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663069>999 빈센트의 존재 자체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다보니까 일단 알렌주 말마따나, 변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속내를 숨기고 겉이라도 좀 금칠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서요. 일단 베로니카가 잡힌 만큼, 진짜 내면이 변했건 최대한의 위장이건 UHN이 변하는 계기라고 판단할 만한 행동을 하기는 좋을 것 같긴 합니다.
"더치페이 아니면 안봐주신다니!" 와 선배님의 자비로운 한턱이 없다니 슬퍼져요? 라는 말을 하고는 씩 웃으며
"다음엔 무료쿠폰으로 봐주시면 안돼요?" 생각해보니 여선이 정도라면 짜잔! 우리집 백번째 손님입니다! 가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지요! 여선이는 딱히 별 생각없이 나님은 재능은 좀 있지만 평범해! 수준이라 생각할지도 몰라? 사실 형편이... 어렵지는 않지만 다른 참치캐랑 비교하자면 적은 건 사실이니. 아니 영월 중간에 슉 가버린 건 네 책임이잖아! 왜 날 보는 거야! 아? 내가 안 낸 게 잘못이라고?
"옥상 지금 열려 있을 걸요?" 가봤다는 듯이 말하지만 가본 거야? 라고 물으면 아니요? 안가봤는데요? 라는 참 당당한 말을 합니다. 가보지도 않고 열려 있을 거라 말하다니! 거기도 좋고 저기 경치 좋은 언덕도 좋고요? 라고 가리키지만 미치지 않는 이상 저기 경치 좋은 언덕에서 먹으면 누가 봐도 뭐 먹는지 보여서 잡히기 십상이라고요! 야.. 그걸 모르네? 아니면 그 선택 하기 직전에 엉망진창으로 당하는 거라도 팍! 떠오를지도 모르지?
총을 쏘진 않더라도 토고는 빈센트를 없는 사람 취급할 가능성이 높아... 대화를 해봐도 답도 없고 오히려 미친놈이라 어쩔티비 저쩔티비 니 하고 싶은대로 하던가~~ 하는 느낌으로 아예 무시하고 살 느낌...? 빈센트가 완전히 달라졌다. 라는 느낌이 들기 전까진 아무래도... 좀... 일상은 도무지 껀덕지가 생각이 안 나.
"쿠폰같은 거 잘 모아둔다구요!" 당당한 모습으로 뿌듯하게 열번시키면 하나 무료로 주는 쿠폰도 있고여..(그거 한 8개쯤 찍혀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또 있는지 손가락으로 세어봅니다. 한장.. 두장.. 세장... 음. 여섯 장 정도 있나 보네요.
"에이. 감각 강화는 해도 천리안은 무리구여!" 예지요? 어유 예지같은 거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여..! 라면서도 곧바로 예언이나 예지같은 거 있으면 의외로 살기 힘들 것 같기도 한 거 아니에요? 라네요. 일단 그걸 떠벌리지 않는 만큼 비밀이긴 비밀입니다? 갑자기 막 나 예지 가능해! 라고 해봤자 그거 믿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믿는 이들도 좋은 의도로 올 것 같진 않다고!
"가문의 비전 마도같은 것도 있어요?" "우와우와 그러면 이름있는 분이랑?" 이름있는 분이랑 관련이 있나보다! 같은 뜻의 말이다. 잠깐 기다리라는 말엔 얌전해집니다. 사실 가문의 비전 마도 보고싶은뎅! 도 있지만 그건 언제 또 볼 수 있겠지!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려 노력하는가 봐요!
"그럼 가요! 아무도 없을 거니까 즐겁게 먹는 거죠!" 신나는 걸 억누른 듯한 표정으로 걸음을 빠르게 해서 강산을 따라갑니다.
농담입니다. 빈센트는 그 말을 끝에 붙이고,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수긍한다. 코에서부터 꼬리 끝으로 여정을 떠난다. 대충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중요시하는 종교 같았다. 종교의 죽음관은 정말로 재밌다. 옛날 종교들은 신의 존재를 당장 보여줄 수 없다 보니, 죽음 이후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세일즈'를 중요시했는데.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한다.
"그러고보니, 그럼 저는 지금쯤 여우신님의 어디쯤 와 있으련지 궁금하군요. 정수리? 등? 아니면 벌써... 꼬리에 왔으려나."
어느 쪽이건 말은 됐다. 아직 더 나아질 길이 남아있다면 지금쯤 정수리나 등에 있을 것이고, 상황이 재수없다면... 빈센트는 꼬리에 매달린 채 버터가 될 날만 기다리고 있겠지. 어쨌든, 종교관을 들어본 빈센트는 다시금 작품을 살펴보았다.
"자살을 생각한 이 친구가 맞이한 끝에... 이 친구는 행복했을련지 모르겠군요. 행복한 버터가 되었을지, 아니면 그냥 죽었을련지." //14
여선의 수다에 중간중간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쿠폰 이야기 즈음에서 강산의 눈이 잠깐 빛나는 것이 보였을지 모르겠다. 말이 많긴 하지만 자기 말만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 밥친구 각이냐?하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명망있는 분과 연줄이 있냐, 는 질문엔 "뭐 그렇지. 내래 이래봬도 명가 출신이니까."정도로 말하고 긍정했겠지.
아무튼 옥상도 열려 있겠다, 둘 다 신이 나서 하마터면 목소리의 음량을 신경쓰지 못할 뻔했다.
