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의 말을 따라 사격한 뒤, 여전히 지시에 따라서 안전검사 후 총을 내려놓는다. 버튼을 눌러 돌아오는 표적지를 보는 레이먼드의 표정이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눈을 깜빡이니, 선글라스를 내리고 눈을 비비는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엉망인가? 그래도 아까보다는 표적지 위치에 잘 정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레이먼드의 손에 들린 표적지로 시선을 옮기니, 포적지에 뻥 뚫린 구멍들이 딱 봐도 아까 전보다는 훨씬 많았다. 세보기 전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갤 들었기 때문에 정확히 몇 발인지는 못 셌지만.
"확실히 총이 가볍긴 하더군요, 보조장치도 있어서 잡는 데 좋았고... 자세라든가 잡아주셨으니 그 부분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건 총 말고도 레이먼드가 제공한 약간의 지도도 있었으니까, 그 점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하면서 너도 신기하다는 듯 표적지를 쳐다봤다. 그 와중에 아예 갈아버리듯 찢어지는 전 표적지는 덤이고.
"감사합니다, 으음... 네, 제 신체조건과도 잘 맞지 않는 것 같고요, 정 급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영거리 사격이라면 빗나가진 않겠지만, 총신이 길어서 그마저도 별로인 총기를 향해 살짝 시선을 주던 너는 뭐 어때, 라는 생각으로 미소지으며 총기를 확인하는 레이먼드를 쳐다보았다.
"레이먼드... 아니지, 나이벨 씨 쪽이 나을까요. 총기를 잘 다루시던데, 예전부터 꾸준히 훈련하셨습니까?"
정론이다. 조금 아쉽긴 해도 어쩌겠는가. 네게는 잘 안 맞는다는 게 확실한데, 멀쩡한 걸 놔두고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으니까. 고갤 끄덕인 너는 편할 대로 부르라는 그의 말에 살짝 고갤 갸웃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레이 씨라든가."
갑자기 확 줄어든 호칭을 내뱉곤 농담입니다. 레이먼드 씨. 라고 덧붙인다. 애초에 지난번에 마주했을 때 이렇게 불렀으니까 갑자기 이제 와서 성씨로 부르는 것보다는 거리감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직후 네 물음에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살아남기 위한 훈련이었다는 말이 들려온다.
"이전 소속...말입니까."
혹시, 에델바이스에 도달한 것도 그 이전 소속과 연관되어 있을까 싶었지만 괜히 입 밖으로 냈다가 관계가 틀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너는 입을 다문다. 어쨌건 질문에 대한 답은 됐고. 대신 조금 우회하기로 했다.
"그럼, 이전에 소속됐던 곳에서 직접 가르쳐 준 사람을 만난 겁니까? 그 전에는 혼자서 되는 대로 총을 다루셨다는 걸까요."
격식 없이. 그게 제일이다. 괜히 또 누구는 성으로 부르고 직함 붙이고... 불편하기만 하지. 그렇게 부른다고 사람이 없던 존중이나 존경심이 나오는 게 아니다. 방법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정론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레지스탕스. 에델바이스는 상당히 수평적인 구조이다보니 더더욱.
"그랬지. 이전에는 그냥 암거래상이 알려준 대로, 기본 중의 기본만 알아뒀고... 체계적인 훈련 같은건 그 이후에 배웠지."
너무 자세한 것을 알려 줄 필요는 없겠지. 잠깐 말을 끊었다가, 다시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서는 말을 이었다. 궁지에 몰리면 나오는 버릇 같은 거랄까. 좀 자주 말을 하다 만다.
"총 하나 똑바로 못 다루면 한 명의 인원으로써 활약하기 힘드니까. 이전엔 뭐... 방아쇠 당기는 방법만 아는 수준이나 마찬가지였어."
오랜만에 라라와 산책을 나갔습니다. 서로 맞춤으로 산 새 코트를 입고 언제나처럼 손을 잡고 마을을 걷습니다. 마을은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모두가 웃으며 인사를 하고 걷고 지나갑니다. 하지만 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알지. 오늘은 날씨가 좋습니다. 조금은 멀리까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을을 넘어 숲을 건너갑니다. 어둡지만 혼자가 아니니까 무섭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혼자가 되려고 해?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숲 너머는 넓고 둥근 호수가 있습니다. 아주 아주 깊은 호수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잔잔한 물가에 다가가 들여다보면 새까만 물 속만 어렴풋이 보입니다. 그것만 보일까. 물에서 시선을 돌려 라라를 돌아봅니다. 생긋 웃는 얼굴이 뒤로 물러나며 노래합니다. 오래되고 그리운 노래입니다. 같이 뒤로 물러나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노래는 보이지 않는 실이며 춤은 실의 의도를 대리할 뿐.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집니다. 풀을 짓밟는 발은 점점 호수에 가까워집니다. 휙 돌아 라라를 바라본 순간 시야가 반전되고 사방은 순식간에 물로 가득찹니다. 새까만 물 속 바닥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호수에 가라앉으며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어둠 속에서 하얀 물살이 올라옵니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가늘고 긴 두 팔이 가득 찬 달처럼 환히 웃는 그 얼굴이.
[어여쁜 내 별. 귀히 여기는 내 인형아.] [너는 언제까지고 내 것이란다.] [언제나..] [영원히...]
심연을 헤엄치는 거대한 은빛 비늘에 그만 소스라쳐 숨을 내뱉고 그 입으로 들어온 물에 숨이 막혀서
"흐어억!" "워- 잠 한 번 요란하게 깨네. 꿈에서 엄마라도 봤어?" "어? 어, 어...?" "이히히히 얼굴 부은 거 봐라- 잠부터 깨!"
퍽
"엌! 야 나 방금 깼다고!" "그래. 드디어 깼네. 깼으면 씻어. 머리 다 뭉쳤어." "뭐? 아 씨."
후다닥 쏴아아아
차닥
"나 얼마나 잤어?" "한 서른시간?" "약 썼어?" "그러면 꿈 안 꿨겠지." "아. 그렇지." "빈혈이 너무 심했어. 그래서 그런 거야." "아... 피 아닌 줄 알았는데." "섞이긴 했겠지." "아무리 그래도 하루 넘게는 좀 그렇네." "그러면 몸 좀 사려." "약 때문이야. 중화가 덜 됐었어." "핑계 참 잘도 댄다." "핑계가 아니라 팩트거든."
탈탈탈 달칵 위이이잉
"그래서 무슨 꿈 꿨어?" "알잖아." "또 똑같은 말 했어?" "그거 말고 뭐가 있어." "그래. 우리는 평생 그녀에게서 못 벗어날려나보다." "너, 하..." "참 잔인한 사람이네. 이미 없는데도." "XX." "어허. 주둥이 꼬집는다." "야랄한다."
툭툭 스윽스윽
"단말기 확인은 안 해?" "어... 좀 이따." "음- 그러고보니 꽤 다쳤던데." "뭐!?" "아직 다쳤다고만 했는데?" "아." "누구라고 안 했는데에?" "이 씨." "눈 그렇게 뜨지 마- 미간 주름 생겨-" "도발은 지가 해놓고." "낚인 사람도 잘못이야. 그리고 그렇게 안 다쳤더라. 너보다는 경상이었어." "네 눈에 나보다 더 다쳐서 들어오는 사람이 있긴 하고?" "음. 없지?"
살금살금...
"손 안 치워? 어딜 만지려고." "왜- 자매끼리 좀 주무르는게 뭐가 어때서-" "이상하게 만지잖아! 치우라고!" "아. 머리도 말려줬는데 너무하네." "지가 좋아서 해주고 생색은 무슨." "어차피 나 말고 손 댈 사람도 없으면서." "있거든?!" "정말?" "그, 그건." "정말로 허락할 수 있어?" "닥쳐." "그것도 말 못 하면서." "입 다물랬다." "기대하고 있어. 급조한 그릇이 얼마나 버텨줄지."
쾅!
"오. 나갔네."
"충분히 잤으니 상관없겠지."
"알려줄게 있었는데."
"음- 확실해지면 말할까."
"거의 확실하지만. '나나히카리'의 생존자."
"아. 그 전에 내기 하나 할까?"
"여기로 돌아올지. 아닐지."
"히히히..."
타박타박
라라시아의 방을 박차고 나온 레레시아는 무작정 복도를 걸었다. 생각 없이 그냥 걸은 것 같았는데. 멈춰서 옆을 보니 그의 방 앞이다.
"...뭔데."
뭐, 몇 번이나 왔었다고 걸음이 그녀를 이리로 이끌었는지. 아니면 라라시아의 같잖은 도발이 그녀를 여기로 떠밀었는지.
문을 잠시 응시하던 그녀는 돌아서 그녀의 개인실로 가려고 했다. 그래서 돌아서기까지 했으나 걸음은 떨어지지 않았다. 꽤 다쳤던데. 그 말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가지 못 하고 느릿느릿 문을 향해 돌아섰다. 또 잠시간을 머뭇거리다가, 슬그머니 손을 들어서 문 위를 똑똑.
야, 라고 부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일단 허락을 받았으니 그렇게 부르기로 결정한 너는 레이먼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예전에는 기본만, 어딘가에 소속된 이후부터 훈련을... 가디언즈에게 쫓겼다는 걸 생각해 보면 어느정도 예상은 됐다. 아마 그가 속했던 곳이라면.
"그럼 그때 배운 걸 잊지 않기 위해서 꾸준히 사격장에 오시는군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소홀해져 가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갈고닦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너는 경의를 담아 그렇게 말했다. 그게 설령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었다고 해도.
"그냥 취미같은거지 뭘. 내 목숨과도 같으면서도, 남의 목숨을 빼앗는 끔찍한 게 무기지만... 내가 성미가 뒤틀린건지 그런 무기가 멋있고, 재밌더라고."
물론 총에 살고 총에 죽는게... 개인 취향적인 의미에서는 그렇게까진 아니다만, 역시 남자의 감성이란 그런게 아닐까. 가정을 지키기 위한 사냥 도구나 무기, 공구 등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그런 것 말이다.
"세븐스를 이용해서 싸우는게 더 위력적일텐데, 굳이? 글쎄. 배우려고 오는 사람이 없을 거라 봐."
고개를 저었다. 세븐스들은 결국 그들 자신의 힘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가디언즈의 세븐스들을 상대하면서 뼈에 새겨진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냥 좀 빠르게 날아가는 납덩어리보다 더 강력한 공격을 하거나, 그 납덩어리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강력한 세븐스들은 차고 넘친다.
"솔직히... 귀찮거든 이거. 한명이니까 내가 신경써서 봐줬지, 한번에 열댓명씩 오고 그런다 생각해봐. 어유. 못해. 못해."
독백을 보고 떠오른... 적폐해석이지만 뭔가 나나리 자매 보고 생각난 노래... 는 솔직이 진짜 적폐인게 라라는 레레가 자신을 떠나지 않았으면 해서 아쉬움도 갖는 약간 집착? 같은게 느껴졌지만 이쪽은 '뭘 하든 너 하고 싶은거 다 해 내가 응원해주고 같이 있어줄게' 라는 느낌이라...
음~~ 노래 약간 라라의 표면 같은 느낌이다. 겉으로는 저렇게 내비칠 테니까. 대신에 뒤로는 생각이 다른? '뭘 하든 너 하고 싶은거 다 해'까지는 맞는데 그 뒤가 '대신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시 가둬버릴거야'...가 되어버리는 음~ 집착 한 스푼 넣은 무언가? 쓰읍 이거 설명을 못 하겠네
>>85 옷장 안에 들어있는 비율이 상당히 황금비율이로군요. (흐릿) 그 와중에 라라시아가 넣은 코스츔...ㅋㅋㅋㅋㅋ 뭐예요. 대체. 어. 그 와중에 지금 레레시아가 완전히 지쳤다라는 의미로군요. 136번. 아스텔에게 보인 행동들이로군요. 아니. 그럼 대체 언제부터 짝사랑을 시작한 것인가. 꽤 이전부터 나온 행동들이었는데?! (갸웃) 사실상 2번째 일상부터 계속 저랬던 것 같은데!
돌아버렸다, 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귓가에다 손가락을 가리키고 빙글, 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맛이 갔다. 미쳤다. 그래. 난 아마 미쳐있는걸수도 있다. 상식이 닿지 않는 그런 상황들에 이미 충격을 먹고 돌아버린걸수도 있지. 누굴 탓해야 할까. 난 가장 먼저 나를 탓했다.
"그렇긴 하지. 그런 사람들을 위해 호신용 총기라도 좀 지급했으면 하는데... 보급이 문제지, 보급. 특히 총탄은 늘 끊기지 말아야 하니까. 핏줄처럼."
총이 있어도, 쏠 총알이 없으면 그저 좀 불편한 몽둥이에 불과하다. 그것을 자체적으로 생산할만한 설비와 자원이 에델바이스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럴 확률은 낮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물론 혁명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는 못한다. 그 차이는 분명하다.
"뭐야 형씨. 이제부터 맨날 와서 공짜로 교습 받겠다, 그런건 아니지? 엉?"
삥 뜯는 양아치st한 바이브로 주머니에 손을 꽂고 말하다가, 농담이라며 피식 웃었다. 그런 장난을 치고 난 다음, 이번엔 권총이라는 듯 폴리머제 자동권총 한 자루를 쥬데카에게 건네며 물었다.
맛이 갔다. 라... 그의 말과, 그에 맞는 제스쳐를 눈에 담던 너는, 호신용 총기와 총탄 보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고갤 끄덕였다. 총기는 있지만 총탄의 지속적인 보급이 문제다. 보급이 있다고 해도 개인이 소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원거리 견제 수단이 생기는 것 자체는 좋았으나 신경쓸 것도 그만큼 생기는 모양.
"교습비가 필요하다면 드리겠습니다."
농담이라는 말에는 살짝 웃는다. 진짜 받는다고 해도 교습을 받는데 그 정도 대가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 직후 건네지는 권총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들려오는 물음에, 무슨 말이냐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가신 날에는 밤이 될 때까지 혼자 있어야 했다. 밤이 되는 기준은 아이도 잘 몰랐다. 어느 날은 달이 하늘 위에 커다랗게 뜰 때였고, 어느 날은 달도 넘어갈 때였고, 또 어느 날은 달이 가고 해가 뜰까 말까 싶은 오묘한 색의 하늘이 되어야 돌아오니까. 기다리는 동안 아이가 가지는 세상은 넓고도 지루했다.
평소에는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프로파간다 영화를 송출하는 넷-스크린을 하염없이 쳐다보기, AI와 함께하는 루미큐브, 바닥에 아무렇게나 뻗어 누워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기, 재밍 장치 덕분에 마음껏 바깥 바라보기, 저기 하늘에 크게 떠있는 태양과 구름을 어색하게 그려보기, 칩셋 프로그래밍 책을 읽기……. 나이에 빗대면 나름 생산적인 일이지만, 오늘따라 매일 하던 행동이 의미가 크게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가 없다. 시간이 흐르는 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아이는 소파에 늘어져 거꾸로 뜬 폐허를 눈에 담았다.
아이는 한참 생각에 잠겼다. 따뜻한 햇살이 온몸에 쏟아졌다. 평소엔 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없이 낮잠을 잘 텐데, 잠도 오지 않고 고민에 몰두했다. 지금껏 살며 색다른 자극을 맛본 적은 없지만,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가 하루에 하나씩만 먹으라고 찬장에 숨겨둔 초콜릿을 몰래 먹어볼까? 아니다! 그것보단 조금 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필요했다. 맛있는 것보다, 무언가 더 깊게 파고들어야 알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걸 온몸이 알려주고 있었다. 억눌린 뭔가를 풀어내면 오늘 하루가 정말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말이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섭지도 않을 것 같다.
대체 뭐가 이렇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걸까? 아이가 손을 쭈욱 뻗었다. 조그마한 머리를 열심히 거치던 답이 도출되려다 마는 게, 꼭 지금 태양에 닿을 듯 말 듯 하는 손 같기도 하다. 조금만 더 뻗으면 잡을 수 있을 텐데, 막상 시야에 닿을 뿐이지 손에는 잡히지 않는 태양 말이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스쳤다. 만약 내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태양을 잡을 수 있나?
그 순간을 기점으로, 아이의 긴 머리카락이 중력을 거슬렀다. 점차 위로 떠오르던 머리카락과 함께 아이의 누워있던 몸이 소파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손가락 한마디, 손바닥 하나, 마침내 팔을 쭉 뻗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아이가 공중에서 천천히 팔을 뻗었다. 손바닥에 가려지지 못하던 불타는 원반이 이 높이에선 쉽게 가려졌다. 평생 풀리지 않을 것만 같던 난제를 마침내 풀어냈을 때, 아이는 자신이 태양에 닿을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아이의 아버지는 발걸음의 속도를 반 걸음 정도 높였다. 평소 같으면 아이가 잠들었을 시간이다. 하필이면 지원군을 부를 줄이야! 아직도 총성과 죽어가는 사람의 신음, 도망치는 비명소리, 그리고 레지스탕스의 수장이 죽기 전 내뱉은 저주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네게 가족이 있다면, 같은 동족을 탄압한 죄로 똑같이 죽게 될 것이다. 그는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개소리! 과거를 떨쳐내지 않고 마음속에 계속 담아두는 건 비효율적인 행위다. 일은 일에 불과하다. 적에게 어떠한 서사도 주어서는 안 됐다. 아무리 동정심을 가질 과거를 살았더라도, 적대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감정은 전력에 혼선을 줄 뿐이니까. 오늘 그가 해낸 일은 누군가를 탄압한 것이 아니라 임무를 훌륭히 마친 것이다. 그는 국가의 충실한 병사이고, 그의 아이를 지키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일에서도 잃지 않을, 사랑스러운 아이를 위한 일. 그는 마음을 다잡고 폐허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적어도 문을 열기 전까진 아이가 또 바닥에서 잠들었으면 소파 위에 올려야겠단 일상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스마엘- 헌터 케르스트너!!"
그는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중력과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공중에 떠있는 자신의 아이를 보자 어떠한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단박에 기류를 타고 올라와 아이의 어깨를 붙들었다. 환영 인사를 하려던 아이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자 단박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죽고 싶어? 제정신이냐고!!"
아이는 대답하지 못하고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눈을 굴렸다. 환히 웃던 얼굴이 금세 겁에 질린 걸 보니 무슨 일 때문에 화가 났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잘못했어요……." 기어가는 목소리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눈을 굴리다 입을 꾹 닫아버리는 모습에 그는 흠칫 놀라 어깨를 쥔 손에서 힘을 뺐다. 맙소사, 내가 미쳤지! 그의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던가. 그는 난생처음 보는 분노한 아버지의 얼굴에 벌벌 떠는 아이를 안아주며 고개를 파묻었다.
"미안하다. 놀랐지. 미안하다……."
소리를 치다 달래주는, 순식간에 변해버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이는 소리 내 울었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이를 안고 소파에 내려앉아 한참을 다독이며 속내를 삭였다. 어떤 일에서도 잃지 않을 사랑스러운 아이. 세븐스이기 때문에, 이 세상의 시스템에 죽은 사람으로 기재됐단 이유로 아무것도 될 수 없어 탄압되고 잃게 될 아이. 목을 짓누르는 참담함을 비집고 낮은 목소리가 흘렀다.
"다시는, 다시는 높이 날면 안 된단다. 아무것도 하면 안 돼. 알겠지? 미안하다……."
그는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던 의무감에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네게 가족이 있다면, 같은 동족을 탄압한 죄로 똑같이 죽게 될 것이다. 아이가 우는 소리가 그렇게 외치는 것만 같았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것, 그러니까... 네 과거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이 더 생겼냐는 이야기에 너는 권총을 내려다보았다. 철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고장난 총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뒷모습도 눈에 담는다. 조립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그를 쳐다보던 너는 고갤 살짝 저었다.
"아직이라고 해야 할까요. 직접적으로 모든 걸 털어놓지는 않았으니까요."
네가 가디언즈였다는 건 아마 모두가 알 터다. 그러나 그런 걸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네가 구체적으로 가디언즈에서 뭘 했는지... 이야기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었을 뿐 숨길 생각은 없었기에 너는 빠른 시일 내에 좀 더 이야기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유와 우회로 건넨 말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중요한 사람을 늘리는 게 좋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다른 의미입니까."
그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목숨을 내던지는 건 어려워진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커질 수도 있고. 행동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그럼 당신은 어떨까? 너는 그를 쳐다보다가 표적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85 오늘 레시 진단 풍족하다~!!! 사적인 약속에서 애교를 부린다고? 자매의 슬픈 고양이 댄스라고?? 레샤주 그렇게 안 봤는데 맛있는 썰보따리 혼자만 안고 있었네... 악몽을 상시로 꾼다고..?? 레샤 악몽 꾸지 않게 아스텔 출동이다!!(?) 햄 샌드위치.. 맛있겠다.. 🥪... 귀찮게 굴고 치근댄다니 완전 데레데레해~~~ >:3 피아노 연주는 못 하는구나..? 레샤가 피아노 연주할 줄 알면 엄청 우아할 것 같아~~ :0
>>94 삼촌..🥺 그들을 버렸어 라니.. 아니야 우리 삼촌은 책무를 다 한거야 엉엉(오열) 약 비웃다가도 막상 못 버린다는 거 왜..?? 왜죠?? 안 된다 우리 미역삼촌 죽으면 안 된다.... 소중한 것 담는 상자에 초상화까지 있으니까 진짜 울고싶은데 어떡하지.. 이렇게 우리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같은 과거를 겪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련한 포인트 잘 잡아도 됨?? 글.. 버내너.. 버내너.. 사망전대..
한마디로 대답하긴 했지만, 복잡한 심정이었다. 조급함과 안도감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정말 말도 안되는 감정이 맴돌았다. 아직은 아니라 다행인거 같기도 하고, 얼른 적절한 때가 왔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심 그에게 동질감도 들었다. 다른 이들에게 자신에 대한 것을 밝히지 않는 점은.
"네 경우엔 더 많을수록 나아. 그래서 죽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자, 권총 다루는 법은 대충 알지?"
양손을 내밀어 권총을 쥔 손을 보여준다.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오른손으로 권총 손잡이를 쥐고, 비어있는 총의 왼편을 왼손으로 덮는다. 왼손 엄지를 앞으로 뻗어줘야 함을 손가락을 까딱여 보여주며, 오른손 엄지는 왼손 엄지와 손목 사이에 올려둔다.
"겁이 없는 병사가 무조건 강한게 아니야. 겁이 많아 주위를 잘 살피는 병사가 임무에 더 적합할수도 있어."
그대로 그 손을 내려 편하게 자세를 취하다가, 재빨리 앞으로 팔을 뻗어 사격 자세를 취해 보인다. 권총은 정밀함도 좋지만, 빠른게 생명이니까.
"조심스레 주의하고, 상황을 봐서 빠르게! 치는 것. 그게 여태 내가 익혀 온 교전 방법이야."
>>85 레샤가 약속에 늦으면 애교를 부린다...(메모 덤이 참 아쉽네요... 라라에게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레샤 잠을 많이 자긴 하는데 전부 깊은 잠이 아닌가 봐요 8ㅁ8 피로가 자는데도 쌓이는 그 기분 너무 잘 아는데...
그러니까... 아스텔한테 치근대면서 햄 샌드위치를 주고 먹으면서 기다리게 하고, 그 앞에서 피아노 건반 둥당거리면서 노래 해준다 그거죠? 기대하겠습니다
>>94 헉 시작부터 어째서... 레이 평소에도 저런 생각 자꾸 한다는 거 아닌가요 안돼!! 사실 괴로움 없이 죽는 약은 확실히.. 그냥 버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을까 싶으면서, 먹을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자화상'이 아니라 '초상화'라 이거죠? 누가 그려준 거지, 누굽니까(마이크) 그것보단 역시, 과거를 담아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자신이 그린 '나'가 아니라 '타인이 그려준 나'를 보관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때 비쳤던 자신의 모습을 버릴 수 없는 거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고?
글을 좀 더 잘 쓴다니까 그게 생각나요, 헤밍웨이였나? 담배 피우면서 여섯 단어로 소설을 쓴... 멋짐. 영화를 더 좋아하고, 취향적인 부분에서 또 아드레날린이...! 언젠가 빵빵 터지는 드라마가 등장해 레이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의외로 좋아하는 과일이 바나나인 건 놀랍네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일인데. 나중에 바나나 조공을 해야겠다
>>104 이셔를 다그치는 헬무트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이셔가 혼자 남겨져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신경쓰이네요, 어린아이에게 혼자 있는 시간은 가혹하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혼잣말이라는 걸 하게 되는 걸 많이 봤는데... 결국 외로움이라는 건 본능 같고. 이셔에게 헬무트가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도, 헬무트에게 이셔가 그런 존재라는 것도 잘 드러나 있지만 동시에 헬무트로 인해 메여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의 행복과 아이 자신이 느끼는 행복이 같기는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셔는 착해서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으음, 헬무트 씨. 미안하지만 언제 한 번 이셔랑 하늘을 좀 날아봐야겠네요. 이건 어쩔 수 없겠어.
훈련실에서 굉음이 났다. 바닥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부들대며 일어서려다 한쪽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저 미친 새끼! 속으로 욕설을 뇌까렸지 차마 뱉을 수 없었다. 아까는 머리가 박살 날 뻔했는데, 지금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다음엔 어디가 박살 날지 모른다. 아마 이곳의 자가 치유 시스템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곳이 박살 날지도 모른다! 누군가, 이스마엘의 조력자인 제는 꼬리로 겨우 몸을 지탱해 일어섰다.
