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 그의 머리카락은 밝은 잿빛이었다. 앞머리가 가지런히 눈썹을 지나 눈썹과 눈가 사이까지 내려왔고 전체적으로 둥근 두상이 잘 드러나게 부드럽게 옆머리와 뒷머리가 아래로 흘러내렸으며 머리를 짧게 묶어 날개뼈 부분까지 내렸다. 짧은 꼬리마냥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의 묶은 뒷머리카락은 때로는 어깨에 올라올 때도 있었으나 보통은 등에 살며시 걸쳐서 그 끝자락이 날개뼈에 살짝 닿는 일이 많았다. 새초롬한 감이 있는 두 눈가는 살며시 위로 솟아오른 것이 어떻게 보면 고양이상 눈매에 가까웠다. 허나 그 안의 검은 눈동자는 상당히 동글동글한 면이 있어 마냥 날카로운 느낌은 아니었다. 눈썹은 그 선이 살짝 가늘었으며 입은 꾹 닫힌 것이 조용한 인상을 주기 딱 좋았다. 코가 오똑하며 입술 또한 예쁜 붉은 빛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잘 잡혔으며 차분해보이는 미남형에 가까웠다. 신장은 179cm. 두 손의 손가락이 꽤 길쭉하고 예쁜 편이며 체격은 또래 남자아이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목선이 예쁜 편이며 전체적으로 몸의 균형도 좋은 편이며 어느 정도 관리를 하고 있는지 어깨가 나름 잘 벌어진 편에 속했다. ( https://picrew.me/share?cd=9sNGFfygyT )
성격 - 불필요한 말을 그다지 하지 않으려고 하며 날카로운 면이 있으며 냉정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으나 사실 이것은 모두 연기이며 실제로는 다정다감한 면이 있으며 꽤 부드럽고 차분한 성격이다. 자기 주변 사람들을 상당히 잘 챙기며 귀여운 것도 상당히 좋아한다. 다른 이와 교류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날카롭고 냉정하게 상대를 대한 후, 혼자 있을 때 시무룩한 느낌으로 조용히 앉아있는 것은 일상에 가깝다.
레벨과 능력 - 레벨은 4 능력은 아이시클 프리징. 정말로 가볍게 이야기를 하자면 빙결 능력이다. 액체 상태의 분자에 간섭하여 순식간에 얼려버릴 수 있는 능력이며 공기 중의 수분 역시 얼려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허나 어디까지나 액체 상태의 분자에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분이 부족한 곳이나 건조한 곳에서는 능력을 사용하기 힘들다.
기타 #1년 전, 저지먼트 활동을 하다가 위험한 활동을 하던 불량그룹과 충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 철저하게 진압을 한 결과, 상당히 무서운 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처음에는 해명하려고 했지만 레벨이 높은 편이기도 하여 그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되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일부러 날카롭고 냉정한 분위기를 연기하고 있다. 허나 오래전부터 그를 알고 지낸 이들의 눈에는 상당히 어설픈 면이 있었다.
#당연하지만 능력이 능력이다보니 여름이 되면 그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작고 귀여운 동물을 너무나 좋아한다. 고양이나 강아지에는 그저 끔뻑 죽으며 애견카페나 애묘카페도 상당히 많이 가는 편이다.
#레벨이 높은 편인만큼 연구에 불려가는 일 또한 많았고 그 역시도 협조적으로 임하고 있다.
#학교 성적은 상위권.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성적이 꽤 좋은 편에 속했다.
#크림빵을 상당히 좋아해서 매점에서 사먹는 일이 많은 편이다. 슈크림 같은 것도 상당히 좋아한다.
외모 : 179cm 59kg 붉은기가 도는 갈색 곱슬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왔다. 곱슬진 머리는 앞머리 없이 옆으로만 내려와 길게 흩날렸고, 귀를 감싸는 머리도 짧게 곱슬기를 드러냈다. 아래로 이어진 머리는 마치 불꽃처럼 모든 걸 삼킬듯이 흩어졌다 뭉쳐지길 반복했다. 그러나 붉은 기색이 돈다고 머릿결이 약하거나 가느다란 것이 아니었고 짙은 머리카락은 풍성했으며 짙었다. 그 머리카락은 마치 태양의 이글거림 처럼 구부러지기도 했고, 강렬하게 흔들리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는 열기를 뿜을 운명처럼 강렬한 색을 띄었다.
피부는 일반적인 색보다 조금 짙었다. 마치 빛이 아닌 열기가 서서히 표면을 달궈낸듯이 옅게 탄 색은 광택을 지녔다. 눈매를 따라 올라간 눈썹이 가는 호선을 그렸다. 눈 안에 들어찬 초록빛은 이국의 바다처럼 진한 에메랄드 빛을 띄었다. 홍채는 짙은 갈색이었는데 각도에 따라 검정색을 띄기도 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웃으면 불길이 반짝이듯 치솟는 기세로 초록 눈이 어둡게 빛을 내는 것 같았다.
