해도 정말로 괜찮아! 아무튼 퇴근하고서 저녁을 먹고 답레 올려놓을게! 수빈이가 너무 쌀쌀..맞은 것이 아닌가 쓰면서도 걱정이 된다. 8ㅁ8
서화의 표정은 누에 볼 수 있는 한 가장 밝았다. 다만 수빈의 강경한 말에 서화는 절로 걸음을 멈추고, 오히려 움직임 자체를 멈추고 조심스러운 시선을 돌려 수빈을 바라봤다. 수빈의 냉기가 열기와 만나 몇 은 녹아 흐르고 몇 은 기체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근방에서 서화와 수빈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멀리 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소란의 중심에 서서, 수빈과 서화는 일종의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다만 서로를 경계하는 전시 이전의 상태와는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것에 가까운 상태였다. 연산을 멈추라는 수빈의 말에, 서화는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느리게 뱉었다. 그러나 복잡한 머릿속이 쉽게 진정되는 일은 없었기에 서화는 가늘게 웃으며 작게 말했다. 그러나 입 모양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한 목소리였다.
"머릿속이 복잡해..."
어느새 바람이 불어와 서화의 불꽃을 흔들었다. 그 바람이 서화의 머릿속 까지 흔든 것인지, 아니면 맞바람에 불꽃이 일어난 것인지 불길이 조금 크기를 키웠다. 서화는 바닥을 보고 있었다. 불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듯이 열기에 휩싸여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단지 그를 동요케 하는 건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이란 재앙이다. 그렇기에 서화의 표정은 조금 경직되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진정될 불이 아니라는 듯이 불꽃은 싹을 틔우고 만개해 사방을 감싸 안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고독해서, 서화는 혼자만의 성에 갇힌 사람처럼 보였다. 서화도 자신의 문제는 알고 있었다. 단지 문제를 알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수행하는 무수한 공식이 해일처럼 밀려 들었다. 여전히 불길은 숲을 이루듯이 그를 중심으로 퍼져 있었고, 뜨거운 악의를 내보이고 있었다.
"미안해! 나도 어떻게 하는 지 몰라!"
바람이 열기를 싣고 수빈의 얼음을 향해 어금니를 드러냈다. 이글거리는 열기가 냉기를 녹이며 공기층을 어지럽혔다. 어쩐지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였다. 습한 기색이 주위를 두르고 어수선한 기색을 풍겼다. 그 때 수빈을 보던 시선이 하늘로 올라가 미약하게 웃었다. 물방울이... 비가 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세 주변을 잠재우는 비가 또 다른 재난처럼 쉼 없이 쏟아졌다.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귓가에 따갑게 맴돌자, 사람들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지어졌다. 서화가 경직되었던 팔을 내리고 가만히 비를 맞고 있었다. 그가 이룬 불길이란 성이 무너지며, 조금은 외로운 성의 주인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서화의 눈이 수빈과 마주쳤다. 힘 없는 웃음이 눈가에 다정하게 드리웠다. 짧은 한 마디만이 빗소리 사이에 스며들었을 뿐이다.
어찌되었건 지금 이 상황은 나도 모른다고 끝날 상황이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레벨4의 능력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아예 통째로 얼려버려서 강제로 연산을 중지시키는 것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수빈은 생각했다. 물론 그런 방식은 그로서도 그다지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상대를 다치게 할 수도 있으며 일부러 저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수빈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저지먼트. 서화를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 자신이 레벨이 조금 더 높긴 하지만 상성 문제를 따져보면 마냥 어느 한 쪽이 유리한 것도 아닌만큼 쉽사리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레벨5 같은 괴물들이라면 모를까. 그 아래는 마냥 절대적이라고 하기는 조금 힘든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한편 제 얼굴에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자 수빈은 응? 하는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비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빙결과 화염의 영향 때문일까. 이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불꽃이 가라앉기 시작했고 열기 또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끝났다고 이야기하며 다행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서화를 바라보며 수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끝나긴 끝났어.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아니. 애써 차가운 척 하고 있었다. 입술을 약하게 떠는 것이 일부러 연기를 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이내 수빈은 서화에게 다가간 후, 그 목소리 톤을 어떻게든 겨우겨우 유지하며 이야기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어쩔 참이었어?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가 커졌을테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널... 얼려버렸을지도 몰라.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어. 능력 사용이 불안정하면 사용하지 마. 지금만 해도 그렇잖아."
