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 행복한 선우... 이건 귀하군요 행복한 선우와 그런 선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름들을 보고 있자니 본편에선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다는 걸 알고 말아서... 선우가 어째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저게 가디언즈인 선우의 삶이라곤 하지만... 사실 본편에서 가디언즈에 의해 박살나기 전까지의 선우의 삶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렇네요. 어두운 얘긴 여기까지 하고!
ㅋㅋㅋㅋㅋ다들 선우 아공간을 유용하게 쓰는 것 같아서... 쓰레기통이라니 좀 너무하지만 선우는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 같고, 뭣보다 선우가 돌아오는 기념으로 파티를 하는데 선우를 초대하지 않았다...? 이거 누가 봐도 깜짝파티 준비한 건데 대체 누가 파티가 있다는 걸 흘렸지...? 범인을 찾아야! 벌써 몇번 얘기하는 거 같은데... 아닌가? 아무튼 단란한 가족 같은 느낌, 화목하고 시끌시끌한 느낌이 살아있는 모습 잘 봤습니다...
0특수부대의 활약으로 프리덤의 돌격대원들은 모두 후퇴하였고 일부는 에델바이스에게 몸을 의탁했다. 무엇보다 그들의 테러행각이 모두 실패해버린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러나 결국 프리덤의 돌격대원들을 놓쳐버렸고 수십명의 가디언즈가 그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으며 일부 시민들이 교전에 휘말려 큰 부상을 입은 일이 있었기에 결국 세븐스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니 사실상 절반의 성공, 무승부나 다름없었다.
애당초 작전 자체가 0특수부대에게 불리하고 어려운 작전이었다. 그들과 적들의 무력은 비교하기도 우스울 정도였으나 적들의 목표는 그저 울분을 푸는 것이었고 아군의 목표는 저들의 테러를 막으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었다.
적들이 세븐스의 이름을 걸고 무차별적인 테러 행각을 한다면 아무리 그들의 힘이 약할지라도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에 반해 0특수부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교전 자체가 이루어져서는 안되었으며 폭탄의 위치도 조용히 찾아내어 해결해야했다. 이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부터 0특수부대의 우수함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언제나처럼 임무 브리핑이 있으니 참여하라는 메시지가 날아왔을 것이다. 각각 서로 다른상황에서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들어왔을 것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되어서 즐거움을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던 중 메세지가 날아와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어쨌든 이미 메세지는 전송 되었으니 올 사람은 와야할 것이다.
이번에는 스크린에 어려운 비밀 문서나 요약본 따윈 없이 그저 첩부부대에서 입수한 한장의 사진만이 떠있었다. 사진을 보면 커다란 녹색 게시판에는 무엇인가 간략하게 적힌 하얀 종이만 덩그러니 꽂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진을 확대하자 다음과 같은 글귀를 읽을 수 있었다.
[첩자들에게 알린다. 너희들의 대장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할 것. 우리는 앞으로 일주일 후 지난번 실패한 테러를 다시한번 시도할 것이다. 막을 수 있다면 막아봐]
그는 대담하게도 자신의 마을에 첩부부대의 스파이가 있음을 확신하고 대놓고 에델바이스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했다. 관련 문서와 정보는 어디에도 없고 관련자들에게 구두로만 전파했는 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이었다.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이지, 무엇이 목적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기에 어서 움직여야만했다.
폭탄 테러의 저지 임무로부터 무사히 복귀하고 며칠이 지났다. 그 날 테러는 막았지만 결국 프리덤의 대장이나 잡지 못 한 인원도 있었기에 복귀한 후에도 영 찜찜할 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찜찜함은 슬그머니 가라앉는가 싶었으나. 단말기로 날아온 메세지는 그녀를 그리 가만두지 않았다.
"하-"
여느 때처럼 바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회의실로 가니, 이번엔 무슨 선전포고가 와 있었다. 대담하기도 하지. 스크린을 가득 채운 메세지를 빤히 응시하다가 짧은 한숨과 함께 이마를 짚는다. 어쩐지, 화근을 남겨도 너무 확실하게 남겨버렸더라니.
"그래서? 장소는 어디고 뭘 해야 하는데?"
이마를 짚은 채로 스크린을 응시하며 질문한다. 아무리 정보가 없다지만 설마 목표도 없을 정도는 아니겠지.
테러는 막았지만 불안감 조성은 막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절반이나 성공했단 점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그때 그 남자는 어째서 후환을 남겨두지 않았건 걸까. 치고박던 상처를 의무실에서 치료 받으면서도 몇 번이고 거듭 고민했다. 울분을 푸는 것이라면 차라리 다 때려부수고 가는 것이 나았을 텐데.