"여기서부터는 너무 크게 떠들지 않도록 하지...혹시 너도 봤으면 알겠지만, 여기 교관님들은 무서울 땐 무서운 분들이니까."
혹시 계단참에서 떠들다가 옥상으로 올라가려 했다는 게 들키면, 교관들에게 제지당할지도 모르니까. 강산은 여선에게 주의를 주고 계단을 올라간다.
아무도 없었던 옥상에 도착한다면 그제서야, 좀처럼 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통성명을 하겠지.
"명가 출신... 샤오예이신가 보네요!" 샤오예(少爷(Shàoyé))=도련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다가 너무 격의없이 대한 건가? 라는 생각을 한 0.1초쯤 했는데 알 바 뭐냐로 휙 날려보내고 말았습니다. 그야... 루샨이 최소한의 예의는 있지만 막 기죽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고?
"그러도록 노력은... 할게요?" 노력하는 것은 효과를 발휘했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목소리를 죽이는 것도 근질근질한 건지 입꼬리가 조금 이리저리 움직이긴 했지만. 교관님들이 무서울 땐 무섭다는 건 아주 잠깐 본 편에 속한 여선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수업은 열심히 들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엄청 늦기는 했네요? 채여선이라고 해요!" 반가워요! 라고 말하는 여선입니다. 정작 여선아!라고 부르면 어..음.. 나를부르는 건가.. 나를 부르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한 1초정도는 하고 아! 안녕! 이 되겠지만.
강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옥상 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인벤토리에 넣어뒀던 배달 음식을 차례차례 꺼낸다. 조금 식긴 했지만 짬짜면은 아직 붇지 않았다. 강산도 딱히...여선이 자기보다 조금 어려보이긴 하더라도 일단은 또래이니 격의를 크게 신경쓰진 않는 편이었다.
"여선 씨는 일반 반?"
수저와 단무지, 종이컵도 차례차례 꺼내고는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숟가락을 건네주며 묻는다. 어느 틈에, 나노머신 칩을 조작해 여선에게 자신의 연락처도 보내두었다. 그러다가도 뭔가 생각날 듯 말 듯 한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맛있겠다아!" 자리를 잡고 앉아서 배달음식을 꺼내면 보는 눈이 반짝입니다 구라오러우 비슷한 것에 탕육사면에 작장면? 볶음밥! 물론 신한국식 탕수육과 짬짜면이라는 호칭에도 익숙하지만 여선주가 정체성을 까먹을까봐(...)그런다는 게 정설이다? 별로 격의 없이 지낸다면 여선 또한 격의 없겠지?
"음음음~♪" 일반 반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려다가 낯이 약간 익은 것 같다는 말에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렇지만 연락처까지 바로 보내다니! 이건 자기같은 인싸의 재목인 게 분명합니다! 당연하지만 자기가 인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아니라고! 격렬한 거부를 보일지도 모르지만?
"얼굴이 좀 익은 건 맞을지도 몰라요?" 특별반이긴 한데.. 편입 느낌인 듯 복학인 듯 편입 아닌 복학이라서요? 라는 말을 하는데도 자기도 아리까리한지 갸웃하는 겁니다.여선주는 편입 느낌인데 어른의 사정으로 복학이라면 그게정답인 것이다! 일단 수저는 감사하게 받습니다. 수저도 안주고 손으로 퍼먹으라고 하면 어쩌지?! 같은 그럴 리가 없는 쓸데없는 망상도 아주 잠깐 했다고요?
"입학은 같이 했을 건데 얼마 안지나서 일이 있었죠?" "아마도?" 뭔가 살펴본 바를 기반으로 했을 때에는 약간 스킵된 두달 사이에 휙! 인 기분이다? 한국식 중화요리라는 말을 들어봤냐는 것에 물론이죠! 라는 반응인데. 그도 그럴 만하다. 배달음식을 개봉하고 앞접시 삼을 것으로 덜어서 먹으려 합니다. 옴뇸뇸 먹다보면 익슥한 게 사실인 듯 찍먹에도 익숙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쳐? 신한국 출신은 아니지만 지금은 신한국에 있으니까 신한국 체류중? 에 가까운가?" 라는 고민을 잠깐 하지만 가볍게 휙 던져버리듯 고민하던 것도 씻어버리고는 먹는 데에 집중하는
"맛있네여!" 이 집 요리 잘하네! 같은 감상을 하는 루샨. 그야.. 루샨 요리 잘한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모... 그럴 거에여!" 아니면 아닌 거고요? 라면서 별 거 아니라는 듯 짜장면을 면치기를 합니다. 잘 먹는구나.
"유학생이라고 해서 별 문제되는 건 아닐 거니까요!" 문제가 없도록 잘해야지... 흰눈으로 봐도 걱정되는 여선인 것이다.
"그니까여! 여기 나중에 중국집 가고 싶다! 라면 우선순위로 올려야겠어여!" 10대 청소년들의 식욕은 대단했다! 사실 10대 20대가 가장 잘 먹을 때라는 그런 느낌은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러다가 이런저런 일이라던가 길드 만든다던가 하는 말에 어쩐지 동물귀가 쫑긋거리는 환상이 보인다면 아주 걸맞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표정으로
"기-일드요?" 관심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딱 알아보면 애매할 것 같고 특별반 사람들 아직 많이 못 만나본 것도 있어서 그런가.. 지금 상태에선 살짝 애매할 수 밖에 없어요? 라는 요지의 말을 하는데. 그 요지를 너무. 줄줄줄 늘여서 말했다는 게 문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