길고 가는 체격이나, 몸의 대부분이 근육이라 잽싼 몸놀림으로 멀리 뛰어가는 상대를 따라잡곤 했다. 교복 안에 감춰진 몸이 탄탄한 편이었으나, 비대해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기에 겉보기로는 들짐승 처럼 단단한 팔, 다리를 지닌 건강한 체형으로 보였다. 교복 셔츠 안에는 티셔츠를 입었고 치마 아래는 솟바지를 입어 방어력도 상당했다. 교칙 탓인지 구두를 신고 다녔음에도 날렵하게 잘 뛰어 다녔다.
성격 : 즉흥적인데다 행동력 까지 있어서 기행이라 판단할 일도 생각하기 전에 행동으로 옮긴다. 화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정의로운 성향이라 불의를 지나치지 못하는 점 때문에 유독 소란스럽다. 하지만 사람은 밝고 다정하다. 단지 오해를 잘 사고 오해를 잘 할뿐. 무계획이 곧 계획인 생활관을 가졌으며 언제나 가만 있는법이 없어서 어딘가에서 사고를 치고 있다.
레벨/능력 : [3] 파이로키네시스 몸을 발화해 불길을 일으킨다. 빠르게 달리거나 마찰을 일으킬수록 불꽃은 더욱 거세지며 빠르게 타오른다. 단순히 불꽃을 일으키는 기술과 달리 가속도에 의해 주체할 수 없는 불길을 일으키기 때문에 스스로 제어할 수 없어 레벨이 상대적으로 낮다.
기타 : 이름뿐인 명문 학생, 온간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는 그를 학교에서는 여간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니다. 능력의 가능성을 보고 입학시켰지만 나아지지 않는 제어력과 가만 있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 찍었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이렇다 할 지도를 받기 보다는 혀를 차고 있는 모양. 그러나 본인은 기죽지 않고 지내는 걸 보면 상당한 호적수라고 볼 수 있겠다.
- 이국적인 외모로 오해를 사지만 가족 중에 외국 분이 계실 뿐이지 확실한 토종 한국인이다. 아마 유전자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듯.
- 성적은 중하위권, 사실 머리가 나쁘기 보다는 문제를 끝까지 안 읽는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생활 태도나 평판 때문에 실기 부분에서도 낙제를 받아 중하위권을 유지하는 것 같다.
- 능력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문제아로 연구소에서도 그닥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암암리에 연구가 진행되는 것도 같지만, 그닥 협조하는 분위기도 아닐 뿐더러 능력 제어가 안 되니 목숨이 귀해서라도 부르지 않는 편에 속한다.
- 명문에 다니다 보니 집안도 괜찮은 편이지만 개인 취향으로 슬럼가 같은 곳을 종종 돌아다닌다. 길거리 풍경을 높은곳에서 보는 것이 취향이라 그렇다. 덕분에 사건사고에 휘말린다.
시트 옮긴다고 수고했어! 지금은 회사라서 바로 뭘하기는 힘들긴 하네. 그래도 레스를 한번씩 쓸 수는 있을것 같지만 또 어찌될런지. 아무튼 두 캐릭터를 보면 수빈이는 저지먼트고 서화는 일반 학생인거니 평범하게는 접점이 없을 것 같고..
1.저지먼트에서 서화가 사건사고에 휘말리고 있으니 조금 경계중이어서 수빈이를 전담으로 감시 비슷하게 붙힘
2.나이도 동갑이니 이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
이 둘 중 하나가 좋을 것 같은데 더 끌리는게 있을까? 1번의 경우는 아무래도 수빈이가 조금 쌀쌀맞게 구는 것이 있을 것 같고 2번의 경우는 수빈이가 친근하게 대할 것 같아. 물론 쌀쌀맞게 굴어도 막 혐관 그런 것은 아니고 조금 잔소리하는 그런 느낌? 민간인이 이런 일에 끼이지 마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에 가까울 것 같고 2번은 친구니까 걱정을 많이 하는 느낌이 될 것 같아. 수빈이가 과잉진압을 한 사건이 서화와 관련이 있다가 될수도 있겠고. 어느쪽도 난 취향이라서 편하게 골라도 될 것 같아.
서화의 팔을 스치는 불길의 감각은 바치 바람을 두른 듯이 강렬했으나, 동시에 팔은 가볍고 날렵했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치솟는 불길이 마치 서풍처럼 경쾌하고 기분 좋은 감각이라고 서화는 생각했다. 다만 그건 서화의 생각일 뿐이었다. 맞은편의 남자는, 그러니까 할머니의 지갑을 훔치고 서화의 앞에 나자빠져 있는 남자의 얼굴은 괴물을 본 듯이 경직되어 있었다. 뒤로 주춤대며 물러나는 남자의 옆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두려움, 그건 서화를 향한 시선들이었다.