그리고 오늘에서야 결론이 났다. 집합 명령에 사진을 봤을 때, 이스마엘은 재머 너머로 그때의 순간을 떠올렸다. 대담하고 용감한 사람. 믿는 구석이 있으며 오늘만 사는 사람에게서 으레 볼 수 있는 양상.
장소도, 해야하는 일도 똑같다. 프리덤의 선전포고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들어오지 못했으며 현재 첩보부대 스파이들이 계속해서 정보를 모으고 있다곤 하지만 마치 애초에 서류 따위가 존재 하지 않은 것처럼 어떠한 추가정보를 받아올 수 없었다.
그저 지난번에 실패한 테러를 다시한번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때와 비슷한 곳에 폭탄이 있지 않을까 예상할 뿐이었다.
이스마엘의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똑같았다.
이번에도 프리덤의 대원과 싸울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지난번에는 특별한 이유로 프리덤의 대장과 선우가 손을 잡아 직접적으로 교전하는 일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정말로 그와 교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아무리 그가 강하다고 한들, 결국 가디언즈의 간부급에는 못미치는 실력이었기에 승산은 0특수부대에게 있었다.
이전과 똑같이 0특수부대 대원들에게는 휴대폰 크기의 검은색 기계장치가 주어졌다. 하나 다른 점은 이전에 해체한 폭탄 장치를 분석하여 반경 100m 안에 있는 폭탄의 위치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해체된 폭탄이 에델바이스 내부로 들어온지 고작 30분만에 만들어버린 개량형 폭탄 해체 장치였다.
이번에도 똑같이 22곳의 테러 예상지점이 있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10명의 추가 요원, 5명의 특수 요원을 배치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전투의 승기는 에델바이스에게 있었다. 그러나 작전의 승리는 이번에도 누구의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만약 추가적인 질문이 없다면 그대로 워프실을 이용해 움직이면 될 것이었다. 워프를 하였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이번에도 도시와 제법 떨어진 곳에 준비되어있는 다양한 자동차들일 것이다. 하나 다른 점은 조금 더 세련된 디자인과 복잡한 기계장치 일부가 외관으로 노출되었다는 점이었다. 자율주행 프로그램 뿐 아니라 약간의 무장과 보호장치 또한 설치가 되어있어 유사시에는 이쪽으로 대피해도 된다는 것 같았다. 그 밖에 이전보다 더 빠르고 안전해졌다는 설명이 덧붙혀졌다.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대원들을 내려주었다. 이내 치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련의 사건으로 이 도시 사람들은 세븐스들을 극히 두려워하고 경계하고 있으며 가디언즈가 크게 늘어나 조금이라도 의심가는 세븐스가 있다면 누구든지 폭력을 휘두르고 끌고가버리니 조심해야한다고 언질이 주어졌다.
해야할 일은 이전과 똑같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조금 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전과 같다. 이는 추가로 나온 이스마엘의 질문으로부터 들린 답변으로 확실시되었다. 다만 다른 건 이번엔 직접 대장과 대치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일까. 적어도 화근을 확실히 없앨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나은 점이었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폭탄 해체 장치를 하나 챙긴 후 워프실로 향했다. 준비는 오기 전에 끝냈으니.
저번과 같이 워프 이후 자동차로 다시 이동을 해 그 도시에 도착했다. 이번엔 옷깃을 세워 목덜미만 가리고 조용히 도시로 섞여든다. 그 난리를 쳤던 도시에서 또 똑같은 짓을 벌이려 한다니. 솔직히 실망스러운 상대다. 하지만 이건 임무니까. 어쩔 수 없지.
"..복귀하면 단둘이 있고 싶어라..."
작게 중얼거리며 폭탄을 찾기 위해 돌아다녀본다. 겉으로는 도시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듯이 위장하는 것도 잊지 않고.
포인트는 이곳이었는데. 아무래도 저번처럼 호락호락하게 숨겨놓은 건 아닌가 보다. 이번엔 또 어디냐. 어디 주차된 차 밑이라도 싹 다 뒤지고 다녀야 하나. 그녀는 계속 수색 중만 뜨는 장치를 보다가 누군가 부르자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해체 장치를 넣었다. 장치만, 손은 빼놓은 채로 부르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저요?"
왜 부르는 건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뚱뚱한 체형의 가디언즈 남성을 응시한다. 이름이라. 순간 그냥 튈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순순히 구는게 상황상 좋을 것 같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다가 어깨를 으쓱이고 대답했다.
"셀레나 칼렌인데요."
아마도 데이터베이스에 없을 이름이지만. 밑져야 본전이다. 가명을 대고 잠자코 반응을 기다려본다.
