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긴 몸의 상처는 언젠가 아문다고들 하지만 심리적인 요인은 그렇지 않다. 얕게, 혹은 깊게 각인돼 사소한 일상을, 크게는 인생의 한순간을 좌우하게 된다.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받아들이고 다짐하는 건 순간의 위로뿐이다. 이스마엘은 잘 알고 있다. 과거와 비슷한 순간이 들이닥칠 때 무의식이 튀어나와 그 순간의 감정과, 그 순간의 이후로 말하지 못하고 쌓였던 고통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더는 손쓸 새도 없게 된다. 지금은 그저, 당신이 그 끔찍한 무의식을 신경 쓰지 않고 순간의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당신을 품에 안고 단어를 하나씩 뱉어 문장을 만들 때마다, 문장과 연관되는 과거가 한 걸음씩 다가온다. 아버지는 죄를 저질렀고, 동시에 무너져가고 있었다. 저지르면서도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충성심을 증명하는 일이 아닌, 일방적인 분노의 표출이라는 사실을. 이스마엘은 아버지의 자그마한 균열이 점차 커지고, 이내 깨진 유리처럼 조각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고, 끝내 쏟아지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주어진 길을 거부하던 날, 아버지와 저는 크게 충돌했습니다. 한바탕 뒤집어 엎었지요."
더는 소속되고 싶지 않습니다. 되묻던 소리가 생생하다. 지금 네게 주어진 길을 거스르겠단 뜻이냐. 답하기가 무섭게 뺨에 불덩이처럼 내려앉던 감각과 고개가 돌아가다 못해 넘어지던 순간,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듯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치던 목소리가 귀를 울리는 것 같다. 아니, 울렸다. 다툼은 눈물과 감정 폭발로 끝나고 대화는 단절됐다.
"그 당시 아버지는 의무감과 부성애 사이에서 고민했던 듯싶습니다. 그리고 결심하셨는지, 저를 불러 담담하게 말씀하시더군요."
나의 삶은 이러하였다, 바깥은 이러하다, 이것은 내가 오늘 죽인 세븐스에게서 가져온 전리품이다.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나 나는 겁이 많아 거스를 수 없다, 이렇게나 모순적인 사람이다. 나와 달리 너는 아직 가능성이 많다.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 정하라…. 떨리는 손에 쥐여진 피 묻은 머리카락과 한때 살아가던 생명이 소중하게 품었을, 누구의 것인지 모를 가족사진과 아버지의 비참하게 웃는 표정을 보고 마침내 조국을 온전히 저버릴 수 있었다.
"이후 뒤에서 레지스탕스를 지원하시다 꼬리를 밟혀……. 제 품에서 돌아가셨지만."
실존적인 아픔을 겪고 그걸 이겨낸 사람만이 성숙해지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지만, 세븐스로 태어난 우리에게 주어진 아픔은 가혹했다. 이야기를 끝맺으며 숨이 끊기던 순간이 떠올라 입술을 다시금 짓씹는다. 피가 다시금 배어 나온다. 한때 맹렬하던 것이 돌이켜 보면 이리도 끔찍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당신이 움직이기 편하게 고개를 조금 떼었을 적, 닿는 손길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찰나였다. 입술에 닿는 느낌에 천천히 동공이 좁아졌다.
"……이렇게 되면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잖습니까."
자그맣게 벌어진 제 입술을 뒤로 당신이 뺨을 쓰다듬을 적, 눈을 살포시 내리 깐다. 연두색 눈동자가 도르르 구르다가, 잠시 눈꺼풀 너머로 사라지더니 다시 뜨여 당신을 향했다. 침묵은 길지 않다.
"…모르겠습니다. 이상향을 바라고는 있지만, 현실은 온전히 다가갈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젠, 정녕 나의 의지로 가고자 하는 이상향인지도 의문이 듭니다."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손에 뺨을 비비듯 하며 느릿하게 입을 뗀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기엔 지쳤다고.