깨진 바닥과 자욱한 흙먼지 너머로, 마스크에 달린 개를 형상화한 네온 빛 장식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보였다. 이내 이스마엘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중력을 거스르듯 옆면의 벽에 똑바로 서 인간이 걸을 수 없는 각도로 걸어오는 모습에 이질감이 들었다. 등 뒤로는 나이프 여덟 자루가 둥실거리며 떠 있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나이프 한 자루마다 이스마엘이 각각 정해둔 세븐스의 응용법이 담겨있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바닥에 내리꽂히더니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기도 하고, 두 자루를 서로 연결해둔 공간만 중력을 뒤집기도 했으며, 어떤 것은 묵직하게 내리꽂히거나 자신을 끝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대체 그간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련하는 상대의 입장에서는 절대 좋은 변화가 아니었다. 제가 입에 고인 피를 뱉자 이스마엘이 천천히 고개를 꺾었다. 관절을 풀듯 뼈가 꺾이는 소리가 기민한 청력에 내리꽂혔다.
그의 말을 한번 메아가 치듯 되새긴 너는 권총을 다루는 법은 아냐는 말에 고갤 끄덕였다. 쓰는 법 정도는 알고 있다. 보조 무장인 만큼 철저하게 배우지는 않았지만. 너는 눈 앞에 보이는 권총을 쥔 손을 보며 네 손에 들린 권총 역시 따라 쥐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뭐든지 걸맞은 자리게 있는 거겠죠."
권총을 쥔 그의 손이 아래로 힘없이 내려오다가 빠르게 앞으로 뻗는다. 상황을 봐서 빠르게. 입에서 입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진 교범을 다시 전달받으며 너는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본 건 바로 해봐야 했으니 호흡을 안정시키고 권총을 내리던 너는 빠르게 앞으로 겨눴다. 어떤 느낌인지는 대충 알겠다.
"알겠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겨누느냐군요,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간소화된 무기인만큼 가늠자도 부실하고, 반동을 잡을 수단이 말단에 가까워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다. 마치 사살보다는 생존에 중점을 두는 듯한 감각에 너는 다시 권총을 내렸다.
>>115 외로움은 결국 본능이지.. 어린 이셔가 그런 시간을 보냈던 만큼 지금은 많이 어울리려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좀 기인된게 아닌가 스스로 생각하게 되기도 하네..🤔 확실히 헬무트는 세븐스의 위험성도 알고 있고, 세븐스로 하여금 어떻게 될지 그 미래를 알고 있어서 더 과보호한 면도 있지만.. (잠깐 후속 조각글 봄)(끄덕) 역시 하늘을 날아주셔야겠어요 아버지..
이스마엘: 요즘 날이 추운데 옷차림을 바꾸자니 참 애매한 것 같지 않습니까? 이셔주: 그렇지? 외투를 좀 바꿔보는 건 어때? 후드 부분에 따뜻하니 털 달린 거면 괜찮을 것 같은데. 이스마엘: 로망 아닙니까? 이셔주: 맞지? 어차피 너 어깨까지 안 올리고 팔에 걸치고 다니잖아. 이스마엘: 좋습니다, 체결! 이셔주: 화끈하십니다!
자캐의_싸움_방식은_매너플레이_더티플레이 평소엔 방어 위주의 극-매너플인데.. 눈이 돌거나, '진심으로 나와라' 같은 도발을 들으면 진짜로? 하고 되묻더니 더티플의 진수가 뭔지 보여주지.. 눈에 흙 뿌리기 머리채 휘어잡기 깔아뭉개서 얼굴만 패기 등등등..
"쉬울 리가 있나. 그러니까 자주 연습하는거지. 일단 여기 있는건 사격장 비품이니까... 나중에 권총 한 자루 받으러 와. 네 걸로 준비해줄테니 그걸로 연습해."
슥, 등을 돌렸다가 다시 휙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권총 휘둘러대지 말고! 그러다 걸리면 내 손으로 직접 몸뚱아리를 권총 모양으로 접어줄테니 각오해!"
사용한 총기들을 다시 관리하고, 거치한다. 표적지들 상태를 관리대장에 기록하며 마저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런 와중에 옆방, 그러니까 다른 훈련장에서 굉음이 여기까지 들리길래 순간 움찔한다. '옆 훈련실에선 대체 뭘 하는거지? 뭔 육식공룡이라도 등판했나?'하는 투덜댐과 함께.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며 마저 정리를 하다가, 쥬데카에게 가까워졌을 때 스치듯 어깨에 손을 얹고 이야기한다.
"그걸로 네 목숨 뿐만이 아니라, 주위 소중한 사람들까지 지킬 수 있도록."
그 후, 레이먼드 나이벨은 사격장을 나섰다. 간결한 '난 이만 간다!' 하는 짧은 인삿말만을 평소처럼 가볍게 남기고.
아니 시간이 시간이니 질문 안 나올 줄 알고 세웠는데! 아니 그리고 질문이 너무! 음... 라라한테 애인이 생기면... 그건 진짜 상상이 안 되는데.......... 라라가 썸을 타고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을 다 보고 있던게 아니라면 일단 의심부터 할 걸? 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냐고. 라라가 레시의 연애를 좀 서운하고 집착스럽게 본다면 레시는 라라의 연애를 결코 순수한 의미의 연애로 못 볼 거야. 진짜 연애구나 하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상대를 찾아가서 집요하게 물어보고 라라를 계속 파고들 걸. 이게 겉으로 보기에는 지금의 라라랑 비슷해보일 수도 있겠네~
>>127 유후 겉옷 팔에 걸치는 이셔 넘 좋구~! 근데 보들보들 예쁜 옷 입어볼 생각은 없니 우리 이쁜이? ㅎㅎㅎㅎㅎ 이셔의 더티플ㄹ레이 이번에 잘 보았습니다.. 기립박수 쳤습니다...! 위기를 함께한 사람이라. 아버지와 그리고~ 음~? 누구일까~??? ㅎㅎㅎㅎㅎㅎ
>>127 털 달린 외투를 걸친 이셔? 이거 못막습니다. 털이 아주 보송보송할 것 같네요... 좀 만져보고 싶다 아니 잠깐만 추우면 옷을 다 올려 입어야지! 아무리 스타일이 좋다지만 추워서 감기걸리고 그러면 안돼요! 평상시에 매너플레이가 진심이 아니라는 듯 바로 튀어나오는 더티플레이는 아주 좋습니다. 내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네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는 그런...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그런... 설득(물리포함
이셔의 이상향에 들어갈 수 있다면 아주 큰 영광이죠, 아마 이셔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거의 다 갈 수 있을 것 같지만서도. ~( ͡° ͜ʖ ͡°)(지그시
>>133 ㅋㅋㅋ좋습니다! 콜!
핫하 질문타임을 놓칠 수는 없죠! 역시 아닌 것 같으면서도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게 아주 보기 좋네요, 그때쯤 되면 확실히 서로 많이 이해하려나 싶고~ ㅋㅋㅋㅋ아 재밌어!
>>130 오잉? 이셔주도 예리한데? 일단 나나히카리는 일본어가 맞아~ 하지만 나나리가 서구권 성씨일까? 호호... 동서양이 혼용된 '장소'라는 건 맞지만! 그건 쌍둥이가 아니라 어머니입니다~
>>131 ㅋㅋㅋㅋㅋㅋ아니 라라 질문이 둘이나 들어왔어~~ 라라가 연애를 할 확률... 정상적인 연애를 할 확률이라면 진짜 희박한데... 그 확률을 뚫고 정상적인 연애를 하게 된다면 그 때서야 비로소 쌍둥이는 음양이 아니라 잿빛의 보통 사람이 되겠지. 그래야만 보통이 될 거란 생각이 문득 드네~
>>138 러닝하면서 새롭게 생기는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거 감안하면 30%? 이게 라라 관련도 많은데 라라는 어디까지나 설정상이니까 다 풀어도 80%? 후반? 그 정도쯤 풀지 않을까 싶어~
>>141 어으음 하 이걸 또 뭐라고 해야해.. 레시가 라라의 연애에 보이는 반응은 걱정보다는 두려움이야. 이해는 지금도 많이 하고 있고 너무 하고 있어서 문제인거구~
츠쿠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잠들기_전_하는_일은 창문가에 앉아서 바깥 풍경 보기? 겨울이 아니라면 창문 열어서 바람도 좀 쐐. 생각도 정리하고 머리 쉬게 하는 덴 그게 좋대~
자캐가_어렸을_때와_가장_많이_바뀐_점은 아무래도 성격이나 사고관 같은 게 제일 크지? 어렸을 때도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지금만큼 무뚝뚝하지는 않았어. 표현도 더 풍부했었고.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살아가는 이유나 행동동기라고 할 수 있겠네🤔
자캐의_교복_입는_스타일은 절대 멋내기 용으로는 수선하지 않았고 단정한 교칙의 화신 스타일로 다녔어. 한국이었다면 한겨울에 외투 금지 당했어도 순순히 마이만 입고 버텼을걸... 이게 바로 광기다...(?) 참고로 중학교까지 졸업했어. 고등학교는 취직 준비+직장인이 되어버려서 못 다녔고... 그래도 이 정도면 세븐스치고는 교육 잘 받고 산 편이지!
츸시 바깥 풍경 보기.. 평화로운 에델바이스 보면서 잠드는 걸까..? 생각하는 게 많아보여서 평온하게 잠들 수 있었음 좋겠는데~🥺 성격이랑 사고관이 달랐구나. 이유랑 행동동기도 그렇지만 표현이 풍부..해지겠..지? 뭐야...??? 츸시 모범생이네 근데 한국이면 마이만 입고 버틴다고? 너무 광기 아님....??? 세븐스 치고 교육 잘 받았다지만 츸시 교칙의 화신 캐해가 너무... 대학원까지 가게 만들고 싶어짐... 대학원생이 되어라 츸시..(?)
>>144 ㅋㅋㅋㅋㅋ아 정말 서로 안 봐주면서 싸울 거 같아서 참... 그렇네요(? 언제쯤 한번 해보죠!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이거아님
>>145 낭만 있는 창문 밖 풍경 바라보고 잠들기... 음, 좋네요. 좋아. 무뚝뚝함... 시간의 흐름과 동기에서 오는 차이라지만 저는 어째서 어른이 되어버려 팍팍한 삶 같은 게 떠오르는 걸까요(눈물 단정한 스타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군요! 그래도 추우면 좀 더 따뜻하게는 입고 다녀야지... 외투금지 너무해요 8ㅁ8
그럼 사람들도 좀 모였겠다, 질문 받아보고! 대답하고! 자러갈지말지 결정하겠습니다! 자 아무때나 오는 기회가 아니에요~(사실 아무때나 옴
>>150 그치만 어머니의 광공 유전자를 타고나고 세미광공 아버지의 교육까지 받았는데... 광공력이 없을 리 없잖아요👍
한겨울에도 얄팍한 마이 한 장으로 강추위를 버티고 야자로부터 단 한 번도 도망치지 않았으며 성적도 좋고 외부활동과 봉사도 꼬박꼬박 챙기고 개근까지 하며 곁다리로 생기부에 넣을 대회 수상도 할 녀석이라고... 두려워하라 크하하(?) 대학원... 보내주면 그것도 딱히 괴로워하지 않고 성실하게 할 것 같은데... 힘들어도 아무 일 없었던 조로 표정으로 고통의 시간을 버틸 것 같은 그런... 크아악 내가 썼지만 너무 가혹해... o<-<
>>154 어째서 체인이냐면... 1. 근접전을 해야 한다. 2. 근데 접근하기가 쉽지가 않네? 어떻게 붙지? 3. 와이어 같은 걸 쓰면 되지 않을까?<<근데 생각할 당시엔 와이어가 생각이 안남 4. 사슬을 써보자! 그런데 좀 얇고 쭉쭉 늘어나는... 그리고 살상력이 있는... 5. 전기톱에 쓰는 체인 같은 걸 쓰면 되지 않을까?
의 순서로 결정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제일 큰 건 근접전을 해야 하니 달라붙기 위한 방도로 찾은 거에요, 그 자체로 살상력을 지니기 어렵다는 점을 체인소를 통해 보완하려고 한 거고, 끝에 말뚝을 달아둔다거나~ 그 외에는 오너가 사슬을 쓰는 캐릭터에 대한 로망이 좀 있어서요, 금속이 여기저기에 부딪히면서 불똥이 튀는 그런... 멋있잖아요.
>>161 음... 시발점은 10대가 끝나기 시작한 시절 정도일까요? 본격적인 도망자의 신세가 되던 때부터 세븐스를 더욱 많이 쓰기 시작하고... 가디언즈랑 붙게 되어서, 더더욱 이기기 어려워진 이전 소속의 시점부터 갈갈갈이 더 가속되었을거 같군요!
>>162 가장 후회하지 않은 선택이라... 후회 많았던건 확 생각이 나지만 후회 없었던 것은... 에델바이스로 들어오기로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좀 상투적이긴 하지만, 여지껏 이전의 선택들은 그때 당시엔 '후회 없음!' 상태였지만 시간이 좀 많이 지나면서 후회할 일이 뒤늦게 생겨버리는 바람에...
>>158 (대충 십자가)(두지ㅣㅂ어짐) 가장 두려워할 상황이라, 지금 시점이라면 어떤 행동을 해도 이셔와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때겠죠. 삶이 끝날 때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게 삶이 끝나게 되면 모든 걸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니까요. 뭐 이런 부분이 아니라 좀 넓게 보자면- 에델바이스를 배반하지 않으면 소중하게 여기던 모든 게 없어질 상황이라고 할까요, 거기에 또 혼자 어디론가 가서 또 에델바이스는 사진 한두 장으로 변해 쥬의 품 속에 남게 되는... 뭐 이런 상황이겠네요.
>>159 오너 입장에선 그냥 생김새부터 꽂혔는데요(? 쥬 입장이라면 흠, 선선히 이상향이 이상향임을 인정하는 모습이라거나. 뭐 처음으로 재머 너머의 얼굴을 보게 된 것도 어느정도 특별한 느낌을 줬고요. 호감인 면모가 한둘이어야지 나 참! 사실 지난 일상 하면서 온갖 충동이 들었는데 참느라고 좀 힘들었습니다 네.. 쥬라서 오너의 충동이 표출되지 않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쥬는 어떤 부분에서 호감이야? 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할 것 같네요, 그냥 이셔니까. 라고 말할 수밖에...
>>161 내적으로 보면 확실히 도대체 어떤 부모가 아들 이름을 배신자가 가는 지옥으로 짓냐 뭐 그런건데...그러게요?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지? 설정 외적인 부분으로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가디언즈 배신자를 내고 싶다! 배신자 하면 떠오르는 거 > 아하! 라는 느낌으로 지었고 일단은....
내적으로는 어느정도 부모님의 자조 섞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쥬의 부모님은 평범한 사람들인데, 세븐스라고 해서 딱히 더 차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위해 뭔가 하려는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조금 도와주긴 했어도 소재를 가디언즈가 물어오면 입 다무는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얘기. 결과는 뭐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아들이 세븐스로 태어나면서 그제야 좀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시민으로써 충실하게 살았을 뿐인 삶이 누군가에겐 배반이고 신뢰를 저버리는 걸로 비춰질 수 있었다는 걸 말이죠. 아무리 그래도 아들 이름 이렇게 짓는 건 좀 그렇긴 해.
>>164 후회 없던 건 에델바이스에 들어온 거구나.. 후회하는 상황은 막상 많은 게 레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이는 것 같고.. 으악 뭐야 뭐냐고 삼촌 후회 없음! 에서 후회하는 일 생겨나는 거 진짜 짜다고 바다의 맛...🥺 앞으로 후회 없을 일만 가득가득 생겼음 좋겠어...
>>167 (베리매우진짜만족) 미련도 정답이지만 다른 것도 좋구나.. 배반하지 않으면 소중하게 여기던 모든 걸 잃는 상황.. 스스로 변절했기 때문에, 거기서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서 안쓰러워.. 에델바이스가 그저 과거의 추억으로 남아버리는 상황은 절대 오지 않을 테니까..🥺 쥬야 행복하자...
>>164 아...아이고오오....... 말 그대로 젊고 어린 나이때에 몸을 갈아버린 거잖아 나 너무 눈물나,,,,,, o<-< 삼촌... 익스트림 스포츠도 좋지만 무릎 보호대랑 철분제랑 비타민이랑 홍삼이랑 노니분말이랑 프로폴리스랑 새싹보리랑 산양유분말이랑 죽염소금 잊지 말고 꼭꼭 챙겨먹어........🥺
>>165 ??? 레이 당장 우주비행 훈련 시켜!!!!!!!
>>167 한국어로 치면 이름도 성고 특이하니까... 남궁무간지옥 같은 이름인 걸까(?) 단순히 캐릭터성을 위한 이름이었더라도 갱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적인 이유까지 섞이니까 더 심오해졌어!👍 부모님은 정말 의미 그대로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었구나... 아무리 자조라고 해도 사람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까지도 아들에게 있어서는 배반이자 기만일 수도 있고 말이야...🤔
>>178 이셔는 이름도 이름이지만 지금이랑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을 거 같아~ 글구 헤베라는 이름은 청춘의 여신이 바로 떠오르는데 이상향을 추구하는 지금의 무구한 모습이 딱 어울려서 뭐랄까 그 이름은 아니지만 이름의 느낌이 모습에 남아있는 거 같기도 하구? 이스마엘도 이쁘지만 헤베도 넘 이뻐....(´▽`ʃ♡ƪ)
1. 츠쿠시는 한자로 쓰면 土筆. 뱀밥, 그러니까 쇠뜨기라는 식물의 봄에 나는 생식줄기 부분을 말해. 강인하고 생명력이 강한 이미지, 싱그럽고 소박한 느낌의 이름이야. 뜻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솔직히 말해서 뱀밥이... 그닥 예쁘게 생기지도 않았고 굉장히 생명력 질긴 잡초라서, 예쁜 꽃에서 유래한 이름보다는 억센 느낌이지. 그래서 캐릭터적으로 잘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해~ :3 성은 그물(網)을 끊는다(絶)라는 뜻. 얘가 칼날과 날카로움 관련한 능력이다 보니 뭔가 벤다... 자른다... 끊는다.... 이런 이미지의 성을 고르고 싶어서 絶이 들어가는 성을 찾다가 결정하게 됐어. 일본에서도 희귀한 성씨라서 사람 이름보다는 동명의(한자도 같은) 요괴 이름으로 더 유명해. 한국에도 아미키리 성을 가진 사람이 귀화해서 만들어진 망절씨라는 성이 있다고 하고~ 물론 이 사람들이랑은 관련 없음!
2. 주량은 평균 정도. 술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마시는 걸 선호하지는 않아. 본인 술버릇을 안 좋아해서 평소에는 되도록 술 마시는 걸 피해. 술버릇이 뭐냐면 울적하게 혼자서 궁상떨면서 땅파고... 그러다가 심해지면 울어.... 더 더 심해지면 나중에는 별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슬퍼함...() 좀 추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그런 행동을 좀 꺼려는 편.
3. 능력을 구상할 때 초기에는 압력 관련 능력으로 할까 했었어. 처음부터 절삭력 관련된 검사 캐를 구상하긴 했었는데 날카로움은 단위면적 당 압력과 연관이 있으니까 그걸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까 압력 그거 이과적 지식이잖아... 나 이과지식 몰라... 응용하려고 해도 잘 모르겠어... 그래서 그냥 '예리함' 조작으로 결정했지롱!😉👍
츸시 티미 맛있다~!!!!! 강인하고 생명력이 강한 이미지, 싱그럽고 소박한.. 억센 잡초라고 해도 결국 그것 또한 번성하기 위해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생명이니까 츸시랑도 어울린다고 생각해~ >:3 아미키리는.. 그물과.. 모...모..모기장을?! 꺄아악!!!! :ㅁ 츸시 주량 평균이구나? 근데 우는 거 귀엽잖아.. 확실히 술자리에서 우는 애들 있으면.. 서러운 거 많구나 하고 달래주긴 하지만 본인 입장에선 엄청 쪽팔리다고들 하지..(꾸닥) 개인적인 이유까지 있다니 이건... 보고 싶은데 보면 큰일나는 주사구나...(메모) 으악 이과지식 나도 몰라........ 이과는 다 천재야~!!! 예리함 조작 정말 멋진 것 같아.. 츸시의 능력... 사실 간지도 나잖아.. 나는 그거 굿이라고 생각해!!!! 👍
아주 극초기에 말한 적이 있지만 수잔나 밑에서 자란 이셔는 정말! 교수 엘리트 집안이니 남부럽지 않게, 비능력자도 쉬이 엄두내지 못할 특혜를 누리고 살았겠지만 세븐스였기 때문에 그 행복이 인위적으로 조성된 감이 없잖아 있고.. 기대에 못 미치는 걸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잘 자란 집안의 기품 너머로 예민함이 늘 벼려져 있었겠지.. 불신은 기본 전제에 레지스탕스 들어와서도 수단방법 안 가리고 좋은 결과를 위해 눈 돌아서 스스로를 혹사하는..
츠쿠시 티미 너무 맛있는데? (썰배 통통) 이름의 유래 너무 맛있다... 생명력 강한게 얼마나 중요한데 우리 츠쿠시는 오래오래 장수할거야! 호오오오 츸시 술버릇이 매우 귀엽군요? 나중에 옷 골라주고 술 사라고 해야지 케케케 앞서 했던 진단이랑 능력 티미랑 되게 잘 맞물린다~ 단정한 이미지에서 나오는 예리함! 절도있음! 크~~ 이거지~~
>>263 로벨리아의 과거는...(강한 노이즈 섞인 소리) 랍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특별히 딱 정해서 올리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자기가 내키는 것이 있으면 올리고 그러는 편이에요. 그 날 먹은 디저트라던가, 식사라던가, 혹은 예쁜 풍경이라던가, 화려한 옷이라던가. 대충 그런 느낌으로!
마을 구한 후로 며칠이 흘렀다. 결국 마을을 구하고 사람들을 그곳에 다시 살게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마을은 불타버렸고 사람들은 마을 떠나야만했다. 전신에 입었던 크고 작은 상처와 화상은 뛰어난 기술의 의사양반 덕분에 빠르게 흉 없이 회복 할 수 있었으나 한동안 그시절이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 악몽을 꿨다.
그중 가장 최악의 악몽은 모두가 행복하게 마을 안에서 사는 것이었다.
악몽과 힘들었던 기억을 잊을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은 놈들을 상대하면서 가장 성가셨던 도구들을 취합하고 자신의 능력에 잘 어울리도록 구상하는 것이다. 몸은 사건 이전으로 회복 했지만 부러진 다리는 회복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는 터라 목발을 건네 받았다.
"어우 진짜...이놈의 목발은..."
이젠 제법 능숙하게 목발을 짚으며 에스티아에게로 향했다. 지난 번 사이보그 시체와 싸우고 나서 무엇인가 감명을 받은 듯했다.
그는 에스티아가 주로 공구들을 만들 때 머무는 방으로 향했다. 공방의 문을 두드리며 에스티아를 찾았다.
"에스티아, 자리에 있어?"
공방 안에 들어가 아공간에서 대 여섯장의 커다란 종이를 꺼내며 그녀를 찾았다. 얼핏봐선 하나는 거대한 변신 공룡 로봇일 것이고 또 하나는 거대한 인간형 전투 슈트일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평범한 부스터팩일 것이다. 딱 봐도 문과가 구상한 어처구니 없는 종이를 가지고 그녀를 찾아왔으니 잔소리를 들어도 뭐라 할 말 없을 것이다.
블랙 스케빈저와의 싸움은 아스텔은 물론이고 에스티아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물론 둘 다 가벼운 경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이 완전히 성한 것은 아니었다. 당분간은 아무 것도 만들지 말고 안정을 취하라는 로벨리아의 지시에 에스티아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일단 자신이 사용하는 연구실로 들어왔다. 그곳에 있는 침대에 걸터앉고 한숨을 내쉬면서 기기들을 바라보는 와중 노크 소리가 들리자 에스티아는 가만히 문 쪽을 바라봤다.
"응. 있어. 무슨 일이야? 들어와도 괜찮아!"
일단 누군가가 찾아왔으니 적어도 심심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며 에스티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뒤이어 냉장고를 연 후에 그 안에 들어있는 탄산 음료 캔을 하나 꺼내들었다. 일단 누군가가 찾아왔으니 그것이라도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아마 문을 열고 선우가 들어오면 백의를 입고 있는 에스티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머리 부분에 붕대를 살짝 감은 것도 포함해서.
"무슨 일이야? 여기에선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리고 에스티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선우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물었을 것이다. 무슨 볼일이냐는 듯이. 딱히 경계하거나 오지 말라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고 그곳에 있는 것은 작은 호기심이었다. 평소에 찾아오지 않는 이가 찾아오면 아무래도 무슨 일인가 싶을테니까.
오래된 영화의 명대사를 노래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문을 열자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쉬는 데 방해했나 싶어 아차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다행히 그녀도 상당히 지루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공방의 주위에는 보기만해도 어지러울 정도의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가지각색의 불빛을 내고 있었다. 백의를 입고 침대에 그대로 앉아있는 것을 보아하니 휴식을 취하라는 대장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한 모양이었다. 머리 부분에 붕대를 살짝 감은 것을 보니 그녀역시 부상이 작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 망할 미사일을 발사하는 괴물과 직접 싸웠으니 말이다.
"놀러왔지!"
보급부대 마철두 아저씨에게 찾아가도 다 낫고 오라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상황이다. 가만히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으니 뭐라도 일을 하고 몸을 움직여야만했다.
그녀가 건넨 탄산음료 캔을 받아들고는 아공간에서 겉들여 먹을 과자들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뭐 먹을래?"
자신이 구상한 여러 아이템들을 그녀에게 보여주곤 물었다.
"가능할까? 비용은 얼마나 들까?"
초 거대 변신 합체 로봇 공룡에 빨간 줄과 파란 동그라미가 연신 그려져 있는 것을 보니 그가 열심히 구상한 것은 이쪽인 것 같았다. 인간형 전투슈트나 물리법칙은 간단히 무시하는 문과식 무기들이 그려진 종이는 이과들이 보면 탄성을 지를 것이다. 그리고 간략하게 제트팩과 근처 물건을 끌어당겨 발사하는 경량 대포가 그려져있었다.
