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느 개인적으로 의견 내자면, 현 인원으로 마무리를 짓는 방향으로 갔으면 해. 다음주는 당장 원판 스토리 예정이고 이 이상 늘어지면 솔직히... 좀 그래. 선우주 고생해서 짠거고 2주간 진행하느라 고생한 것도 알지만, 음, 아무쪼록 원활하게 진행되는 쪽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강하지 않기에. 과연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날뛰는 것인가? 이스마엘은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분풀이를 위해 자신의 강함이니 약함을 언급하는 순간부터 합리화에 불과하노라 생각했으나 잇새로 튀어나오는 단어 일절 없다. 당신이 수용하지 않을 이야기이기에 더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입밖으로 어떤 말이라도 꺼내는 순간 동정하는 꼴이 되고,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으며,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기만이 될 것을 알았다. 이해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진심으로." 피가 튀었다. 일순 죽어버리는 생명 속에서 이스마엘은 가만히 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비규환의 장을 뒤로 당신의 말에 천천히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날뛸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군요. 예. 감사합니다. 아량을 베풀어주셨으니 감사할 줄도 알아야겠지요." 이스마엘은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목관절을 풀듯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염력을 통해 공중을 박차듯 날아오른 뒤, 그대로 당신을 향해 강하하려 한 것이다. 지금까지 잔해와 채찍과 같은 것으로 멀리서 상대함과 달리 집요하게 쐐기처럼 보이지 않는 힘을 송곳처럼 모으더니, 그대로 당신을 향해 내리꽂히려 하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한 번은 고민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젠 두 사람 중 하나의 뜻이 꺾이는 수밖에. 그렇지만 그게 내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각오한 듯싶다.
정식으로 집이에요! 으어! 캡틴 갱신할게요! 다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난히 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일단 인원이 부족한 것 같고 거의 마지막인 것 같으니... 저도 체크할게요! 데미지 밸런스는 적당히 맞춰주세요! 이제 다이스가 아니라 다시 판정식인 것 같던데.
"무례를 무례로 갚아주는 건 짐승이나 하는 짓이라는 걸, 인간이면서 생각하지 못 했어? 그걸 번명이랍시고 하는게 참 대단하기도 하지!"
그녀는 태성의 외침에 일갈하며 버스트를 사용했다. 붉은 분신들은 소름끼치게 웃으며 태성에게 근접해 폭발했고, 그 독액은 감미로우면서도 고통스러웠을테다. 그럼에도 제대로 타격을 주지 못 한 것을 보고 그녀는 혀를 찰 뿐이었지만.
"그래. 그러니 나는 내 세븐스를 쓸 곳을 고르지. 내가 생각하고, 내가 판단해서 말이다!"
조롱하는 태성의 말에 아랑곳않고 그녀는 지면에 거대한 독액의 웅덩이를 만들어내었다. 팔, 다리, 심지어 눈에서조차 시커면 독액이 흘러 바닥을 넓고도 깊은 늪으로 잠식한다. 그 가운데 반쯤 묻힌 듯 서 있던 그녀는 똑바로 떨어지는 태성을 향해 손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십수개의 독액 사슬들이 위로 솟구치며 태성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죽고 싶으면 여기서 죽어. 너에게는 더이상 갱생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느니!"
이번엔 함정이 아닌 철저히 태성을 집어삼켜 제압, 아니, 멸절시켜버리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한 공격이었다.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순식간에 바람이 불어왔고 녹색 갑주를 하며 공중에서 땅으로 착지하는 실루엣이 있었다. 에델바이스의 사령관이자 창시자인 로벨리아. 바로 그녀의 부관인 아스텔이었다. 등 뒤에 달려있는 두 날개를 활짝 펴면서 아스텔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일주일 후 실패한 테러를 다시 감행한다고 했나? ...하는 것은 자유지. 그렇다면 그 자유 후에 따르는 책임과 결과 역시 너희들의 것이지. 작은 일탈과 분풀이라는 이야기로 벗어나려고 하지 마라. ...너희가 한 것은 선전포고. ...싸우자는 이야기이고 에델바이스는 그것을 피하지 않을 뿐이야.아까부터 듣자하니 처음부터 너희들에게 인정받자고 하는 일도 아닐 뿐더러 너희들의 이해를 구한 적도 없어. 그리고 이쪽도 이해를 하고 인정해줄 마음도 없어. 단지 그 뿐이야."
"임무를 시작하지."
이어 아스텔은 검의 날을 태성에게로 살며시 향했다. 날카로운 검날이 섬뜩하게 번뜩였고 아스텔의 등 뒤의 부스터에 불꽃이 튀었다. 이내 그는 빠르게 파고들어서 단번에 태성의 몸통, 정확히는 심장이 있는 부위를 노리면서 찌르기를 시도했다. 딱히 세븐스는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검공격. 일단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역량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자 하는 것에 가까운 가벼운 공격이었다.
"어차피 소탕될 조직이니 뭐니, 약한 폰이니 뭐니 그런 말을 할 거면 처음부터 전장에 나오지 마. ...아무도 그런 말에는 관심이 없고, 아무도 그런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까. ...전장에 나온 이상, 네가 뭘 하고 싶다면 전력으로 해. ...그리고 이쪽도 전력이야."
"...너희들보다 더 한다고 했나? ...그래. 더 하고도 남지.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다는거지? ...그런 것은 정의를 지킨다고 하는 가디언즈에게 가서 따져. ...여기는 처음부터 정의니 뭐니 그런 것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니까. 개개인의 정의는 긍정하나 그런 정의라는 것에 얽매이는 집단을 원한다면 다른 레지스탕스에게 가서 찾아. 에델바이스는 영웅이 아니니까."
엘레인도 알고 있었다.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으며 산 자는 생명의 촛불이 꺼질 때까지 억지로 버티며 살아야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어버린 그녀에게 삶이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다. 비둘기파 레지스탕스에 들어가 화합과 평화를 외쳐보았지만 매일 밤 바뀌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며 죽어간 이들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이젠 더는 고통스럽지 않다. 아니, 어쩌면 너무 아파서 아픈 걸 잊어버렸는 지도 모르겠다. 마음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찢겨져 더 이상 아픔도 괴로움도 없이 그저 의미없는 살생을 반복할 뿐이었다.
이스마엘이 자신의 눈 앞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바람의 흐름을 타고 하늘 위를 바라보았다. 염력으로 공중을 박차듯 튀어올라 자신에게 강하하는 그녀를 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검은 가시를 생성해 그녀를 기다렸다. "겪어보지도 못한 자들이, 아니, 극복한 자들은 항상 극복하지 못한 이들을 비난하곤 하지."
이내 검은 가시가 솟아올라 이스마엘을 향해 날아갔다. 이대로라면 염력의 송곳과 부딪힐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