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 솔직히, 죽이면 기분 좋아. 숲에서 살 때 사냥감의 목을 부러뜨릴 때도, 순례자들과 동행할 때 길에서 튀어나온 도적들의 몸을 가를 때도. 잠깐뿐이었지만 내가 가진 증오와 고통을 그들이 가지고 떠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숙명과 사명, 비원이 있고 인내심도 충분하지. 나는 더 높은 것을 위해 지금을 인내할 수 있어. 나는 저주받았을지언정 기분 좋다고 막지르는 짐승이 아니야.
"...죽음의 저주를 푸는 방법은 알아?"
하지만 물어나 보자. 소녀가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는 있을지. 나는 아직 소녀의 손을 잡지 않았다.
당신이 손으로 집을 건드리자 마자, 집은 마치 손바닥에서 모래가 흘러가듯이 천천히 무너져내립니다. 가루가 되어 떨어지는 모래 폭포처럼, 쏴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스러졌고...
그 자리에는 더이상 집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행동해봅시다.
>>539 이리나
당신은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갑니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도, 그렇게 크게 달라지는건 없는 것 같군요. 어디를 가도 무너진 것들 뿐. 그리고, 일어나지 않는 백골 시체 몇 구. 무너진 벽돌, 바스라져 쓰러진 벽, 땅에 박혀있는 지붕, 모래와 흙이 뒤섞인, 건조하고 황망한 땅. 조금 더 자세하게, 목표를 정해서 움직여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행동해봅시다.
>>543 베아트리시
당신의 말에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곧 작게 키득거립니다.
" 베아트리시의 저주는 그거야? "
" 망령이 되는거? "
" 알고 있어. 마리아는 혼자 이 섬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저주하는 대신, 아주 많은 시간을 공부하며 보냈어. "
" 마리아가 그 방법을 알려주길 원한다면. "
그녀가 당신의 한손검을 손을 뻗어 가리킵니다.
" 전부 죽이고 와. 그러면 알려줄게. "
" 그리고, 마리아가 배신할거라고 생각해. 마리아도 베아트리시가 배신할거라고 생각할거니까. "
" 우린 어차피 누구도 믿지 못하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더 안전하게 계약을 이행할 수 있어. "
그녀가 부드럽게 웃습니다.
" 세 명. 적어도 세 명의 목을 베어버리고 와. 전부 죽이면 더 좋고. 세 명 밑으로 죽이면 마리아는 아무것도 안가르쳐줘. 하지만 세명은 죽이고 다른 사람을 죽이려다 실패해서 도망쳐와도, 마리아는 베아트리시에게 해주 방법을 알려줘. 공정하지? "
그래.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서 부르나 싶었는데. 이런 거였으면 보여주고 싶을만하지. 참으로 홀로 보기엔 아까운 광경이네.
대강 그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으니 웬 꼬맹이. 아니 다시 보니 평범한 꼬마는 아니고..뭘까..?
"이곳의 꼴을 보아하니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래 기다리신 거 같은데. 그거 조금 더해진 정도는 너그럽게 넘어가 주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슬슬 그 기다림도 끝을 고하고 싶으신 거 아닙니까?" 물론 본인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저 꼬마가 마족이라 한들. 그래 자신보다 강할 테니 비위야 맞춰야겠다만. 저 꼬마의 우리는 범위가 너무 넓게 느껴진다. 대충 그럴싸하게 대답을 하며 복잡해진 생각을 필사적으로 정리하고자 애쓴다.
"이 놈은 털은 없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요. 어찌 발을 드러내고 계십니까? 신발부터 구해다 드리면 좋을깝쇼?" 자신이 상정하고 있던 마족과의 만남을 지나치게 벗어나는 상황이라 혼란스럽다. 그래도 굳이 티를 내서 좋을 것은 없겠지. 천천히 여유를 회복하자.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지야 그 뒤에 따져봐야지.
레온이 시체를 조사하려 하지만... 그곳에 있는것은 백골 뿐입니다. 손을 대면 가루가 되어 금세 흩어져버릴, 너무나도 오랜 시간동안 메말라버린 백골. 그곳엔 상처가 남아있을 살과 가죽도, 혈흔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알아낼수 있을 단서는, 지금의 레온으로써는 알아채기 어려울것 같군요.
미야비는 주변을 둘러보지만... 주변의 풍경은 변함없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무너진 것들 뿐. 그리고, 일어나지 않는 백골 시체 몇 구. 무너진 벽돌, 바스라져 쓰러진 벽, 땅에 박혀있는 지붕, 모래와 흙이 뒤섞인, 건조하고 황망한 땅일 뿐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행동해봅시다.
>>544 코우
그녀가 당신의 인사에 부드럽게 웃습니다. 당신이 천천히 걸어옴에도,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 정말? "
그리고, 그녀가 당신의 말에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뛰듯이 일어나 폴짝거리며 당신에게 바짝 다가옵니다.