과자들을 바라보다 에스티아는 초코스틱형 과자를 손에 집었다. 이어 포장지를 깐 후에 그녀는 그 내용물을 입에 물었다. 천천히 줄어드는 스틱의 맛을 느끼면서 에스티아는 가만히 선우가 보여주는 도면을 바라봤다. 공룡형 로봇, 인간형 전투 슈트. 그리고 제트팩. 가만히 바라보던 에스티아는 흐응. 소리를 내면서 근처에 있던 의자를 앉았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도면을 가만히 바라보다 선우에게 시선을 돌리고 물었다.
"다 가능해. 물론 시간은 걸리겠고 비용은 좀 많이 나오겠지만 딱히 뭐 만들어주는데 대가를 받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 셋 다 만들어서 어떻게 쓰려고? 관리할 수 있어?"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공룡 로봇을 어떻게 관리를 하겠다는 것인지 에스티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일단 견적을 내보겠다는 듯이 그녀는 가만히 머리를 굴리면서 도면도를 바라보면서 펜을 꺼낸 후에 살며시 뭔가를 그리면서 이런저런 기호를 첨부했따. 그리고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이 공룡 로봇은 대충 10년 정도! 그리고 이 슈트는 글쎄. 세븐스가 있다면 구현 못할 것은 없겠지만 너의 세븐스는 이런 것들은 불가능하지 않아? 나는 과학이론 이내에서 뭔가를 만들어줄 수 있지만 과학이론을 초과하는 것은 만들 수 없어. 그 부분부터는 세븐스의 영역인걸! 그리고 이 제트팩이라면 대충 2주 정도면 만들 수 있기야 할 것 같지만..."
이내 그녀는 가만히 선우를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분홍색 보검을 꺼낸 후에 그 보검을 손으로 톡톡 치면서 이야기했다.
"이 보검을 이용해서 직접 무장을 커스텀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아? 만들고자 한다면 금방 만들 수 있을텐데. 그럼에도 하고 싶다면 해줄 수는 있지만 솔직히 추천은 못해줘. 보검의 힘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망가지면 수리가 불가능하고 더 나아가서 전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테니까. 공중전을 주로 하겠다면 또 모를까."
"날 뭐로 보는거야? 내 세븐스가 있다면 이 정도는.... ....좀 난이도는 있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거든? 물론 10년은 필요하지만."
이런 거구를 만들기 위한 재료의 확보. 그리고 설계도를 다시 그리고 그 안의 기기와 에너지코어의 개발 등등.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하려면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며 에스티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자신의 세븐스를 풀 가동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면 조금은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획기적으로 확 줄어드는 일은 없을테니 그녀는 괜히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무슨 소리야. 관리를 무슨 무기라도 제대로 해야해! 총기조차도 관리를 안하면 총알이 발사 안된단 말이야! 약실이라던가 그런 것들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야! 하다 못해 칼도 날을 잘 갈아야 예리함을 유지할 수 있는거고! 로봇도 마찬가지야! 매일매일 기름칠을 해주고 내부 청소를 깔끔하게 해야 해! 정비도 해야하고! 그리고 블랙 스케빈저는... 글쎄. 이쪽이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이 만든 것이 진다는 소리는 차마 할 수 없었는지 에스티아는 살며시 눈치를 살피면서 괜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순순히 조금 힘들 것 같다라던가 비슷할 것 같다라던가 그런 말을 하기에는 에스티아의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디언즈에게 밀린다니.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고 인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었다.
아무튼 제트팩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으면서 그녀는 팔짱을 가만히 꼈고 초코 스틱 과자를 다시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서 그 길이를 천천히 줄인 후에 꿀꺽 삼켰다. 그리고 에스티아는 선우를 바라보면서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추천을 해달라고 해도 결국 싸우는 것은 너야. 그러니까 네가 무슨 싸움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나도 구상을 해줄 수 있어. 그러니까 우선 그것부터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 어때? 제트팩을 정 가지고 싶다면 만들어줄 수 있어. 공중전을 하고 싶다면 할 수도 있는 거니까. 혹은 다른 스타일을 원한다면 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순 있어.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데 나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해도 뭘 추천해주면 좋을지 알 수 없는걸."
감탄을 하며 박수를 쳤다. 이런 낙서수준의 기계를 구체화하며 설계도를 그리고 에너지공급장치를 새롭게 창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도 혼자서 한다는 것은. 그런데 이것을 혼자서 다 끝낸다니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의 세븐스가 이쪽에 다 투자되어야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만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정도였다.
"매일매일? 어휴..난 총기 손질도 귀찮아서 게을리 하는 데 매일매일 기름칠을 하라고?"
선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못한 짓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초 거대 변신 합체 로봇 공룡은 요청자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백지화가 된 모양이었다.
"이기겠지. 그렇고 말고. 누가 구상하고 누가 만들었는 데?"
에스티아가 처음으로 그의 눈치를 살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선우는 오히려 당당히 말했다. 그도 눈치라는 것은 있는 터라 이 말도안되는 로봇이라도 블랙스케빈저에게는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입 밖에 내진 않았다. 그도그럴것이 그 로봇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막아내는 데 몇 사람분의 버스트와 스페셜스킬이 소모되었고 그마저도 사실상 실패했으니까.
"카시노프를 납치해서 뇌를 개조하는 게 쉬울 것 같아"
차라리 이게 더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었다. 물론 반쯤 농담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미친 행적들을 보면 그만 있으면 글라키에스든 레이버든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싸움? 별거 없어. 그냥 수단방법 안가리고 이기는 싸움이야."
카시노프의 하수인과 싸우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건 소총과 폭탄이 아닌 고기 구울 때 자주 사용하던 부탄가스였다. 선우의 능력은 편하긴 해도 결국 싸울 땐 남들 보다 더 크고 간편한 주머니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에겐 이렇다할 싸움 방법 따윈 없었으며 그냥 이기기 위해선 온갖 수를 다 사용해야했다.
"뭐든 지 상관없어. 진짜로 드릴 암이라도 괜찮아."
에스티아의 장난끼 있는 목소리에 가볍게 대답했다. 물론 이것은 진담이었다. 누군가의 공격으로 토사물에 휩싸여서 고립되었을 때 쉽게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때 아이들을 막고 있던 얼음벽이라도 깨부술 수 있었겠지.
그녀의 온갖 아이템들 하나하나가 그에겐 꼭 필요했다. 이걸 쓸 날이 올까 싶은 것들도 언젠간 쓰였고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이었다.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이기는 싸움이라니. 그럼 그것을 어떻게 구현해줘야 한단 말인가. 영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 그대로 정말 어떤 무기라도 상관없다는 식이면 그야말로 무플랜이 아니겠는가. 그 무플랜을 매꿔주기에는 아무리 에스티아라도 힘들었다. 그러다가 적과 최대한 거리를 두는 싸움이라는 말에 에스티아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턱을 괴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살며시 자세를 원래대로 돌리면서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적과 최대한 거리를 두는 싸움이라고 한다면 총밖에 없잖아. 아니면 활. 그것도 아니면 투창 정도? 혹은 레이저 장치 같은 것도 있겠지만..."
어느 것이 그에게 잘 맞을지는 역시 에스티아로서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냥 말 그대로 그가 원하는 것은 일단 제일 강한 무기 같은 것을 바라는 것 같았으니까. 이어 그녀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약 10분 정도 지났을까? 자신의 드론과 함께 돌아온 에스티아는 드론을 손으로 가리켰다. 드론은 자기장을 이용해서 라이플 하나를 띄워올리고 있었다.
"이건 레이저를 쏠 수 있는 라이플이야. 위의 조준경으로 붉은 적외선을 쏘아서 궤도를 맞춘 후에 방아쇠를 당기면 그 궤도를 따라서 레이저가 발사돼. 이런 것이라도 쓸거면 가져갈래?"
적어도 화력은 어느 정도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에스티아는 다시 근처에 있는 자신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선우에게 한가지를 더 제안했다.
"아니면 어깨에 달 수 있는 간이 부스터 같은 것도 일단은 있어. 그것을 이용하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세븐스 정도는 아니어도 적어도 일반인들보다는 확실히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긴 할 거야. 그것도 괜찮을 것 같고?"
>>314 일단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과정의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로군요. 화끈하다! 레레시아! 근데 오래 잔 시간이 4~5시간이요? 역시 아스텔테라피를 사용해야만..(안됨) 으앗.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역시 이 부분은 상당히 심호하군요. 그 와중에 덤...ㅋㅋㅋㅋㅋ 세상에..ㅋㅋㅋㅋㅋㅋ 귀엽다. 진짜 귀엽다.
불꽃은 인류를 동굴 바깥으로 이끌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불꽃을 다룰 수 있게 된 인간은 자연의 어떤 생명체도 대적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것은 불꽃 때문이었을 뿐. 인간은 여전히 연약했다. 불꽃이란 제 의지가 없는 것이어서 인간에게 휘둘렸고 인간은 불꽃을 제 수족처럼 다룰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지닌 힘이라 착각하곤 했다. 그러나 정말 불꽃은 아무런 의지도, 방향성도 없는가? 불꽃에 대한 원초적 공포를 잊는 순간 복종하던 불꽃은 섬기던 자를 집어삼킨다.
"......"
스크린에서는 철없는 아이들의 불장난이 큰 화재로 번졌고, 새카맣게 탄 시체만 대어섯 구가 나왔다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전소된 건물의 내부가 찍힌 영상이 가감없이 나오는 그 화면을 보던 시선이 내리깔리고, 목 뒤를 매만지는 손길이 떨린다. 이미 흉터만 남은 지 오래건만 여전히 타는 듯한 느낌이 가끔 들 때면 어쩔 줄을 몰랐다. 작열하는 듯한 통증은 가끔 식은땀마저 줄줄 흘리게 만들었다. 어느정도 가라앉는 듯하여 일어선다. 오늘은 중요한 임무가 있는 날이다. 정확히 무슨 임무인지는 모른다. 그저 중요한 임무라는 말만 들었을 뿐. 시간을 보니 조금 촉박했기에 서둘러 제복을 갖춰 입고 군화를 신는다. 조금 뛰어야 늦지 않을 것 같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뒤로하고 지금은 약간 젖은 땅을 밟아 물기가 튀기는 소리만 들린다. 제복 때문인지 가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이 쏠린다. 최근 기르기 시작한 머리카락에 거의 다 덮여 가려지긴 하지만 불에 지져진 흉터를 보는 것만 같아 신경이 쓰인다. 목을 매만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기에 이를 지그시 물고 발을 내딛는다.
"후우..."
발걸음이 느려지는 것은 도착점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발을 멈추니 제 상관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제복은 보이지 않아, 뭔가 전달받지 못한 게 있는지 열심히 머리를 굴려본다. 답을 내리기 전에 먼저 상관으로부터의 말이 들려온다.
"역시 제복을 입고 왔군, 어쩔 수 없지. 자, 이걸 받아라." "이건..."
건네받은 옷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복, 그러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조금 낡은, 기성품이라기보다는 벌써 한두 철은 지난 듯한데다가 품도 잘 맞지 않고, 위 아래 비율도 그닥인, 그저 구색을 맞춘 듯한 옷 한 벌이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가디언즈에게 지급될 만한 복장은 아니었으니 너는 옷을 받아들고 잠시 상관을 쳐다보았다. "갈아입어." 라는 말이 들리자 다시 한 번 옷을 내려다보긴 했지만 명령에 복종해야 했기 때문에 가까운 탈의실을 통해 환복한 다음에야 본격적인 임무가 하달됐다. 애써 기른 머리카락도 틀어올려 묶으라는 명령도 있었다. 손에 들린 것은 기름이 반쯤 담긴 기름통 하나.
"네 임무는 최근 이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레지스탕스에 잠입, 습득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거다. 왜 이런 옷차림인지 이해가 되나?" "예."
연기해야 할 역할은 세븐스 정비공, 한없이 싼 임금을 받고 직접 발품을 팔아 출장을 다니며, 이젠 새롭게 생산되지도 않는 구식 차량을 정비하는 인간, 그리곤 연락책과의 접선 위치, 음어, 발각 시 대응 등등의 부가적인 설명이 있었다.
"발각시 도주하되, 불가능할 경우에는... 알고 있겠지?" "...예."
붙잡혀 역으로 정보를 빼앗기는 일만큼은 없어야 했다. 살아있는 한 그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으니,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었다. 너는 네 어금니에 씌워진 캡슐을 떠올렸다. 의식해서 깨물지 않으면 깨기 어려운. 그렇게 전달이 끝나자 상관은 품이 큰 모자 하나를 머리에 눌러 씌웠다. 시야가 가려져 살짝 올리니 상관의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지금부턴 정기적 연락, 긴급한 사항이 아니면 가디언즈에선 널 돕지 않는다. 넌 지금부터 아무것도 아닌 세븐스일 뿐이야. 자, 가봐라. 저쪽 경로로 움직이다 보면 그들과 마주칠 거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뭔가 알아챘다고 해도 피할 생각은 마라. 네 모습을 잘 봐.
"이렇게 멀쩡해서야 어지 레지스탕스에 들어갈 이유가 있겠나?"
그 말을 끝으로 상관은 몸을 돌려 시야에서 사라졌다. 몸을 돌려 그 반대쪽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헐렁한 옷차림이 불편하다. 정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축축하면서도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새까만 흔적이 바닥에 이지러져 있다. 갑자기 온몸이 오싹한 감각이 들었다. 바람이 차갑긴 했지만 그것 때문이 아닌, 본능적인 감각. 이 쪽으로 가면 안 된다는 외침에도 이를 악문다. 어째서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긴 시간동안 살아오며 그저 위험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감각은 논리적인 설득따위 하지 못했다. 살아온 시간만큼 이유 없는 외침은 없음을 알았지만, 도망은 허가되지 않았다.
"......"
그 감각이 절정에 달했을 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고개를 든 장소는 익숙했다. 예전에 와본 장소는 아니었다. 고작 한두 시간 전에 눈에 담았던 장소. 어째서 퀴퀴한 냄새가 풍겼는가. 질질 끌린 듯한 검은 흔적은 왜 있었는가.
"...하아."
너는 전소된 건물 앞에 서서 눈총을 받고 있었다. 훤히 드러난, 불에 지져진 선명한 낙인, 그리고 손에 들린 기름통에 꽂히는 시선을 너는 느꼈다. 등골이 오싹하다 못해 반으로 쪼개질 것만 같았다. 뒤를 돌아보기가 두려워 작게 속삭이며 기름통을 쥔 손에 힘을 준다. 헐렁한 옷의 앞섶을 비틀어쥔다.
물론 그 스스로도 자신의 요구가 굉장히 무리한 요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세븐스는 전투에는 그리 도움되지 않기에 일반인이 전투에 참여한다는 느낌으로 가야한다. 아무런 능력 없는 일반인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땅에서 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싸우고 물 위에서도 싸운다. 그렇기에 어느 한 방법만을 고집해선 안되고 모든 가능성과 생각을 열어두어야한다.
그녀의 투덜거림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모두 옳으니까. 자신이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다. 놀랍게도 그녀는 그의 말에 어느정도의 답을 찾아내었다. 10분만에 저격총 하나를 꺼내 주었으니까.
"고마워"
레이저를 쏠 수 있는 저격총은 확실히 사격능력이 더 향상 될 것이다. 그는 아공간에 넣어버리고는 또 새로운 것은 없는 지 눈을 반짝였다.
"오! 그것도 좋겠네"
일반인들보다 빠른 속도라면 적어도 지금보단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좋은 아이템을 마다할 리 없었다. 익숙하지 않다는 문제는 시간이 답이다.
그녀가 아이템을 소개할 때마다 그는 계속해서 신나게 그것도 좋겠다며 즐거워했다. 아공간에 물건을 채워넣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따로 내게 원하는 건 없어? 보급대대 일을 도와주면서 밖에 자주 나가기도 하고 밀수를 하면서 스치는 물건들도 많으니까"
평소 알고 지내던 밀수업자에게 요청하면 어떤 물건이든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선우는 부스터를 어깨에 달았다.
굉장히 좋아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에스티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만든 물건을 이렇게 좋아해주니 만든 입장에선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를 일이었다. 에헴~ 하는 느낌의 포즈를 취하면서 잔뜩 만족하던 에스티아는 이내 선우의 말. 원하는 것이 없냐는 그 말에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딱히 그런 것은 없는데. 음. 애초에 대가를 바라고 지원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걸! 같은 제 0 특수부대잖아? 동료끼리 이럴 때 돕고 그러는 거지. 무엇보다 지금 이렇게 맛있는 과자도 받았잖아. 그리고 물건 구하기는 내가 더 잘할걸?"
마치 꽤 여러 거래처가 있기라도 한지 그녀는 웃으면서 가만히 오른손을 저으면서 또 다시 초코스틱 과자를 입에 넣은 후에 마치 햄스터가 갉아먹듯이 천천히 입에 쏙 집어넣었고 그대로 꿀꺽 삼켰다. 그러다가 그녀는 그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었다.
"그 외에 바라는 거라면... 목숨 귀한 것을 좀 생각하는 것 정도일까? 너 저번 임무에서 퇴각하라고 해도 퇴각을 안하고 그대로 있었잖아. 루시아가 어떻게 도와줘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어쩔 참이었어? 그 미사일의 위력. 모르지 않을 거 아니야. 이미 설명 다 했으니까."
어떤 세븐스인진 알 길이 없으나 가디언즈의 간부 클래스 중에서도 리더의 세븐스 기술이 적용되어있는 강력한 핵병기. 어떻게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그대로 그의 몸은 잿더미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숨을 약하게 내쉬면서 에스티아는 선우게 톡 쏘듯이 이야기했다.
"싸움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죽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죽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의미하게 개죽음당하는 거잖아. 아스텔이 왜 그렇게 미사일의 속도를 줄였는데. ...하아. 다음에는 그러지 마. 얼마나 놀랐는데. 그때."
일단 합동 스페셜 스킬은 누구와 짜느냐에 따라서 아무래도 그 구도가 확 달라질수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에.. 저는 크게 막 평소에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NMPC 3인방은 각각 2명씩 해서 합동 스페셜스킬을 쓰기도 하지만.. 그게 작중에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설정상으로는 있다는 느낌으로!
아무리 그래도 조수까지 둘 생각은 없다는 듯 에스티아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이쪽 일은 자신 혼자서 처리하는 것이 좀 더 편하기도 했고. 조수야 어차피 자신의 세븐스를 이용하면 가볍게 여러가지 기기를 한번에 돌릴 수도 있었으며 일을 도와주는 드론이나 작은 로봇들도 있었기에 특히 더. 적어도 당장 이곳에 일손이 더 필요하진 않았기에 그녀는 그 제안은 거절했다.
한편 자신의 말에 대해서 선우가 이야기를 하자 에스티아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선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약하다라는 그 말을 들으면서 에스티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의 말이 완전히 끝나자 에스티아는 선우를 바라보면서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네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는 하지 않을게. 로벨리아 언니가 바라는 세계는 세븐스가 정말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세계고 너는 너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이 있을 거 아니야. 안 그래? 하지만 어차피 그 마을은 더 사용할 수 없었어. 이미 재밍장치가 파괴되어서 위치가 발각된 이상 계속 공격받을테고 그때마다 에델바이스가, 우리가 나서서 구해줄 순 없잖아. 우리들은 단순히 마을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있는 조직이 아니니까."
말 그대로 이 세계 그 자체와 싸우고 있는 조직인만큼 마을 하나를 언제까지나 계속 지켜줄 순 없었다. 결국 포기해야 하는 것은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최대한 할 수 있을만큼은 하자. 하지만 그게 안되고 더 이상 힘들겠다고 판단하면 목숨을 부지하라. 그것이 바로 에델바이스의 정신이기도 했고. 그 정신을 속으로 조용히 읊던 에스티아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다가 어쩔 수 없다듯이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약한 이는 여기에 서 있지도 못 해. 매번 그런 위험한 임무를 나갈 수도 없어. 난 선우 네가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무슨 일을 겪었고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난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도 약하다고 느낀다면 더욱 강해지면 돼. 확실하게 막을 수 있다고 그 정도의 힘이 있을 때 막으려고 한다면 그건 용기야.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상당히 위험한데 버티고 있으면 그건 만용이라고 생각해. 더 강해지면 돼. 정신적이건 뭐건. 그러면 그때는 만용이 아니라 용기로서 당당하게 지킬 수 있지 않겠어? 그게 내 생각이야."
요리도 나름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고 식품에도 여러 기술이 필요하니까. 나름 빈민가에 오래 살면서 자연에서
"도와줄거 있으면 말해줘. 언제들지 갈게"
에스티아가 한숨을 쉬며 하는 말에 정곡이 찔린 듯 그는 윽하는 소리와 함께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말에 틀린 것은 없다. 그 마을은 분명 재밍 장치가 파괴된 순간으로 버려지는 게 확정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에델바이스가 공격 당할 때마다 구해줄 순 없었고 단순한 마을 하나만을 지키는 조직은 더더욱 아니었다.
결국 포기하는 게 당연했다. 아니, 포기해야만했다. 이 부도덕한 세계와 싸우기 위해 작은 마을 하나쯤은 포기해야했다. 오히려 사람들을 대피한 것만해도 잘한 일이고 박수 받고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이었다. 오히려 이런 일로 목숨을 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지탄받아야 할 일이겠지.
"더욱 강해지려고 여기 온거 아니겠어? 하하"
멋쩍게 웃으며 진지해진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띄우려고 했으나 이내 포기한다. 도저히 웃지 못하겠다.
"만용이 아니야, 그건 용기도 아니고 만용조차 되지 못해. 그저.."
두려움일 뿐이라는 것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루시아에겐 쉽게 말한 것을 그녀에겐 차마 말하지 못했다. 그녀가 직접 자신의 눈 앞에 살아있기 때문이겠지. 자기 스스로에게 지탄받는 것이 두려워서, 스스로를 욕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퇴각하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항전을 선택했다.
요리도 나름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고 식품에도 여러 기술이 필요하니까. 나름 빈민가에 오래 살면서 자연에서 먹을 수 있는 나물 같을 것을 채취하기도 하고 한정된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것엔 도가 텄다.
"도와줄거 있으면 말해줘. 언제들지 갈게"
에스티아가 한숨을 쉬며 하는 말에 정곡이 찔린 듯 그는 윽하는 소리와 함께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말에 틀린 것은 없다. 그 마을은 분명 재밍 장치가 파괴된 순간으로 버려지는 게 확정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에델바이스가 공격 당할 때마다 구해줄 순 없었고 단순한 마을 하나만을 지키는 조직은 더더욱 아니었다.
결국 포기하는 게 당연했다. 아니, 포기해야만했다. 이 부도덕한 세계와 싸우기 위해 작은 마을 하나쯤은 포기해야했다. 오히려 사람들을 대피한 것만해도 잘한 일이고 박수 받고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이었다. 오히려 이런 일로 목숨을 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지탄받아야 할 일이겠지.
"더욱 강해지려고 여기 온거 아니겠어? 하하"
멋쩍게 웃으며 진지해진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띄우려고 했으나 이내 포기한다. 도저히 웃지 못하겠다.
"만용이 아니야, 그건 용기도 아니고 만용조차 되지 못해. 그저.."
두려움일 뿐이라는 것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루시아에겐 쉽게 말한 것을 그녀에겐 차마 말하지 못했다. 그녀가 직접 자신의 눈 앞에 살아있기 때문이겠지. 자기 스스로에게 지탄받는 것이 두려워서, 스스로를 욕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퇴각하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항전을 선택했다.
만용도 아니고 용기도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겠는가. 그보다 더 최악의 무언가라는 것이었다. 하물며 만용이라면 차라리 겁이 없구나 정도로 끝날 일이었겠으나 그것조차도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정말로 위험한 것이 아니었을까. 허나 그 이상 뭔가를 더 말하거나 하진 않았다. 더 정확히는 이 이야기는 자신의 선에서 끊겠다는 암묵의 표시이기도 했다. 로벨리아가 알게 되면 그거야말로 정말로 무슨 말이 나올지 알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응? 아냐. 됐어. 됐어. 이것으로 충분한걸."
또 과자를 내미는 모습에 에스티아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다가 겨우 상황을 파악하고 두 손을 약하게 휘저었다. 설마 또 과자를 주려고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탓이었다. 일단 하나 받은 것은 먹겠으나 그 이상 받는 것은 조금 부담된다는 듯 에스티아는 살며시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그와는 별개로 아공간 자체는 꽤 신기한지 에스티아는 두 눈을 여러 번 깜빡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그 능력은 신기해. 우리는 인지할 수 없는 다른 공간이라. 하지만 엔트로피의 총량을 따져보면... 후훗. 물론 세븐스니까 이런 것을 따져도 의미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위치한 공간인지는 궁금하긴 해."
평행세계? 아니면 아무 것도 없는 무의 공간? 정말 제대로 연구해보고 싶다고 생각은 하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일단 깍지를 낀 후에 쭈욱 위로 기지개를 켰다.
"아무튼 일단 내가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정도니까 나중에 필요하면 제대로 생각한 후에 가지고 와 줘. 네가 정말로 이걸 가지고 싶다한다면 그런 것으로 말이야."
헬무트 케르스트너는 평범한 세븐스였다. 대기와 기류를 다룰 수 있는 세븐스를 타고났긴 했지만 어떠한 사고도 일으키지 않았고, 그나마 세븐스를 쓰는 경우도 자신이 학교에 늦을까 싶으면 빠르게 하늘을 달리기 위한 정도로 쓰였다. 세븐스로 누군가를 해치는 건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비능력자긴 하지만 세븐스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가족 덕분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누이는 그가 세븐스를 옳은 길에 쓸 수 있도록 인도했다. 비록 그가 16세일 적 비능력자 보호법령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가 살던 마을에서는 케르스트너 집안사람들의 성품과 헬무트가 올곧은 사람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많은 차별 없이 밝은 앞날을 바라보고 있는 청년이었다. 그는 그때까진 자신이 이런 길을 걷게 되리라 믿지도 않았고, 단 한 번도 불안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훗날 그가 회고하기를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은 불안을 받아들이고 조국에 충성을 바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고, 가장 최악이었던 선택은 조국에 충성을 바쳤다는 것이다.
