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히 와닿는 현실이 두렵지 않느냐면 여전히 두렵다. 언젠가 시련은 다시, 기회를 노리다 불시에, 짐승이 달려들듯 들이닥칠 것이다. 그것이 잔인한 현실이니까. 날선 엄니를 드러내며 목을 물어내 밑바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몇 번이고 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이상향을 놓는 비참한 말로를 걷게끔 손을 뻗어 움켜쥘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쉬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당신 덕분이다. 혹은 당신 때문이다. 어떻게 표현하든 무엇이 중요할까. 순식간에 바뀔 흐름에 붙잡을 것이 생겼는데. 이스마엘은 파묻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야기하기엔 끝도 없이 반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잃는 것을 응당 두려워해야 하는데, 새로운 약점을 새겼음에도 딱히 두렵지 않다. 어디서 나온 확신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랬다. 무너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린 만큼 두려운 것이 없다고.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눈을 느릿느릿 감았다 뜬다. 아이 달래듯 어르는 것 같지만 건네는 이야기는 어르는 것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 제안에 가까워 한결 마음이 놓인다.
"응. 같이 가줘."
힘을 주었다 천천히 풀어주는 팔에서 당신의 맥이 뛰는 게 희미하게 느껴진다.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새근대는 숨소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막상 뱉긴 했지만 당신이 속삭이던 것을 몰랐으면 하던 탓은 수줍은 마음도 있지만 충동적으로 속삭였던 말을 마주했을 때의 부끄러움을 감당하기엔 어린 나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속삭이기 전까지는 그랬다.
"……."
이스마엘은 파묻었던 고개를, 몸을 흠칫 떨었다. 폐허에서 신분이 말소되어 살았다 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각종 인터넷과 발전된 세상을 스스로 파헤쳤기에 시작과 끝을 알리는 단어의 뜻은 얼추 알고 있고, 당신이 그 단어를 포함한 문장을 뱉어낸 이유도 자신이 모국어로 뱉어낸 상황을 빗대보자면 무슨 의도로 썼는지도 대충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다정한 손길에도 차마 고개를 떼지 못하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보려다 입을 앙다문다. 맥이 박차를 가하며 뛰었다. 아, 젠장, 난 몰라. 귀가 먹먹하고 시야가 핑 도는 느낌에 결심하듯 안았던 팔에 힘이 풀렸다. 손이 천천히 어깨 위로 올라가더니, 양 어깨를 아프지 않게 붙잡았을 적 천천히 고개를 뗐다. 그리고 황급히 시선을 돌려버렸다. 달빛에 영향을 받아 환하게 물든 흰 머리카락과 달리 영향을 잘 받지 못하던 짙은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붉게 달아오른 감이 없잖아 있었다.
집에서 외식을 하자는 결론이 나와서.. 갔다와야할 것 같네요. 흑흑. 아마 빨리 와도 저녁 8시는 훌쩍 넘을 것 같은지라.. 하지만 다음주에 또 개인이벤트도 있고 그런 판국이니.. 일단 스토리는 저녁 8시 이후로 할게요. 이렇게 되어서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일단 갔다온 후에 진행을 바로 시작할게요!! 다들 맛저하시고 그때까지 보스전 상담이나 그런거..네. 잘 부탁드리고..(석고대죄)
그리고 미리 이것만 말하자면 이스마엘은 카운퍼 판정으로 능력 흡수 들어가니까 그 점은 네. (시선회피) 아무튼 다녀올게요!! 다시 한 번 기다려주신 모두에게 사과드려요!