이번에도 동일한 임무, 그러나 동일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지난번에 저지당했음에도 똑같이 일을 벌이려고 하는 이들이라면 그에 대한 준비 정도는 해놓지 않았을까? 그래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준비된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여기 또 올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굳이 이 장소를 집요하게 노리는 이유가 대체 뭐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차량에서 내렸다. 또 지난번과 같은 장소에 있으려나. 그래도 폭탄을 찾아낼 장치도 있고, 중간에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는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너는 안경을 걸친 채, 변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꽤 섬세하게 땋아준 머리카락을 등 뒤로 늘어뜨렸다. 이제 슬슬 폭탄을 찾아 볼까.
히카루와 교전했던 바로 그 장소에 찾아온 쥬데카는 이전과 똑같은 느낌의 증오와 불신을 느낄 수 있었을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그 증오와 불신은 도시 이곳저곳에 뿌리 깊게 내려져있었다. 부자연스럽다 싶을 정도의 증오심이었으나 도시 곳곳에 파괴된 흔적들이 이를 납득하게 해주었다.
만약 그가 주의깊게 모든 감정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이중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테지만 곧이어 그에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와 제대로 집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봐요, 당신, 거기서 뭐하는 거죠? 이리로 오세요."
안경을 쓴 단발의 여성이 표독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전 가디언즈 소속, 슈에라라고 합니다. 처음보는 얼굴 같은 데, 신분증 보여주시죠."
만약 주지 않는다면 시간이 오래 끌릴 것이다. 준다면 -애초에 신분증이 있냐는 둘째치고- 자신이 쥬데카임을 광고하는 셈일 것이다.
지난번보다 더 강해진 건 아니었지만, 좀 더 늘었다. 당장 자신 곁에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혹은 이 도시를 파괴하기 위해서 숨어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에서 오는 짙은 불신. 너는 그 중에서 좀 더 익숙한 감정을 느꼈으나 그걸 찾아보기도 전에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좋은 예감은 아닌데. 도망칠까? 사람들 사이에 숨어든다면 어떨까 싶지만 사람들이 도망치는 걸 그대로 내버려둘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상황에 소란을 피운다면... 넌 하는 수 없이 부름에 응해 걸어갔고. 안경을 쓴 표독스러운 인상의 여성이 스스로 가디언즈라고 하며 신분증을 요구했다.
"죄송합니다만, 가디언즈 사칭은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긴 하겠지만요."
먼저 증명부터 하라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시간이 끌리면 안 될 텐데. 상대가 가디언즈라고 말은 하지만 진짜 가디언즈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가. 만약 그녀가 가디언즈 제복을 입고 있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랬어도 똑같을 터다. 만약 그랬다면 좀 속을 긁는 게 됐으려나.
슈에라는 그녀가 가디언즈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이냐고 묻는 쥬데카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과 말장난할 시간 없습니다. 신분증 주십시오. 아니면 연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는 쥬데카의 말을 들을채도 하지 않으며 그를 위협했다. 일반적인 세븐스라면 가디언즈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그녀는 이렇게 당당하게 쥬데카를 위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무조건 연행할 생각이었다.
"헛소리 적당히 하십시오. 폭탄이 터진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신분증 주십시오."
슈에라의 목소리가 더욱 딱딱해졌고 짜증이 섞여있었다. 아무래도 생뚱맞게 폭탄이 터져 이곳에서 나가려고 한다는 말은 그녀에게 그저 장난식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슈에라는 삼단봉을 꺼내어 길게 늘렸다. 만약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슈에라는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사칭범이면 어떡합니까? 이 일로 가디언즈에게 추궁을 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며 되묻는다. 노골적인 표정이군. 넌 짜증이 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길 마친 뒤에 네 이야기는 전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말을 하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살짝 고갤 기울였다.
"그럼 대체 여기서 뭐 하십니까? 갈수록 태산이군... 가디언즈라는 사람이 이런 것도 모르고."
너는 그렇게 말을 하다 꺼내진 삼단봉을 보곤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이내 살짝, 조금 겁먹은 듯 연기하며 한숨을 내쉰다. 주섬주섬 옷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니 빳빳한 명함 하나가 만져진다. 얼마 전에 마주쳤던 잡상인이 줬던 명함인데. 코팅까지 해서 빳빳한 게 공들였구나 싶어 버리지 않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천천히 명함을 꺼내 내민다. 당연하지만 신분증이 아니라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으니. 너는 그녀가 명함을 받아들 때를 노려 그녀의 턱을 올려붙이려고 했다. 정확히는 그런 시늉만 했을 뿐, 직접 노린 것은 그녀의 정강이였으니 있는 힘껏 정강이를 걷어차려고 한 너는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의 모자를 잡아채 눌러쓰고 몸을 돌려 달아나려고 했다.
그녀는 예의따윈 배운 적 없는 것처럼 이스마엘을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이미 페이스 재머 때문에 단단히 의심을 산 모양이었다.