비극은 평범한 날에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법이다. 비능력자 보호법령이 떨어지고 1년 뒤, 헬무트는 가족을 모조리 잃었기 때문이다. 강경파 레지스탕스의 테러 때문이었다. 그날의 참상을 헬무트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가족이 모두 모여 선물을 사러 가던 참이었다. 누이인 루이제가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임신 3주 차라 고백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신혼이 지나면 손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들떠있었고, 오랜 군 생활로 감정 표현이 희미하던 어머니도 기쁜 기색을 보였다. 쇼핑센터에서 아기용 신발을 고를 때, 가족 전체가 깊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건 어때?"
헬무트는 신발 한 쌍을 손에 올렸다. 루이제는 신발을 받아보곤 높은 비명을 지르듯 목소리를 높였다. "맙소사, 너무 귀여워!"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샛노란 신발은 루이제의 손바닥 위에 올려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조그맸다. 행복이 가득 찬 목소리와 함께 행복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 스몄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꼭 병아리 같지 않아요?" "예쁘네. 누가 골랐니?" "헬리가요." "잘 골랐구나. 역시 아트스쿨 학생은 미적 감각도 달라." "맞아, 헬리는 뭐든 잘 그리잖아. 그래서인지 색도 예쁜 것만 고르나 봐요."
헬무트는 가족들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가족을 무엇보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도 누이를 닮아 아름다울 것이다. 아니면 매형을 닮았을까? 어느 쪽이든 행복할 것이다. 달콤한 인생이겠지. 아이는 비능력자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내심 생각했다. 루이제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환하게 웃었다.
"헬리, 또 세븐스 생각이야?"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얼굴에 다 쓰여있는걸." "쇼핑센터 직원 때문에 그러니? 클레임을 넣을까?" "아뇨. 들여보낸 준 걸로 감사하려고요." "정말이지, 괜찮아. 헬리.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 "아, 1층에 아모리노*가 있던데. 쇼핑이 끝나면 거기서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먹을까?" "리지, 내 나이가 열일곱인데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나보단 한참 어리지. 그래서 안 먹어?" "……먹어." "그럴 줄 알았어!"
헬무트의 얼굴이 새빨개지자 가족 전체가 웃음꽃을 터뜨렸다. "다른 신발 찾아볼게!" 도망치듯 멀찍이 떨어져 아기 신발을 둘러보자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치사한 가족들! 그렇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아기 신발을 대충 훑어볼 적, 헬무트는 적당한 신발을 하나 더 찾았다. 연보라색 신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새하얀 피부에 딱 어울릴 것 같다. 신발을 보여주기 위해 손바닥 위에 올렸을 적, 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공포영화에서 들을 법한 소리는 쇼핑센터에서 들려야 것이 절대 아니었다. 불안한 기류가 몸을 훑었다. 그의 세븐스가 요동치고 있었다. 무언가 일이 잘못 됐어! 바람결에 실려오는 커다란 적의를 느낀 헬무트는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도망쳐!"
그리고 폭음이 들렸다. 불길은 삽시간에 치솟았고, 헬무트는 가족을 위해 몸을 던졌다. 공포에 질린 루이제를 뒤로 천장이 쏟아졌다. 거센 진동과 함께 시야가 어두워졌다. 그는 난생처음으로 세븐스를 달리는 용도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사용했다. 거센 막을 만들어 억지로 버텼으나 높던 쇼핑센터는 모조리 바닥에 내려앉은 뒤였다. 가족을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있던 것은 잔해 더미였다. 군화 소리와 함께 가디언즈가 그가 있는 곳으로 뛰어와 세븐스 반응이 있었다며 그를 제압했다. 처음에는 목의 7자를 보며 제각기 떠들어댔으나, 막상 그의 세븐스 덕분에 몸이 멀쩡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는 여기에서 쇼핑을 하던 '착한 세븐스'라며 헬무트를 비호했지만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는 짓눌린 머리 너머로 깔려 튀어나온 익숙한 신발, 머리카락, 넥타이와 조그마한 손, 그보다 작은 샛노란 아기 신발을 눈에 담았다.
그 이후 형식적이긴 해도 짧은 조사를 받았다. "그러니까 누가 세븐스로 태어나서 평범하게 살래? 차라리 가디언즈로 들어왔으면 이런 오해도 없었을 거 아냐." 듣고 싶지 않은 핀잔을 뒤로 그는 혐의가 없음을 인정받고 자리를 떠났다. 길거리 새하얀 건물, 대형 스크린에서 흐르는 뉴스는 쇼핑센터 붕괴사고가 반정부 단체, 강경파 레지스탕스의 테러였으며 세븐스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해, 그리고 비능력자 보호법령의 필요성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댔다. 그는 취조 때문에 새벽이 되어 인적 드문 하늘을 올려다 봤다.
"착한 세븐스는 무슨."
선과 악이 정립된 줄 알았는데 직접 마주한 세상은 선악의 개념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는 탄압받는 세븐스에 불과했다. 힘도, 가족도, 아무것도 없는 세븐스. 그는 아무도 남지 않은 집에 돌아갔다. 불행은 부르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그는 불행이었고, 마침내 홀로 남아 외면하던 것을 직시하게 됐다. 그는 해가 뜨자마자 학교를 자퇴했다. 세븐스긴 했지만 훌륭한 미적 감각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푸념을 하던 교수는 마지막으로 생각을 다시 할 수 없겠느냐며 헬무트를 잡아보고자 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결국 세븐스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명세를 얻어도 조롱을 당할 것이라며. 그가 학교를 자퇴하고 가디언즈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린 건 그로부터 반년 뒤였다.
입단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이제 훌륭한 가디언즈의 일원이 됐고, 동시에 주변 동료에게 있어 꺼림칙한 존재가 됐다. 주변 사람이 죽어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 모습 때문이다. 그의 입단 동기는 헬무트가 과거 혹독하던 입단 테스트에도 아무런 불만이 없었으며, 대화를 할 때는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사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마주하는 것 같다며 넌더리를 냈고, 그가 첫 임무부터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였다며 혹시 이것이 천직이 아니겠느냐며 험담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동조하며 멋들어진 수식어를 붙일만한 사람은 아니라 손가락질했다. 고지식한 독일놈,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슬럼가를 돌아다니는 미친 개새끼, 속내를 알 수 없는 철통같은 놈, 철분이 부족하면 안드로이드도 씹어먹을 녀석…….
그렇지만 헬무트 케르스트너가 조국에서 필요로 하는 이상적인 인재상이라는 사실엔 감히 아무런 토를 달 수 없었다. 그는 대기와 기류를 다룰 수 있는 세븐스를 마치 염력처럼 응용해 적을 망설임 없이 제압했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에도 한치의 망설임을 갖지 않았다. 마침내 일과 사적인 감정을 분리하는 것에 성공했고, 더 나아가 이성과 감정을 분리하는 이상적인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건은 그저 사건으로 보았고, 사람을 동정하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서사가 필요하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 사람이 어떤 과거를 가졌든, 주변에서 어떤 평가를 들었든 그에게 있어 반동분자는 반동분자였다. 그에게 그나마 말을 붙여주던, 가장 친한 동료가 죽어도 며칠 지나지 않아 출근해 일을 했던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그런 헬무트가 대중에게 있어 가장 비이성적인 장소, 슬럼을 전담으로 맡겠다는 사실은 한줄기 위안이 됐다. 그의 동료들은 조국을 위해 가장 깊은 곳까지 발을 들이는 헬무트를 존경스럽지만 상식 밖의 두려운 사람이라 평했다.
헬무트는 슬럼을 걸었다. 그에게 있어 슬럼은 패배한 세븐스나 인간이 숨어사는 곳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야 하는 것들 중 시끄러운 세븐스가 있다면 이곳의 작은 여우에게 적당히 넘기면 되는 일이고, 넘길 수 없으면 죽이면 된다. 세븐스는 그런 존재였다. 결국 불행 그 자체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봐야 할 존재. 가디언즈가 되어도 결국 물과 기름, 그 어디에도 섞이지 못한다. 사람들은 가디언즈라 해도 여전히 세븐스이기 때문에 제각기 살을 붙이고 적당하지 못한 이유를 붙이며 손가락질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퉁이를 돌았다. 이 부근에서는 레지스탕스가 접선해 무기를 밀매할 때가 이따금씩 있었기에, 작은 변화 하나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곳이다. 생활의 흔적이 썩어가는 냄새는 여전히 불쾌했지만 그 사이에서 다른 기류를 느껴졌다. 난생처음 느끼는 감각에 그는 고개를 돌렸다. 희미한 네온 가로등 아래, 쓰레기 더미 가장 높은 곳을 올려다보고 나서야 평소와 다른 느낌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지나치게 고급 진 상자였다. 이런 슬럼에 대체 누가 선물 상자를 두고 갔는지 의문이 들어 적당한 위치에 상자를 내려두었고, 안을 들여다봤다.
"……애잖아."
상자 안에는 아기가 있었다. 생긴 걸 보니 신생아인 것 같았다. 그는 처음에 대체 누가 유아형 안드로이드를 여기에 버렸는지 생각했지만 실제 아이와 혼동하지 않게끔 이마에 써두는 인식 넘버가 없다는 걸 깨닫고 나서 바로 표정을 구겼다. 인간의 끔찍함을 한차례 속에 눌러둔 그는 아기의 옆에 있는 카드를 꺼내 들어 올렸다.
─ 12월 27일 오전 3시 25분에 세븐스 검사 결과 양성을 통보받았습니다.
그는 짧은 메모가 쓰인 카드를 손안에서 구기고, 주머니에 쑤셔 넣어 멀쩡하지 못한 꼴로 만들었다. 그리고 총을 겨눴다. 이곳에 둔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소유권을 포기했으니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뜻이었다. 그는 일차적으로 제법 괜찮은 이유를 떠올렸다. 세븐스라는 이유로 신생아 시절부터 끌려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하고 역겨운 범죄의 희생양으로 만드느니 차라리 죽이는 것이 낫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아이가 세븐스니 도의적으로 죽이는 것이 옳다.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가서 늘 그랬듯이, 조국의 위협을 제거했노라 얘기하면 되는 일이다. 그는 심호흡을 했다. 이건 모두 조국을 위한 일이다. 조국을 위한…….
헬무트가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걸쳤을 때,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아기가 손을 뻗었다. 조그마한 손가락이 머리 바로 앞에 있는 총구를 쥐었고, 그는 총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아이 또한 사람이었다. 숨을 쉬었고, 비참하지만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 조그맣고 이제 막 태어난 그 얼굴에서 그는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그리고 상자를 품에 안았다. 그가 순찰을 마치고 돌아왔을 적 보고한 것은 세븐스 신생아를 발견했으나 발견 당시 이미 죽어있었고, 사체의 훼손 정도가 심했으며, 그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븐스를 사살했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명한 가디언즈 기술 연구 지휘자이자 인체 공학 프로그래머 수잔나 엥엘이 그를 은밀하게 찾아와 아이가 정말 죽었느냐 물었다. 헬무트는 담담히 얘기했다.
"사정은 안타깝지만 국가에 해가 되는 존재를 한순간의 변덕으로 밖에 내놓지 말았어야지요."
결국 사람은 끔찍한 존재였다. 불행은 부르지 않는 이상 오지 않는 법인데도 결국 스스로 불행을 불러와버린다.
수잔나가 비틀거리며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간 것에서 아마 2주 정도가 지났던 것 같다. 그는 그동안 아이를 위해 거처를 옮겼다. 그가 제일 처음 임무에 나서 세븐스 레지스탕스를 소탕했던 장소는 세븐스를 위한 은신처가 됐다. 인터넷의 강력한 힘 덕분에 아이를 돌보는 법을 엉성하게나마 배울 수 있었던 탓인지 열약한 곳에서도 아이는 죽지 않고 살아갔다. 헬무트는 은신처에서 자신이 본가에 있는 것처럼 전파를 바꿔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했다. 3시 25분, 헤베 엥엘……. 낡은 가구를 조립해 급조한 아기용 침대에 누운 아이의 이름은 헤베였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붙여주면 언젠가 이 아이에게 새로운 불행이 닥칠 것만 같다고. 차라리 불행이 아예 없도록 네가 살아있었다 얘기를 해야 했을까, 아니, 이미 버렸는데 두 번 버리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너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대체 어떻게. 잠든 아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그는 손을 뻗었다. 반사작용으로 웃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그 미소가 익숙했다.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미소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이따금 못 견디게 그리웠던 미소를 뒤로하며 헬무트는 천천히 입을 벌렸다.
"이스마엘…… 이스마엘 케르스트너."
결국 우리는 신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주었으나, 어디에도 섞일 수 없는 떠돌이에 불과하구나. * 아모리노: 프랑스 모기업 아이스크림 체인점. 장미꽃 모양 젤라또가 유명하다.
두려움을 만용으로 바꾸라는 말, 허세를 부리면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과거의 친구의 말과 비슷해 쓴 웃음을 지었다.
"나도 몰라? 난 솔직히 내 스페셜 스킬이 더 신기해."
레비아탄은 레비아탄 그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레비아탄이 서식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것이다. 지난번 레이버와 싸운 직후 그 공간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처절하게 놈과 싸우다가 초주검 상태로 겨우 탈출했다. 아마데우스와 처음 거리에서 만난 날이 아마 병원에서 퇴원 허가를 받은 후 얼마 안되서 였지.
"사실 세븐스에서 물리 법칙을 따르는 게 있기는 할까?"
선우는 과자를 하나 먹으며 우물거리며 말했다.
"아마 평행세계일꺼야. 무의 공간치곤 거기에 공기가 있으니까."
에스티아에 나중에 정말 필요한 게 있으면 오라는 말에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그럼 나중에 네가 대충 장비 시제품 만들고 나서 실사용이 필요할 때 나한테 줘. 열심히 실전 테스터 해줄게"
이셔 과거... 이셔의 양아버지는 가디언즈였군요... 어째서 이스마엘을 이름으로 지어줬는지 궁금해서 이스마엘을 검색해보니 이스마엘의 뜻이 '하나님께서 들으신다' 라는 뜻이니, 맨 마지막 줄은 이를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다른 줄을 보니 '성경은 이스마엘을 가리켜 ‘육체를 따라 난 자’(갈 4:22-23)라 했고, 그 후손이 큰 민족을 이룰 것이지만(창 21:13, 18), 다른 민족들과 함께 심판받을 것이요(렘 25:12-29), 그 영광이 쇠할 것이라 예언하고 있다(사 21:13-17).' 라는 문장도 있네요... 이복동생을 조롱한 일로 친모와 쫒겨난 성경의 이스마엘, 영광이 쇠할 운명의 민족을 후손으로 둔 성경의 이스마엘... 이셔는 행복해질 수 있겠죠?
그렇다면 평행세계는 같은 차원에서 단순히 게이트를 열어서 갈 수 있다는 그런 것일까. 뭔가 그런 곳으로 갈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볼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에스티아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허나 정말로 만들려고 한다면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후에, 그래도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면 그때 천천히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에스티아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장비 시제품을 요구하는 선우를 바라보면서 에스티아는 이것 봐라. 라는 표정으로 그를 빤히 바라봤다. 이내 싱긋 웃으면서 그녀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그거, 그냥 내가 만드는 것은 다 내놓으라는 거잖아. 실전 테스트는 굳이 네가 아니어도 아스텔이라던가 부탁한 이가 많은걸. 당장 지하 3층의 훈련실에 가서 사용을 해도 되고 말이야."
욕심쟁이네. 그렇게 장난스럽게 쿡쿡 웃으면서 말하는 에스티아는 다 줄 수는 없다는 듯이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표정이 꽤 얄밉게 느껴졌다면 기분 탓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난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제공해주고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냥 무작정 아무거나 내놓으라는 요구는 못 받아들여. 나도 내 자존심이 있으니까."
그 부분은 에스티아도 양보하기 힘들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아마 그녀는 확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닌한 뭔가를 만들어주거나 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적어도 헬무트는 모순적인 사람이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해. 누군가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이자 든든한 가족이었겠지만 막상 타인의 눈에는 세븐스를 학살하는 것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앞장서던 사람이 한순간에 변절하고 죽어서 명예롭게 바뀌었으니..
여기서 잔인한 얘기 조금 하자면 그 노란색 응애 신발.. 응애시절 이셔에게 신겨주었습니다 나는 맴찢러 :3
츠쿠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잘_참는_감정은 음... 대부분 잘 참는 편이지? 참아야 버틸 수 있으니까. 부정적 감정 전반은 잘 참지만 긍정적인 감정은 앞에 부정적인 것에 비하면 비교적 잘 못 참는 편이야.
자캐의_악행_목록 어...?잠깐 너무 많은데?ː̗̀(ꙨꙨ)ː̖́ 이러다 업보에 얻어맞아서 죽겠다─!!!!! 음... 가디언즈로 오래 일했던 만큼 손수 만든 원한만 해도 상당하고... 여러 악업들을 묵과하고 행했으며 체체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탄압해왔지...🤔
하지만 사적인 동기에서 비롯한 악행은 놀라울 정도로 없다! 사춘기 시절 잠깐 못된 마음을 먹은 적은 있긴 한데~ 그래서 한 일탈이 어머니가 읽던 종이책 책갈피를 20p 뒤로 옮겨놓기! 아버지 신발 깔창 우그러지게 넣어서 찝찝하게 만들기! 그리고 몰래 안 보이게 뒷짐 지고 중지 올리기... 정도?
자캐의_내적인_단점을_말해본다 너무 뻣뻣하고 생각이 많아서 우울해지면 밑도 끝도 없는 편... 그런 주제에 표출도 안 한다! 술 마시면 우는 것도 멀쩡한 정신일 때 하도 이래서 반동이 온 거에 가까워~
>>407 보배로운 츸시 진단! 부정적인 감정도 긍정적인 감정도 어느 정도 표출해야 하는데... 어쩐지 츸시는 긍정적인 감정도 못 참는다 해도 온전하게 못 표출하는 느낌이 들어.. 악행 목록.. 괜찮아 가디언즈 업보는 츠쿠시가 내적으로 성장하면서 속죄하겠지만.. ㅋㅋㅋㅋ사적으로 너무 귀엽잖아.. 부모님께 그런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다니.. 그런데 우울해지면 밑도 끝도 없다고요? 츸시 당장 넷플릭스방에 가둬버려... 최고의 서비스로 극진하게 모시도록 하지.. 하겐다즈 한통 다 먹게 해... 엽떡도 마라탕도 시켜주마..(??
아아아아악(이 사람 지금 정주행하다 쥬 독백 읽었음) 으아악 우리.. 우리 말랑아담미니폭스 쥬 불에 트리우마 있는거 진짜 안쓰러워... 멀쩡해서야 레지스탕스에 들어갈 이유가 있겠냐는 말.. 진짜 뼈가 아픈 말이다... 점차 쥬에게 균열이 생길 것만 같아서 위태로운 독백이야..🥺 쥬야.. 아프지 말자.. 우리 말랑아담미니폭스...
아.. 진짜.. 진짜 말하기 어려운.. 자칫하다 캐들이 PTSD에 발작할 것만 같은 그 감각이 아찔하게 느껴지는 독백이라서...... 우리 어장 유열광인만 있는 거 맞는 것 같다...
정확한 명칭은 몇 번 바뀐 적이 있지만, 주로 쓰였던 별칭으론 '습격대' '스커미셔' 등이 있으나(특히 스커미셔 쪽이 가장 많이 불림) 공식적인 명칭은 '국가 없는 군인'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길다는 이유로 통상 유격대 내지는 산병을 뜻하는 '스커미셔'로 불려왔으며, 가디언즈에게도 이렇게 불렸습니다. 빠른 기동성과 전술적 우위로 가디언즈의 병력들도 상대한 것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이들은 본래 U.P.G가 창설되기도 전부터 직업군인이던 이들이 처음 창설했으며, 세븐스의 군대인 가디언즈보다는 U.P.G의 일반병들로써 속해있었습니다. 그러나 비인도주의적인 능력자 차별 법안들과, 각자 충성을 바치던 국가와 각국 군대에 대한 사실상 해체에 반감을 가지고 무장한 상태로 탈영하여 자체적인 자경대 내지는 군벌을 구성합니다.
군 출신의 인물들이 원년 멤버들이고, 그 이후로도 그들의 대의에 찬성하며, 그리고 가디언즈의 악행에 반대한다면 세븐스와 비능력자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습니다. 받아들여진 병력들은 군 경력자들이 작성하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후대 인물들에게 첨삭된 교범대로 훈련을 받아, 한명의 군인으로써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거듭납니다.
이들이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충성할 국가와 소속을 빼앗아간 U.P.G와 가디언즈의 타도이며, 그에 연계되어 세븐스든 비능력자든 가리지 않고 위기에서 구하는 것 또한 주된 임무였습니다.
그렇기에 도시 외곽의 슬럼을 습격 중이던 가디언즈 병력들과 교전하였으며, 그러한 활동을 통해 지지층을 얻고, 신병 지원자들 또한 얻는 것이 전략이었습니다.
즉, 마지막으로 '국가를 지키는 군인'으로써 존재했던 이들의 후예인 군벌 조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치겠네 헬무트 대가리 박아... 국가를 지키는 군인으로 존재했던 이들의 후예라니 진짜... 진짜 어떻게 이런 설정을 짤 수 있지..? 마지막으로 내가 진정 지키고자 하는 국가를 위한다는 신념이잖아.... 가디언즈가 신세대의 탄압하는 군인이라면 이쪽은 이전부터 존재하던 군인이라니 너무 좋은데 쓰다....🥺 레이삼촌도 한명의 군인으로 책무를 다했다는 거고..... 삼촌..... 행복하자...😭
1. 이스마엘이 저번에 보여줬던 '가지고 싶어', '나는 발목을 끊는 건 익숙하지 않아', '네 피로 목을 축이고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겠다' 같은 대사가 나왔던 충격적인 멘붕씬... 진짜 공식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공식이라 할 수밖에 없고 막말로 농담삼아 광공이라 했지만 내가 누누히 말했듯이 이스마엘은 진짜 광기의 소유자야.. 우리가 아는 광공이 아니라 개아가공... 정확히는 핏줄 좀 거슬러 올라가서 어머니인 수잔나 엥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자식 또한 자신의 행복의 기준으로 삼았던 사람이기에 어머니 영향일지도 모르겠다~는 소지는 다분히 있지만 문제는 아버지 에르베르토 엥엘이지.. 에르베르토 엥엘은..... 연구 목적으로 세븐스 연령대별로 표본을 하나하나 만들었던 사람이며 실제로 독백 내부에서 수잔나가 아이의 향후 거처를 고민하자 '내 연구실에 데려갈까?' 라는 희대의 대사를 쳤기 때문에... 헬무트가 햇살로 키우고 헬무트 친구인 가란(참고사항: 이새끼는 에르베르토에게 개인 소장용으로 표본 만들어달라 함)이 어휴 ㅎㅎ 안되겠다 *같을 땐 오히려 그 사람을 사랑하렴~ 요즘 사람들은 럽유어셆을 모르니 네가 사랑해줘야 금쪽이들이 잘~ 자라요~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잘 자랄 수 있던거지..
만약 수잔나와 에르베르토 사이에서 자랐다면... 그냥 눈 넹글 돌아버린 상태의 비윤리적인 무언가로 자랐겠지만 그걸 카시노프가 해내고 맙니다...........
2. 이스마엘은! 압박 조끼를! 입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 요건이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지? 언젠가 뭐.. 얼굴 드러나면 압박조끼도 자연스럽게 벗고 다니겠지만 본인은 이게 익숙하다나봄... :3 메이드복 입히고 싶다(진짜 뜬금없음)
3. 이건 예전에도 풀었던 것 같지만 다시 풀어야지... 이스마엘의 초안에서 외형과 능력, 과거사를 바꾼 건.. 제랍니다.. :3 다른말로 1번의 수잔나-에르베르토 사이에서 자란 이셔는 고압적이되 예민하고, 권태로우며 제멋대로인.. 잔인한 여왕님 느낌이라 그 말이다~~ >:3
식사를_대접_받아_먹는데_양이_많다면_자캐는 잘 먹지! (이스마엘: 앙냥냥) 그렇지만~ 적당히 내려놓는 방식으로 식사를 마치지? 나름의 식사 예절을 알고 있으니까.
사실 다 먹었다면 얄짤없이 더 먹어 밥도 볶아먹고 그 다음엔 카페가서 가나슈 레이어 케이크랑 아아 마시는 선택지랑 설빙 가는 선택지중 정해! 당했을 게 뻔해서 도망친걸지도...🤔
자캐가_누군가에게_소중하다는_이유로_100명의_일반인_대신_구해졌다면 아무리 소중하다 해도 당신도 그 일반인의 가치를 알면서 대체 왜. 차라리 그 사람들을 구하지.. 같은 고통을 일차적으로 느끼다 당신도 쉽지 않고 괴로울 선택이었을 텐데로 넘어가고.. 종국에는 그 사람들의 몫까지 살아가겠다..가 결론이 될 것 같지?
돌아버리면 왜, 100명이라 죄책감이라도 들어? 어차피 세븐스는 그보다 더 짧은 생을 마감했는데 비능력자들이라고 스스로 역사를 되짚어 비극이 닥칠 건 알고 있었겠지 뭐. 앞으로 두 배는 더 죽을 텐데.. 어떻게 죽을 지는 말 안해도 알 테니 저것들은 적어도 의미있게 죽었네. 라는 말이 나오니 카시노프가 이걸 해냅니다(농담
1. 「안정과 도전.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어느 쪽?」 도전! 이미 전 소속을 배신하고 나온 시점에서부터 안정은 물건너갔어~ 궁극적으로는 안정을 구하려 하지만 그 수단으로 도전을 선택하는 타입!
2. 「싸움판이 벌어졌다! 구경하는 쪽? 아니면 싸우는 쪽?」 어... 싸움을 말리거나 중재하는 쪽이지 가만히 구경은 절대 안 하는 타입인데...🤔 어쨌든 둘 중 하나 고르자면 차라리 싸우는 쪽이 더 어울린다!!