그 시선에 주춤하기도 전에 서화가 휘두른 팔에 바람이 불길을 더욱 부추겼다. 타오르는 불길이 위협적인 기색을 하고 서화의 체온을 감싸안았다. 그렇게 불길이 된 서화의 팔이 사내에게 달겨들기 직전, 사내가 차량 아래쪽으로 숨어들었다. 불길이 하늘을 붙잡을 듯이 타오르는 채 서화의 주먹이 차를 향해 곤두박질쳤다. 주먹의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서화의 불꽃이 더욱 크게 타올랐다.
"으아악! 이게 뭐야! 미안해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불길이 거세질수록 사람들의 표정과 서화의 표정이 같아지기 시작했다. 쾅!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차에 들이받은 주먹이 차를 녹일듯이 태워 나갔다. 이제 스스로 다스릴 수 없을 만큼 커진 불길에 서화는 긴장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가 안 오려나... 하는 서화의 앞으로 차 밑에서 빠져나온 소매치기를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서화는 저도 모르게 팔을 거세게 휘둘렀다.
"거기 서! 이 소매치기 자식아!"
곧이어 불꽃이 하늘을 찌를듯이 피어오른다. 바벨탑을 무너뜨린 신도 지금 이곳에는 없는 듯 하다. 서화는 걷잡을 수 없는 불길에 당황하면서도 소매치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타오르는 인간 화재가 되어 불꽃을 사방에 피어올리던 순간이었다. 서화는 누구도, 심지어 자신조차도 이 힘을 다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같은 학교의 저지먼트 부원과 이야기를 나눈 수빈은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평소 사건사고에 휘말리거나 하는 것 때문에 서화의 감시를 맡고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인만큼 그는 서화와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저 편에서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수빈은 오른팔에 저지먼트 완장을 찼고 그곳을 향해 단번에 달려갔다.
그가 도착했을 땐 이미 불꽃이 사방에서 피어오르고 있었고 불길도 상당히 거세지고 있었다. 또냐. 작게 중얼거리면서 수빈은 제 손을 앞으로 뻗었고 불꽃이 치솟아오르는 곳을 향해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했다. 타오르는 곳 주변은 건조해지기 마련이라 수분이 적기 때문에 다른 공기 속 수분까지 동원해서 불꽃이 치솟아오르는 곳마다 얼음을 생성해서 그는 불꽃을 막아내려고 했다. 얼음이 녹아내릴지도 모르나 그렇게 되면 자연히 얼음이 물로 변환되고 차디찬 물은 자연히 불을 끌테니 이 정도로 충분하겠거니 생각하며 수빈은 사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멈춰. 이서화. 능력을 당장 멈춰!"
짧고 낮은 목소리를 내며 수빈은 서화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일단 멈추면 자신도 특별한 것을 하지 않겠으나 만약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다리 쪽을 얼려서 그녀의 움직임을 멈추게 할 생각이었다. 그와는 별개로 그녀가 쫓고 있는 사내 쪽을 바라보면서 그는 그 사내의 다리를 얼려버리려고 했다.
서화는 목소리가 나온 방향을 구원처럼 바라보았다. 드디어 인간의 오만한 힘을 제어할 신이 내려왔다는 것 처럼. 타오르는 불길은 여전했지만 불길의 방향이 바뀌었다. 수빈의 냉기에 불길이 이동을 멈춘 것이다. 서화는 기적을 본 듯한 표정으로 수빈을 보았다. 그리고 서화는 불길을 뒤로한 채 웃었다. 마치 행운을 얻은 사람처럼 아주 기쁘게 말이다. 그러자 불꽃이 감정에 감화하듯 일렁였다.
서화의 표정에 기쁜 기색이 감돌았다. 수 겹의 화마가 여우의 꼬리처럼 기분 좋게 흔들렸다. 그 열기가 강렬해 그 앞에 있던 자동차의 외형이 조금 일그러져갔다. 결국 그는 기쁠 때에도 자신의 능력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순간 동시에 수빈의 냉기를 느꼈다. 마치 그 냉기가 이 가열찬 열기를 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건 서화에게 기적과 같은 일이었고 때문에 그는 기쁘게 수빈을 맞이하며 말했다.
"최수빈, 도와주러 왔구나! 정말 다행이다... 네가 온다면 안심이야!"
불꽃이 흥분해 열기를 더하며 자신을 불태워 갔지만 서화의 표정은 밝았다. 무엇도 그 기분을 망칠 수 없는 것 처럼 웃고는 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불길에 바람이 거세져 더 큰 불을 일으켰다. 서화의 문제점은 여럿 있었지만 그 중 제일은 자산이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서화는 불길을 일으키는 채 수빈에게 다가갔다. 이윽고 수빈이 내뿜는 냉기가 가까워지자, 본론을 이야기했다.
"정정하자.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니라 또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막으러 온 거야. 일단 그 상태에서 멈춰."
서화의 이야기를 근거로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수빈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소매치기가 할머니의 지갑을 훔치려고 했고 그녀는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허나 능력을 마구잡이로 써서 지금 이 사태를 만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갑을 되찾으려다가 통째로 다 불태워먹을 생각인건지. 물론 나쁜 뜻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기에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수빈은 자신의 냉기를 키워서 불꽃을 일단 집어삼키려고 시도했다. 설사 얼음이 녹아버린다고 하더라도 물이 남아 불꽃을 끌 수도 있을테니까.