"아니, 아직. 기다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왜 얼굴을 가렸지? 무슨 짓을 하려고 한거야?"
따지고 보면 겨우 복면하나 쓴 셈인데 불심검문을 그렇다쳐도 이렇게까지 쏘아붇히는 게 말이나 되는 건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다. 가디언즈의 몸 주위로 찌릿찌릿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차라리 이스마엘의 얼굴에 보기 흉한 흉터라도 있었다면 그녀의 의심이 조금은 사라졌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그녀의 얼굴은 보니 얼굴을 가렸어야만 하는 이유가 더욱 궁금해졌다.
"이름이 뭐지? 어디서 왔어?"
그녀는 전자기기를 꺼내 이스마엘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 신원을 확인을 할 생각이었다.
힘겹게 쫓아오는 가디언즈 남자를 힐끔만 봐도 웃겼다. 저런 꼴로 가디언즈라니. 질적으로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웃겨서 다리가 느려질 뻔 했지만 어찌어찌 달려서 골목으로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좁은 만큼 인적도 없는 골목을 어느 정도 들어가다가 휙 돌아서 손을 들었다. 장갑을 벗어 하얗게 드러난 손이 골목 벽을 짚었다.
"누구 마음대로 끝이래."
그녀는 손으로부터 대량의 독액을 생성해냈다. 금속을 부식시키는데 특효인 독액을 생성해 벽과 벽 사이에 독액의 그물을 쳤다. 높이, 가능한 높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지만 닿으면 꽤나 아플 것이다. 그렇게 빤히 보이는 함정을 깔고 다시 뛰었다. 지면에 독의 웅덩이를 깔면서.
쥬데카의 왜 줘야하느냐라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슈에라의 삼단봉이 쥬데카를 금방이라도 내려칠듯 올라가있었다. 그와 동시에 그가 타인에게서 받은 명함을 건네자 치켜올린 삼단봉을 내리고는 그의 명함을 받아들였다. 그와 동시에 명함에 있는 얼굴과 눈 앞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삼단봉에 손을 대었을 때, 정강이에 큰 통증이 몰려오더니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너 이자식!!"
이내 그녀의 전신이 불꽃으로 휩싸이더니 하늘로 떠올랐다. 전신이 불꽃으로 둘러싼 터라 슈에라가 서 있던 곳은 새까맣게 타버렸다. 그녀는 로켓처럼 발에서 화염을 발사하여 쥬데카가 달아난 방향으로 날아갔다. 거리를 걷고 있는 시민들이 화상을 입지 않고 거리를 한 번에 볼 수 있게끔 제법 높은 위치에서 지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쥬데카가 주번 사람의 모자를 훔쳐 깊게 눌러쓴 것 때문에 찾기 어려웠다.
모자를 푹 눌러쓴 채로 사람들 사이를 헤쳐 나아간다. 바로 불에 휩싸인 채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까지는 눈에 담았지만, 적어도 저 슈에라라는 사람은 시민들을 건드릴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좀 극단적일 경우 시민이더라도 방해가 되면 치워버리고 은폐하려고 할 텐데. 꽤 모범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은 키를 이용해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었다. 일단 계속 걸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숨을 만한 장소는 없나? 그보다 폭탄의 위치는?
"후... 쉬운 일이 없군."
일단 폭탄을 탐지하기 위해 기계를 두어 번 들여다보다가도. 슈에라가 네가 쓴 모자를 보았을지도 몰랐기에, 또 능숙하게 주변에 있는 사람과 모자를 바꿔쓴 채 처음 마주쳤던 장소로부터 멀어지려고 했다. 도중에 폭탄이 감지된다면 그 쪽으로 가겠지만.
남자는 연신 땀과 침을 흘리며 헛구역질을 했다. 고작 그거 달렸다고 저런꼴이라니 적이지만 눈쌀이 찌푸려졌다. 나나리는 골목 벽을 짚어 벽과 벽사이에 독액의 그물을 쳤다. 바닥에는 독액 웅덩이를 파며 그렇게 빤히 보이는 함정을 깔고 다시 뛰었다.
거기 서라!! 이 쥐방울 같은 놈!!
레레시아는 계속해서 주변 신호를 탐지해보지만 이상하게도 해체장치는 묵묵부답이었다. 분명 수십개는 설치하여야 정상인 폭탄들이 이상하게도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마치 애초에 폭탄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끄아악!!
도망치는 레레시아의 뒤로 마치 계집아이와 같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골목길에 들어서 계속 뛰어가다보면 매캐한 초연냄새와 마치 대포알이 날아간듯 한 여러 크기의 크레이터들, 총탄과 폭탄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어 커다란 가디언즈 동상이 있었던 자리를 보면 부숴진 가디언즈 동상 위로 차를 마시며 한가롭게 체스를 두고 있는 피투성이의 두 남자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