3. 「누군가에게서 사랑 고백을 받게 된다면?」 처음에는 당황하고 그 다음에는 본인이 잘못 들었거나 착각한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확인함... 착각이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되면 속으로 삽질(대충 나같은 사람을 왜 좋아하는지에서부터 어떻게 해야 최대한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말할 수 있을지) 좀 열심히 하고... 거절한다!! >:3
내가 새벽에 레샤 썰땜에 잠깐 많은 고민을 해봤는데...... 적폐해석 주의하고 흘려들어도 됨...
과거 모란이 나나리즈를 빗댄 꽃이라 했지... 기실 꽃중에서 왕이라고 일컫는 존재고, 모란 자체의 뜻도 수컷 모牡 붉을 단丹 하여 남성을 뜻하며, 가장 유명한 꽃은 향기가 없노라 일컫는 선덕여왕 설화는 선덕여왕 본인이 여성임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강한 콤플렉스로 비롯되었다는 일각의 의견이 있었고 새벽에 아닌 여장남자 썰이 나왔기 때문에.. 의심이 듭니다..
사실 레샤가 지금껏 픽크루나 신체노출 중에서 목을 유달리 안 보여주길래 남자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 적은 있는데... 그러면 무려 백의 보검 무장 한정으로 죠죠 세계관의 평범한 옷이 되어버린단 말임...(이런 발언) 그리고 사실 제 캐가... 그래요 맞아요..!! 식의 비설이라면 캡틴에게 보내는 게 맞기도 하고..🤔
결론은 라라 이즈 유(열)이 아닐?까? 아니면 모종의 다른 이유로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사실..?! 싶어서 적폐해석 두고감.. 아닐 수도 있음 나는 레샤주 뇌세포도 아닐 뿐더러 그냥 새벽에 자기 전에 퐉스쥬도 퐉스쥬인데 계속 여장남자 썰 신경쓰여서 천장 노려보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이기 때문에.. 걍 아이고 저사람 또 개소리하네! 네배멍 오너 맞다 왈!왈!로 생각해주길 바람
>>453 츸시 안정의 수단으로 도전을 택한다니 멋져.. 구경하지 않는다니 모범적이잖아!! 싸우는 쪽이 어울린다는 거.. 갭이 커서 좋아.. 모범적인 애가 어쩔 수 없이 양자택일의 순간에선 싸우는 거.. 그런데 잘 싸우기까지 한다? 당장 결혼해야함(?) 이런 여자 잡기 쉽지않습니다.. 당황하는 츸시 보고싶다~~ 삽질이라니 츸시도 예쁜 사랑 했음 좋겠는데~🥺 귀엽다 츸시.. 밍맹몽한 느낌이 네게도 있구나 예쁜아..(?)
굳이 말하자면 캡틴은 남장여자, 여장남자 그런 쪽보다는 원래는 남자였으나 그 어머니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등으로 여자로 만들었다던가 여자처럼 키워왔다 설이 아닐까로 생각 중이에요. 뭔가 이전부터 레레시아는 뭔가 '남자역'을 맡았다는 식의 표현도 있었고 슬쩍슬쩍 저에게 묻는 것도 있었고 묘하게 떡밥 솔솔도 있고. 그리고 라라시아는 아무도 레레시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바도 있고. 대충 퇴근 준비하면서 정주행하다 쓰는 무언가라는 것으로. 아닐 확률이 더 크겠지만 아스텔이 언급되어서 걍 살짝 남기고 저는 다시 가볼게요! 나중에 봐요!
>>529 일단 저는 오늘은 일상을 돌리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돌리고 있는 것이 하나 있기도 하고.. 제가 돌리면 멀티가 되니까요. 그래서 일상을 돌리지 않는 분들에게 우선권을 줄까 싶어서요. 레레시아와의 만남이야 뭐 다음에 또 얼마든지 가능하기도 하니까요! 거기다가 자주 돌린 감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다른 분들과 돌리는 균혀도 맞춰보고 싶고!
다만 그러기엔 처음부터 세븐스와 비능력자를 가리지 않은 조직이라는 특성이 사라져서 좀 곤란한 상황입니다. 그 차이점을 좀 가져가고 싶었는데... 여전히 세븐스'만'있는 조직이 되면 군인의 의무라는 점 보단 또 다른 세븐스 인권과 생존을 위한 저항군이 되어서 특색이 사라진다고 생각했거든요.
>>544 그렇다면 가디언즈의 막강함에 의해 군 편대가 조정되면서 일부 해체되고 사라져버리는 부대가 있다고 처리해도 좋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군대 자체를 없앤 것은 아닌거지. 가디언즈의 힘이 막강하고 그 가디언즈가 이것저것 다 할 수 있게 되면 자연히 필요없다고 여겨지고 버려지는 부대 또한 있을테니까요.
>>539 아 그거! 어~~ 무슨 약속을 했다고 할까 대련 약속? (굴릴 생각 만만)(농담) ㅋㅋㅋㅋㅋ 약속 하니 두 상황 정도 생각나는데 쥬주는 어느쪽이 끌려? 하나는 레시가 주먹 대 주먹으로 얘기 좀 할까? 하고 훈련장으로 불러내는 약속이고 다른 하나는 쥬가 뭐 옷을 산다던지 이셔한테 줄 뭔가를 산다던지 그런 이유로 약속을 잡는거고?
피곤한 날이다. 근래 훈련실에서 몸을 자주 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의미 없는 화풀이임을 아는데도 그 얄미운 낯짝을 생각하면 그만할 생각이 선뜻 들지 않는다. 한 번 싸우기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은 피가 이어지지 않아도 닮은 것 같다 생각하며 이스마엘은 휴게실로 들어섰다. 이온음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식한 칩을 단말기에 가져다 대며 버튼을 누르자 달캉 소리와 함께 자판기에서 이온음료가 떨어진다. 인간의 무궁한 발전이란! 어째서 더 나은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실없는 생각과 함께 음료를 집어 든 이스마엘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아, 당신도 쉬러 오신 겁니까?"
재머 때문에 얼굴 자체에 노이즈가 껴 보이지 않지만 이스마엘이 웃고 있다는 정도는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머리 대신 웃는 이모티콘😊이 떠 있었으니.
"저번 임무도 고생하셨습니다."
레인을 상대하며 마을을 안개로 감싸던 것을 이스마엘은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스마엘은 당신을 향해 살갑게 말을 붙였다.
본래 U.P.G가 창설되기도 전부터 직업군인이던 이들이 처음 창설, 세븐스의 군대인 가디언즈보다는 U.P.G의 일반병들로써 속해있었음 그러나 비인도주의적인 능력자 차별 법안들과, 각국 군의 일부 부대들에 대한 사실상 해체에 반감을 가지고서 무장한 상태로 탈영하여 자체적인 자경대 내지는 군벌을 구성. U.P.G 측에서는 이들의 많은 재배속 신청을 다양한 사유들로 인해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음. 이로 인해 강제 제대를 당하거나, 소속되었던 부대를 잃고 타 부대로 전입도 원치 않은 이들 다수가 '스커미셔'의 첫 번째 인원들로 구성됨.
으로 수정했습니다!
여튼 괜히 쓰잘데기 없는 제 캐릭터 과거사 설정 같은거 정한다고 고생시켜드려서 캡틴께 사죄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난 로벨리아가 레베우스고 에스티아랑은 의동생 관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궁예모드 on!) 올리에트라는 성은 가명이고 이유가 있어서 바꾼 것 같다는 뉘앙스의 서술이 있었는데 둘이서 새 성을 지어서 나눠 가진 걸수도 있겠구??? 로벨리아가 아르센이랑 관계가 없다기엔 플레나도 적발적안이고 아르센도 날카로운 눈매에 빨머빨눈이고... 아무리 고위직 따님이라 해도 가디언즈도 아닌 세븐스인데 자기 권한을 휘두를 수 있다면 보통 높은 분 자식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해....
이상 궁예모드 종료합니다 틀렸다면 애잔하게 쳐다봐주시고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 비명을 지르는 저를 감상해주시면 됨 우히히...( ◜𖥦◝ )
크아악 다시 갱신~ 너무 피곤해서 뻗어 있었는데 뭘 먹으니까 그나마 좀 나아졌네... 다들 다시 안녕~
평소같으면 오늘은 그냥 쉬었겠지만, 약속이 잡혔다. 약속 상대는 레레시아, 무슨 용건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용건을 미리 말해줬는지 생각해 본다. 아마 이야기 해줬겠지만 네가 기억을 못하는 거겠거니 하고 창밖을 보던 너는 시계로 시선을 돌린다. 슬슬 나가봐야겠다. 약속 장소가... 아.
"훈련장이었지, 아마."
용건도 대강 짐작이 간다. 훈련장까지 불러내서 뭘 할까 하면 훈련 말고 더 있겠는가. 굳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었기에 너는 준비를 마치고 방을 나섰다. 지금 출발하면 조금 일찍 도착할 것 같긴 하지만 나쁠 건 없으리라고 생각한 네 발소리가 복도에 퍼진다. 얼마나 지났을까, 몇 분 정도 뒤에 너는 훈련장 앞에 서 있었다.
1. 「싫어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짓을 하면?」 "이전에도 답했던 것 같습니다. 목숨에 직결된 일이 아니라면 한번은 넘어가고, 두번부터는 제 재량껏 해결하겠다고." "그렇지만 다른 답을 바라시는 것 같으니…….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제가 사랑으로 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사람도 이상향에 가야지요." "물론 제가 싫어한다면, 그 사람은 이상향을 극구 부정하는 사람이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 반대의 세상이 세워지는 걸 몸 멀쩡히 살아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된다니.. 최고의 복수지 않습니까."
"물론 답이 없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살아'있을 겁니다. '살아는 있다'는 말입니다."
2. 「방금 자신의 언행이 부적절하다고 깨달았을 때의 행동은?」 "바로 사과합니다. 그 사람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나중에 다시 한 번 사과하지요." "물론 가끔은.. 부적절하다 깨달아도 말을 이어야 할 때가 있음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옳고 그른 상황임을 직시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뜻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3. 「아주 좋은 꿈을 꾸었을 때, 다른 사람이 그 꿈을 팔라고 한다면?」 "……동양권에는 그런 문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팔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굳이.. 남의 과거를 사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이스마엘은 회색 눈을 마주하듯 노이즈 너머 시선을 고정하더니 이내 기계음 섞인 웃음소리를 냈다. 그렇게 넓은 면적을 덮어가리는 세븐스는 처음 봤지. 그것보다 오빠라. 이스마엘에게 있어 나쁘지 않은 호칭이었다. 정정할 생각이 없는 걸 보니 남이 무엇으로 부르든 괜찮은 타입이었던 모양이다. 본인 또한 자신이 압박 조끼로 가렸기 때문에 자연스레 팔, 허리와 배 부근에 탄탄히 자리잡은 근육으로 성별을 인지하겠거니 생각하기도 했고.
"당분 보충이라…… 혹시 전부 마신 겁니까?"
검은 장갑을 낀 손가락이 고리에 걸리더니 캔 따는 소리가 청명하다. 이스마엘은 주변에 널린 캔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얼추 봐도 열 캔은 너끈히 넘는 모습이었지 않은가. 손에 쥔 것까지만 해도 서른 개는 넘을 것이다.
"대단하군요."
이스마엘은 짧은 감탄을 뱉었다. 세븐스 때문인가? 하기야, 세븐스도 결국 쓰는 사람의 재량이고 저 정도의 열량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을 테니. 노이즈의 원활한 출력을 위해 신체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스마엘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였다.
"잭 씨의 세븐스는 분명 안개였지요?"
기억하고 있다. 그 흐리던 안개가 물리력을 가지고 움직였으니 추측하는 것에 가깝긴 하지만. 안개가 아니라 연기를 다루는 건가? 잠시 고민했지만 당신이 대답해주리라 생각하며 음료를 목 뒤로 한 모금 넘겼다.
쥬데카가 훈련장으로 내려왔을 때,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은 것도 아닌 사람들이 부분부분 자리를 잡고 훈련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 그를 불러낸 사람은 없었다. 유달리 눈에 띄는 하얀 머리카락이 훈련장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분명히 먼저 약속을 걸어 온 쪽은 레레시아였을 텐데. 불러놓고 제시간에 딱 맞춰서 오는 건 과연 예의에 맞는 걸까 아닐까. 쥬데카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싶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는 그게 문제가 아니란 걸 어렴풋이 느꼈을지도 모른다.
째깍째깍. 소리 없이 시간이 흐른다. 쥬데카가 앞서 온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약속한 시각마저도 훌쩍 넘어갈 만큼. 그 사이 어떠한 연락도 없고 연락을 취하려 해도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불러낸 사람이 지각이라니. 이런 실례도 실례가 아닐 수 없지만. 대략 30분쯤 지나서 어슬렁어슬렁 훈련장에 나타난 레레시아의 태도는 더 가관이었다.
"어라. 있었네."
하나의 다발로 땋아 늘어뜨린 머리와 목 끝까지 지퍼를 채운 저지에 두 손을 꽂고 딱 봐도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 온 그녀는 한술 더 뜨듯 하품까지 했다. 방금 전까지 자다 깬 사람처럼. 무심함과 심드렁함이 동시에 비치는 모습의 그녀는 그대로 걸어가 훈련장 한 켠에 비치된 훈련용 무기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쥬데카에게 한 행동은 들어올 때 말 한 번, 무기를 뒤적이는 중간에 한 번 힐끔 돌아본 것 외에는 없었다.
훈련장 안에는 이미 훈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사람이 있구나 싶은 정도의 소리가 들려오는 훈련장을 둘러보고 있자니 아직 레레시아는 오지 않은 듯했다. 아직 약속 시간이 되려면 좀 남았으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기에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문제는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는 걸까, 이미 약속 시간이 지났고 점점 늘어지는 시간에 너는 어째 다른 사람들의 훈련을 구경하러 온 사람처럼 덩그러니 서 있었다. 가끔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어 짤막하게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결국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걸로 끝나는 말에 이젠 다들 훈련에 열중할 뿐 아무도 널 신경쓰지 않는다.
"...조금 늦는걸."
혹시 시간을 네가 잘못 알고 있었나? 하고 생각이 들 즈음 그제야 모습을 보인 레레시아는 분명히 늦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위기를 온 몸으로 내보이고 있었다. 간단히 묶은 머리에 간단한 옷차림, 하품까지. 어라, 있었네. 라는 말에는 조금 곤란한 듯 웃었지만 아마 신경쓰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지금 당장 보여주는 모습은 그다지 널 신경쓰고 있는 것 같지 않았으니까. 무기를 뒤적이는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보던 너는 뭘 하면 좋을까 하고 서서 레레시아가 무기를 골라쥐는 걸 아마 기다리고 있었을 터다.
안개인데 성분이 다르다? 이건 제법 흥미로운 사안인 것 같다. 어떤 성분일까, 주변의 대기에서 끌어오는 걸까? 아니면 신체에서? 그것도 아니면 과학적으로 밝힐 수 없는 일인가? 어느 쪽이든 납득할 수 있다. 세븐스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니까. 목 뒤로 이온음료를 한 모금 더 넘길 적, 이스마엘은 이어지는 설명이 흥미로운지 노이즈 속에서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습니까? 하긴.. 그 느낌이 뭔지 이해합니다. 정신적 소모가 심할 테니 그 정도의 열량이 필요하겠지요."
단기간의 많은 당과 열량의 보충을 위해 김빠진 콜라를 마시기도 한다지. 다행스럽게도 잭의 주장은 이스마엘에게 납득이 되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의심이라곤 한치 갖지 못하는 사람이니 더욱이.
"아."
고양이다. 이스마엘은 안개로 만들어진 고양이가 다리를 비비며 살갑게 굴자 노이즈 너머로 다시 이모티콘을 띄웠다. 뇌파에 반응했는지 페이시는 이스마엘의 주변에 하트까지 띄운 상태였다. 고양이! 정말 신기한 동물이다. 슬럼을 나온 이후 에델바이스에서 처음 마주했다고 하면 사람들이 잘 믿지 않았지만, 그 사랑스러움에 대해 열변을 토할 때면 모두 동의하곤 했다.
어깨 위에 올라온 고양이에 손을 대보려 했지만 과연 괜찮을지, 손가락으로만 톡 건드려보려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물리력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선 그만큼의 관찰과 지식이 필요하니 말입니다."
이스마엘은 안개로 된 고양이에서 시선을 떼더니 고개를 흔쾌히 끄덕였다. "예. 염력입니다." 짧은 답을 뒤로 캔을 쥐었던 손을 놓았다. 캔이 공중에 고정된 채 뒤집어져도 음료가 쏟아지는 일은 없었다.
"편리한 능력이지요. 잭 씨처럼 이것저것 고려하려고 하면 정신력 소모가 심하긴 합니다만.."
이스마엘은 어색하게 웃었다. "가끔 집중하지 않으면 능력이 제멋대로 풀리곤 해서 말입니다."
덜걱덜걱. 뭐 하나 집을 생각 없지만 그냥 건드려보듯 무기함을 뒤적거리던 레레시아는 피곤하면 쉬어도 괜찮았을거란 말에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머리를 뒤로 숙여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쳐다보았기에 평소보다 싸늘하거나 혹은 짜증났나? 싶어 보였을 지도. 검끝처럼 뾰족한 시선의 끝으로 쥬데카를 응시하다가 휙 고개를 내려 다시 무기함을 본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30분이나 늦었는데 불평도 없냐. 하여간 기분 나뻐."
크게 한 말은 아니었지만 감각이 예민한 쥬데카라면 충분히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어쩌면 들으라고 한 말일 수도 있고. 이유야 어찌 됐든 그렇게 말한 그녀는 흠집투성이 훈련용 무기 중에서 사이즈가 같은 목검 두 자루를 꺼냈다. 용케도 한 손으로 들고 돌아서서, 그 중 한 자루를 쥬데카에게 가볍게 던졌다. 음료수라도 던져주듯 가볍게.
"받아."
던짐과 동시에 말했으니 쥬데카가 제때에 반응했을 지는 모른다. 어쨌거나 검을 준 그녀는 남은 한 자루를 아래로 내려 쥐었다. 그리고 목검을 까딱이며 여전히 심드렁하게 말했다.
"세븐스 없이 이걸로 한 판 하자. 누가 됐든 먼저 승리를 따는 쪽이 나오면 끝인 걸로."
거절은 거절이고, 이의 있으면 말은 해보던가. 아무런 설명 없이 대뜸 말해놓고 쳐다보는 시선은 도망칠 생각은 말라는 눈빛이었겠지.
네 말에 반응하듯 돌린 시선에 너는 뭔가 기분이 나쁜가 싶어 눈을 깜빡였다. 이어진 작은 목소릴 들어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너는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다가 그녀가 던져주는 목검을 받았다. 이미 그녀의 손에서 떠난 시점에서 받으라는 말이 들렸으니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목검을 손에 쥐고 이게 무슨 의미일까 잠시 생각하던 너는, 네 앞에서 목검을 까딱이는 그녀의 모습에 목검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훈련장에서 보자고 했으니 어느정도는 예상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이의가 있다면 말을 하라곤 하지만 전혀 그런 답을 원하는 기색 같은 건 없었기에 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어떤 식으로든 결판을 내면 되는 거겠지. 세븐스 없이라는 말에는 뭐랄까... 이기게 되더라도 걸고 넘어질 만한 부분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다. 이미 너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녀의 어깨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카를로스 펠리페. 프란시스카의 동복동생이자 파티마의 이복동생. 현재 가주인 펠리페가 결혼 12년 만에 얻은 적법한 후계자였으니 그의 탄생은 카시야스 가문의 경사였지만 2살배기 파티마에겐 불행의 시작이었다. 프란시스카는 더 이상 펠리페의 유일한 적자가 아니었고, 하나뿐인 적자를 관대하게 대할 수 밖에 없던 펠리페는 카를로스의 탄생 이후 그녀의 행실을 하나하나 짚으며 엄하게 훈계했다. 보통은 훈계로만 끝났지만 펠리페가 회초리까지 들며 크게 혼을 낼때에는 세븐스인 이복동생 파티마를 감쌀 때였다. 카를로스가 태어나기 전까진 프란시스카의 비호를 받던 파티마는 언니의 권위가 추락하면서 덩달아 나락으로 떨어졌다.
펠리페는 세븐스인 파티마가 카를로스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정원 뒷뜰에 오두막집과 울타리를 세워 그곳에 그녀를 격리시켰다. 그로서는 폐기하지도, 완전히 집에서 쫒아낸 것도 아니었으니 자비로운 처분이었다. 파티마는 펠리페의 허락이 떨어질때까진 울타리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러나 아직 2살밖에 되지 않은 파티마에게 오두막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깔끔하게 지어져 침구며 가구며 완벽히 준비 된 그녀만의 공간이었으나 이는 파티마가 원치 않았으니 소용 없는 것이었다. 외롭고, 어둡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아 아무리 불을 떼워도 마음을 따뜻하게 데울 수 없었다. 낮에는 그나마 나무에 묶인 그네를 타거나 울타리 안의 모래 놀이터에서 노는 등 울타리 내부라면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저녁 7시가 되면 고용인에 의해 가차없이 오두막 내부로 끌려가 다음날 아침이 될때까지 감금되었다. 이러한 생활이 몇 년이나 이어졌어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았다. 언젠가는 문 밖에서 자물쇠가 채워지는 소리가 너무나 공포스러웠던 나머지 이성을 잃고 문을 미친듯이 두들기고 손톱으로 긁어 손이 엉망진창이 된 적도 있었다. 이런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언니 프란시스카가 몰래 자신을 만나러 왔을때였다. 울타리 틈을 비집고 손을 내민 언니의 손을 잡은 파티마는 상처 투성이인 자신의 손에 약을 발라준 그녀의 사랑을 죽어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때 프란시스카의 손은 천사의 손길처럼 무척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러나 프란시스카는 매일 오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한번 파티마를 몰래 만난 것을 들킨 이후 호되게 질책당한 프란시스카는 이후로 고용인들의 감시를 받았다. 언니의 방문이 끊기자, 파티마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어째서 이곳에 있는걸까. 나의 이름에도 카시야스가 들어가는데, 어째서 프란시스카 언니와 카를로스처럼 저택에서 살 수 없는걸까. 내가 세븐스라는 것을 갖고 있어서 그런걸까? 세븐스란건 무엇이기에 날 이리도 고통스럽게 하는걸까? 내가 세븐스만 버린다면 나도 언니와 카를로스처럼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을까? 세븐스만 버린다면, 나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녀는 매일 잠에 들기 전 신에게 자신의 세븐스를 거두어달라고 기도했지만, 그 기도는 닿지 않았다. 분노한 파티마는 십자가를 부수고 성경을 모두 찢어버렸다. 그녀에게 신이란 세븐스를 창조해놓고 그들이 고통받는걸 방관하는 악한 존재였다. 파티마는 이후로 오두막 밖을 나가는 일이 적어졌다. 삶의 의욕을 잃은 그녀는 언니의 방문에도 두문불출하며 문을 걸어잠궜다. 이런 파티마를 일으켜 세운 것은 프란시스카가 몰래 울타리의 열쇠를 빼돌려 그녀의 울타리 안으로 직접 발을 들였을 때였다. 파티마의 나이가 10세, 프란시스카의 나이 18서의 일이었다. 파티마의 울타리 안으로 최초의 침입자가 발생한 순간이었다.
이의가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지만 쥬데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건 예상했다. 어차피 들어주기만 할 거였으니까 해도 별 의미는 없었겠지만.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예상대로일 수가 있지. 아니, 예상대로 움직이는 건 그가 아니라 그녀였나?
"아무렴 어때."
작게 입 속으로만 혼잣말을 되내인다. 대련- 이라 불러야 하나 싶은 이 상황에 군말 없이 응한 쥬데카를 보는 눈이 희게 가늘어진다. 아무렴 어떠랴. 도망가지 않겠다니 한 판 해버리지 뭐.
서로 상황을 받아들였으니 다음 할 행동은 목검을 들던가 피하는 일이었다. 쥬데카가 먼저 그녀의 어깨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맞으면서 치고 들어가냐. 흘리느냐. 순간의 판단과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몸을 비스듬히 틀어 쥬데카가 노리는 어깨를 타겟에서 벗어나게끔 하며 빠르고 크게 앞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마치 그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그대로 쥬데카를 지나쳐 그의 후방으로 이동하려는 듯 하다. 단순히 회피만 하지 않고 목검을 휘둘러 쥬데카의 다리를 후려치려는 동작도 물 흐르듯 이어졌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세븐스 안 쓴다고 적당히 하면 재미 없을 줄 알아."
그 말 역시 꺼내는게 늦은 말이지 않나 싶지만. 그녀가 쥬데카를 스쳐갈 적에 그리 말했다. 그러는 그녀야말로 여전히 한 손을 저지 주머니에 꽂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사실 아마데의 본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마데는 스페인계 지역 출신이지요. 그럼 어째서 지금의 이름을 쓰게 되었느냐? 이는 차차 풀리게 된답니다. 그보다 프란시스카가 어떻게 아마데를 감화시켰다고 해야할까... 이건 미래의 제가 알아서 해주겠지요!(미래의 나: **끼야)
큰 충격이 없는 한 형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단단하게 굳혀 물리력을 주었기 때문에 그런가? 이스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양이를 손가락으로 간지럽힌다. 감촉이 나쁘지 않다. 하나의 생명체를 모방하고 세심하게 만들었다는 흔적이 여실히 느껴진다.