"그리고 그 이상 다가오지 마. 그 자리에서 멈춰. 다가올거면 연산을 멈춘 후에 다가와. 주변 사람들이 불꽃에 휘말릴지도 모르잖아."
수빈의 목소리는 꽤 단호했다. 상대는 저지먼트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바람에 레벨4인 자신에게 감시를 맡긴 이였다. 물론 수빈의 눈에는 딱히 서화가 문제아는 아니었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문제였다. 이대로는 불꽃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이가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한편 서화가 지목한 남자가 도망치지 못하게 수빈은 손을 뻗어 그 남자의 다리를 더욱 꽁꽁 얼려버리려고 했다. 방해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단번에 무릎까지 얼음 속에 둘러쌓여 더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이어 수빈은 머리를 긁적이며 서화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있잖아. 할머니의 지갑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 그대로는 그 되찾고자 하는 지갑도 다 불타겠어. 문제를 일으키려다가 문제를 더 키우잖아. 저지먼트에서 왜 널 주목하고 있는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면서 수빈은 가만히 서화를 바라봤다. 그 표정은 상당히 무뚝뚝했고 동정의 감정은 찾기 힘들었다. 물론 수빈의 입장에선 일부러 눈에 힘을 꽉 주고 표정에 힘을 준 것이었으나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물론 눈썰미가 아주 좋다면 눈 끝자락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어 수빈은 침묵을 지키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도와주려는 마음이 다 허사가 되버리잖아. 불꽃에 탄 잿더미처럼."
/아앗. 아니야! 미안할 거 없어! 천천히 해도 정말로 괜찮아! 아무튼 퇴근하고서 저녁을 먹고 답레 올려놓을게! 수빈이가 너무 쌀쌀..맞은 것이 아닌가 쓰면서도 걱정이 된다. 8ㅁ8
서화의 표정은 누에 볼 수 있는 한 가장 밝았다. 다만 수빈의 강경한 말에 서화는 절로 걸음을 멈추고, 오히려 움직임 자체를 멈추고 조심스러운 시선을 돌려 수빈을 바라봤다. 수빈의 냉기가 열기와 만나 몇 은 녹아 흐르고 몇 은 기체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근방에서 서화와 수빈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멀리 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소란의 중심에 서서, 수빈과 서화는 일종의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다만 서로를 경계하는 전시 이전의 상태와는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것에 가까운 상태였다. 연산을 멈추라는 수빈의 말에, 서화는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느리게 뱉었다. 그러나 복잡한 머릿속이 쉽게 진정되는 일은 없었기에 서화는 가늘게 웃으며 작게 말했다. 그러나 입 모양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한 목소리였다.
"머릿속이 복잡해..."
어느새 바람이 불어와 서화의 불꽃을 흔들었다. 그 바람이 서화의 머릿속 까지 흔든 것인지, 아니면 맞바람에 불꽃이 일어난 것인지 불길이 조금 크기를 키웠다. 서화는 바닥을 보고 있었다. 불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듯이 열기에 휩싸여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단지 그를 동요케 하는 건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이란 재앙이다. 그렇기에 서화의 표정은 조금 경직되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진정될 불이 아니라는 듯이 불꽃은 싹을 틔우고 만개해 사방을 감싸 안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고독해서, 서화는 혼자만의 성에 갇힌 사람처럼 보였다. 서화도 자신의 문제는 알고 있었다. 단지 문제를 알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수행하는 무수한 공식이 해일처럼 밀려 들었다. 여전히 불길은 숲을 이루듯이 그를 중심으로 퍼져 있었고, 뜨거운 악의를 내보이고 있었다.
"미안해! 나도 어떻게 하는 지 몰라!"
바람이 열기를 싣고 수빈의 얼음을 향해 어금니를 드러냈다. 이글거리는 열기가 냉기를 녹이며 공기층을 어지럽혔다. 어쩐지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였다. 습한 기색이 주위를 두르고 어수선한 기색을 풍겼다. 그 때 수빈을 보던 시선이 하늘로 올라가 미약하게 웃었다. 물방울이... 비가 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세 주변을 잠재우는 비가 또 다른 재난처럼 쉼 없이 쏟아졌다.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귓가에 따갑게 맴돌자, 사람들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지어졌다. 서화가 경직되었던 팔을 내리고 가만히 비를 맞고 있었다. 그가 이룬 불길이란 성이 무너지며, 조금은 외로운 성의 주인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서화의 눈이 수빈과 마주쳤다. 힘 없는 웃음이 눈가에 다정하게 드리웠다. 짧은 한 마디만이 빗소리 사이에 스며들었을 뿐이다.