" 마리아는 너 싫었는데, 이제 좋아졌어. "
" 너,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왔지? "
" 전부 죽여주지 않을래? 그러면 마리아가 선물을 줄게. 뭘 갖고 싶어? "
그녀가 헤실거리며, 자신의 자랑스러운 인형들을 소개하듯... 해맑게 이야기합니다.
>>551 타모르
당신이 이야기함에도, 그녀는 당신을 부루퉁하게 바라볼 뿐입니다... 화가 풀리지 않은 것 같군요.
>>565 섬은 원래 마족령이었지만 인간들이 상륙하여 도시를 파괴하고. 이 소녀는 생존자인가. 하지만 소녀를 동정하지는 않았다. 인간들과 마족들이 제 잇속을 채우겠다고 전쟁을 하고 서로를 죽이는 것에는 일말의 관심 없다. 나는 낙원으로 향하는 머나먼 순례길을 걸어간다. 그뿐이다.
" 다시 한번 말할게. 같이 온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마리아에게 와. 그러면 마리아가, 난쟁이가 가장 원하는걸 줄게. "
>>568 이리나
... 당신은 주변을 경계하며, 말을 합니다.
그러자, 조용히 당신의 말이 메아리쳐 울리면서, 천천히 흩어져 가는군요... 이곳의 황망한 대지처럼.
반응이 없다.
그렇게 생각할 즘에, 뒤쪽에서 당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안녕. "
당신은 한 소녀와 마주합니다. 소녀는 부서진 건물의 잔해에 걸터앉아있습니다.
붉은 빛이 감도는 흑색의 머리카락. 군데군데 완전히 붉게 물든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창백한 피부, 짙은 호박색으로 타오르는 눈동자. 그리고... 검은 눈. 그녀는 낡아서 헤져, 기워져있는 드레스를 입고... 곰인형을 껴안은채로 당신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습니다. 맨발이 눈에 띄는군요.
" 마리아는 마리아. 너는 ? "
>>569 베아트리시
당신이 그녀의 손가락에 눈을 가까이 대자, 일순 밝은 빛이 파직, 하고 당신의 눈 앞에 떠오릅니다. 알아보기 어려운, 마법으로 구축된 마법진이 당신의 눈에 강렬한 통증과 함께, 아주 짧은 순간동안 반짝였고... 크나큰 고통이 깊은 여운을 남기며... 이 섬이 환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우중충한 날씨지만, 그 곳에 안개가 없는 것 처럼, 넓은 시야를 확보할수 있었습니다. 안개가 없는 이 섬은, 더욱 고독해보이는군요.
" 그래. "
" 마리아는 이제 갈래. "
" 마리아를 만나려면 교회로 와. 검은 색 건물. 거기서 마리아를 불러. 세 명을 죽이고 증거품도 가지고 와야 해. "
그리고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 천천히 안개가 되어 흩어지며... 당신에게서 모습을 감춥니다.
안면에 주먹을 맞은 것처럼 눈 앞이 반짝이더니 안개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내 눈은 어떻지. 소녀의 눈처럼 불타고 있을까? 누가 보아도 괴괴한 모습이 되어서 다른 모험가와 마주치자마자 공격당하지는 않을까. 소녀는 안개가 되어서 사라졌다. 나는 다시 허리를 펴서 달리기 시작했다. 함께 온 모험가들을 찾기 위하여.
'먼저 온 모험가들이 살아있다면 죽였겠지. 하지만 같이 온 모험가들을 담그면 뒷감당이 안 돼."
"나라도 안개 너머를 볼 수 있으니 사람들을 모아서 단숨에 들이치고, 두들겨 패서 방법을 실토하게 해야지.'
다르메에게 생각으로 답했다. 마리아에게 먼저 온 모험가들을 어떻게 죽였냐고 물어볼 것을 그랬다. 아아, 나의 멍청함이 밉다. 나는 나도 밉다. 소녀가 안개를 다루고, 안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리면서 붙잡아온다 지금 이리나가 토하는 것은 순수하고 막연한 공포의 감정이었다 누군가는 지레 집어삼킨 겁, 혹은 유난떠는 호들갑이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여자는 등을 다독여주면서, 이 가냘픈 소녀를 위로해주기로 했다...
"우헤헤, 그래써요~ 무서웠어요~? 응응. 착하지."
...라기보다는, 때를 틈타서 완전히 사심 채우기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이때다 싶은지 헝클어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서 등 위로 흐르는 머리칼을 마구마구 쓰다듬는 모습이 변명없는 일방적인 애정공세였다 여자의 얼굴은, 달다 못해 입을 헤벌쭉 벌리고서는 침을 줄줄 흘릴 것만 같다 그런 칠칠치 못한 얼굴을 하고있으니 진지하게 얘기를 듣는지조차 식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리나,"
그러나 그런 때에 코우는 문득 이리나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쥐고서는 눈을 마주쳐오며 넌지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