"이상하다니, 대단하다 생각이 듭니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뜻이지 않습니까."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세븐스에 대해 이야기하면 경멸 보다 이렇게 먼저 대화가 되는 세상을 바랐다. 지금 이 장소에 와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실현할 수 있지만, 앞으로 혁명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쉽지 않은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이스마엘은 잭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언젠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단 잭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공중에 뜬 캔을 잡아 마저 목뒤로 넘기고 쓰레기통에 넣었다. 던져 넣은 것은 음료 하나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보이는 것은 세븐스를 통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하나하나 결합되며 형태를 이루고, 형태가 다듬어져 하나의 형상이 된다. 저렇게 숨 쉬듯 세븐스를 사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어쩌면 이스마엘처럼 사용은 쉬웠을지도 모른다. 그런 부류의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이스마엘은 처음 보는 형상의 베개를 보고 고개를 기울였다. 형태는 다른 무언가인데. 베개라는 쓰임새가 한눈에 보이는 그런 푹신한 형상의.
"제게, 주는 겁니까?"
이스마엘은 노이즈 속에서 눈을 둥글게 떴다. 갑작스러운 선물에 당황스럽기 보다는 자신이 그런 호의를 받는다는 점에서 제법 놀란 듯싶었다. 많이 피곤해보였나? 그날 이후 제대로 잠든 적이 있었나? 자그마한 호의가 이스마엘의 과거를 잠시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내 이스마엘은 베개를 받아들며 미소를 지었다.
"기쁩니다. 오늘은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군요."
노이즈가 잠깐 이지러진다. 환히 미소짓던 입가가 슬쩍 보였다. 베개를 소중하게 안는 모습이 진심으로 기쁜 듯싶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독백 일부분을 날렸는데 며칠 전에 쓴 거라 어떻게 해도 그 내용이 다시 떠오르지 않아서 몸부림치기)
>>62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래의 아마주 힘내라구~~!~!!!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프란시스카는 천사고...... 파티마가 점점 피폐해져 가는 부분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네.... 신은 악이라고 생각했다는 문장이 파티마의 심정을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라 멋지다구 생각해,,,,😭
아마데 독백.... 프란시스카는 이전 독백에서 '앙헬'이란 단어가 들어간 만큼 선한 인품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세븐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가족들은 천사이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에 파티마를 사랑하고 품는 것에도 고된 가시밭길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 꼭 성녀의 시련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파티마가 십자가를 부수고, 성경을 찢으며 신을 악으로 규정할 때도 결국 신의 품과 사랑으로 품어줄 인물이 성녀이자 신의 사자의 이름을 가진 프란시스카니까....(끄덕) 다른 사람들 독백을 볼 때마다 틀림을 다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드네..
아무렴 어떻냐는 말과 함께, 네가 먼저 시작한 대련에서 그녀는 공격을 막아내는 대신 피하는 것을 택한 모양이었다. 후방은 아니고, 살짝 몸을 비틀어 어깨에 목검이 찔리는 걸 피하면서 오히려 거리를 좁힌다. 그 목적지가 네 뒤였든 어쨌든간에 그러려면 거리는 좁아질 수밖에. 그리고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 목검은 거추장스럽다. 네 곁을 스쳐 지나가려고 하며 하는 말을 들었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지 -아마 듣기는 했을 것이다, 네 귀는 유난히 밝으니까- 너는 목검을 놓고 있었다.
"......"
대답 대신 옷깃을 붙잡기 위해 손을 움직인다, 손에서 떨어진 목검은 땅에 뒹굴테지만 거리는 네가 더 가까울테니 상관 없다, 옷깃을 붙잡는 데 성공한다면 그대로 몸을 낮추며 그녀를 잡아끌어 몸을 돌리면서 네 무게중심은 낮추고,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을 중심을 노려 무릎 안쪽을 걷어차려고 했을 터다. 10cm 이상의 신장은 쉽지 않은 격차건만, 거리를 먼저 좁혀와 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의 목검은 순간 비틀려 딛은 다리를 제대로 노리지는 못했다. 부딪히기는 했으나 날이 아닌 면에 닿았으니까.
>>633 이셔주가 저보다 캐해석을 잘하셔서 순간 엇? 네 맞아요 용하시네... 했습니다. 프란시스카, 이름값을 잘하지요. 어쩌다 미치광이 집안에서 정상인으로 태어나선... 펠리페같은 인간에게서 이런 딸이 나온건 기적이지요. 카시야스 가문의 양심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이건 어머니 카타리나 유전인가? 싶지만 카타리나도 세븐스에 관해 편견으로 가득찬 인간이라 결국엔 돌연변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네요. 진짜 천사가 인간의 몸에 내려온걸지도?
자캐가_싫어하는_부류 굳이 싫어하는 부류가 있을까 싶긴 하다. 레인도 그렇게 멍청한 애한테 *나게 흥분한다 했잖냐 하고 비꼬긴 했는데 막상 진짜 흥분해서 좋아하는 타입이라 그렇게 말한거ㄱ 뭐야 진짜 위험한 사람이네 이렇게 보니까;
자캐가_어려워하는_유형의_사람은 늘 말했지만 상판 비매너 맥커터류의 사람을 어려워함.. 현실에서도 그런 사람 있으면 잘 대해주고 싶다가도 얘는 말을 왜 저렇게 하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는 사람.. 이스마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보니, 그런 사람을 대해줄 때면 뭘 해도 불만을 가져서 네네, 네. 네네네. 하고 고개만 끄덕이다 감정받이 해주고 터덜터덜 돌아가겠지...
자캐의_종족을_써보자 인간이되, 트랜스휴먼이지. 과학기술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길로 가고자 하는 사람.
"똑바로 기억해 둬. 네가 누구 손에 그 짧을지도 몰랐을 생을 억지로 끄집혀 나왔는지. 앞으로 살아가서 볼 게 많잖아. 안 그래?"
2. 『곁에 있어줘』 "제가 당신에게…… 미련을 가졌습니다." "……잠시만 이렇게 있고 싶습니다. 기대서, 예.. 잠깐만."
3. 『정말 싫어』 "아, 그게……. 외람된 말이지만.. 그렇게 괜찮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 건 어떻습니까? 보다 나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아, 음, 그렇게…… 유용하진 않습니다만.." "진심으로 묻겠습니다만 혹시 돌았습니까?"
"싫-어!! 아빠는 진-짜 바보야!! 어떻게 사람 이름이 헌터야?! 헌트리스라고 지었어도 싫었을 건데- 헌터가 뭐야!" < 사춘기 이셔 "아, 싫어. 진짜 싫어. 나 그런 하늘하늘한 전통의상 입을 나이 아니야.. 아빠는 날 몇 살으로 보는 거야? 나 이제 14살이나 됐다고. 그거 1세기 전 전통문화 체험 할 때나 입는 거잖아. 그만 입고 싶다니까?" < 사춘기 이셔2
>>641 정말로 흥분해서 좋아한거였어요?! (동공지진) 어려워하는 유형.. 가디언즈 중에서는 역시 글라키에스려나요. (옆눈) 아무튼 대사 3종 세트는 아주 잘 봤어요! 그러니까 2번은 그거죠? 쥬데카를 잡을 때 하려고 하는 그런 말!그 와중에...ㅋㅋㅋㅋㅋㅋ 사춘기 이스마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나는 죄인이야. 그렇기에 많은 이를 구하고 싶었지만 지금의 내 힘으로는 너희 둘을 구하는 것이 고작이었어." "날 원망해도 좋고 미워해도 좋아. 하지만 나를 심판하고 싶다면 모든 것이 다 끝난 후에 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내 목숨을 바쳐서 반드시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을테니까." "그게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약속이자 내 맹세다."
이스마엘: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건데 왜 독일을 대표하는 의상이 됐냐는 말입니다. 이스마엘: 하여튼 바이에른놈*들이란... 이셔주: 너도 그런 말을 할 때가 다 있구나..
* 바이에른 사람들은 독일 사람이지만 본인을 독일인이 아니라 바이에른인이라 지칭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색이... 너무 강한 곳임..... 독일인들도 그렇게 바이에른 사람을 안 좋아하고 바이에른 사람들도 독일을 글케 안 좋아함... 캐나다에서 퀘백과 캐나다 전반의 관계라고 보면 될듯..?
>>645 으앗. 죽음을 회피하는 방법이 상당히 침착하고 단계적이로군요! 그래도 무작정 세븐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해도 매우 좋은 거예요! 그리고 모범생이라서 재미가 없다니! 그럴리가 없어요! 그런 이들은 그런 이들대로 계획을 잘 짜서 재밌다구요! ...오..오..오.. 저런 문구도 있군요. 가사면 뭐 어떤가요! 정말로 명대사다!
>>649 음. 일단 아스텔과 에스티아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는 루시아니까.. 루시아가 다시 나타난다고 한다면 둘 다 미안하다는 말부터 먼저 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에스티아는 더더욱. 에스티아는 상당히 루시아를 따랐었으니까요. 다만 경우에 따라서 아스텔은 적의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죽은 루시아가 돌아올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역으로 엄청나게 경계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면 쥬데카의 전투 방식은 상당히 거칠게 보였었다. 최근 사용하게 된 무기의 특징이나 방식을 보면 근거리와 원거리를 자유롭게 컨트롤하던데. 역시 실전 경험의 차이는 세븐스로도 메꾸기 힘든 차이인가. 따위의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쥬데카에게 옷깃을 붙잡혀 몸이 끌려가는 동안 말이다.
"흠."
한박자 늦게 바닥을 뒹구는 목검이 보여 그렇게 나오는 건가 싶었다. 그녀는 주머니에 꽂았던 손을 빼 바닥을 짚고, 쥬데카에게 무릎 안쪽을 차이기 전에 다리를 위로 휙 띄웠다. 순식간에 한 팔로만 물구나무를 선 그녀가 몸을 비틀어 그의 손에서 옷깃을 빼내려 하고 쭉 뻗은 다리를 그대로 내려 쥬데카를 찍어누르려 했다. 기교에 가까운 움직임은 이후 거리를 두는 뜀박질로 이어진다.
"그거 염두에 두는 김에, 네가 왜 이 상황에 처했는지도 생각해 보던가."
내리찍기를 감행하고 몸을 거의 날리다시피 뒤로 뛰어 거리를 두면서 한 마디를 툭 던진다. 서너걸음 정도 거리를 둔 그녀는 아직 목검을 한 손에 든 채로 몸을 살짝 낮추고서 다음 합을 준비하는 듯 했다.
>>615 그러니까... 독백 자체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였는데, 파티마, 지금의 아마데죠. 파티마가 본 오두막과 울타리 등의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담겨있어서 놀랐네요. 아무리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더라도 수족관에 갇힌 범고래의 등지느러미가 휘어버리는 것처럼, 아마데가 있어야 할 자리는 그런 오두막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새삼스럽지만 우리가 느끼는 감각이 전부 조작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조금 거리가 있긴 해도 아마데는 실제로 느껴야 할 따뜻함이나 명암을 전혀 느끼고 있지 못한 모습에서 그런 게 떠오릅니다. 유일하게 바다와 같은 감각을 느끼게 해준 건 바다에서 넘어온 생물 하나, 그러니까 프란체스카 뿐이네요. 사실 이런 이야기에서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착한 언니는 안타까워하기는 해도 뭔가 더 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 부분에 울타리에 침입자가 발생했다는 부분에서 살짝 전율이 일었습니다, 비정상이 정상인 세상에서 홀로 정상이라면 그건 비정상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누구도 세븐스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자 하지 않으니까, 확실히 프란체스카는 비정상적인 사람이었어요, 존재부터가 비정상인 파티마에게 한 없이 따뜻한, 정상이면서 기꺼이 정상이 아니기를 선택한 사람. 아마데의 삶에 측량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네요. 독백 잘 봤어요!
>>641 이셔는... 흥분해서...(이하생략) 하지만 그 위험함이 좋아...// 이셔의 종족은, 누가 봐도 트랜스휴먼이다! 라고 볼 수 있는건지, 아니면 그게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트랜스휴먼이라고 생각하는지가 조금 궁금해지는 것 같네요, 일단 정의와는 꽤 들어맞는 것 같긴 한데... 뭔가 전자라면 자타공인이겠지만, 후자라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암시를 거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요. 어느쪽이든 좋지만! (대사 부분은 참 알차게 써주셔서 이후 맛나게 먹었습니다) 대사를 보다 보면 평소의 밝은 모습 너머로 훅훅 튀어나오는 그런... 네, 아무튼 그게 잘 느껴지는 것 같네요, 2번은 직접 들었던 입장이니... 여기까지. 어린 이셔의 투정이 담긴 이동식 저장소 가지고계신 분? 없?나요 아쉽다... ㅋㅋㅋㅋㅋ뭐어 가장 강하게 표현된 말도 직접적으로 싫다! 라는 말이 없는 걸 보면 자제심이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저 선을 넘으면 싫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게 되는 거군요, 좋습니다(?
>>644 이건 로벨리아군요, 긴 말은 아니지만 어쩐지 상황이 눈에 그려지는 것 같은... 하기사 지금까지 단 한번도 로벨리아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죠, 그 내면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디언즈에 맞서는 레지스탕스의 리더로서 이만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네요, 죄인의 앞에 놓인 순례의 길,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심판만이 구원이라 믿는... 끝까지 따르겠습니다 머장님!
>>645 아마데의 해시의 특징은 전반적인 느낌은 분명 심각한 뭔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게 울퉁불퉁한 길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일까요. 이런 담담한 느낌 좋아합니다. 모범생이라곤 하지만 친구들이랑 관계도 원만할 것 같으니까... 그래도 아마데 기준에서 최대한 늦게 자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인기 꽤 있을 거 같은데...? 반장에 어울리는 그런 느낌.
그녀의 세븐스는 그녀가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모든 거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그동안의 임무에서 파악한 바, 보통은 이럴 경우 근접전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절대라는 건 없고,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됐다. 지금처럼 그녀는 네게 붙잡혔으면서도 상황을 파훼하고 있었으니까. 비틀린 몸 전체에 실린 힘을 한 손으로 버티는 건 불가능했기에 너는 괜히 힘을 빼는 대신 혼을 빠르게 놓았다. 그러니까, 당겨지는 느낌이 있는 것과 동시에 놓아버린 셈이다. 그녀라면 갑자기 없어진 당기는 힘을 계산하지 못해 비틀거리지는 않겠지만 그 이후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영향이 있기는 했을 터.
"...윽."
들어올려진 다리가 내리찍는 데 약간의 시간을 더 번 덕에 직격은 면했으나, 양 팔로 막아낸 충격은 어느 정도 그대로라서 그 짧은 시간 동안 뒤로 조금 물러서지 않았다면 팔이 조금 화끈거리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느꼈다. 이후 땅에 떨어진 목검을 집어드는 동작을 이어서 한 너는 한 호흡이 가시기 전에 바로 또 목검을 내찔렀다. 이번에도 어깨, 목검을 쥔 손을 노린 찌르기다.
>>669 장문의 감상문에 일단 놀랐습니다. 진짜로요. 아니, 내가 이런 극찬을 받아도 되는 인물인가? 그런건가? 실화냐 이거? 사실 생생하게 보이는건 제 필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쥬주의 상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겠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무한감동! 압도적 감사! 제갈량의 출사표를 본 유선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사실 프란시스카는 다루기 어려운 아이입니다. 비정상 속의 정상인이자 힘 없는 일반인이기 때문이죠. 프란시스카가 아무리 외쳐도 파티마(아마데)의 처우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란시스카가 아마데의 정신적 지주가 된것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여동생을 외면해서는 안됐습니다. 자신을 보는 시선이 곱지않음을 인지하지만 아마데에게 끊임없이 접촉하려하고, 비뚤어진 아마데를 바로 잡고, 이 세상에 무조건적인 사랑과 정의가 있음을 그녀에게 알려줘야하는게 프란시스카니까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아마데에게 출구가 되어주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동생을 도와주는 아이가 되었네요. 사실 프란시스카는 감시가 느슨해지면 어김없이 파티마를 보러갔습니다. 나루토로 치면 프란시스카는 이루카 선생님이네요. 어두운 과거를 가진 나루토를 바른 길로 인도해준 은사이니까요. 긴 감상문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전율을 느꼈어요!
쥬데카의 의도는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았다. 예상 외로 빠르게 빠진 옷깃 덕에 무거운 공격은 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신체적 리치나 낙하의 무게는 적잖이 들어갔을 터. 확실한 감촉을 인지하며 거리를 벌린 그녀는 곧바로 일어나서 목검을 집어드는 쥬데카를 응시했다. 훈련실의 환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이 짐승의 것처럼 샛노랗게 빛났다.
"모를 거 같으니까 생각해보라고 한 거잖아."
짧게 대꾸하며 재차 어깨를 노려오는 공격을 몸으로 받아낸다. 정확히는 쥬데카가 찌르려는 지점을 살짝 비껴맞게 하고 목검의 날을 팔뚝으로 흘리면서 접근한다. 목검이 아닌 진검이었으면 어깨가 뚫렸거나 검을 흘리는 팔이 베이면서 다가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녀는 짧은 신음도 내지 않는다. 빠르게 접근하면서 등 뒤로 목검을 반대쪽 손으로 옮기고, 짧게 역수로 든 목검을 치켜드는 듯이 동작을 취하다가, 그의 코앞에서 한 발을 크게 구르며 한쪽 무릎으로 쥬데카의 명치 찍어올리기를 시도한다. 절묘한 각도로 다리를 차올렸으니 턱까지 스칠 지도 모르지.
"아니면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걸까나."
눈치도 좋은게. 조금 전 기분 나쁘다며 투덜대던 투의 말이 토막친 듯 튀어나가고, 쥬데카를 보는 눈이 또다시 가늘게 흘겨진다.
노란 광채를 뿜는 눈을 마주하며 찌른 검끝으로부터 충격이 느껴진다. 제대로 맞은 건 아니고 비껴맞긴 했지만, 바깥으로 살짝 뒤틀린 각도 때문에 레레시아가 날을 타고 접근하는 것을 허용한 너는, 목검이 옮겨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아래에서 위로? 역수로 쥐어진 목검에 향한 시선과는 다르게 벌써부터 너는 네 손에 쥔 목검을 놓고 있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기 때문이다. 페인트. 땅을 구르며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그녀에게 반응해 뒤로 물러서지만 신장의 차이와 근접한 거리 때문에 턱끝에 충격이 가해졌다. 애초부터 명치를 노린 공격이었고, 궤도상 턱밑이었으니 정통으로 맞았다간 그대로 넉다운이었겠지, 목검을 놔버려 자유로운 두 손으로 네 턱을 노렸던 무릎을 붙잡으려고 한 너는 그녀를 지탱하는 다리를 걸며 그대로 힘주어 밀쳐내려고 했다. 균형을 잃는다면 그대로 밀쳐져 넘어질테지만.
"저는 독심술사가 아닙니다."
어쨌든 일련의 반격을 마친 뒤에 너는 목검을 집어드는 대신 가만히 섰을 터다. 이유야 뭐.
"세븐스 없이라고 하셨었죠, 제가 졌습니다."
반응속도만으로 깊이 파고든 공격을 피할 수는 없다. 애초부터 페인트 섞인 공격을 받아내는 건 어느정도 눈치가 필요했고. 뭣보다 엄격하게 따져 보면 시작부터 너는 세븐스 없는 결투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졌다는 말을 한 뒤에야 목검을 천천히 집어들었으려나.
1. 이스마엘은 목탄과 연필로 명암을 표현하고 풍경을 그릴 수 있다고 했잖아, 이건 이셔가 아빠는 늦게 오고, 어둠은 무서우니까 해를 그리면 무섭지 않을 거야~ 싶어서 그렸던 것이 점차 발전한 것도 있지만 헬무트가 이셔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걸 보고 알려줬기 때문도 있어. 헬무트는 아트스쿨, 미술 전문 학교를 다니다 자퇴했으니까.. 전공은 순수미술. 그래서 동료 사이에서 불명예스럽고 차마 입에 두 번 이상 담기엔 꺼려지는 별명이 붙었는데 '미대를 자퇴해서 많은 일이 생긴 독일놈' 이었다... 하여튼 이셔의 그림실력은 헬무트 덕분이고 헬무트도 실제로 이셔가 어릴 적 그림을 많이 그렸어. 만약 쥬가 집안에 들어서서 안을 둘러보려 했다면 헬무트가 숨겨둔 어린 이셔의 초상화를 봤을 거야.
2. 헬무트는 골초였고... 이 골초기질이 극단적으로 보인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니.. 이스마엘 성년식 선물에 말보로 레드가 끼어있다는 점... 근데 우리는 타르 10mg잖아..? 독일은... 12mg랍니다. 이스마엘도 선뜻 두려움을 느껴(?) 그 담배의 포장도 뜯지 못하고 있지.....🙄 그런데 카시노프가 그걸 해냅니다(아님
세븐스 없이라고 했으니 페인트 섞은 공격은 얄짤없이 맞을 줄 알았는데. 원래부터 감이 좋은 건지. 목검도 놓고 거리를 두며 피하는 쥬데카를 보고 절로 그런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이걸 피해? 하지만 피한 거리가 부족해 무릎이 턱끝을 스쳤다. 그렇다면 완전히 다리를 뻗으면 닿겠지. 라고 생각해 틈을 주지 않으려고 했으나 다리를 걸어온 탓에 다음 공격은 이어지지 못 했다.
읏차. 가벼운 기합소리와 함께 뒤로 밀린 그녀의 몸이 아치형으로 휘었다가 바닥을 짚으며 백덤블링을 한바퀴 돌았다. 내려서면서 비틀거리긴 했지만 바닥을 구르는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 쪽 다리를 굽히며 착지한 후 어떻게 거리를 좁힐까 생각하는데 대뜸 졌다는 말이 들렸다. 그 전에 독심술사가 아니라고 불만스러운 소리도 들리긴 했는데. 서 있긴 했지만 전투태세를 푼 쥬데카를 그녀는 다시 흘겨볼 수 밖에 없었다.
"재미없긴!"
그래도 뭐, 먼저 졌다는데 인정하지 않는 것도 꼴사나운 짓 같아서. 그렇게 투덜대며 일어서는 걸로 마무리하고자 했다. 적어도 대련은 말이다. 그녀는 목검을 대충 든 채로 쥬데카에게 가까이 걸어갔다. 이대로 기습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도 역시 추하니까 관둔다. 그냥 터벅터벅 걸어가서, 목검을 달라는 의미로 한 손을 내밀며 말했다.
"꼭 마음을 읽어야 독심술사인가. 내 놔. 도로 넣게."
그가 목검을 줬다면 두 자루를, 아니라면 그녀의 것 한 자루만 들고 보관함으로 다가가 휙 던져넣는다. 그렇게 다시 빈 손을 저지 주머니에 꽂고 돌아서서 덧붙인다.
"귀찮아서 살살 해준 거니까 그런 줄 알아. 나 간다."
집요하게 묻던 건 까먹었는지, 그녀는 그런 말만 남기고 올 때처럼 슬렁슬렁 훈련실을 나가려고 했다.
해를 그리면 무섭지 않을 거야 << 너무 귀여워... 아니 근데 헬무트 별명 너무 불명예스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림쟁이를 쉬이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을 이렇게 또 깨닫습니다... 어 어린 이셔 초상화 그 집에 있다고? 당장 찾으러가~~ 아니 아버님 딸래미 금연은 못 시킬망정 담배 선물이라니! 이셔야 담배만은 안 된다 시작도 하면 안 돼~~ 못 빠져나와~~
불명예스러운 별명이지..😇 하물며 무슨 일에는 고인모독까지 끼어있는데다 미대와 연관된 모 역사적 인물도 떠오르게 하니, 그렇지만 레샤주 말처럼 그 별명 지어지고 나서 무슨 일이 또 생겼는지 생각해보면... 헬무트는.. 레이랑 생사결 벌이기 이전에도 크고 작은 전선에서 굴렀으니까...🤔 결과적으로 그꼴이 나진 않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셔도 난 담배.. 피우지 않을 거야.... 하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제도 흡연자고 세상도 놓아주질 않고~~~~~~🥺
치고받는 걸 즐기는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너는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목검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둘 중 한명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을 텐데, 싸움에 임할 때마다 몰리는 감각은 결코 좋지 않았기 때문에 너는 언제나 진심이었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치고받는 게 그 끝이라면 이쯤에서 끝내는 게 맞기도 했고. 자신에게 다가오며 목검을 달라는 듯 손을 내미는 그녀에게 선선히 목검을 건넨다.
"보통은 그렇습니다만, 대부분은 기분 나빠하더군요."
독심술이 아니고, 그냥 그럴듯한 것을 파악할 뿐인데도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잔뜩이다. 아마 그녀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녀가 목검을 보관함에 집어넣는 것을 눈에 담는다. 귀찮아서 살살 했다라... 묘하게 자존심을 세우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렴 어떠냐. 저게 사실이라면 네가 멀쩡히 서 있는게 다행인 셈이다.
"잠깐만, 가기 전에 이유는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계속 뭔가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결국 뭔가 바라는 답이 있었던 게 아닌가? 그런 말과 함께 떠나려는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던 너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말을 이어간다.
쥬데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행복하게_했는가 으아악(뼈 맞음 지금까진 솔직히 행복하고 거리가 멀긴 했는데 에델바이스에 와서부터는 조금씩 행복해지고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이셔도 있으니까 앞으로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고? 일단은 지금까진 행복하게 했는가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밖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도록 노력좀 해볼게요 살려주십쇼
자캐가_너_몇살이야를_듣는다면_반응은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는데 보통 이런 질문은 뭔가 마음에 안드는 사람에게 건네는 질문이니까 그런걸 쥬가 모를 리는 없으니 음... 실례했습니다 하고 넘기려고 하거나,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모르는 척 하고 나이를 그대로 말해줄 것 같은데. "스물 넷입니다만." 하고.
자캐가_죽음의_위협을_받는다면 언제나 사선을 넘어온 사람에게도 죽음의 위협이란 두려운 것이라서, 침착하기 위해 애쓰는 눈빛이 아마 도드라지지 않을까 싶고, 만약 진짜 머리가 도는 소리가 들린다면 우렁차게 돌면서 냉각팬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네요. 애초에 평소에도 온갖 이유없는 불안감을 느끼는 마당에 그에 대해서 반응하려는 건 습관처럼 나올거라고 생각해요. 좀 정리해 보면...