어찌되었건 지금 이 상황은 나도 모른다고 끝날 상황이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레벨4의 능력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아예 통째로 얼려버려서 강제로 연산을 중지시키는 것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수빈은 생각했다. 물론 그런 방식은 그로서도 그다지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상대를 다치게 할 수도 있으며 일부러 저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수빈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저지먼트. 서화를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 자신이 레벨이 조금 더 높긴 하지만 상성 문제를 따져보면 마냥 어느 한 쪽이 유리한 것도 아닌만큼 쉽사리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레벨5 같은 괴물들이라면 모를까. 그 아래는 마냥 절대적이라고 하기는 조금 힘든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한편 제 얼굴에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자 수빈은 응? 하는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비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빙결과 화염의 영향 때문일까. 이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불꽃이 가라앉기 시작했고 열기 또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끝났다고 이야기하며 다행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서화를 바라보며 수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끝나긴 끝났어.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아니. 애써 차가운 척 하고 있었다. 입술을 약하게 떠는 것이 일부러 연기를 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이내 수빈은 서화에게 다가간 후, 그 목소리 톤을 어떻게든 겨우겨우 유지하며 이야기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어쩔 참이었어?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가 커졌을테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널... 얼려버렸을지도 몰라.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어. 능력 사용이 불안정하면 사용하지 마. 지금만 해도 그렇잖아."
남을 위해서 열심히 하려는 것은 인정하나 그럼 뭐한단 말인가. 결국 아무에게도 보상받지 못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남은 것은 지금처럼 자신같은 이의 질책 뿐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이야기를 해야했기에 수빈은 일부러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
"시말서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힘들지도 않아? 아니. 지치지 않아?"
/아니야! 오히려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해! 능력으로 인한 자연현상이라는 느낌이 크니 말이야!! 아무튼 다시 한 번 면접 잘 된 거 축하해!!
>>49 으앗. 노트북 배터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니! 어서 충전을! 아무튼 그런 상황일 때 엄청 난감하긴 하지! 나도 노트북 쓰고 있어서 잘 알아!!
아무튼 일상에서도 살짝 느낀 거지만 서화는 수빈이를 그렇게 나쁘게 보고 있진 않구나. 일단 감시역으로 붙어있고 잔소리건 뭐건 엄청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저렇게 생각한다니. 으앗. 그 와중에 목을 조를때도 저러는거야? 대체 왜 서화는 문제아로 인식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너무 착한 아이인데?! 으앙. 애초에 수빈이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1번째 상황은... 어쩌면 미래에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학원도시에서 연구라는 명목 아래에 영원히 갇히거나 관리되거나 해서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미래는 피해야겠지만!
흐악 ㅠㅠ... 수빈이 부디 아프지 말고 덧나지 말고 행복해줘야해... 서화는 보기보다 사람의 본성을 보는 눈치는 빠르고 선함을 동경하며 지향하거든. 근데 그 선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악의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본의가 무엇이든 악으로 규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거야!
일단은 레벨4니까 말이지. 그래도 레벨5가 되는 것은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아직까진 괜찮지 않을까? 레벨5로 올리는 비인간적 실험 같은 거 한다고 한다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말이야. 사실 그렇게 따져보면 서화도 충분히 실험체로서 노려지고 있을 삘인데.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본성이 악하다거나 그렇다기보다는 환경이 안 따라주는 것에 가까워보이니 말이야. 사실 지금도 능력만 통제를 못할 뿐이기도 하고. 물론 경우에 따라서 악이 아닌데도 악으로 규정을 한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확실히 수빈이 입장에서도 막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을 할 것 같네. 물론 수빈이도 서화의 마음은 대충 짐작하고 있어서 마냥 나쁘게 보기보다는 저러다가는 아무에게도 인정을 못 받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걱정이 좀 더 크지만 말이야.
실험체로 노려질 가능성은 아예 생각을 안해둬서 그 내용 관련해서는 설정을 조금 고쳐야 하나 하고있어. 어과초가 너무 간만이라 내용을 거의 까먹었거든. 수빈주에게 민폐는 되지 않을까 걱정이야. 그나저나 수빈이는 상냥하네. 인정받지 못하는 영역까지 신경써주다니. 학원도시의 존재 의의를 생각하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있고 그래도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는 건 역시 세심하다고 생각도 하고. 과학적 결과물을 위해 만들어진 게 학원도시였다고 알고 있어서.
음. 애초에 어과초 설정을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 분위기를 해보고 싶은 것에 가까웠으니까 괜찮아! 학원 도시! 초능력을 쓰는 아이들! 레벨 제도! 이런 것만 알아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 남은 것은 나와 서화주가 서로 조율해서 정하면 되지 뭐! 사실 학원도시의 원작 설정을 생각해보면 과학적 결과물을 위해서 만들었고 알게 모르게 비인간적인 실험을 하는 이들도 많긴 하니까. 원작에서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을 죽이거나 실험체로 쓰거나 하는 이도 많고 말이지. 그게 또 높은 곳에서 다 승인을 하거 허용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걸 반대하면 죽여버리는 암살집단도 있고.