같이 가달라는 대답을 듣고 고갤 끄덕인다. 이걸로 됐다. 지금 당장이라고 해야 할까... 할 일은 정해진 셈이었다. 지금은 그것보다 네 속삭임을 당신이 알아들었는지가 신경쓰일까. 아마 들리긴 했을 터다. 아닐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속삭임을 너는 놓치는 법이 없어서 잘 몰랐지만. 네 속삭임은 생각보다 더 작은 편이었으니까. 평소의 네 목소리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다. 그 정도의 목소리로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더라도 전부 알아들을 수 있었으니. 흠칫 떠는 느낌을 보면 아마 들은 것 같다. 대답 대신 침묵과 함께 느껴지는 맥박은 조금 더 강해졌고, 너를 안고 있던 양 팔의 힘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손은 너를 안는 대신 어깨를 붙잡았고, 그제야 바짝 붙어 파묻었던 얼굴이 너와 거리를 뒀다. 시선을 돌렸지만 그 찰나를 전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네가 애초부터 눈을 뜬 채 당신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짙은 빛의 피부였으나 분명히 달아오른 것이 느껴지는 얼굴을 생각하다가 얼버무리는 듯한 말을 듣는다.
"...그럴까, 너무 오래 있었을지도."
말하던 와중 혀를 깨물어 살짝 일그러지는 당신의 표정에 너는 살짝 미소지으며 네 어깨에 얹혀 있던 손을 감싸쥐었다.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돌아간 뒤에 생길 일에 대해 걱정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결과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다가도 당신의 손목이 덧난 것 같다는 말을 떠올리며 다시금 당신의 손목으로 시선을 내렸다. 아무렴 어때.
"의무실부터 가자, 같이 가줄 테니까."
어째서인지 지금만큼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 앞에 당신이 있고, 당신의 숨소리가 들리고, 온기가 느껴지는 건 여전했지만 단 하나, 계속해서 널 잔인한 인간,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는 비겁자로 만들었던 그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안정감일까, 어떤 위험도 없다는 그런... 오히려 그러한 감각이었을까. 머리로는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항상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해 걱정은 뒤따르는 법이건만, 지금만큼은 그런 것 따위 없었다. 아마도 그건...
"고마워, 이스마엘."
돌아가자. 집으로. 포옹을 풀었던 네게, 이번엔 네가 양 팔을 벌렸다. 안겨온다면 그것뿐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네가 꼭 안아주리라. 그 뒤에는 아마 손 하나 정도 맞잡지 않을까. 여기까지 올라왔을 때와 같이.
레이 뭔가 중후한 4륜바이크 타는 거 생각하니까 굉장히 멋있는데요...? 가죽점퍼에 선구리 쓰고 부릉부릉 하는거 생각하면 피가 끓?는데 이거 혹시 아드레날린 러시 강제발동 된건가요? 세븐스 썼을 때 몸에서 증기 뿜어내는 것도 그렇고 살아있는 멋짐 그 자체... 연애 부분은... 언젠가 말해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넘어가겠어요! 지금은 말이죠...
>>586 토끼...느낌도 있긴 한 거 같은데..? 정확히 어떤 동물일까 생각해둔 건 없네요! 이참에 한번 다른 캐릭터들 연상되는 동물이나 한번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뜬금없긴 하지만?
>>594 빈티지가 멋인 이유는 그렇게 되기까지 견딘 고통이 담겨있기 때문... 아픔이 내재된 멋짐은 그 자체로 개연성을 지니죠. 음, 아주 멋져. 아까는 생각이 안 났는데 ATV 태워달라고 하면 태워주나요
>>596 크아악 아드레날린!!(아님 롭이어라니까 더 그럴싸하네요(?) 뭔가 예민하긴 한데 비명을 지르는 건 진짜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고 그런... 끔찍한 상황일때만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토끼 맞는거 같기도 하고... 생각해봐도 어째 소동물 밖에 생각이 안 나니 일단 롭이어인걸로!
츠쿠시는 확실히 도배르만이랑 어울리는 것 같네요.. 늠름한 모습이 떠올라...랄까 동물인 캐릭터들이라면 도베르만 후임으로 토끼가 들어온 건데 좀 이?상한거 같?아요
오...설명을 들으니 레이는 치타가 맞는 듯! 전력질주 후에 보이는 모습까지 생각하면 많은 부분에서 겹치는 것고 같네요.