U.P.G 본부가 그리 멀지 않은 언덕 위. 아스텔과 에스티아는 그곳에 몸을 숨기고 가디언즈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정확히는 글라키에스가 이끌고 있는 '섬멸부대'의 움직임이었다. 무슨 바람이 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가디언즈의 섬멸부대는 U.P.G 근처부터 시작해서 산이나 언덕, 숲을 싹 쓸어가면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희생당한 세븐스들도 많았으며 근처에 숨어있다가 그대로 얼음동상이 되어서 산산조각난 레지스탕스 부대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 움직임은 로벨리아에게도 전해졌고 로벨리아는 아스텔과 에스티아에게 정찰을 명했다. 가장 생존확률이 높은 두 사람에게 그 움직임이 정말이고 어떻게 위협이 될지를 파악시키고자 함이었다. 레레시아가 행방불명되었다는 것은 이미 둘도 알고 있었고 아스텔은 그 때문에 조금 마음이 심란한 상태였지만 애써 티내지 않기 위해서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애써 표정을 관리하면서 얼굴에 힘을 주기도 하면서. 이내 숨을 약하게 내뱉으면서 아스텔은 계속해서 가디언즈의 움직임을 살폈다.
"저대로 계속 수색범위를 늘린다면 우리 쪽도 위험하겠어."
"...그러게."
"괜찮아? 아스텔? 여러모로 복잡해보여서..."
"괜찮아. ...임무에 사적인 감정은 실지 않아."
물론 심란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자신이 맡은 임무는 자신이 맡은 임무대로 상당히 중요한 것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에 협력하고 있는 이들, 그리고 대원들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아스텔은 숨을 약하게 죽이면서 병사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당장 위험이 찾아오거나 하진 않겠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스텔은 물론이요. 에스티아도 그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이러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 방향을 바꿔서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의 거점이 있는 곳으로 공격해올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저대로 원의 범위를 넓힌다고 한다면 아직은 시간이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 버티진 못 해."
"...일단 우리들기 공격하는 것은 안돼. 멋대로 공격했다가 오히려 일이 더 꼬일 수도 있어."
"알고 있어! 일단 언니에게 보고를 한 후에 대책을 생각해봐야겠어."
경우에 따라서는 거점을 옮겨야 하는 것도 고려해야할지도 모를 일이었으나 그게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새로운 거점을 다시 찾는데만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기기나 시설을 통째로 옮기는 것도 힘든 일이니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아스텔과 에스티아는 일단 감시를 계속했다. 아직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바로 눈앞까지 찾아오고 있는 위협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고민하며.
특수부대가 블랙 스캐빈저의 생산공장을 폭파하고 복귀한 날로부터 딱 일주일이 지났다. 임무에서 입었던 부상을 치료하며 각자 회복과 휴식을 취하고 있을 어느 오후. 모두 갖고 있는 단말기에 소집 명령이 전달되었다. 발신인은 언제나처럼 로벨리아였지만, 특수부대에게만 내려진 소집이라는 점이 평소와 달랐을까. 그 사실 하나로 어딘가 석연찮은 메세지는 받은 사람에게 회의실로 오라는 내용이 끝이었다.
메세지에 응해 회의실로 오면 늘 그렇듯이 중앙에 로벨리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옆에는 아스텔도 에스티아도 아닌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다른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인원이 다 모였다 싶을 쯤 로벨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들 모였나. 짧은 말로 무거운 분위기를 걷어내고 소집의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미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특수부대의 일원인 레레시아 나나리와 의무실 소속의 라라시아 나나리가 일주일 전 행방불명이 되었다. 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허가를 받고 워프를 통해 외출했으나 허락된 일자가 지나도 복귀하지 않고 연락과 단말기의 위치조차 잡히지 않고 있었어. 그런데 오늘 오전, 레레시아의 단말기로 연락이 들어왔다."