남을 위해서 열심히 하려는 것은 인정하나 그럼 뭐한단 말인가. 결국 아무에게도 보상받지 못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남은 것은 지금처럼 자신같은 이의 질책 뿐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이야기를 해야했기에 수빈은 일부러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
"시말서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힘들지도 않아? 아니. 지치지 않아?"
/아니야! 오히려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해! 능력으로 인한 자연현상이라는 느낌이 크니 말이야!! 아무튼 다시 한 번 면접 잘 된 거 축하해!!
>>49 으앗. 노트북 배터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니! 어서 충전을! 아무튼 그런 상황일 때 엄청 난감하긴 하지! 나도 노트북 쓰고 있어서 잘 알아!!
아무튼 일상에서도 살짝 느낀 거지만 서화는 수빈이를 그렇게 나쁘게 보고 있진 않구나. 일단 감시역으로 붙어있고 잔소리건 뭐건 엄청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저렇게 생각한다니. 으앗. 그 와중에 목을 조를때도 저러는거야? 대체 왜 서화는 문제아로 인식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너무 착한 아이인데?! 으앙. 애초에 수빈이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1번째 상황은... 어쩌면 미래에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학원도시에서 연구라는 명목 아래에 영원히 갇히거나 관리되거나 해서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미래는 피해야겠지만!
흐악 ㅠㅠ... 수빈이 부디 아프지 말고 덧나지 말고 행복해줘야해... 서화는 보기보다 사람의 본성을 보는 눈치는 빠르고 선함을 동경하며 지향하거든. 근데 그 선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악의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본의가 무엇이든 악으로 규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거야!
일단은 레벨4니까 말이지. 그래도 레벨5가 되는 것은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아직까진 괜찮지 않을까? 레벨5로 올리는 비인간적 실험 같은 거 한다고 한다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말이야. 사실 그렇게 따져보면 서화도 충분히 실험체로서 노려지고 있을 삘인데.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본성이 악하다거나 그렇다기보다는 환경이 안 따라주는 것에 가까워보이니 말이야. 사실 지금도 능력만 통제를 못할 뿐이기도 하고. 물론 경우에 따라서 악이 아닌데도 악으로 규정을 한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확실히 수빈이 입장에서도 막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을 할 것 같네. 물론 수빈이도 서화의 마음은 대충 짐작하고 있어서 마냥 나쁘게 보기보다는 저러다가는 아무에게도 인정을 못 받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걱정이 좀 더 크지만 말이야.
실험체로 노려질 가능성은 아예 생각을 안해둬서 그 내용 관련해서는 설정을 조금 고쳐야 하나 하고있어. 어과초가 너무 간만이라 내용을 거의 까먹었거든. 수빈주에게 민폐는 되지 않을까 걱정이야. 그나저나 수빈이는 상냥하네. 인정받지 못하는 영역까지 신경써주다니. 학원도시의 존재 의의를 생각하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있고 그래도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는 건 역시 세심하다고 생각도 하고. 과학적 결과물을 위해 만들어진 게 학원도시였다고 알고 있어서.
음. 애초에 어과초 설정을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 분위기를 해보고 싶은 것에 가까웠으니까 괜찮아! 학원 도시! 초능력을 쓰는 아이들! 레벨 제도! 이런 것만 알아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 남은 것은 나와 서화주가 서로 조율해서 정하면 되지 뭐! 사실 학원도시의 원작 설정을 생각해보면 과학적 결과물을 위해서 만들었고 알게 모르게 비인간적인 실험을 하는 이들도 많긴 하니까. 원작에서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을 죽이거나 실험체로 쓰거나 하는 이도 많고 말이지. 그게 또 높은 곳에서 다 승인을 하거 허용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걸 반대하면 죽여버리는 암살집단도 있고.
사실 이 부분은 나도 어떻게 방향성을 잡을까 고민 중이야. 조금 시리어스한 느낌도 살려볼지, 아니면 그냥 평범하게 일상물 느낌으로 해서 일상을 그려볼지! 사실 적당히 섞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어! 서화주 생각은 혹시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