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병동에서 가벼운 질환이나 상처에는 집집마다 모아둔 상비약초 중의 일부를 써서 치료를 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의념을 사용하여 치료를 하는 편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적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의해야죠
"그래도 상비약초가 있으니 다행이군요" 여선이는 로브를 쓰기보다는 인식을 방해하는 아이템을 대여받아 쓰고 있을 겁니다. 로브는.. 환자를 보기엔 좀 팔 부분이 불편한 감이 있고? 결혼이나 약혼한 사이냐는 물음을 들었다는 말에 엑 하는 소리를 낼 뻔했지만. 갈무리하고는(환자가 심각한 거냐고 물어볼 뻔했다지만)
[결혼이나 약혼이라니요?!] [그런 사이 아님다!] 거기에 그렇게 말해봤자 말한 이종족에게는 닿지 않을텐데? 조금 있다가 그걸 깨달았는지 다시 문자를 보내는군요
[그게 아니라.. 적당히 친한 척도 나쁘지 않고요?] 아마 적당히 친한 척 한다거나. 아니면 현실남매적인 모습을 보이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해서 저리 문자를 보낸 모양입니다.
"암살자? 게이트? 스승님? 참나. 니가 암살 당할 일이 뭐가 있는데? 게이트랑 스승님은... 음.. 그랴, 스승님 이야기 함 해보자. 뭐하는 사람인데 오늘내일 하는 스승님하고 만났는디?"
토고는 이런 거에 마도를 사용하는 그녀에게 쯧. 하고 쳐를 찼다. 오늘의 꿀팁! 내부에 가스가 많이 차서 열면 터지는 캔음료는 아주 사알짝만 타서 가스를 빼준 다음 따면 넘치지 않는다! 병음료에도 적용된다. 혹은 한바퀴 굴리고 숟가락 같은 걸로 마개 부분을 탁탁탁 치고 열면 된다.
"니 모르나? 특별반도 언젠가 길드화 된다. 고래야 목줄이 쪼매 느슨해지지. 근디 거 길드화 되믄 길드장이 금마 아이가. 아재. 그리고 내는 길드 회계 담당이고."
쥴리아 메리베드? 토고는 그런 사람 모른다... 하지만 러시아 마피아가 나온다는 말은.. 음.. 러시아 마피아? 러시아에도 마피아가 있나? 토고는 생각해보지만 답이 안 나와서 어깨를 으쓱. 그리고 권왕이 나와서 꿀밤 먹였다는 말엔 "개미가 주식 대박나는 소리 하고 있네." 하고 일갈해버렸다. 하지만 스승이란 작자는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기에 금강산에 있다는 말은 들었다.
"도마뱀같이 무식하지 않나?"
크크... 이건 조크. 토고는 100GP를 받는다. GP를 허투로 쓰면 안된다! 받을 건 받아야지!
[그러게 말이야....] [나도 깜짝 놀랐다.ㅋㅋㅋ] [너무 절제하는 것도 수상해 보일테고...아, 아예 남매처럼 보이게 구는 것도 좋겠군?]
강산은 여선에게 답장한 후 잠시 입가를 가리며 웃음을 삼킨다.
"로브가 조금 상하겠긴 한데...뭐 까짓거."
아이템도 아닌데 그냥 세탁비 물어주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그는 로브 소매를 걷어올리곤, 이런저런 허드렛일을 한다. 중간중간에 주민들이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마도로 물을 조금씩 소환해서 나눠주기도 한다. 비를 내리게 하느라 망념이 좀 쌓이긴 했지만 그 정도 도움을 줄 여유는 있었다.
"헤이 헤이 헤이!"
큰 빨래통 위에서 이불빨래를 거들다 말고, 또 다시 여선과 눈이 마주치자 실룩실록 막춤까지 춰보이는 여유까지 부린다. 주민들 입장에서 고귀한 출신의 주술사인 듯 보였던 강산의 장난질에 약간 당황하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로 보아 재밌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토고는 대가리를 굴린다. 정보전쟁... 아, 들어본 적은 있다. 그 승리의 주역과? 만나? 임마가? 흠... 토고는 버릇대로 헬멧을 매만진다. 그리고 흘깃여보다가 어깨를 으쓱거리곤 "니 인맥 좋네." 라는 말을 덧붙이고는 언젠가 자신도 함 소개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됐다됐다. 믿든 안 믿든 이미 지나간 일에 증명하려 하는 거 꼴사납다. 뭔 가만히 있는 아한테 전화까지 카려하는디."
