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모험으로 인해서 잠시 쉬고 싶어진 레온. 가이아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받아온 사탕을 우물우물거리며 걷는다. 창은 오른쪽 팔오금에 걸고 오른손에는 사탕들이 담긴 종이봉투와 왼손에는 아직 뜯지도 않은 사탕이 담긴 봉투를 쥐고 걷고 있었다. 사탕이 물린 레온이지만 최근 삶과 죽음이 오가는 운동량을 소화하면서 당분의 소중함을 느낀 듯하다.
"길드나 가봐야지."
결국 간다는 곳이 모험가 길드. 그런데 안에는 누군가가 점을 봐주고 있었다. 레온은 사실 점술을 믿지 않는 편이지만 마침 심심했던 터라 사람들이 점을 다 볼 때까지 뒤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남은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때가 되어서야 루키우스에게 다가갔다.
"혹시 저도 봐줄 수 있을까요? 사례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이걸 드릴게요. 여러 맛이 있으니 먹다가 물리는 일은 없을 거요."
왼손에 든 사탕이 담긴, 아직 뜯지 않은 종이봉투를 루키우스에게 건네며 말한다.
앞의 남성은 레온과 비슷한 금발에 비슷한 체격을 가졌다. 평범한 신분의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단정함과 절제. 푸른색의 눈이 레온과 대조되지만, 레온은 묘하게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레온 만의 생각일 뿐이었다.
카드를 능숙하게 만지는 사내의 손을 보아하니 어설프게 해본 수준은 아니다. 정말로 능숙해. 평소에 이렇게 점을 봐주고 다니는 사람이었을까.
가장 먼저 꺼내는 테마는 '연애'. 일단 간단하게 요약하면 내가 연애에 있어서 눈새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고, 가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여인이 제일이라고.. 가장 머릿속에서 떠오른다면 가장 최근에 고블린을 같이 잡은..
'하하하!! 이 몸이 아름다운 것이냐?! 계속 쳐다봐도 좋다!!'
'이 몸의 미모에 빠져 환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이 몸의 눈은 높다!'
"......"
그냥 연애 안 할래.
"하하..그렇군요. 재밌네요."
마지못해 식은 땀을 한 방울 흘리며 웃는 레온.
"이건 맞아요. 그냥 주머니에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서 살아요. 굳이 빚을 내면서까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성격도 아니고요."
이거는 정확히 봐줬네. 없으면 없는대로 살고, 벌어야지. 풍족하면 풍족한대로 누리고 말이야. 너무 구두쇠처럼 굴면 돈을 가지는 의미가 다소 약해지지 않을까? 그나저나 주변인에 따라 내 금전운이 결정된다라.. 결국 내가 열심히 마수를 잡으며 벌어도 내 재산은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군.. 그렇다면 투자란 것을 시작해볼까요.. 투자해서 주변인을 움직이게 만들면 되니깐..
연애운에 대해 설명할 때, 레온에게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던것을 보던 루키우스는 그저 고갤 갸웃거릴 뿐이었다 금전운에 대해선 상당히 공감한듯 고갤 끄덕이는 그에게, 루키우스는 다시 점을 쳐주는데 집중하였고.
"사업운. 이건 우리 모험가들에겐 얼마나 강해지고, 운이 따라주냐의 이야기려나. 아무튼 자네는 지금의 성취에 만족하지 못하는군. 스스로의 경지에 불만족스러워 억지로 다음의 단계를 개화시키고자해. 하지만 자네는 현명하고 또 침착한 성정이 있어서 무리해서 준비가 안되어있음에도 단계를 확장시키다가 넘어질 일은 없을것 같군, 다음 단계를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준비가 정답이지 조급해하지 말게나"
루키우스가 설명을 끝내고 다시 카드를 바라보더니 한참 침묵을 하다가..