기본적으로 죽음의 위협 앞에선 덜덜 떤다! 단 어느정도 임계점이 있으며 그 선을 넘어가면 확실히 비정상적으로 변하는데, 자포자기했거나 감각이 마비된 것마냥 미친놈처럼 위협에 직접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고들 하죠. 잘못하면 고양이가 죽는 경우도 있다네요?
>>710 하아 어떡하지....... 나 쥬 진단 읽어보면서 맛있다 맛있다 허겁지겁 와구와구 하다가 하나에 딱 걸려서 눈물 줄줄 흐르는데... 나 이제 눈물로도 수도세 절감 너끈하다...
사명 표현하는 문장도 굉장히 결연하니 멋지구... 마지막이 끝이 될 수 없다니 무게감 미쳤다 증말.. 그런데 반말모드 뭔가요? 최곤데??👍 쥬 찬찬히 읽어보니까... 호소하면서도 선포하듯 얘기하는 느낌이야... 앗아가겠노라 선포하는 그 느낌.. 3번째 진짜 하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그냥 더 듣고 싶다면 귀에 속닥속닥 해주고 싶잖아~~🥺🥺🥺 그런데! 아! 진짜! 악! 악! 미치겠네 쥬야... 멘탈 나간 것 같아서 안쓰러워.. 대사 진짜..... 너무 맛도리다..
(뼈맞은 쥬주 구경) 살려줄테니... 행복해지자...(광기)😇 약간 쥬는 죽음에 대한 느낌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일 테니, 그 예민함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 치는 느낌이 든달까..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표현이 확실한데 그 쥐가 진짜 죽기살기로 달려들어서 목을 물어죽일 것만 같은..
그녀는 싸움을 즐겼던가. 대련 중에 웃는 일은 잦았고 전투 중에도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눌렀던 적이 있다. 웃지 않기 위해 미간을 찡그리고 표면적으로나마 분노를 끌어내곤 했다. 인형은 늘 아름답게 웃어야 하는 법이었으니까.
"누구나 나와 다른 건 기분 나빠 하지. 뭐, 피차일반이야."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리며 무기함에 사용한 목검을 넣고 돌아섰다. 사실 그를 불러낸 목적이 있었고 이 상황이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했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됐다고 여기려고 했다. 이 약속을 잡기 전, 라라시아에게 들었던 얘기를 생각하면 그녀가 뭐라고 이러나 싶기도 하고. 올라가서 달디 단 뭐라도 먹고 침대든 바닥이든 늘어져야겠다. 그러니 가겠다며 걸음을 옮기는데 턱 하니 붙잡힌다. 처음과 같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뭐, 라고 말하며 돌아보니. 질문 하나, 부탁 하나 들려온다.
"이유는 네가 모르면, 짚이는게 없으면 됐어. 내가 뭐라고."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대꾸하고 잡힌 소매를 슬쩍 당긴다. 딱 잡힌 손에서 빠져나갈 정도로. 소매를 자유로이 만든 뒤 반쯤 돌아선 그녀는 그의 시선을 빨리 말하기나 하라는 시선으로 받아쳤다.
"부탁은 뭔데. 내가 못 하는 거면 거절이야."
굳이 잡아서 불렀으니 아마 그녀도 할 수 있을 만한 부탁이겠지만. 여차하면 못 한다며 다시 빠져나갈 생각 만만이었다.
잭이 본 이스마엘은-물론 잭의 개인적인 해석이지만-정중하지만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고, 쾌활하지만 그 뒤에 많은걸 숨기고 고통받으면서 끙끙 앓는 사람이었다. 마치 저 모자이크가 져진 얼굴처럼, 통째로 모자이크 처리를 해도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는 건 확실한 거겠지. 아니, 거의 에델바이스에 있는 모두가 그렇다.
무엇이 이스마엘을 괴롭히는지 몰라도, 잭은 그것이 해결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잭은 그걸로 기뻤다. 물론 잠을 조금 더 잘 자는 게 큰 도움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찌 되었거나 도움은 도움인 거겠지.
잭이 의자에서 일어나자, 널브러져 이었던 콜라 캔들이 순식간에 안개에 휩쓸려 일렬로 분리수거함 안으로 직행해 갔다. 이제 슬슬 잘 시.... 아니, 방에서 명상할 시간이다. 그렇다. 명상.
"..... 이스마엘 오빠. 주제넘은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힘내세요. 분명, 좋아질 거예요. .... 저는 바보라서, 만약 오빠의 힘든 일을 얘기해도 들어주는 것 밖에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 괜찮다면 얘기해주세요. "
그가 과거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른다. 억지로 캐무를 이유도 없다. 설령 알아낸다 해도, 잭이 그 아픔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테지.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이런 작은 선물이나 응원 한마디뿐이다.
상투적이다 못해 케케묵은 것이지만, 잭의 말과 목소리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휴게실을 나가기 전, 바보가 바보 같이 웃었다.
바보 치고는 꽤 예쁜 웃음이었다.
여기 답례요~ 비보: 오늘 너무 바빠서 저녁때 서잇을지 몰라서 일단 막레 같은걸로 올립니다~
잭이 본 이스마엘은-물론 잭의 개인적인 해석이지만-정중하지만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고, 쾌활하지만 그 뒤에 많은걸 숨기고 고통받으면서 끙끙 앓는 사람이었다. 마치 저 모자이크가 져진 얼굴처럼, 통째로 모자이크 처리를 해도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는 건 확실한 거겠지. 아니, 거의 에델바이스에 있는 모두가 그렇다.
무엇이 이스마엘을 괴롭히는지 몰라도, 잭은 그것이 해결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잭은 그걸로 기뻤다. 물론 잠을 조금 더 잘 자는 게 큰 도움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찌 되었거나 도움은 도움인 거겠지.
잭이 의자에서 일어나자, 널브러져 이었던 콜라 캔들이 순식간에 안개에 휩쓸려 일렬로 분리수거함 안으로 직행해 갔다. 이제 슬슬 잘 시.... 아니, 방에서 명상할 시간이다. 그렇다. 명상.
"..... 이스마엘 오빠. 주제넘은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힘내세요. 분명, 좋아질 거예요. .... 저는 바보라서, 만약 오빠의 힘든 일을 얘기해도 들어주는 것 밖에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 괜찮다면 얘기해주세요. "
그가 과거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른다. 억지로 캐무를 이유도 없다. 설령 알아낸다 해도, 잭이 그 아픔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테지.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이런 작은 선물이나 응원 한마디뿐이다.
상투적이다 못해 케케묵은 것이지만, 잭의 말과 목소리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휴게실을 나가기 전, 바보가 바보 같이 웃었다.
바보 치고는 꽤 예쁜 웃음이었다.
여기 답례요~ 비보: 오늘 너무 바빠서 저녁때 서잇을지 몰라서 일단 막레 같은걸로 올립니다~
사실 진짜 저런 사진은 없을거예요... 감시를 받던 프란시스카가 카메라까지 훔쳐서 현상까지 하자니 여간 복잡한게 아닌지라... 그냥 이 자매가 같이 사진을 찍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가정 하에 나왔습니다. 다만 아마데가 개인적으로 프란시스카의 사진을 가지고 있을수는 있겠어요
물론 그때까지 자신이 살아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선우는 자신이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남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처음 자신의 아공간이 평행세계가 아닐까 생각했을 때, 그는 모두가 살아있고 행복한 세계로 가기 위해 미친듯이 아공간을 생성하고 닫았다. 수천번, 수만번 아공간을 열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공간 일뿐이었다. 레비아탄이 그가 만난 유일한 생명체였다.
한편 에스티아의 표정을 본 선우는 그녀가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의 대답은 No였다. 실전테스터는 이미 많으며 그냥 자신이 사용해봐도 된다는 말이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에스티아, 너의 실전 테스터가 되는 영광을 내게도 주겠어?"
그렇다면 이렇게 저자세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 결국, 가장 많은 장비를 만들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은 그녀고, 자신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음을 알고 있으니까.
왜 이렇게 갑자기 또 저자세로 나오는 거지. 에스티아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부터 자신이 뭔가를 만들면 그것을 받아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나하나 다 챙겨가서 뭘 어쩌려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에스티아는 이내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뒤이어 그녀는 선우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왜 그게 영광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그대로 그것을 가져갈 생각이잖아. 그리고 그것을 실전에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고. 아까부터 말했잖아. 필요한 것이 있다면 모를까. 아무거나 너에게 줄 생각은 없다고 말이야."
포인트는 바로 그것이었다. 결국엔 자신이 만든 것을 실전 테스트라는 명분으로 가져갈 생각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 다시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에스티아는 선우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필요한 것을 만들어주고 지원해줄 수 있지만 누구 하나를 위해서 이것저것 제공해주고 만들어주고 강화시켜주는 그런 이는 아니야. 안전 테스트?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래보여도 나도 레지스탕스 생활이 짧진 않아. 혼자서도 얼마든지 이것저것 할 수 있어.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줄 물건을 너에게 먼저 주면 그건 뭔가 이상하고 잘못된거잖아. 차라리 내가 테스트를 한 후에 그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낫지. 우리 언니에게 주는 보조용 무기도 네가 먼저 확인을 해보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야?"
그 부분만큼은 딱 잘라 거절을 표하면서 에스티아는 가만히 음료수를 마시면서 잠시 침묵을 지켰다. 이어 그녀는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뭐가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얘기해줘. 그게 없다면 나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이상."
아미키리 츠쿠시 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_이름의_한글패치 망절토필() 농담이고 어... 직역하기엔 좀 애매한 이름이긴 하네. 들, 갈대, 박하 정도 이름이면 되려나...🤔
여담으로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이름이 츠쿠시인데 금잔디로 로컬라이징 된 걸로 유명하다고 하지~
너_진짜_열받는다_라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그러십니까." 그러고 끝일걸~ 상대가 이런 투로 말한 거라면 보통 열받는 점을 개선하길 바라는 건 아닐테고... 나 열받았다는 티 내기+짜증 표출 정도의 의도니까? 그런 이유도 있고, 그냥 평소에 욕 들어도 그렇습니까 계속 하십시오 듣겠습니다 하는 타입이라서 그렇기도 해. 이래서 열받는다는 거 본인도 알지만 별 수 없다 노잼인간인걸...
자캐가_폐기된_초안의_자신과_만난다면 초안이라 할 정도로 설정변동이 있지는 않았어~ 그냥 픽크루 이미지만 있었을 시절에 잠깐 떠올렸다 말았던 설정을 초안으로 친다면...
한국인이었음... 칼캐 아님 맨몸힘캐... 정도? 성격도 지금이랑 똑같아서 만나봤자 츠쿠시 두명임... 아무 일 없고 조용한 침묵만 계속됨...
세번이나 요청했는 데 거절 당했으니 이정도면 유비도 제갈량을 포기했을 것이다. 에스티아의 고품질의 무기와 장비는 분명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녀가 어떤 루트로든 자신에게 넘겨주는 것을 거절하니 이젠 포기할 때다.
그녀가 한숨을 쉬자 아차 싶었는 지 그는 깔끔하게 마음을 접었다.
"솔직히 욕심이 나서 말이야. 사실상 일반인과 비슷한 내가 이런 고품질의 무기들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실제 요청자만큼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유용하게 쓸 수 있거든?"
그는 준비가 부족해 곤욕을 치른 경험을 하나둘 떠올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글라키에스와 싸울 때, 그녀가 장난 식으로 말했던 드릴암이라도 있었다면, 방한 용품을 더 가져 갔다면 레이버와 싸울 때, 나트륨이 있었다면, 어뢰 비슷한 거라도 가지고 갔다면, 레비어가 끌려갈 때, 그녀를 포박할 줄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카시노프와 싸울 때, EMP폭탄이라도 하나 마련했다면 조금 더 승산이 있지 않았을까?
한번 임무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그때 부족했던 준비,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물건들이 계속 생각난다. 그렇기에 요즘 그는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자꾸만 아공간에 넣어버리고 있다.
"알겠어"
도와줄 수 없다며 깔끔하게 선을 긋는 그녀에게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역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고장난 물건을 가지고 오면 고치고 내 입맛에 맞게 바꿔 줄 순 있을까?"
만약 그 시체 사이보그를 상처없이 제압하여 그녀에게 가지고 온다면 그녀는 그것을 에델바이스의 하수인으로 개조할 수 있지 않을까? 카시노프의 기술이 에델바이스의 그 누구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적어도 10년 이상은 그가 앞서 나가있다. 그렇다면 그의 기계장치를 가지고 와 그녀에게 수리를 부탁한다면 더 강한 무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블러디 레드가 에델바이스의 것이 된 것처럼 블랙스케빈저가 에델바이스의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749 맙소사. 망절토필..(동공지진) 확실히 일본식 이름을 한글패치하면 대체로 저런 느낌이 되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츠쿠시도 금잔디인 것으로 합시다! (속닥속닥) 아무튼 뭔가 어떤 면에서는 드라이한 면이 있긴 하네요. 하지만 그렇기에 쿨한 느낌이지만요! 아무튼 저는 하루를 잘 보낸 편이랍니다. 일단 지금은 푹 쉬는 중이에요! 내일은 연차지롱! (나쁨)
"무기가 더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중요한 것은 내가 그 무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아스텔만 해도 단순히 검 한자루만 가지고 싸우는걸."
자신의 언니도, 그리고 다른 이들도 대부분 그렇지 않겠는가. 결국 무기의 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일반인이라고 했던가. 에스티아는 그 부분에서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약하다고 열등감이라도 느끼는 것일까. 허나 그 부분에 대해서 굳이 그녀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입을 열 마음이 없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닿지 않을 것 같았고 솔직히 그 부분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 고장난 물건이 뭐냐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싶어. 아무리 그래도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으니까."
일단 가지고 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는 그와 동시에 대체 그가 뭘 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단순히 그냥 센 무기가 많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뭔가가 없기 때문에 그냥 일단 이것저것 다 챙기고 만능이 되고 싶은 것일까. 그것이 아니면...
영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뚱한 표정을 짓던 에스티아는 한숨을 약하게 내쉰 후에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평소에 고장난 물건 중에서 갖고 싶은 거라도 있었던거야?"
/여담이나 정말로 카시노프가 데리고 있는 그 좀비병들을 가지고 와서 수리해서 취향으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에스티아의 싸늘한 눈빛과 함께 싸대기를 맞을 수도 있으니 가지고 오면 큰일납니다. (옆눈)
"그것도 맞는 말이지. 잡기가 많은 사람이 한가지를 죽어라 파는 사람을 이길 순 없으니까"
또 한번 자신의 말을 반박한 에스티아의 말에 웃으며 긍정했다. 확실히 아스텔은 검 한자루로 온갖 어려운 일들을 해치웠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선우는 아스텔이 아니다. 그러니 그가 할 수 없는 것을 찾아 자신만의 강함을 내세우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강함이 아공간에서 나오는 다양한 물건과 범용성이라 믿었기에 그렇게 이 안에 다양한 물건들을 넣으려고 했다. 이름 모름 총들은 종류별로 두정씩 가지고 있으며 총알은 다양한 종류로 수 천발이 있다. 폭탄이나 검들 같은 무기부터 해서 주방용품, 아이들 장난감, 의류나 의료용품, 기름 같은 물건들이 많이 있으며 자신도 어디다가 쓸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넣어둔 물건들도 한 가득이다.
그렇기에 그런 그에게 에스티아의 물건들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정확히는 고장날 물건이라 봐야겠지? 너와 아스텔이 싸웠던 블랙 스케빈저 말이야"
자신이 이것만 있으면 무적이겠거니 생각한 초거대 변신 합체 공룡 로봇이 블랙 스케빈저와 호각이거나 밀린다면 전력을 다해 그놈을 고장내고 전투 불능으로 만들고 아공간에 넣어서 가져오면 얼마나 강한 물건을 만들 수 있을까?
"경량화해서 개인 슈트로 만들 수 있고, 블러드 레드처럼 우리가 이용할 수 도 있겠지!"
초거대로봇은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던가? 말하며 상상하는 것만 해도 즐거워보였다.
"이거는 목숨걸고 가져올 가치가 있어! 수리해서 우리가 쓸 수 있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잖아? 어쩌면 변신합체공룡로봇으로 개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미 있는 걸 개조한다면 10년이 아니라 더 줄일 수 있잖아"
이유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그럼 포기하는 수밖에... 그럼 남은 용건은 하나. 살짝 당겨지는 소매를 붙잡았던 손을 놓은 너는 그녀가 건네는 시선에 눈을 깜빡이다가 입을 열었다. 부탁이 뭔지에 따라서 해줄 수도 있고 안해줄 수도 있다는 표현이겠지, 그 땐 그 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선물을 좀 사고 싶은데 좀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상대가 누구냐면 뭐, 물어보지 않아도 말할 생각 만만이었기에 너는 말을 잇는다.
"이스마엘 씨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고 했는데, 제가 그런 쪽으론 아는 바가 없어서."
둘 다 성별도 같고, 이스마엘이 꽤 레레시아와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았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그녀가 거절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거절한다면 어쩐담. 역시 혼자서라도 찾아봐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는 것에 비해서는 표정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좀 뻔뻔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으면서 에스티아는 난색을 표했다. 블랙 스케빈저를 우리 쪽으로 가지고 올 수 있다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만큼은 솔직히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그리고 에스티아는 그것을 말로 표해야할지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블랙 스케빈저 중 한대는 분명히 나와 아스텔이 어떻게든 정지시킬 수 있었어. 그건 내 세븐스로 조종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 블랙 스케빈저를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뭔 줄 알아?"
잠시 침묵을 지키던 에스티아는 결국 숨을 침착하게 죽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조금 말을 돌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그렇게 생각을 하다 그녀는 마침내 잠시의 침묵을 깨고서 다시 말을 이었다. 누군가가 들으면 그게 뭐? 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누군가가 들으면 매우 잔혹한 진실의 선고였다.
"그 블랙 스케빈저를 움직이기 위해선 수많은 세븐스 입자가 필요해. 그리고 그 세븐스 입자는 블랙 스케빈저 안에 내장되어있는 총 열개의 캡슐에서 공급되고 있어. 그리고 그 열 개의 캡슐에는 세븐스가 들어있어. 마치 건전지처럼 말이야."
블러디 레드가 로봇으로 변하기 전, 세븐스를 전선으로 묶어서 세븐스 입자를 흡수하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기술은 그대로 블랙 스케빈저에게도 사용되고 있었고 에스티아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막강한 무기라고 해도 나는 그것을 움직이게 하고 싶지 않아. 만약 그게 필요하다고 한다면 다른 곳에 가서 알아봐줘."
선물을 받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니, 그럴 겨를이 있나? 이스마엘은 잠시 과거를 되짚어봤다. 살면서 무언가를 받았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버지께 받았던 선물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의 기억은 레레시아가 나누어준 초콜릿을 제외하면 없었다. 받은 것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받는다는 행위는 적었고, 없는 것이 더 흔한 삶이었던 것 같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세븐스였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밖에 없겠지만.
물리력을 가진 베개를 안았을 적 푹신한 감각이 느껴졌다. 개인실에 구비해둔 베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득 어릴 적 여름날 커다랗고 뭉쳐있던 구름을 창 너머로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 질감이 어떨지 상상해 봤던 것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캔이 서로 맞부딪쳐 자박대는 소리를 낸다. 이스마엘은 베개에서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봤다. 주제넘은 소리지만 힘내라는 얘기. 이스마엘은 노이즈 속에서 잠깐 씁쓸한 미소를 지었지만, 다행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 좋아지겠지. 힘든 일을 나눌 수 있을 만큼 떳떳해질 수 있겠지. 씁쓸함이 점차 풀려가더니 평소보다 유순한 미소가 드러났다.
"말씀만으로도 의지가 되는군요."
휴게실을 나가기 전 순박한 미소를 마주한 이스마엘이 베개를 안은 팔에 잠시 힘을 줬다. 그래, 떳떳해져야지.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잭 씨." 짧은 인사와 함께 이스마엘은 당신이 자리를 온전히 떠나고 나서도 한참 그 자리에 있다 발을 떼 개인실로 향했다. 베개는 여전히 소중히 안은 채다.
아마 오늘은 지금까지의 피로를 제쳐두고도 제법 푹 잠들고,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쌓아둔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 공포와 같은 감정과 기억을 한시름 놓으며.
그냥 선물 고르는 것만 도와달라고 했으면 무조건 거절했을 것이다. 아니면 그런 건 라라한테나 부탁하라고 자리에 없는 이에게 떠넘기고서 가버렸겠지. 그러나 쥬데카가 그 이름을 입에 담는 순간, 거절은 아예 없는 선택지가 되어버렸다. 하- 고개를 들고 짜증의 한숨을 길게 내쉰 후 찡그린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너 진짜 기분 나뻐. 아니, 재수없어."
알면서 말한 건 아니겠지만, 아닐 걸 알면서도 들으니 저 뻔뻔한 얼굴이 어찌나 얄밉게 보이던지. 레레시아는 고개를 돌리고 혀를 찼다. 쯧! 그리고 짧게 중얼거리는 소리. 짜증나네. 그래도 뭐 어쩌겠어.
"도와주면 되잖아. 도와주면."
한껏 까칠한 목소리로 툭 내뱉은 그녀는 다시 휙 돌아섰다. 나갈 거 같으니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30분 뒤에 지상에서 봐. 거 뭐야. 난 늦을 수도 있으니 느긋하게 나오던가."
이의 있냐? 성난 듯한 그 말에 뭔가 대꾸가 있었다면 들었을 거고, 없다면 그대로 성큼성큼 걸어 훈련장을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30분에서 조금 늦은 40여분 후, 간단한 사복 차림의 그녀가 훈련장에 올 때마냥 느릿느릿 밖으로 나왔겠지.
>>770 (대충 존 시나 브금 틀어주기)(?) 오~ 이스주 나랑 생각이 통했구나 박하가 제일 나은 것 같기도? 앗...벌써 들켰다.... 사실 감정 쓰레기통 당하는 거 맞아 전부터 좀 이렇게 산 편이고...? 미련할 정도로 듣지 않아도 될 소리까지 다 듣고 사는 사람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째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츠쿠시 출전할 준비 되었다. 츠쿠시 돌입하겠다. 츠쿠시 해치웠다.
어........ 왠지 이런 대사밖에 안 떠올라(?)
>>771 갸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앙ㄱ 내가 착각한 내용도 사실정정도 둘 다 끔찍해 세븐스 살려 용서못해 진짜로...~~~!!~!!!
네 말에 어떤 부분에서 그녀가 이런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는 그녀를 올려다보던 너는 재수없다는 말에 대체 뭐 때문에 그런 거냐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어느 부분이지? 네가 말을 잠시 멈춘 게 아니라 계속 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을 찾기는 어려워 어떻게 해야하나 싶을 때. 도와주면 되잖냐는 까칠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감사합니다."
해줄 말은 딱 그것뿐이었다. 퉁명스럽거나 까칠하게 반응하면서도 결국은 해주겠다는 말이었으니 감사할 수밖에. 30분 뒤에 지상에서 보자는 말과 함께 돌아선 그녀의 이이 있냐는 듯한 말에 고갤 저으며, 없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성큼성큼 훈련장을 나서는 그녀의 뒤를 따라 -사실 따라가는 건 아니었지만- 훈련소 밖을 나선 너는, 애초에 준비를 어느정도 해놓은 상태였기에 또 먼저 나와 있었다. 그리고 레레시아는 이번에도 늦었다. 10분 가량이긴 하지만. 느릿한 발걸음으로 다가오는 레레시아를 가만히 쳐다본다.
불가능하다니? 분명 그것은 세븐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그녀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젖고 있다.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해도 할 수 있다며 견적을 내는 그녀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 다니 대체 왜 그런 것일까? 선우는 당황해하며 되물었다.
"그게 대체 뭔데?"
블랙스케빈저를 움직일 수 있는 건전지와 같은 것.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무엇인가 떠올렸다. 고독, 그리고 블러디레드.
이 더러운 자식들의 비열함은 결코 정상적인 물건을 만들리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탈취는 가능해도 건전지가 없다는 거지? 그리고 그 건전지를 너는 만들 생각이 없고. 내가 이해한게 맞아?"
카시노프는 생각하면 할 수록 역겨운 놈이었다. 인간의 생명을 과연 무엇이라 생각하는 걸까?
"...그렇다면...아, 아니야."
에너지코어를 다른 것으로 바꾸면 되지 않냐 말하려고 하다가 이내 말을 그만둔다. 아까 전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우회해서 요청하자, 그것마저 딱 잘라 거절하는 그녀를 떠올리곤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것이 멋있어 보이고 강해보여도 그것을 건드리고 만드는 기술자가 거절한다면 그것은 하면 안되는 짓이고 강요에 불과하다. 대장이 하지 않는 짓을 그가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네 의사를 존중할게. 그럼 딱히 아직 원하는 물건은 없어. 오늘은 드릴 암이랑 저격소총, 부스터만해도 큰 이득이야. 고마워"
"건전지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기계가 좋아도 그런 기계를 만지고 싶진 않아. 세븐스를 생체 에너지원으로 삼은 그야말로 도덕도 양심도 없는 과학기술 따위는 더더욱."
물론 이게 비합리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합리적으로 그걸 탈취해서 다른 것으로 개조하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나 역시 그녀의 양심이나 마음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스스로도 참 피곤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을 바꿀 순 없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태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블러디 레드를 로봇으로 바꾸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만약 블러디 레드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그런 건전지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블러디 레드 또한 운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래? 그렇다면 잘 사용해봐. 망가지면 가지고 와. 수리는 해줄테니까."
그 정도의 에프터 처리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는 듯이 그녀는 싱긋 웃어보였다. 그러는 와중 다른 곳에 갈 일이 있냐는 그 물음에 에스티아는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딱히 없는데. 그건 왜?"
애초에 지금 자신은 이곳에서 쉬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다른 곳에 갈 일이 있냐고 묻는 그 말에 당연히 에스티아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냐는 듯이 궁금증을 가지면서 에스티아는 선우를 가만히 바라봤다.