그런 서론으로 시작된 설명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연락의 내용은 자신들이 향한 지역에 원인불명의 사고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무고한 시민과 세븐스 아이들이 고립되었으니 구출을 요망한다는 내용이라고. 짧고 간결한 내용 이후에는 그 지역의 좌표가 첨부되어 있었다. 로벨리아는 거기까지 말하고 회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일단 여기까지. 질문 있나?"
일단, 이라는 표현이 뒤가 더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질문이 있다면 해도 좋을 듯 하다.
그래서 한동안 귀는 좀 덜 아프더랬지. 그나저나 이번엔 실종인가? 탈영일 가능성도 있다. 하여간 요즘 것들이란. 옛날 같았으면 탈영하고 그랬으면 영창은 기본이었어!
"둘이 인질로 잡히고, 우리 부대를 끌어내 몰살하기 위한 함정일 가능성도 있는데, 관련 징후는?"
그렇다면 과감하게 포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준비를 좀 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단순히 구조 작전이 아니라, 아예 전면전을 상정해서 말이다. 하여간 쉴 틈이 없군. 한 주 정도 쉬었으면 잘 쉬었다고 할만도 하지만, 그 한주도 피곤하게 지내서 말이다.
언니가 보이지 않는다. 이 사실을 언제부터 알게 됐더라, 아마 레이먼드에게 대판 가시를 세운 뒤겠다. 대화를 해보고자 샀던, 베리 퓨레가 속에 든 초콜릿은 녹아버린지 오래고, 방을 노크해도 응답은 없다. 하루가 지나 염력으로 얇게 장을 펼쳐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것을 알았다. 라라시아도 의무실에서 본 기억이 없다고 했으니 불안함은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소집 명령이 떨어져 도착한 곳에는 아스텔도, 에스티아도 없다. 역시 언니도. 이스마엘은 노이즈 속에서 브리핑을 듣고 눈을 감았다. 원인불명의 사고, 고립, 구출, 좌표……. 그리고 의문의 인물과..
이스마엘은 입을 다물기로 했다. 신뢰성이 있느냐 묻기엔, 이스마엘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못 됐다.
회의실에 도착하니 로벨리아 말고 익숙해야 할 얼굴 대신 다른 사람이 함께 있었다. 둘 중 한 명은 항상 브리핑에 함께했던 것 같은데 다른 임무를 맡았나 생각하기를 잠시, 소집 사유에 대해 설명하는 로벨리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간단히 설명하면 레레시아와 라라시아가 정해진 기간이 지났음에도 귀환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받은 연락은 좌표와 함께 온 구조 요청 뿐. 레이의 말처럼 함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너는 입을 다물었다.
"외출 목적은... 사적인 내용입니까? 하다못해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하루 이틀 외출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야 소집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5일 이상 허가가 떨어졌다는 건데, 어디를, 무슨 목적으로 향한 것인지 정도는 알아둬야 하지 않을까? 실마리란 예상치 못한 것에서 찾아낼 수도 있는 법이다.
로벨리아는 레이먼드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 가능성도 고려했지만. 적의 함정이라기엔 해당 지역의 상황과 그쪽의 가디언즈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고. 자세한 설명은 이후 이어지는 설명으로 해줄 듯 말을 아꼈다.
[선우]
선우의 질문에는 곧 설명할 것이라는 듯 로벨리아가 한 손을 들어보인다. 옆에 서 있던 사람은 자신이 지목되자 싱긋 웃으면서 직접 대답했다.
"꽤 자주 봤는데 기억 못 하시나보네요. 의무실 소속, 타테미야 유즈에요."
160 중반의 키. 검은 머리에 짙은 녹색 눈의 그 여성은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보니 의무실 소속이 입는 백의 차림이었다.
[쥬데카]
꽤나 예리한 쥬데카의 질문은 로벨리아가 직접 대답했다. 외출 목적은 사적인 내용이 맞으며 애당초 주어졌던 기한은 사흘이었다고. 그리고 이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상세는 알지 못 한다고만 말했다.