사실 이 부분은 나도 어떻게 방향성을 잡을까 고민 중이야. 조금 시리어스한 느낌도 살려볼지, 아니면 그냥 평범하게 일상물 느낌으로 해서 일상을 그려볼지! 사실 적당히 섞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어! 서화주 생각은 혹시 어때?
안녕! 서화주!! 내 하루는 그냥 그럭저럭인 조용한 느낌이었어! 밖에도 나가고 친구들과도 놀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특별한 뭔가는 없었다는 느낌에 가까운 것 같네. 그런 것도 좋지만 말이야! 아무튼 10년 전의 자신이라. 수빈이의 경우는 10년 전의 수빈이가 지금의 수빈이를 보면 경악하면서 저게 누구지? 왜 저러지? 하는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을 것 같은데 말이야. 지금의 수빈이는 일부러 외부 이미지라던가 그런 것을 맞추기 위해서 연기하는 것에 가까우니 말이야. 아니. 미래의 나. 대체 뭐하는거야! 이런 느낌으로.
10년 전의 서화 역시 뭔가 지금처럼 자신감이 넘치는구나! 10년 후의 자신 역시 올바른 사람이라고 확신을 가질 정도면 말이야.
오늘 하루는 잘 보냈을까? 나는 회사 퇴근하고 이제야 갱신이야!! 아무튼 서화 멋지다!! 자신감 멋지다!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잘 되지 못했다는 것이 괜히 슬퍼.. 으앙. 서화도 열심히 하고 있고 잘하려고 하는데! 이건 역시 학원도시가 잘못되었다. 초능력이 잘못되었다!! 아무튼 흑역사를 마주한 느낌은 맞을거야. 아마 10년이 지나서 28살이 된 수빈이가 18살때의 자신을 보면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렇지 않을까. 뭐야. 저건. 이런 느낌으로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안녕! 서화주! 오늘 하루는 평범한 월요일이었다. 라는 느낌이야. 그래도 뭐 이제는 그러려니 하게 되네. 그리고 다음주에도 이러겠지. 퇴근만 바라는 직장인의 삶. (눈물) 아앗. 뭔가 엄청나게 많이 왔잖아?! 와. 이런 해시태그는 다 어디서 가져오는거야?! 뭔가 되게 창의적인 것도 많고 생각도 못한 것도 엄청 많네! 와!
서화가 저런 말을 하면서 떠난다고 한다면 수빈이는 침묵을 지키다가 "너도 잘 지내야 해." 정도의 말을 남길 것 같아. 적어도 지금 상태에선 말이야. 그리고 전체적으로 읽어봤지만 서화는 수빈이를 생각보다 엄청 좋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조금 뜻밖일 정도로 말이야. 수빈이가 아마 서화에게 친절하게 대하거나 다정하게 대하는 날은 극히 없었을 것 같은데. 뭔가 엄청 좋게 생각하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의외다라는 생각도 드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아무튼 내가 죽으면 어떨 것 같다는 말을 수빈이가 들으면 벙찐 표정을 짓다가 괜히 헛기침을 여러번 하면서 살해 위협이라도 받는거냐고 물으면서 누군데? 해결해줄게. 라고 하면서 말해보라고 할 것 같아. 그러다가 괜히 저지먼트니까 그런 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하면서 괜히 합리화를 하지 않을까 싶네. 그러면서 괜히 걱정어린 목소리를 낼 것 같고 말이야.
세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건 열 여덟의 서화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건 그런 의미다. 아는 것과 해결하는 것은 다르다. 서화는 그 억울함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열 여덟이란 건 어린 나이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성인이 일 년 남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아이는 금세 어른 취급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투른 사실이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서, 서화는 결국 서투른 어른이 되기 전의 미 성숙한 인격체가 되고 만다. 그리고 그 사실은 쉽게 질책의 대상이 되기 쉬웠다. 서화는 서투른 어른으로 취급 받으며 몇 년을 살아왔고, 그 억울함은 사실 오래 케케묵은 문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말할 수 없었다. 응석쟁이라 핀잔까지 듣게 된다면 서투른 어른 취급을 받던 사람은 억울할 테니까. 그렇지만 서화는 이 방면에서 제법 융통성 있는 선택을 내렸다. 화를 내지도, 서운해 하지도 않은 채 멋쩍은 미소를 지었으니까. 그 미소의 뜻은 '어쩔 수 없이 곤란해.' 라는 뜻으로 서화로서는 상처를 주지 않으며 상처를 입지 않으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유를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오해를 사기 쉬운 행동이기도 했다. 그래서 서화는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이는 것을 택했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단지,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지..."
다만 뭐라 말을 하기가 무섭게 수빈의 걱정 어린 소리가 늘어져 나왔기에 서화는 결국 다시 입을 다물었다. 단순히 그 말이 듣기 싫거나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걱정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서화도 받았기 때문에 경청하는 것이었다. 서화는 자신의 감정이 최대한 드러나는 표정을 하고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조금의 미화를 거친다면 벌을 받는 강아지 같은 표정과도 같다고 할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사고는 쳤지만 그 혼난다는 사실이 슬프고 한편으로는 미안해 어쩔 수 없는 표정 말이다. 수빈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야 서화는 입술을 작게 씹다가 꼭꼭 씹어 진심을 바르게 담은 답을 건넸다.