"음 사업운에 대해서 조금더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는데, 자네는 아무래도 고독함을 꺼려하는군, 그래서 모험의 동료를 구하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아. 아마도 어려울걸세." "다른 의미로 해석하자면, 만약 지금 자네에게 동료가 있다면, 그 동료와 평생 갈거야"
모험가에게 사업운이라면 앞의 사내의 말대로 얼마나 강해지고 전투에서 죽지 않는 행운을 말하는 것일까? 확실하게 지금의 성취에 만족을 못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만족을 못하는 거지, 납득을 하고 받아들이고는 있다. 아직 애송이니깐 말이야. 아무튼 이 사업운의 핵심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이니 여유롭게 성장하라는 것. 하긴 너무 적은 물을 담아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물을 담는 것도 똑같은 문제다. 괜히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지.
"카드에서는 저를 현명하고 침착하다고 설명하나보네요. 저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는데..어쨋든 어느정도 맞네요."
근데 또 뭐지.. 아직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인가..
"동료를 구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요..? 지금 동료하고 평생 간다고요..? 그 나르시스트 엘프ㄹ..아니아니..알겠어요."
왜냐하면 스스로 맹세했기 때문이다. 기사다운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서 아무리 죽는 상황이어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이다.
"재밌는 해석이네요."
....사실 재밌다기 보다는 애써 부정하고 싶다. 최근 파티를 구하는 걸 실패했는데.. 저 카드가 다시 상기 시켜주고 있다. 기억하기 싫은 일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군. 이거 타로를 괜히 봤어! 하지만 타로를 봐주는 사람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를 테니깐 성의 없는 리액션은 하지 말자..
이리나는 코우의 참으로 사심이 가득한 부비부비를 받고 나서 뭔가 이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고블린들에게서 느꼈던 살의도, 도적들에게서 느꼈던 악의도 없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것보다는 그냥 귀여워서 안고 싶어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자기가 아는 술집이 있다는 말에... 이리나는 눈빛을 반짝인다. 엘자? 그게 누구지. 일단 나중에 알아봐도 될 것인가.
"코우 님이 말씀한다면... 한번 가보죠."
이리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디냐고 묻는다.
"같이 가실 건가요?" // 이쯤에서 같이 술집에 갔다ㅡ하고 막레각을 잴까요? 아니면 더?
코우는 그렇게 답하면서 한 편으로는 자신의 칼을 조용히 붙잡았다 그건 그저 습관같은 것일 수도 있었으나 그런 것 치고는 행동이 꽤나 조심스러웠다 정작 여자 본인은 웃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어쨌든 여자는 이리나와의 동행은 무리라고 했다 대신 약도를 그려주겠다며 품 속에서 종이를 꺼내어 적당히 건네주었다
지만, 여자가 건네어준 약도는 지리멸렬하기 그지 없는 낙서와 같다... 거기에 그려진 것이 이 근방의 뒷골목이라는 걸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둥근 꽃모양으로 강조표시를 해둔 곳이 여자가 말하고 있는 '엘자의 주점'인 거겠지
"음. 가서, 뭔가 이렇게- 추워 보이는 빨간 옷을 입은 여자한테 코우가 보냈다고 하면 알 거야. 잘 아는 가게니까."
그렇게 말하는 코우는 엘리자베스의 용모를 떠올리듯 손가락을 세워 자신의 가슴 위로 웃옷을 자르듯 반원을 그어보였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구태여 그런식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보기 쉬운 사람일테지만...
"응. 혹시 몰라. 이리나의 동생 찾는 걸 도와줄 수도."
혹은 그렇지 않을지도 그래도 여자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는 듯 보인다 본래 경을 물으려거든 절로 가야하는 법이다 찾아가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이리나의 뜻이겠지만 납치로 사라진 사람을 찾으려면 보다 동류에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게 더욱 효과적일지도
// 참고로 엘리자베스는 이쪽 진행에서 만난 npc situplay>1596658075>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