[공통]
질문과 대답이 모두 지나간 후. 로벨리아는 유즈를 향해 손짓했다. 다음 설명은 유즈에게 맡기겠다는 듯. 차례를 넘겨받은 유즈는 앞으로 나서 꾸벅 인사했다.
"라라와 같은 의무실 소속인 타테미야 유즈라고 해요. 지금부터는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간단히 소개를 한 유즈는 태블릿으로 스크린에 사진 몇 장을 띄웠다. 어설픈 실력으로 찍은 듯 흔들리고 화질이 좋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건 볼 수 있었다. 드론을 썼는지, 공중에서 아래를 향한 구도에 담긴 풍경은 어느 숲의 일부를 찍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숲의 가운데쯤 되는 부분이 이상했다. 크고 하얀 무언가가 돔 형태로 숲의 일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사진의 거리감으로 보아 좌표의 지역이 통째로 그렇게 된 것 같다. 사진들 중 하얀 돔이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가운데 두고 유즈가 설명을 시작했다.
"대장님께 연락이 온 것과 같은 시각에 저에게도 연락이 왔습니다. 발신인은 라라시아. 내용은 이곳에 일어난 사건이 어떤 괴질, 변이한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며 이것에 대항할 백신을 의무실에 미리 만들어두었으니 꼭 지참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고립된 인원은 대략 20명 남짓이며 반수 이상이 아이들이고, 감염에 대한 위험으로 시급한 구출을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 하얀 구조물에 성급히 접촉하지 말고, 그녀들의 단말기 신호를 추적하여 잠입할 것 역시 당부하고 있었구요."
에 또. 그러니까- 말을 더듬던 유즈는 이상이라며 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유즈의 설명이 끝나자 로벨리아가 말을 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에스티아부터 짧게 들어온 정보로는, 저 구조물이 출현한 직후 인근 도시에서 가디언즈 부대를 한 번 출동시켰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쪽에서 드론으로 잠입을 시도했으나 저 구조물의 일부에 파괴되어 불가능했다. 아마도 일종의 세븐스로 움직이거나 하는 것이겠지. 가디언즈 측에서 부대를 출동시켰다는 사실로 함정일 가능성은 낮아졌고 내부의 사정을 모르는 이상 직접 알아보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여 타테미야 유즈를 포함한 5인 의무대를 편성, 특수부대와 함께 출동시킬 것이다."
앞서 설명에서 감염을 언급했으니 의료에 전문인 대원들을 동반하는 임무가 될 모양이었다. 로벨리아는 설명은 끝이라며 각자 준비를 갖추고 워프실로 이동하라 지시했다.
"...그러나 현장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만큼. 레레시아와 라라시아의 동향에 따라 사살도 허가한다."
탈영이 의심되는 지금 그 명령 역시 타당한 것, 이었을까. 이후 추가적인 질문이 있다면 하고, 아니라면 워프실로 이동해 워프를 타고 지정된 좌표로 이동하면 될 것 같다.
타테미야 유즈, 의무실 소속의 검은 머리 아가씨, 가장 최근에 의무실에 간 것이 이전에 레레시아의 독에 대한 해독제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간 것이니 제법 오랫만에 만난 것이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자신을 아는 이를 못 알아본 것이 미안해서인지 그는 유즈에게 때 아닌 안부를 묻는다.
"저 돔은 대체 뭐고 바이러스 감염 증상은 어떤가요?"
그녀의 말을 듣자하니 돔과 바이러스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저 구조물이 출현한 직후 인근 도시에서 가디언즈 부대를 한 번 출동시켰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쪽에서 드론으로 잠입을 시도했으나 저 구조물의 일부에 파괴되어 불가능했다.
"원래는 레레시아 독에 대비하려고 구비해놓은 건데 정작 다른 곳에 더 요긴하게 쓰고 있다니까?"
선우는 아공간에 구비해놓은 보호의와 방독면을 떠올리고는 중얼거렸다. 그는 사살을 허가한다는 말에 총알과 폭탄의 수량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