"내 진심을 알아준다면... 그걸로 됐어. 나는 알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니, 만약... 나쁜 상황이 되었더라도 원망하지 않았을 거야."
서화는 말을 뱉고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게 지금의 기분을 가장 표현하는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화가 나지도, 슬프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기분이 조금 좋기도 했다. 다만 아주 기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고, 상처를 주게 되는 상황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서화는 보이는 만큼 무모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반대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정말 싫어했다. 그는 불꽃의 속성처럼 자신의 상처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을 불태우며 나아갔지만, 불과 다른 지점은 타인의 상처에 민감하다는 점이었다. 악이라고 하기에 너무 상냥하고 선이라고 하기에 너무 공격적인 걸음으로 서화는 나아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이든 늘 그렇게. 다만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인지, 고개를 숙이고 손끝을 매만지더니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네가 걱정하는 일이 일어나게 해서. 아마 시말서는 그 대가이지 않을까? 내가 나로서 행동한 잘못의 대가."
선의를 가지고 선함을 행한다는 것을 그의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서화는 자신의 선택으로 잘못된 결과를 끌어낸 것이기에 잘못의 대가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세상은 의도까지 감안해 잘못을 따져 주지 않음을 서화는 너무 잘 알고 살았으니까. 그렇기에 어떤 것에도 쉽게 상처 입을 수 없는 사람으로 성장한 서화는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수빈을 보았다. 그에게서 어떤 말이 돌아오던지, 서화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아이 치고는 어른스러웠으나 어른 치고는 순수한 분위기가 도는 표정이었다.
"네 진심을 이대로는 알아주는 이가 적잖아. 나만 해도 지금 네 진심을 알아주기보다는 이 문제를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더 커."
이 부분은 일부러 냉정하게 말한 것에 가까웠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서화가 능력을 멋대로 쓰는 것을 멈추지 않을까 싶었기에. 레벨3면 뭐하는가. 통제되지 않고 조절할 수 없으면 결국 위험한 요소로밖에 취급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지 않겠는가. 물론 수빈은 남의 마음을 읽거나 할 순 없었기에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은 부족했으나 아마 그러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후우."
너무나 태연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괜히 더 신경이 쓰여 수빈은 머리를 긁적였다. 뭐라고 해도 아마 이런 행동을 멈추진 않을 것 같았기에 그게 괜히 더 답답하다고 느끼면서 수빈은 이내 서화를 바라보면서 다가갔다. 그리고 저지먼트 완장을 괜히 더 팔에 꾹 끼운 후에 서화에게 이야기했다.
"됐어. 시말서는 시말서고 이대로는 안돼. 네 담당 연구원에게 말을 하던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 말을 하던지 해서 네 능력 컨트롤부터 확실하게 하자. 지금 이대로는 진짜 누구 하나 죽을수도 있겠어."
능력 통제가 안된다고 한다면 차라리 계속해서 연습을 하거나 훈련을 하거나 해서 능력을 통제하게 되는 것 또한 방법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것도 정 안되면 능력자가 연산을 하지 못하도록 다른 무슨 대책을 세우던가. 사람을 구하려다가 사람을 불태워서 죽이면 더 이상 사고뭉치로 끝나는게 아니었다. 그때부턴 누가 봐도 살인자였다.
"...같이 훈련하거나 그런 거 통제해줄 사람 없어? 없으면 말하고. 시간 될 때는 내가 도와줄 수도 있을테니까."
서화는 시선을 떨궜다. 질책하는 물음에 기가 죽은 것은 아니고, 스스로 자책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제 능력으로 피해를 끼친 것은 몇 년 간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고, 그 역시 그 사실이 못 내 마음에 걸렸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걱정 받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다. 집에서는 학원 도시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 만을 듣고 있으며, 실제로 가족들은 학원 도시에 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했으니까. 사실 서화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건 몇 년 새 새로운 사실은 아니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암산을 하는 천재로서 이 학원 도시에 들어올 수 있던 것이니까. 정작 초능력을 소유하게 되고 나니, 무의식적으로 능력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그 사실을 서화는 굳이 말하고 다니지 않았다. 속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싶은 생각 때문이다.
"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 너는 내 옆에 있어준 몇 안 되는 사람이야."
그래서 서화는 분위기가 풀리자, 웃기로 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좋은 기분이라도 가지자고 하는 의도에서. 단지 수빈의 걱정 어린 질문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학교에서 그는 괴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취급이었고, 오히려 저지먼트인 수빈의 도움이 아니라면, 서화의 일상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서화는 그 말을 전하기 보다, 그냥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을 돌리기로 했다.