[왜 서양 사람들 동양인 보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전혀 구분 못했다잖나. 그런 것처럼 어쨌든 외지인이라 구분을 못 하는 걸지도.ㅋㅋㅋ]
헌팅 네트워크의 홀로그램 창을 자신에게만 보이도록 설정해놓고, 강산은 여선에게 답했더랬다. 이후 여선이 막춤을 추는 강산을 보고 탄식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되려 우헤헤헤, 하고 방정맞은 웃음소리를 내며 재밌어하는 것으로 여선의 현실남매 연기를 받아준다. 그리고 조금 이따가 빨래를 널면서는 여선에게 [👍] 이라고, 괜찮은 연기였다며 엄지를 척 들어올리는 이모지를 보낸다.
"그 동안 해주신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을을 찾아주신 귀한 손님들이시니 이제 쉬시지요. 나머지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여선이 더 도울 것이 없냐고 묻자 주민들은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여선에게 쉴 것을 권한다. 강산은 그래도 장정이라고 힘쓰는 일을 좀 더 거들다 쉬러 들어가겠다 자정했다.
"어이구 힘들다."
그러고나면 아마 강산은, 여선이 앉아 쉬고 있던 평상으로 다가와서 반쯤 암살을 부리며 걸터앉을 것이다.
[아 그런 쪽인가?] [그럴 만도 하네요!] 고개를 끄덕끄덕이다가 연기를 받아주자 적절하게 티키타카 받아주다가 쉬라고 하자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는 평상 쪽에 앉아서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을 관찰해봅니다. 무언가 다른 점이나. 어색한 점이나.. 대화에서 뽑아낼 수 있는 정보들을 살펴보려는 이유에서였을까요?
"좀 쉬다가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역시 왜 들키면 안된다고 했는지 궁금해지네요" 강산이 돌아오고 앉으며 말한 질문에 혹시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도 있으니만큼 어느정도 목소리를 낮춰서 여선이 의문을 표합니다. 생각나는 건 엄청 많고, 부글부글거리지만 그걸 다다다다 말해봤자 그걸 다 대답하다간.. 음. 자기반성을 하고 노력하는 겁니다!
"솔직히 둘이서면 저는 그다지.. 도움 안 될 것 같으니까 실질적으로 혼자인 면에서...도 그럴지도 몰라요?" 그나마 강산이가 마도사라서 전력적이지, 둘 다 힐러였다? 들키면 전투고 뭐고 걍 도망치는 게 답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서 강산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멀리서 왔다는 거는 문제되지 않지만.." [지구는 문제가 된다?] 순간 뒷말을 이으려다가 아차 하고는 네트워크로 말을 잇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지구와 연결되었다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거나.. 아니면 이 게이트 내에서 지구와 관해서 상당히 적대적인 그런 게 트리거가 있다거나?
[...같은 것도 생각은 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의뢰인이 왜 그렇게 요구한건가. 라고 돌아가면 애매해지는 기분이에요] [이도저도 아니면 지구인이라면 의뢰인의 행방을 물을 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라는 농담같은 말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네트워크를 칩니다.
토고는 이채준 스승님을 생각한다. 나사가 빠졌는가? 그건 아니다. 특이한 사람이며 상인이지만, 정상적인 혹은 그 이상인 사람이라고 토고는 생각한다. 자신에게 기대를 너무 많이 했으며 자신의 머리를 그렇게 쳐서 썩 좋진 않았지만,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내린 정보. 스승들은 하나같이 나사가 빠졌다.
[차라리 그런 거라면 다행인데...나는 이 게이트와 관련해서 유혈 사태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어. 혹은 이 마을을 관할하는 지역의 상류층들이 압박을 넣었을지도 모르겠네. 다른 세계의 존재가 알려지면 마을 주민들이 도주하려고 할 것을 걱정했다든지?] [...단서가 없어서 경황을 모르겠군...]
강산이 거기까지 답했을 때...강산과 여선에게 조용히 다가오는 한 마을 주민이 있었다. 나이든 노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