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사이렌은 없고, 그저 누군가의 비명만이 가득한 평범한 길거리. 빈센트는 수많은 이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의 돈을 갈취하는 이, 그 사이에서 소매치기를 시도하는 놈들, 그 놈들의 머리를 깨는 폭력범, 빈센트는 그들을 슬쩍슬쩍 피했다. 그동안 빈센트가 죽였던 흉악범죄자와는 달리, 저들은 죽였을 때 뒷감당이 불가능했고, 무엇보다 빈센트조차도 물건 좀 훔치고 돈 좀 뺏고 몇 대 좀 때렸다고 바로 불태워죽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해서 그랬다.
빈센트가 원하는 건, 강도, 살인, 우라늄 절도, 인신매매 등 진짜 '큰 건'을 저지르는 놈이었고, 빈센트는 범죄의 냄새가 나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 오지 마! 오지 마!!!"
"이거로 하나 추가."
빈센트에게 총을 쏘던 범죄자는, 그대로 바닥에서 솟아난 쇠파이프에 결박당해서 그대로 묶였다. 발악하면서 쏜 총알이 몸에 박히니 꽤나 아팠다. 이를 악문 빈센트는 다음 범죄자를 찾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푹,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금속의 감촉. 빈센트는 다윈주의 암살자를 잡을 때처럼, 뒤에서 빈센트를 찌른 이를 붙잡고, 온 몸에 전기를 흘려 일시적인 전신마비 상태로 만들어 쓰러트렸다. 그리고... 웬 이상한 놈이 빈센트에게 달려들어 칼을 내리질렀고, 못 피한 빈센트는...
"...이런"
"...이런 미친."
손을 내밀어서 막았다. 건강 강화가 늦는 바람에 칼날이 중지와 약지 사이를 파고 들어가 거의 반으로 가르다시피 했지만, 다른 손으로 중지를 내밀고, 그 중지에 끼인 안테로스의 눈동자를 보여주며 말했다.
"...안테로스 얍."
그렇게 마지막 남은 하나마저 쓰러지고, 빈센트는 박살난 온 몸을 바라보며 벽에 기댔다. 그리고... 문자를 보낸다.
'살인청부 현장 범죄자 6명 연행. 사인체포 과정에서 헌터 1명 경상... 중상... 아니, 경상. 지원 바람."
UHN에 이 문자가 올라간다면, 아마 의료계열 헌터 한 명을 보냈을수도 있지 않을까? //1
빈센트의 오늘 풀 해시는 자녀가_생긴다면_자캐가_자녀에게_가르칠_것은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되, 언제나 엿 먹일 준비를 해 두는게 좋습니다." "그 아이가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한다고요? 그러면 싫어할 이유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자캐가_느끼기에_별거아닌데_묘하게_서운한_것 빈센트는 또라이고, 미친놈이고, 멍청이고, 뭐 그랬다. 사실이었기에 부정하지 않았지만, 단 한가지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록키산맥불다람쥐", 하다못해 "로키산맥불다람쥐"도 아니고 그냥 "피암마"라는 이명과 평생 함께 가게 된 것이 서운할 따름이었다.
여선이도 헌터니까 그런 의뢰들을 조금씩 처리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눈물나는 생계형 헌터) 부모님한테 용돈도 조금은 받을지도 모르지만 웬만하면 안 받지 않을까? 지원 바란다는 문자를 받은 UHN에서 연결한 것이 여선이라는 건 특이한 건 아니었을 겁니다! 그야.. 같은 특별반이고, 치료 B와 수술 D는.. 수준이 낮다고 할 수 없으니까?
"와 현장 대단하네요" 현장으로 드랍된 여선은 옷에 피묻으면 빨기 힘들어진다며 잠깐 투덜댔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를 묻히지 않는 업무만 원하는 건 아니죠? 빈센트를 발견하고는 어 중상~경상~중상의 헌터가 빈센트씨였던 건가?!
"근데 확실히... 건강스테이터스의 보조가 있는데도 상태 좀 많이 엉망인 것 같아요." 일단 치명상은 없으니 아직 안 죽으니까.. 겉으로 보기에 총상이 아닌 상처는 지혈부터 할까요? 라고 빈센트가 만일 벽에 기대 앉아있다면 쪼그려앉아서 올려다보며, 기대기만 했다면 그냥 서서 처치를 말해줍니다. 아니 그래도 자기가 뭘 당하고 있는지는 알아야죠? 라는 이야기여서 그런가?
빈센트는 머리가 멍한 것이 방금 전에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출혈이 위험한 수준이라 그런 건지 가늠할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몸에 총알이 박혔고, 네 곳 이상에 칼을 맞았으며, 하나는 까딱하면 폐를 찌를 뻔했으니 말이다. 빈센트의 온 몸에서, 평상시라면 조용히 산소나 날랐어야 할 적혈구들이 이런 미친 몸에서는 못 살겠다고 대책 없는 탈주를 시도했고, 그 수많은 혈액 난민들은 자신들이 가는 길에 붉은 강을 만든 것이었다.
"상처를 불로 지져야..."
라고 말하려는 순간, 여선의 목소리가 들린다. 빈센트는 고개를 돌려 여선을 바라보고, 멋쩍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