"아... 하하, 그보다 비가 와서 정말 다행이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
슬며시 수빈의 눈치를 살피는 표정이 야단 맞은 아이처럼 불안한 눈빛이었다. 어쩌면 그에게 이 세계의 유일한 희망이 되어 주는 건 오히려 저지먼트가 아니었을까. 다만 그 사실은 수빈도 서화도 알지 못했고, 서화는 그저 어색하게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 속내에는 그저 이런 하루가 무사히 지속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들어있었던 것 같지만, 수빈에게는 그저 책임을 피하는 태평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란 사실이 슬픈 부분이었다.
오늘은 인수인계 받으러 가는 날이야! 가기 전에 올려둘게! 근데... 너무 내용 진행도 안됐고, 수빈이가 물은 질문에 답도 안해서 조금... 미안해(. _ .) 생각해봤는데 서화를 암부로 보내서 암부 내용에 관한 것도 풀면 어떨 것 같아? 서화처럼 능력 제어가 안 되는 경우는 암부로 보내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좋은 의미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 알지 않아? 말해두는데 난 저지먼트로서 감시역으로 있는 거야."
달리 말하면 그만큼 수빈도 서화에 대해서는 마냥 좋은 시선으로 본다는 것은 아니기도 했다. 감시역으로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수빈 역시 그것을 동의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묶은 제 머리카락을 괜히 손으로 정리하면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묘하게 씁쓸한 느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조차도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일까. 하긴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무의식 중에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천만한 이고 자연히 멀어지는 사람이 많은 법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친하게 지내는 이 한 둘은 있을 것 같지만.
아무튼 제 눈치를 살피는 서화의 모습을 바라보며 수빈은 머리를 긁적였다. 뒤이어 방금 전 얼려버린 그 소매치기를 바라보면서 핸드폰을 꺼낸 후에 그는 일단 소매치기를 잡았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고했다. 이어 사람이 올 때까지 현장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며 수빈은 다시 서화를 바라봤다.
"...네 능력과 내 능력이 충돌하면서 생긴 수증기가 원인인 것 같으니 어떻게 보면 필연이야. 아무튼 지금 이대로는 안돼. 너, 조만간에 시간 내서 나에게 와. 내가 며칠동안은 연산이나 그런 쪽으로 좀 봐줄테니까."
역시 서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되겠다고 수빈은 생각했다. 어쨌건 자신은 레벨4고 좀 더 세심하고 강하게 능력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일단 당분간은 자신이 조금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도움을 주던가, 아니면 이것저것 가르쳐주던가 해야겠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어 수빈은 굳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도 언제까지나 계속 감시역을 할 순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스스로 능력을 컨트롤할 수 있게 연구원의 도움을 받던지 뭐라도 해야겠어."
/인수인계 잘 받았을까?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음. 괜찮아! 내용 전개가 그렇게까지 막 중요한 것은 아닌걸! 지금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의 모습을 보는 것이 목적인거니까! 서화를 암부라. 암부 내용이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긴 한데 서화와 암부라는 설정은 안 맞지 않나..하는 생각이 살짝 들어서 말이지. 일단 암부는 더러운 일도 도맡아서 하는 그런 이들인데 지금까지 본 서화가 그런 느낌인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야. 물론 암부에서 위험한 실험 등으로 이용하려고 할지도 모르니까 그런 쪽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말이야. 아무튼 암부나 그런 것을 넣어보는 것도 난 괜찮지 않을까 싶어!
어서 와! 서화주!! 하루 수고했어!! 글쎄. 아무래도 학원도시하면 약간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니까. 실험이나 연구쪽으로 말이야.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라는 설정이기도 하니! 사실 이건 내 생각이니까 서화주가 연결하고 싶다면 연결해도 좋다고 생각해! 서화의 서사는 어디까지나 서화주가 정하는 거니까!
음. 어서 화. 서화주! 음. 음. 서화주. 일단 괜찮은 거 맞을까? 만약에 너무 힘들거나 이 스레가 조금 벅차다고 한다면... 나는 괜찮으니까 중간에 끊어도 괜찮아. 물론 서화의 이야기도 좀 더 보고 싶긴 한데... 서화주를 힘들게 하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아서. 너무 힘들면 나는 정말로 괜찮으니까 서화주의 현생에 맞추길 바랄게. 8ㅁ8
일단 나는 폐라고 생각하지 않아. 기다리는 거야 충분히 기다릴 수 있거든. 하지만 서화주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게 마음이 아파. 서화주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라면...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이건 놀이인데 그렇게까지 걱정하고 힘들다고 느낀다면 그건 더 이상 놀이가 아닌걸..8ㅅ8
음.아니야!! 그만큼 서화주의 현생이 바쁘다는 거니까. 좋아. 그럼 일단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지금까지 수고 많았어. 서화주. 바쁜 현생이 어떻게 조금씩 나아지길 바랄게! 그리고 이건 분명하게 말할게. 나는 아마 서화주를 불편하게 생각하진 않았을거야. 그건 알아줬으면 해서!! 오늘 하루 수고 많았고.. 내일은 더욱 좋은 하루가 가득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