"후훗. 왜? 어디로 간다고 한다면 에스코트라도 하게?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없는데. 뭐, 나중에 산책하러 갈지도 모르겠지만."
에소크트를 해준다는 그 말에 에스티아는 절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 이후에 또 밖으로 나가자는 그 말에 괜히 고개를 한 번 더 갸웃했다. 갑자기 이렇게? 밖으로 나가자고? 영문 모를 소리였다. 물론 에스티아는 밖으로 나가는 것도 자주 하긴 했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외출을 권유하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기에 살짝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난 지금 여기서 쉬는 중인데. 갑자기 나가자고 해도..."
심심한건가? 괜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그녀는 가만히 선우를 바라봤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잠시 고민을 하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허나 이내 그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입고 있는 백의를 벗은 후에 의자에 걸어뒀다. 그리고 기지개를 쭉 켠 후에 선우에게 이야기했다.
"딱히 찌뿌둥하지도 않아. 애초에 계속 앉아있지도 않았어. 멋대로 사람이 찌뿌둥할 거라고 판단하지 마. 그것보다 갑자기 찾아와서 이거 만들어줘. 이거 줘. 저거 줘. 하다가 갑자기 나가자고 하고. 목적지는 있어?"
밖으로 굳이 나가자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어디로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냐고 물으면서 그녀는 빤히 그를 바라봤다. 정말로 아무 곳도 없는데 굳이 밖으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한다고? 물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만 그녀로서는 살짝 낯선 느낌이었다.
"갈 곳이 있다면 동행할 수는 있지만 그게 아니면 다음 기회에. 아까도 말했지만 난 지금 여기서 쉬는 중이었으니까."
이번에도 늦게 나온 그녀는 쥬데카가 빤히- 는 아니었겠지만 느낌상 그렇게 보고있자 어쩌라는 식으로 한쪽 눈만 찡그렸다. 적당히 목소리가 들릴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삐딱하게 서서 짧게 말하기도 했다.
"뭐. 늦을 거라고 했잖아. 불만 있냐?"
아까는 불만도 없냐고 투덜대더니 이제는 불만 있냐고 투덜이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 싶으면서도 휘말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아무튼, 바로 나온 쥬데카와 달리 그녀는 머리도 푸르고 이래저래 다른 차림이다. 무릎에 조금 못 미치는 와인색 니트 원피스, 퍼까지 검게 물들인 까만 무스탕 자켓이라는 간단한 조합이긴 했지만. 뭐, 구두를 신은 탓에 아까보다 시선을 조금 더 올려야 한다는 것도 차이라면 차이겠지만.
"미리 말해두겠는데. 나도 라라 말곤 누구 뭐 줘본 적 없어서 아는 거 거의 없다."
큰 도움은 못 된다며 기대하지 말란 의미로 말을 하고 단말기를 꺼내 액정을 슬쩍 확인한다. 그런 다음 자켓 주머니에 집어넣고 뭐 살려고 하는지 말이나 해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그래서, 무슨 선물인데? 뭐 기념 선물?"
선물의 목적을 알아야 그녀도 생각이란 걸 해볼 테니까. 그리고 나온 김에 겸사겸사 다른 거 생각도 좀 해보고.
원래 계획은 에스티아가 보여주는 수 많은 아이템과 장비들을 사용해보는 것이었는 데, 그녀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상대가 원하는 물건만을 만들어주는 장인정신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덕에 시간이 크게 비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심심해서 시간을 보낼 용도로 밖에 나가자고 했으나 그녀는 지금 쉬고 있는 중이라 거절했다.
"목적지도 없고~ 그냥 밖에 나가서 시간이나 보내려고 했지. 그냥 이번에 얻은 물건은 사용이나 해봐야겠네"
이번에 얻은 3가지 물건은 테스트 하는 데에도 제법 시간은 흐르겠지. 생각해보면 해야할 일은 많았다. 그냥 하기 싫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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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는 꿈을 꾸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세븐스가 사라져 모두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는 꿈이었다. 그곳에서 파티마는 저택에 머물며 언니 프란시스카와 자유롭게 저택 밖을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무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았다. 행복한 꿈을 꾸던 파티마는 밖에서 들리는 작은 노크 소리에 눈을 떴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허탈함을 느끼며 작은 소리에 깨어질 꿈이었다면 아예 꾸지 않는게 나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파티마는 자신을 부르는 프란시스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베개 밑으로 머리를 집어넣어 소리를 차단하고는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 프란시스카는 단단히 준비를 하고 동생을 만나러 온 길이었다. 오두막의 현관문이 열리자, 파티마는 더 이상 언니를 외면할 수 없었다.
"휴... 오두막 열쇠까지 챙겨오길 잘했네. 불도 안 켜고 있었니? 아얏, 발 밑에 이건 또 뭐야?"
천사같이 선한 마음을 지녔으나 호구처럼 당하고 살지만은 않는 여장부였던 프란시스카는 자신이 이 곳에 왔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커텐을 치고 그 위로 담요를 겹쳐 달은 뒤 촛불을 켰다. 파티마는 언니의 등장이 여전히 떨떠름했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 왔어? 여기 있는 거 알면 아버지가 가만 두지 않을텐데." "괜찮아. 최근에 아버지가 할아버지 몰래 과수원 땅 팔아치운거 나한테 걸렸거든. 또 주식에 손 댔다가 반토막 났나 봐. 당분간은 입막음 하느라 나한테 쩔쩔맬걸? 만약 할아버지한테 들킨다면... 곱게 넘어가지는 않겠지."
오랜만에 재회한 자매였음에도 둘의 대화는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져나갔다. 그들은 서로의 근황을 주고 받았는데, 파티마야 프란시스카가 방문하기 몇 주 전부터 오두막 안에 틀어박혀 있었으니 딱히 할 이야기가 없었고, 프란시스카는 자신의 근황을 말하던 중 최근 들어 파티마가 오두막 밖으로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 크게 걱정했다며 고민이라도 있는지 물었다. 파티마는 정곡을 찔렸는지 머뭇거리며 크게 갈등하다가 결국 곧이 곧대로 털어놓았다.
"언니, 나는 저주 받은 존재같아. 아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현대에 창조 되어진 악마같아. 난 왜 세븐스로 태어났을까? 세븐스는 왜 존재하는걸까? 왜 하느님은 세븐스를 창조했을까? 그리고 어째서 우릴 구해주지 않는걸까?"
파티마는 그간 있던 일, 그러니까 신에게 분노해 십자가를 부수고 성경을 찢어버린 일까지 전부 말했다. 그 말에 프란시스카는 방금 자신이 밟은 것이 십자가의 파편이었음을 짐작했다. 프란시스카는 동생이 늘어놓는 말들을 묵묵히 듣고는 파티마의 손을 어루만졌다.
"파티마, 너와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나는 너를 축복 받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어. 네 세븐스도, 나아가 모든 세븐스들을 축복 받은 존재라고 생각해."
이 말에 파티마는 크게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며 고개를 저었다.
"축복 받았다고? 축복 받았다면 이럴 순 없어! 그럼 사람들은 왜 세븐스를 싫어하는건데? 나는 어째서 집에서 떨어진 오두막에서 갇혀 살아야 하는거고?" "그건 인간들이 어리석기 때문이야.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이들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갖고 있어. 수가 자신들보다 많으면 저항은 할지언정 끝엔 복종하는 성질을 지녔지만, 그게 아니라면 철저히 차별하는 특징이 있지. 그리고 파티마, 절대 이걸 잊지 마. 신이 세븐스를 창조한 건 세븐스로 하여금 세상을 이롭게 만들기 위함이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할 말이었다. 파티마는 어쩔 줄 몰라하며 금붕어처럼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프란시스카는 진지해보였다.
"세븐스는 세상을 이롭게 만들 힘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의 뜻에만 따라 움직이면 그건 꼭두각시나 다름 없지. 그래서 너희에게 자유를 부여한거야. 그것 때문에 몇몇 세븐스들이 범죄를 저질렀지만 위험하기는 비능력자도 마찬가지야. 지금까지 인류의 모든 전쟁은 비능력자가 일으켰어. 평범한 비능력자도 총만 쥐어주면 혼자서 수십, 수백명을 죽일 수 있어. 이것만 봐도 비능력자들은 떳떳하지 않아. 평화란 명목으로 세븐스를 탄압하고 학살하는 자들을 어떻게 정의라고 할 수 있지? 최소한의 숨구멍조차 막고 평범한 삶을 살 자격조차 박탈시킨다면, 갈등은 끊이질 않고 끝엔 파멸만이 있을 뿐이야."
// 독백은 독백인데 너무 길어서 여기서 컷!
참고로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여기서 프란시스카가 신 이야기를 꺼낸건 자신을 저주 받았다고 생각하는 파티마를 설득하기 위함이에요~
아마데의 사상은 아무래도 언니에게서 많이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언니의 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로 명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때문에 더더욱 탄압을 받고 미움받고 그러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현 시대에서 세븐스에 대해서 저렇게 말하고 다니거나 사상을 퍼뜨리려고 하면 즉결처분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8ㅁ8
세상에 독백... 자매는 그래도 서로 믿기 때문에 대화가 이어졌구나 싶기도 하고.. 세상을 이롭게 만들 힘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의 뜻에만 따라 움직이면 그건 꼭두각시나 다름없다. 이 부분이 특히나 눈에 닿네. 인간은 결국 자유의지를 가진 이상 제각기 떳떳하지 못한 점을 가지게 되고, 힘에는 두려움이 따르는 법이지, 응.. 프란시스카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구나. 아마데의 사상이 프란시스카로 하여금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도 들고, 프란시스카의 앞날이나 아마데의 앞날이 절대 순탄치 못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 아무래도 여기는 배척받는 세계관이니까...
>>809 너무 긴 글로 인한 스크롤 압박 죄송하단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그렇지요. 프란시스카도 부잣집 딸이라 귀하게만 큰것 같지만 실은 남동생 카를로스에게 치여 부당한 대우도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펠리페가 워낙 못난 인간이어야지요... 그러다보니 인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비능력자도 이리 못난데 세븐스가 위험하네 뭐네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느냐는 거죠. 프란시스카에겐 세븐스보다 비능력자가 더 위험한 존재입니다. 이 집안 이야기만 봐도 추태는 비능력자들이 다 부리고 죄없는 파티마만 구박 받으니까요. 그러다보니 프란시스카는 비능력자에 대해 환멸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인간은(비능력자와 세븐스를 통틀어) 실수를 반성하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성질이 있어 인류애를 놓지 못합니다. 프란시스카도 복잡한 속내를 가진 아이이죠...
맨처음엔 프란시스카를 성녀 비스무리한 존재로 생각하고 설정을 짰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군요... 프란시스카도 인간인 이상 늘 사랑만 하고 살 순 없잖아! 이런 막장 집안에서 태어나 머리통 꽃밭인게 더 신기하다고요. 프란시스카의 동생 카를로스라면 모를까... 근데 카를로스도 아버지를 한심하게 여기지 않을까싶네요. 워낙에 못난 인간이어야지...
가까이 서서 삐딱하게 서서 짧게, 불만 있냐고 묻는 그녀에게 너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대답했다.
"아닙니다, 제가 먼저 부탁한 거고."
말한 걸 잘 지키는 것 같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약속장소에 나왔으니 됐다는 식으로 대답한 너는, 그래도 아까보다는 갖춰입고 나온 그녀를 잠깐 보다가 시선을 다시 눈으로 돌렸다. 라라 말곤 선물을 해본 적 없다는 그녀의 말에는.
"상관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보다는 경험이 많으실 테죠."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긴 했지만, 거창한 기대같은 건 아니었다. 그냥... 너보다는 좀 더 알 것 같기도 했고. 이런건 혼자 고심해서 주는 선물로도 충분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혀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받았을 때 기분이 마냥 좋지많은 않으리라.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뭘 주더라도 상관없긴 했으나, 그래도 신경써주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다.
들었을 때, 직접 말하고 이을 때. 1. 『한 번 더 말해줘』 "한 번 더.. 말입니까? 그러니까……. 아, 이 욕심쟁이.." "그렇다면야..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더 듣고 싶어. 응. 말해줄 수 있지?"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네가 그렇게 얘기하면 할수록 어떤 위치에 있는지 똑똑하게 기억할 테니 말입니다.. 더 얘기해. 계속 각인해야지. 당신도 결국 세븐스잖습니까? 아무리 품종 교배가 잘 되어 지금 그 자리에 있더라도 당시의 부모는 탄식했겠지요. 아, 심했나? 심했든 말든. 우리는 계속 들어왔는데 너도 이 정도는 버텨봐야지요. 안 그런가? 아니라고?" "그럼 다시 되새겨 보십시오. 당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습니까?"
2. 『장난이지?』 "으음, 장난으로 보였다면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터무니 없는 일이겠지요. 존중합니다." "앗, 들켰네요.."
"그럴 리가 없잖아." "농담할 상황 아닌 거 알잖습니까."
"아니면 납득할 이유가 없는데." "애석하게도, 남을 웃기는 재주는 없나 봅니다."
3. 『고생해』 "예, 무탈하십시오!" "……그쪽도." "부디 최후를 맞거든 시체도 찾을 수 없기를. 그리하여 다른 삶에 쓰이지 않기를.."
"먼저 가겠습니다!" "저-는 모르는 일임다-?" "아하하, 언니가 많이 화난 것 같던데 말입니다. 고생하셔야지요!"
"그런데, 고생할 힘은 남아있습니까? 거기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드릴까요?" "아! 안 되겠구나. 힘도 없어서 손 뻗을 수도 없겠지. 그러니.. 당신은 이상향에 갈 수 있지요.. 가여운 어린 양에게 내가 먼저 손 뻗으니 나는 선한 목자인 겁니다. 뭐 하십니까? 손 뻗어야지요." "안 잡아?" < 여기서 생글생글 지혼자 처웃고 있을듯
>>872 아가씨 옷이라... 사실 독백을 쓰면서 '오두막에 혼자 사는데 아가씨 옷은 안어울리지 않나?' 싶어서 그냥 동네 꼬맹이들 입는 평범한 옷을 주로 입었다... 라는 설정으로 은근슬쩍 바꿀 생각입니다만, 레이주의 적폐해석을 부수고 싶진 않아서 갈등이 되네요... 아아 나의 선택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아 그리고 아마데는 남장여자가 아닙니다! 그랬으면 머리도 짧게 치고 귀걸이도 안했지 않았을까요??? 제가 시트에 설명만 깜빡했을뿐 아마데는 치마도 입고 원피스도 입습니다! 다만 바지를 많이 입고 전투를 나설때 정장을 입는거예요!!!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랜절!
불만 있냐고 하니 이번엔 아니란다. 있는데 그러려니 하겠다는 거야 뭐야. 쯧. 가볍게 혀 차는 소리 입술 사이로 샌다. 그래도 이번엔 표정을 구기진 않았다. 그녀도 조금은 그래 그러던가, 라는 느낌이다.
"글쎄다. 경험 이전에 다른 걸 먼저 생각했어야 했을 텐데. 너는."
대놓고 짜증을 드러내는 대신 은근히 꼬집기로 수단을 바꿨는지 이죽이는 말투가 튀어나갔다. 키 차이로 인해 시선이 아래로 향하는 건 자연스러운데 어쩐지 쎄한 시선이다. 동시에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 해줄 것 같은 분위기도 풍겼겠지. 그 분위기 깊숙히 네가 감히- 라는 느낌도 슬그머니 느껴졌을 지도 모르고.
"기념 선물이라. 그런 거면 치장품이 무난한데. 악세사리나 향수, 는 좀 이른 거 같고."
머릿속으로 라라와 주고 받았던 선물들을 한 번 훑어본다. 옷, 구두, 코스튬... 아, 참고가 안 된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보는게 빠를 거 같다. 지익. 한 발을 끌며 몸을 돌린 레레시아는 상점가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가까운 악세사리점부터 가보자고. 돌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게 있겠지."
계속 서서 이러쿵저러쿵 말해봤자 한 번 보는 것만 못 하니 말이다.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는 악세사리 가게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안 오고 뭐하냐- 괜히 그런 말도 던진다.
>>915 뭐.....??? 뭐야 얼른 정주행 때리고 와야지 >:| 선우주 자신감을 가져!!!!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라구~!!!!! 그럼 평범한 일상 상황으로 시작해도 떡밥이 약간은 풀린다는 건가...? 하우 고져스... 인터레스팅...🤔 그럼 일상적인 상황으로...? 아님 약간 특수한 상황으로...? 어느 쪽이든 좋으니까 지금부터 열심히 일상상황 머리 굴려볼게~!!!(두뇌풀가동!)
당최 알 수 없는 말에 의문을 표하듯 그녀를 올려다보지만 아까도 그렇고 물어본다고 해서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만둔다. 일단 목적은 따로 있었고, 어쨌건 도와주러 나와준 사람인데 맞출 수 있으면 맞춰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솔직히 느낌은 있었지만 그 이유를 몰라 더 그렇기도 했다. 뭔가 알아야 반응을 할 텐데.
"치장품이라, 반지나 목걸이 같은 것 말이죠."
향수까지 이야기가 나오긴 했으나 좀 이른 것 같다는 말에는 왜 이른걸까 묻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일단은 입을 다문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나중에 알만한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는 걸로 할까. 그동안 상점가를 가리키며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따라 움직이면서 고갤 끄덕인다.
앗 나도 모르게 메이드복짤을 가져오고 말았는데(?) 열심히 짱구 돌려본 결과 동네 구경하는 츸시라거나 아니면 훈련장에서 무기 점검하는 선우라거나... 휴게실에서 본다든지? 그런 상황은 어때? 크아악 아직 캐를 굴려보질 않아서 팟!하고 빨리빨리 안 떠올라서 큰일이야...🤔
어깨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며 굉음과 함께 몸을 앞으로 밀어내었다. 아직은 이 소리가 제대로 적응이 되지 않아 시끄럽고 견디기 어렵지만 익숙해져야했다. 부스터의 속도는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였다. 거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다시피 앞으로 나아갔다. 달리다가 점프하면 그대로 일시적으로 하늘을 나는 수준이었다. 속도는 이정도로 만족스럽다. 그러나 아직이었다.
레이저 포인터가 달린 저격 소총으로 왼쪽 목표물을 겨냥하고 발사했다. 하늘을 나는 부스터의 진동과 총의 반동, 그리고 이를 잡아줄 지지대의 부재로 인해 명중률을 낮을 것이라 예상했다.
탕-
총성이 울리며 목표물 바로 오른쪽에 구멍이 뚫렸다.
"망할!"
빗나간 총알에 아쉬워할 틈도 없이 바로 앞에 벽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너무 빨리 돌진하느라 벽이 앞에 온 것도 눈치 못챈 모양이었다. 그리고 벽을 밟고 올라가 천장까지 올라갔다. 어린시절 무술도장 관장님이 자주 해주시던 묘기를 이렇게 재현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내 천장에 도달해 다시한번 천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쿵 소리와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다행히 엉덩이부터 떨어졌지만 꼬리뼈에 큰 통증이 있었다. 다행히도 아무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1. 「자신의 생일에 축하의 말을 하나도 듣지 못한다면?」 별로 의식하지 않고 넘어가. 본인도 원래 자기 생일을 의식하고 지내지 않는데다가 그동안 가족을 제외하면 생일을 축하해줄 만큼 가까웠던 사람도 딱히 없었고.... 이제는 그나마 축하해줬던 사람들도 없게 됐지만, 그 공백을 생일날이라고 유독 의식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네🤔
2. 「빵과 밥, 면 중에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한국인 ㅏ아니 일본인도 밥심이다....!!!(?) 밥-빵-면 순으로 선호한다! 면은 금방 배고파!!
3. 「싫어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짓을 하면?」 😐oO(또 저러는군...)부터 생각하지? 의미없이 시비 거는 거라면 적당히 질릴 때까지 들어주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도 듣고 판단한 다음 원만하게 해결하고... 어..? 그냥 다 들어주잖아? 아무 말이나 해도 다 들어주는 츠쿠시쨩(아무말)
레이먼드... 겉은 여전히 잘생겼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속이 많이 타들어갔다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전 봤어요! 뭔가 레이를 보면 다들 따뜻한 말보다는 핀잔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뜻한 말에 무너진다는 게 이해가 될 것도 같아요. 사람은 오히려 따뜻함에 무력하다고도 하죠, 전기장판이 그걸 증명합니다(?? 레이를 보면 인간군상이란 이런 것이다! 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어서 참 좋아요, 내색하지 않는 듯하지만 은근히 드러나는 부분이 있고, 완벽하고는 거리가 먼, 지극한 평범함을 지닌 평범하지 않은 사람. 음, 맛있다.
예시로 든 치장품에 반지 같은 것을 말하는 쥬데카를 보다가 문득 라라시아의 명언이 하나 떠오른다. 속옷도 치장품이야! 라며 속옷바람으로 허리에 손을 짚던 모습까지. 음. 역시 도움이 안 된다. 살짝 고개를 흔들어 머릿속을 털어버렸다. 라라는 저리 가있어.
그녀가 가자고 했으니 자연히 앞장서는 것도 그녀였을 것이다. 훈련장에 내려올 때처럼 자켓 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설렁설렁 걷는다. 가는 중에 아이들 서넛이 뭉쳐 달려가다가 그녀를 보고 사탕 누나 안녕! 한다. 그녀는 어어- 하며 건성인 듯 인사를 받아준다. 아이들은 쥬데카를 향해서도 안녕! 을 외쳤을지도.
"일단 여기부터 보자고."
그렇게 걸어가다 멈춘 곳은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악세사리점 앞이었다. 큰 가게는 아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많은 종류의 악세사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크고 화려하기보다 가벼우면서 수수한 것들이다. 라라시아의 선물을 샀던 적이 있어 면식이 있는 직원과 고개짓으로 인사를 한 그녀는 반지와 팔찌 등등이 일렬로 늘어선 진열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진열장 위를 장갑 낀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와서 한 번 쭉 둘러봐. 뭐 물어보면 조언은 해주겠지만."
선물을 할 땐 받는 사람이 우선이지만 주는 사람의 기분도 중요하니까. 천천히 돌아보고 눈에 드는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한다.
"이거다 싶은게 없어도 얘기해- 다른데 가면 되니까."
작은 마을이지만 선물 사러 갈 곳 서너군데쯤은 있다. 그러니 꼭 여기서 골라야 된다는 생각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진열장을 들여다본다. 환한 조명에 악세사리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자캐가_바라는_이상적인_죽음은 아... 이런 진단 나올 줄 알았다... 이스마엘이 가장 바라는 죽음은 마침내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혁명에 의미가 있을 때지. 누군가를 대신해 희생한다는 것 자체를 숭고하게 생각하는 만큼. 타인 대신 죽는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여긴 데플 없는 어장이지 응..
자캐의_정신적으로_지쳤을_때_행동은 와... 이것마저 나오네.. 멘탈이 개박살 나기 직전까지 내색하지 않는 편인데 부자연스럽게 머리를 넘기는 행위가 반복되거나 숨을 가다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미소가 어색하거나..? 물론 해소하는 행동도 하는데 틀어박혀서 이불 밖으로 안 나감.. 잠깐 푹 자고 일어난 뒤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그런데 멘탈 안 좋으면 박박 찢어버리면서 다시 스트레스 받음..
자캐의_사랑에_대한_태도를_노래가사로 하..... ㅋ..ㅋㅋ... 뭐 태도를 노래가사로 적으라니 어떤 노래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으음.. 으으음... 조공 바칩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기도 해 가사 엄청 귀엽거든... :3c 발랄한 태도지요~~
1.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 그게. 그러니까. 그, 그게.." "……사실은, 피하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처음엔, 그런 감정이 방해될 거라 생각해서.. 피하려 했는데, 그래서, 그게." "세상은 제 마음대로 안 되는 걸.. 깨닫는 것 같습니다."
이스마엘은 부끄러운지 쇄골 근처로 손을 꾹 쥐다 머리카락이 잘렸음을 깨닫고 흠칫 놀랐다. 가려줄 것조차 없으니 수줍은 얼굴 전부 드러난다.
"그, 그만 보면.. 안 됩니까? 그러니까, 으.."
2.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반가운 척을 한다면?」 "음.. 그래도 아는 척을 해줍니다. 슬럼에서 스쳤을지도 모르지요!" "사실 제 인간관계는 많이 좁아서, 그럴만한 사람이 있나 의심도 들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사람에겐 닮은 것에서 의지할 것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3. 「빵과 밥, 면 중에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저는 빵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익숙하니 말입니다."
>>969 츸시.. 왜 생일 의식하지 않고 넘어가.. 이젠 에델바이스 사람들이 축하해줄 테니까. 가족 곁을 떠났어도 생일은 축하해야지, 응.. 여기서 인간관계 많이 쌓고 생일 선물도 받고 그래야지! 츸시 행복하자..... 그런데 면은 금방 배고파서 밥심이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잖아~!!! 약간 츸시는 덮밥 먹고 힘낼 것 같단 적폐 해석이 있어.. 먹고나서 속내로 음.. 오늘도 힘내야지. 그런 거 있잖아~~ 앗... 그런데 아무 말이나 해도 다 들어주는 츸시라니 아까 진단에서도 봤지만 츸시는 너무 참으려 해서 문제다..!! >:0 이유가 있다면 해결하지만 당신은 좀 화낼 필요가 있다~!!!!! ;0; 츸시 넷플방으로 보내버려!!!!
>>974 테이스티한 삼촌 진단... 너무 많은 게 변했지.. 응.. 삼촌은 가벼운 겉모습이랑 다르게 진중한 속내와 과거가 있어서 그 점이 참 매력적이야. 옛날 생각을 하다 도망치듯 구석으로 간다니. 어쩐지 현실에서 도피하는 느낌이 들어서 안쓰러운걸... 따뜻한 말에 무너지는 건 많은 사람들이 그런 부류에 속하고 어쩔 수 없겠지만서도 유달리 과거를 아니까 씁쓸하네... 어느정도 의식한다는 것도 마냥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고, 인간답다고 해야하나..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야.🤔 마지막은 크아악(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